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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침해 대책, 교육현장 신뢰관계 회복부터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교권침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했다. 이후 교권과 공교육 회복을 위한 교육부의 대책이 잇따라 나왔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는 여전히 교권침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교권보호 4법’ 개정을 비롯한 제도 개선, 그리고 교육부와 각 교육청의 ’교권보호 종합대책’ 시행에도 불구하고 교육현장의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근본 대책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교사와 학생·학부모 간의 신뢰관계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 물론 당장 심각한 교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는 필요하다. 하지만 학교현장에서 교육 주체 간의 신뢰가 무너지면 어떠한 법적·제도적 장치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녀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과도한 관심도 교사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교사를 상대로 무분별하게 민원을 제기하는 일부 학부모들의 몰상식한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최근 악의적으로 교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한 학부모를 고발했다.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무분별한 교권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교육청의 대응은 적절했다. 하지만 이 같은 법적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지금은 교권침해가 이슈가 되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도를 넘는 행위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몇몇 교사들이 제자들에게 저지른 충격적인 기행(奇行)이 속속 알려지면서 학창시절의 교실을 기억하고 있던 학부모들은 크게 분노했고, 교직사회는 숨을 죽여야 했다. 당시 교육현장에서 우선적으로 보호하고 확립해야 할 가치는 교권이 아닌 학생인권이었다. 교사들에게 쥐어준 회초리를 빼앗아야 한다는 데 사회적 동의도 있었다. 이렇게 교육현장의 신뢰관계가 처참하게 무너진 데는 분명 교사들의 책임도 있다. 상황이 다시 바뀌었다. 이번엔 교권을 위협하는 학생, 교사에게 갑질하는 학부모들의 행태가 부각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학생인권조례 열풍이 불던 때가 2010년대 초반이니 불과 10년 만에 생긴 변화다. 교육의 3주체인 교사와 학생·학부모가 서로의 권리를 침해하는 ‘잠재적 가해자’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교권 바로 세우기는 교사와 학생·학부모 간 무너진 신뢰관계를 회복하는 일에서 시작돼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4.21 17:25

생활인구 늘리기, 저출산 위기에서 답을 찾다

저출산과 인구감소를 다룬 보도나 기사가 연일 매체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이지만 이미 2023년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을 기록해 인구감소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내용을 누구나 한번쯤은 접해봤을 것이다. 통계청의 ‘1월 인구동향’을 살펴보면 1월 출생아 수는 2만 1442명으로, 이는 1981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적인 이유들이 여러 가지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를 낳으면 남부럽지 않게 최상의 관심과 사랑을 주려는 사회적인 분위기 역시 가득하다. ‘텐 포켓(Ten Pockets)’ 트렌드는 모든 가치의 최우선에 아이를 두는 분위기 속에서 탄생했다. 아이는 태어날 때 최소 6개에서 10개 정도의 지갑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이다. 부모 2개와 양가 조부모 4개는 기본이고 삼촌이나 이모들이 추가되면 한 아이를 위해 주저 없이 열리는 지갑이 10개나 된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 주목할 부분이 조부모들이다. 부모나 이모, 삼촌은 아낌없이 지갑은 열어주지만 하루의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낼 수밖에 없어서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부족하다. 반면 조부모들은 경력을 위해 더 이상 일에 종속되어 있지 않으면서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세대들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조부모들을 조명한 단어로 ‘세대를 건너 뛰는 여행(스킵 제너레이션 여행 skip-generation trip)’이 있다. 가운데의 부모를 건너뛰고 조부모와 손주들이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뜻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조부모가 자녀들과 여행을 가면 안심이 되고 경제적인 부담도 덜 수 있고, 조부모 입장에서는 어여쁜 손주들과 특별한 추억을 쌓으며 정서적인 유대를 강화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우리도 이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관광공사의 관광소비자조사에 따르면 경험하고 싶은 국내 웰니스 관광활동 1위는 휴식을 목적으로 한 한방·자연·숲 방문이었다. 진안군은 이미 홍삼, 산, 호수, 치유숲 등 웰니스 요소들을 두루 갖춘 생태·건강도시다. 하지만 이런 웰니스 여행은 조부모들을 포함한 성인들에게는 만족감을 주지만 아이들에게는 다소 심심한 여행이 될 수도 있다. 아이 친화적인 관광 프로그램을 고안한다면 진안은 한층 젊어진 지역 이미지를 갖게 됨과 동시에 관광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세먼지, 황사, 가공식품 등의 원인으로 아토피 같은 환경성 질환을 앓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 주변에서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토피는 가려움을 동반해 주위 피부를 상하게 하거나 아이의 집중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 진안군은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최적의 치유·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진안군은 현재 아토피 안심학교 2개소(조림초, 부귀중)를 중심으로 농촌유학 특화프로그램(치유·힐링)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조림초 주변으로는 현재 ‘진안고원 치유숲’과 거주시설인 아토피 치유마을이 조성돼 있다. ‘진안고원 치유숲’은 깨끗한 자연환경을 인정받아 환경부가 2012년 국내 최초로 진안군에 설립한 ‘환경성 질환 예방 관리 제1호 시설’으로 ‘전북권 환경성질환 치유센터’가 정식 명칭이다. 이곳에서는 생활습관 전문 의학 연구진과 인문학이 결합된 다양한 맞춤형 치유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 등 남녀노소 누구나 방문할 수 있어 ‘치유’도시를 표방하는 진안군의 대표시설로 꼽힌다. 진안군도 저출산과 인구감소의 위기를 피해 갈 수는 없다. 하지만 아이를 위해 언제든 열릴 지갑은 10개나 된다는 ‘텐 포켓’ 트렌드에 주목해 진안군이 보유한 ‘생태·건강’과 ‘치유’라는 이미지를 위기에 적절히 녹여낸다면, 관광인구와 생활인구의 유입으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전춘성 진안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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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1 17:25

