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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생태자산 규제 아닌 경제적 지원을

2024년 1월 출범할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지역 발전을 앞당기려면 생태·환경자산 정책의 방향을 대폭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전북연구원(원장 이남호)은 지금까지 국가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생태·환경자산 정책은 보호와 행위규제 중심의 ‘네거티브 정책’이었다고 진단했다. 결론은 인식 증진과 경제적 지원이 중심이 된 ‘포지티브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부산악권은 보전산지와 국립공원으로, 서부평야권은 농업진흥지역으로 개발이 제한돼 왔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선진 외국을 보면 생태·환경자산이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대응을 위해 생태·환경자산을 분류하고 생태계서비스를 평가하여 지역발전 정책에 활용하는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그동안은 개발행위 규제가 중심인 일방적인 네거티브 정책이 주종을 이뤘다. 전북에는 22종의 보호지역 약 1,316.28㎢(중복지정면적 제외)가 지정돼 있고 이는 전체 면적의 약 16.18%를 차지한다. 서부평야권은 농업진흥지역으로, 동부산악권은 산지관리법상 보전산지와 자연공원법상 국립공원과도립공원 및 군립공원으로, 그리고 수변생태축 주변지역은 수변구역과 상수원보호구역, 수원함양보호구역 등 보호지역으로 묶여 대부분의 개발행위가 제한돼 왔다. 핵심은 전세계적으로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달성 등을 위해 경제와 산업, 환경, 사회 등 인간 활동의 각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의 하나로 자연기반 해법(nature based solutions; NbS)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다. 좀 생소한 개념이긴해도 지역개발 측면에서 보면 자연기반 해법의 등장은 미래 국토·도시·환경 프로젝트가 기존의 경제발전 중심의 접근방법에서 생태·환경자산의 가치를 중심에 둔 생태계 기반 접근방법으로 전환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에 전북연구원이 내년 1월 특자도 출범을 앞두고 화두를 던진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지역발전 해법은 단순히 아이디어 하나로 성취되지 않으며 무수히 집약된 정책과 실행력으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관행적으로 추진하던 정책에서 벗어나 콜럼부스 달걀깨기식 새로운 사고와 접근방법을 전북연구원이 제시한 만큼 이를 도정에 보다 과감하고 확실하게 도입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지역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1.13 14:38

학교 ‘0교시’ 논란과 변화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소중한 시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등교 후 1교시 정규수업 전의 시간을 말하는 ‘0교시’는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다. 학교에서 이 황금 같은 시간을 학생들에게 온전히 맡겨두려 하지 않아서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력신장과 입시대비 등을 명분으로 0교시에 영어듣기, 주요 교과 보충수업, 강제 자율학습 등을 실시했다. 고교생들은 여기에 방과 후 보충수업과 야간 자율학습까지 겹쳐 그야말로 하루 종일 교실 책상에 묶여 있어야 했다. 그런데도 반발하는 학부모는 거의 없었다. ‘학력신장을 위한 학교 측의 적극적인 지도·관리’ 라고 생각해 오히려 이를 강제하지 않는 학교를 백안시했다. 학생들이 책상 앞에만 앉아있으면 성적이 향상돼 진학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강제 0교시를 고착시킨 것이다. 불규칙한 식사와 수면 부족 등 성장기 청소년 건강에 미칠 악영향이 뻔히 보이는 이 기형적인 학교 일과표는 지속될 수 없었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아동·청소년이 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되면서 ‘아침밥 먹기 캠페인’이 벌어졌다. 사회적 반향은 컸다. 그리고 아침 결식의 원인으로 너무 이른 등교시간이 지목됐다. 같은 시기 학생인권이 강조되면서 2010년대 중반 이후 0교시 수업과 강제 야간자율학습은 대부분 사라졌다. 특히 2014년에는 경기도교육청이 ‘초·중·고교 9시 등교’ 정책을 강단 있게 밀어붙이면서 큰 울림을 만들어냈다. 전국적으로 등교 시간 늦추기 열풍이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0교시 논란을 아예 차단한 이 정책은 지난해 경기도교육감이 바뀌면서 폐지되고, 등교시간은 학교 자율에 맡겨졌다. 또 올 들어서는 광주 등 일부 지역 고교에서 다시 0교시 수업이 부활되면서 논란이다. 해당 지역 교육청이 0교시와 야간자율학습을 금지한 기존 지침을 폐지하거나 지도·관리에 손을 놓으면서 각 고교가 0교시 수업과 야간자율학습을 속속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0교시를 완전히 다른 방향에서 활용하고 있는 이색 정책이 눈길을 끈다. ‘아침 운동 활성화’ 프로젝트다. 서울시교육청에 이어 최근 전북교육청에서도 정책적 지원 계획을 밝혔다. 아침 체육활동이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력을 향상시키고, 뇌파 향상으로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학력 신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실제 미국 일리노이주 네이퍼빌의 한 고교에서 0교시에 전교생이 1.6km 달리기를 하는 체육수업을 한 결과 학생들이 놀라운 학업 성취력을 보여 운동이 학습능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는 ‘네이퍼빌의 혁명’으로까지 불리며 전 세계에 알려져 있다. 아침 운동은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사회성 강화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창 자라나는 아동·청소년들이 운동으로 건강한 하루를 열도록 하는 데 아침 시간을 활용한다면 오랜 ‘0교시 논란’은 사라지지 않을까.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3.11.13 13:38

똑똑한 정치인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천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여야 간에 경쟁의 정치가 없는 전북은 새만금 국가예산 삭감으로 민주당 지지기반이 더 견고해졌다. 재선거로 전주을에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운좋게 당선되었지만 내년 총선때는 민주당이 공천자를 내고 국힘 비례대표 출신인 정운천 의원의 출마가 확실해 벌써부터 그 결과가 주목된다. 전북에서는 민주당 공천이 당선이나 다름 없어 도민들은 당 공천작업이 보다 객관적이고 엄격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화 때는 운동권 출신들의 역할이 필요했지만 지금 AI시대에는 전문가들이 필요하다면서 각계 전문가들이 국회로 진입하도록 문호를 활짝 열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실례로 도내 현역들은 전문성과 정치력이 부족돼 중앙방송이 개최하는 TV토론회에 패널로 나가지 못했다. 정부가 내년도 새만금 관련예산을 78%나 대폭 삭감한 그 이면을 보면 현재 전북정치권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다.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 없고 민주당 내에서도 영향력이 없어 말발이 서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접 대전이나 광주 예산을 삭감했으나 그 액수가 적어 그 지역 국회의원들은 별반 신경을 쓰지 않는다. 긴축기조로 편성된 내년 예산 전체규모가 올 보다 2.9% SOC는 4.6%가 늘어났기 때문에 전북은 새만금공항, 신항만,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건설사업비를 그런 기준으로 부활시켜야 한다. 지난 7일 출향인들과 함께 5000명의 도민들이 오죽 분하고 답답했으면 국회의사당 앞에서 생업을 포기한채 국가예산 부활을 위해 총궐기에 나섰겠는가. 궐기대회 때 정부 여당을 향해 한 명이라도 더 힘 차게 외쳐대야 할 상황인데도 정치권이 밴댕이 소갈딱지 마냥 속 좁게 마이크를 주느냐 마느냐로 힘겨루기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초재선으로 구성된 전북정치권의 능력은 이번 국가예산 삭감에서 보았듯이 낙제점 이하였다. 새만금에 하이퍼튜브나 제3금융중심지 지정문제, 서남대 의대 폐교로 생긴 49명의 정원을 갖고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것이나 전주역사를 짓는 것만 봐도 실력이 다 드러났다. 이렇게 정치력과 역량이 부족한 사람을 한번 더 뽑아준다고 큰일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착각이다. 춘삼월 호시절을 허송세월하고 이제 와서 지역발전을 위해 뭘 하겠다고 유권자들의 바짓가랑이를 잡는 걸 보면 한심하다. 샐러리맨처럼 억대 연봉 받으면서 지방의원 데리고 골목대장 노릇하는 국회의원은 필요없다. 이런 무능한 사람을 안 뽑으려면 민주당 공천방식을 100% 오픈 프라이머리로 바꿔야 한다. 지금같이 돈 주고 유급당원을 사는 방식으로는 공천혁신을 가져올 수 없다. 공천 때 불이익을 당할까봐 친명 눈치보며 쓴소리 한번 제대로 못하는 국회의원은 당 대표 사병이지 국민대표가 아니다. 타 지역은 메가시티로 큰 그림을 그려 나가지만 전북은 전주완주 통합과 새만금 특별행정구역을 제대로 정하지 못해 대조를 이룬다. 정치권의 힘이 부족해서 예산삭감을 당했기 때문에 내년 총선 때는 똑똑한 인물을 국회로 보내야 전북이 산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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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3.11.12 17:44

