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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 산림의 새로운 가치 창출

우리나라는 6.25 전쟁 이후 국민 모두가 산에 나무를 심고 가꾸며 숲을 만드는 사업을 실천해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산림강국이다. 국민의 노력과 시간이 만든 숲은 경제적 이익과 함께 현대인의 필수적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숲은 현대인의 심리적 안정과 삶을 치유하고 순환해 주는 인간과 자연의 다리이기도 하다. 숲을 떼어놓고 인간과 자연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산림의 중요성은 국가통계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리나라 산림의 가치는 연간 259조 원으로 1인당 약 500만원의 경제적 효용성을 지니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숲으로 잘사는 글로벌 산림강국으로 도약’이라는 비전을 2024년 산림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으로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에 기여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따라 2024년 국가시책에 부응하고, 전북특별자치도 목적인 글로벌 생명경제도시 조성을 위한 산림의 공익적‧경제적 가치 창출을 위해 산림정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먼저,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산림육성에 나선다. 다양한 나무심기를 바탕으로 탄소흡수원 확대와 체계적인 숲의 기능∙연령별 숲가꾸기 사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군산 섬지역에 해풍에 강한 에메랄드 그린, 이팝나무, 편백나무 등 특색있는 나무와 꽃을 심어 ‘꽃이 피는 가보고 싶은 섬’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둘째, 전(全) 생애 산림복지서비스를 확대 추진한다. 대표적으로 무장애 나눔 길과 사회적 취약계층 및 보행약자 이용 편의를 위한 나눔 숲 등 치유와 휴식 공간을 적극 발굴해 숲이 주는 혜택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전주 건지산 무장애 나눔길, 완주군 다함께 돌봄센터 복지시설 나눔숲을 조성해 도민의 건강과 행복한 삶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셋째, 일상화·대형화되고 있는 산불·산사태 등의 재난으로부터 도민의 생명과 안전, 숲을 보전한다. 산사태 예방을 위한 현장예방단 운영 등과 함께 소나무 재선충병 확산 저지를 위한 신속한 진단과 감염목 조기 발견을 위한 예찰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산불임차헬기 운영에 26억원을 투자해 남원, 진안, 고창에 3대를 배치, 산불위험시기(봄철 150일, 가을철 60일) 동안 운영해 초동진화 강화 및 대형산불 예방에 힘써나갈 방침이다. 넷째, 산림의 공익기능 증진과 임업인 소득안정이다. 산림작물 생산기반 규모화·현대화 사업 추진 및 임산물 유통기반을 구축하고 경쟁력 강화, 품질관리 내실화도 추진한다. 또한, 산림의 공익기능 증진과 임업인 소득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급·관리와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정원을 통해 도시를 녹색생활공간으로 전환하고자 정읍 구절초 지방정원, 부안의 노을빛 지방정원, 해뜰마루 지방정원 3개소를 운영하고, 2024년까지 남원의 함파우 지방정원, 전주 꽃심지방정원을 완료하는 한편, 장수 육십령 산림정원을 2027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전북을 상징하는 특색있는 공간을 만들어 여유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도민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정원문화를 확산시키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2024년 새롭게 출범했다. 더 새롭고 특별한 우리만의 산림 인프라로 지역경제를 견인하고, 숲으로 잘사는 전북특별자치도를 위해 하루하루 묵묵히 전진해 나갈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4.02.18 17:19

한번 더 한다고

전북의 운명을 가를 22대 총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간 도민들은 진보정권을 3차례나 탄생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정권에 따라 현실정치가 어떻게 전개되어 나가는가를 목도해왔다. 특히 인물을 키우지 않고 무작정 지역정서에 휩쓸려 민주당 일변도로 독주체제를 만들어 준 것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깨달아야 한다. 정치적 역량이 한참 부족한 사람을 과거 운동권 출신이라는 이유로 공천 받도록 해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준 것이 지역발전에 어떤 부정적 결과를 낳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지금은 AI시대로 전문가가 사회발전을 견인하는 때다. 이러한 시기에 철 지난 낡은 이론을 갖고 또 유급당원을 몽땅 모집해 관리해온 사람을 다시 국회의원으로 밀어준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전국 7대 도시안에 들었던 전주가 오늘날 20위권에 턱걸이 하고 있는 것은 국회의원의 정치적 책임이 제일 크다. KTX나 편하게 타고 다니면서 의정활동 한답시고 지방의원 줄세우기 하면서 억대 세비를 받아 자신과 그 가족들만 잘 먹고 잘 살아왔다. 예전 전두환 군부독재정권 시절 청문회때도 야당의원은 기개 넘치는 의정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특권의식에 심취한 요즘 의원들은 자신들이 취해서 누릴 것은 한없이 누리는 셀러리맨같이 돼 버려 유권자들을 실망시킨다. 지난해 7월 남원 출신인 해병대 채상병이 실종자 수색작전 중 급류에 휩쓸려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기본장비도 갖추지 않은채 무리하게 수색작전을 강행하다가 당한 일이었지만 아직도 지휘부의 책임여부가 적나라하게 가려지지 않은 채 당시 수사단장을 맡았던 박정훈 대령만 정의감에 휩싸여 나홀로 투쟁을 하고 있다. 이 사건은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들 머릿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지만 군대를 가는 청년들과 군대 보내는 부모입장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전북 출신 민주당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사건진상 파악을 위한 국정조사를 강력하게 요구했어야 했다. 지금 도민들은 현역 의원들의 정치적 역량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재선 정도 했으면 당내 선출직 최고위원에 출마할 정도로 실력을 겸비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 모두가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줄이려고 방탄조끼 역할만 하는 바람에 지난 연말 삭감된 새만금예산도 전액 살려내지 못했다. 그런 상황인데도 마치 삭감된 예산을 자신들이 살려낸 것처럼 호들갑을 떠니 천박해 보일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의 눈도장 받아 다시 공천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교언영색'을 한 것이다. 지금 도민들은 얼마나 전북의 낙후가 심각한지를 잘 모른다.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고향을 떠나가는 수가 인구감소로 연결, 170만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결론은 총선 때 똑똑한 인물을 국회로 보내야 전북낙후를 막을 수 있다. 국회의원을 한번 정도 하면 그 사람의 모든 능력이 다 드러나게 돼 있다. 한번 더 한다고 잘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역량과 자질이 부족하면 갈아치우는 수가 상책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02.18 17:18

컷오프 '부메랑 효과'