역사적 사건의 기념조형물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이나 파리의 ‘에펠탑’은 현장을 가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누구나 그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두 조형물이 어떻게 조성되었는지는 잘 몰라도 그것이 미국의 독립혁명과 프랑스혁명을 기념하는 조형물이라는 사실쯤은 익히 알고 있다. 두 작품은 세계 10대 걸작 조형물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의 대표적인 역사기념 조형물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에 이르면 선뜻 대답이 쉽지 않다. 광화문의 ‘이순신 장군상’이나 ‘세종대왕상’일까? 아니면 워싱턴에 세워져 있는 한국전쟁 참전기념 조형물이 될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역사적 인물을 영웅으로 기억하기 위한 동상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도시에 세워져 있다.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조형물은 혁명이나 건국을 기념하거나 전쟁의 고통을 기억하기 위한 작품으로부터 나치의 유태인 학살을 기억하기 위한 조형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미로 여러 곳에 세워지고 있다. 국내에도 임진왜란으로부터 독립운동이나 근현대사의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조형물은 곳곳에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왜 우리에겐 세계적인 작품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형편에서 최근 정읍과 고창에 각각 세워진 동학농민혁명을 기념하는 조형물은 우리가 주목하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2022년 정읍 황토현에 세워진 ‘불멸-바람길’이라 이름한 작품과 금년 초에 고창군청 앞에 세워진 ‘의(義)의 깃발 아래’라는 작품이 바로 그것이다. 두 작품은 모두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한 조형물이다. 아울러 두 작품은 정읍시와 고창군이 비슷한 시기에 시, 군민의 성금과 각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들여 세운 공공미술 작품이다. ‘불멸-바람길’은 임영선 작가가 동학농민군의 1, 2차봉기의 행렬도를 전봉준을 중심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그리고 ‘의(義)의 깃발 아래’는 국경오, 강관욱 작가의 협업작품으로 무장기포에 나서는 농민군의 분노와 두려움, 결기와 용기를 표현한 작품으로 역시 전봉준을 앞세웠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국의 공공미술 작품은 2만 3600여 점에 이른다고 한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작품이다.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지역 이미지 형상화나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1년에 1천여 점의 조형물이 세워진다고 한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작품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오히려 최근 많은 지자체에서는 몇억 이상을 들여 세운 조형물이 흉물로 전락하여 철거 논란을 겪고 있거나 작가를 고발하는 등의 사례가 빈번하다고 한다. 우리의 공공미술이 세계적인 수준의 작품은 아니라 할지라도,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조형물이 철거되어야 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 일차적인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의 공공미술 조성과 관련된 법률에 있다. 이 법은 공공미술 작품을 기업이 생산하여 납품하는 공산품처럼 간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가를 기업의 하청업자로 전락시키고 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훌륭한 작품을 기대할 수는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와 지역주민과 관계 전문가와의 소통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고창군과 정읍시는 이 문제를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극복하였고 그 결과는 수준 높은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이들 작품을 본 대중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아직 평가가 이르기는 하지만, 이 두 작품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역사기념 조형물로 평가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신순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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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1 17:24

[기고]Dr. 정(正)의 길

두 눈 하나는 눈앞의 현실을 보고 또 하나는 가려진 진실을 본다 두 귀 하나는 어두운 소리를 듣고 또 하나는 빛나는 소리를 듣는다 두 손 하나는 나를 위해서 쓰고 또 하나는 너를 위해서 쓴다 Dr는 불붙은 몸 가로등으로 섰나니 너와 나의 길 태극이 환하다 이 시대를 선도하고, 고치는 박사에게 바치는 헌시-목천(沐川) △시에 대한 단평 주역에서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라 하여 음양이 번갈아 되는 것을 도라 한다고 했다. 한편, 태극(太極)이란 말은 우주 만물 근원의 실체로서 하늘과 땅이라거나 역시 음양의 이치를 암유한 말일 것이다. 우주의 실체를 제대로 아는 이 없지만, 추측하여 대칭과 조화의 총체적 섭리라 일컬어 말하고 있을 것이다. 대칭은 반대 개념의 대립만을 뜻한다기보다는, 대척의 지점에 서로 놓임이니, 둘의 사이는 다시 합으로 가는 교응의 첫 단계인 셈이다. 이 시에서도, 눈, 귀, 손으로 인간 체위를 논하여 그 대칭의 상반됨에서 합일로 건너가 정(正)에 귀의함을 강조함이니, 철학적 사유(思惟)를 내포하며, 한편 이 혼돈의 세상을 정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려는 깊은 의도를 담고 있는 주지시로써, 올바른 지성인 또는 시대를 앞서가는 선각자로서 밝은 쪽만 보지 말고, 이면도 샅샅이 보라는 랭보의 견자(見者)로서의 이론도 숨어 있는 셈이다. 그러니까 동시에, 어둠을 밝음으로 영도하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다시 주역에서, 천존지비(天尊地卑)라 하여 하늘과 땅은 위 아래로 존재하나, 천지는 동등하게 교섭하며 그 위에 인간 삶의 세계가 형성된다고 이른다. 이 시에서 ‘가로등’은 매우 상징성을 띤다. 천지운행의 섭리도 마침내, 인간으로 인해 태극의 세계가 구현된다는 암시를 담지한다. 당면한 시대상의 풍자를 철리(哲理)로 풀어낸 지성적 주지시임을 감응하는 바다. 소재호(시인, 문학평론가) △목천 정병렬 시인은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중등 영어과 교원(교감)으로 정년을 마쳤고 두리문학회·강천문학회 회장을 지냈다. 다수의 시집을 냈고 전북문학상, 중산문학상, 전북시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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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1 16:10

원팀 정신의 유통기한

국회의원 책무 중 유권자들은 1순위 능력으로 국가 예산 확보를 꼽는다. 물론 입법 활동도 그에 못지 않지만 그래도 가장 핵심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지역 발전 프로젝트 또한 이 같은 예산 뒷받침이 전제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사실상 추진 동력이 예산을 통해 나온다는 얘기다. 지난해 악몽 같았던 새만금 예산복원 과정은 이런 메카니즘을 도민들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준 셈이다. 그무렵 도민 불만이 극에 달했던 국회의원의 존재감과 역량 부족도 결국은 원팀 정신의 훼손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인식했다. 혼자 싸우면 버겁지만 똘똘 뭉치면 그 어떤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세상 이치를 새삼 깨달았다. 이와 관련 정동영 당선인은 22대 국회 상임위 배정을 언급 “초선 의원에 우선권을 주고 재선, 3선, 4선 순으로 결정한다. 저는 다른 분이 먼저 고른 뒤 남은 상임위 중 전북에 도움 되는 곳을 선택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일단 국회의원들이 원팀 정신에 인식을 같이하고 해법 찾기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2년 전 국회 상임위 배정 논란을 떠올리면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당시 도지사 경선 후유증에 따른 의원 갈등이 상임위 쏠림으로 현실화되자 뭇매를 맞았다. 원팀 정신은 고사하고 각자 도생으로 전체 17개 상임위 가운데 6곳에만 몰려 지역 현안 해결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돌이켜 보면, 농림수산위에 안호영, 윤준병, 이원택 의원이 배정됐다. 문화관광위와 산업통산위는 김윤덕, 이용호 의원과 신영대, 정운천 의원이 각각 배치됐다. 이밖에 정무위 김성주, 기획재정위 한병도, 국토교통위 김수흥 의원이 각각 역할을 분담했다. 하지만 나머지 11개 상임위에는 단 한 명도 배치되지 않아 지역 발전보다는 개인 이익에 치우쳤다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최대 역점 사업인 새만금과 전북특별자치도, 남원 공공의대 등을 다루는 행정안전위, 보건복지위는 아예 관심밖이었다. 의원들도 처음 21대 국회가 시작될 때는 입만 열면 원팀 정신을 외치며 일사불란한 팀웍을 과시했지만 점차 초심을 잃어가며 최약체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희비가 엇갈린 전북 정치권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압도적 지지율로 야당 텃밭 이미지가 더욱 강고해진 데다 지역구 의원도 민주당 일색이다. 그나마 정부 여당의 유일한 소통 창구였던 정운천 의원이 낙선함에 따라 당분간 그의 공백을 메우는 게 관건이다. 비례대표 바통을 넘겨 받은 5선 조배숙 당선인의 역할을 기대하는 눈치다. 다행히 당선자들의 면모가 한층 업그레이드 되면서 정치력은 훨씬 강해졌다는 평이다. 도민들 기대 또한 개인 지역구 문제에 집착하기 보다는 원팀 정신에 의해 전북 현안이 해결되고 예산 확보가 되었다는 뉴스를 자주 듣고 싶어 한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4.18 18:22

