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의 시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앞으로 100년 내에 대한민국인구가 753만명으로 줄어 든다는 것이다. 100년이나 남았으니 후손들이 알아서 하겠지라고 책임을 미룬다면 후손들이 선조들의 통찰력을 탓할 것이다. 일제 강점기에 전주와 공주는 유림들이 철도부설을 반대해 호남선과 경부선이 비켜가는 바람에 발전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최근 대전충남통합을 추진 중인 대전, 충남도 충남의 15개시군 중 13개시군이 소멸위험지역이고 대전은 3개지역이 관심주의지역으로 분류된다. 30년전, 대전충남이 분리되었을 때의 이익이 사라진 만큼 이제 통합의 이익을 꾀하고 있다. 첫째 이유는 인구감소로 공동화되어 가고 있다는 절박함이고 둘째 이유는 수도권에 대응할 만한 경쟁력을 갖춰보자는 것이다. 작년 11월부터 통합이야기가 나온 만큼 그리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도 대전충남시도민 65%정도가 찬성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통합에 대한 반대논리는 주민참여와 공론화과정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고 광역생활권협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거나 자치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반박의 논리는 대전충남보다 먼저 공론화를 이끌어 온 대구경북은 7년여 동안 공론화를 거쳐 대전충남과 똑같은 찬성율을 보였으나 광역단체장들 욕심 때문에 무산되었는데 공론화에 얼마나 시간을 부여하는게 적당한 것인지? 이런 논리라면 장기간의 공론화와 광역단체장 욕심을 제어하는 장치를 동시에 작동시키지 않으면 통합은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다행히 대전충남은 양시도지사가 기득권을 내려 놓기로 약속을 해서 하나의 장애물은 사라진 셈이다. 공론화가 짧았음에도 양지역이 높은 찬성율을 보인 것은 학습효과 때문이다. 대전충남시도민들은 2003년 세종시 쟁취과정에서 분권과 균형발전에 대한 학습을 확실히 했고 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똘똘 뭉쳐야 한다는 의식이 잠재해 있다. 또 하나의 반대논리인 초광역협력은 이미 실험을 통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에 더 이상 논할 필요가 없고, 자치권문제는 공동화되는 지역에서 자치권을 주장하려면 주민자치회로 대안을 제시하는 게 훨씬 현실적이다. 지난 30여년간 추진해온 완주전주의 통합에 있어서 걸림돌은 불신과 기득권의 문제라고 본다. 통합 이전에도 상생발전약속을 지키지 않는데 통합 이후에 완주가 전주에 흡수되고 혐오시설 만 들어오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개발사업에 있어서도 전주 중심으로 예산배정이 이루어 질 것이라 걱정이다. 그러나 인구소멸의 위기 속에서 완주와 전주가 동반성장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완주는 농생명산업과 스마트팜기반의 6차산업육성을 통해 성장하는 한편 전주에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생명의 원천이다. 전주는 천만방문객 관광도시로서 완주까지 연계해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앞장서고 교육행정중심도시로서 3차산업을 고도화해 완주의 배후도시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다. 이처럼 두지역이 통합되면 대외경쟁력이 강화되어 작고도 강한 전북도를 만들어 가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완주전주와 비슷하게 청주를 품고 있던 청원군이 통합에 성공해 지금 전주를 포함한 13개 비교도시 중 실물경제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모든 부분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청원청주통합의 성공요인은 상생협력에 대한 추진의지가 강했고 약속을 잘 이행해서 지역균형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또한 정치권이 감정대립을 부추키지 않고 합리적 해법을 모색하는 한편 건강한 시민단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완주전주가 고향인 필자로서는 통합논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져 전북도의 약세를 극복하는 새로운 모멘텀이 되길 기대해본다. 행정통합은 공동번영으로 가는 길이며 미래세대를 위한 선물이다.
이창기 대전충남행정통합민관협의체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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