컷오프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공천이 임박한 가운데 하위 20% 통보와 2차 경선 발표 등 후보 선출 작업이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뒤흔들었던 컷오프 트라우마가 이번 총선 레이스에서 부메랑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끈다. 당시 송하진 지사를 비롯해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7명의 단체장 입지자들이 희생양이 되면서 거센 후폭풍에 시달려야 했다. 도지사와 전주 시장 선거는 사실상 컷오프 변수로 인해 승패를 갈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정읍은 1, 2위 대상자들이 분루를 삼키며 지역위원장과의 갈등이 노골화되기도 했다. 이렇게 컷오프를 둘러싼 앙금이 불과 2년 만에 해당 현역 의원의 총선 가도에 아킬레스 건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컷오프와 관련해 구구한 억측이 시중에 난무한 상황이라 이래저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돌이켜 보면 2년 전 지방선거는 메가톤급의 컷오프 결과가 발표되면서 격랑에 휩싸인 충격 그 자체였다. 3선에 들떠 있던 송 지사가 제물이 되면서 그에 따른 반발 기류가 확산돼 대항마로 김관영 후보가 급부상해 도정 권력을 거머쥐었다. 송 지사 학살 배후로 김성주 도당위원장 등이 의혹에 휘말리며 정치 공작설까지 제기됐다. 이를 앙갚음하기 위해 송 지사 사람들이 지금 김 의원을 겨냥해 정동영 캠프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1위 컷오프 탈락으로 전주 시장 선거도 후보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지면서 선거 흐름을 뒤바꿔 놓았다는 평이다. 정읍 시장은 여론조사 1, 2위가 엮이면서 도당 공관위원장이던 지역구 윤준병 의원의 개입 논란이 뜨거웠다. 생사여탈권이 달려 있는 공천 결과가 초읽기에 몰리면서 예비 후보자들은 속을 태우고 있다. 실제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는 전주을의 경우 전략 공천과 야권 통합 경선론까지 불거져 뒤숭숭한 분위기다. 군산도 후보 단일화를 통해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문제는 컷오프와 전략 공천 대상 지역 2~3군데 설이 파다한 가운데 어디가 포함되느냐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뭐니뭐니 해도 4월 총선 화두는 여야 혁신 경쟁이다. 각종 여론조사 응답자의 50% 이상이 현역 의원 교체에 공감하고, 무당층이 30% 안팎이란 사실은 그만큼 정치 혐오증이 심각하다는걸 반증한다. 총선의 바닥 민심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전현직 리턴매치가 예상되는 전주병, 익산갑, 정읍고창과 함께 전주을, 군산 지역은 현역 의원끼리 대결 구도가 형성됨으로써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진검 승부에서 저격수를 자처하며 '고춧가루' 역할로 주목받는 것이 컷오프의 부메랑 효과다. 그 당시 현직 도지사 위상에 시군 여론조사 선두를 달릴 만큼 지명도와 조직력을 갖춘 세력이라면 그들의 컷오프 충격파는 능히 짐작하고 남는다. 벌써 총선 결과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2.15 18:54

지역에 문화예술 기획자가 필요한 이유

독자는 문화예술 기획자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IT, 시스템, 광고,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기획자가 있다. 기획자가 하는 일은 광범위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하나의 단어나 문장으로 명확히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문화예술 기획자는 문화예술과 관련된 행사, 공연, 프로젝트 등을 기획하는 사람이며 실제 예를 들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 전주세계소리축제, 전주문화재야행, 전주독서대전, 재즈페스티벌 전북은 올해로 특별자치도가 되었다. 각종 환경규제를 정부 승인 없이 직권으로 해제하고, 레포츠와 휴양 인프라를 확대해 관광사업을 키운다는 이야기를 출범식에서 발표했다. 관광 사업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문화 예술 행사가 많아지고, 이 행사들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기획자들이 많아야 한다. 그중에서도 필자는 청년 기획자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북의 인구문제를 살펴보면, 고령화 사회의 문제도 있지만 청년들의 탈 지역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청년 예술인을 대상으로 “지역을 떠나는 이유”를 조사하였다. 가장 큰 이유는 ‘지역에서 먹고 살 일이 없어서’였고, 다음으로는 ‘다양한 인프라(문화 인프라)가 없어서’이었다. 나는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청년 기획자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년 기획자가 지역 내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기획을 하며 실행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인적 자원은 ‘예술인’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예로 들어보겠다. 기획자가 이 축제를 기획할 때 공연을 프로젝트 내에 배치하면 공연을 실행할 수 있는 ‘무용수’, 노래를 할 수 있는 ’소리꾼’, 반주를 진행하는 ‘밴드’, 그림 공모전을 진행하며 선정하는 ‘미술인’ 등 다양한 예술인이 필요하다. 이는 전북에서 문화예술 축제(행사)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예술인들이 예술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는 예술인들의 탈전북화를 막고, 타지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의 유입을 늘릴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필자가 기획했던 ‘3만 원 아트페어 <다음번엔 오릅니다.>’에서는 참여 작가 19명 중 3명의 수도권 지역 작가들이 참여하였다. 예술인들은 어느 지역에서나 일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타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이 자연스럽게 전북으로 유입이 될 것이다. 또한 문화행사가 많아지면 다양한 산업 분야도 함께 성장하기 마련이다. 그 예로, 한옥마을에서 문화 축제를 하게 되면 주변으로 숙박업이나 식음료 사업들이 함께 성장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탈 지역화의 이유 중 ’다양한 인프라가 없어서’를 살펴보자. 과거의 인프라는 ‘철도, 도로, 병원, 학교’등 교통과 밀접한 자원을 말했지만, 현시대에선 ‘영화관, 미술관, 학교, 공원, 도서관, 쇼핑센터 등’ 문화시설도 중요한 인프라로 구축되어 있다. 지역 내 기획자가 많아져 관할 부처와 힘을 합쳐 문화 예술 기관이나 센터를 만들고 관리한다면, 문화 인프라가 확대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전북 특별자치 도민들의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2024년 역사관광 문화도시 전북 특별자치도에서 절대 없어서 안될 청년 문화 기획자들, 이들을 양성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인큐베이팅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동시에, 기획자들이 활동 반경을 넓히고 기획한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만 한다. 그래야 진정한 역사관광 문화도시 특별 자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소정 문화예술교육공간 오이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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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5 17:30

‘병역명문가’ 신청 자격, 선정 절차 및 혜택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병역명문가란 3대(代) 가족이 모두 현역복무를 성실히 마친 가문을 말합니다. 1대 조부, 2대 백부·부·숙부, 3대 본인·형제·사촌형제 등 모든 남성이 빠짐없이 현역복무를 마친 가문은 병역명문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3대째 남성이 없고 군 의무복무기간을 마친 여성이 있는 경우도 해당합니다. ‘현역복무를 성실히 마친 가문’이란 가족 모두 징집 또는 지원에 의해 장교, 준사관, 부사관, 병으로 입영해 현역(전투·의무·해양경찰, 경비교도대원, 의무소방원, 상근예비역 포함) 복무를 마쳤거나,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 중 의무복무기간을 마친 후 계속 복무 중인 가문을 말합니다. 또한 국민방위군, 학도의용군 등 군인이 아닌 신분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사람, 독립군·한국광복군 등으로 활동한 독립유공자도 선정 대상에 포함됩니다. 단, 방위병, 사회복무요원 등 보충역 복무를 마친 사람은 선정 대상이 아닙니다. 병역명문가 신청은 병역명문가 신청서,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 3대 가족을 확인할 수 있는 제적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갖춰 병역명문가 누리집(https://mma.go.kr/hall) 또는 주소지 관할 지방병무청 방문, 우편, FAX를 통해 할 수 있습니다. 신청은 연중 가능하며, 선정 결과는 신청한 다음 달 20일 이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병역명문가로 선정된 가문은 병역명문가증, 증서 및 패(牌) 등을 받고, 병역명문가 누리집 ‘명예의 전당’ 코너에 영구 게시됩니다. 또한, 병무청과 예우 협약이 체결된 전국 1,300여개의 국공립, 민간시설(영외 군(軍) 마트, 각종 병원, 숙박시설, 문화시설 등)에서 이용료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전체 병역이행자 수와 병역이행 기간 등을 고려하여 정부포상 가문으로 선정된 가문은 대통령·국무총리 등의 표창 및 포상금을 받게 됩니다. 이밖에 병역명문가 관련 문의사항은 병역명문가 누리집, 병무민원상담소(1588-9090), 전북지방병무청 운영지원과(063-281-3196)를 통해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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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5 17:30

