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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기사

최명선 완주시니어클럽 관장 "노인일자리도 만들고, 국민건강도 지킨다"

보건복지부 고령친화적기업 공모사업 선정
고산휴양림 옛 와인공장에 생산시설 갖춰
지난달 해썹 인증, 추석 전 본격 가동 예정

초고령사회 노인일자리 확충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으나 질 좋은 노인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노인일자리 대부분이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공익형 혹은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로, 용돈도 안 되는 명목상 일자리들이다. 일자리사업을 주관하는 각 시군 시니어클럽이나 노인회도 이런 종류의 일자리ㅍ업무를 관리하는데서 크게 나아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완주군시니어클럽이 이런 의례적 노인일자리사업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다름 아닌 국수공장을 만들어 노인들의 당당한 일터로 뿌리내리게 시동을 건 것이다. 그 중심에 최명선 완주시니어클럽 관장(64)이 있다.

성균관대를 졸업한 후 대기업 근무를 거쳐 중소기업을 운영하다가 20년 전부터 노인복지관장, 노인요양시설 원장 등 사회복지 분야 몸담아온 최 관장은 지난 2022년 완주군 시니어클럽 관장에 선임되면서 완주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시니어클럽이 국수공장 설립에 뜻을 둔 것은 지역의 자산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완주군에 있는 업체(휴먼에노스)에서 개발한 상추 양배추 발효추출물의  항당뇨성 효능(혈당억제 효과) 기술을 국수 제조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최 관장은 특허 기술을 사장하지 말고 사업으로 연결하자고 업체에 제안, 지난해 보건복지부 고령자친화기업 공모사업에 선정되기까지 진두지휘했다. 

그는 공모사업으로 확보한 국비 3억 원을 바탕으로 완주군을 설득했다. 양질의 노인일자리 창출과 국민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 결과 완주군에서 3억 원의 보조금 대응투자와 사업장 무상사용을 이끌어냈다.

국수공장은 고산휴양림에 있는 옛 포도주 공장을 리모델링 해 지난달 2개 오픈식을 가졌다. 국수기계를 도입하고, 공개 모집을 거쳐 20명의 어르신 인력도 선발했다. 공모사업에 선정된 후 1년여 준비 끝에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시니어클럽은 국수공장 설립을 위해 별도 법인인 `메디컬건강면원협조합`을 만들었으며, 생산품 브랜드를 `국수가락(歌樂)`으로 정했다. 한 달 가깝게 시제품과 홍보제품을 만들어온 조합은 지난달 30일 해썹 인증을 받고 본격적인 시판을 준비 중이다.

"고령자친화기업을 창업하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더 말할 나위 없어요. 기술도 있어야 하고, 장비 투자 등 초기 비용이 많이 들며, 인건비 충당을 위해 수익을 내야기 때문입니다."

최 관장은 실제 이런 어려움 때문에 창업형 고령자친화기업의 경우 중간에 문들 닫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완주시니어클럽은 새참술 등 여러 시장형사업 운영을 통해 경험을 축적, 국수공장 운영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전 국민의 1/3이 당뇨병에 노출된 상황에서 항당뇨 효능이 있는 우리 기능성 국수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봅니다. `발효 상추 추출물 함유 국수의 항당뇨 효과`는 박사학위 등 여러 연구로 나왔으며, 실제 우리 국수를 먹게 되면 일반적인 밀가루 음식과 달리 속이 편하고 소화도 잘 되는 걸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최 관장은 이런 국수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전국 시장을 노크할 생각이다. 이제 해썹 인증이 이뤄진 만큼 본격적인 시판을 준비, 추석 전에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자가소비도 늘려 현재 봉동읍에 있는 문을 연 국수가락 식당을 본점으로 해서 체인점도 늘려나갈 예정이다. 국수뿐 아니라 빵 등 다른 밀가루 제품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기업연구소 설립도 고려하고 있단다.

"노인일자리는 노년 삶의 질과 직결됩니다. 완주군에 산업단지가 들어서고 인구가 유입되는 등 지역발전이 속도를 내고 있으나 그렇다고 바로 노인혜택이 되는 게 아닙니다. 좋은 일자리를 통해 노인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체계적 노인교육시스템이 갖춰져야 합니다."

노인이 일자리가 있어야 소득을 보충하고 건강을 유지하며,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노인 일자리의 중요성을 그는 역설했다.

최 관장은 100세 시대 노인세대가 무시당하지 않고 자존감을 갖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도록 노인별 적합한 커리큘럼을 운영할 수 있도록 시니어대학과 같은 교육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제시보다 인구가 많음에도 완주군 노인일자리 수가 그 절반 밖에 안 되는 점도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보았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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