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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우주의 뼈가 된 나무 - 이운룡

“처음 목재가 된 나무는 무엇이 될지 모른다. 그 쓰임새는 내가 결정하고, 내가 만드는 것이다”

 

지상의 나무는 모두 내가 무엇이 될지

무엇을 할지, 무엇이 문젯거리인지

그 무엇을 위해

나는 나를 만들지 않는다.

봄철 한때, 함박꽃은 왜 활짝 웃고 있는지

무엇이 웃음이 되는지, 무엇이 웃음이 안 되는지

목숨의 젖피를 쥐어짜도 아무 말이 없다.

나무는 철학으로 말하지 않는다.

나를 깎고 다듬다보면 나는 없고

목수의 인생만 빛이 된다고

그래서 목수가 되거나 대패가 된다 해도

나무는 하늘로, 하늘로만 나를 세워

태고의 숨결을 수혈하려 한다.

나무는 끝내 우주의 뼈가 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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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만들지 않는다.’ ‘나는 철학으로 말하지 않는다.’ 오직 하늘로 하늘로만 나를 세워 태고의 숨결을 기억하는 것이다. 태고의 첫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다. 처음 태어난 나무가 자신이 무엇이 될지 모르듯이 지금 자신이 무엇이 될지 모르는 사람들이 읽으면 공감할 시다. 나를 깎고 다듬는 세상에게 나를 통째로 내어주지는 말자. 충실하게 태고의 숨결을 수혈하자. 우주를 받치는 뼈가 되는 날까지. <김제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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