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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을 증여받고 얼마 안돼 양도하면 안되는 이유

부모는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주는데 있어 가능한 방법은 매매 또는 증여입니다. 자녀가 만약 소득이 있으면서 구매능력이 충분하다면 시가보다 저렴하게 매매하는편이 가장 세금적으로는 유리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여러 가지 방법을 고려해보게 될텐데 이번시간에는 주택을 자녀에게 시가에 증여를 하고 자녀가 얼마 되지 않아 매도하게 되는 경우 문제 되는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양도세는 기본적으로 매매가격과 취득가격의 차이에 대하여 세율을 적용하여 세금이 나옵니다. 만약 취득가격이 매매가격과 비슷하게 되면 당연히 세금은 적게 나올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으로 납세자들은 절세를 하려고 자녀가 증여를 받은 후에 매매를 하게 되면 시가에 해당하는 금액이 취득가액이 되어 양도차익이 줄어들면서 세금이 줄어든다고 생각하여 상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세법에서 조세를 회피한다고 규정하여 법에 명시해놓았습니다. 만약 부모에게 증여를 받고 난 후 10년 이내에 매매를 하게 된다면 부모가 취득했던 가액으로 양도세를 계산해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절세를 목적으로 행해였던 행위가 오히려 가산세까지 더해져서 세금을 추가로 더 내게 될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법 규제는 배우자와 직계존비속간의 거래에서만 해당이 됩니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사위, 며느리, 형제자매는 이월과세대상이 아니게 되므로 최근까지 다주택자의 세금을 줄이기 위해 사위나 며느리에게 증여를 하는 경우도 있기도 합니다만 증여세의 부담이 커질 수가 있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내년부터 개정예정인 혼인으로 인한 증여공제금액이 최대 3억까지 늘게 되면서 이에 대한 부분이 같이 관심을 갖게 될 텐데 자녀에게 단순 증여의 목적이 아닌 양도세 절감의 목적으로서의 증여는 가급적으로 안하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조정권세무회계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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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9 15:17

요즘 대학생은 안 궁금할 줄 알았다

2022년 11월 내가 졸업한 학과의 당시 학생회장을 하고 있던 후배가 연락이 왔다. 코로나로 인해서 진행하지 못했던 졸업생 초청 강연을 다시 진행하려 하는데, 졸업생을 대표해서 강연을 부탁했다. 나 혼자가 아니라 나를 포함한 5명의 졸업생이 강연자로 참석하는데 2명은 공기업, 2명은 대기업, 남은 1명인 나는 정규직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 및 창업자의 삶에 대한 주제로 요청해왔다. 요즘의 대학생들은 리스크를 짊어지는 프리랜서, 사업 및 창업을 도전하는 삶과는 달리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취업 쪽으로 진로를 많이 결정한다고 익히 들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의지와 열정이 있다면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을 토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전해주고자 했다. 한 번뿐인 인생에 너무 기계적이고, 남들이 다 걷고 있는 길만 그대로 따라가기엔 아직 20대 초중반의 나이대를 형성한 후배들의 청춘이 아깝다고 느꼈다. 강연자 중 가장 고학번이기도 하면서 취업과는 다른 방향에 대한 강연 내용이기에 맨 마지막 순서에 배치가 되었다. 마지막 강연 타임이면 충분히 지루하고, 지쳤을 법도 하지만 너무나 감사하게도 귀 기울여 들어주고, 적지 않은 Q&A 시간까지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나서 2023년 11월 현재 올해 내가 졸업한 학과의 회장, 부회장을 맡은 후배들이 연락이 왔다. 작년과 같이 새롭게 들어온 후배들에게 졸업생으로써 강연을 요청해왔다. 취업에 혈안이 되어있는 대학생들에게 딱히 관련 없는 주제의 나의 얘기가 과연 도움이 될까 싶었다. 그러나, 이번 요청 사항은 작년과는 달랐다. 아직 취업에 전념하기까지는 시간적인 여유가 어느 정도 있는 저학년 후배들이 대학 생활을 하면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에 대해서 궁금해한다는 말을 시작으로, 이번에는 내가 졸업하고 난 뒤의 생활이 아니라, 졸업하기 전에 겪었던 경험들을 전해주기를 바랐다. 후배들은 나의 저학년 시절의 1학년 학과 대표부터 군대 전역 후에 수없이 많은 대외 활동과 교내 활동, 그리고 학과 학생회장, 공과대학 학생회장, 총학생회장에 임하면서 대학 생활을 하면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겪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모든 것을 다 겪은 것은 아니지만, 대학생 시절에 겪었던 모든 활동들이 지금의 나에게 있어서, 어떤 도움이 되었으며, 나와 함께 활동했던 지인들은 취업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설명해 주길 바랐던 것이다. 그저 관심이 없어서 듣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관심 있고, 궁금한 사항들이 많지만, 들을 기회가 없어서 듣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랑스러운 선배는 아닐지라도,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설레는 감정까지 피어났다. 타인의 과거에는 관심 없고, 자신이 되고자 하는 타인의 삶에만 관심을 가지고 살아갈 줄 알았던 후배들이 기회가 생기니 그 사람의 과거에 궁금함을 가지는 모습을 보며, 내 안에 단단하게 자리 잡은 고정관념을 깨어주었고 후배들의 궁금증은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몇몇의 얘기만 듣고 일반화했던 나의 생각을 반성하게 되었고, 적어도 후배들이 “선배가 조언해 줬어”라고 말을 할 때, 그 선배가 되어줌과 동시에 훗날에 그 후배들이 다시 그 선배가 되는 선한 대물림의 촉진제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의미 있는 강연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박지석 온라인 창업전문 하보HaBo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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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9 15:17