‘특별(Special)’에 대한 단상

지금 우리 사회는 ‘특별(special)’이라는 말에 유난히 악센트(accent)를 두는 경향이 짙다. 때때로 ‘특별’이라는 키워드(key word)를 권장하는 사회처럼 들리기도 한다. 특별위원회, 특별자치도, 특별시, 특별법 등등 평범함으로는 엄중한 경쟁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그래서 특별함을 찾는 기술을 익히고 저마다의 필살기를 끊임없이 추구한다. ‘특별’의 사전적 의미는 ‘일반적인 것과 아주 다름’ 또는 ‘두드러지게 아주 다르다’라는 뜻을 품고 있다. 즉, 특별함이란 무언가가 평범한 것과 구별되어 독특하고 놀라운 특성이나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 ‘특별’이라는 단어를 영어로 표현하면 ‘Special’인데 그 어원을 살펴보면 ‘spec(보다) + ial(형용사 어미)’이 합쳐져 ‘보는’이 되는데 이 말에 의미를 더해 ‘특별해서 봐지는’으로 진화되고 ‘특별한’이라는 말로 정착하게 된다. 결국 특별한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특별이라는 단어가 비로소 그 의미를 갖게 된다는 뜻이 된다. 이제 얼마 후면 우리 전라북도가 ‘전북특별자치도’로 명패를 바꾸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우리 무주군 또한 ‘자연특별시’를 지향하며 2024 무주방문의 해, 1000만 관광객을 목표로 도약과 부흥의 시대를 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무주의 특별함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또 무엇을 보여주어야 할까?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무주’ 하면 대한민국 대표관광 1번지, 청정환경의 바로미터 반딧불이의 고장, 대한민국 대표브랜드이자 한류의 원조인 세계 태권도의 메카, 경상·전라·충청이 만나는 삼도화합의 중심지, 백제와 신라의 문화가 공존하는 동·서 화합의 장소, 100세 이상 어르신이 가장 많이 사는 전국 최장수 고을, 우리나라 최대 천마 생산지 등등, 그 수식어를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무주만의 특별함에 대한 갈망도 크다. 모방과 창조, 그리고 융합이라는 큰 틀에서의 새로운 전환점(터닝포인트)을 만들면 무주의 잠재력은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해질 수 있다. 항상 그렇듯 방문과 관광은 늘 정비례한다. 그리고 그 합(合)은 언제나 특별함이다. 우리 무주가 관광목적지로서의 지명도를 높여 좀 더 깨끗한(자연성 가치), 좀 더 즐거운(경험 가치), 좀 더 있고 싶은(체류 가치), 좀 더 자주 찾는(재방문 가치), 좀 더 오기 쉬운(접근 가치) 자연특별시 무주로의 특별함이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시작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지속은 특별함이다”라는 견해도 있긴 하나 특별함이 언제나 특별할 수는 없다. 언제나 특별해지는 순간 특별함은 더 이상 특별함이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2024년 무주방문의 해가 특별한 이유다. 그리고 그 특별함의 전제조건은 언제나 나부터 먼저이다. 나, 너, 우리가 2024년을 브랜드 마케팅의 호기로 삼아 무주의 가치를 씨실과 날실로 아로새기며 평범한 일상에 특별함을 더하고 보여줘 오고 오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시간들로 채워줬으면 참 좋겠다. 그래서 2024년 자연특별시 무주방문의 해가 Black energy는 모두 걷어 내고 White energy로 가득 채워주는 마법 같은 장소가 돼 무주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돌아가고 싶은 날로 가는 티켓팅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앞으로 펼쳐질 무주만의 트별함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 하다. /황인홍 무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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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2 17:44

정치인은 공무원이 아니다!

전북 체육의 맨 앞에 '전북 현대' 프로 축구가 있다. 김진수, 백승호, 문선민, 송민규, 구스타보 등 인기 스타들이 많지만 득점을 하더라도 기자들의 물음에 일관되는 답변은 “나의 득점도 기쁘지만 항상 팀의 승리를 먼저 생각하며 경기를 뛴다”라고 강조한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선수도 답변은 같다. 지금 전북의 정치인들은 집단적인 소통의 힘을 어느 정도나 발휘하고 있을까? 당에서 살아남기 위한 각자도생의 소모적인 정치 행위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있지는 않은가! 도지사는 국회의원들과 유기적인 소통으로 전북 정치의 힘을 모아 내는 데에 소홀함은 없는가? 이러함이 충분하였는데도 잼버리와 같은 일방적인 수모 사태가 전북 발전의 발목을 이토록 잡는 것인가 점검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함은 전북 정치인들의 과감한 도전 의지이다. 도전이 없는 정치인은 성장할 수 없고 정치인의 성장 없이 전북의 발전은 불가한 것이다.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을 회피하면 이미 정치인이라 할 수 없다. 전북 정치의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느껴야 한다. 세계의 청소년들이 모이는 최대의 축제라며 전북이 한단계 크게 발전의 전기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세계 잼버리 유치 작전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의 형국이 되었다. 중앙 정부로부터의 전북 홀대는 2024년도의 새만금 개발에 필요한 예산의 대폭 삭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중앙 정부의 언어도단의 일방적 횡포이고 윤석열 정권의 무도함이 도를 한참 넘고 있으며 민주당과 전북도민의 저항 또한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므로 결국은 예산이 되돌아올 수밖에 없겠지만 피해는 마찬가지로 남는 것이다. 이유는 추가 예산 확보에 나서야 할 전북 정치권은 삭감예산 살리기에 매달리게 되었으니 결국은 깎인 예산 회복으로 감지덕지해야 하는 슬픈 현실은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전북 정치권이 얼마나 초인적인 활동을 보여줄지 남은 정기국회에서의 예산 싸움에 전북도민의 눈길이 몹시 매서울 수 밖에 없는 초겨울을 맞고 있다. 정치인이나 공무원이나 공직자의 입장은 같다. 그러나 그 역할은 천지만큼이나 차이가 있다. 건축물로 비유하면 정치인은 설계와 감리자에 해당된다. 그리고 공무원은 시공과 사후 관리 책임자에 해당한다. 정치인은 새로운 미래의 역사적인 길을 여는 혜안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국가와 전북 발전의 과감한 길 트기에 전념하여 성과를 쟁취하여야 한다. 정치인들의 쟁취를 현실화하고 능숙하게 실행하는 공무원의 유능함이 접목될 때 전북은 발전의 길을 갈 것이다. 정치인은 공무원이 아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생사의 정치 인생으로 남북 화해와 지역 균형 발전의 초석을 시도하였듯이 후배 정치인들도 과감하게 도전하기를 기대하고 또 고대한다. 정치는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하여 부단히 도전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평화를 위하여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길을 터야 하고 민주주의를 위하여 국민과 함께 호흡하며 불통의 권력과 투쟁하는 것이다. 이러한 민주 정치 시대에서라야 지역 균형발전도 가능하며 전라북도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다. / 장영달 우석대학교 명예총장.헌정회 국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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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2 17:43

