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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홍보영상 일감 몰아주기 의혹 밝혀야

전북특별자치도 홍보영상 제작을 위한 업체 선정과정에서 페이퍼 컴퍼니로 의심되는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업체는 회사 이름을 바꿔가며 반복적으로 계약을 따내 시스템상 구조적 문제가 있는지 또는 특정직원과 유착관계인지 밝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의혹 제기는 7일 열린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제기됐다. 질문에 따르면 전북자치도는 도정 홍보영상 제작을 위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실질적으로 한 업체와 12건, 2억 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해당 업체는 2023년 2월 아태마스터스 영상에서 성인지 감수성 논란을 일으킨 이후부터 계약 대상에서 배제된 바 있다. 더욱이 이 업체는 영상제작 수준이 낮아 전문성이 의심된다는 얘기가 잇따랐다. 또 다른 문제는 계약에서 배제된 해당 업체가 상호만 바꾼 채 계속해서 전북도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이 업체는 최근까지 같은 주소이거나 대표 전화번호가 동일했다. 또 사업자등록증에 적힌 주소지를 방문한 결과 업체는 없고 10년 이상 부동산중개사무소가 운영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전북자치도의 홍보영상 광고 계약 32건 중 서로 다른 이름의 이 한 업체가 모두 12건을 수주한 것이다. 이와는 다르지만 홍보영상 일감 몰아주기는 다른 지역에도 가끔 일어난다. 대전시의 경우 지난해 7월 시장캠프와 인수위를 거쳐 임용된 홍보 관계자가 직전에 근무했던 업체에 홍보영상 관련 일감을 수의계약으로 몰아줘 특혜 논란이 일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쪼개기 계약을 통해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샀다. 논산시의회는 지난해 홍보영상 8건 1억7000여만원을 외지업체에 몰아줘 문제가 되었다. 이러한 의혹은 대부분 홍보물 납품을 정상적으로 하기 때문에 의심만 제기됐다 지나가곤 한다. 이와 관련해 김관영 지사는 “조사 결과에 따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철저한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례는 담당자나 결재라인이 유령회사인줄 몰랐어도 문제고 알았어도 문제다. 구조가 문제면 이를 개선하고 직원과의 유착이 있다면 엄중 처벌해야 한다. 나아가 홍보영상뿐만 아니라 수의계약 전 분야에 걸쳐 유령회사 여부, 쪼개기, 몰아주기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3.10 18:20

부안군민 꿈 모여 만드는 부안마실축제!

우리가 살면서 중요한 것들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꿈, 바로 목표의식을 갖는 것이다. 그래서 학창시절 선생님들이 ‘실력은 초라해도 꿈만은 담대하라’고 주문한다. 실력이 초라하다고 해서 꿈까지 빈약하다면 그 싸움은 이미 끝난 게임이나 다름없다. 꿈만 당당하고 원대하다면 꿈을 향한 열정으로 책상에 앉게 되고 나아가 실력까지 향상될 수 있다. 예전에 자기계발서가 막 나오기 시작한 시절 공전의 베스트셀러였던 ‘7막 7장’의 홍정욱 저자 역시 초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만인의 연인, 케네디 대통령’이라는 위인전을 읽고 자신도 케네디처럼 위대한 인물이 되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케네디가 졸업했던 하버드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했고 결국 하버드 대학에 합격했다. 이후 헤럴드미디어와 올가니카 회장, 사단법인 올재 이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꿈을 창조했다. 따뜻한 봄날, 5월의 선물 같은 제11회 부안마실축제가 오는 5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부안 해뜰마루 지방정원 일원을 주 무대로 부안군 전역에서 개최된다. 올해 부안마실축제는 축제장을 기존 매창공원에서 부안 해뜰마루 지방정원으로 변경하고 부안군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준비하고 있다. 부안마실축제는 부안군민의 꿈이 모여 만드는 부안군 대표 축제이다. 부안군민들은 과거 ‘어염시초(물고기·소금·땔나무)’가 풍부해 부모를 봉양하기 좋은 생거부안이 21세기 부안에서 다시 열리기를 꿈꾼다. 놀거리와 볼거리, 먹거리가 많아 사람의 인심이 후덕하고 사람이 살기 좋은 부안을 이어가기를 꿈꾼다. 부안만의 전통과 역사, 문화, 자연경관을 더욱 계승·발전시켜 전북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의 부안으로 거듭나기를 꿈꾼다. 이러한 모든 부안군민의 꿈이 제11회 부안마실축제에 오롯이 담겨있다. 미래로 세계로 생동하는 부안에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 오래된 부안만의 전통문화와 자원들을 발굴해 관광객과 주민이 하나 되는 축제! 이웃집 마실가듯 편안하게 놀러 나와 부안의 역사·문화·전통을 몸으로 느끼는 체험형 축제! 변산반도국립공원 천혜의 자연경관이 선사하는 황홀한 볼거리, 산·들·바다가 어우러진 풍부한 먹거리, 부안의 정과 인심까지 더한 다양한 즐길거리까지 부안마실축제를 통해 부안군민은 새로운 부안을 꿈꾼다. 최근 SNS에서 본 동영상 한 편이 부안마실축제를 책임지고 준비하는 저에게 큰 울림을 줬다. 그 내용은 87세 할머니가 대학에 가는 것이 언제나 꿈이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한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로즈’였고 1년 내내 캠퍼스의 아이콘이었다. 연말에 축구모임에서 로즈에게 연설을 부탁했다. 그러자 로즈는 수줍어하면서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우리는 늙었기 때문에 못 노는 것이 아니고 노는 것을 멈췄기 때문에 늙습니다. 행복하게 지내는 것 성공을 거두는 것 매일 웃고 유머를 잃지 않는 것 꿈을 가지는 것입니다. 꿈을 잃으면 죽은 것과 같죠. 또한 늙는 것과 성숙하는 것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늙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죠. 재능이나 능력이 필요 없으니까요. 하지만 성숙한다는 것은 다릅니다. 변화 속에서 언제나 기회를 발견해야 하니까요. 후회하지 마세요. 나이 든 사람들은 했던 일보다는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해 오히려 후회합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만 후회합니다." 동영상 속 로즈처럼 꿈을 향한 열정·집념·의지와 변화 속에서 기회를 발견해 나가는 성숙함·지혜로움·현명함을 바탕으로 부안마실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부안군민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봄꽃 향기 찬란한 5월, 부안군민의 꿈을 실현해 가는 그 생동감 넘치는 감동의 드라마에 전국의 많은 분들을 초대하고 싶다. 그 드라마의 주인공은 부안군민의 꿈에 함께해 주시는 여러분들이기 때문이다. /권익현 부안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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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4.03.10 18:19

