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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크루즈 관광으로 새만금 활성화를

며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문화유산은 풍부하지만 기반 시설은 부족하다”고 따끔한 지적을 했다. NYT는 경주가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왕릉과 사찰 등 풍부한 문화유산을 자랑하지만, 국제공항이 없고 외국 귀빈과 대기업 대표단을 수용할 호텔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 것이다. 전혀 별개의 문제인거 같아도 사실은 새만금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 전북이 타산지석으로 삼을만하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크루즈 관광객은 46만35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만9485명)보다 15.2%나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방한 크루즈 관광객은 73만1499명으로 2016년(164만4436명), 2015년(74만8947명)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규모였다. 올해는 100만명 돌파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크루즈 관광은 부가가치가 높고, 수도권에 집중된 외래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힘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외래관광객의 수도권 방문율은 82.7%에 달했지만, 수도권 외 지역 방문율은 33.9%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크루즈 관광이 지방 경제 불균형 해소 방안이 될 수 있다. 정부는 내년 새만금신항 크루즈 부두 개장, 묵호항 국제여객터미널 착공 등 신규 항만 인프라를 확충해 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런데 새만금 신항만의 크루즈 산업 성패는 치밀한 관광 연계 전략에 달려 있다는 거다. 새만금개발청은 다음달 9일까지 새만금 신항만을 거점으로 크루즈 관광산업 육성 및 유치를 위한 기본구상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번 용역은 새만금의 항만 인프라 구축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 중인 해양 크루즈와의 전략적인 연계 방안을 찾고 지속 가능한 새만금 크루즈 관광 육성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현재 진행 중인 용역에서는 새만금 신항만은 중국 등 단체 관광객이 많은 동북아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관광 수요를 흡수할 크루즈 중심지로 조성하면 기대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 담겼다는 후문이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와 연계할 경우 새만금 수변도시 조성 등과 맞물려 지역 발전에도 한층 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요한 것은 크루즈 관광객 유치를 하려면 인프라부터 탄탄하게 구축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0.30 18:23

[사설] 야생 멧돼지 도심 출몰, 체계적 안전대책을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야생 멧돼지들이 도심 습격이 늘어나고 있다. 먹이를 찾아 떼지어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들이 도심 곳곳에 들이닥쳐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멧돼지가 우리나라 자연생태계의 최상위를 차지한 지 오래다. 천적이 따로 없어 해마다 개체 수가 불어나고, 이로 인해 먹이가 부족해진 데다 무분별한 개발로 도시가 확장되면서 인간과의 갈등·충돌이 불가피해졌다. 주택가를 배회하는 수준을 넘어 버젓이 거리를 휘젓고 다니고, 상가에 난입해 큰 소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도 최근 들어 도심 멧돼지 출몰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8일 늦은 밤에는 전주시 인후동과 태평동, 서노송동 등지에서 멧돼지가 도심을 활보하고 있다는 주민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소방당국이 신고를 받고 출동해 수색에 나섰지만 멧돼지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다행히 이렇다 할 피해는 없었지만 멧돼지가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주민들은 밤새 불안에 떨었을 것이다. 지난 2월에는 전주시 금상동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가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 5마리와 충돌해 탑승자 2명이 다치고, 차에 치인 멧돼지들이 현장에서 즉사하는 사고도 있었다. 또 익산과 군산·김제 등에서도 도심 멧돼지 출몰 사례가 빈번해졌다. 시민들의 생활공간에 느닷없이 100kg이 훌쩍 넘는 야생 멧돼지가 들이닥칠 경우, 여성 운전자나 아동·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은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시민 안전이 우려된다. 도심에서 갈수록 출현 빈도가 높아지는 야생 멧돼지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도시 주변 야산의 경우 인명사고 우려로 인해 멧돼지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한 총기 포획 허가도 쉽지 않을 것이다. 여러 각도에서의 시민 안전대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우선 전문기관을 통해 도시 주변 야산의 멧돼지 서식밀도와 서식처 환경을 정밀 조사해 멧돼지가 도심까지 내려오는 원인과 이동경로 등을 파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생태통로 확충이나 서식환경 개선, 도심 진입 차단시설 설치, 포획을 통한 개체 수 조절 등 지역 실정을 고려한 맞춤형 안전대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0.30 18:23