전북서도 ‘파크골프’ 열풍…시설 추가 조성을

고령화 시대, 시니어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정부가 ‘100세 시대 일자리·건강·돌봄체계 강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시니어 친화형 국민체육센터 건립사업을 시행하면서 각 지자체에서도 정부 공모사업 등을 통해 어르신을 위한 체육시설을 속속 조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크골프 열풍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경기 방식은 골프와 비슷하지만, 체력 소모가 적고 비용도 저렴해 중장년층과 노년층을 중심으로 동호인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열풍이 거세게 일면서 전국 각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파크골프장 조성에 나서고 있다. 전북지역 각 시·군에서도 최근 수년 사이 이 같은 열풍에 합류해 파크골프장을 속속 조성했다. 하지만 늘어나는 동호인에 비해 시설은 많이 부족하다. 전북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현재 협회에 등록된 회원만 4900여명이고, 미등록 동호인을 포함하면 도내에서 파크골프를 즐기는 인원은 6000∼7000명으로 추산된다. 그리고 동호인 수는 앞으로도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인 인구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데다 파크골프를 즐기는 동호인의 연령층이 60~70대에서 50대까지 낮아지고 있어서다. 이에 비해 올 9월 기준, 전북지역의 파크골프장은 모두 25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완주(9곳)와 고창(5곳)에 절반 이상이 몰려 시·군별 편차도 심하다. 최근 전주와 익산·군산·남원시 등이 파크골프장을 추가로 조성 중이거나 증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파크골프 인구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다. 100세 시대,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은 우리 사회의 과제다. 이에 따라 정부와 각 지자체가 의료·일자리·돌봄 등 다방면에서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수명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어르신 체육활동 지원사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파크골프는 노인층에게 가장 인기 있는 생활스포츠다. 전북지역에서도 동호인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여러 이유로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이 거주지 주변에서 쉽게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도록 시설을 더 늘려야 한다. 게다가 전북은 노인 인구 비중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 주민 복지 차원에서도 파크골프장 증설 노력이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1.12 17:23

내년 6월로 제시된 완주전주 통합 주민투표

완주·전주 행정통합을 추진해온 민간단체가 “2024년 6월에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2년 전에 결성돼 통합의 불씨를 살려낸 (사)완주전주통합추진연합회가 9일 정기총회를 갖고 이같이 밝힌 것이다. 내년 6월이면 앞으로 7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로드맵 발표는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통합활동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민간단체에서 발표한 것이긴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이 처음 제시된 만큼 완주군과 전주시, 전북도, 지역 정치권 등 각종 움직임이 활발해 질 것이다. 이번에는 통합의 장단점 등 충분한 논의를 거쳐 주민의 입장에서 통합여부가 결정되었으면 한다. 완주 전주 통합은 1997년과 2009년, 2013년 등 세차례 실패한 바 있다. 이번 시도는 네 번째다. 전북은 그동안 축소지향의 역사를 써왔다. 인구는 계속 빠져 나가고 경제력은 날로 쇠퇴했다. 1966년 252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8.6%에서 현재 177만명으로 3.6%에 그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의 탈(脫)러시는 큰 일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2022년 10년 간 수도권으로 빠져 나간 20대는 7만6000명으로 경남, 경북에 이어 세 번째다. 지역인구비율로 보면 단연 1위다. 이들은 대부분 일자리를 찾아 짐을 싼 것이다. 이와 함게 도내 14개 시군 중 인구소별지역은 11개에 이른다. 이대로 가다간 ‘전북’은 해체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도내 시군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이 필요하다. 완주전주 통합이 필요한 이유다. 물론 주민의 입장에 따라 통합에 반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북 발전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생각하면 통합은 필수적이다. 지금 서울 등의 ‘메가’ 열풍이 그것을 증명하지 않은가. 몸집이 작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 때문이다. 이번 로드맵은 시민단체가 일단 제시한 만큼 전북도와 전주시, 완주군도 이에 따른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통합건의에서 주민투표 실시까지 상당부분이 행정기관에서 협조해야 할 사항이다. 이와 관련해 우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2013년과 같이 뒤에서 정치권이 작용을 한다든지 관변단체를 만들거나 동원하는 등의 행위가 그것이다. 의견은 거침없이 밝히되 주민의 의사를 왜곡해서는 안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1.12 17:23

이 가을을 거닐며

벼이삭도 이젠 누렇게 더욱 고개를 숙이고 있다. 늘 걷는 산책의 길이지만 이 논두렁길을 걸어 온 것도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이제는 주위의 환경 그리고 오늘날 사회상의 아픔에 대해서 종종 글로써 표현해 보는 것이 버릇처럼 되어버렸다. 그것이 시(詩)든 수상(隨想)이든 칼럼이든 그 장르에 대한 이론이나 기법 같은 것은 나와는 상관이 없다. 다만 내 감정이 주위의 환경에 부딪치고 내가 살아가는 길목에서 시대와 사회에 대한 느낌이 있게 되면 그것을 글로써 표현해 보는 것이 나에겐 시가 되기도 하고, 수상이나 칼럼이 되기도 한다. 반평생 교육사(敎育史)의 길을 걸어오면서 문학의 거리를 산책한다는 것이 어쩌면 외람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거리를 가볍게 산책해 보는 것도 나에게 퍽 의미 있는 일이라고 늦게 깨닫고 있을 따름이다. 지금 나는 5대째 내려오는 지방문화재인 고택에서 형처(荊妻)와 단둘이 살면서 자그마한 텃밭과 논 몇 마지기를 지으며, 책을 읽고 또 쓰는 일을 해오기 있다. 이것이 우리 가정사에서 보면, 금년인 서기 2023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우리 집에서 가까이는 5대째 대물림으로 농사를 지어오는 셈인데, 간단없이 164년째의 농사일이며, 또한 사랑방에서 책을 보아온 것도 가까이는 역시 5대째164년째 되고 있다. 이러한 가정의 역사적인 공간 속에서 나는 삶의 큰 줄기는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왔고 또한 노력하고 있다. 농사일은 가색(稼穡)농사라 수확하면 주위의 친지들과 조금씩 나누어 먹는 것이요, 글을 쓰는 일은 책 속에서 천고(千古)를 오르내리며 걸어온 것이 올해로써 40번째의 저서가 된다. 필자가 글을 쓰면서 늘 느끼는 것은, 문학은 몹시 춥고 시릴 때 볕을 쪼일 수 있는 양지(陽地)가 되어주고, 폭염 속에 쉴 수 있는 서늘한 나뭇잎 그늘이 되어주기도 하고, 또한 아프고 힘 들 때 한 줄기의 조그마한 바람(願)이 되어주는 빛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리하여 나 또한 서툰 일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 갈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를 늘 고민하고 고민한다. 요즈음 같이 물질의 풍요로움이 모든 가치의 기준이 되다시피 하여 물질적 외면적 세계에만 너무나도 집착하고 보니, 정신적 내면적 세계는 그 체질이 점점 더 하약하게 되어버렸다. 미래에 대한 불안, 욕구에 대한 불만,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면서 우리의 정신세계는 점점 더 황폐의 늪으로 빠져들어 자맥질을 하고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러한 현실적 정신적 황폐화를 치유하고 인간성의 복원을 위한 손쉬운 노력의 하나가 바로 다름 아닌 시와 수상과 칼람이라는 이름의 문학이 아닌가 싶다. 그러기에 나는 늙어가면서 삶의 여유를 지닐 수 있는 마음의 텃밭에 시를 비롯한 문학이라는 작물을 가꾸며 조용히 살기에 소원해 오고 있다. 세파에 휩쓸리지 않고 청량한 마음으로 얼마 남지 않는 오늘을 뚜벅뚜벅 걸어갈 수는 없을까? 고개를 숙이고 있는 저 누런 벼이삭이 부럽기만 하다. /김경식 연정교육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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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2 15:07