헤어질 결심

“여보! 우리 이혼합시다!” 마부의 아내는 집에 돌아온 남편에게 헤어질 결심을 통보했다. 마부는 갑작스런 부인의 이혼통보에 당황했다. 제(齊)나라 재상인 안영(晏嬰)의 마차를 모는 직업은 비록 신분이 낮은 일이기는 하나 제나라 강력한 실세 안영을 모시는 일이기에 사람들은 알아서 자신에게 잘 보이려 했다. 마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혼을 통보받을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이혼 사유를 찾을 수 없었던 마부는 아내에게 왜 헤어지려 하는지 물었다. “당신은 재상을 모시는 마부입니다. 그런데 오늘 시장에서 본 당신의 모습은 참으로 암담했습니다. 제나라 실세인 안영은 겸손하게 마차를 타고 있는데, 당신은 권력의 실세인양 의기양양(意氣揚揚)하게 마차를 몰고 있으니 당신의 부인으로서 창피했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에게 머리를 조아린 게 아니라 마차에 타고 있는 권력자에게 한 것인데, 주제도 모르고 권력의 주변에서 함께 누리려 하니 그것이 제가 당신과 헤어질 결심을 한 이유입니다.” 사마천 <사기> 안영과 마부의 고사에 나오는 이야기다. 권력의 주변에는 늘 주변실세가 있다. 권력자는 이미 보는 눈이 많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조심하고 경계한다. 그러나 권력의 주변에는 사람들의 눈을 피하여 자신의 이권을 챙기는 사람이 많다. 권력자의 배우자, 친척, 비서실 직원, 수행 기사, 그리고 그들의 측근들은 모(母)권력의 주변에서 자(子)권력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이권을 가진 사람들은 늘 자(子)권력 주변에 모여든다. 명품과 뇌물로 유혹하기도 하고, 아부와 아첨으로 달래기도 한다. 잠깐 잘못하면 무심코 받은 뇌물과 청탁 수락에 모(母)권력이 흔들리고 무너지기도 한다. 권력이 무너지는 것은 외부로부터가 아니라 내부 기생권력에서 시작된다는 예는 역사 속에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환관과 외척들, 십상시와 측근들, 권력에 기대어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주변 실세들은 나라를 무너뜨리는 족속들이었다. 내부 단속을 하지 못하고 방치한 것이 결국 화를 키웠던 것이다. 돈이 많은 부자거나 지위가 아주 높은 사람은 의외로 교만함이 적다. 실세가 교만하면 그만큼 잃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귀한 사람보다 더욱 교만한 사람들은 그들의 측근이나 주변사람들이다. 오늘 나는 어떤 부귀한 자와 만났고, 누구와 점심을 같이 먹었고 떠드는 사람 치고 정말 실속 있는 사람이 드물다. 대부분 호가호위(狐假虎威)하며 다른 사람의 명성에 기대어 자신을 돋보이려는 사람들이다. 아내의 헤어지자는 말에 마부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 날부터 마부는 자신의 몸을 낮추고 겸손하였다. 자신의 문제점을 지적한 아내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개과천선하였던 것이다. 평소와 달라진 마부의 모습을 본 안영은 그 이유를 물었고 마부는 집에서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대답하였다. 안영은 부인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그의 교만함을 접은 마부를 기특하게 여겨 대부(大夫)의 벼슬에 천거하였다. 일개 마부에 불과했던 마부가 아내의 충고를 진심으로 받아들여 대부의 벼슬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 역사 기록을 읽다보면 멋있는 사람들이 많다. 우선 마부가 멋있다. 아내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잘못을 고친 마부는 멋진 사람이다. 안영은 더 멋있다. 자신이 데리고 있는 부하의 변화를 인정해 줄줄 아는 상사였다. 그러나 가장 멋진 사람은 마부의 아내다. 현명한 아내가 위대한 남편을 만들었다. 남편에게 옳은 길이 무엇인지 몸소 가르쳐주었던 마부 아내의 용기는 무엇보다도 아름답다. 배우자의 부정을 알면서 눈감거나 조장하는 사람은 그의 행동이 결국 부부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내가 모르는 사이에 잘못한 것을 어떻게 하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헤어질 결심으로 충고한 마부의 아내가 되어야 사람들의 용서와 존경을 받을 수 있다. 이 시대에 그런 마부와 부인을 보고 싶다. /박재희 인문학공부마을 석천학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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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5 17:30