[오목대] 죽막동과 오키노시마

국립전주박물관이 지난 주 개관 35주년 기념행사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가졌다. 주제는 ‘동아시아 해양제사와 교류’. 이 자리에는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베트남 학자들이 참여해 현장방문과 발제, 토론 등이 진행되었다. 핵심은 전주박물관이 1992년 발굴한 부안 죽막동(竹幕洞) 유적의 특징과 의미, 국제적 관계를 밝히는 것이었다. 사적 제541호로 지정된 죽막동 유적은 부안군 격포면 변산반도의 돌출된 서쪽 끝 해안 절벽 위에 있다. 동아시아 해상 교류의 중요한 길목이다. 발굴조사에서 백제, 가야, 통일신라부터 조선을 비롯해 고대 중국과 일본에서 만들어진 제사용 토기, 금속유물, 토제·석제 모제품, 중국 도자기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었다. 시기는 대부분 3세기 후반에서 7세기 전반. 유물을 통해 이곳에서 행해진 제의에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 사람들이 참여했고 제사가 끝나면 제기를 포함한 각종 물품을 파기하거나 땅에 묻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까지도 어부들의 안전과 고기잡이를 도와준다는 개양할미(변산반도 앞바다를 수호하는 해신) 전설이 내려오며 풍어를 기원하는 용왕제가 매년 열리고 있어 가치가 높은 유적이다.(국가문화유산포털) 하지만 높은 가치에 비해 국내의 대접은 소홀하다. 오히려 외국에 더 많이 알려져 있고 호평을 받는다. 이날 행사를 지켜보면서 15년 전 참여했던 비슷한 학술세미나가 생각났다. 당시 부안군은 죽막동 유적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동아시아 실크로드와 부안’이라는 국제학술대회를 가졌다. 그때도 현장 방문과 발제·토론이 있었다. 지난주 열린 심포지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당시 기조발제를 맡았던 임효재 동아시아고고학회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죽막동이 AD 3-9세기까지 한·중·일 삼국을 잇는 해양제사 유적이며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고 세계유산으로서 커다란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방문한 일본 오이타현 시미즈 무나야키 고고학회장(벳푸대 교수)은 "동아시아 해양제사 유적지 중 남은 것은 죽막동과 일본 오키노시마(沖ノ島) 2곳 뿐"이라며 "이곳이 오키노시마보다 10배 이상 크고, 특수한 형태의 유물이 많이 발견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죽막동의 가치나 중요성에 너무 조용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신이 머무는 섬’으로 불리는 오키노시마 유적은 3차에 걸친 발굴을 통해 작은 파편까지 8만점에 이르는 유물을 일괄 국보로 지정했다. 그리고 2017년 ‘오키노시마와 관련된 유산군(Sacred Island of Okinoshima and Associated Sites in the Munakata Region)’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전북자치도와 부안군이 세계적인 유물을 갖고도 그 가치를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조상진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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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10.30 18:22

[청춘예찬] 나를 속이고 싶지 않습니다.

진실한 삶이란 무엇일까요? 이런 물음에 공부 모임에서 배운 성(誠)이라는 글자가 생각납니다. ‘진실하다’라는 뜻이지요. 「대학(大學)」에서는 성기의자 무자기야(誠其意者 毋自欺也), “자기 뜻을 진실하게 한다는 건 자기를 속이지 않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는 게 자기를 속이지 않는 걸까요?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이런 물음에 간단하게 대답하는 방법이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물어보라고 합니다. “그대는 정말로 그대가 하는 일을 몇 번이고 수없이 계속하고 싶은가?, 그대는 정말로 그대의 삶이 영원히 반복되기를 간절히 바라는가?” 자기가 하는 일이 영원히 반복되기를 바랄 정도로 살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라는 겁니다. 그런 물음에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자기를 속이지 않고 살았다는 겁니다. 주저주저하면서 ‘그건 아닌데’라고 대답한다면, 자기를 속이며 살았다는 거고요. 한마디로 말해서, 다시 태어나도 지금과 똑같이 살고 싶다고 하면 진실하게 살았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진실하게 살지 못한 거고요. “너는 어떻게 대답할래?, 진실하게 살았니?” 저도 자신에게 물어보니, 문득 지난날 직장 다닐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직장 생활이 길어질수록 가슴 깊은 곳에서 ‘이건 아닌데?’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소리를 애써 외면했습니다. ‘어쩔 수 없잖아, 나만 그런 것도 아니잖아.’라고 자신과 타협하면서요. 다음 삶에도 이런 직장 생활을 영원히 반복해도 좋으냐고 물으면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대답하면서도, 그저 쉽고 편하게 살기 위해 진실하지 못한 삶을 산 겁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진실한 삶을 살아갈 자신이 없으니, 온갖 변명과 핑계를 둘러대면서 제 책임이 아닌 듯 군 겁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제가 좋아하는 글을 읽고, 쓰고, 나누는 일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게 아직도 조금은 두렵습니다. 하지만 직장 생활과 달리, 시간이 갈수록 내면이 고요해집니다. 「대학(大學)」에서 무자기 이자겸(毋自欺 而自謙), 자신을 속이지 않고 살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다고 했지요. 제가 정말로 좋아하고, 또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자유롭게 하면서 살아가니, 더 이상 ‘이건 아닌데?’라는 내면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겁니다. 이런 삶이면 영원히 반복돼도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고요. 물론 자유로운 삶에 따르는 불안은 느낍니다. 안정된 삶이 보장된 직장 생활에 견주면 지금 제가 하는 일은 불안정하기 짝이 없으니까요. 그런데도 저는 이런 불안이 따르는 자유로운 삶에서 도망치고 싶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런 삶을 버리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제 미래가 어떻게 될지, 성공할지 실패할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 곧 좋은 글을 읽고, 쓰고, 나누는 일을 마음껏 하면, 설사 제가 하는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더라도 덜 후회할 것 같습니다. 누구를 원망할 일도 없고요. 나중에 후회하는 일보다 차라리 실패의 아픔을 겪겠습니다. 두려움과 불안보다 후회와 원망을 더 무서워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일이 없도록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백척간두갱진일보(百尺竿頭更進一步), 백 척이나 되는 장대 끝에 올라가 다시 한 발을 내딛는 용기로, 제가 스스로 선택한 삶을 치열하게 살겠습니다. 도이무언 하자성혜(桃李無言 下自成蹊),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는 말하지 않아도 그 아래 저절로 길이 생긴다.”라는 진리를 믿으면서요. 구나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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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5.10.30 18:22

