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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 “시책일몰제 적극 시행해야”

군산시의회 송미숙 의원이 군산시의 비효율적 시책을 정리하는 ‘시책일몰제’를 적극적으로 가동해 민생 중심의 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 의원은 12일 열린 군산시의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효과가 낮거나 환경변화로 필요성이 줄어든 시책을 정리해 재정과 행정력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는 ‘군산시 시책일몰제 운영 조례’를 통해 실효성이 낮은 정책을 정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운영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송 의원은 타 지자체 사례를 들며 제도의 적극적인 운영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남해군은 28개 시책을 일몰해 약 42억원의 예산을 절감했고, 서산시도 32개 시책을 정리해 118억원이 넘는 예산을 절감했다”며 “군산시도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해 확보된 재원을 소상공인 지원과 민생경제 회복, 고령화 대응 등 시민이 절실히 체감하는 분야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속추진이 필요한 사업에 대해서는 시민중심의 행정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신청 절차가 복잡하고 접근성이 낮으면 시민에게 또 다른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송 의원은 “타 지자체의 스마트 행정 사례처럼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원스톱 신청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부 보고절차도 과감히 간소화해야 한다”며 “공직자의 행정력이 시민을 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군산시 행정의 체감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규모 투자유치 등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시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행정혁신에 더욱 과감히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책 일몰제는 정책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성과가 미흡하거나 환경변화로 필요성이 감소한 시책을 폐지하거나 보완하는 제도다. 군산=문정곤 기자

  • 군산
  • 문정곤
  • 2026.03.12 15:16

익산로컬푸드직매장 어양점, 정상화 실마리 찾나

속보= 익산로컬푸드직매장 어양점의 무단 영업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수탁 조합의 조합원 100여 명이 참여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익산시와 직접 대화에 나서면서, 정상화를 위한 실타래가 풀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자 8면·9일자 8면 보도) 12일 익산시 등에 따르면, 100여 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비대위는 전날 정헌율 시장과 간담회를 갖고 어양점 정상화를 위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정 시장은 기존 조합 불법 운영 집행부의 전면 교체, 특정 조합원만이 아닌 전체 농가로 출하 권한 확대, 수수료 감면 등 수익금 농가 환원 시스템 구축 등 정상화를 위한 3대 핵심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는 공공재산인 직매장이 특정 단체의 사적 이익 수단이 되는 것을 막고, 모든 지역 농민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비대위는 이 같은 원칙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적극적인 수용 의사를 밝혔다. 비대위 측은 “기존 임원진이 계약 만료 후에도 매장을 무단 점유해 행정의 근간을 훼손해 왔다”면서 “잘못된 부분을 개선하고 시가 요구하는 전체 농가 개방과 공정한 수익 배분 등 쇄신안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불법 운영에 가담하지 않기 위해 상품을 출하하지 못하는 농가의 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이에 시는 시청사 내 임시 직매장 운영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정 시장은 “계약 종료 이후에도 무단 점유와 불법 영업이 이어진 상황은 행정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이기에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의 문제였다”면서 “이제 조합 스스로 자정 결단과 쇄신 의지를 밝히며 기득권을 내려놓고 전체 농가를 위한 변화의 길을 선택한 만큼, 익산시도 정상화를 위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의 결단으로 법적 원칙과 농민 보호를 동시에 실현할 길이 열렸다”며 “불안정한 상황에서 고통 받고 있는 농민들의 생존권 회복을 위해 익산시의회가 대승적 차원에서 위탁 절차에 전향적으로 협조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익산=송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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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승욱
  • 2026.03.12 15:15

전주서 시작한 교원 ‘북플레이 클래스’ 전국으로 확산

전주에서 첫 선을 보인 교원 빨간펜(이하 빨간펜)의 아파트 커뮤니티 독서 프로그램이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12일 교원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주에서 시작한 ‘북플레이 클래스’가 학생·학부모들의 높은 호응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전국 100여 곳 아파트 커뮤니티센터로 확대됐다. 북플레이 클래스는 빨간펜 에듀플래너와 함께 책을 읽고 퀴즈와 만들기 독후활동을 진행하는 소규모 문화 수업이다. 유아 및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무료로 운영되며, 정해진 주제와 연계된 전집을 읽은 뒤 내용 기반 퀴즈로 개념을 익히고 만들기 활동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컨대 자연을 주제로 한 책을 읽은 후 식물 새싹 키우기 키트를 만드는 식으로 독서 내용을 체험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이와 함께 빨간펜은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 100만원 상당의 전집을 기부하며, 입주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북플레이 도서존’도 함께 운영한다. 빨간펜은 앞으로 북플레이 클래스를 통해 독서를 개인 학습이 아닌 커뮤니티 기반 문화 활동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북 지역 담당 빨간펜 매니저는 “전주의 시범 운영이 큰 호응을 얻어 전국으로 확대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전북 지역 아파트 커뮤니티와 긴밀히 협력해 입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양질의 교육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운영 기반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동재 기자