다음 연도에 현역병(징집병)으로 입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다음 연도(2025년도) ‘현역병 입영일자 본인선택’을 하시면 됩니다. 다음 연도 ‘현역병 입영일자 본인선택’은 올해 3회에 걸쳐 접수할 계획이며 7월, 9월, 12월 중 실시합니다. (지방청별로 접수일정이 다르며, 일정 변경 시 병무청 홈페이지에 공지됨) 신청 대상은 현역병 입영대상자로서 올해 병역판정검사 결과 현역병 입영대상으로 판정받은 2005년생, 재학생·국외 입영연기 중인 사람입니다. 아울러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이 현역 복무를 희망하여 처분이 변경된 사람도 신청 가능합니다. 다만, 1997년 12월 31일 이전 출생한 사람과 입영일자 연기가 종료되어 직권으로 입영일자가 결정될 사람 등은 신청 비대상입니다. ‘현역병 입영일자 본인선택’ 시 1~12월의 공석 범위에서 입영일자를 선택하면 입영부대는 전산으로 자동 배정됩니다. 유의하실 점은 선택한 입영일자가 다음의 경우 변경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입영일자 선택 후 전공 또는 자격증 취득으로 적성이 변경될 경우, 선택한 입영일자 및 배정된 부대가 변경될 수 있습니다. 또한 12월에 상근예비역 선발 작업이 이루어짐에 따라 입영일자를 선택한 사람이 상근예비역으로 선발될 경우에도 신청한 입영일자 및 배정된 입영부대가 변경될 수 있습니다. 신청은 병무청 누리집 또는 병무청 앱을 통한 인터넷 신청만 가능합니다. 병무청 누리집(www.mma.go.kr)에서 신청 경로는 ‘병무민원 – 현역·상근입영 ― 현역병입영 본인선택원(다음연도 입영일자 선택) - 본인인증 – 신청)이며, 병무청 앱은 ’로그인 - 본인인증 – 민원서비스 – 현역·상근 – 2025년도 현역병 입영 본인선택(입영일자 신청)‘을 통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의무자의 병역사항 등에 따라 신청이 제한되거나 기타 특이사항이 있을 수 있으니, 구체적인 상담은 병무민원상담소(1588-9090) 또는 지방병무청 현역입영과로 문의하여 주시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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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8 18:22

[금요수필] 나를 불러주는 친절한 나무

동트기 전 맨 먼저 나를 불러주는 친구가 있다. 이른 새벽, 현관문을 나설 때마다 첫사랑 연인을 만날 때처럼 마음이 들떠서 두근거린다. 어둠을 가르며 천변을 천천히 걷는 나를 불러주는 친절한 나무가 있어서다.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을 한 꺼풀씩 벗겨주는 버드나무, 반려목이다. 강물이 흐르는 곳에 위태롭게 자란 나무는 그 자리에서 날 불렀다. 세찬 바람이 불 때면 우듬지에서 들렸다. 그 옆엔 잘려 나간 그루터기에서 파릇파릇 싹이 돋아 안타깝지만 예쁘다. 봄을 업고 얼굴을 내민 용기에서 아름다움이 보인다. 발걸음이 느려져도 속삭이는 반려목은 “괜찮아, 힘내”라는 말로 기울어져 가는 나의 어깨를 부둥켜안아 주니까 고맙다. 바람에 휘어진 나무껍질엔 강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강물 쪽으로 가지들이 늘어져 있는 나무를 나는 사랑할 수밖에 없다. 오직 한결같은 모습에서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행여 강물이 거꾸로 흐르지 않을지 강물만 바라보고 있다. 한결같은 모습에서 신뢰심을 준다. 그래서 사랑한다. 매일 천변을 걸을 때마다 어김없이 손을 흔들어 주는 버들가지. 나의 반려목도 잘려 나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전주천 개발사업에 또 잘려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벌목 사업이 홍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방송에서 들었기 때문에 불안하다. 강가에 심은 나무들은 비가 오면 빗물을 땅에 머금어 오히려 홍수 피해를 막아준다. 그런데도 뽑혀 나간 나무는 지게차에 잘게 부서진 가지들이 울부짖고 있었다. 잘려진 나무의 생명은 전주천의 산 역사이며 내 발걸음 수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봄이 파릇파릇 강물을 물들이고 있을 때면 얄미운 뻐꾸기가 울어댈 나무를 찾을 것이다. 갯버들은 뽀얀 털을 가득 달고 강아지 꼬리처럼 살랑살랑 흔든다고 버들강아지라고 부른다. 20여 년 넘게 자란 나무가 베어지면 그 나무에 둥지를 튼 새들은 어디로 갈까? 사람도 쓸모가 없다고 느낄 때 나무처럼 뽑혀 버려질 것이다. 점점 낡아지는 사람과 동행하기 위해 나무의 이름을 기억해 둘 일이다. 그리고 나무의 변화에 관심을 둔다. 사계절 변화와 나무껍질의 변화까지도 기억해 둔다. 생동감이 있는 봄의 모습,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왕성한 성장, 누구에겐가 열매를 나눌 정성이 담긴 나눔의 풍성함은 가을이다. 겨울엔 눈이 가지에 쌓이지 않아도 바라만 보아도 고요함이 있다. 나무껍질을 만지작거리면 나무의 기쁨과 어려움을 감지한다. 나무를 가슴에 품는다. 그냥 지나가면서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눈으로 인지할 때마다 대화를 나누면 어떨까. 나무가 치유되기보다 내 마음의 아픔이 위로받는다. 살아 있는 생명체인 나무의 왕성한 피톤치드로 나의 고독한 마음을 치유할 거라고 믿는다. 나무의 속마음은 나이테에 켜켜이 새겨져 있을 것이다. 간밤에 술에 취한 젊은이가 발로 등허리를 때렸다든가, 장애 노인이 혼자서 터벅터벅 걷다가 중심을 잃고 쓸어져 겨우 반려목을 붙잡고 일어서서 눈물 자국을 나이테에 새겼을지도 모른다. 비바람과 눈보라에 시달려도 그 자리에서 날 기다려 주는 나무에서 나의 삶은 희망이 싹튼다. 전주천에 반려목인 친구가 있어 행복하다. 초록 잎과 꽃이 세상을 아름답게 유혹할 때 난 웅크렸던 사랑을 애기똥풀에도 나눌 생각이다. △이소애 수필가는 정읍 출생으로 1960년 ‘황토’ 동인으로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전주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보랏빛 연가> 외 시, 수상 집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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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8 17:00