[금요칼럼]아무 일없이 지낸 보통의 하루

며칠 전 서울역에서 케이트엑스 열차를 기다리다가 역내에서 먹잇감을 찾는 연회색 비둘기 두 마리를 보았다. 한 남자가 빵 부스러기를 던지자 비둘기 두 마리가 푸드덕거리며 달려든다. 빵 부스러기를 쪼아 먹은 비둘기들은 다른 먹잇감이 없나 하고 두리번거린다. 비둘기가 몸집이 아무리 작아도 빵 부스러기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역 구내를 영역으로 삼은 비둘기 두 마리를 바라보며 먹고 사는 일의 고달픔에 생각이 미친다. 한강변에서 비둘기 떼에게 먹이를 주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봉변을 당했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었다고 나를 호통을 친 이들은 한강변의 낚싯꾼들이다. 그들은 비둘기가 낚싯줄을 엉키게 한다고 짜증을 내며 항의를 했다. 천적이 없는 탓에 개체 수가 부쩍 증가한 비둘기들은 현대도시의 골칫거리다. 사람들이 비둘기를 혐오 동물로 낙인찍힌 지 오래다. 어디에서나 미움을 받는 비둘기의 처지는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비둘기에게 밀려난 자의 슬픔이란 감정을 헤아릴 만한 사리분별이 있을 거라고 믿지는 않는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경고를 들을 때 난감해진다. 이내 비둘기를 도시로 불러들인 장본인은 사람들이 아닌가 라고, 나는 의구심을 품은 채 반문한다. 비둘기가 굶어 죽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잔인한 일이 아닌가? 영문도 모른 채 찍힌 혐오 낙인과 가혹한 처우에 동의하지 않지만 내게는 비둘기와 사람이 공존할 방안을 내놓을 지혜가 없다. 지혜가 모자란 나는 자주 시집을 읽는다. 시집에서 뜻밖의 지혜를 발견할 수가 있는 까닭이다. 칠레 남부에서 태어난 시인 니카르노 파라의 시집에서 “각각의 새는 진정 날아다니는 묘지다”란 싯구가 기억에 남는다. 새들이 공중의 묘지라면 사람은 걷는 묘지라고 할 테다. 한 번 태어난 새는 죽고, 피어난 꽃들은 시든다. 시집을 읽으며 사람이 근심과 갈애의 총애를 받는 존재라면 장미꽃들은 미와 덧없는 시듦의 총애를 받는 존재라는 기특한 생각을 떠올린다. 오늘의 하늘은 청명했다. 김밥 한 줄을 싸들고 공원이라도 가고 싶었으나 치과 예약이 있어서 포기했다. 치과에 가서 치석을 제거하고, 손님 없는 동네 카페에서 한가롭게 책을 읽다가 돌아온다. 휴대폰 기종을 새로 바꾸고, 실손 보험을 들라는 권유를 받아들였다. 내일이란 미지의 사건과 사고를 품은 심연이다. 아침에 출근한 사람이 저녁에 주검으로 돌아온다. 현대 세계의 악덕 속에서 일어나는 이런 뜻밖의 사태가 우리를 당혹하게 만든다. 이런 변고에 대응을 해야 하는 까닭에 보험업이 그토록 번창하는 것이다. 가을빛은 유순하고, 햇볕은 따사롭다. 동네 느티나무의 단풍 든 잎은 며칠 전까지 노랗다가 지금은 온통 주황색이다. 가을이 깊어진 게 실감난다. 오늘은 별 일이 없던 보통의 하루다. 그 하루를 보내며 딸들은 빨리 자라고 우리는 늙는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딸은 태평양 건너 먼 곳에 가 있고, 나는 가을이면 억새와 산국이 피는 한국에 산다. “인간의 삶이란 먼 곳의 몸짓”(니카르노 파라)이라면 누구의 삶도 그저 먼 곳의 몸짓에 지나지 않으리라. 어제나 오늘의 삶이란 다만 먼 곳에의 몸짓일 뿐이다. 비둘기는 구박덩어리인 채로 도심 공원이나 역 근처를 떠돌며 먹이를 구하는데 여념이 없을 테다. 활엽수의 낙엽은 비처럼 쏟아진다. 고개를 들면 기러기 떼는 먼 하늘에서 끼룩끼룩 울며 나는데, 가을의 공기에서는 군밤 냄새가 떠돈다. 누군가 코를 킁킁거리며 그 냄새를 맡는다. 우리는 숭고함도 비범함도 없는 보통의 날들을 보내며 새로운 내일을 맞는다. 쇠락, 재와 무, 묘비명을 남길 내일을 앞두고, 아, 오늘은 기쁨도 고통도 없는 하루를 보냈구나, 한다. 나는 비염이 도져 재채기를 몇 번 했을 뿐 가을은 덧없음으로 왔다가 조용히 사라진다. 당신은 잘 있는가? 어디에 있든 부디 잘 사시라. 심심하게 보낸 가을의 하루를 먼 옛날인 듯 아득하게 돌아보며 가만히 고개를 숙이며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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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30 18:21