전북발전의 해법

전북이 4면초가에 놓였다. 새만금사업으로 금방 전북발전이 이뤄질 것 같았지만 전북이 바라는 대로 안되고 있다. 30년 넘게 이 사업이 도민들 한테 희망고문만 되었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장밋빛 청사진이 나왔지만 보수나 진보정권 모두가 정치적 이해가 별로여서 나몰라라 하고 끝났다. 새만금공항은 정부에서 김제공항을 만들어준다고 했는데도 반대해 힘들고 신항만이나 배후단지 조성사업도 정부 의지가 없어 재정사업으로 추진이 안되고 있다. 다행히도 젊은 50대 리더십 김관영 지사가 취임하면서 전북발전의 기지개가 켜진듯 했지만 새만금잼버리 실패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풀리지 않고 꼬이고 있다. 지난해 새만금을 이차전지특구로 지정 받으면서 10조라는 사상 최대규모의 투자유치를 이끌었지만 이들 사업이 지속가능하려면 정부여당의 힘이 절대 필요하다. 기업이 투자할때는 이윤추구를 목표로 삼지만 인력확보나 행 재정적 지원 그에 못지 않게 보이지 않은 손인 권력의 눈치도 살피게 돼 있다. 국힘 정운천 후보가 전주시내에 내건 슬로건이 시사한 바가 크다. 2022년 기준으로 전북의 1인당 GRDP가 3200만원 충남이 5900만원이다면서 한쪽날개 보다는 양쪽날개로 날아야 지역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연간 8천명 정도의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전북을 떠나간다. 그간 도내 시군에서 자녀교육문제로 전주로 유입되면서 전주인구가 65만을 유지했지만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주인구가 줄면서 175만이었던 도 인구도 감소현상이 심화, 이대로 가다간 국회의원 10석 유지도 힘들게 되었다. 전북은 지난 1988년 대선 이후 진보세력이 지역을 장악,좌지우지 했다. 40년 가까이 민주당이 독점체제를 형성하다보니까 경쟁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이 안돼 동토의 섬으로 전락했다. 3차례나 진보가 정권을 잡았지만 빛좋은 개살구였다. 일부 정치인들만 꿀맛을 봤을 뿐 도민들은 뭐가 중하고 좋은줄도 몰랐다. 도민들은 표 찍는 재주만 부리고 그 상당수 과실이 광주 전남으로 흘러갔다. 그런줄도 모르고 30년 이상을 허송세월 한 결과가 오늘의 모습을 만들었다. 전국 꼴찌라는 참담한 성적표가 전북을 힘들게 한다. 도세가 우리 밑에 있던 강원과 충청도는 여야가 공존하는 경쟁의 정치가 만들어지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인구가 150만대인 강원도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이후 수도권으로 편입되면서 국가예산 10조원대를 바라다본다. 충북도 청원군과 청주시가 통합되고 오송을 중심으로 바이오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기업유치가 활발,인구유입을 통한 지역발전이 척척 이뤄지고 있다. 산학연 체계의 확립으로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탈바꿈, 충북의 경쟁력이 커졌다. 총선 결과에 따라 전북발전의 기회가 갈릴 수 있다. 도민들이 그간의 정치체제를 지지한 결과가 오늘의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경쟁의 정치로 확 뜯어 고쳐야 한다. 지난해 삭감된 국가예산을 민주당이 부활시켜 놓겠다고 약속했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양쪽 날개로 날아야 전북의 살길이 나온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03.10 18:19

젊음이 넘쳐야 지역이 산다

지난주 긴 겨울방학을 끝내고 지역대학들이 일제히 새 학기를 시작했다. 캠퍼스에 활력이 넘친다. 특히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지만 정성을 다해 갈고닦으면 지역의 미래를 이끌 ‘화씨의옥’ 같은 대학 신입생들이 캠퍼스를 누비고 있다. 성큼 다가온 봄기운과 함께 싱그럽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지역대학들은 해마다 마음을 졸인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신입생 충원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학 정보공시에 따르면 우리지역 1천명 이상 신입생을 모집하는 대학 중 충원율 100%를 기록한 대학은 한 곳도 없었다. 전북대가 99.8%로 그나마 체면을 살렸다. 나머지 대학들은 80%대에서 90%대 중반 충원율을 기록했다. 1970년 100만을 넘었던 우리나라 출생아수는 30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22년엔 또다시 절반으로 감소했다. 지난핸 그 수가 더 줄어 23만 명에 그쳤다. 통계청은 앞으로 태어날 신생아 수가 2025년 22만 명, 2072년 16만 명으로 계속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970년 4.53명이었던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0.72명으로 줄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의 인구감소 상황을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인구감소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진단하고, 국가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인구감소에 따른 국가소멸의 위기, 지역대학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살 수 있다고 한다.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지역대학들에게 담대한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담대한 혁신의 방향은 학생중심 대학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해 글로컬대학 사업에 선정된 전북대의 혁신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북대는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 보장을 위해 모집단위 광역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6개나 되던 모집단위를 올해 43개로 절반 이상 줄이고, 2027년도엔 24개로 줄여 학과∙전공 구분 없이 단과대학별 신입생 모집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대학에 입학한 후 전공을 바꿀 수 있는 전학․전과 비율도 대폭 확대하고, 복수전공 신청 성적기준을 폐지함으로써 입시성적에 따라 결정되던 전공 선택을 적성과 진로탐색 과정을 통해 학생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 중이다. 또한 지역산업과 연계된 전공 신설을 통해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해 지역발전의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새만금-군산 지역과 전주-완주 지역, 익산-정읍 지역을 잇는 전북 대학-산업도시 트라이앵글(Jeonbuk Universities-Industry City Triangle), 이른바 JUIC 트라이앵글을 구축해 지역과 지역대학의 미래 성장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특히 여기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배터리융합전공과 방위산업융합전공, 반도체융합전공 등 첨단 전공을 신설하고, 긴밀한 산․학․연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신기술 개발과 고용 창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앉아서 학생을 맞는 시대는 지났다. 기회의 땅, 새만금에 기업들이 몰려오고 있다. 지역대학들은 이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사회가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냉철한 분석을 통해 확실하게 변해야 한다. 젊음이 넘쳐야 지역이 산다. 그 책임은 대학에 있다. 청춘의 봄기운이 지역 활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역대학들도 학생중심 대학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자. /양오봉 전북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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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10 15:28