문화예술 교육의 필요성

문화예술 교육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예술 교육은 일반적으로 미술, 음악, 문학을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취미 미술, 악기 다루기, 노래 부르기, 글쓰기’등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문화예술 교육은 더 넓은 범위를 포괄한다. ‘삶을 대하는 자세, 가치관, 사회 체계 등’을 예술교육을 통해 바라본다. 사실 문화예술 교육은 삶을 살아가는데 ‘의・식・주’ 만큼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문화예술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하지만 문화예술 교육은 우리 삶 전반적인 모든 것들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사례로 들어보겠다. 지역 내 문화센터에서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기획 및 진행(교육)을 의뢰받았다. 센터 측에선 사회 문제를 담고 참여자와 함께 해결해 보는 프로그램을 원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엔 다양한 문제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가족과 인식 개선’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현대 사회에선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있다. ‘조손 가정, 한 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입양 가정, 재혼 가정’ 등. 앞서 말한 가족의 형태는 틀리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사회 속에선 정상 가족(엄마, 아빠, 자녀)과 비정상 가족을 나누어 생각하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 학교 교육 현장에 있는 나는 정말 여실히 느끼고 있었다. 나는 이러한 문제를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해결할 수는 없지만, 인식 개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였다. 그리하여 참여자들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생긴 배경을 알아보고 과정과 사례, 인터뷰 등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가족 초상화를 그려보았다. 그리고 매 차 시마다(총 11차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어 아카이빙 하였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들을 나누었다. 이때 나왔던 얘기들을 몇 자 적어보겠다. “나는 아빠 없는 애들은 예의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던 것 같아요. 그 엄마 혼자 키웠는데 애가 참 밝더라고..”, “새엄마를 계모라고 부르면 안 되겠어, 새엄마여도 야무지게 친자식처럼 키우더라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순 없었지만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문화예술 교육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수학이나 과학처럼 세상을 단번에 바꿀 수 있는 실용적인 것은 아니지만, 세상을 도덕적・이타적・이상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밑 바탕이 되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형성하고 나와 다른 이의 생각(문화)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문화예술 교육은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고 새로운 경험을 주기도 한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문화예술을 통해 치유와 회복을 받는다. 예를 들면, 슬픈 일이 있을 때 노래를 들으며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 교육은 우리 사회에 경제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면, 영화 한 편을 제작할 때 많은 일자리가 창출된다, 또한 이는 관광 산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영화 촬영지가 있으면 그곳이 명소가 되어 관광지가 되기도 한다. 이는 예술과 문화가 지역 사회의 새로운 에너지를 가져다주고 지역 주민들에게 경제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문화예술교육을 전적으로 지원하여 개인과 사회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만 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보다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이소정 문화예술교육공간 오이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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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8 15:08

보수의 ‘재(再)구성’이 필요하다

‘정권 심판론’이 모든 것을 압도했다.‘ 국민의힘 참패’라고 쓰고 ‘윤석열 심판’이라고 읽는다. “비정상적 국정기조,” “오만과 일방적 불통의 국정운영 그리고 독선적 ‘검사 리더십’”에 대한 국민적 평가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이번 총선대패의 책임이 ‘윤 대통령에게 있다.’는 의견이 유권자 10명 중 7명에 이른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70%도 대통령 책임론에 동의한다. “대통령 부부가 모든 문제의 시작과 끝”이라는 말이다. 여론조사 꽃에 따르면 총선참패의 책임은 ‘윤 대통령 54% 김여사 10%’로 둘을 합하면 유권자 10명 중 최소 6명이 대통령 부부에게 책임을 묻는다. 대통령과 용산의 총선인식은 다르다. 국무회의 모두발언 형식으로 언급한 것에 대해 사람들은 “대통령의 변화 의지가 없다.”로 본다. 비공개 자리에서 대통령이 “죄송하다.”고 해서 놀랐지만 취임 만 2년을 앞둔 대통령에게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전부라는 것도 ‘민주국가 지도자 중 거의 없는 일’이다. 용산은 총선결과를 “당의 선거운동이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국정방향은 옳다. 다만 국정을 운영하는 스타일과 소통방식 등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근거는 2년 전 대선승리. 용산은 “국정방향은 지난 대선에서 응축된 국민의 총체적 의견이다. 그 뜻을 받아서 윤석열 정부가 집권 했고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거 때문에 국정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게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의 국정기조를 ‘유지’하면서 소통방식을 다양화하는 ‘정도의 변화’가 해답이 된다.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에도 소극적이다. ‘달라진 윤석열’을 요구하는 선거결과에 부응하기 위해 총선 민심을 과연 제대로 읽고 있는 것인지 우려되는 이유다. 야권은 “도대체 답이 없다.”며 “역대급 심판에도 변하지 않고,” “국민이 몰라봐서 죄송”하다고 한다. 여권에서도 “국민은 불통이라 느끼고 민심을 외면한다고 생각할 듯하다.”는 의견이 있다.“ 국민적 사과와 태도 대전환 각오를 피력 했어야”한다는 아쉬움은 “범야권이 때론 강제적 힘으로 윤 대통령을 바른 길로 유도해야”한다는 주장에 주목하게 한다. 관건은 국민의힘이다. 대통령의 생각을 바꿀 수 없다면 변화를 유도하거나 최악의 경우 강제할 수 있어야 한다. ‘윤석열 리스크’가 총선결과지만 여당도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다. 정의화 전 의장의 지적은 정확하다. 그는 “참패의 원인은 대통령의 불통 그리고 우리 당의 무능함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다.”라고 말한다. 정 전 의장은 ‘당은 더 유능해져야 한다.“며 이제 대통령만 쳐다보는 정당이 돼선 안 된다. 필요하다고 생각될 땐 직언하는 당이 돼주길 바란다.”고 당부한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두 가지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사상 ‘첫 여당 총선대패’와 보수정당 ‘첫 총선 3연패’ 기록이다. 2012년 총선의 152석에서 2016년 122석 2020년 103석 그리고 2024년 108석으로 쪼그라들었다.다음은 두 자리 수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총선 때마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축소를 말한다. 수도권 집중화와 함께 정치지형의 근본적 변화와 구조화의 가능성이다. 향후 ‘수도권과 고령화 유권자가 선거결과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이라는 말이다. 총선 참패의 책임자를 자처하며 참회하고 반성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게 지금 국민의힘이다. “영남 자민련”이나 “수포당(수도권을 포기한 정당)” 소리를 들어도 위기감은 물론 절박감도 없다. 그저 ‘월급 나오니(당선되었으니) 다행’인 샐러리맨들만 모아 놓아 “단일대오”만 부르짖는 게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다. ‘보수정당의 한 줄기가 끝났다.’새로운 시대에 맞는 보수정치로 새 출발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게 지금 당장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이다. 첫째,리더십 진공상태는 당분간 그대로 둬도 된다.의원 각자가 자신의 생각과 믿음에 따라 선택하고 행동하게 하면서 중론을 모아간다. 이때 리더십도 만들어진다. 둘째, 전당대회 룰 개선이다.정당은 민심의 바다에 떠 있는 존재다. 정당은 ‘왜 무슨 일을 하는 집단’인지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셋째, 총선대패의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이 출발점이다. 넷째, ‘지금 체제가 지속 가능한지’에 대답하는 미래비전과 대안을 찾아야 한다. 보수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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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8 15:08