[김영곤의 아침햇살] 국회의원에게 어떤 점수를 주시겠습니까

민주당을 바라보는 전북 유권자 시각은 이율배반적 측면이 역력하다. 그동안 기대했던 만큼 실망도 안겨 채찍도 들었지만, 딱히 대체할 만한 인물과 정당이 마땅치 않아 선택을 망설여 왔다. 특히 유권자 입장에서 가장 못마땅하고 불만을 쏟아내는 건 다름 아닌 막가파식 공천과 전북 현안 응집력 부족이다. 사실상 지역 정치권의 맏형 역할을 하는 정당으로서 유권자 기대치와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에 거는 유권자 열망은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10개 선거구 석권과 함께 평균 득표율 81.85%에 반영돼 있다. 이 같은 '묻지마 짝사랑' 은 민주당의 제왕적 권력과 대안 정당 생태계 빈약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민주당과 비슷한 성향의 조국 혁신당이 총선 비례대표 득표율 45.52%로 전국 2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아직 기초 체력은 허약한 상태다. 다른 정당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선거 경쟁 체제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서 민주당의 '브레이크 없는 폭주' 양상은 도를 더해가는 형국이다. 때문에 민주당 독주를 막고 대안 정당의 자생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누가 뭐래도 선거 후보자의 인물 경쟁력에서 선택적 우위가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줄곧 지적해 왔던 낙하산, 줄세우기 공천을 심판하려고 해도 대항마의 존재감 자체가 크게 부각되지 못해 아쉬웠다. 민주당에서도 최근 정치 지형의 변화 움직임에 따라 부적격 후보자 기준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규정을 위반한 징계 대상자에 대한 절차를 미루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들 부적격자 퇴출 여부가 유권자 신뢰 회복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안 세력을 꿈꾸는 정당들이 민주당과의 정면 대결을 불사하며 필승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당장 조직과 지지도 면에서 동등한 경쟁력을 갖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민심에 부응하고자 국민 여론 100%의 파격적인 공천 등을 통해 참신한 인물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더불어 청년 여성 전문가 비율을 대폭 늘려 정치 신인의 진입 장벽이 높은 민주당의 아킬레스 건을 겨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역 정서를 극복하고 정치권 세대 교체를 앞당기는 최대 관건이 바로 인물 경쟁력이란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럼 국회의원은 유권자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전북 발전의 견인차 역할 보다는 지역 정치권의 기득권 중심축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지방의원을 앞세운 골목대장으로 희화화 되면서 역할과 위상 또한 그 범주에 가깝다며 곱지 않은 시각이다. 그동안 '안방 정치' 에만 매몰돼 온 그들의 정치력은 급기야 선출직 당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하면서 한때 구설에 올랐다. 총선에서 입도적 지지율로 3선 이상 5명을 당선시킨 유권자 선택을 무색케 했다는 것이다. 다행히 신설된 평당원 출신 지명직 최고위원 선거에서 박지원 변호사 선출과 정동영 의원의 눈부신 예산 활동은 그래서 더욱 돋보인다. 설상가상으로,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원팀 정신' 실종은 지지부진한 현안 해결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장관 2명에 국회 상임위원장, 예결위원장 등 호화 진용을 갖췄더라도 꿰어야 보배다.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히 해결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한 목소리를 내며 정부를 압박하는 그런 결기가 보이지 않는다. 정당 행사 집결이 아니면 국회 간담회, 정책협의 정도가 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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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5.10.30 18:21

[세무상담] 암호화폐에 대하여 세금은 안 붙을까?

최근 국내에서 비트코인 등을 포함한 암호화폐(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과세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국세청을 비롯한 세무당국은 암호화폐 수익이 과세대상이라는 원칙을 수차례 확인해 왔으며, 이익이 발생하면 과세해야 한다는 기본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으로 암호화폐 수익을 과세하겠다는 개정안이 마련되었으나, 시행 시기는 여러 차례 연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향후 암호화폐 과세에 대하여 관심이 더욱 많아 질텐데 제가 예상하는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을 수 있을것입니다. 첫째, 과세 시행 시점이 한차례 더 연기되거나 조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애초 2022년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암호화폐 양도소득세 과세가 2025년으로 연기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2027년까지도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둘째, 과세 기준과 공제·면세 범위가 보다 명확히 구체화될 것입니다. 예컨대 거래소에서 신고해야 할 자료, 취득가액·보유기간·양도차익 산정 방식 등이 보다 엄격히 규정될 가능성이 크고, 또한 투자자 보호와 시장 활성화를 고려해 기준금액이 상향되거나 세율 체계가 조정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셋째, 과세 대상이 확대되어 거래소 외 지갑·탈중앙화 방식(DeFi)·해외거래소 등에 대한 신고·추적이 강화될 것입니다. 국경을 넘나드는 가상자산의 특성상 국내 세무당국이 해외거래까지 감시망을 넓혀 나가려는 움직임이 예상됩니다. 현재 과세관청은 암호화폐 수익에 대한 과세 가능성을 원칙적으로 수용하고 있으나, 시행 시점·구체적 과세기준 면에서 아직 준비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과세체계가 정확해지고 적용범위가 넓어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미리 기록관리 및 세무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5.10.30 18:16