정치와 새만금의 함수관계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다. 정치적 환경에 따라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를 정도로 변화무쌍함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즉 절대권력을 물고기에 비유한다면 살아 움직이는 물고기의 향방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말일 것이다. 단적으로 본다면 권력자의 마음에 따라 결정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이와 관련해 주어진 권력이라 해도 횡포나 남용하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 우리 국민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독재와 헌법정신을 유린하는 정권에 대해서는 국민의 심판을 받게 했다. 절대권력이라 해도 국민 앞에 무릎을 꿇게 한 것이다. 그러한 정치와 국민의 함수관계는 불가결의 원칙에 수반한다. 통치권자는 헌법정신을 지켜야 할 책무를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권력자들로 일컬어지는 현재의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과연 공정과 상식을 부르짖고 있으나 새만금사업과 관련해서는 적절한 사업 진행이 되고 있는지 전북도민들은 묻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새만금사업의 예를 보자. 1978년 당시 전북일보 김철규 기자에 의해 서해안에 국토확장과 식량안보 차원에서 대단위 간척사업의 필요성을 공론화하기 시작하여 5년여만인 1983년에 드디어 정부 차원의 국책사업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 후 8년여를 거치면서 '새만금간척종합개발'이라 명명하여 1991년 11월28일 노태우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부처 장관과 지역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천지개벽을 이루는 거국적인 기공식을 거행했다. 검토에서 기공식까지 13년이 걸리고 그로부터 33.9km 제방은 2010년 4월 27일 완공까지는 무려 20년이 걸리므로 인해 제방완공은 통산 33년이라는 장기간이 소요됐다. 제방까지의 완공은 법정투쟁 등 우여곡절을 겪는 과정에서도 제방의 완공은 새만금사업의 지축을 건설하는 거대함의 역사를 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단과 강력한 정치력이 발휘되지 않았으면 검토단계에서 부터 제방완공까지 오늘의 새만금사업은 좌절되고 말았을 것이다. 정치력이란 국가사업을 포함한 국민의 생사 여탈권을 손아귀에 쥐고 있는 셈이다. 현재 새만금개발 핵심사업인 새만금항만, 국제공항, 철도, 내부개발 등 10개 사업을 성공적인 완공을 위해 2024년도 단계적 소요예산 7천여 억원을 기재부에 요청하여 당초는 그대로 계정을 했으나 갑자기 정부 여당은 세계잼버리 대회 실패를 트집 잡아 78%를 대폭 삭감, 부산 가덕도 공항건설에 5000여 억원을 전용시키는 작태를 보였다. 이같은 사실에 전 도민은 당초 예산 복원을 요청하는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결과 3천여 억원을 복원, 결국 4500여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이것이 바로 정치권력의 소산이며 국민의 항거에 정치가 굴복하는 결과인 것이다. 이의 결실은 김관영 지사를 포함한 전북출신 정치권 국회의원들의 강력한 정치력으로 일부 복원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것 역시 정치행위로서 올바른 투쟁의 효과이다. 이제는 군산, 김제, 부안군의 제방과 내부개발 등에 대한 관할권 주장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보고 3개 시군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4.10 선거구 획정 문제에서 나타난 군산 제2선거구로 군산의 대야면과 회현면이 김제, 부안으로 편입, 확정되는 상황을 보아도 주민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결정됐다. 이런 경우를 정치력의 발로로 보아야 한다. 이제는 관할권 문제보다는 22대 국회가 개원되면 전북 출신 정치권과 도민의 단결 투쟁으로 새만금사업의 완공을 앞당김은 물론, 지금부터라도 특별자치시 건설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대통령은 정부 여당의 정치권과 함께 새만금사업완공은 국가사업이라는데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 한다. 전북도민 의지와 정치 권력과 새만금사업은 함께 가야 한다. 이것이 정치와 새만금사업의 함수관계다. /김철규 시인∙전 전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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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10 15:28

전현직 리턴매치에 쏠린 눈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경선 열기가 갈수록 뜨겁다. 경선이 사실상 금배지를 결정하는 승부처인 만큼 후보자 입장에선 온갖 화력을 집중하게 돼 있다. 최근 상황이 워낙 다급해서 그런지 네거티브 공세를 통해 상대방 깎아내리는데 날을 세우는 양상이다. 그 상황에서 현역 의원 3명이 단수 공천을 받은 가운데 4년 만에 리턴매치가 성사된 3군데 경선 결과에 시선이 쏠려 있다. 전주병, 익산갑, 정읍고창 선거구가 그곳이다. 이들 지역은 텃밭을 빼앗긴 3선 이상 중진들이 절치부심 재입성을 노리고 있다. 그중 첫 경선이라 관심을 모았던 익산갑은 이춘석 후보가 현역 김수홍 후보를 꺾었다. 이어 다음주(11일∼13일) 진행될 전주병과 정읍고창 경선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김성주, 윤준병 의원에 맞서 정동영, 유성엽 후보가 도전장을 낸 모양새다. 예비후보 등록에서 경선까지 불과 40여 일 만에 승부를 가려야 하는 상황에서 전현직 대결은 항상 박빙 승부를 보여왔다. 인지도와 조직력에서 별 차이가 없는 데다 단 시일내 이를 뛰어넘는 승부수가 나올 리 만무하다. 그런 상황에서 변수는 그래도 레이스를 함께 펼친 경쟁자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앞서 진행된 익산갑도 고상진 후보가 손을 들어준 이춘석 후보가 이겼다. 흥미로운 사실은 전주병과 정읍고창도 이 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점이다. 김호성 후보가 정동영 지지를 밝혔고, 유재석 후보가 유성엽을 공개적으로 밀어줬다. 경선 징크스가 이번에도 통할 지 궁금하다. 리턴매치 경선이 특히 주목받는 것도 현역 의원 교체설과 맞물려 있다. 일단 전현직 대결 구도와 엇비슷한 후보 경쟁력이 판세를 점칠 수 없게 한다. 전북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1%가 현역 의원 교체에 공감을 표시했다. 지난해 5월 조사에서 55%가 “바꿀 필요가 있다” 는 응답에 비하면 반년 만에 6%가 상승한 셈이다. 그 사이 불거진 잼버리 사태로 인해 현역 의원 무기력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다. 이런 기류 변화가 감지되면서 두 지역 경선의 영향력에도 예의주시한 상황이다. 지키려는 현역 의원과 탈환하려는 전직 의원 경쟁이 불붙은 상황에서 그들만의 뚜렷한 색깔은 찾기 어렵다. 같은 정당 한솥밥을 먹는 입장을 감안하면 선명성 차이는 분명하지가 않다. 무엇보다 정책 대결 보단 상대 흠집내기에 치중함으로써 더더욱 그렇다. 물론 우열을 가리기 힘든 건 백중세를 보이는 여론조사도 마찬가지다. 결국은 현역 의원 의정 평가를 기준으로 선택지를 좁혀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현역 교체설이 나온 결정적 배경도 이 때문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3.07 17:19