정치인은 공무원이 아니다! -현실에 발을 딛고 미래를 개척함이 정치

1. 한국 정치의 숙제? 지금 한국의 위기는 윤석열 아마추어 정치 행위의 신뢰 붕괴 현상으로 보인다. 정치 행위는 올바른 역사 인식으로부터 출발한다. 민족주의적인 역사관에서는 내적인 국민의 역사 의지를 살피고 대한민국 공동체가 유지하고 발전시켜 온 국민중심의 정치를 펼치게 된다. 일제로부터의 독립운동을 거쳐 해방 이후 해방 정국에서의 몽양 여운형 선생과 백범 김구 선생의 정치 행위와 1948년 8월 정부수립 이후 해공 신익희 선생과 후광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 행위가 대표적인 민족주의적 정치 행위의 전형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해방 후 두드러진 정치 행위가 친일 사관에 의한 대외 의존적인 친일 정치 행위를 들 수 있다. 리승만 정부는 친일 인사 중심의 친일정부를 운영하여 박정희, 전두환, 윤석열 정권으로 이어지는 친일 사관에 젖은 정치 행위가 하나의 정치적 기류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것이 한국 정치의 갈등과 충돌의 고질병으로 정착되었으니 참으로 심각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대 정치사에서 지금은 경험 없는 아마추어 대통령의 불통 정치가 국가의 정체성을 파괴하고 국가의 방향성까지를 상실하여 부평초처럼 떠돌이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형국으로 보인다. 스스로 사대주의의 전형을 따라 남북 평화는 깨지고 경제발전의 기틀도 무너지며 총체적인 국가 위기를 초래하면서 공포정치로 위기를 넘기려는 꼼수에만 몰두하니 국민의 탄식 소리만 날로 높아지고 있다. 2. 전북 정치의 중흥을 크게 꿈꿔야 전북이 살 수 있다. 전북 체육의 맨 앞에 '전북 현대' 프로 축구가 있다. 김진수, 백승호, 문선민, 송민규, 구스타보 등 인기 스타들이 많지만 득점을 하더라도 기자들의 물음에 일관되는 답변은 “나의 득점도 기쁘지만 항상 팀의 승리를 먼저 생각하며 경기를 뛴다”라고 강조한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선수도 답변은 같다. 지금 전북의 정치인들은 집단적인 소통의 힘을 어느 정도나 발휘하고 있을까? 당에서 살아남기 위한 각자도생의 소모적인 정치 행위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있지는 않은가! 도지사는 국회의원들과 유기적인 소통으로 전북 정치의 힘을 모아 내는 데에 소홀함은 없는가? 이러함이 충분하였는데도 잼버리와 같은 일방적인 수모 사태가 전북 발전의 발목을 이토록 잡는 것인가 점검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함은 전북 정치인들의 과감한 도전 의지이다. 도전이 없는 정치인은 성장할 수 없고 정치인의 성장 없이 전북의 발전은 불가한 것이다.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을 회피하면 이미 정치인이라 할 수 없다. 전북 정치의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느껴야 한다. 3. 잼버리 실패는 중앙 정부의 무능과 전북 정치력의 한계 아닌가? 세계의 청소년들이 모이는 최대의 축제라며 전북이 한단계 크게 발전의 전기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세계 잼버리 유치 작전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의 형국이 되었다. 중앙 정부로부터의 전북 홀대는 2024년도의 새만금 개발에 필요한 예산의 대폭 삭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중앙 정부의 언어도단의 일방적 횡포이고 윤석열 정권의 무도함이 도를 한참 넘고 있으며 민주당과 전북도민의 저항 또한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므로 결국은 예산이 되돌아올 수밖에 없겠지만 피해는 마찬가지로 남는 것이다. 이유는 추가 예산 확보에 나서야 할 전북 정치권은 삭감예산 살리기에 매달리게 되었으니 결국은 깎인 예산 회복으로 감지덕지해야 하는 슬픈 현실은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전북 정치권이 얼마나 초인적인 활동을 보여줄지 남은 정기국회에서의 예산 싸움에 전북도민의 눈길이 몹시 매서울 수 밖에 없는 초겨울을 맞고 있다. 4. 결론 정치인이나 공무원이나 공직자의 입장은 같다. 그러나 그 역할은 천지만큼이나 차이가 있다. 건축물로 비유하면 정치인은 설계와 감리자에 해당된다. 그리고 공무원은 시공과 사후 관리 책임자에 해당한다. 정치인은 새로운 미래의 역사적인 길을 여는 혜안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국가와 전북 발전의 과감한 길 트기에 전념하여 성과를 쟁취하여야 한다. 정치인들의 쟁취를 현실화하고 능숙하게 실행하는 공무원의 유능함이 접목될 때 전북은 발전의 길을 갈 것이다. 정치인은 공무원이 아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생사의 정치 인생으로 남북 화해와 지역 균형 발전의 초석을 시도하였듯이 후배 정치인들도 과감하게 도전하기를 기대하고 또 고대한다. 정치는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하여 부단히 도전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평화를 위하여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길을 터야 하고 민주주의를 위하여 국민과 함께 호흡하며 불통의 권력과 투쟁하는 것이다. 이러한 민주 정치 시대에서라야 지역 균형발전도 가능하며 전라북도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다. / 장영달 우석대학교 명예총장.헌정회 국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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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2 15:07