파국(破局)

파국(破局)은 일이 잘못되어 끝장났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판(局)이 깨지고(破) 망한 것이다. 경제 파국이니 관계의 파국이니 하는 것은 위기를 맞이하여 어려운 상황을 만났다거나 관계가 끝장났다는 의미다. 그러나 파국의 다른 뜻이 있다. 지금의 어려운 국면을 깨고(破) 새로운 국면(局)을 모색한다는 뜻이다. 이른바 국면 전환이다. 망한 것과 새로운 국면을 모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뜻이지만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부서져야 새로운 길이 열린다는 간단한 맥락이다. 깨지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만날 수 없다. 익숙한 나를 부서야 새로운 나를 만난다. 곪은 것은 터져야 하고, 썩은 것은 도려내야 한다. 아픔이 두려워 곪은 것을 방치하고, 상처가 두려워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나중에는 손쓸 방법이 없게 된다. 아프더라도 힘들더라도 도려낼 건 도려내고, 쳐내야 할 건 쳐내야 한다. 그것이 파국을 겪고 새로운 국면을 만나는 유일한 방법이다. 최악의 상황(窮)은 변화(變)의 계기가 되고, 변화는 새로운 길(通)을 만든다. 일명 <주역(周易)>에서 말하는 궁변통(窮變通)의 파국 이론이다. 우주와 인간의 역사는 그렇게 진화해 왔다. 우주는 파국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고, 인간은 변통을 통해 생존에 성공하였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며 새로운 것은 파국을 통해 형성된다. 지난날 IMF 경제위기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 질서를 구축하였고, 지구 환경의 파국은 환경 파괴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냈다. 부서지고, 무너지고, 깨지는 것이 언제나 나쁜 일만은 아니다. 파국을 견뎌내면 변통(變通)의 국면이 펼쳐진다. 당장은 아프지만 파국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은 모두 안정과 유지를 원한다. 그래서 가능한 문제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문제점을 알고도 인정하지 않고, 심각함을 느끼면서도 보려 하지 않는다. 방관과 회피, 방치와 도피는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 과감하게 칼을 빼서 단숨에 얽힌 것을 끊어내야 새로운 길이 열리고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파국의 역설이다. 맹자는 안락(安樂)의 편안함이 죽음(死)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고, 우환(憂患)의 불편함이 삶(生)의 길로 들어선다는 역설을 설파하였다. 파국을 통해 더욱 단단하고 강하게 하여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해 나간다는 것이다. 안락을 거부하고 우환을 선택했을 때, 보다 높은 수준의 발전과 생존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판을 부수고 새롭게 짜야 할 때가 있다. 그 시기를 놓치면 생존은 불가능하다. 한국의 정치판은 파국을 만나야 새롭게 태어난다. 지역 구도에 의지하여 권력을 유지하고, 대중 인기에 영합하여 표를 구하고, 공천권을 쥔 자에 줄을 대어 정치생명을 연장하고, 대안 없는 비판으로 이름을 알리려는 자가 가득한 정치판은 이제 파국을 만나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은 새로운 국면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어찌 정치의 국면뿐이겠는가? 사법부, 학계, 언론, 시민단체, 교육, 종교 모든 분야에 있어서 파국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부서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변화를 위하여 지금의 익숙한 것과 과감하게 결별할 수 있는 것이 진짜 용기다. 연극에서 파국(破局)은 대단원(大團圓)이다. 대단원은 연극의 마지막 결말이다. 어려운 실마리가 풀리고 문제가 해결되는 최후의 극적 전개다. 얽혔던 문제가 극적으로 해결되고, 갈등과 반목이 극에 달해 결국 한순간 무너져 내리는 것이 파국이다. 연극에서 막을 내리는 것이 끝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숨 돌리기이다. 구습을 혁파하고 새로운 나를 만나기 위한 신의 한 수(數)가 파국이다. 판에 갇힌 나를 부수고 새판을 짜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안락의 단기 처방이 아닌 파국의 과감한 처방이다. 안락 뒤에 숨어 있는 나를 부수고 깨워야 다시 산다. /박재희(인문학공부마을 석천학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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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9 15:17