  • 교육일반
  • 최동재
  • 2026.03.12 15:14

전주·김제 지역 청년들 “전주·김제 행정 통합 추진해야”

전주와 김제 청년들이 두 지역의 행정 통합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며 통합시 출범을 위한 제도 마련을 요구했다. 전주김제청년연합은 12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김제 통합시 추진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전북이 인구 감소와 산업 활력 저하, 청년 일자리 부족이라는 복합 위기에 직면한 만큼 기존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연합은 특히 최근 김제시의회의 전주·김제 행정 통합 추진 결정에 의미를 부여하며, 이제는 양 시의회가 함께 정부에 통합 건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주시의회와 김제시의회가 공동 건의서를 조속히 제출하고 후속 절차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전북 청년 유출이 장기화하고 있는 현실을 거론하며, 전주·김제 통합이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라 지역의 성장 기반을 다시 짜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두 도시가 생활권과 산업권을 공유하는 구조로 재편되면 새만금과 내륙을 연결하는 새로운 경제 축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또 통합이 현실화하면 청년 일자리와 창업 기반 확충, 피지컬 AI·물류·항만·바이오·에너지 산업 연계, 백산 고속철도역 신설을 통한 접근성 개선, 대기업·공공기관 유치 여건 강화, 새만금 신항 중심의 물류산업 성장, 생활권 통합에 따른 정주 환경 개선 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은 “전주·김제 통합은 청년의 삶과 지역의 미래가 걸린 과제”라며 “청년이 떠나지 않고 돌아오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통합시 출범을 위한 법률 제정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이준서 기자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6.03.12 15:13

한국신문협회 디지털협의회, 19일 ‘뉴스 제공 계약 가이드라인’ 세미나

한국신문협회 산하 디지털협의회(회장 신한수)가 오는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AI 시대 저널리즘 가치 보호를 위한 뉴스 제공 계약 가이드라인’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AI 시대에 부합하는 공정한 뉴스 이용 기준을 확립하고, 언론과 AI 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날 신한수 회장의 ‘언론사-AI기업 상호 발전을 위한 뉴스콘텐츠 이용 방안’에 대한 기조 설명을 시작으로 첫 번째 발제는 김위근 퍼블리시 최고연구책임자가 맡는다. 김 최고연구책임자는 ‘언론사-AI 기업 간 뉴스 제공 계약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표준계약서의 주요 내용과 제정 배경, 계약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실무적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지정토론에서는 뉴스 저작권과 기술, 정책을 아우르는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된다. 양진영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가 미국과 EU 등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지는 뉴스 저작권 분쟁 현황과 해외의 입법·규제 동향을 분석하며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 이어 이광빈 연합뉴스 AI콘텐츠부장은 변화하는 뉴스 활용 환경 속에서 언론사의 대응 전략과 기술적인 보호 방안 등 실전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끝으로, 최영진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정책과장이 AI 시대 뉴스 저작권 보호를 위한 국내 법·제도 정비 방향과 정부·언론·AI 기업 간의 협력 모델 구축 방안을 제언할 예정이다. 참가 문의는 한국신문협회 디지털협의회 사무국으로 하면 된다. 육경근 기자