장관의 막무가내 처신술

잼버리 악몽이 두달 여 만에 되살아났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책임 회피성 역대급 발언이 지난 2일 열린 국감장을 뜨겁게 달궜다. 파행 책임을 지고 사퇴했는데 후임자가 낙마하면서 다시 책임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 없이 장관직을 내려놓았다가 사필귀정이랄까 결국은 그 책임을 비껴가지 못한 것이다. 뒤늦게나마 진심 어린 반성과 함께 자숙하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되레 그의 뻔뻔한 태도와 독선적 발언이 기름을 부은 셈이다. 주무 장관의 이런 언행이야말로 잼버리 수습은커녕 여론만 악화시키는 꼴이다. 끝까지 책임을 덮으려는 그의 막무가내식 처신이 공직 사회 경종을 울리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의원들 질의에 아전인수식 해명과 부하 직원에 책임 전가 그리고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유체이탈 발언으로 강한 반발을 샀다. 그는 잼버리 파행 책임과 관련 "현장에 있던 조직위 사무총장 등 간부들이 허위에 가까운 부실 보고를 했다” 며 책임을 떠넘기는 대신 자신은 본분에 충실했다며 '셀프 엄호' 를 하고 나섰다. 잼버리 사태가 불거진 뒤 현장을 지키라는 총리 지시를 받고도 야영장에서 18㎞ 떨어진 곳에 숙소를 정했느냐고 지적하자 그곳도 부안군이라며 맞받아 쳐 주변 사람을 아연실색케 했다. 더 나아가 그는 폐영식 K팝 콘서트에 일찍 퇴영한 대원들도 함께 참여해 잼버리가 유종의 미를 거뒀다며 자화자찬성 뉘앙스를 풍겨 아직도 분위기 파악을 못한 데 대해 눈총을 사기도 했다. 그의 말 실수와 거짓 발언 논란은 잼버리 기간에도 계속됐다. 대회 1년 전 국감에서 지역구 이원택 의원이 부실한 준비 상황을 조목조목 따지자 그는 대책을 세워놨다며 걱정하지 말라는 투로 답변했다. 잼버리 파행을 겪으며 그의 발언이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이 만천하에 밝혀졌는데도 여전히 반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초기 혼란이 최악으로 치달으며 대원들 조기 철수 때도 그는 한국의 위기 대응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줄 때라고 언급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처럼 총체적 난국에 휩싸여 있는데도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당당한 태도로 일관해 또 한번 입방아에 올랐다. 이렇게 무책임하고 사리 분별 못하는 주무 장관은 버젓이 건재한 가운데 그 책임을 오롯이 새만금에만 덤터기를 씌웠다는데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가 곧 밝혀지겠지만 잼버리를 책임진 장관이 이럴진대 컨트롤타워 역할의 조직위가 제대로 가동될 리 민무하다. 잼버리 파행은 조직위 준비 부족과 안일한 운영, 무책임한 판단 착오가 부른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칼질 당한 새만금 예산을 되돌려 놓으라고 지난 7일 여의도 국회 광장에 전북 도민 5000여 명이 모여 피맺힌 절규를 토해냈다. 그런데도 무턱대고 본인은 잘못한 게 없다고 우겨댈 일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통해 주무 책임자로서의 도리를 다해야 하는 것 아닌가.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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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3.11.09 18:05

[금요수필]느티나무와 이별

수더분한 향기가 난다. 느티나무밭에서 웬 향기? 전주에서 남쪽으로 달리다 보면 하우스들이 많이 몰려있다. 우리는 퇴직 후 농부를 꿈꾼 적이 없었다. 하우스 구경하다 동네 사람의 입담에 못 이겨 작은 토지를 마련하여 밭을 만들고 토지주가 된 날부터 논농사를 짓게 되었다. 바로 옆엔 느티나무가 한 그루가 있어 그 그늘에 앉아있는 날이 많았다. 넓은 밭에는 참새떼와 까치, 그리고 산새들이 보금자리를 마련한 우거진 숲이 되었다. 쏟아지는 나무 향기를 맡으며 시간을 보냈던 나의 유일한 휴식 공간이었다. 겨우내 이파리들이 떨어지면 바람에 날리는 낙엽을 쓸며 귀찮은 날이 많아졌다. 하얀 냉이꽃과 수선화가 필 무렵 여기저기에서 새 잎을 피우기 위한 생명의 지저귐이 시작되었다. 아 비로소 봄이 오나 보다. 그런데 갑자기 기계 소리가 나더니 느티나무 하나가 잘려지기 시작하였다. 무슨 일인지 궁금하였다. 나무로 태어나 멋진 수행도 잡아보지 못하고 이렇게 생명을 다하다니 이건 사건이었다. 작년 논농사는 느티나무숲 속에 사는 참새떼로 인하여 생산량이 적게 나왔다. 적당히 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렇게 삽시간에 의미 없는 나무가 될 줄은 몰랐다. 나무들이 베어진 그날 밤, 바람은 계속 불어 한숨도 자지 못했다. 나무가 베어지고 바람은 하루도 그치지 않았다. 얼마 전 KBS 라디오 여성시대 사연 중 남편 나무가 소개된 글을 읽었다. 내용은 어느 날 남편이라는 나무가 아내 옆에 생겼다. 바람도 막아주고 그늘도 만들어주니 언제나 함께하고 싶었지만, 차츰 싫어졌다. 그 나무 때문에 시야가 가리고 늘 돌봐줘야 하므로, 자기 시간을 너무 빼앗겼다. 또한 하고 싶은 일을 못 할 때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부터 그런 나무가 싫어지기 시작했다. 때로는 귀찮고 힘들게 하는 나무가 밉기까지 했다. 그래서 괜한 심술을 부리기도 했는데 어느 날부터 나무가 시들시들 죽어가기 시작했다. 그 후 태풍과 함께 찾아온 거센 비바람에 나무는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그다음 날 뜨거운 태양 아래서 나무가 없어도 충분히 살 수 있다고 들켰던 아내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쓰러져버린 나무가 아내에겐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았다. 남편 나무와 다를 바 없는 나의 느티나무였다. 그늘로 인하여 농작물 피해를 주었던 일, 이제 뜨거운 여름날이면 어디에 몸을 부릴까? 나를 위로해주던 새 떼들의 합창, 그리고 귀여운 고양이와 강아지들, 고라니, 노루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사과를 다 먹어 치워도 밉지 않았던 까치 떼, 내가 덜 먹어도 될 쌀이었는데, 올가을부터는 낙엽 쓸 시간에 무얼 할까? 농막에 있다가 아파트로 오는 날이면 새들의 먹거리까지 챙겨주었는데 그 즐거움을 어디서 찾을까? 여린 이파리들이 마른 가지를 찢고 생명의 향기를 한 상 가득 차려놓았는데 난, 무슨 염치로 너희들과 이별하지? 흙냄새, 풀 냄새, 나무 냄새, 그리고 너희들이 조잘대는 소리를 한꺼번에 도둑맞은 기분이다. 봄이 칭얼대면 언제나 너희들과 함께했던 나의 7년이란 세월을 누가 보상해줄까? 있을 때 잘할 걸 그랬다. 그늘져서 농사가 안되고 새 떼 때문에 피해 봤다고 늘 그랬는데 나무가 베어지니 큰바람이 부는 날이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였다. 나무야 미안해! 속으론 많이 사랑했단다. 아직도 잔가지가 누워있는 그 자리에서 가공하지 않은 수더분한 향기가 난다. 나무 냄새 가득한 그 자리에 봄까치꽃이 활짝 피어 나를 다독거려준다. △안영 수필가는 ‘문예사조’로 등단해 수필집 ‘내 안에 숨겨진 바다’와 시집 1권을 발간했다. 샘동인문학회장과 전주문협부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전북수필문학회 감사, 전북문인협회 이사 등으로 활약하며 ‘전주 문맥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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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9 17:20

주택을 증여받고 얼마 안돼 양도하면 안되는 이유

부모는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주는데 있어 가능한 방법은 매매 또는 증여입니다. 자녀가 만약 소득이 있으면서 구매능력이 충분하다면 시가보다 저렴하게 매매하는편이 가장 세금적으로는 유리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여러 가지 방법을 고려해보게 될텐데 이번시간에는 주택을 자녀에게 시가에 증여를 하고 자녀가 얼마 되지 않아 매도하게 되는 경우 문제 되는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양도세는 기본적으로 매매가격과 취득가격의 차이에 대하여 세율을 적용하여 세금이 나옵니다. 만약 취득가격이 매매가격과 비슷하게 되면 당연히 세금은 적게 나올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으로 납세자들은 절세를 하려고 자녀가 증여를 받은 후에 매매를 하게 되면 시가에 해당하는 금액이 취득가액이 되어 양도차익이 줄어들면서 세금이 줄어든다고 생각하여 상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세법에서 조세를 회피한다고 규정하여 법에 명시해놓았습니다. 만약 부모에게 증여를 받고 난 후 10년 이내에 매매를 하게 된다면 부모가 취득했던 가액으로 양도세를 계산해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절세를 목적으로 행해였던 행위가 오히려 가산세까지 더해져서 세금을 추가로 더 내게 될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법 규제는 배우자와 직계존비속간의 거래에서만 해당이 됩니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사위, 며느리, 형제자매는 이월과세대상이 아니게 되므로 최근까지 다주택자의 세금을 줄이기 위해 사위나 며느리에게 증여를 하는 경우도 있기도 합니다만 증여세의 부담이 커질 수가 있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내년부터 개정예정인 혼인으로 인한 증여공제금액이 최대 3억까지 늘게 되면서 이에 대한 부분이 같이 관심을 갖게 될 텐데 자녀에게 단순 증여의 목적이 아닌 양도세 절감의 목적으로서의 증여는 가급적으로 안하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조정권세무회계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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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9 15:17