기초학력 신장정책 더 과감하게 추진을

서거석 교육감 체제 출범 이후 가장 역점을 둔 정책의 하나가 바로 기초학력 신장이다. 교육행정을 추진하면서 어느것 하나 가벼이 여길 수 있는게 없지만 기본중의 기본은 인성교육과 더불어 학력신장이다. 평준화냐, 수월성이냐의 대립과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어쨋든 학생들의 학력신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전 지구촌이 무한경쟁 시대에 들어간지 오래이고, 범위를 좁혀 국내에만 한정해도 대도시와 중소도시간 학력격차는 하루가 다르게 벌어지고 있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부모 소득이 높고 양질의 사교육 접근이 용이한 수도권과 비교해서 전북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기초학력을 등한시했던 그 동안의 교육정책은 잘못돼도 보통 잘못된게 아니다. 서열화와 지나친 경쟁체제는 문제가 없는게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력을 높이는 문제를 외면해서는 결코 안된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면 전북도교육청이 올해 추진한 기초학력 보장 사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26∼31일 기초학력 보장 사업에 참여한 763개 학교의 학생 3367명, 교원 2048명, 학부모 2498명 등 총 791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했는데 기초학력 보장 선도학교에 대해 초등생 98.5%, 중등생 77.2%가 '기초학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초등생 학부모 98.3%, 중등생 학부모 87.4%도 이같이 답했다. 학생 맞춤형 교육인 두드림 학교에 대해 초등생 93.7%, 중등생은 79.3%, 초등 교원 96.4%, 중등 교원 89.2%가 '기초학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아주 바람직스런 결과다. 특히 방과후 담임선생님이 지도하는 보충 프로그램에 대해 초등생 95.5%, 중등생 79.8%, 초등생 학부모 97.3%, 중등생 학부모 85.1%가 '맞춤형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것은 향후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전북교육청은 올해를 ‘기초학력 책임’ 원년으로 삼고, 학생 맞춤형 지원을 해왔다. 하나의 조사 결과를 가지고 섣부른 판단을 하기에는 좀 이른감이 없지 않지만 향후 기초학력 보장지원은 더 과감하면서도 더 폭넓게 추진해야 한다. 서 교육감은 이 문제에 관한 한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확실히 추진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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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11.09 13:35