  • 정치일반
  • 육경근
  • 2026.03.12 14:31

새만금 신항 관할 갈등 속 ‘해양관할 법안’ 조문 수정 논란

새만금 신항 관할권을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회에 발의된 해양관할 관련 법안의 일부 조문이 수정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배경과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안 내용이 기존 해상경계 기준과 행정 관행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지역 정치권의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해양의 효율적 이용 및 관리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해양관할구역 획정에 관한 법률안’은 해양구역 설정과 획정 절차를 법률로 규정해 지방자치단체 간 해상관할 분쟁을 제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다만 법안 논의 과정에서 일부 핵심 조문이 수정되면서 기존 해상경계 기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21대 국회 논의안과 22대 국회 발의안을 비교한 결과 해상경계 판단과 관련된 조문이 일부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해양 관할의 기본 원칙을 설명하는 조문에 포함됐던 ‘종전’이라는 표현이 22대 법안에서 삭제됐다. 이 문구는 기존 행정관할이나 해상 경계를 유지하거나 참고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던 만큼, 삭제될 경우 기존 체계와의 연속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22대 법안 부칙 제4조에는 매립지 귀속 지방자치단체가 최종 결정될 때까지 해당 해역의 해양 관할구역 획정을 유보하도록 하는 규정이 새롭게 포함됐다. 매립지 조성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해상 경계와 행정 관할 문제를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매립지 귀속 문제는 지방자치법 소관이라는 점에서 권한 충돌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지역 정치권에서는 해당 법안이 입법 취지와 달리 분쟁을 확대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군산시의회는 12일 서동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해양관할구역 획정 법률안 폐기 촉구 건의안’을 통해 “국가기본도상 해상경계를 기준으로 유지돼 온 행정관행이 법안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해양 행정질서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해양관할구역 획정 기준으로 국가기본도 해상경계와 행정 관행, 지리적 조건, 주민 이익 등을 함께 고려하도록 했지만 기준 간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아 해석에 따라 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매립지 귀속 결정 이후 해양 관할 구역을 획정하도록 한 부칙 조항이 매립지 관할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시의회는 “수십 년간 유지된 해상경계 기준을 충분한 논의 없이 변경할 경우 전국 연안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며 법안 폐기와 함께 국가기본도 상 해상경계 유지, 입법 추진 경위에 대한 설명을 국회와 정부에 요구했다. 해당 법안은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에 회부·계류 중이며. 향후 논의 결과에 따라 새만금 신항을 포함한 연안지역의 해양 관할 체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군산=문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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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12 11:27

조용식 익산시장 예비후보 “시민 1인당 100만 원 민생지원금 지급, 반드시 실행”

조용식 익산시장 예비후보가 익산시민 1인당 100만 원 민생지원금 지급 공약을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그는 12일 익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1월 발표한 익산시민 1인당 민생지원금 100만 원 지급 공약을 두고 일각에서 선거용이고 포퓰리즘이라고 하는데, 이 공약은 충분히 가능한 정책이며 반드시 실행할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불필요한 예산 절감과 사업 추진 잔액 활용, 행정비용 절감, 국비 지원 확대, 순세계잉여금 활용 등을 통해 민생지원금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익산시의 연간 예산은 약 1조 8000억 원이지만, 시민들이 ‘내 삶이 나아졌다’는 체감을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예산의 중심을 행정이 아니라 시민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포퓰리즘이 아니라 재정 개혁이며 시민 환원 정책”이라며 “당선되면 취임 즉시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예산 구조조정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국비 확보 전담팀을 운영해 중앙정부와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민생지원금 지급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원금은 현금이 아니라 익산 지역화폐인 다이로움으로 지급해 돈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고 익산의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가게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결국 이 정책은 시민에게는 생활에 도움이 되고 소상공인에게는 매출이 살아나는 경제정책이 되며 익산에는 돈이 도는 지역경제 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산=송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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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12 10:40

