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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 지사의 실용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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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개월을 맞는 김관영 지사의 실용주의 인사가 주목받고 있다. 갓 출범했을 때만 해도 그의 파격적 인사 스타일이 여론 뭇매를 맞으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기 때문이다. 선거 전리품인 양 캠프 출신과 측근 관료가 요직을 독점하다시피 한 관행에 익숙한 탓일까. 당시 인사 뚜껑이 열리자 ‘타시도 출신’ 대거 발탁이라는 초유의 일이 본능적 거부감을 유발했다. 언론도 뒤질세라 능력은 제껴둔 채 지역 출신이 아니란 점을 부각시켜 공격했다. 이 와중에도 김 지사는 검증된 인사를 고집하며 나중에 성과를 통해 심판을 받겠다는 입장이 확고했다. 초기 인사 논란을 잠재우고 후속 산하기관장 검증 평가에서 대체로 전문성과 능력에서 합격점을 받은 건 김 지사의 뚝심이 빚은 결과다.

민선 8기 출범 직후 도청의 정무라인과 산하기관장 인사 논란이 거셌다. 물론 지역 현안과 관련해 인사 대상자들의 기본 인식이 빈약하고 발언 태도가 기름을 부은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어제 인사청문을 통과한 이규택 전북테크노파크 원장을 비롯해 한종관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과 최정호 전북개발공사 사장, 이항구 자동차기술원장, 조준필 군산의료원장은 그 분야 전문가로 정평이 났다. 한쪽에선 이들 경력과 전문 능력을 감안해 보면 ‘하향 지원’ 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김관영호 산하기관장과 정무라인 인사의 특징은 중앙 무대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발탁했다는 점이 과거와 크게 다르다. 여야 협치를 위해 국민의힘 인사를 도청 3급 협력관에 임명한 것도 눈에 띈다. 뿐만 아니라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도청 5급 팀장에게 타시도 정책 벤치마킹을 통해 지역발전 아이디어를 공모해 우수 사례를 정책에 반영하고 담당자를 특진시켜 역동적 분위기를 만들어낸 것도 고무적이다.

민선 자치 출범부터 도청 핵심 보직은 선거 캠프 출신과 측근 관료들이 독점한 게 사실이다. 이들 전면 배치는 일종의 ‘양날의 검’ 이다. 하지만 조직을 장악하는 데는 일사불란한 지휘 체계가 필요한 반면 공무원의 위계 질서가 무너지는 부작용도 있다. 그럼에도 산하기관장과 정무 홍보라인은 도정을 떠받치는 핵심 조직이기에 측근이나 행정관료 중 에이스를 주로 앉혔다. 특히 2인자로 불리는 비서실장엔 최측근 복심을 앞세워 무게 중심을 잡아 갔다. 공보관 자리는 기자 출신이 전매특허인 양 발탁돼 도정의 리스크 관리를 뒷받침해 왔다.

도지사가 추구하는 도정 철학에 따라 인사 스타일은 다르기 마련이다. 선거 공신과 측근 관료를 우대한 역대 지사와 달리 김 지사 용인술은 철저하게 성과를 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그런 인사 기조에 따라 능력이 검증된 전문가를 선호할 뿐 출생 지역은 크게 얽매이지 않는 편이다. 행정 수장의 도지사라 할지라도 그는 분명 정치인이다. 차기 선거에서 이겨야만 그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숙명을 안고 있다. 유권자 기대에 부응하려는 노력도 그런 맥락이다. 126년 만의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그 위상에 걸맞는 인재를 찾아야 한다. 인사는 만사이기 때문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김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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