요즘 대학생은 안 궁금할 줄 알았다

2022년 11월 내가 졸업한 학과의 당시 학생회장을 하고 있던 후배가 연락이 왔다. 코로나로 인해서 진행하지 못했던 졸업생 초청 강연을 다시 진행하려 하는데, 졸업생을 대표해서 강연을 부탁했다. 나 혼자가 아니라 나를 포함한 5명의 졸업생이 강연자로 참석하는데 2명은 공기업, 2명은 대기업, 남은 1명인 나는 정규직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 및 창업자의 삶에 대한 주제로 요청해왔다. 요즘의 대학생들은 리스크를 짊어지는 프리랜서, 사업 및 창업을 도전하는 삶과는 달리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취업 쪽으로 진로를 많이 결정한다고 익히 들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의지와 열정이 있다면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을 토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전해주고자 했다. 한 번뿐인 인생에 너무 기계적이고, 남들이 다 걷고 있는 길만 그대로 따라가기엔 아직 20대 초중반의 나이대를 형성한 후배들의 청춘이 아깝다고 느꼈다. 강연자 중 가장 고학번이기도 하면서 취업과는 다른 방향에 대한 강연 내용이기에 맨 마지막 순서에 배치가 되었다. 마지막 강연 타임이면 충분히 지루하고, 지쳤을 법도 하지만 너무나 감사하게도 귀 기울여 들어주고, 적지 않은 Q&A 시간까지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나서 2023년 11월 현재 올해 내가 졸업한 학과의 회장, 부회장을 맡은 후배들이 연락이 왔다. 작년과 같이 새롭게 들어온 후배들에게 졸업생으로써 강연을 요청해왔다. 취업에 혈안이 되어있는 대학생들에게 딱히 관련 없는 주제의 나의 얘기가 과연 도움이 될까 싶었다. 그러나, 이번 요청 사항은 작년과는 달랐다. 아직 취업에 전념하기까지는 시간적인 여유가 어느 정도 있는 저학년 후배들이 대학 생활을 하면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에 대해서 궁금해한다는 말을 시작으로, 이번에는 내가 졸업하고 난 뒤의 생활이 아니라, 졸업하기 전에 겪었던 경험들을 전해주기를 바랐다. 후배들은 나의 저학년 시절의 1학년 학과 대표부터 군대 전역 후에 수없이 많은 대외 활동과 교내 활동, 그리고 학과 학생회장, 공과대학 학생회장, 총학생회장에 임하면서 대학 생활을 하면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겪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모든 것을 다 겪은 것은 아니지만, 대학생 시절에 겪었던 모든 활동들이 지금의 나에게 있어서, 어떤 도움이 되었으며, 나와 함께 활동했던 지인들은 취업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설명해 주길 바랐던 것이다. 그저 관심이 없어서 듣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관심 있고, 궁금한 사항들이 많지만, 들을 기회가 없어서 듣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랑스러운 선배는 아닐지라도,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설레는 감정까지 피어났다. 타인의 과거에는 관심 없고, 자신이 되고자 하는 타인의 삶에만 관심을 가지고 살아갈 줄 알았던 후배들이 기회가 생기니 그 사람의 과거에 궁금함을 가지는 모습을 보며, 내 안에 단단하게 자리 잡은 고정관념을 깨어주었고 후배들의 궁금증은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몇몇의 얘기만 듣고 일반화했던 나의 생각을 반성하게 되었고, 적어도 후배들이 “선배가 조언해 줬어”라고 말을 할 때, 그 선배가 되어줌과 동시에 훗날에 그 후배들이 다시 그 선배가 되는 선한 대물림의 촉진제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의미 있는 강연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박지석 온라인 창업전문 하보HaBo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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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9 15:17

파국(破局)

파국(破局)은 일이 잘못되어 끝장났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판(局)이 깨지고(破) 망한 것이다. 경제 파국이니 관계의 파국이니 하는 것은 위기를 맞이하여 어려운 상황을 만났다거나 관계가 끝장났다는 의미다. 그러나 파국의 다른 뜻이 있다. 지금의 어려운 국면을 깨고(破) 새로운 국면(局)을 모색한다는 뜻이다. 이른바 국면 전환이다. 망한 것과 새로운 국면을 모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뜻이지만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부서져야 새로운 길이 열린다는 간단한 맥락이다. 깨지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만날 수 없다. 익숙한 나를 부서야 새로운 나를 만난다. 곪은 것은 터져야 하고, 썩은 것은 도려내야 한다. 아픔이 두려워 곪은 것을 방치하고, 상처가 두려워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나중에는 손쓸 방법이 없게 된다. 아프더라도 힘들더라도 도려낼 건 도려내고, 쳐내야 할 건 쳐내야 한다. 그것이 파국을 겪고 새로운 국면을 만나는 유일한 방법이다. 최악의 상황(窮)은 변화(變)의 계기가 되고, 변화는 새로운 길(通)을 만든다. 일명 <주역(周易)>에서 말하는 궁변통(窮變通)의 파국 이론이다. 우주와 인간의 역사는 그렇게 진화해 왔다. 우주는 파국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고, 인간은 변통을 통해 생존에 성공하였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며 새로운 것은 파국을 통해 형성된다. 지난날 IMF 경제위기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 질서를 구축하였고, 지구 환경의 파국은 환경 파괴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냈다. 부서지고, 무너지고, 깨지는 것이 언제나 나쁜 일만은 아니다. 파국을 견뎌내면 변통(變通)의 국면이 펼쳐진다. 당장은 아프지만 파국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은 모두 안정과 유지를 원한다. 그래서 가능한 문제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문제점을 알고도 인정하지 않고, 심각함을 느끼면서도 보려 하지 않는다. 방관과 회피, 방치와 도피는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 과감하게 칼을 빼서 단숨에 얽힌 것을 끊어내야 새로운 길이 열리고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파국의 역설이다. 맹자는 안락(安樂)의 편안함이 죽음(死)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고, 우환(憂患)의 불편함이 삶(生)의 길로 들어선다는 역설을 설파하였다. 파국을 통해 더욱 단단하고 강하게 하여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해 나간다는 것이다. 안락을 거부하고 우환을 선택했을 때, 보다 높은 수준의 발전과 생존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판을 부수고 새롭게 짜야 할 때가 있다. 그 시기를 놓치면 생존은 불가능하다. 한국의 정치판은 파국을 만나야 새롭게 태어난다. 지역 구도에 의지하여 권력을 유지하고, 대중 인기에 영합하여 표를 구하고, 공천권을 쥔 자에 줄을 대어 정치생명을 연장하고, 대안 없는 비판으로 이름을 알리려는 자가 가득한 정치판은 이제 파국을 만나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은 새로운 국면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어찌 정치의 국면뿐이겠는가? 사법부, 학계, 언론, 시민단체, 교육, 종교 모든 분야에 있어서 파국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부서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변화를 위하여 지금의 익숙한 것과 과감하게 결별할 수 있는 것이 진짜 용기다. 연극에서 파국(破局)은 대단원(大團圓)이다. 대단원은 연극의 마지막 결말이다. 어려운 실마리가 풀리고 문제가 해결되는 최후의 극적 전개다. 얽혔던 문제가 극적으로 해결되고, 갈등과 반목이 극에 달해 결국 한순간 무너져 내리는 것이 파국이다. 연극에서 막을 내리는 것이 끝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숨 돌리기이다. 구습을 혁파하고 새로운 나를 만나기 위한 신의 한 수(數)가 파국이다. 판에 갇힌 나를 부수고 새판을 짜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안락의 단기 처방이 아닌 파국의 과감한 처방이다. 안락 뒤에 숨어 있는 나를 부수고 깨워야 다시 산다. /박재희(인문학공부마을 석천학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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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9 15:17