[기획] ‘한국의 샤모니’ 꿈꾸는 장수군

장수군이 풍부한 산림자원을 기반으로 국제산악관광도시 도전에 나서고 있다. 해발 1,000m 이상의 장안산과 팔공산을 품은 장수군은 전체 면적의 약 75%가 산지로 이루어진 전북특별자치도 동부 대표 산악지역이다. 백두대간과 금남호남정맥이 지나며 깊은 숲과 능선, 계곡이 어우러진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군은 이러한 자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산악관광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해발 400~500m 고원이 이어지는 산줄기와 숲길은 트레일 러닝과 캠핑, MTB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자연 무대로 평가된다. 장수라는 지명은 ‘물은 길고 산은 높다’는 뜻의 수장산고(水長山高)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명에서 풍기듯 장수의 산골 오지는 개발 흐름에서 비켜나 잘 보존된 청정 자연은 오늘날 오히려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군은 이를 기반으로 산악레저와 관광을 결합한 체류형 관광 전략을 통해 지역 활력 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 국내 최초 100마일 코스…장수트레일레이스 장수 산악관광의 대표 콘텐츠는 장수트레일레이스다. 장수트레일레이스는 불과 몇 년 사이 국내 대표 산악러닝 대회로 성장하며 장수군의 산악관광 이미지를 전국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내 최장 거리인 100마일(170.8km) 코스가 정식 운영되면서 국내 트레일러닝 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트레일러닝에서 100마일 코스는 마라톤 풀코스와 같은 상징적인 거리로 꼽힌다. 코스 운영과 안전 관리 부담이 매우 커 국내에서는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거리로 알려져 있다. 실제 장수트레일레이스 100마일 코스에는 112명이 참가해 43명만 완주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코스다. 그만큼 참가자들에게는 도전의 상징적인 무대가 되고 있다. 대회 기간이면 장수의 마을마다 응원과 환대가 이어진다. 주민들은 선수들에게 간식을 나누고 응원을 보내며 대회 분위기를 함께 만든다. 보급소(CP)에서는 스태프가 선수들의 물병을 채워주며 완주를 돕는다.` 지역 학생들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면서 장수트레일레이스는 스포츠 대회를 넘어 지역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대회 규모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2년 약 150명으로 시작된 대회는 2023년 800여 명, 2024년 3000여 명, 2025년에는 5000여 명이 참가하는 국내 대표 산악러닝 대회로 발전했다. △ ‘K-샤모니 챌린지’…산악자원 브랜드화 장수군은 산악자원을 하나의 관광 플랫폼으로 묶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와 함께 운영하는 ‘장수 K-샤모니 마운틴 챌린지’다. 이 챌린지는 장수군 전역의 14개 명산을 하나의 브랜드로 연결해 산악지형 전체를 하나의 아웃도어 무대로 재해석한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블랙야크알파인클럽(BAC) 앱을 통해 덕유산 서봉과 장안산, 팔공산, 봉화산, 사두봉 등 주요 봉우리를 등반하며 인증을 진행한다. 백두대간과 금남호남정맥이 이어지는 장수의 산줄기는 산악지형 전체를 하나의 생활권처럼 체험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닌다. 하루에 한 봉우리만 오르는 일반적인 등산 방식과 달리 장수에서는 긴 산줄기를 따라 다양한 코스를 경험할 수 있다. 챌린지를 완주하면 블랙야크는 BAC코인을 제공하고 장수군은 기념품을 지급해 참가자들의 재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산악 브랜드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캠핑·트래킹 결합…체류형 관광 확대 장수방화동자연휴양림에서 열린 산악레저 캠핑페스티벌은 장수 산악관광이 체류형 관광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3일 동안 진행된 행사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 40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캠핑과 트래킹, 숲 체험, 공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장수의 자연을 체험했다. 특히 방화폭포와 데크로드를 잇는 가족형 트래킹 코스는 난이도가 낮아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기 좋은 코스로 인기를 끌었다. 행사에서는 지역 관광지와 연계한 ‘장수 도장깨기 투어’도 운영됐다. 누리파크와 논개사당, 장수 5일장을 연결한 관광 프로그램은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지역 상권을 방문하도록 유도했다. 장수군은 캠핑과 트래킹, 관광을 결합한 체류형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관광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 60km MTB 코스…산악자전거 특화지구 추진 장수의 산악지형은 MTB 라이딩에도 적합하다. 승마로드의 메타세쿼이아길과 장안산 임도를 연결한 약 60km 코스는 자연형 산악자전거 코스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열린 ‘장수 한우랑 사과랑 전국 MTB대회’에는 약 600명의 라이더가 참가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장수군은 민관협력 지역상생협약 사업의 일환으로 2026년까지 약 24억 원을 투입해 MTB 전용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난이도별 라이딩 코스와 웰컴광장, 안전시설 등이 조성되면 장수는 산악자전거 특화 관광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인터뷰] 최훈식 장수군수 “장수군의 산악관광은 단순히 행사를 많이 여는 것이 아닙니다. 장수의 산과 숲, 계곡이 지닌 자연의 흐름을 사람들의 다양한 활동과 연결하는 과정입니다.” 최훈식 군수는 장수군이 추진하고 있는 국제산악관광도시 전략의 핵심을 이렇게 설명했다. 장수의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관광과 산업, 생활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지역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최 군수는 장수의 산악레저 콘텐츠가 서로 다른 종목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흐름 속에서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트레일러너는 능선을 따라 숲을 달리고, MTB 라이더는 같은 산줄기를 또 다른 방식으로 체험합니다. 캠퍼들은 숲속에서 머물며 자연을 더 느리게 경험하죠. 이렇게 다양한 활동이 서로 이어지면서 장수의 산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거대한 아웃도어 무대가 됩니다” 그는 산악관광을 단발성 행사나 이벤트가 아닌 미래 발전 전략으로 바라보고 있다. 트레일빌리지 조성과 민관 협력, 장수형 산악레저 상품 개발, 지역경제와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 등을 통해 관광과 정주, 산업이 연결되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최 군수는 “장수가 지향하는 국제산악관광도시는 대규모 개발이 중심이 아니다”라며 “자연과 주민의 환대, 청년의 참여, 민간 브랜드와 지역 문화가 어우러지는 장수형 산악 생활권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산악관광의 궁극적인 방향은 장수를 찾는 사람들이 단순한 관광객이 아니라 자연을 함께 즐기고 머무는 생활 인구가 되는 것”이라며 “장수의 산과 숲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국의 샤모니’ 국제산악관광도시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최 군수는 “장수의 자연은 이미 준비돼 있다”며 “이제 그 자연을 통해 미래를 설계하는 일만 남았다”고 장수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 장수군은 산악레저와 관광,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새로운 관광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자연과 사람, 지역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산악관광 전략이 ‘한국의 샤모니’라는 목표에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수=이재진 기자