[전북예산정책협의회] "국회 단계 국비 증액 절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정부 예산안 국회 심사를 앞두고 국회를 방문해 국비 확보와 지역 현안 해결을 요청했다. 전북자치도는 30일 오전 서울 국회의원 회관에서 ‘전북 국회의원 및 전북 연고 국회의원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박희승(남원·장수·임실·순창), 신영대(군산·김제·부안갑),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 윤준병(정읍·고창), 이성윤(전주을), 이원택(군산·김제·부안을), 이춘석(익산갑), 통일부 장관인 정동영(전주병), 한병도(익산을) 등 전북 국회의원 9명이 참석했다. 올해 전북은 정부안 예산으로 역대 최고인 9조 4585억 원을 확보했지만 새만금, 인공지능(AI), 복지 등 70대 중점 사업 예산 3600억 원이 과소·미반영돼 국회 단계 증액이 절실하다. 이에 전북도에서는 국립모두예술콤플렉스, AI 융합 영화 영상 실증지원센터, 국립익산식품박물관, 전북 혁신도시 종합사회복지관 등 지역 핵심 사업의 국비 증액을 요청했다. 특히 내년 정부안에 국비가 반영되지 않은 전북권역 재활병원 건립 사업은 98억 원이 추가로 요구되는데 박희승 의원은 “도민의 재활, 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라도 국비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타가 면제된 1조 원 규모의 ‘피지컬AI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 연구개발 생태계 조성’은 내년도 국비 1400억 원이 요구되지만 정부안에 400억 원만 반영됐다. 정동영 장관은 “전북 AI 산업 기반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관련 사업의 국비 1000억 원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의원들은 철도망 확충, RE100 등에 대한 대응을 주문했다. 정 장관은 전주와 부산을 잇는 국가철도망계획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새만금과 부산을 연결하는 철도 노선이 국가계획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원택 의원은 “RE100 핵심은 지속적인 재생에너지 공급”이라며 “재생에너지를 많이 생산할수록 전기요금이 낮아지는 만큼 안정적인 에너지 생산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전북 연고 의원 협회의는 민주당 임오경(광명갑), 오세희(비례), 정을호(비례), 진선미(서울강동갑), 황정아(대전유성을), 조국혁신당 강경숙(비례) 등 6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임오경 의원은 “중앙도서관사업 등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 전북 현안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참석한 의원들은 전북 현안 사업 전반에 대한 측면 지원을 약속했다. 김 지사는 “정부 공모사업 추진 과정에 지방비 매칭 부담이 과도해 지역 재정 여건을 고려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건의하며 “의원들과 긴밀히 공조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도는 향후 국회 예결위와 상임위 단계별 심의 일정을 모니터링하고 도지사, 부지사, 실·국장의 역할 분담 체계를 중심으로 기재부 및 국회 면담 활동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앞으로 국회 심의가 마무리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전북의 예산이 단 한 건이라도 더 반영될 수 있도록 도와 정치권이 혼연일체로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 자치·의회
  • 김영호
  • 2025.10.30 17:25

국내 첫 ‘남성완판춤전’, 전주에서 열린다

국내 최초로 남성 무용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꾸미는 ‘남성완판춤전’이 전주에서 열린다. ‘남성완판춤전’은 ‘2025 전주대사습청 수요상설공연’의 일환으로, 다음 달 5일 오후 4시와 6시 두 차례에 걸쳐 전주대사습청에서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남성 무용가들이 중심이 되어 전통춤의 본연한 맥을 되살리는 첫 ‘완판 무대’로, 시대의 변화를 따르면서도 전통이 가진 원형의 아름다움을 지켜내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공연에서는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승무·태평무·살풀이춤이 각기 다른 류파의 기량으로 재현된다. 출연진으로는 중앙대학교 김승일 교수(국가무형유산 승무·살풀이춤 이수자)가 살풀이춤을, 벽사정재만춤보존회 정용진 회장(제5회 전국전통무용경연대회 대통령상 수상자)이 태평무를, 전주대사습청 유영수 관장(국가무형유산 승무 이수자)이 승무를 선보인다. 유영수 전주대사습청 관장은 “이번 ‘남성완판춤전–국가무형유산 승무, 태평무, 살풀이춤 완판’ 공연은 정통의 맥을 잇고 원형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자리”라며 “각 류파의 고유한 춤사위와 장단, 호흡을 온전하게 복원해 관객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뜻깊은 공연에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통국악의 본향 전주에서 시작된 전주대사습청의 ‘전주대사습뎐’은 올해로 7회째를 맞는다. 다음 달 15일 오후 5시 서울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명인·명창들이 함께하는 무대를 열어, 전통예술의 향기를 전국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30 17:25