해외 식량원조 쌀 군산항 첫 선적의 의미

대한민국이 불과 반세기 만에 식량원조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한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로 발돋움했다. 국민 대다수가 굶주리던 대표적인 나라 대한민국이 이젠 식량원조뿐만 아니라 K-라이스벨트 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식량원조 규모를 5만 톤에서 10만 톤으로 두 배 확대하기로 했다. 첫 물량은 군산항을 통해 방글라데시로 향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군산항에서 식량원조 규모 확대를 기념하는 출항식을 열었다. 농도 전북에서 생산된 쌀이 첫 해외원조에 나선다는건 감개무량할 뿐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유엔식량원조협약에 가입해 매년 5만 톤의 쌀을 아프리카 등 5개국에 지원해 왔다. 지난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후속 조치에 따라 올해부터는 식량원조 지원 물량을 5만 톤에서 10만 톤으로 두 배 확대했다. 지원 국가도 아프리카 등 11개국으로 늘어났다. 군산항에서 선적된 1만 5000톤의 쌀은 방글라데시로 출항해 8월부터 콕스바자르, 바샨지역 로힝야 난민 116만 명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군산항을 시작으로 목포, 울산, 부산항에서 8만 5000톤의 쌀 선적·출항 작업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쌀 생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를 대상으로 벼 종자 생산단지를 조성해 수확량 높은 벼 종자를 생산·보급하는 '케이(K)-라이스벨트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젠 우리나라가 단순히 남는 식량을 못사는 나라에 좀 나눠주는 단계를 넘어섰다. 우리나라가 농업기술을 보급하고 있는 곳은 아프리카와 중남미, 아시아에 걸쳐 20여 개 국이나 된다. 기아를 이겨내고 경제성장을 이룬 경험을 바탕으로 K-농업 기술이 전세계로 보급되고 있는 것이다. 가슴벅찬 일이다. 하나의 사례를 들자면 전북대학교가 캐나다 라발대학교와 글로벌 식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공동연구에 나선 것도 사실 의미가 있다. 개발도상국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모색중이다. 특히 전북대는 지역사회의 식품유통구조에 대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어서 이번 협력이 지역과의 상생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식량원조를 받았던 우리나라가 이제 세계 식량난 해결을 위해 애쓰는 것은 단순히 도덕적 의무뿐만이 아니다. 자긍심과 명예일 수도 있다. 이번 식량원조를 계기로 우리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더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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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8 14:43

환경부 군산 반입 ‘라돈침대’ 신속히 처리하라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라돈침대가 군산의 한 지정폐기물 공공처리시설에 대책도 없이 1년 넘게 방치돼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8년 모 기업의 침대 매트리스에서 자연방사성물질인 라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이후 다른 기업의 침대에서 라돈이 또 검출되면서 파장은 더 커졌다. 소비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도 했다. 환경부는 수거한 라돈침대를 지난 2022년 9월 군산시 오식도동의 지정폐기물 공공처리시설로 들여와 임시 소각했다. 당시 환경부는 ‘주민협의를 통한 9월 임시소각, 10월 본 소각’ 계획을 밝혔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소각 과정부터 사후처리까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각은 중단됐다. 방사성물질 소각 사실이 알려지면서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이 강력 반발해서다. 당시 군산에 반입된 라돈침대는 57톤이며, 이 가운데 19톤은 소각 처리됐고, 나머지 38톤은 여전히 해당 시설에 보관 중이다. 환경부는 소각이 중단되면서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1년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도 처리계획을 내놓지 않은 채 주민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사성폐기물을 방치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라돈침대 사태 이후 안전기준을 초과한 매트리스를 수거해 해체 작업을 했지만 군산에서의 소각이 중단된 후 제대로 된 후속 조치 없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폐기물을 압롤박스에 넣어 방수포를 이용해 보관 중인 만큼 방사능은 물론 침출수 유출에 의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 가능성은 없다는 게 환경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다. 이미 유해성이 입증돼 수거한 폐기물을 정부가 특정 장소에 장기간 방치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지역주민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다. 환경부는 주민 안전 차원에서 군산의 지정폐기물 공공처리시설에 쌓여 있는 라돈침대 폐기물 처리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서 추진해야 한다. 매립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면 하루빨리 실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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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4.18 12:34

“윤석열 정부의 자가당착(自家撞着), 새만금을 더 이상 흔들지 말라“

처음부터 새만금 SOC 재검증 용역은 각 사업별로 중앙부처 등의 검증을 거친 사업들이었기 때문에, 타당성은 예견되어 있었다. 다만, 정부의 재검증이라는 ‘발목잡기‘로 용역기간만큼 사업시기만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지난해 180만 전북 도민들의 단결과 지역 정치권의 단합된 투쟁으로 가까스레 새만금 SOC 예산 일부를 복원할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국토부의 사업 적정성 검토용역으로 인해 그간 수시배정예산(사업 집행 계획을 수립해 기재부장관과 협의해야 하는 예산)으로 묶여있어 사업비를 집행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예상했던 대로 기재부는 결국 국토부의 행정절차 재개 요청을 승인했고, 지난 2월 새만금 신항만과 내부개발 예산 1,585억 원에 이어 이달 국제공항과 지역간 연결도로 예산 443억 원까지, 총 2천억 원 이상의 사업비를 집행할 수 있게 됐다. 의원으로서, 도의회의 새만금 SOC 대응단 실무추진위원장으로 활동했던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간만 허비한 어처구니 없는 이러한 상황에 다시 한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타당성이 검증됐을 뿐 아니라 국회에서 확정된 새만금 SOC 예산을 당최 어떤 논리로 수 개월간 집행하지 못하게 묶어두었는지, 새만금에 첨단기업이 몰려오게 하겠다며 속도감 있는 추진을 공언하고 공약했던 대통령의 ’말’은 그저 ’말’뿐이었는지, ’의문’을 넘어 ’의뭉’스럽기까지하다. 이번에 새만금 주요 SOC사업의 행정절차를 재개하기로 한 정부와, 그간 잼버리 사태의 전북 책임 전가의 일환으로 부처 반영액(6626억 원)의 약 78%(5147억 원)를 삭감하고 사업의 타당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며 추진을 가로막던 정부는 서로 다른 주체란 말인가? 정부가 새만금에, 더 나아가 전북에 자가당착(自家撞着)과 자승자박(自繩自縛)의 우를 범하지 않길 바라고, 또 도민의 이름으로 엄중히 경고한다. 다시 한번 새만금은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전북의 희망임을 되새긴다. 10여 년 전, 세계 최장의 방조제 준공을 시작으로 현 정부 들어 10조 원에 가까운 기업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냈으며,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며 국가첨단전략산업을 선도할 수 있게 됐다. 새만금의 첫 도시인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을 위한 기반 공사도 작년 12월 첫 삽을 떴다. 터덕이던 SOC 조성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 시점에서, 정부가 또 다시 내년도 예산안에 지난해 부처 제출안(6626억 원) 규모에 못 미치는 예산을 반영하며 전북을 소외시킬 경우, 이번 총선 결과가 보여주듯 도민들의 분노가 결국 현 정부의 최종 심판으로 직결될 것이다. 우리는, 새만금 국책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세밀한 기업 맞춤형 정책을 수립하고, 관계 부처 및 지역 정치권과의 긴밀한 협의와 소통을 끊임없이 이어 나가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하자.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원년이다. 128년 만의 새 도약을 위한 우리의 날갯짓은 새만금 사업의 원활한 추진 없이는 요원할 뿐이다. 오직 전북의 꿈과 새만금의 희망을 위해 지난 122일간 달려온 180만 도민들과 대응단의 처절했던 투쟁 정신을 다시금 떠올린다. “30년의 기다림, 새만금은 더 이상 머무를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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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7 18:10

