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지역의 발전과 주민의 삶의 질은 한마디로 교통·통신의 발전 속도와 정비례 한다고 볼 수 있다. 교통이나 통신의 수혜에서 한번 소외돼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도저히 넘볼 수 없는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소위 초격차(超格差)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도내 동부권 전라선 철도 이용객들이 바로 이러한 차별을 받고 있다. 전주-임실-남원-순천으로 이어지는 전라선 철도 이용객들은 수서발 고속철도(SRT)를 현실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와 전국 213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철도공공성시민모임이 26일 발표한 ‘고속철도 통합에 관한 지역 주민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9.2%는 전라선 SRT 미운행을 지역 차별로 보는 데 대해 ‘공감한다’고 밝혔다. 심각한 문제다.
KTX 전라선은 경부고속철도(2004년)보다 7년가량 뒤처진 2011년, 호남선은 2015년부터 각각 운행했다. SRT는 2016년 12월 개통해 경부선과 호남선을 운행하고 있으나, 전라선은 배제된 채 KTX만 왕복 8회 증편했다. 이로 인해 전라선 이용객들이 서울 강남이나 경기 동남부 지역을 오가려면 호남·전라선 분기점인 익산역 등에서 갈아타거나 종착역인 용산역이나 서울역에서 1시간 이상 이동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SRT 요금은 KTX에 비해 10%나 저렴하나 이러한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시민단체들이 지난 26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고속철도가 분리 운영되면서 전북도민은 고속철도를 선택할 수 없다”며 “전주·남원시민들은 서울 강남과 경기 동남부지역을 직통으로 가지 못하고 용산역 또는 서울역에서 내려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부지역 주민들의 불편은 생각보다 크다. 2016년 운행을 시작한 뒤로 하루 20편의 고속철도 SRT가 익산역을 통과하지만 이런 혜택은 SRT가 운행되는 호남선 승객들에만 한정되기 때문이다. SRT를 이용할 수 없는 도민들은 비싼 요금을 부담하며 KTX를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이용해야만 한다. 기존 강북 중심에서 강남으로 무게 중심이 완전히 쏠린 가운데 도민의 절반 가량은 강남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도록 전북도와 지역 정치권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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