시인이 사는 마을

나는 강가에 있는 작은 마을에 태어나고 자라 산다. 나의 조상들이 400여 년 전 임진왜란 때 이곳으로 피난 와서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내가 두 살 때 전쟁이 일어났다. 집은 불태워지고, 그때 우리 가족은 할아버지를 잃었다. 피난에서 돌아온 아버지는 재만 남은 집터에 초가삼간 집을 짓고 살았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세 번째 집으로 1962년에 지으셨다. 아버지는 나무와 풀과 햇살과 흙과 바람으로 집을 지으셨다. 나도 그렇게 바람과 햇살과 흙과 나무로 시를 쓰며 그 시속에서 살고 싶었다. 마을을 만들어 살면서 사람들은 마을의 질서를 위해 법을 만들어 갔다. 불문율이다. 도둑질을 하지 않았다.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막 말을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했다. 도둑질을 하다 들키면 추방당하거나 스스로 마을을 떠나야 했다. 거짓말을 하면 평생 신용 없는 사람으로 살아야 했다. 농사짓고 사는 사람들은 사는 게 공부였다. 배우면 써먹었다. 자연이 하는 말을, 자연이 시키는 일을 잘 알아서 농사와 삶의 근본을 삶았다. 삶이 예술이었다. 평생 농사를 지었다. 어머니는 늘 나에게 사람이 그러면 못 쓴다. 남의 일 같지 않다. 싸워야 큰다. 사람이 마음을 곱게 써야 한다고 했다. 이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은 ‘마음을 곱게 써야’ 한다는 말이었다. 삶 속에서 만들어진 마을 법을 지키며 사람들은 같이 먹고 같이 일하면서 같이 놀았다. 일과 놀이가 하나였던 마을 사람들의 삶을 사람들은 마을 공동체라 했다. 공동체라는 정치경제 문화 사회적이고 인문적인 이 아름다운 말은, 실은 이 작은 마을 문화에서 만들어졌다. 마을에는 별로 소식이 없었고, 쓰레기가 강물로 나가지 않았다. 가난을 무시하지 않았다. 가난은 남모르게 서로 돌보는 것이라고 나는 배웠다. ‘마을에서 살아남으면 어디 가서도 살아남는다는 말이 있다.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어렵고도 아름다운 말이다. 마을은 인간을 가르치고 양성하는 학교였다. 스물한 살 때 초등학교 선생이 된 나는 내가 졸업한 초등학교에서 31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내가 그렇게 되기를 원했는데 그대로 되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내 인생이 늘 더 잘 되어 있어서 나는 놀란다. 아이들은 세상의 모든 일이 늘 새로워했고, 신비로웠고, 감동적이었다. 초가을 햇살을 날개에 실은 잠자리들이 날아다니는 운동장에서 나는 아이들과 뛰어놀았다. 아이들은 나의 아름다운 스승이었다. 교육은, 가르치면서 동시에 배우는 자기 교육이었다. 초등학교 6년, 선생으로 31년 동안 드나들던 모교 교문을 나올 때 나는 부끄럽고 괴로웠다. 아이들에게 잘못 한 일들이 되살아나 나는 부끄러웠고, 아이들에게 가르친 대로 살지 못해서 괴로웠다. 교육은 미래를 어루만지는 일이라는 말을 어디서 들었다. 그대로 살지 못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라 논밭으로 오가던 길, 학교와 직장을 걸어 다니던 그 강길을 지금도 나는 걷고 있다. 강물을 거스르고 따르는 일은 내게 수긍과 거역을 가르쳤다. 박힌 돌에 물은 거세게 부딪치고 부서지며 흘렀다. 시정이 넘치는 이 작고 소박한 강은 내게 그리움을 실어다 주고 외로움과 태어난 땅에 사는 아픔을 가져갔다. 어느 날 누군가가 언제 어디서 시를 쓰냐고 내게 물었다. 나는 “달이 다닌 길에서”라고 했다. 나는 달이 다니는 길을 따라다니며 강길에 앉아 시를 썼다. 마을은 나의 학교였고, 해 아래 나무들은 나의 새 책이었으며, 새로 쓰는 시였다. 느티나무가 느티나무로 참나무가 참나무로 평생을 우람하게 사는 나무들의 하루는 나에게 마르지 않은 상상력과 시적인 영감을 주었다. 자연이 하는 말을 알아듣고 그 말로 씨를 뿌려 곡식을 가꾸어 거두는 농부들의 일상은 나의 시가 되었다. 나는 내가 시를 쓰지 않았다. 나는 새와 바람과 달과 별들이, 나무들이 아침 강물과 저문 강물이 하는 말들을 달빛으로 공책에 받아 적었다. 마을 사람들은 아무나 강을 건너오라고 부르지 않는다. 달이 뜬 밤 나락을 짊어지고 징검다리를 건너와 달빛이 깔린 마당에 짐을 부리고 허리를 펴던 고단한 아버지들의 하루 곁에 서 있던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을 어찌 내가 잊고 살까. 나는 내가 사는 이 세상을 사랑하였다. /김용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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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7 15:23

다한증에 대한 신체등급 판정기준은 어떻게 됩니까?

병역판정신체검사에서 신체등급은 전문의 자격을 가진 각 검사과목의 병역판정검사의사가 정밀검사를 실시한 후, 검진결과에 대한 이학적 소견과 질병 또는 심신장애에 대한 신체등급 판정기준이 구체적으로 규정된 '병역판정신체검사등 검사규칙'을 적용하여 결정하게 됩니다. 다한증의 신체등급 판정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손바닥 다한증은 양손 손바닥이 건조한 상태에서 검사를 실시하며, 신체등급 판정기준의 경계선에 해당하는 등의 경우에는 최대 3회 측정하여, 2회 이상 땀이 떨어진 경우로서 치료에 대한 의무기록, 약물처방, 약물농도검사 등에서 확인되는 경우에만 손바닥 다한증으로 판정됩니다. 수술(교감신경절제술) 후 합병증이 발생하였거나 다른 질환에 의해 다한증이 유발된 경우에는 해당 합병증 또는 다른 질환의 부분에서 판정하게 됩니다.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국방부령 1139호) 피부과-139호 손바닥 다한증은 그 정도에 따라 경도(진단 후 3개월 이상의 지속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주먹을 쥔 후 3분이 지난 시점에 땀이 떨어지는 경우)는 1급, 중등도(진단 후 3개월 이상의 지속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주먹을 쥔 후 30초 이후부터 3분 이내에 땀이 떨어지는 경우는) 4급, 고도(진단 후 3개월 이상의 지속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주먹을 쥔 후 30초 이내에 땀이 떨어지는 경우)는 5급입니다. 또한, 흉부외과-259호 다한증(교감신경절제술 후의 상태)은 합병증이 없는 경우 1급, 보상성 다한증은 3급, 합병증이 있는 경우 합병증에 따라 해당 부분에서 판정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국가법령정보센터(www.law.go.kr) →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 또는 병무청 누리집(www.mma.go.kr) → 병역이행안내 → 병역판정검사 → 병역판정신체검사규칙(국방부령 제1139호) → 별표/서식 → (별표3)질병·심신장애의 정도 및 평가기준을 찾아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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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7 15:22