[금요수필]돼지들 제주도 여행

어린 시절 '돼지 같은 놈'은 멍청이의 대명사처럼 쓰였다. 그런데 돼지들은 절대 명청한 동물이 아니므로 억울하다. 돼지는 예로부터 다산(多産), 풍요(豐饒)의 상징이다. 이런 돼지에 대한 잘못 알려진 인식과 편견을 짚어 보자. 돼지는 게으르다? 이 편견은 돼지가 사육되는 장소 때문이다. 대부분 농가의 돼지는 좁은 공간에서 먹고 자기 때문에 자연스레 활동성이 떨어진다. 실제로 동물원의 돼지는 오히려 부지런하고 깔끔한 특성을 보인다. 돼지는 지저분하다? 절대 아니다 그 어떤 동물보다 깨끗한데 땀샘이 없어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려고 진흙탕에 뒹굴며 체온을 식히려는 모습에서 '불결하다'는 편견이 생겼다. 돼지는 많이 먹는다? 절대 아니다. 돼지는 정해진 양 외에는 과식하지 않으며 배가 부르면 물러선다. 오히려 식탐은 인간들이 훨씬 강하다. 이 외에 돼지는 머리가 나쁘다고 하는데, 개의 IQ가 30인데 돼지의 IQ는 50으로 오히려 개보다 영리하다. 또 돼지는 둔하다고 하는데 감각이 예민해서 소음 등의 스트레스에 약한 동물이다. 그리고 돼지는 수영을 못하는 줄 아는데 홍수 났을 때 돼지의 수영 실력을 보았는가? 다음은 돼지 예찬론이다. 돼지는 예로부터 풍요의 상징으로 돼지꿈을 꾸면 재수가 있다고 복권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돼지꿈 태몽을 꾸면 복덩이를 분만할 꿈이라 했다. 어린 시절 나의 외할머니는 내가 돼지띠라 밥걱정 안 할 사주팔자를 타고났다고 귀여워하셨다. 몇 년 전 젊은 시절 같은 직장에서 근무했던 우리 돼지띠 4명이 여행을 했다. 불가(佛家)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우리는 20대에 만나 60대까지 같은 직장에서 반평생을 함께 근무했으니 아마 전생에 형제나 가족이었는지도 모른다. 좁은 울타리 안에서 지내다 보니 주말이면 등산도 함께하고 퇴근 시간이면 대포 집에서 흉허물없이 회포를 풀며 반평생을 함께 한 막역지우들이다. 그래서 정년 후 헤어지기가 섭섭해 모임을 만들었다. 그리고 매월 정기적으로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추억담을 나누다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동년배니 살아온 과정이 엇비슷하여 무슨 말을 해도 대화가 잘 통했다. 그래서 때로는 부부간에도 자주 만나고 국내 외 여행도 여러 차례 하다 보니 흉허물이 없는 사이가 되었다. 올해는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제주도로 갔다. 깨끗하고 아름답고 관광객을 괴롭히는 악덕 상인이나 소매치기도 없다. 안전하게 마음 편히 여행하기 좋은 관광지로 제주도 만한 곳이 없다. 도민들 의식도 선진 문화 시민다웠다. 산이나 바다 둘레길 등 가는 곳 어디서나 쓰레기도 없이 깨끗했다. 숙박업소나 식당도 청결하고 친절했으며 맛도 좋았다. 인간의 삶, 한 개인의 인생은 먼 길을 떠나는 여정과 같다. 우리는 출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생이라는 여행을 하는 것이다. 그 인생 속에는 평탄하고 즐거운 길이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험난한 장애물이 가로놓여 있기도 하다. 또한 절망의 늪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가 하면 손쉬운 지름길들도 있다. 인생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싶은 사람은 여행을 자주 하라고 권하고 싶다. 이번 돼지 부부들의 여행에서 얻은 교훈은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낯선 곳에서 내가 몰랐던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것, 익숙한 것도 새롭게 볼 수 있는 눈, 스스로의 참모습을 용기 있게 드러내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 사소한 일상의 순간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찾게 되는 것이 여행이었다. △최기춘 수필가는 한국문협, 전북문협 회원이며 임실문인협회 회장, 전북수필부회장, 대한문학 부회장, 영호남수필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행촌수필, 은빛수필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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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5 17:07

경선 개입한 지방의원 불이익 조치해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이 ‘총선 후보자 공개지지 금지 등 경선중립 준수 지침’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으나 전북에서 도의원과 시·군의원들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방의원들이 현역 국회의원의 눈에 들어야만 다음번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이득을 볼 수 있기에 앞장서서 눈도장 찍기에 주력하고 있다. 당장 정치적 명운이 달려있는 총선 후보자들은 중앙당의 불개입 방침은 아랑곳없이 과도한 선거개입을 사실상 독려하는 분위기다. 결론은 민주당 중앙당이 말로만 지방의원 경선 불개입을 외칠게 아니라 선거에 개입한 지방의원에 대해 구체적인 불이익 조치를 강구해야 할 상황이다. 차제에 하향식 천민 정치구조의 틀을 벗어나 제대로 된 지방자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민주당은 지난 1일 윤리규범 제8조(공정한 직무수행) 경선중립 의무 준수 근거 조항을 들어 도의원과 시·군의원 등 선출직공직자의 특정후보 공개지지 금지와 경선중립의무 지침을 시달했다. 이에 따르면 당 소속 공직자와 당직자의 줄세우기, 사조직 가입·참여의 권유나 강요 등으로 당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규정이 완전히 사문화 된 상태다. 전북지역 지방의원들은 개인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특정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카드뉴스나 글로 도배한 경우가 많다. 지방의원 경선 개입에 대한 잡음이 계속되자 민주당은 지난 6일부터 경선 선거부정신고센터를 개설하고 당규 위반행위에 대한 신고를 받고 있다. 신고를 접수하자마자 위반행위에 대한 신고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실례로 국주영은 도의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에 A후보의 사진을 내걸고, ‘여론조사에서 000을 선택해 주세요. 전화 받아주세요’라고 글을 올렸다가 상대 후보측으로부터 신고를 당했고, 전주시의회 이국 의원 등 3명의 시의원 역시 자신이 지지하는 현역 의원을 선택해달라고 지지하는 SNS 홍보물을 올렸다가 신고되기도 했다. 도내 전역에 걸쳐 지방의원들이 경선중립 준수 규정을 어기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선언적 의미의 규정만으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음이 입증됐다. 민주당은 지금부터라도 경선에 개입하는 지방의원에 대해 추후 각종 선거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등 실효성 있는 제재방안을 마련해서 즉각 시행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 좋은 말을 듣지 않는 지방의원은 실행력 있는 구체적인 제재를 통해 현실정치에서 배제하는 수단을 강구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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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2.15 14:20

‘더 청렴한 전북교육’ 구호 아닌 실천을

전북교육의 청렴도가 바닥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더 청렴한 전북교육’을 강조하면서, 교육감이 주재하는 반부패추진단까지 운영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조직사회에 뿌리박힌 부패사슬과 관행을 제대로 척결하지 못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14일 본청 전 직원과 지역교육지원청 및 직속기관 5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반부패 청렴실천 자정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청렴 특강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국민권익위원회 정책간담회’도 열었다. 또 ‘청탁 알선’, ‘갑질’ 등의 문구가 쓰인 상자를 깨뜨리는 청렴실천 결의 퍼포먼스도 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권인 4등급을 받았다. 2022년도에 이어 2년 연속 4등급의 불명예다. 이 같은 결과는 무엇보다 전관예우 카르텔 등 조직 내 뿌리깊은 부패사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교육청 출신 공무원이 퇴직 후 교육청 사업과 관련된 민간 업체에 간부로 재입사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 계약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할 현상이다. 지난해에는 퇴직공무원 출신 업체 간부가 현직 교육청 간부들과의 해외 골프여행을 주도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새해 출범과 함께 기치로 내건 ‘더 특별한 전북교육’은 학생과 학부모·교사 등 교육주체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부정부패로 얼룩져 청렴도가 최하위권에 있는 조직을 신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신뢰를 잃은 조직에게 지역의 미래를 맡겨야만 하는 불상사는 없어야 할 것이다. 전북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우선 조직의 청렴도부터 높여야 한다. 청렴은 보여주기식 퍼포먼스나 떠들썩한 구호로 확보되는 게 아니다. 또 짧은 기간에 큰 성과를 얻기도 어렵다. 부패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강도 높은 청렴 대책, 그리고 구성원들의 관심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무의식중에 굳어진 잘못된 관행과 부패사슬을 과감하게 끊어내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또 객관적인 인사검증 시스템을 구축해 정실인사를 차단하고, 갑질 및 비위행위 발생 시 엄중 조치해 구성원들의 경각심을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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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2.15 13:43