군산항 활성화, 부두운영회사들의 어깨에 달렸다

최근 군산해수청이 선석의 유지준설과 관련, 군산항의 실정에 맞는 조치를 시행키로 해 이목을 끌고 있다. 심각한 토사매몰현상에 신음하고 있는 부두운영회사(이하 하역회사)로 하여금 임차 부두의 선석 준설에 직접 나서도록 표준 임대차 계약서를 변경키로 했기 때문이다. 부두운영회사란 소정의 임대료를 납부하고 정부로부터 부두를 빌려 하역업을 영위하는 회사를 말한다. 군산해수청은 기존 임대차 계약서에 "하역회사는 항만운영의 효율성 확보를 위해 정부 예산에 의한 임대부두의 전면 준설이 어려울 경우 비관리청 항만개발사업으로 준설을 시행하고 투자비 보전을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을 삽입해 명시했다. 해수청은 이와관련, 이달말 임대기간이 만료되는 CJ대한통운, 세방, 한솔로지스틱스 3개 하역회사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계약서를 적용, 임대 기간을 연장키로 했다. 이같은 조치는 정부의 유지준설예산으로는 도저히 준설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군산항의 특수성을 감안, 하역회사들의 비관리청 항만준설공사를 통한 선석 준설로 효율적인 항만운영을 도모해야 한다는 항만업계의 의견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군산항은 금강하구둑의 준공이후 토사매몰현상이 심각하다. 정부로부터 매년 배정된 유지준설예산은 미미해 항만의 경쟁력은 갈수록 추락했다. 항만내 매몰토사 연간 300여만 ㎥의 1/3만 준설되고 나머지는 계속 쌓여 수심은 갈수록 악화됐다. 배의 밑바닥이 뻘에 얹히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 대형선들이 입항을 기피하고 있다. 물동량의 유치에 고충을 겪는 하역회사들은 임차 부두의 준설을 해 달라며 아우성이었다. 그러나 해수청의 이번 조치로 준설과 관련, 정부에 매달릴 필요가 없게 됐다. 정부 예산이 부족하면 하역회사들이 직접 임차부두의 선석 준설에 나서고 투자비를 보전받으면 된다. CJ대한통운, 세방, 선광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들 3개 하역회사가 모래, 시멘트, 국제여객, 돌핀을 제외한 항내 28개 상업부두 중 89.2%인 25개 선석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전체의 75%인 21개 선석을 현실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CJ대한통운과 세방이 주도적으로 비관리청 항만준설공사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이제 군산항의 발전은 하역회사들이 임차 부두의 선석 준설에 얼마나 적극성을 보이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가 준설 의무를 제대로 이행치 못하면서 임차부두의 선석 준설과 항만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공은 하역회사에게 넘어왔다. 그런만큼 CJ대한통운과 세방, 선광은 항만물류협회차원에서 다른 하역회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모든 선석의 일시(一時) 비관리청 준설공사 시행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각 하역회사별로 준설 공사에 나설 경우 부두 규모에 따라 계획 수심이 다른 인근 부두에서 준설을 하지 않으면 효율성을 도모할 수 없는 만큼 일괄적인 준설 방안을 마련, 공사를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럴 경우 설계비는 물론 준설선의 회항비 등 준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 특히 하역회사들이 적극적으로 비관리청 항만준설공사에 나설 수 있도록 도내 정치권은 물론 전북특별자치도와 군산시도 독려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향후 군산항의 발전은 하역회사들의 어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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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봉호
  • 2024.04.17 18:09

제22대 국회에 거는 기대

선거가 끝났다. 개인적으로 이번 선거는 개운함과 서운함이 교차하는 선거였다. 그간 윤석열 정부가 보여준 오만과 국정 성과에 냉엄한 심판을 내렸다는 점에선 분명 개운한 선거였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가진 문제를 토론하고 제시된 공약을 살펴보며 누군가를 선택해야 하는 선거라는 본질로 보면 아쉬움이 많은 선거였다. 이번 선거에는 특별한 이슈가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하며 여기저기 발전 공약을 내세웠지만,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나마 이슈가 된 것이 ‘메가시티’ 정도였는데, 그마저도 ‘꽃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되어 있을 것이다’라는 낭만적 발언에 사라져 버렸다. 진정성이 느끼지 않은 태도에 국민이 등을 돌린 것이다. 이번 선거가 개운한 만큼 아쉬움이 큰 건 우리 사회가 놓인 현실 때문이다. 사실 우리 사회는 절대 녹록하지 않은 현실에 놓여 있다. 전북을 포함한 지방의 현실만 보더라도 그렇다. 급격히 줄어드는 인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인접 도시와 합쳐 인구수를 늘릴 것인가? 아니면 점점 비는 공간을 활용에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스마트한 축소전략을 쓸 것인가? 관계 인구를 높일 것인가? 관광인구를 높일 것인가? 이를 위해 전북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 모든 게 모호한 게 현실이다. 제대로 된 선거라면 이런 문제를 놓고 토론하는 선거였어야 하나 이번 선거는 그럴 여지가 없었다. 민주당이든 국민의 힘이든 과거에 대한 심판만 얘기했을 뿐, 우리의 삶과 지역에 대한 문제는 얘기조차 하지 않았다. 더 중차대한 건 시대적 문제다. 코로나 이후 세계는 급격한 위기에 빠져들고 있는데 이를 풀어갈 비전은 보이지 않는다. 2000년대에는 누구도 거부하지 못할 창조경제나 창조도시가 있었고, 2010년대에는 공동체나 거버넌스, 각 개인의 행복이 있었으나 2020년대에는 그런 단어가 없다. 갈등이나 대립 같은 부정어가 있을 뿐 긍정어가 없다. 누구도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누군가 비전을 제시하면 비난하기 바쁘다. 앞으로 나가기보다 서로 발목을 잡고 있는 형상. 여기서 정치는 길을 잃고, 정책은 여러 담론이 경쟁하는 전쟁터가 된다. 사실 선거라는 건 이 비전을 놓고 하는 게임이다. 내가 이 나라, 이 사회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를 보여주고 그 동의를 받는 게 선거다. 이 과정이 삭제되다 보니 우리는 앞으로의 미래를, 비전을 선택하지 못했다. 지방소멸이 급격히 이루어지고, 기후 위기가 체감되며, 디지털로 인한 혼란이 그 어느 때보다 가중되는 사회에서 개인의 행복을 중심으로 해야 할지, 국가적인 경제발전을 중심으로 해야 할지, 거점을 육성하는 발전전략을 추구해야 할지, 각 지역이 발전하는 방향을 취해야 할지 그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은 상태가 되었다. 이제 그 선택의 몫은 국회로 넘어간다. 새롭게 선출된 자들이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고 풀어가야 할 의제로 남은 것이다. 앞으로 지방선거까지 2년. 22대 국회에 남은 날은 딱 2년이다. 2년 내에 비전을 제시하고 성과를 내면 다음 선거는 미래를 토론하는 선거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또 누군가를 징벌하는 선거가 될 것이다. 이 중차대한 시기에 또 누군가를 징벌하는 선거가 되지 않도록 22대 국회가 잘 운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라도삼(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문화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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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4.04.17 15:27