불행 뿌시기 : 자기효능감

친구들은 종종 물었다. “도대체 무슨 자신감이야?” 어릴 적부터 ‘자기효능감’이 높은 아이였다. ‘이거 왠지 잘할 수 있을 거 같아’, ‘결국은 잘될 거야’라는 믿음이 마음 가득히 채워져 있었다. 스스로를 믿어줄 수 있었던 영향 중 하나는, 나의 가치와 가능성을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힘든 소아암 투병도 굳건히 잘 견뎌온 삶이기에, 그 긍지라면 앞으로도 무엇이든 잘 해낼 거라 말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나 또한 스스로에게 희망을 걸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의 자기효능감에 오류가 생기기 시작했다. 바로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직면했을 때이다. 성장기를 보냈던 동네는 장애인분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었다, 학교에서는 ‘장애인은 특별한 존재야. 그러니까 차별하지 않아야 해’, ‘우리는 다 같은 사람이야’라는 인식 교육을 귀를 쫑긋하며 들었다. 그리고 머릿속에 ‘장애인도 우리랑 똑같은 사람이야 다르지 않아.’를 입력했다. 하지만 막상 스스로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 오니,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내가 왜 장애인이지?’였다. 장애인도 똑같은 사람이라며 편견이 없다고 지내온 시간이 무색할 만큼 상실감이 주는 타격에 꿈꾸었던 희망들이 와르르 무너졌고, 더 이상 소망은 의미가 없었다. 마치 방금 전까지도 요동치던 심전도 기계가 ‘삐이이’ 소리를 내며 한 줄이 되는 느낌이랄까? 당사자가 되어보니 그제야 ‘장애’라는 단어가 주는 현실이 ‘공감’으로 마음에 닿았다. ‘불가능’이라는 강박이 스스로를 더 이상 믿음이 아닌 의심으로 몰아세웠다. ‘할 수 있을까?’,‘해도 될까?’라는 불안감이 자기효능감마저 빼앗아 불행하게 만들었다. 장애는 나의 전부가 아닌, 나의 일부일 뿐. 시간이 흘러 공동체 동료들을 만났고, 인식개선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과 프로그램을 기획 및 참여하며 장애가 있는 ‘나’와 ‘타인’,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넓혔다. 이제는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한 한탄보다 ‘바꿀 수 있는 것’에 대한 실천의 중요성을 배워가는 중이다. 그리고 깊게 숨어버렸던 자존감을 끌어올려 다시 한번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어보기로 했다. 장애는 나의 전부가 아닌 일부에 불과하다는 믿음으로 말이다. 어릴 적 인식개선 교육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나의 생각을 조금 덧붙이자면, 장애인도 똑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장애가 특별하거나 특수하거나 특이하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살아가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꿈과 생계를 위해 진로를 고민하고, 때론 소소한 즐거움을 위해 이쁜 카페와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가고, 쇼핑과 문화생활도 즐기고, 일상적으로 바라는 것과 필요한 것이 그리 다르지 않다. 그저 일상적인 환경이라도 여느 사람들과 같이 평범해지고 싶은 사람들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장애’는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 사물, 현상 그 어디라도 존재할 수 있다. 그것을 경험하는 순간은 짧기도 하고 때론 길기도 하며, 극복할 수도 있으며 때론 묵묵히 감내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각자만의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경험할 때 우리는 시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시련에만 머물러 있기보단 ‘스스로 잘 이겨나갈 수 있다는 믿음’ 곧 자기효능감을 먼저 기억하자. 끝으로 누군가 “지금도 불행한가요?”라고 묻는다면, “더 이상 불행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끝맺음 하겠다. /윤해아 (사)사회적 협동조합 해시담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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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7 15:22

[금요수필] 영화의 한 컷처럼

창밖을 보니 드디어 봄의 소리가 들려온다 . 오늘 아침이 참 행복하다. 요한슈트라우스의 봄의 왈츠가 생각나는 신선한 이 아침이 어쩜 이리 좋을까. 아무래도 계절의 주인공은 봄이 으뜸이 아닌가한다. 핸드폰 벨소리도 때론 그리움의 소리이기도 하다. 오늘 같은 날은 더욱더 그렇다. 저 멀리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늘 내가 그리워하는 P 선생님의 목소리인데 늘 그러하듯이 내게 활기를 주신다. “좋은 분과 다과를 나누는데 함께 동참하여 귀담아 들어봐. 영화보다 유익 할테니까” 소녀처럼 상기된 목소리에 우린 약속을 하였다. 덩굴이 소담스럽게 늘어진 담쟁이 카페에서 만나기로 하여 거울을 보고 화장을 하는 손길도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자주 뵙는 선생님과의 만남이라도 이렇게 항상 설렘을 주시는지 알 수가 없다. 봄 처녀가 새봄을 기다리는 마음하고 똑같을까. 담쟁이 정원에는 동백꽃이 화려하게 치장하고 있었고 그곳에 들어서니 아름다운 선율이 나를 반겨주었다. 화사하게 웃고 계시는 선생님과 함께계신 그분도 인자하신 모습이셨다. 전직이 방송 PD이셨다는데 청년 같으신 분이셨다. 선생님의 젊은 날에 함게 일하셨다는 두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난 이야기 속으로 마치 나도 동반자 인양 추억을 불러오는 듯 하였다. 꼭 마음에든 책 한권을 읽는 듯한 감동을 받았다. 긴 세월이 흘러 이젠 고향으로 돌아와 칼럼을 쓰시고,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싶다는 말씀이셨다. 나는 곁에 앉아 두 분의 이야기 속으로 점점 빠져들고 말았다. 아! 영화 한편 같구나 라는 생각도 떠오르곤 하였다. 두 분의 인연에 대해 듣다보니 만남의 소중함과 관계유지에 대해 새삼 다시 느껴보는 순간이다. 선생님께서는 가끔씩 주변에 좋은 분들을 만나는 날에는 꼭 나를 불러 주시며 소중한 인연을 내 잘못으로 인연을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오늘도 이 순간이 나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무릇, 삶에 있어서 제자리에 그냥 머문다는 건 슬픈 일이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긍정적인 삶이 무엇인가를 바라볼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하지 않을까. 나이 육십은 인생의 분수령이라고 했는데 어느덧 내가 그 즈음이다. 살아오는 동안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왔는지 뒤돌아보게 되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다. 두 분의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나눔으로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게 익어갈 수 있는 길이라는 걸 깨달음으로 가슴에 들어온다. 지난 겨울밤을 지새운 이유도 봄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사람이 그리워서라는 걸 앓고 난 후에야 사람들은 알았을 테니까. 그러므로 봄은 봄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온다는 이야기가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발소리 또한 봄이 오는 소리를 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떠오른다. 어느덧 성질 급한 매화들은 꽃을 틔웠다는 꽃소식이 들려오고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날 만큼 날씨가 풀린다는 경칩도 지났다. 날씨는 한결 봄날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마치 영화의 한 컷처럼. 저 멀리서 오는 봄바람은 그냥 머무르는 것만이 아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 줄 또 하나의 특별한 봄날로 그렇게 다가왔으면 좋겠다. 잠깐 짬을 내어 오늘은 나의 애송시를 입안 가득 머금고 읊어보고 있다. 가만히 오는 비가 /낙수 져서 소리하니 /오마지 않은 이가 일도 없이 기다려져/ 열릴 듯 닫힌 문으로 /눈이 자주 가더라. 나직하게 시에 취해보고 있다. △이종순 수필가는 문학박사이다. 월간 종합문예지<문예사조>와 <시조문학>을 통해 수필가와 시인으로 등단했다. 호원대 유아교육과, 우석대 교육대학원 유아교육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창의 숲 프로젝트 연구소 대표와 아이가 크는 숲 예솔 대표를 맡고 있으며 전주 걸스카우트 연맹 부회장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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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7 14:07