타향에서 보내는 편지

방문을 열면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내 고향! 꿈에도 잊힐리 없는 영원한 마음의 보금자리이다. 하지만 우리 고향이 180만 인구도 깨져버리고 전국 최하위권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현실은 한없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절대 기죽지 말고 전북만이 가진 역동적이고 빛나는 역사적 전통과 자긍심이 반드시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우리 전북은 수천년전부터 한반도에서 가장 풍요롭고 자랑스러운 시대를 만들어왔다. 즉 강화도와 화순지역보다 훨씬 규모가 큰 수천기가 모여있는 고창지역 고인돌 유적은 약 3000년전 청동기 시대에 이 지역이 가장 발달된 강력한 공동체였음을 말한다. 최근에 비로소 발견된 만경강 상류지역인 완주군 이서, 용진 일대의 대규모 청동기 유적들은 이 일대가 수천년전 마한의 중요지역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접한 익산 금마지역에 약 2000년전인 고조선 말기에 고조선의 준왕이 내려와 '한왕'이라 칭하고 주변을 다스렸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한'이라는 단어가 대한제국,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한'민국으로 이어져 우리 국호로 되었다니 우리 고장이 얼마나 대단한 곳인지 알 수 있다. 그후 3국시대의 가장 우수한 문화선진국이었던 백제의 실질적 토대는 벽골제로 상징되는 곡창지대인 우리 전북이었으며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동양최대규모였던 미륵사지 일대와 왕궁면 백제왕궁 유적 등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또한 이 시대에 정읍에서 불려오던 ”멀리 장사를 나간 남편을 애타게 그리는“ 1500여년전의 아름다운 노래가락인 '정읍사'가 조선시대의 '수제천'이라는 궁중아악으로 발전되어 지금도 국빈환영행사등 중요한 국가행사에서 자주 연주되고 있으니 감격적이라 하겠다. 백제멸망 200여년후 통일신라의 모순을 극복하고 백제 영광의 부활과 3국 통일의 깃발을 높이들었던 후백제가 36년간 수도로 삼았던 곳이 바로 전주이다. 신라의 수도 경주를 함락하고 전라도 일대는 물론 충청도와 경상도의 상당부분까지 지배헀던 강대국으로 고려를 압도했었는데 불행하게도 내분으로 인해 뜻을 이루지 못했으니 퍽 안타까운일이다. 고려시대에 이르러 1170년 부패한 문신 귀족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무인집권시대를 열었던 풍운아 이의방이 바로 전주인이며, 그의 동생 이린이 태조 이성계의 6대조라고 전해진다. 그 집안은 지금도 전주일대에 수백년째 세거하고 있다. 1300년대 후반 고려의 왕권이 추락하고 권문세가의 횡포에다 홍건적, 왜구의 침범 등으로 누란의 위기에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500년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전주에 뿌리를 둔 사람인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1380년 태조가 남원에서 왜구를 격파하고 개경으로 개선하던 길에 전주의 종친들을 모시고 잔치를 베풀었다는 오목대를 비롯하여 해마다 1000만명이상이 즐겨 찾는 한옥마을 중심에 있는 경기전과 그일대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전주 이씨의 시조이자 태조의 21대조인 이한 공의 사당인 조경묘, 단각인 조경단, 태조의 고조부인 이안사가 삼척, 함경도로 이주하기 직전까지 오랫동안 살아왔던 곳인 이목대, 객사의 풍패지관 현판 등이 이곳 전주가 조선왕조의 발상지라는 상징들이다. 이상과 같은 조선개국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만 보더라도 우리 고향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역동적으로 우리 민족역사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는 강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바, 이러한 긍지와 자신감이 특별자치도로 새 출발하는 우리 전북의 미래 창조에 크나큰 원동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대석 변호사∙전 전주지검 차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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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4 15:59

역사극 '두 영웅' 이야기

지난해 여름 7월 달에 나의 졸작 <두 영웅>의 전주 공연이 있었다. 공연의 경위는 도지사 김관영님의 호의와 초청에 의해서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 연지홀(666석)에서 멋지게 성사된 것. 객석은 전주 시민과 연극인 및 중학생들로 꽉 채워서 감동적인 연극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역사극 <두 영웅>은 지난 2016년 봄에 ‘노경식 극작가 등단50년 기념공연’이라는 명분을 걸고 서울 대학로의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초연의 막이 올랐다. 작품의 소재와 배경은 조선왕조의 ‘임진정유왜란’. 16세기 일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침략에 의한 미증유의 참혹한 7년 국난(國難)이 끝나고, 전후처리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의승병장 사명대사 큰스님(오영수/배상돈)이 일엽편주 배를 타고 현해탄을 건너서 일본에 들어간다. 그리하여 에도막부의 권력자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김종구)를 만나고 평화담판을 행하여, 향후 260여 년 동안 한일간 양국평화와 선린우호의 주춧돌을 쌓는다는 줄거리. <두 영웅>은 극단동양레퍼토리(김성노 연출)의 초연 이후 지난해까지 8년 동안 10여 차례의 순회 초청공연을 가진 바 있었다. 2016년 가을에 내 고향 남원의 ‘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첫시작으로 하여, 해마다 경기 용인, 제주 ‘설문대여성회관’, 충남 공주와 태안 ‘문화회관‘, 다시 ’제주문화회관‘과 부산 ’금정문화회관’, 수원 ‘경기아트센터’, 전주의 ‘한국소리문회의전당’(7월 8일)과 경남 밀양의 ‘성벽극장’(7월 28일) 등등. 극중에서 사명당은 전란 중에 납치돼서 끌려간 옹기 굽는 도공(陶工), 남원 고을의 심당길(沈當吉)을 만난다. “큰스님, 쇤네는 정유재란 때 남원성이 함락되고 온 고을이 쑥대밭이 됐지라우. 그런 와중에 저를 포함한 80여 명의 옹기쟁이들이 한꺼번에 붙잡헤갖고 여그 가고시마(鹿兒島)까지 끌려오게 되었습니다요. --” 큰스님 사명대사는 깜짝 반가움에, “전라도의 남원 땅에서? 남원 고을이라면 나하고도 인연이 없지를 않아요. 갑오년에 남원의 교룡산성(蛟龍山城, 전라북도 기념물 제9호)을 수축할 적에, 성안에 있는 선국사(善國寺) 절에서 수개월 동안을 보냈었다. 해남 대흥사의 뇌묵당 처영(處英) 스님이 도원수 권율 장군의 명을 받들어서 의승군 수백명을 데리고 교룡산성을 새롭게 고치고 세울 때말씀이야. 그러고 운봉(雲峰)의 지리산 바래봉 철쭉꽃밭이 유명하고, 전주 완산칠봉(完山七峰)의 꽃밭도 아름다운 경승지이고 ⋯” 하면서 조선 백성의 뿌리와 핏줄임을 한시도 잊지 말고, 자식새끼도 풀풀 많이 낳아서 부디부디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당부한다. 그 도공 심당길의 가문은 <심수관>(沈壽官)의 이름으로 15대째 400년을 면면히 이어오고 있었다. 심수관의 ‘사쓰마야키‘(薩摩燒, 窯)는 오늘날 일본 도자기의 세계적 명문 대명사로서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1998년에는 남원에서 <심수관 400년 귀향제>가 열려서 ’도자기 불씨‘를 일본에 가져가고, 서울에서도 심수관 도자기 작품 전시회가 개최된 바 있었다. 역사학자이고 항일독립운동가로 일제(日帝)의 괴뢰정부 만주국의 뤼순(旅順) 감옥소에서 순국하신, 단재(丹齊) 신채호 선생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씀을 곱씹어본다. /노경식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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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4 15:59