기초학력 신장정책 더 과감하게 추진을

서거석 교육감 체제 출범 이후 가장 역점을 둔 정책의 하나가 바로 기초학력 신장이다. 교육행정을 추진하면서 어느것 하나 가벼이 여길 수 있는게 없지만 기본중의 기본은 인성교육과 더불어 학력신장이다. 평준화냐, 수월성이냐의 대립과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어쨋든 학생들의 학력신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전 지구촌이 무한경쟁 시대에 들어간지 오래이고, 범위를 좁혀 국내에만 한정해도 대도시와 중소도시간 학력격차는 하루가 다르게 벌어지고 있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부모 소득이 높고 양질의 사교육 접근이 용이한 수도권과 비교해서 전북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기초학력을 등한시했던 그 동안의 교육정책은 잘못돼도 보통 잘못된게 아니다. 서열화와 지나친 경쟁체제는 문제가 없는게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력을 높이는 문제를 외면해서는 결코 안된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면 전북도교육청이 올해 추진한 기초학력 보장 사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26∼31일 기초학력 보장 사업에 참여한 763개 학교의 학생 3367명, 교원 2048명, 학부모 2498명 등 총 791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했는데 기초학력 보장 선도학교에 대해 초등생 98.5%, 중등생 77.2%가 '기초학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초등생 학부모 98.3%, 중등생 학부모 87.4%도 이같이 답했다. 학생 맞춤형 교육인 두드림 학교에 대해 초등생 93.7%, 중등생은 79.3%, 초등 교원 96.4%, 중등 교원 89.2%가 '기초학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아주 바람직스런 결과다. 특히 방과후 담임선생님이 지도하는 보충 프로그램에 대해 초등생 95.5%, 중등생 79.8%, 초등생 학부모 97.3%, 중등생 학부모 85.1%가 '맞춤형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것은 향후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전북교육청은 올해를 ‘기초학력 책임’ 원년으로 삼고, 학생 맞춤형 지원을 해왔다. 하나의 조사 결과를 가지고 섣부른 판단을 하기에는 좀 이른감이 없지 않지만 향후 기초학력 보장지원은 더 과감하면서도 더 폭넓게 추진해야 한다. 서 교육감은 이 문제에 관한 한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확실히 추진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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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9 13:35

1500만 관광객 전주 한옥마을 ‘체류형 관광지’로

전북의 국가대표 관광지인 전주 한옥마을의 관광객 수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주시에 따르면 올해 한옥마을을 다녀간 관광객은 지난 8월 기준으로 1062만여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640만여명에 비해 대폭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한옥마을 관광객은 150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의 1129만4916명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우게 된다. 전주 한옥마을 관광객은 지난 2016년 1000만명 시대를 연 후 2017년 1109만7033명을 기록한 이후 해마다 소폭 감소해오다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600~700만 명대로 크게 줄었다. 이후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지난해부터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세계적으로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선 만큼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이 다시 늘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지나친 상업화와 정체성 상실 등 한옥마을의 미래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머물고 싶은 체류형 관광지로 거듭나 재방문율을 높여야 한다는 해묵은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관광객 유치 경쟁 속에서 인프라 구축 없이 숫자에만 연연할 경우 어느 순간 관광객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을 지역에 붙잡아 둘 수 있는 양질의 서비스와 매력적인 관광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실속 없는 숫자놀음에 매달리거나 만족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대표 관광지가 된 전주 한옥마을이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체류 관광객 확대와 재방문율 및 만족도 향상에 노력해야 한다. 지역사회 경제적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하기 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시설을 조성하고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확충해 체류형 관광도시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거듭된 조언에 다시 한 번 귀 기울여야 한다. 전주는 대한민국 관광 거점도시다. 이제 지역 관광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질적 성장 중심의 관광 진흥 시책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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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11.09 13:08

정부여당, 전북도민의 함성에 응답할 차례다

새만금 사업과 예산 정상화를 촉구하는 전북인 총궐기대회가 7일 국회에서 울려 퍼졌다. 이날 대회에는 전북인 비상대책회의를 비롯해 전북도의회,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경기ㆍ인천 전북도민총연합회 등 5천여 명이 참석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참여해 힘을 보탰다. 이들은 정부가 새만금 예산을 대폭 삭감해 30년 넘게 진행해온 국가사업을 팽개쳤다고 규탄했다. 또한 삭감된 예산을 원상회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대회는 지난 9월 7일 민주당 전북도당 주최로 국회에서 전북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모두 삭발하는 1차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열렸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과연 정부여당이 이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은 지난 8월 열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을 전북의 책임으로 돌려 새만금 SOC 예산 78%를 삭감했다. 예산 폭거요 학살인 셈이다. 이제 정부여당은 여의도에 퍼진 전북도민들의 성난 목소리에, 겸허하게 응답해야 한다. 당연히 예산을 복원하고 지금 이러한 사태가 일어난 데 대해 사과해야 맞다. 이번 대회는 1차 대회보다 규모는 컸으나 수위는 비교적 낮았다. 정부여당측에서 대회에 앞서 예산 복원의 시그널을 보내자 당초보다 수위를 조절한 것이다. 정부여당이 이번에 삭감한 새만금사업은 신공항 등 10개 인데 이중 일부만 찔끔 복원하는 짓은 말아야 한다. 김관영 지사가 얘기했듯 삭감예산보다 더 많은 예산을 가져와야 마땅하다. 정부부처가 기재부에 넘긴 예산이 6626억 원이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서 해마다 1조 원 가까이 배정한 것에 비하면 너무 적다. 또한 새만금사업은 지금이 SOC 예산 등을 집중 투자해야 할 시점이다. 이차전지업체 등 7조8000억원의 투자가 몰리면서 항만과 공항, 철도, 도로 등 간접자본시설의 중요성이 더 높아졌다. 타이밍을 놓치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국회 예산 처리시한은 12월 2일까지다. 전북도와 정치권은 최선을 다해 도민들의 함성을 반영토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은 홍익표 원내대표의 경고대로 새만금 예산의 복원여부를 예산 통과의 바로미터로 삼아야 한다. 정부여당은 새만금 예산에 대해 시원치 않은 태도를 취한다면 도민들의 분노는 더 크게 폭발할 것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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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8 17:34