1500만 관광객 전주 한옥마을 ‘체류형 관광지’로

전북의 국가대표 관광지인 전주 한옥마을의 관광객 수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주시에 따르면 올해 한옥마을을 다녀간 관광객은 지난 8월 기준으로 1062만여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640만여명에 비해 대폭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한옥마을 관광객은 150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의 1129만4916명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우게 된다. 전주 한옥마을 관광객은 지난 2016년 1000만명 시대를 연 후 2017년 1109만7033명을 기록한 이후 해마다 소폭 감소해오다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600~700만 명대로 크게 줄었다. 이후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지난해부터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세계적으로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선 만큼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이 다시 늘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지나친 상업화와 정체성 상실 등 한옥마을의 미래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머물고 싶은 체류형 관광지로 거듭나 재방문율을 높여야 한다는 해묵은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관광객 유치 경쟁 속에서 인프라 구축 없이 숫자에만 연연할 경우 어느 순간 관광객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을 지역에 붙잡아 둘 수 있는 양질의 서비스와 매력적인 관광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실속 없는 숫자놀음에 매달리거나 만족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대표 관광지가 된 전주 한옥마을이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체류 관광객 확대와 재방문율 및 만족도 향상에 노력해야 한다. 지역사회 경제적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하기 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시설을 조성하고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확충해 체류형 관광도시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거듭된 조언에 다시 한 번 귀 기울여야 한다. 전주는 대한민국 관광 거점도시다. 이제 지역 관광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질적 성장 중심의 관광 진흥 시책을 추진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1.09 13:08

정부여당, 전북도민의 함성에 응답할 차례다

새만금 사업과 예산 정상화를 촉구하는 전북인 총궐기대회가 7일 국회에서 울려 퍼졌다. 이날 대회에는 전북인 비상대책회의를 비롯해 전북도의회,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경기ㆍ인천 전북도민총연합회 등 5천여 명이 참석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참여해 힘을 보탰다. 이들은 정부가 새만금 예산을 대폭 삭감해 30년 넘게 진행해온 국가사업을 팽개쳤다고 규탄했다. 또한 삭감된 예산을 원상회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대회는 지난 9월 7일 민주당 전북도당 주최로 국회에서 전북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모두 삭발하는 1차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열렸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과연 정부여당이 이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은 지난 8월 열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을 전북의 책임으로 돌려 새만금 SOC 예산 78%를 삭감했다. 예산 폭거요 학살인 셈이다. 이제 정부여당은 여의도에 퍼진 전북도민들의 성난 목소리에, 겸허하게 응답해야 한다. 당연히 예산을 복원하고 지금 이러한 사태가 일어난 데 대해 사과해야 맞다. 이번 대회는 1차 대회보다 규모는 컸으나 수위는 비교적 낮았다. 정부여당측에서 대회에 앞서 예산 복원의 시그널을 보내자 당초보다 수위를 조절한 것이다. 정부여당이 이번에 삭감한 새만금사업은 신공항 등 10개 인데 이중 일부만 찔끔 복원하는 짓은 말아야 한다. 김관영 지사가 얘기했듯 삭감예산보다 더 많은 예산을 가져와야 마땅하다. 정부부처가 기재부에 넘긴 예산이 6626억 원이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서 해마다 1조 원 가까이 배정한 것에 비하면 너무 적다. 또한 새만금사업은 지금이 SOC 예산 등을 집중 투자해야 할 시점이다. 이차전지업체 등 7조8000억원의 투자가 몰리면서 항만과 공항, 철도, 도로 등 간접자본시설의 중요성이 더 높아졌다. 타이밍을 놓치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국회 예산 처리시한은 12월 2일까지다. 전북도와 정치권은 최선을 다해 도민들의 함성을 반영토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은 홍익표 원내대표의 경고대로 새만금 예산의 복원여부를 예산 통과의 바로미터로 삼아야 한다. 정부여당은 새만금 예산에 대해 시원치 않은 태도를 취한다면 도민들의 분노는 더 크게 폭발할 것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1.08 17:34