새만금 이차전지 산업의 비상을 꿈꾸며

청룡의 해로 불리는 2024년의 시작과 함께 전북은 전북특별자치도라는 거대한 돛을 올리며 도민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 그러나 산적해 있는 현안들로 인해 도민의 기대만큼이나 걱정이 앞서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의 추락, 일본의 핵 오염수 방출, 부동산 PF 위기, 수출 동력은 힘을 잃어 가는 상황 속에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는 데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전북의 경우 새만금 SOC 예산 삭감과 잼버리 파행, 최근 10년 중 최고치를 기록한 청년실업률, 가속화된 인구 유출 등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냈다. 이런 난관의 연속 속에 문제의 해결책이자 전북 경제의 희망으로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재생에너지산업이다. 기후위기 시대 전 세계가 탄소 중립을 선언하며 에너지정책이 변화를 꾀하고 있고 그 중심에는 RE100이 있다. 이를 반영하듯 글로벌 기업들은 환경 및 기업 이미지 등을 고려하여 RE100을 실현하지 않는 제품 및 기업들과는 계약조차 맺지 않는 실정이다. 또 전통적으로 에너지산업은 급변이 어려워 느린 산업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갈등 등으로 지난 몇 년 동안 에너지산업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높은 광물자원의 가격, 연료비의 급격한 상승 등으로 제조원가 및 건설비의 상승이 지속되면서 한국처럼 자원이 빈약한 나라들의 에너지산업은 어려운 국면을 맞이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지난해 전북은 이런 에너지 안보 위기라는 세계적 기조와 함께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새만금이 국내 유일 RE100 실현이 가능한 곳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 끝에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루며 새로운 에너지정책의 초석을 쌓았다. 필자 또한 이차전지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충북 오창, 경북 포항과 상주, 울산과 치열한 경합에서 승리하고자 현장을 발로 뛰고 각계각층의 힘을 결집시키며 34년 전북도민의 염원인 새만금에 특화단지 유치를 성공시켰다. 이런 노력으로 현재 새만금에 21개사에 달하는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로부터 약 9조 이상의 투자유치를 이끌었고 관련 전후방 연관기업만도 70여개사에 달하게 되면서 우리 도는 인력양성, 폐수처리 등을 준비하며 이차전지의 메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이차전지는 한번 쓰고 버리는 일차전지와 달리 충전을 통해 재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산업의 핵심 소재로 꼽히며 4차산업혁명과 탄소제로 시대를 이끌어 갈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전자기기를 비롯해 에너지저장시스템 등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고 특히 전기자동차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차전지에 대한 리사이클링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 되고 있다. 한국은 반세기 동안 여러 에너지원을 조합한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성하며 큰 변화 없이 운영해 왔기 때문에 이차전지 등 에너지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탄소중립’, ‘에너지 안보 위기’라는 세계적 흐름 앞에 문제점에만 집중해 언제까지 뒷걸음질만 칠 것인가? 또 인류의 역사 속에 두려움 없는 도전, 우려 없는 변화가 있었던가? 이제 변화에 대한 두려움, 우려는 내려놓고 새만금 이차전지 산업의 비상을 위해 온 힘을 모은다면, 전북특별자치도의 100년 대계인 일자리 창출 등이 이루어져 우리의 이웃이 더 이상 고향을 떠나지 않는 날이 올 것이라 그렇게 꿈꿔본다. /김동구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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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4 15:58

총선 결과와 전북의 미래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는 일리노이주 주도인 스프링필드에서 역사적인 출마선언을 했고, 결국 뜻을 이뤘다. 오바마가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가 아닌 스프링필드에서 출마선언을 한 것은 링컨이 이곳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한 때문이다. "분열된 집안이 오래 갈 수 없듯이 미 연방도 노예와 자유를 지지하는 세력으로 나뉘어서는 계속될수 없다"는 스프링필드 연설은 게티스버그 연설과 함께 명 연설로 꼽힌다. 국가도, 기업도, 가정도 다 마찬가지다. 지금 곤궁해도 단합하고 화합하면 미래가 있지만, 당장 풍요로운 듯 해도 내적으로 분열된 공동체의 쇠락은 시간의 문제일뿐 결론은 명확하다. 얼마 전 대한민국 축구팬들은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해야만 했다. 모든 면에서 아예 비교대상도 되지 않던 요르단이 완벽하게 한국을 제압했기 때문이다. 조금 시간이 흐른 뒤 사람들은 그 이유를 알았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아시안컵 준결승전 전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다퉜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주장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되는가 하면, 고참 선수들은 이강인을 출전 명단에서 빼달라고 감독에게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기가막힐 일이다. 한국팀 소행으로 보자면 0-2가 아니라 0-7 정도로 더 참패하는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명색이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나간 톱 클래스 선수들의 행태는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한심 그 자체다. 선수단에 대한 강력한 조치와는 별개로 정몽규 축구협회장, 클린스만 감독의 사퇴를 비롯한 축구협회 전체의 환골탈태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국민들의 분노를 어떻게 잠재울지 가늠이 안된다. 목전에 다가온 총선 결과는 백척간두에 선 전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저마다 지역발전의 기수가 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으나 후보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정치인생 궤적을 보면 크게 눈에 띄는 이가 거의없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전북 국회의원들의 존재감 부재를 정면으로 거론,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전북 의원들은 이름도 모르겠고 지도부 눈치만 보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그가 신당에 참여했기에 기존 민주당 의원들을 강력히 비판해야만 하는 상황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어쨌든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도민은 안중에도 없고 공천장을 주는 중앙당 실력자만 쫒아온 것이 지난 수십년 전북의 현실 아니던가. 전북 의원들이 최고위원을 비롯한 주요 당직 후보로조차 나설 수 없었던 것은 결국 존재감 부재와 더불어 분열된 집안의 적나라한 현주소였다. 똘똘 뭉쳐도 될까말까한데 지역 의원들끼리도 사분오열돼 있으니 당선은 커녕 중앙당 주요 당직에 도전조차 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올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보는 시각은 전북도민과 지역정치권이 전혀 다르다. 기재부 심의단계에서 크게 삭감된 새만금 예산이 국회에서 일부 복원된데 대해 지역 정치인들은 선방했다고 자랑하고 있으나 대다수 도민들은 혀를 끌끌차고 있다. 선량과 주민의 인식차가 이처럼 큰 것이다. 누구를 뽑아서 전북공동체 발전에 기여토록 할 것인가. 고뇌에 찬 불면의 나날을 보내는 도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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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4.02.14 14:34