  • 기획
  • 이재진
  • 2026.03.12 10:15

신인상 당선작부터 서평까지, ‘동화마중’ 통권 8호 출간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 전문 잡지 <동화마중> 2026년 상반기 통권 8호가 발간됐다. 이번 호는 권두언 ‘동화를 쓰는 마음’에서 박운규 동화작가의 글 ‘날개와 옹달샘’으로 문을 연다. 특집에서는 ‘2025 전주 올해의 책’에 선정된 김근혜 아동문학가의 <베프 떼어내기 프로젝트>를 읽고 김순정 작가가 쓴 서평 ‘베프 떼어내기? 베프 찾기!’와, 강경수 작가의 그림책 <세상>을 다룬 백명숙 작가의 서평 ‘세상으로 향한 관문에서 세계를 마주하는 용기’ 등 두 편의 글이 실렸다. 이어 마중초대 작가 코너에서는 김은숙 작가의 ‘새가 되고 싶은 왕자’와 신동일 작가의 ‘새’를 만나볼 수 있다. 또 이번 호에는 ‘제5회 동화마중 신인문학상’ 당선자로 선정된 김경숙·이윤재 씨의 작품 ‘혹성탈출’과 ‘내 친구 버디’를 비롯해 당선 소감과 신인문학상 심사평도 함께 수록돼 신인 아동문학가들의 설렘과 기대를 전한다. 이 밖에도 ‘동화 마당’ 코너에는 김영주·김일환·노영희·도건영·배다인·안수연·이선화·이옥근·주미라·허진호 작가의 작품이 실렸으며, 평론 섹션에서는 서철원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김민서 작가의 작품 <율의 시선>을 다룬 글도 만나볼 수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3.11 21:09

병원 민원 대응, 현장서 바로 쓰는 실전 지침서 ‘자신만만 병원민원’

매일 같이 반복되는 복잡한 행정 절차와 예상치 못한 민원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지친 의료인들에게 든든한 방패가 되어줄 책이 출판됐다. 김기범 내과의사와 장성환·박형윤 변호사가 의기투합해 발간한 신간 <자신만만 병원민원>(군자출판사)가 바로 그것이다. 책은 의료기관에서 실제로 빈번히 마주치는 각종 민원 해결을 위한 실무 지침서를 목표로 기획돼 출간됐다. 이번 책은 단순히 법령을 나열한 딱딱한 이론서가 아닌, 20년 현장 경험을 가진 개원의와 의료계의 굵직하고 민감한 사건들을 해결해 온 베테랑 변호사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의료기관 맞춤형 생존 전략서’다. 책의 구성 또한 매우 치밀하고 실용적이다. ‘제1장 서류의 해석과 작성요령’에서는 김기범 내과의사가 오랜 개원 현장의 경험과 의사회 보험, 법제 관련 활동으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강보험공단의 방문 확인부터 의료기관 서류 발급의 세세한 원칙까지 현장에서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실무가 정리돼 있다. 이어지는 ‘제2장 의료행위 관련 민원’에서는 장성환 변호사가 의료법의 날카로운 통찰력을 통해 현지조사와 의료사고 등 의료기관의 존립을 흔들 수 있는 위험 요소들에 대한 명쾌한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마지막 ‘제3장 환자 민원과 의료기관 운영 관련 민원’에서는 박형윤 변호사가 수사기관의 자료제출 요구에 대한 대응방법부터 악성 댓글 대응, 노무 관리까지 환자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하는 실전 비법이 담겼다. 기획부터 교열까지 애쓴 김기범 원장은 “애매한 상황에 부딪히면 의사들도 사회관계망과 AI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며, 당황한 상황에는 책을 찾아볼 여유도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번 책을 발간하게 된 이유는 AI와 사회관계망에서는 정답이 아닌 대다수가 선택하는 트렌드를 알려주고, 아주 중요한 상황에서는 AI의 답변만을 신뢰하고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바쁜 일상으로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기관 종사자가 찾기 쉬운 참고서가 필요하다 느꼈다”며 “책자는 분야별로 비교적 흔히 접하는 내용을 엄선해, 소제목만 읽더라도 접근이 쉽게 구성했다. 원칙만을 정리하기보다는 전문가들이 실제 겪고 느낀 현실적 소회를 첨부했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책자인 만큼 보수적으로 작성할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김태빈 경기도내과의사회 회장은 추천사를 통해 “의료인에게 법적 위험을 점검하는 안전벨트로 이 책을 추천한다”며 “의료인들이 더 이상 서류 작업과 민원 앞에 당황하지 않고 오로지 환자 진료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3.11 21:08

