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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썩어도 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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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여년간 도민들이 정치적 선택을 할 때마다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감성적으로 움직여 묻지마 투표를 해왔다. 40대 젊은기수 DJ가  군사쿠데타 주역인 박정희 공화당 후보한테 71년 대선에서 패한 이후부터 도민들 가슴 한 켠에는 DJ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한다는 게 한(恨)으로 맺혀 있었다. DJ가 대통령이 될 수만 있다면 이유 불문하고 심지어 깜냥이 안된 사람도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줬다. DJ의 카리스마는 도민들의 영혼을 지배, 옴싹달싹 못하게 했다. 지역주의를 바탕으로 한 3김정치의 폐해가 어떠했는지 그 그림자가 지금도 남아 있다.

정치적 동물인 인간이 선거 때 가장 이성적으로 움직일 것 같지만 실제는 그와 동떨어진 투표행태를 보인다. 연고주의 투표가 대표적 사례다. 지연 혈연 학연이 인물선택의 기준으로 작용한다. AI가 세상을 지배하는 지금도 30년과 비교하면 그 선택기준이 바뀌지 않은 채 더 공고해졌다. 제 아무리 잘났어도 연고주의 선거가 횡행하다 보니까 특정당 공천이 당선으로 연결되는 후진국형 선거문화만 판쳤다. 민주당은 전북에서 스스로 진입장벽을 높여버려 아무나 접근 못하도록 철옹성을 만들었다. 결국 경쟁 없는 정치가 전북 낙후를 가져왔다.

요즘 열리는 국정감사장에서 전북의원들의 활약상이 눈에 띄이지 않는다. 국감은 야당의원이 존재감을 높이고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마디로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기회다. 그런데도 각 상임위별로 열리는 국감에서 피감기감을 상대로 속 시원하게 정곡을 찔러 질의한 의원이 없다. 국회가 선수(選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초선이라도 전문성 있고 역량이 있으면 얼마든지 스타로 부각될 수 있다. 다이아몬드는 어디에 있든 다이아몬드인 것 처럼 인물이 똑똑하면 군계일학(群鷄一鶴)처럼 돋보이게 된다.

도민들 가운데는 21대 국회의원들이 역대 의원 중  가장 약체라고 비판한다. 무기력한 중진들을 물갈이 해서 뽑아준 의원들이 현재 의원들인데 너무 정치력과 존재감이 없어 기대할 것이 없다고 힐난한다. 오죽했으면 썩어도 준치라는 말을 들먹이며 정동영·유성엽·이춘석 전 의원을 다시 국회로 보내야 한다는 말이 퍼지고 있다. 이처럼 현역들을 물갈이 하려는 이유는 서남대 폐교로 생긴 정원을 갖고 만들기로 한 공공의대를 지금까지 유치하지 못한 탓이 대표적 사례로 자기밥도 못찾아 먹는 의원들을 팽 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

국회의원수도 9명으로 수적 열세지만 그 보단 쥐를 잡아본 고양이 역할을 한 의원이 없어 전북이 불 꺼진 항구처럼 돼버렸다. 그간 30년간 전북이 광주 전남정치권에 예속된 것도 큰 문제였다. 쥐 못 잡는 고양이는 도태시켜야 하듯 정치권도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이 없는 의원은 도태시켜야 한다. 중국 등소평의 흑묘백묘론처럼 쥐 못잡는 고양이는 필요가 없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 잘 잡는 고양이가 필요하다. 전북이 이 모양 이꼴이 된 것도 국회의원을 잘못 뽑은 도민들의 잘못이 크다. 이제는 도민들의 정치적 생각이 확 바꿔져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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