전주상의 회장 선거, 후폭풍이 걱정이다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오늘(15일) 오후 3시 치러진다. 전주상의는 대회의실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제25대 회장을 비롯해 수석부회장 1명과 14명 이내의 부회장 등을 선출한다. 이번 선거가 관심을 끄는 것은 현 윤방섭 회장과 김정태 수석부회장이 지난번 선거에 이어 리턴매치로 치르게 된다는 점이다. 이들은 3년 전 선거에서 45 : 45 표가 나와 연장자인 윤 회장이 당선된 바 있다. 하지만 매표 논란 등이 불거지며 전주상의 역사상 처음으로 회장선거를 둘러싸고 소송전을 벌였다. 결국 법원에 의해 회장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고 이를 이면합의로 봉합했다. 소송 취하를 조건으로 현 회장의 남은 임기를 보장하고 대신 차기 회장으로 김 부회장을 선출하는데 협조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김 부회장 측에서 합의서를 공개하며 윤 회장의 불출마를 종용했다. 그러자 윤 회장은 “전주상의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소송당사자측과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고 사과하며 재신임을 받겠다고 나섰다. 이번 선거는 소속 의원과 특별의원 등 99명이 최종 결정한다. 비록 진흙탕 싸움이지만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고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양상으로 봐서 과연 이게 지켜질까 염려스럽다. 선거 과정과 결과를 두고 다시 법정으로 갈 것인가. 나아가 설령 결과에 승복한다 해도 두 쪽으로 나누어진 이 단체를 어떻게 화합시켜 나갈 것인가가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전주상의는 법정단체로 지역 상공업계의 본산이다. 상공인을 보호하고 기업성장을 지원하는 등 전북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전주에서 세계한인비즈니스 대회가 열려 어느 때보다 책임이 막중하다. 그런데 또 다시 자리다툼을 한다면 지탄받아 마땅하다. 올해 1월, 전주상의는 전북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인 신년하례회에서 보합대화(保合大和)를 내세웠다. 한 마음을 가지면 큰 의미의 대화합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한마음으로 소통·협력·협치하고 지혜롭게 대응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원년’ 도민 대화합을 이뤄냅시다”라고 다짐했다. 전주상의는 이번 선거를 공명정대하게 치렀으면 한다. 제발 도민들로부터 존경은 아니더라도 손가락질 받는 부끄러운 상의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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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2.14 14:24

민주당 ‘전주을 공천 혼선’ 유권자 무시하나

제22대 총선이 두 달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대진표도 속속 확정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전주을’선거구가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선관위에 등록한 예비후보만 10명이고, 이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6명에 이른다. 지역구 현역인 강성희 진보당 의원과 이 지역 의원을 지낸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도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도전에 나섰다. 여기에 제3지대 신당 후보까지 가세할 경우 전국 최대의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민주당은 전주을 선거구를 현역 의원 탈당 지역으로 분류해 지난달 전략선거구로 지정했다. 이후 전략공천설에 무게가 실리고 전략공천 대상자까지 거론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진보당과의 연합공천설, 무공천설이 흘러나와 민주당 예비후보와 유권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실제 민주당에서 녹색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갑이나 진보당 강성희 의원의 지역구인 전주을 등에서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방식으로 야권 후보를 단일화하는 방안이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 이를 통해 녹색정의당과 진보당 등을 민주당 주도 위성정당에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수년 동안 지역구에 공들여온 입지자는 물론 지역 유권자들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처사다. 전주을은 현재 전북지역에서 민주당 예비후보가 가장 많다. 일찌감치 치열한 공천 경쟁이 예고돼 있던 곳이다. 설 명절이 지나면서 총선 시계가 더 빨라지고 있지만 전주을 선거구 예비후보들은 선거운동 방향조차 잡지 못한 채 속앓이만 하고 있다. 민주당의 전주을 공천 방식이 선거의 빅이슈가 되면서 정작 중요한 정책 대결, 인물 대결은 시작도 못하게 생겼다. 만약 민주당이 주머니 속 공깃돌 가지고 놀듯 유권자를 안중에도 두지 않고,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연합공천·밀실공천을 한다면 엄청난 후폭풍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은 이상직 전 의원 사태로 지난해 4월 실시된 전주을 재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은 것으로 정치적 책임에서 벗어났다. 이제는 국민 눈높이에 맞춘 유능한 후보자를 가려내 유권자들의 선택에 맡기는 게 공당으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일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2.14 14:12

스님이 전하는 마음의 지혜

스웨덴 국민이 ‘정신적 스승’으로 추앙했던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자신이 펴낸 책 한 권으로 세상에 이름을 널리 알린 그를 우선 주목하게 하는 것은 이력이다. 그는 명문으로 꼽히는 스톡홀름 경제대학을 졸업하고 다국적 기업에 들어가 20대 중반에 임원이 되었을 정도로 일찍이 성공적인 삶을 얻었다. 그러나 쉴새 없이 이어지는 불안으로 행복하지 않았던 그는 어느 날 갑자기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마음의 지혜를 얻는 명상의 길을 떠난다. 수행을 위해 태국의 밀림 사원에 들어가 승려가 되었지만 17년이 지나 ‘엄격한 계율조차 편안해지는 경지’에 이르자 그는 수행을 접고 다시 일반인의 삶으로 돌아왔다. 이후 그의 일상은 명상 모임과 강연을 이끌며 ‘마음의 고요를 지키며 살아가는 법’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찾아온 병, 2018년 루게릭병을 진단받은 그의 몸은 굳어져 갔다. 죽음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그는 따뜻한 지혜를 전하는 명상과 강연으로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지켰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2년 전, 자신의 60년 삶의 여정이 담긴 처음이자 마지막 책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원제 I May Be Wrong)>를 펴냈다. 책은 출간되자마자 30만 스웨덴 독자들의 열광을 이끌며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전 세계 25개국에서 번역되어 출간됐다. 누구나 부러워할 빛나는 성공을 거뒀지만 모두 버리고 산속으로 수행을 떠난 여정과 그 과정에서 깨달은 마음의 지혜가 독자들을 위로하고 감동을 주었을 터다. 2022년 1월, 세상을 떠났을 때는 스웨덴 전역에서 그를 추도하는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그가 태국의 사원에서 다시 돌아왔을 때 인터뷰하는 기자가 물었다. “17년 동안 승려로 살면서 배운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무엇이었습니까.” 그의 답은 단순했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다 믿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가 전하는 마음의 지혜가 또 있다. 책 제목이기도 한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태국에서 만난 스님이 그에게 ‘마법의 주문’을 알려주겠다며 전해준 말이었다. “갈등의 싹이 트려고 할 때,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이 주문을 마음속으로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를 세 번만 반복하세요.” 연휴가 끝나고 나라 안이 더 어수선하다. 사건 사고도 유난히 많고, 총선을 앞둔 정치판은 국민을 위한 민생 정책으로 승부하기 보다 서로를 향한 비난으로 갈등과 혐오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예외 없이 벌어지는 출마 후보자들의 이합집산도 갈수록 격렬해진다. 그래서인가. 연휴 덕분에 마주한 책 한 권이 전하는 ‘마음의 지혜’, 고요한 마음의 소리가 절실해진다. /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4.02.13 18:20