[건축신문고]지방소멸 시대, 건축사가 만들어야 할 새로운 공간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무섭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인구감소는 단순히 숫자의 줄어듦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기억이 담긴 물리적 공간이 해체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건축사는 이제 단순히 건물을 설계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제 건축사는 지역의 생존 전략을 세우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려내는 ‘공간기획자’가 돼야 한다. 과거의 건축이 개발 중심의 ‘채우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건축은 달라졌다. 이제 건축사는 ‘어떻게 남기고, 어떻게 다시 쓸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 첫째, 유휴 공간의 재활용 또는 재해석을 통한 ‘공간의 재생’이다. 지역에 남겨진 폐교나 소규모 공공시설물은 지방소멸의 첫번째 징후이다. 많은 지자체가 오래된 보건소, 파출소 등의 유휴 자산을 철거하고 주차장으로 만드는 데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건축사는 그곳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봐야 한다. 오랜 시간 지역을 지켜온 역사를 보존하면서도 주민의 삶을 풍요롭게 할 복합문화공간으로 계획하거나 현대적 인테리어를 결합해 레트로 감성의 숙박시설로 재해석 할 수 있다. 이때 공간은 다시 생명력을 얻는다. 둘째, 무너진 공동체를 잇는 ‘사회적 거점’의 형성이다. 지방소멸을 가속화하는 요인 중 하나는 커뮤니티의 붕괴다. 기존의 정형화된 마을회관과 경로당에서 벗어나 건축사는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소통할 수 있는 ‘공유 주방’, ‘마을 도서관’ 등의 새로운 공간을 계획하여야 한다. 건축사가 고민하여 설계하는 동선 하나, 창의 크기 하나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끈끈한 가교가 될 때 공동체는 비로소 회복된다. 셋째,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르는 ‘맞춤형 정주 환경’의 구축이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지역의 현실을 외면한 채 대도시의 아파트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는 것은 자원 낭비일 뿐이다. 지역의 특수성과 고령층의 생활 양식을 반영한 ‘케어 안심 주택’ 등 대안적 주거 모델이 정착되어야 한다. 이는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실질적인 인구 유입의 요소가 될 것이다. 결국, 지방소멸 시대의 건축사는 단순히 건물을 설계하는 사람을 넘어 ‘지역의 시간을 연장하는 사람’이다. 특히 지역건축사는 누구보다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전문가이다. 지방소멸이라는 현실앞에 지자체와 협력하여 무분별한 신축보다 지역주민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지역만의 고유한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 건축사의 전문성과 깊은 통찰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 그리고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결합될 때, 소멸의 위기는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회로 전환될 수 있다. 권세란건축사 (전북특별자치도건축사회 / 꿈꾸는 건축사사무소)

  • 경제일반
  • 기고
  • 2026.03.11 18:4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창영 작가-김신지 ‘제철행복’