총선화합교례회, 역동적 에너지로 전환하자

제22대 총선 화합교례회가 17일 전주 라한호텔에서 열렸다. 전북애향본부와 전북상공회의소협의회,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가 주최한 이날 교례회는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전북지역 국회의원과 김관영 지사, 시장군수, 기관단체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석정 애향본부장은 “(이번 선거에서) 치열했던 경쟁과 분열을 용광로에 녹여 화합과 단결, 역동적인 에너지로 전환하자”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지역의 고민이 무엇인지, 미래세대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전북특별자치도의 자존심과 대외적인 위상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정파를 떠나 매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렇다. 선거는 끝났고 새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전북의 대표로서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소통과 화합으로 도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도민의 삶과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유념했으면 한다. 첫째는 전북출신 국회의원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이다. 이것은 전북도민들의 자존심과도 연결되는 문제다. 지난 21대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은 밥값을 못했다. 정부부처나 국회는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존재감이 희미했다. 지략도 떨어지고 돌파력도 없어 무기력하기 짝이 없었다. 더구나 단합도 안돼 각자도생의 길을 걸음으로써 도민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이번 당선자는 5선을 필두로, 4선, 3선, 재선, 초선이 고루 분포된 만큼 중량감과 함께 패기로 중앙과 지방에서 존재감을 드러내 주기 바란다. 둘째는 투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 전북은 지금 사면초가 상태다. 인구가 급감하고 있고 경제력도 전국에서 최하위다. 외로운 섬 신세다. 전북지역 14개 시군은 모두 소멸 대상이다. 전주시마저도 지난해부터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 소멸주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전북이 해체돼 타 시·도로 흡수되거나 없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지략과 함께 단단한 전투력으로 무장해야 한다. 지금 정부의 국책사업을 따 내거나 국가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각 자치단체마다 거의 전쟁 수준이다. 다른 지역보다 발과 머리로, 먼저 뛰어 쟁취해내야 한다. 화합교례회를 계기로 이번에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원팀이 돼 전북을 일으켜 세우는 선봉장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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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4.17 14:56

서산간척지와 새만금 해수유통

우리나라에서 간척의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멀리 거슬러 올라간다. 몽골이 고려를 침략하자 최씨 무신집권기의 고려는 1232년 강화도로 수도를 옮긴다. 침략이 계속되고 강화도 인구가 증가하면서 곡식이 부족해지자 강화도 갯벌 간척이 진행됐다. 조선시대 이후에도 조정은 간척을 장려했고, 관청이나 군영, 명문 양반가들이 앞장서는 경우가 많았다. 일제강점기 이후 대규모 간척이 추진됐다. 그 백미는 충남 서산AB지구 간척사업으로 1979년 현대건설은 서산AB지구 매립 면허를 취득, 1980년 5월 착공했다. 공사 막판 거센 유속으로 더 이상 방조제를 쌓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정주영 회장이 폐유조선을 침하시켜 물살을 차단해 문제를 해결, 세계 토목공사 역사상 유례가 없는 소위 정주영 공법이란 말이 생겼다. 그때 완성된게 바로 부남호 방조제로 길이는 1228m, 매립 면적은 5783㏊에 달한다. 식량증산에 절대적 기여를 했던 간척사업은 시간이 흐르면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부남호는 물길이 막히면서 수질이 악화돼 2019년부터는 농업용수로도 못 쓰는 수준(6등급)에 이르렀다. 급기야 부남호 방조제가 40여년 만에 대수술에 돌입한다. 담수호 방조제의 수문을 대폭 개선해 해수가 원활하게 오갈 수 있도록 하는 소위 '역간척 사업'이다. 부남호 생태 복원 사업이 진행되면, 방조제 중 일부 구간을 허물어 바닷물이 드나들 수 있게 하고, 오염된 퇴적토를 퍼내 수질을 복원하고 생태 하천과 해양 신도시를 짓는다는 거다. 물론, 방조제를 완전히 허무는 것은 아니고 일부 수문을 더 만들어서 해수를 유통시키는 것이다. 천수만에는 부남호(서산·태안)와 보령호(보령·홍성) 등 간척 사업으로 생긴 담수호가 많다. 충남 지역만 해도 하굿둑을 비롯해 무려 279개의 방조제가 건설돼 있다. 이번 부남호 역간척사업은 새만금사업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반세기 전에 환경에 대한 큰 고민이 없이 추진됐던 서산간척지와 새만금은 전혀 차원이 다르지만, 결국 새만금도 해수유통 확대라는 큰 흐름은 거스르지 못한다는 것을 웅변한다. 새만금 수질 개선을 위한 단기 대책이 마무리되면서 해수유통 확대 여부가 관심사다. 새만금위원회가 ‘단기대책(2023년 완료)’과 ‘중장기대책(2024년 이후)’으로 구분해 연차별로 새만금 수질 개선 사업을 추진중인데 단기대책 결과에 따라 해수 순환이 결정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2020년말부터 최근까지 하루에 한 차례였던 해수유통 횟수를 두 차례로 늘렸더니, 유기물질과 총인 평균농도가 각각 37퍼센트와 19퍼센트 개선됐다고 밝혔다. 결국 오는 2030년까지 추진하는 정부의 새만금 유역 3단계 수질 개선 대책에 해수유통 확대가 포함될 개연성이 커 보인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제 지루한 환경논쟁은 그만 접고, 새만금 부지매립과 내부개발 가속패달을 확실하게 밟았으면 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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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4.04.17 13:09

전환의 시대, ‘전북 발전 큰 그림’ 그려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전북도민들은 예외 없이 더불어민주당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지역발전에 대한 오랜 갈망을 담았다. 특히 올해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으로 도민들의 기대가 컸다. 특별한 기회를 만들어 새로운 전북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도 전북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은 나오지 않았다. 지역소멸 위기의 시대, 다른 지역과 차별화해 장기적으로 전북의 미래를 이끌 수 있는 큰 틀의 발전전략, 거대 담론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다. 지역발전 전략의 패러다임 전환이 예고됐다. 새롭게 출범하는 제22대 국회의 역할이 막중하다. 그런 만큼 이번 총선에서는 정치권에서 새로운 지역발전 전략을 내놓았어야 했다. 지역의 미래를 조망하는 거대 담론은 여야가 치열하게 경쟁한 지역에서 활발했다. 반면 초반부터 민주당이 독주한 전북에서는 정당도 후보도 지역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략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이 이번 총선에서 제시한 9대 정책공약은 △미래 융복합 신산업과 자산운용 특화 금융도시 조성 △2045 탄소제로 그린성장의 중심지 조성 △첨단농업과학기술로 농생명산업 강화 △글로벌 K-컬쳐 △청년투자 확대, 민생경제 활성화 △안전하고 행복한 복지 전북 △새만금 주요 사업 2030년까지 완공 △주요 SOC 조기 구축 △입법을 통한 전북특별자치도 성공 등이다. 새로운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 전북 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끌 대형 프로젝트는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 재탕·삼탕이었다. 구체적인 지역발전 방법론이 없고, 실행방안이 빠진 선언적 의미의 공약도 상당수다. 게다가 지역의 오랜 현안인 새만금 공약은 지난 선거 때와 비교해 오히려 퇴보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원년을 맞아 전북을 포괄하는 참신하고 획기적인 지역발전 의제를 기대했지만 실망만 남았다. 전국 각 권역에서 지역의 특성과 시대의 흐름에 맞춘 메가 프로젝트를 속속 발굴하고 있는데도 전북은 수십 년째 새만금에만 집착해 있다. 이제라도 멀리 보고 지역발전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제22대 국회가 개원하면 곧바로 지역 국회의원들과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다음 대선에서 ‘전북공약’으로 이어질 메가 프로젝트부터 발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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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4.17 11:43