국민의힘, ‘비례, 험지 우선추천’ 당규 지켜야

4·10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여야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이 차지하게 될 비례대표 의석수와 비례대표 후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처음 시행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이번 총선에서도 적용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총 300개의 국회 의석수에 각 정당의 득표율을 곱한 뒤 이 중 지역구 당선을 통해 획득한 의석 수를 뺀 나머지의 절반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보장해주는 구조다. 민주당 일당 독식 구조의 병폐가 나타나고 있는 전북에서는 지역의 정치구도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자 선정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미래는 9일까지 비례대표 선거 후보자 신청을 받아 평가한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비례대표 후보자 등록기간인 22일 전까지 비례대표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각 분야 영입 인재들이 줄지어 비례대표 출사표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전북에서도 지역 당직자들이 비례대표를 통한 국회 입성 도전에 나섰다. 조배숙 전 전북도당위원장과 허남주 전 전주갑 당협위원장, 정선화 전 전주병 당협위원장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국민의미래로 당적을 옮겨 비례대표 후보 신청을 했다. 국민의힘이 당헌·당규에서 정한 비례대표 우선추천 지역에 전북이 포함되면서 이들은 당선 가능한 상위 순번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당규에 ‘직전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정당 득표율 15% 미만 득표 지역(시·도 단위)을 비례대표 우선추천 지역으로 선정하고 후보자 추천순위 20위 이내에 4분의 1을 해당지역 인사로 우선추천한다’고 명시해놓았다. 당세가 현저히 약화된 취약지역의 인재를 육성하자는 취지로, 전북과 광주·전남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같은 규정을 적용하면 전북에서 적어도 한두 명의 비례대표 배출이 가능한 셈이다. 국민의힘이 당규에 비례대표 험지 우선추천 규정을 둔 것은 지역주의 정치구도의 병폐를 타파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전북처럼 특정 정당이 장기간 독점하는 지역에서는 비례대표 제도를 적극 활용해 여야의 균형을 조금이라도 잡아줄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위해서다. 국민의힘은 당규의 취지를 살려 ‘비례대표, 험지 우선추천’ 규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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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7 13:51

서민의 발 시외버스 중단사태 안된다

시외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사람은 대체로 농어촌 고령층 이거나 학생 등 중산층 보다는 일반 서민인 경우가 많다. 특히 농어촌 지역의 경우 급격한 고령화 추세로 인해 자가용 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은게 현실이다. 그런데 전북에서 운행중인 시외버스 회사들의 누적적자가 심화하면서 급기야 휴업 계획서를 내는 일이 발생했다. 전북버스운송사업조합은 오는 5월부터 일부 시외버스 노선을 운행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휴업 계획서를 전북자치도에 제출한 것이다. 승객 감소와 운송비 증가 등으로 지난해 적자 규모가 41억 원에 달하고 있다며 재정 지원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휴업 대상인 적자 노선은 152개로 전체 시외버스 노선의 30%에 달하고 있다. 대부분 타 시도를 운행하는 곳 보다는 전북권역에서 운행하는 노선이 심각한 적자라고 한다. 일단 전북도는 적자 노선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어떤 경우에도 서민들이 교통 불편을 겪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것인데 언발에 오줌누기식 정책 가지고는 안된다. 대중교통, 그중에서도 시외버스는 오랫동안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하지만 인구감소, 자가용 보급 확대, 택시와 철도 이용객 증가 등으로 인해 일부 노선을 제외하곤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유류대가 계속 고공 추세를 보이고 있고, 인건비나 관리비 등 수입에 비해 지출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게 사실이다. 급기야 전북특별자치도 버스운송사업조합측은 시외버스 5개 회사는 누적되고 있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어 노선 76개와 차량 62대를 오는 5월부터 추가 휴업하겠다고 공식적으로 행정기관에 계획서를 전달했다. 이미 휴업 중이던 노선과 차량을 포함하면 총 152개 노선에 걸쳐 차량 170대가 감축될 전망이다. 조합측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불가피한 조치임을 강조한다. 최근 4년(2020~2023년)간 총 운송비용 2,682억4,146만3,000원 중 수입은 2,576억8,501만3,000원으로, 200억 9,005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주장한다. 전북특별자치도 담당 부서에서는 이와같은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꼼꼼하게 파악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서민의 발인 시외버스가 멈춰서는 일이 발생해선 안된다. 최악의 경우 휴업이 현실화 하더라도 서민들이 교통 불편을 겪지 않도록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 의료대란에 이어 대중교통 대란까지 발생하면 서민들은 너무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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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3.07 11:28

해양의 가치를 알고 바다여행을 즐기자

“자유인이여! 그대는 바다를 사랑하라!” 하고 시인은 외쳤다. 지구 표면적의 약 71%인 바다는 생명의 근원이고 인류에게 필요한 산소의 75%를 공급해 주며, 인구의 약 30%가 살고 있는 생활공간이자 수산물과 해저광물, 석유와 가스를 제공해 주는 생산의 공간이다. 우리나라는 육지면적의 4배에 이르는 해양영토가 있으며, 독도와 이어도등 총 3,358개의 섬이 있다. 농경지보다 100배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세계5대 갯벌 2,520km2를 보유하고 있으며, 부산 광양항등 60개소의 크고 작은 항구도시와 1,874개소의 어촌계에서 인구의 약 23%인 1400만명이 연안 72개 시군구에 거주하고 있다. 해양생물 종수도 다양해서 영해면적 기준으로 세계1위이며, 단백질 공급의 40%를 해산물이 담당하고 있다. 지금도 우리나라 무역선과 원양어선들은 세계5위의 해운강국을 목표로 태극기를 휘날리며 5대양 6대주를 누비고 있다. 해양은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무궁무진하다. 우선 놀거리 자원으로는 해수욕, 바다낚시, 요트와 보트, 해파랑길, 유람선과 쭈꾸미축제등 지방축제가 있고, 볼거리로는 해안절경과 등대, 일출과 일몰, 바다갈라짐, 해양박물관, 포항 호미곶의 국립등대박물관, 여수엑스포장, 수상비행기, 크루즈, 해상국립공원등이 있다. 체험형으로는 갯벌, 바다목장, 고래관찰, 섬 생활이 있으며, 즐길거리로는 스킨스쿠버, 수상스키, 윈드서핑, 레저잠수, 해저잠수함이 있고, 바닷가에는 생선회등 해산물 먹거리자원이 풍족하다. 특히, 전국에 360개의 해수욕장이 있어서 연인원 약 9000만명 이상이 해수욕과 해변관광을 즐기고 있다. 바다낚시 인구도 계속 늘어 나면서 매년 60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내고향 전북지역에도 유서 깊은 어청도 등대와 변산반도,고창의 갯벌, 격포항, 특히 선유도등 고군산 군도와 새만금의 해양관광자원은 전국 최고의 수준이다. 바다여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우선 먹거리와 놀거리, 볼거리를 결정한 다음에 숙소를 예약하면 되는데 조금 불편하더라도 어촌계에서 민박을 권하고 싶다. 여객선을 타고 섬에 가서 1박하는 기쁨은 아주 크다. 섬주민들과 오순도순 등대와 바위에 얽힌 전설과 애환도 들어보고, 특히 밤하늘의 별들과 놀다가 가슴에 담고 오면 그 감흥이 꽤 오래 간다. 완도에 가서는 해상왕 장보고의 유적지와 개척정신을, 진도와 통영에 가서는 성웅 이순신장군의 애국심을, 우리나라 최초의 인천 팔미도 등대에서는 맥아더 장군에게 감사함을 다시 새겨 보는 테마여행도 좋다. 바다여행을 통해서 한가지 더 얻을 수 있는 선물은 해불양수(海不讓水,바다처럼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포용해야 한다는 뜻) 정신이다. 이처럼 소중한 해양의 가치와 중요성을 잘 알고, 우리가 잘 보전하고 잘 이용하고, 풍요로운 바다를 만들어서 미래세대들에게 잘 물려 주어야만 한다. 경관이 빼어난 속초해변과 등대, 태종대와 영도등대, 남해 해상공원과 소매물도 등대, 여수의 밤바다와 오동도등대에는 해양문화공간도 잘 만들어져 있다. 바다여행과 함께 전국의 문화예술인들이 등대 박물관과 전국의 명소 등대에서 정기적으로 모여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위로와 희망을 노래하는 날을 고대해 본다. /류영하 전 국토해양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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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6 15:21