전북이 못사는 이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작품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이다. 1000쪽이 넘는 이 작품의 주인공 안나는 부러울 것 없는 기혼여성이지만 잘 생긴 청년장교 브론스키를 만나 불륜에 빠지게 되고, 끝내 기차에 몸을 던져 자살하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인간 군상이 나오는데 첫 문장처럼 불행한 사람들은 제각기 나름대로의 불행한 이유를 갖고 있다. 설 명절 연휴 내내 못살고 점차 더 초라해지는 전북을 보면서 이 문장이 떠올랐다. 전북도 전북 나름의 이유로 못살기 때문이 아닐까 해서다. 전북이 처한 현주소를 보자. 우선 전북이라는 공동체가 소멸하지 않고 유지·발전하기 위해서는 전주·완주 통합과 새만금권 통합이 필수적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축소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더군다나 서울이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면서 지방은 뼈만 앙상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생활권이 같은 자치단체의 통합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마산·창원·진해가 통합한 창원특례시와 청주·청원이 통합한 청주시 등이 좋은 예다. 최근에는 경북 군위군이 자진해서 대구광역시와 통합했고 충남 금산군이 대전광역시와 통합을 위해 군수와 군의회가 발벗고 나섰다. 전북은 전주·완주 통합의 경우 30년 동안 세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올 들어 민간단체가 나서 네차례 통합을 시도하고 있으나 유희태 군수와 군의회뿐 아니라 전주의 일부 유사단체까지 나서 통합에 훼방을 놓고 있다. 공동체보다는 정치꾼들의 개인 욕심이 앞선 탓이다. 또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자리를 둘러싸고 윤방섭 회장과 김정태 수석부회장이 벌이는 쟁투는 얼마나 민망한가. 3년 전 선거 여파가 그대로 재연돼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당시 회원사 모집이 법정공방으로 비화되면서 소송취하와 임기 보장을 조건으로 합의문을 작성했다. 이번에는 이 합의문을 이행하라며 한쪽이 들고 일어나 차기회장자리를 내놓으라고 으름장이다. 마치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자리가 두 사람의 개인 소유물인양 주고 받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추락하는 전북경제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 같아 한심하기 이를데 없다. 이와 함께 얼마 전에는 전북예총 회장 선거에서 함량미달의 인물들이 옥신각신 하더니 소송으로 번졌다. 갈등과 불협화음 사례는 이밖에도 부지기수다. 서거석 교육감과 천호성 후보·검찰 사이에 허위사실공표를 둘러싸고 벌이는 재판이 1년 반 넘게 진행되면서 전북교육은 뒷걸음질이다. 또 지난해 8월 새만금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때는 관계자들의 책임 회피로 새만금SOC를 비롯해 전북예산이 감축폭탄을 맞고 도민 전체가 수모를 겪었다. 특히 공동조직위원장인 김윤덕 국회의원과 김관영 도지사는 끝까지 책임을 인정하지 않아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KCC 농구단의 부산 이전은 어떤가. 우범기 전주시장은 농구단 이전을 방관하다 뒤늦게 관변단체를 동원해 뒤꼭지에 대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러고도 기업 유치를 외칠 면목이 있는지 의아하다. 지금까지 언급한 사례들은 모두 전북지역 리더들의 행태다. 우리 속담에 ‘망둥이 제 동무 잡아 먹는다’, ‘한솥밥 먹고 송사한다’는 말이 있다. 또 미국의 정치가 밋 롬니는 ‘리더십은 변명이 아니라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가까운 사람끼리 불화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지않으려는 행태를 꼬집는 말이다. 전북의 소위 지도자라는 사람들의 수준이 이러니 전북이 제자리 걸음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전북이 못사는 저마다의 이유다.

  • 오피니언
  • 조상진
  • 2024.02.13 17:00

전북특별자치도 출범과 지속가능한 성장- 글로벌 생명 경제 도시를 위한 ESG 2.0 대전환 시대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1.0과 ESG 2.0 사이에는 두 가지 뚜렷한 기간이 있다. ESG 1.0은 2004∼2018년 사이의 기간으로, ESG 개념이 금융 관점에서 투자 결정의 요소가 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ESG 1.0의 효율성은 실질적 변화 없이 마케팅 도구에 불과했다. ESG 2.0은 기후 변화가 글로벌 사회의 안정성에 미치는 위협으로 인식되어 규제 기관의 대응으로 주도되고 있다. 이들 목표는 ESG 정의와 지표를 표준화하고 시장과 공공 부문에서 그린워싱에 대응하는 것이다. 또한 ESG 공개를 규제 및 필수 활동으로 만들면서 지속가능성 회계 표준의 새로운 글로벌 기준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ESG 2.0은 ESG 1.0 시대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는 ESG 공개가 규제와 의무화로 바뀌면서, 평가 및 선별에서 재무 요소와 일관되고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리고 ESG 2.0 시대에 중앙 및 지방정부는 ESG 원칙을 지속가능한 성장전략 통합에 그 중요성을 점점 더 인식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장기적인 경제적 번영, 사회적 형평성,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전라북도가 128년 만에 전북특별자치도로 새 출발하면서 ‘글로벌 생명 경제 도시 조성’을 목표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ESG 2.0 대전환 시대에 특별자치도 출범은 성공적인 지속가능성 전략을 구축해야한다. 먼저,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환경가치 창출을 실현해야한다. 도는 기후 변화 완화, 탄소 배출 감소, 재생가능 에너지원 촉진을 목표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이는 친환경 인프라에 대한 투자, 지속가능한 교통 및 에너지 효율성 촉진, 천연자원과 야생동물 보호 정책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둘째, 사회적 형평성에 중점을 둬야한다. 성장이 지역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이익이 되도록 보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도는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하고, 포용적인 경제 개발을 촉진하며 도민들에게 의료, 교육, 저렴한 주택과 같은 필수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둬야한다. 셋째, 올바른 거버넌스가 보장되어야 한다. 도는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신뢰와 믿음을 구축하기 위해 투명성, 책임성, 윤리적 의사결정을 우선시해야 한다. 이는 강력한 거버넌스 관행 채택, 윤리적 조달 및 계약 참여, 공공 자금의 책임감 있는 사용 보장이 포함된다. 넷째,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통한 협력 및 파트너십을 제고해야한다. 복잡한 사회 및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민, 기업,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는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의 성공에 필수적이다. 또한 지속가능한 성장 목표 추구에 자원과 전문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 타 기관, 기업 및 시민사회 조직과 협력해야한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비전을 가져야한다. 도의 결정은 세대 간 영향을 고려하여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에 있어 장기적 관점을 채택해야 한다. 이는 지속가능성 목표 설정, 교육 및 인력 개발에 대한 투자, 인프라 투자가 미래 기후 변화에 대한 탄력성을 보장할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이 요소들을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에 통합함으로써 ESG 2.0 시대에 더욱 탄력적이고 포용적이며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런 접근 방식은 현재 특별자치도민에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선택을 보장하는 것이다. /지용승 우석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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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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