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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개발 김철호 회장의 무주사랑 ‘연어의 꿈’

회사 여러 개 건실하게 키운 산골소년
고향을 돕는 것은 오히려 나를 힐링하는 일
퇴직하면 어릴 적 자랐던 무주로 돌아오고파

김철호 ㈜삼천개발 회장
김철호 ㈜삼천개발 회장

“그냥 좋아서 한 일입니다. 그런데 상까지 주다니 민망합니다. 앞으로 더 잘하라는 채찍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난을 벗으려고 18세 나이에 ‘눈을 뜨고도 코를 베인다’는 서울로 무작정 올라간 ‘무주 촌놈’ 김철호(65). 정신 바짝 차리고 일한 덕분에 지금은 번듯한 회사 여럿을 서울에 거느린 잘나가는 기업인이 됐다. 그는 지금 ㈜삼천개발 대표로 통한다.

무주읍 가옥리 출신 김 대표는 지난해 고향에서 두 가지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다. 하나는 ‘무주군민의 장(향토공익장)’이고 다른 하나는 ‘무주 적상면 감사패’다. 무주 꿈나무들과 어려운 계층에 도움을 주고, 고향 발전과 출향인 화합에 기여했다는 게 이유였다.

그는 “감사는 오히려 제가 고향에 드려야 한다”고 했다.

올해로 ‘서울 살이’ 47년차 김 회장은 군대 제대 후 도요타 자동차 한국지점에서 일하며 젊은 시절 7년을 보냈고 한동안 개인 경호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사업에 뛰어들어 건설과 임대 관련 회사를 다수 설립했다. 건실하게 운영하다 보니 성장 가도를 달렸다. ‘산골소년’ 김철호는 어느새 ‘그룹 회장’이 돼 있었다.

현재 김 회장은 성공한 무주 출신 기업인으로 꼽힌다.

사업이 뜻대로 돼 가자 어느 날 김 회장은 살면서 늘 가슴에 품고 있던 한 가지 실천에 들어갔다. ‘고향 돌아보기’다. 고향 이곳저곳에 기부 활동을 활발히 펼치기 시작했다.

5년 전부터 월급을 쪼개 고향사랑 장학 기부를 시작한 김 회장은 지난 2019년부터는 아예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이후 모교인 적상중학교에 전교생 장학금과 학교발전기금을 기부한다. 설천중, 설천고, 무풍중, 무풍고에도 장학금을 지원한다.

무주군교육발전장학재단에는 3년째 월 2만원씩 정기후원을 하고, 서울 소재 전라북도 장학숙에도 해마다 장학금을 내놓는다.

무주 6개 읍면에는 양말·부채·수건 등을 계절 맞춤형 생활용품으로 돌아가며 지원하고, 환경미화원들에게는 겨울 점퍼를 선물한다.

“양말 한 켤레 받은 어르신이 손 꼭 잡아주시며 건네는 감사 인사, 후배들의 감사 편지 한 장, 누군가의 감사 전화 한 통이 있을 때 오히려 제가 감사하죠. 나누는 기쁨에 힐링까지 얻으니 말이죠.”

그가 기부를 멈출 수 없는 이유다.

김 회장은 수도권 출향인들 간의 친목 다지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재경무주미래포럼을 이끌고 재경군민회 임원도 맡고 있다. ‘반딧불’ 농특산물 판매에도 앞장서고 있다.

결혼 후 슬하의 4남매를 반듯하게 키워내 이른바 ‘제가(濟家)’에도 성공했다는 김 회장은 70세가 되면 평소 가슴에 품어 왔던 또 한 가지를 실천할 생각이다.

‘귀향’이 그것.

그는 “민물을 떠난 연어는 넓은 바다를 누비다가 생의 끝자락에 결국은 본향인 강가로 돌아온다”며 “사람에게도 연어 같은 모천회귀(母川回歸) 본능, 즉 귀소 본능이 있나 보다”며 “70세가 되면 하던 일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살아계신 무주는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의 안식을 주는, 죽고 싶도록 고생스러웠던 타향살이의 버팀목이었습니다.”

지인들은 그가 꾸는 ‘연어의 꿈’을 응원하고 있다.

김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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