좋은 음식을 한꺼번에 다 먹지 않는 것처럼 좋은 글을 만나면 서둘러 읽지 않는다. 이번에 만난 24절기를 다룬 『제철 행복』은 오래 두고 천천히 음미하고 싶은 음식과 같았다. 처음에는 봄 절기 중 곡우까지만 읽어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몇 장 넘기다 보니 호기심이 일어 조금 더 욕심을 내기로 했다. 내친 김에 여름까지 읽어버렸다. 그동안 살면서 많은 글을 읽었지만 벚꽃을 이처럼 다룬 이는 처음 만났다. 대부분의 글이 벚꽃의 화사함과 눈부심을 다루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가 익숙하게 보아 온 봄과는 다른 깊이의 봄을 보여준다. 벚꽃과 더불어 살지 않고서야 그 내밀한 아름다움을 이렇게 표현하기 힘들다. 문장을 따라가다 보니 한 편의 장면들이 저절로 그려졌다. 어떤 이들은 꽃과 나무를 책으로 보고 머리로만 이해한다. 이런 이들과 만나면 지식은 늘지만 재미가 없다. 지식은 늘지만 자연의 숨결은 느껴지지 않는다. 반대로 어떤 이는 현장에서 들려오는 자연의 이야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그런 사람과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더 많이 들리기 때문이다. 이 책은 후자에 가깝다. 이 글을 쓴 저자는 그런 점에서 숨은 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삶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말로 건네는 솜씨가 만만치 않다. 그가 들려주는 생활 이야기들은 솔직하고 담백하며 문장마다 생명이 흐른다. 친구와 가벼운 농담을 하는 느낌이 들다가도 자신의 속마음을 다 털어놓는 게 아닌가 싶었다. 저자가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사람에게 철마나 편지를 건네는 심정으로 썼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글에는 저자가 겪은 일을 독자가 함께 경험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진심이 느껴진다. 책을 덮고 나서도 제목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아마도 ‘제철’이라는 단어가 주는 힘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글의 결이 고르게 이어진다는 점이다. 문장은 잔잔하지만 깊이가 있다. 다시 펼쳐보고 싶게 하고 오래 여운을 남긴다. 좋은 차를 마신 뒤 다른 것을 입에 대기 싫은 것처럼 책을 덮고 난 뒤에도 그 여운 속에 머물고 싶게 만든다. 아직 가을과 겨울편은 읽지 않았지만 이미 내가 읽은 부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가 만났던 봄과 여름의 이야기는 내게 가을과 겨울편을 아껴 두게 만들었다. 나는 서늘한 가을바람을 기다리며 가을편을 읽을 것이고, 흰눈 펄펄 내리는 추위를 기다리며 겨울 편을 읽을 것이다. 그가 들려준 24절기의 이야기를 내 몸 구석구석 채워 넣으리라. 바쁘다는 이유로 잠시 미루어 두었던 자연을 다시 찾아가야겠다. 자연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오래 바라보고 싶다. 눈 밝은 이가 들려주는 절기 이야기처럼 앞으로 내가 만나게 될 계절도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된다. 장창영 작가는 전주 출신으로 20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불교신문·서울신문 신춘문예에도 당선돼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사업과 전주도서관 출판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집으로 <동백, 몸이 열릴 때>, <우리 다시 갈 수 있을까>, <여행을 꺼내 읽다>, <나무의 속살을 읽다>가 있으며 인문서로 <나무의 문을 열다>, <디지털문화와 문학교육>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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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6.03.11 18:41

[사설] 새만금 국제공항, 법적 불확실성 걷어내고 ‘비상(飛上)’하길

어제 서울고등법원에서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 취소 소송의 항소심 첫 변론이 열렸다. 지난해 1심 판결로 인해 사업의 동력이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항소심 재판 결과는 단순히 전북 지역의 숙원 사업을 넘어 대한민국 미래 신산업 거점의 성패를 가름할 중대한 시험대다. 특히 최근 현대자동차가 새만금에 수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면서, 국제공항의 조속한 건설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었다.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새만금에 투자하는 이유는 이곳을 단순한 제조 기지가 아닌, 세계 시장을 겨냥한 첨단 산업의 전초기지로 보고 있다. 수조 원을 투자한 기업들에게 ‘공항 없는 산업단지’에 들어오라는 것은 엔진 없는 자동차를 팔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사법부와 정부도 이 ‘변화된 경제 지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환경보호의 가치는 존중받아야 한다. 1심 판결의 핵심 논리는 조류 충돌 위험성 저평가와 전략환경영향평가의 부실이었다. 하지만 환경보호라는 가치가 국가 균형 발전과 미래 산업 인프라 구축이라는 거시적 목표를 완전히 멈춰 세우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토교통부와 전북자치도는 이번 항소심을 통해 1심에서 지적된 조류 충돌 위험과 생태계 영향에 대해 과학적이고 입증 가능한 보완책을 제시해야 한다. AI 기반 탐지 시스템 등 현대 기술을 접목한 안전 대책은 이미 글로벌 공항 운영의 표준이 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환경과 안전의 공존이 가능하다는 점을 재판부에 적극 설득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재판 결과만을 기다리며 행정 절차를 무기한 중단할 것이 아니라,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투트랙(Two-Track)’ 대응에 나서야 한다. 환경영향평가 보완 절차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실시설계와 예산 집행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행정적 패스트트랙을 가동해야 한다. 이미 1심 판결과 행정 지연으로 인해 당초 목표였던 2029년 개항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사법부도 절차적 엄중함을 지키되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깊이 고찰하길 바란다. 전북도민은 이제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새만금의 하늘길이 열리는 결단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11 18:39

[사설] 군산시의회 소송비 지원 확대 조례 ‘어이없다’