미처 몰랐던 제비에 관하여

요사이 우리나라 어디서든 제비를 관찰할 수 있다. 그만큼 많은 제비가 우리 주변에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제비는 제비집에서 일상생활을 하지 않는다. 제비에게 제비집은 알이 부화하고 새끼를 키우는 자궁과 같은 곳이다. 새에게 있어 둥지는 그래서 매우 소중한 장소가 된다. 제비집 아래 쌓인 똥은 부모 제비의 것이 아니라, 새끼 제비가 크면서 본능적으로 집 밖으로 똥을 싸게 되어 쌓인 것이다. 새끼 제비가 커서 집 밖으로 나서면 그때부터 제비집은 빈집이 된다. 7∼8월경이면 소재지나 마을에서 제비를 볼 수 없다. 제비는 남녘으로 떠난 것이 아니라 풀숲에서 잠을 잔다. 그곳을 잠자리 터(보금자리 터) 한다. 한 달가량 지속되는 잠은 남녘으로 떠나기 전 힘을 비축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제비가 남녘으로 떠날 무렵 제주도에 잠시 머물다 가는데 10만 마리 정도가 모인다고 한다. 제비는 새끼를 키워 함께 남녘으로 떠난다.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 겨울을 보내고 다시 찾아온다. 음력으로 삼월 삼짇날 무렵에 어김없이 찾아온다. 제비는 귀소(歸巢) 본능이 있어 자신의 둥지로 다시 찾아오는데, 사람이 살지 않은 집에는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제비가 둥지를 틀 때는 아무렇게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제비가 집을 짓기 전에 부부 제비 중 한 마리가 날아와서 집의 처마가 마음에 든다 싶으면 처마 밑에 표시를 한 후 같이 둥지를 짓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때 집주인의 성품도 관찰하는데 인상이 좋지 않으면 다른 집에 둥지를 짓는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제비는 이렇게 만든 기존 집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해서 집을 보수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집을 증·개축하여 새끼를 키울 보금자리를 만든다. 심지어는 기존 집을 방치하고 집 가까이에 새롭게 짓기도 한다. 특히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에 제비집을 짓는다. 제비는 절대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에 집을 짓지 않는다. 제비는 인간과 아주 가까운 조류다. 우리나라에 제비와 관련된 속담이 무척 많은데, 하나같이 긍정적인 내용이다. 그리고 다른 조류와 달리 인가(人家)에 둥지를 틀고 살아간다.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보호해 줄 것으로 믿는 것 같다. 마치 흥부전에서 새끼 제비가 둥지에서 떨어지자 흥부가 보호해 준 것처럼 말이다. 실제 주민에게서 떨어진 새끼 제비를 둥지에 넣어 주었다는 이야기는 쉽게 들을 수 있다. 사람이 사는 주변에 둥지를 틀면 고양이, 뱀, 구렁이 등으로부터 보호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제비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아 보호해 주면 복을 받는다는 인식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흥부전은 이러한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하여 구성한 작품이다. 요사이 농산어촌뿐만 아니라 도시 변두리까지도 제비가 찾아온다. 우리 곁을 떠나 한동안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과다한 농약사용, 도시화, 산업화로 인한 주변 환경 악화에 있다. 그런데 다시 제비가 찾아오는 이유는 제비가 살만한 곳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예전에는 지나칠 정도로 논에 농약을 많이 했으나 요즘 벼농사는 거의 농약을 하지 않은 정도가 되었다. 이렇게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땅이 비옥해지고 주변 환경이 청정해졌기에 제비가 찾아오는 것 같다. 이중환은 『택리지』 복거총론에서 살만한 주거 입지의 조건을 지리(地理), 생리(生利), 인심(人心), 산수(山水)의 네 가지로 제시하였다. 제비가 찾아오는 것은 복거총론에서 제시한 4가지 요소를 갖춘 곳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상훈 (진안문화원 부원장, 전라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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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6 18:07

다시 완주 전주 통합 운동이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 때문에 60일간 중단됐던 완주 전주 통합건의 서명운동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통합건의 서명은 전주와 완주 양 지역이 동시에 실시해야 붐이 고조되겠지만 전주권은 지난 연말부터 어느 정도 서명을 마쳐 이번에는 완주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완주지역에도 이서 혁신도시와 삼봉, 용진지역 등에 2만여 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고 전주권 인구의 유입이 크게 늘고 있어 통합의 기운은 훨씬 높아지는 듯 하다. 전주와 완주에서는 많은 주민들이 매일 직장이나 생업을 위해 양 지역을 오가고 있다. 완주 전주 통합은 이처럼 같은 생활권인데도 분리돼 있는 생활권과 행정권을 통합하자는 것이다. 또 양 지역으로 분리돼 발생하는 중복비용을 절약하고 체계적인 개발을 통해 대도시로 발전해 보자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별 불편없이 잘 사는데 웬 통합이냐고 역정을 내는 완주군민도 많다. 그들에게 통합하면 당장 이렇게 달라진다는 상세한 청사진을 내밀기는 어렵다. 하지만 양 지역을 통합해 훨씬 크고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만드는 노력을 포기할 순 없지 않은가. 분리됐던 자치단체간 통합을 위해서는 정치권의 의지와 비젼제시가 가장 중요하다. 전주와 완주의 통합을 자신의 첫 번째 공약으로 내걸었던 전주시장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부터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며칠 뒤 완주 군의원들이 완주군민을 무시했다며 공격하자, 전주시장은 곧바로 완주군민의 동의없는 통합운동은 추진하지 않겠다고 한 걸음 물러서버렸다. 전주시장의 대 시민 공약이행 약속을 트집잡은 타지역 의원들의 행태도 그렇지만, 그런다고 꼬리를 내린 시장의 행태도 참 희한한 모습이었다. 그 이후 어떤 추가액션도 없다보니, 전주시민들과 내심 통합을 기대했던 완주지역 주민들은 또 통합이 물 건넌게 아니냐고 수군댄다. 전주시장은 통합시청사를 완주군지역에 신축한다고 했던 만큼 선거도 끝났으니 어디가 좋을지 완주군 곳곳을 돌아보며 통합의 의지를 양 지역주민들에게 천명하기 바란다. 완주군민들의 기대감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이번 제22대 총선에서 전주지역 정동영, 김윤덕, 이성윤 당선자는 통합에 적극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통합에 대해 어떤 얘기도 하지 않고 있는 완주지역 안호영의원이다. 그는 과거 민주당의 도지사 경선에 나선 적도 있다. 그런 사람이 전주시민들의 바람을 외면하고 도지사 경선에 나설 수 있을까. 더구나 다음 국회의원 선거때는 현재의 지역구 개편이 불가피한 만큼 완주와 전주의 통합을 통해 전주권에서 정치적 활로를 찾기 바란다. 다시 통합의 기운이 불타 오르기를 기대한다. /이흥래 (사)완주전주통합추진연합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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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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