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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장점마을 같은 비극, 또 없는지 살펴봐야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의 ‘암 집단 발병’은 인근 비료공장의 영향에 의한 것이라는 용역결과가 나왔다. 환경부는 20일 열릴 주민설명회에서 이 같은 최종 결과와 향후 계획을 종합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환경부는 “‘익산 장점마을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조사’의 용역 최종 자문회의에서 역학조사를 수행하고 있는 환경안전건강연구소가 집단 암의 원인으로 인근 비료공장이 개연성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고 밝혔다. 앞으로 피해배상과 관리감독 등 책임 소재를 둘러싼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이처럼 환경오염 등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지역이 또 있는지 살펴봤으면 한다. 장점마을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더 이상 주민 피해가 있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병들어 죽고 마을이 소멸된 뒤에 배상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 마을의 비극은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평온했던 이 마을에 비료공장이 들어서면서 비극이 싹텄다. 이 공장은 피마자와 담배 찌꺼기를 잘게 부수고 가열해 비료를 만들었다. 공장 가동 후 마을에는 시체 썩는 것 보다 더 역겨운 냄새가 진동했고 몇 년간 민원을 제기해도 익산시에서는 묵묵부답이었다. 2009년에는 식수로 쓰던 지하수에서 기름이 둥둥 뜨고, 인근 저수지의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 2016년에는 마을 토양에서 벤조피렌 등 1·2급 발암물질이, 공장 배출구에서 니켈, 집진시설에서 청산가리보다 6000배 독성을 지닌 리신이 검출되었다. 2010년에는 마을주민들이 트랙터로 공장 입구를 막는 시위를 벌였으나 업무방해로 벌금을 물어야 했다. 그 사이 주민 80여 명 가운데 13명이 폐암 간암 위암 등으로 숨지고 10여 명이 투병 중이다.

이 같은 사례는 지리산 자락 초입에 자리 잡은 남원시 이백면 내기마을의 경우도 비슷하다. 1999년 이곳에 아스콘 공장이 들어선 이후 마을주민 78명 가운데 17명에게 폐암 식도암 등이 발생한 것이다. 2013년 이 지역 국회의원을 통해 대책 마련을 호소하자 정부가 역학조사에 나서 다핵 방향족화합물(PAHs)의 증가와 심각한 라돈 오염 등 위험요인이 드러났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자치단체의 적극성이 결여되었다는 점이다. 주민들이 병에 걸리고 시위에 나서도 나 몰라라 일관했다. 일이 곪아 터지고 나서야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전북도와 시군은 주변에 이러한 피해지역이 더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보길 바란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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