지역사회의 사회적 책임과 장애인스포츠

올해는 올림픽이 열리는 해이다. 7월이면 각국의 대표선수들이 프랑스 파리에 모여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올림픽 출전은 모든 선수의 꿈이지만 동시에 한 개인을 넘어 출전 국가와 온 국민, 선수의 고향, 그리고 지역주민의 자랑이자 희망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작은 시작은 학교에서, 또는 지역 스포츠클럽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그 시작은 지역에서부터다. 비단 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체육, 즉 체육 정책이 발달한 지역의 주민들은 건강과 여가, 두 가지 측면에서 삶의 만족도와 지역 애착도가 높다고 한다. 전문성의 차이에서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을 분류한다면 장애 유무에 따라 장애인체육과 비장애인체육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장애인선수들 역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성장한다. 차이가 있다면 장애인의 대부분이 중도장애인 즉 성인이 된 이후에 장애를 갖게 된 경우가 많으므로 선수 육성 역시 학교에서의 장애인체육보다는 생활체육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특히 장애인의 삶에 있어 스포츠는 더 큰 의미가 있다. 비장애인과 달리 직업으로써 운동선수가 되는 것, 실업팀 소속으로 선수생활을 한다는 것은 장애인들에게 또 다른 차원의 의미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다’라는 말이 있듯이 장애인선수들에게 실업팀은 생계유지와 사회적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그야말로 최고의 복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스포츠는 장애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 주고 고된 훈련과 연습을 통해 장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은 물론 달콤한 성취도 맛보게 해준다. 지역사회가 장애인체육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적극적으로 실업팀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전북에는 유일하게 단 하나의 장애인체육 실업팀이 있다. 장수군 장애인체육회 소속의 탁구팀이다.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다른 지역을 찾아봤더니 우리 지역이 전국에서 꼴찌였다. 전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최소 4종목 이상의 장애인체육 실업팀을 가지고 있었으며 최소 1종목 이상은 도 체육회 소속 실업팀이었다. 우리 도는 단 하나뿐인 실업팀조차도 도 체육회가 아닌 상대적으로 열악한 군 체육회에서 창단했다는 것에 두 번 실망할 수밖에 없다. 전북의 장애인선수들은 소속팀 없이 오로지 홀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며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니면 전북을 떠나 상대적으로 실업팀이 많은 다른 지역으로 연고를 옮기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의 무관심으로 지역의 좋은 선수들을 놓치고 있는 셈이다. 뜻만 있다면 전북특별자치도와 시․군, 도 체육회와 시․군 체육회 등 도내 공공기관은 물론 국민연금공단, 전북개발공사 등 전북 내 공기업들, 그리고 하림 등 지역 민간기업의 후원으로 언제든지 장애인체육실업팀을 창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숙한 사회일수록 지역사회의 사회적 책임이 일반적인 인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회적 책임이란 공공, 민간의 구분 없이 환경, 윤리, 인권적 측면에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과 사익이 아닌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책임 있는 활동을 말한다. 지역의 기관과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할 때만이 더 나은 지역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원년을 맞아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지역의 기관과 기업들이 전북자치도 장애인체육 실업팀 창단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적극 실천해 주기를 기대한다. /윤수봉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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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6 15:21

새만금개발과 부동산 토큰증권

일본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과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인천 국제공항 등 세계적인 공항은 간척지에 세워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드넓은 평지, 밀집된 도시로부터 떨어져 소음 등 환경문제 해결 등 잇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인가. 중국 상하이시정부 도시개발 목표가 눈에 확 들어온다. “상하이를 진흥시키고, 푸동을 개발하여 전국에 봉사하고 세계로 향한다” 황푸강의 동쪽에 있는 푸동지구 하나만 잘 개발해도 지역은 물론, 중국 전체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새만금개발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느냐가 전북은 물론, 대한민국의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는 말처럼 들린다. 그런데 며칠전 서울옥션 경매에서 안중근 의사의 미공개 유묵 '인심조석변산색고금동(人心朝夕變山色古今同)'이 13억 원에 낙찰돼 눈길을 끌었다. ‘사람의 마음은 아침 저녁으로 변하지만 산색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것인데 나라를 위한 자신의 마음은 변함없음을 강조하는듯하다. 수감 당시 남긴 유묵 중 1 점인데 좌측 하단에는 안 의사의 상징인 수인이 지문까지 선명히 찍혀있다. 1910년 3월에 여순 감옥에서 썼다는 문구로 볼때 사형 집행을 눈앞에 둔 시기의 작품임을 짐작케한다. 국내에 첫 공개된 이 유묵은 그동안 일본인이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환수 작품으로도 의미가 있다. 요즘엔 미술품을 기초자산으로 한 '조각투자', 즉 투자계약증권 공모 청약 방식으로도 진행한다. 서울옥션블루의 경우 얼마전 미술품 조각투자 앱 소투(SOTWO)를 통해 진행한 앤디 워홀 '달러 사인' 기초자산의 청약 모집을 성공리에 마감하기도 했다. 1주당 10만원씩 총 7000주가 발행됐는데 청약에 성공하면서 투자자들의 '미술품 조각투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새삼 체감했다고 한다. 미술품뿐만이 아니다. 새만금개발에 일대 전기가 될 수 있는게 바로 부동산 토큰증권이다. 전북연구원(원장 이남호)은 최근 “새만금 개발에 토큰증권을 적용할 경우 다양한 부동산자산 권리의 증권화로 소액투자자에게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대규모 개발사업의 초기 개발자금 확보로 새만금 개발을 앞당길 수 있다”는 이색적인 주장을 제시했다.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 과정에서 이를 반영하라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피스텔이나 리조트 등을 대상으로 부동산 토큰증권을 발행, 개발자들이 초기 자금을 조달하는게 상례화돼 있다. 미국 아스펜 리조트는 지분 19%를 토큰증권으로 발행했는데 단 두달만에 운영자금 약 1,800만달러를 조달했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부산에서는 아직 터덕거리고 있지만 블록체인 기반 토큰을 일반인에게 판매하고 개인간 거래도 할 수 있는 실증사업을 추진중이다. “1세대 대면, 2세대 전신·전화, 3세대 컴퓨터 순으로 발전해 온 거래소 기반 시설을 4세대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한다”는 박형준 부산시장의 비전은 비단 부산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부동산 토큰증권을 통해 새만금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탁견이 아닌가 싶다. 기발한 착상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착수하느냐다. 잘못된 결정보다 더 좋지 않은 것은 지체된 결정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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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6 14:48