서울에서 만난 전북 - 황희 정승

학창 시절 손꼽아 기다리던 날이 있었습니다. 소풍과 운동회였지요. 아마도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누구나 그랬을 테지요. 학교 밖 행사도 있었습니다. 매년 사월 초파일을 전후해 열리는 ‘춘향제’였지요. 학생들과 주민들이 춘향, 이도령, 향단, 방자, 월매, 변사또 등으로 분장하고 행진하는 가장행렬, 전국에서 모여든 예쁘고 착한 누나들을 뽑는 춘향선발대회, 판소리 명창들의 국악경연대회 등 행사가 무척이나 다채로웠습니다. 그 시절에는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밤하늘을 수놓던 불꽃놀이도 빼놓을 수 없지요. 지금이야 전국적으로 많은 지역축제가 있지만, 80년대만 해도 전국 3대 축제로 불리던 춘향제의 모습입니다. 이런 모든 행사들의 주무대가 있었지요. 바로 ‘광한루원’입니다. 광한루를 처음 만든 사람은 조선을 대표하는 정승인 황희입니다. 선생은 남원과 어떤 인연이 있었기에 광한루를 지었을까요. 선생의 아버지인 황군서는 고려말 개성에 터를 잡고 벼슬살이를 시작했습니다. 선생도 개성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지요. 그런데 황군서의 출생지가 바로 남원이었습니다. 벼슬살이를 위해 개성으로 이주한 것이었지요. 선생의 조부인 황균비의 묘지도 남원시 대강면에 있는 '풍악산(楓嶽山)'에 있다고 합니다. 선생이 벼슬길에 들었던 조선 초는 격변의 시대였습니다. 왕권과 신권의 줄다리기가 한창이었지요. 그러다 보니 왕위를 둘러싼 다툼도 심했습니다. 태종에게는 세 명의 대군이 있었습니다. 바로 양령, 효령, 충령이었지요. 선생은 양령 대신 충령으로 세자를 교체하는 것에 반대했습니다. 그 바람에 관직에서 파직되어 유배를 떠나야 할 처지가 되었지요. 첫 유배지는 개성과 가까운 임진강가에 있는 교하(交河)였습니다. 그런데 한양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다시 유배를 떠나게 되었지요. 그래서 선택된 곳이 바로 남원입니다. 유배지가 남원으로 변경된 것은 앞서 본 것처럼 선생의 향관이 남원이었다는 이유도 작용했습니다. 비록 유배를 떠나는 몸이지만 어느 정도 배려를 한 것이지요. 덕분에 선생은 유배지인 남원에서 노모, 처자식과 함께 머무르면서 광한루를 지은 것입니다. 광한루는 선생에 의해 광통루라는 이름으로 처음 만들어졌지만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광한루는 1626년에 재건된 건물이지요. 서울에서 문산 방면으로 자유로를 따라가다 보면 임진강변 경치 좋은 곳에 반구정(伴鷗亭)이라는 정자가 있습니다. 갈매기와 함께한다는 뜻인데요. 지금은 강변을 따라 철조망에 둘러싸여 있어 분단의 아픔이 느껴지기도 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썰물 때면 먹이를 찾는 갈매기들을 여전히 볼 수 있는데요. 황희가 87세에 18년 동안 재임하던 영의정에서 물러나 말년을 보낸 곳입니다. 서울 사람들에게 반구정은 그리 낯설지만은 않습니다. 선생의 말년 거주지이기 때문이 아니라 부근에 장어집이 몰려 있는 곳으로 유명하기 때문이지요. 저도 20여년 전 고양검찰청에 근무할 당시에는 그저 유명한 장어집으로만 알았던 부끄러운 과거가 있습니다. 반구정에는 선생의 일대기와 두문불출의 유래, 세종과의 관계 등을 설명해 둔 기념관, 영정을 모신 사당, 제사를 모시는 재실과 동상이 있습니다. 햇살이 좋은 가을날 임진강가를 걸으며 ‘두문불출’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면 어떨까요. 거기에 코끝에 스미는 장어 굽는 냄새의 유혹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양중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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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8 17:33

원석인 전라북도 생태·환경자산을 미래의 보석으로 활용:전북형 생태계서비스지불제 도입 필요

광업에서 유래된 말로 ‘원석(原石)’이라는 말이 있다. 다른 광물과 섞여 있어 잘 구분되진 않지만 가공과정을 거치면 ‘보석(寶石)’으로 거듭나는 것을 의미한다. 전라북도에는 이와 같이 ‘원석’으로 불릴만한 자산이 있다. 바로 ‘생태·환경자산(natural capital)’이다. 예를 들어보자. 김제-익산-정읍-전주에 걸친 호남평야는 전국 최대 규모로 1,287개의 둠벙을 포함한 논습지를 보유, 황새와 독수리 등 겨울 철새의 휴식 공간 역할을 한다. 서부 연안권엔 세계 3대 갯벌의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고창·부안 갯벌과 채석강 등 지질경관을 보유하고 있다. 동부 산악권은 산림면적이 평균 71.8%로 백두대간 등 산림자원과 야생동식물이 풍부하다. 그야말로 생태·환경자산의 보고(寶庫)라 할 만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생태·환경자산을 보석으로 가꾸고 활용하는 데엔 미숙했던 것 같다. 산업화 이후 지난 30여 년간(1980년대~2010년대) 산림, 농지, 하천 등 전북의 자연공간은 각종 개발사업으로 감소 되었고, 생태축은 단절·훼손되었다.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태·환경자산의 가치도 감소되었다. 뒤늦게 보호와 규제 중심의 이른바 ‘네거티브 정책’이 추진되었지만 자산가치의 하락을 막진 못하고 있다. 오히려 보호지역으로 묶여 각종 개발사업이 수십 년간 제한되어 왔고, 민간이 소유한 주변 토지의 경제적 가치도 하락시켜 왔다. 그 결과 정책의 동반자인 민간의 동기부여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은 어떤지 눈을 돌려보자. 생태적 가치의 증진과 지역사회의 경제적 혜택을 모두 고려하는 생태·환경자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주자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payment for ecosystem services; PES)이다. 코스타리카는 황폐화된 산림 복원을 위해 토지소유자와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을 체결, 조림활동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통해 국토면적의 30%미만이던 산림면적을 40%이상으로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뉴욕시는 캣스킬(Catskill) 유역 비점오염 저감을 위해 60~80억 달러가 소요되는 정수시설 설치 대신 15억 달러를 투입, 시민들의 유역보호 활동을 지원하여 유역 수질 개선에 성공했다. 이제는 전북의 생태·환경자산 정책을 민간 인식 증진과 경제적 지원 중심의 ‘포지티브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특별히 2024년 1월, 글로벌 생명경제를 비전으로 내세운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할 예정이며, 민선 8기 도정과제중 하나로 생태·환경자산의 가치 창출을 내걸고 있다. 필자는 ‘전북형 생태계서비스지불제’의 도입과 ‘전북형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시범지역 지정’을 전라북도 생태·환경자산 정책의 하나로 제안하고자 한다. 환경부가 제시한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북의 여건에 특화된 맞춤형 생태계서비스지불제를 발굴하고, 사업 추진을 위한 특별구역을 지정하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환경부는 전북에서 지정한 시범구역에 대해 ‘제5차 국가환경종합계획’에서 제시한 ‘생태계서비스 활성화 촉진구역’으로 지정하고, 국비 지원 확대와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위한 지원정책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한다. 인도의 성현(聖賢) 마하트마 간디는 “미래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비록 지금까지 전북의 생태·환경자산은 감추어진 원석에 불과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북특별자치도의 모든 구성원이,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정책 추진에 참여함으로써 전북의 미래 생태·환경자산은 보석으로 변화할 것이다. 생태계서비스 가치를 창출하는 전북의 생태·환경자산을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생명경제 중심, 전북특별자치도가 실현되는 것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이남호 전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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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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