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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낮달맞이꽃과 달맞이꽃 - 송영란

연분홍 키 작은 꽃잎 넉 장

땅에 기듯 살아가는

짝사랑하는 낮달맞이꽃

큰 빛 은혜 받아도

희미한 사랑에 애자져 빈혈 앓듯

핼쑥한 꽃

 

진노랑 키 큰 꽃잎 넉 장

노란 꽃수술 달맞이꽃 

초저녁이면 꽃몸 열어 기운 받고

새벽이면 꽃잎 접는 만족한 은혜

짱짱한 사랑

 

달빛 사랑이야 어떠하든지

믿음대로 피는 꽃

 

묵은 밭뙈기를 뒤덮은 달맞이꽃이 피기를 기다린 순간이 있다. 낮 동안의 열기를 잔뜩 머금은 어린 꽃봉오리가 ‘뽁’하고 터지는 순간이었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라는 『데미안』의 한 구절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낮달맞이꽃과 달맞이꽃은 빛과 온도를 가늠하여 피어나는 꽃이다. 달빛에 대한 믿음으로 피어나는 꽃이다. 새벽이면 밤새 받은 달빛의 은혜에 만족하는 꽃이다. /김제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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