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발전해 가는 정치제도다. 이번 6•3 지방선거를 통해 전북은 지역주의의 견고한 틀에 갇힌 고도(孤島)가 되었다. AI가 판치는 세상에서 전북이 이런 식으로 가도 발전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두 명이 탄핵되면서 국민주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꼈다. 자신의 한 표가 세상을 바꿀 수 있지만 전북은 민주당 일당독주 체제가 더 견고해져 요원해 보인다.
결론적으로 전북이 발전하려면 견제와 균형을 이룰 정치적 경쟁체제가 제대로 작동되어야 한다. 전북은 DJ가 대선에 나온 1987년 이후 줄곧 민주당 후보한테만 표를 찍어 왔다. 그 결과 DJ를 비롯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등 4명의 진보대통령이 만들어졌지만 지역발전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단지 우리가 찍은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해서 기분만 좋았지 피부로 느낄 정도의 지역발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희망고문만 당한 꼴이 되었다.
유권자는 선거 때마다 기대감을 갖는다. 민주당 후보한테 줄기차게 표를 찍어줄 때도 똑같다. 대선이나 총선 그리고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에 전북은 산모가 산고의 고통을 잊은 양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또 민주당 후보한테 표를 던진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몰표를 안겼다. 전북은 민주당 말고는 존재할 수 없는 독특한 정치지형이 만들어졌다. 지난 총선에서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 현상이 나타났지만 기대를 건 조국혁신당도 빈 껍데기나 다름 없었다.
원조 논란을 불러올 때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는 식으로 곧잘 비유하지만 마치 전북병처럼 고착화된 민주당 일당독식 구조는 지역사회 건강성 확보 측면에서도 잘못이다. 민주당이 당원주권을 강조하면서 당원 수가 19만으로 크게 늘었다. 선거가 닥치면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 수가 늘지만 이들이 제대로 된 후보를 선출했느냐는 의문이 남아 있다. 민주당은 중앙집권적 방식으로 당 대표가 지사 후보를 비롯 선출직 후보 공천을 좌지우지했다. 지역위원장인 국회의원은 당 대표 눈치를 살피느라 정신이 한 군데로 팔려 있고 선출직 후보가 되려는 사람들은 오직 당과 지역위원장한테만 충성을 다하는 구조다. 이런 구조하에서 일반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다.
6•3 지방선거에서 광역의원 25명 기초의원 17명 비례대표 기초의원 4명 등 46명이 전북에서 무투표로 당선되었다.
이 같은 현상이 전국적이긴 하지만 유독 민주당 일당독주 체제가 견고해진 전북에서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전주 12개 도의원 선거구 중 10명이 무투표로 당선된 것을 비롯 익산 완주 고창에 집중, 일당독주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현행 선거법을 고치지 않는 한 유권자가 투표하지 않아도 당선자가 되는 기이한 제도는 이어질 것이다. 전북도의회는 차리리 간판을 민주당 도의회라고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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