전주교육청, 소년 재판 이해 및 학교폭력 법적 분쟁 연수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법적 분쟁 연수가 이뤄진다. 전북특별자치도전주교육지원청(교육장 채선영)은 31일 전주대학교 예술관(JJ아트홀)에서 2025학년도 소년재판(위기청소년) 이해 및 학교폭력 법적 분쟁 연수를 개최한다. 전주 관내 초·중·고·특수학교의 교장·교감 300여 명이 참석하는 이 연수는 학교폭력 예방과 위기청소년 대응 역량 강화 및 법적 분쟁 상황에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을 위해 마련됐다. 연수는 △학교장 통고제와 소년 재판 제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 △위기청소년 예방 및 개입 전략 △학교폭력 피해·가해 학생의 심리적 지원과 자살 예방 초기 대응 방안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강의는 류기인 부장판사(창원지방법원 소년부)와 임이랑 변호사(법률사무소 률, 前 초등교사)가 맡는다. 류기인 부장판사는 “위기 청소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법적 절차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학교 폭력 및 아동학대 사건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법적 관점에서의 예방 및 대응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채선영 교육장은 “이번 연수는 학교 관리자가 법적 분쟁 상황을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중요한 자리”라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교육일반
  • 이강모
  • 2025.10.30 17:24

유아교육연대 “칭찬해도 모자랄판에 호통친 문정복 의원 지탄”

전북 교육단체들이 사립유치원 무상교육비 조정과 관련해 국정감사에서 호통을 친 문정복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의 발언을 규탄했다. 다른 시·도교육청보다 먼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사립유치원 무상교육비를 지원하고 있어 칭찬을 들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답변은 듣지 않고 호통만 쳤다는 것이다. 전북교사노조, 전북교총, 전북국공립유치원연합회, 전북유아교육행정협의회로 구성된 전북유아교육연대는 30일 전북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정복 의원이 전북교육청의 사립유치원 무상교육비 조정을 두고 ‘유아에게 돌아갈 돈을 빼앗았다’고 사실을 왜곡한 발언을 즉시 철회하고 폭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전북유아교육연대에 따르면 전북교육청은 지난 2022년부터 ‘사립유치원 유아교육비 지원 조례’를 만들어 무상교육을 실현해 왔다. 2022년부터 현재까지 투입된 예산은 585억원을 상회한다. 반면 전북과 충남, 울산교육청을 제외한 다른 교육청은 무상교육 예산을 지원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최근 추경을 통해 모든 만 5세 유아 1인당 11만원의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이에 전북은 자체 지원했던 금액들을 조정하려 했으나 문정복 의원이 이를 깎으려는 것으로 오해해 호통을 쳤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상황을 알리기 위해 의원실과 민주당 전북도당 측에 연결을 시도했지만 묵묵부답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오준영 전북교총 회장은 “옳지 못한 방향으로 시정을 요구받았을 때, 그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과연 정의이냐”면서 “행정의 정의란 권력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원칙과 공공의 이익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 교육일반
  • 이강모
  • 2025.10.30 17:24

10년 장기 프로젝트 발표 1년...전주시, 글로벌 영화영상도시 도약 가능할까

전주시가 글로벌 영화·영상도시 도약을 위한 10년 장기 프로젝트를 발표한 지 1년이 지났다. 일명 '영화·영상산업 펜타곤 벨트' 구축사업이다. 아직 초기인 만큼 대부분 행정절차 이행 단계지만, 일부는 윤곽이 드러나기도 했다. 다만 프로젝트 핵심인 쿠뮤필름스튜디오의 실제 투자까진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북일보는 해당 프로젝트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정책 실현 가능성 등을 검토해 본다. 전주시는 지난해 10월 30일 '2034 영화·영상산업 비전'을 발표했다. 완산구 상림동·고사동, 덕진구 만성동·북부권·전주역 등 5개 거점을 특화해 연결하는 것이 골자다. 총 사업비만 575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전주시는 상림동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일대에는 영화영상실증지원센터, 영상지식산업센터, 버추얼스튜디오 등을 구축하기로 했다. 현재 건립 중인 버추얼 스튜디오를 제외한 실증지원센터, 지식산업센터 등은 국비 확보가 필요한 사업들이다. 이와 관련 전주시는 내년도 정부예산으로 영화영상실증지원센터 건립 타당성조사 용역비(2억원) 반영을 요청했지만 관련 예산은 미확보된 상태다. 고사동 전주영화의거리 일대에 조성하려던 한국영화기술아카데미, K-콘텐츠복합문화단지는 계획 수정·변경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영화기술아카데미의 경우 부산시에 영화진흥위원회 부설 한국영화아카데미가 있는 만큼, 영진위에서 영화기술아카데미 신규 건립에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 공모로 추진되는 K-콘텐츠복합문화단지 또한 수도권 조성 계획 등 설(說)만 무성하다. 특히 덕진구 북부권 일대 부지(10만평)에 유치하려는 뉴질랜드 쿠뮤필름스튜디오의 아시아 제2스튜디오는 신규 산업단지 조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전주시는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북부권 일대에 신규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원형지(조성되지 않은 토지)로 쿠뮤필름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시는 지난 4월 행정안전부에 산단 조성사업에 관한 타당성조사를 의뢰했다. 행정안전부 타당성조사 이후엔 중앙투자심사, 국토교통부 산업단지 지정계획 반영·고시, 토지 및 지장물 조사, 감정 평가, 보상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는 지나야 행안부 투자심사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쿠뮤필름의 실제 투자까지 이어지려면 최소 수년이 걸리는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주시는 지난 7월 '전주시 영상진흥 조례' 일부개정을 통해 영상진흥기금 조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최근엔 송영진 전주시의원이 대표발의한 '전주시 로케이션 인센티브 조례안'까지 통과되며 해외 로케이션 지원 근거를 갖췄다. 그나마 방송·미디어 영상으로 특화하려는 만성동은 전북 K-문화콘텐츠지원센터, 시청자미디어센터 건립 등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전주 문화산업진흥지구에 상림동, 만성동 등을 추가하기 위한 '문화산업진흥지구 기본구상 용역'도 마무리 단계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내년 문화산업진흥지구 지정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추진해 하반기께 지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전주
  • 문민주
  • 2025.10.30 17:24