민주당 후보 경선 과열·혼탁 ‘도 넘었다’

더불어민주당의 4·10 총선 후보자 경선 일정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전북지역 각 선거구에서 예비후보들이 진흙탕 혈투를 벌이고 있다. 경쟁후보 간 흑색선전·비방전이 과열되면서 고소·고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의 과열·혼탁 양상은 선거 때마다 되풀이된다. ‘공천이 곧 당선’인 민주당 독점의 지역 선거구도에서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후보들이 경선에 모든 화력을 쏟아붓고 있어서다. 게다가 민주당의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 방식이 대부분 권리당원 50%, 일반주민 50%를 반영하는 ARS투표로 진행되면서 주민 갈등과 분열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경선 후유증은 선거 후에도 상당 기간 이어지면서 지역화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역의 대표 일꾼을 뽑는 국회의원 선거는 소통의 장,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본선도 아닌 당내 경선 과정에서부터 당원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소란스럽다. 경선에서 맞붙은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정책 대결보다 네거티브 공방에 열을 올리면서 지역의 선거문화는 좀처럼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후보들이 무차별적으로 홍보용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어 유권자들은 정신적 피로감까지 호소하고 있다. 정책과 이성보다 감성에 호소하면서 편 가르기와 줄서기를 강요하는 구태 정치인들이 만들어낸 선거판에서 애꿎은 주민들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후보들의 진흙탕 싸움은 지역사회의 화합을 저해하고, 선거문화 발전을 가로막는 구태·악습이다. 지역소멸 위기의 시대, 생존을 위해 지역발전의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이다. 올 초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으로 뭔가 달라지려나 기대하고 있는 도민들에게 또다시 실망감을 안겨서는 안 된다. 이제는 정말 선거문화를 바꿔야 한다. 우선 정치인들이 각성해야 한다. 진흙탕 싸움을 당장 멈추고, 이제라도 유권자들에게 정책과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 지역 유권자들도 달라져야 한다. 정책과 인물을 따지지 않고 특정 정당의 후보에게 무조건적으로 표를 던지는 것은 참정권을 포기하는 행위다. 이는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나타나는 갖가지 폐단이 척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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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3.06 12:59

해빙기 안전사고, 방심은 재앙을 부른다

해빙기는 겨울철에 얼었던 지반과 사면 등이 봄기운에 녹기 시작하면서 침하와 붕괴 등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시기다. 지난 겨울은 기후 변화로 많은 비가 내려 연약 지반으로 인한 사고 발생 위험이 어느 때보다 크다. 각 시군에서는 각종 위험시설을 철저히 점검해 시민 안전을 최대한 확보했으면 한다. 대표적으로 위험한 곳은 건설공사장과 급경사지, 노후건축물 등이다. 겨울 동안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공간 구조가 약화돼 심하면 붕괴에 이를 수 있다. 시설물 변형으로 감전과 폭발, 깔림 등 제2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또 공공 및 동네 체육시설, 비탈면·옹벽·축대의 균열·침하·배부름 발생, 낙석 방지망 훼손, 가스 및 보일러 안전성 여부 등도 점검 대상이다. 벌써부터 도내 곳곳에서는 위험지대가 포착되고 있다. 군산시 해망동 자연마당은 비탈면이 심하게 붕괴된 채 방치되고 있다. 2016년 12월에 조성된 이곳은 진입로 일대 비탈면 토사가 흘러내려 커다란 구멍이 생기고 추가 붕괴가 우려된다. 또 전주시 서서학동 10지구 및 도토리골 붕괴위험지역은 2020년 집중호우로 인한 사면 붕괴로 주민 피해가 발생한 곳이다. 다행히 이곳은 시가 예산을 확보해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전주시 금암동의 폐교된 옛 금암고 건물도 해빙기나 장마철이면 항상 위험이 도사린 흉물이다. 비탈진 바위면에 옹색하게 세워져 정밀안전진단 결과 최위등급인 E등급 판정을 받았다. 시에서는 하반기에 철거할 예정이라지만 해빙기를 맞아 다시 한번 점검했으면 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2월 19일부터 4월 3일까지 민관합동점검반을 구성해 ‘해빙기 취약시설 안전점검’에 본격 돌입했다. 점검 대상은 8개 분야 총 3988개소로 산사태 취약지역 2411개소, 옹벽 14개소, 절토사면 11개소, 급경사지 1469개소, 문화재 15개소, 건설현장 10개소, 저수지 58개소 등이다. 문제는 시민들의 관심여부다. 지자체가 나서 붕괴위험지역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있지만 사고는 언제 어디서 날지 모른다. 시민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곳부터 살펴야 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구석이 있으면 지자체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지금은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안전신문고 앱으로 편리하게 신고할 수 있다. 방심은 재앙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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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3.06 12:37

세계 여성의 날과 '낙태 자유'

1908년 3월 8일 미국 뉴욕의 루트커스 광장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섬유회사 화재로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희생당하자 미국 전역에서 찾아온 1만 5천여 명 여성 노동자들이 벌인 시위였다. 그들이 요구한 것은 ‘빵과 장미’. 빵은 남성보다 훨씬 낮은 저임금을 받는 여성들의 생존권을, 장미는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선거권을 뜻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당시 미국의 섬유공장 여성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 10시간이 훨씬 넘게 일하면서도 선거권은 물론이고 노동조합 결성 등의 기본적인 권리를 가질 수 없었다. 시위는 여러 나라가 여성 노동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1910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2차 여성운동가대회에서는 독일의 노동운동 지도자인 클라라 제트킨의 제창으로 시위가 일어난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제정할 것을 결의했다. 남녀 차별, 여성 빈곤, 여성들의 지위 등 여성 문제가 부상하고 여성들의 국제연대가 활발해지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부터였다. 그러나 여성들의 지위 향상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이 국제적인 기념일 자격을 얻은 것은 그로부터 한참 지난 1977년.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했던 UN이 2년 뒤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하면서다. 우리나라도 1985년부터 기념일을 축하하고 연대하며 ‘한국여성대회’를 열어왔으나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된 것은 <양성평등기본법>이 개정된 2018년이다. 프랑스 의회가 4일, 여성의 임신 중지(낙태) 자유를 담은 헌법 개정안을 승인했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프랑스는 세계 최초로 <임신 중지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하는 국가가 된다. 프랑스는 지난 1975년부터 임신 중지를 허용해왔으니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여성이 자신의 신체에 대한 권리를 헌법으로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프랑스의 첫 낙태 합법화는 당시 보건장관이자 여성인권운동가였던 시몬 베이유가 주도해 얻은 결실이었다. 이번 헌법 개정을 직접 주도한 것 역시 마크롱 정부다. 그래서인지 마크롱 대통령은 낙태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개정을 ‘프랑스의 자부심’이자 ‘전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라고까지 표현했다.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헌법 국새 날인식을 열어 축하하겠다는 계획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더디지만 크고 작은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성평등의식도 큰 폭으로 달라졌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법도 바뀌고 있으니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돌아보면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에 여성들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여전하다. 여성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응원과 지지가 아직 더 필요한 이유다. /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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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4.03.0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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