군산시의회가 전·현직 의원의 소송비용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셀프 특혜’라는 지적 속에 지역사회에서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거셌지만 의원들은 개의치 않았다. 지난 9일 본회의를 통과한 ‘군산시의회 의원 의정활동 소송비용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의 핵심은 소송비 지원 범위를 기존 재판 단계에서 수사 단계까지 확대하고, 현직 의원에 한정됐던 지원 대상을 임기가 만료된 전직 의원까지 넓힌 점이다. 우선 조례 개정 시점부터 문제가 있다. 현 의원들의 임기 만료를 직전에 두고 전직 의원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조례를 서둘러 처리한 것은 누가 봐도 적절치 않다. 설사 필요성이 인정돼 조례안을 통과시키더라도 선거가 코앞이고, 현직 의원들이 수혜 대상인 만큼 조만간 선거를 통해 구성될 다음 의회에서 논의하도록 의결 시기를 미뤘어야 한다. 또 수사 단계에서부터 비용을 지원할 경우 책임 소재가 가려지기 전부터 소중한 세금을 동원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군산시의회는 의원들의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고 해명했다. 어이없다. 각종 일탈행위로 지역사회에서 강도 높은 자정노력을 요구받고 있는 지방의원들이 신뢰회복 노력에 앞서 스스로 자신의 특권을 확대하는 일에 앞장섰다. 자정노력을 기대한 시민들에게 허탈감을 넘어 분노를 유발하는 행위다. 지방의회는 시민의 신뢰 위에 존재한다. 지방의원들이 시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보여야 할 모습은 신뢰회복을 위한 자정노력이다. 게다가 지금의 군산시의회는 회기 중 동료의원 폭행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모습까지 보여줘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그런데 군산시의회는 지금 의원 개인의 소송비 지원범위를 스스로 확대했다. 시민의 소중한 세금이 들어가는 일이다. 아무리 명분을 내세운다 해도 ‘셀프 특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제 공은 군산시민들에게 넘어와 있다. 시민의 뜻과 동떨어진 결정이 반복된다면 시민들은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감시하고 비판하며, 필요하다면 분명한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힘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11 18:39

[오목대] 전북지선 화두 정동영과 윤준병

DJ의 분신과도 같았던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96세)이 지난 6일 국회박물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동교동, 상도동계를 떠나 이름만 대면 알만한 정치권 인사가 총출동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홍익표 정무수석이 대독한 축사에서 “그 우직한 헌신이 우리 정치·사회가 숱한 시련을 딛고 지금의 굳건한 토대를 만드는 힘이 됐다”며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일깨운 가르침은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밝히는 든든한 나침반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날 행사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이가 있었다. 2000년대 초 동교동계 좌장인 실세중의 실세, 권노갑 최고위원의 2선 후퇴를 요구했던 정동영 의원이었다. 그로부터 4반세기의 세월이 흘렀다. 출판기념회가 열린 이날 정동영 의원은 “저는 당신을 향해 비정한 칼날을 던졌고 당신은 그 칼을 맞고도 저를 끌어안고서 정치의 품격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보여주셨다”며 “정치는 칼로 베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품어 안는 것이다. 정치는 과거를 징벌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화해하는 예술이라는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권노갑 이사장이나 정동영 장관 모두 주마등처럼 흘러간 장면 하나하나의 감회가 새로울 거다. 정동영 의원은 이제 고희를 넘어선지 3년이나 지났고, 5선 국회의원에 통일부 장관을 맡고 있는 정계 원로다. 그래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더욱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를 앞둔 요즘 전북 정치권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인물이 바로 정동영 장관과 윤준병 민주당 도당위원장이다. 한 장면을 상기해보자. 지난달 27일 군산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새만금 9조 투자협약식 장면이다. 전북지사 후보군인 김관영 지사, 안호영, 이원택 의원은 물론, 도내 대다수 국회의원, 시장군수, 시군의원, 기업인 등이 대거 참석한 자리였다. 평소 잘 보이지 않던 조배숙 의원이나 이춘석 의원의 얼굴도 보였다. 지방선거 후보군들은 이날 정동영 장관과 윤준병 도당위원장에게 아주 각별하게 인사했음은 물론이다. 공천과정에서 상당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윤준병 도당위원장은 적어도 이날 만큼은 실세라는게 확연히 느껴졌다. 전북을 넘어 정치권의 원로 반열에 든 정동영 장관 또한 지선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에 더 깎듯한 대접을 받는듯 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윤준병 도당위원장은 적어도 공천과 관련해 공정성, 투명성 부분에서 일말의 잡음도 있어선 안되는데 자꾸 이런저런 파열음이 들린다. 단호한 공천관리가 아쉬운 대목이다. 전북정치권의 맹주격인 정동영 의원도 지금 시험대에 올랐다. 지역의 정계원로로서 선거과정에서 그가 대도무문의 자세로 임해야만 따르는 후배들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으면 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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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6.03.11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