[현장] K-FOOD의 미래를 보다···제23회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가보니

"식품산업의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30일 오전 전주월드컵경기장 만남의 광장에 마련된 제23회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선도식품관. 입구부터 전북특별자치도의 인증을 받은 다양한 발효식품들의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각 부스마다 청국장, 젓갈, 과일차 등 각종 식품류에 대한 열띤 홍보전이 펼쳐졌다. 업체 관계자들은 “한번만 시식하세요”, “건강에 좋습니다” 등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전라도 가정식 김치를 판매하고 있던 오베이골농원 이영희 대표는 “전라도에서 나오는 우수한 제품들을 알리기 위해 나왔다”며 “전라도 김치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김장철이기 때문에 김장 김치 주문 예약을 많이 받아가고 싶다”고 웃음지었다. 마로 만든 음료 등을 팔던 오복야시골가자 문응주 대표는 “많은 분들게 우리 제품을 알리자는 마음으로 엑스포에 참여했다”며 “자체 모자를 제작하는 등 준비를 많이 했고, 우리나라 마의 우수함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방문객들은 양손 한가득 쇼핑백을 들고 이곳저곳을 누볐다. 각 부스에는 다양한 시식들이 준비돼 있었다.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와 부스 판매자들 사이의 열띤 흥정이 벌어졌다. 익산에서 왔다는 박민철(60대)씨는 “김장철을 앞두고 젓갈이나 간식거리를 사려고 아내와 함께 엑스포를 찾았다”며 “제품이 다양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상생식품관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더욱 다양한 부스들이 나타났다. 지역업체부터 청년업체까지 자신들이 만든 상품들을 홍보하기 위해 다들 목청을 아끼지 않았다. 청년들이 만든 유기농 건강차 전문기업 쌍치로스터의 조유리 대리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번 엑스포에 참여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셨으면 좋겠고, 브랜드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눈에 띄었다. 오감체험, 미생물 관찰 등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코너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또 중앙에 설치된 공연장에서는 하루 2~3회 가족뮤지컬, 버스킹, 매직쇼, 버블쇼 등도 준비됐다. 이밖에 글로벌농생명관에서는 캐나다, 베트남 등의 현지인들이 직접 준비한 현지 특산품들이 준비돼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다. 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김아정(50대·여)씨는 "먹을거리도 다양하고 무엇보다 우리 농산물로 만든 제품들이 많아서 좋았다"며 "매년 엑스포를 찾고 있는데 올해도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장한수 산업혁신본부장은 “이번 박람회는 발효식품의 미래를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다양한 체험과 함께 미래에 식품이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도 준비를 해봤다. 많은 기업들이 홍보와 제품판매를 진행하고 있는데, 모든 참여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23회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는 11월 3일까지 전주월드컵경기장 만남의 광장에서 진행된다.

  • 경제일반
  • 김경수
  • 2025.10.30 17:23

비수도권 항만 배후부지 국비 투자, 새만금 신항만은 왜 차별하나?

국내 신항만 배후단지 개발이 민간 주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새만금신항만은 여전히 민자 유치의 벽에 가로막혀 있다. 내년 개항을 앞두고 있지만 새만금국제공항 사업이 법원 제동에 걸리고 이렇다할 민간투자처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전액 국비로 조성된 일부 타지역 신항만들과 비교해 재정지원 불평등의 목소리도 지역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핵심 국정기조가 ‘균형발전’인 만큼, 지역 간 형평성 확보를 위해 정부 재정 지원 등 선 지원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30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해양수산부는 최근 평택·당진항 2-1단계(113만㎡) 항만배후단지 조성을 민간 자본 980억 원을 투입해 완료했다. 이 사업은 해수부가 2015년부터 추진해온 ‘1종 항만 배후단지 민간개발 1호 시범사업’으로, 인근 산업단지와 자동차산업 클러스터를 연계한 복합물류거점 모델이다. 정부는 부산·인천·평택항을 중심으로 국비 지원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민간개발 방식을 확산, 공공개발의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최근 조성된 목포신항·보령신항·포항영일신항 등 비수도권 신항만의 배후부지는 모두 전액 국비로 추진됐다. 타지역과 달리 새만금신항만은 현재 1~2단계 접안시설(4선석)과 1단계 배후부지(285만㎡) 개발을 전액 민자 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총사업비는 7817억 원 규모로, 접안시설 2642억 원과 배후부지 기반조성 5175억 원으로 구성돼있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경색으로 지역 항만들은 민간자본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민자에서 재정사업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민자 전환 당시에는 정부가 “새만금엔 항만이 필요 없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현재는 이차전지 등 10조 원대 투자가 진행 중인 만큼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전북자치도는 새만금항이 ‘균형발전형 거점 항만’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부산·인천처럼 수요가 이미 존재해 사업성이 담보되는 항만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 수요를 견인하기 위해 기반시설을 선(先) 구축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농어촌공사가 추진한 새만금 농생명용지도 초기에 분양이 부진했지만, 정부와 공공기관이 재정을 투입해 기반시설을 완성하자 이차전지 관련 기업이 잇따라 입주하며 투자 선순환이 이뤄졌다. 전북도는 이러한 논리를 토대로 해양수산부가 연말 고시할 ‘제3차 신항만건설 기본계획 변경’에 새만금신항만의 접안시설 및 배후부지 사업(7817억 원) 가운데 1단계만이라도 재정사업으로 반영해 줄 것을 공식 건의한 상태다. 고시에 포함돼야만 이후 예산 반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이번에 반영되지 않으면 최소 4~5년은 다시 기다려야 한다”며 “새만금신항만은 단순한 물류기지가 아니라 균형발전의 상징인 만큼, 초기 인프라만큼은 국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5.10.30 17:22

우석대학교 이고운 학생, ISAMS에서 ‘젊은 과학자상’ 수상

우석대학교(총장 박노준) 이고운(한약학과 4년) 학생이 최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국제 과학 침술·의학 심포지엄 ‘ISAMS 2025’에서 젊은 과학자상(Young Scientist Award)을 받았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에서 이고운 학생은 김미혜(한의예과) 교수의 지도를 받아 ‘한의학 임상진료지침 기반 네트워크 클러스터 분석 및 동물실험을 통한 다낭성난소증후군 치료 한약 발굴’이라는 주제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고운 학생은 가임기 여성의 대표적 난임 원인인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의 치료를 위해 한의학 임상진료지침에 수록된 18개 처방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온포종옥탕’을 핵심 처방으로 ‘당귀(Angelica gigas Nakai)’를 핵심 한약재로 도출했다. 특히 도출된 핵심 약재인 당귀가 다낭성난소증후군 동물 모델에서 실제로 배란 주기를 회복시키고, 낭포성 난포의 수를 현저히 감소시키는 등 난소의 구조적·기능적 개선 효과가 있음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이고운 학생은 “환경과 식습관의 변화로 현대인의 체질이 과거와 다르다”라며 “과거 한의학 기록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네트워크 분석과 AI 기술로 재해석해, 현대인에게 적합한 한약 처방과 구성을 연구해 나가고 싶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 교육일반
  • 이강모
  • 2025.10.30 17:03

몸으로 여는 상상의 세계⋯꿈의 무용단 ‘전주 프릭스’ 정기공연

아이들의 엉뚱한 상상과 자유로운 몸짓이 무대 위에서 하나의 예술로 피워내며, 예술이 지닌 힘이 곧 성장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따뜻한 공연이 열린다. (재)전주문화재단은 다음 달 2일 오후 3시,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꿈의 무용단 ‘전주 프릭스(Jeonju Freaks)’의 세 번째 정기공연 ‘꿈의 공간: 비밀의 문’을 선보인다. 상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환상의 무대가 어린 단원들의 창의적 시선을 통해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2025 창작 프로젝트 ‘꿈의 공간: 엉뚱한 숨바꼭질’을 토대로 한 확장작으로, 전주 팔복예술공장 내 공간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춤의 언어로 재해석했다. ‘장소특정형 무용(Site Specific Dance)’ 형식으로 기획된 작품은 공간이 가진 기억과 감정을 움직임으로 탐색하며, 몸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의 문을 연다. ‘꿈의 무용단 전주(Jeonju Dream Dance Company)’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무용 분야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으로, 전주문화재단이 전북대학교 무용학과와 협력해 3년째 운영 중이다. 이 사업은 지역 아동·청소년들이 예술을 직접 경험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몸으로 표현하고 창작의 즐거움을 느끼는 과정을 통해, 자기표현력과 창의성, 협업의 가치를 배우는 전인적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목표로 한다. ‘Think Like a Freak!(괴짜처럼 생각하라)’라는 슬로건 아래 운영되는 꿈의 무용단은, 고정관념을 벗어난 자유로운 사고와 서로 다른 관점을 존중하는 태도를, 예술을 통해 익히는 창의적 예술교육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단원들은 자신과 주변 세계를 예술가의 눈으로 관찰하고,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안무로 풀어냈다. 무대 위에서는 영상과 조명, 사운드가 교차하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무는 입체적 무용극이 펼쳐진다. 관객은 아이들의 시선으로 재해석된 공간을 따라가며 ‘상상력의 문을 여는 경험’을 하게 된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관람 예약 및 문의는 전주문화재단 예술교육팀(063-283-9221)을 통해 가능하다.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팔복예술공장의 공간을 아이들의 상상으로 새롭게 풀어낸 이번 무대는, 단원들이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존감을 키우는 성장의 과정”이라며 “아이들의 열정과 호기심이 담긴 무대에 시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30 1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