서울에서 만난 전북 - 황희 정승

학창 시절 손꼽아 기다리던 날이 있었습니다. 소풍과 운동회였지요. 아마도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누구나 그랬을 테지요. 학교 밖 행사도 있었습니다. 매년 사월 초파일을 전후해 열리는 ‘춘향제’였지요. 학생들과 주민들이 춘향, 이도령, 향단, 방자, 월매, 변사또 등으로 분장하고 행진하는 가장행렬, 전국에서 모여든 예쁘고 착한 누나들을 뽑는 춘향선발대회, 판소리 명창들의 국악경연대회 등 행사가 무척이나 다채로웠습니다. 그 시절에는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밤하늘을 수놓던 불꽃놀이도 빼놓을 수 없지요. 지금이야 전국적으로 많은 지역축제가 있지만, 80년대만 해도 전국 3대 축제로 불리던 춘향제의 모습입니다. 이런 모든 행사들의 주무대가 있었지요. 바로 ‘광한루원’입니다. 광한루를 처음 만든 사람은 조선을 대표하는 정승인 황희입니다. 선생은 남원과 어떤 인연이 있었기에 광한루를 지었을까요. 선생의 아버지인 황군서는 고려말 개성에 터를 잡고 벼슬살이를 시작했습니다. 선생도 개성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지요. 그런데 황군서의 출생지가 바로 남원이었습니다. 벼슬살이를 위해 개성으로 이주한 것이었지요. 선생의 조부인 황균비의 묘지도 남원시 대강면에 있는 '풍악산(楓嶽山)'에 있다고 합니다. 선생이 벼슬길에 들었던 조선 초는 격변의 시대였습니다. 왕권과 신권의 줄다리기가 한창이었지요. 그러다 보니 왕위를 둘러싼 다툼도 심했습니다. 태종에게는 세 명의 대군이 있었습니다. 바로 양령, 효령, 충령이었지요. 선생은 양령 대신 충령으로 세자를 교체하는 것에 반대했습니다. 그 바람에 관직에서 파직되어 유배를 떠나야 할 처지가 되었지요. 첫 유배지는 개성과 가까운 임진강가에 있는 교하(交河)였습니다. 그런데 한양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다시 유배를 떠나게 되었지요. 그래서 선택된 곳이 바로 남원입니다. 유배지가 남원으로 변경된 것은 앞서 본 것처럼 선생의 향관이 남원이었다는 이유도 작용했습니다. 비록 유배를 떠나는 몸이지만 어느 정도 배려를 한 것이지요. 덕분에 선생은 유배지인 남원에서 노모, 처자식과 함께 머무르면서 광한루를 지은 것입니다. 광한루는 선생에 의해 광통루라는 이름으로 처음 만들어졌지만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광한루는 1626년에 재건된 건물이지요. 서울에서 문산 방면으로 자유로를 따라가다 보면 임진강변 경치 좋은 곳에 반구정(伴鷗亭)이라는 정자가 있습니다. 갈매기와 함께한다는 뜻인데요. 지금은 강변을 따라 철조망에 둘러싸여 있어 분단의 아픔이 느껴지기도 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썰물 때면 먹이를 찾는 갈매기들을 여전히 볼 수 있는데요. 황희가 87세에 18년 동안 재임하던 영의정에서 물러나 말년을 보낸 곳입니다. 서울 사람들에게 반구정은 그리 낯설지만은 않습니다. 선생의 말년 거주지이기 때문이 아니라 부근에 장어집이 몰려 있는 곳으로 유명하기 때문이지요. 저도 20여년 전 고양검찰청에 근무할 당시에는 그저 유명한 장어집으로만 알았던 부끄러운 과거가 있습니다. 반구정에는 선생의 일대기와 두문불출의 유래, 세종과의 관계 등을 설명해 둔 기념관, 영정을 모신 사당, 제사를 모시는 재실과 동상이 있습니다. 햇살이 좋은 가을날 임진강가를 걸으며 ‘두문불출’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면 어떨까요. 거기에 코끝에 스미는 장어 굽는 냄새의 유혹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양중진 변호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3.11.08 17:33

원석인 전라북도 생태·환경자산을 미래의 보석으로 활용:전북형 생태계서비스지불제 도입 필요

광업에서 유래된 말로 ‘원석(原石)’이라는 말이 있다. 다른 광물과 섞여 있어 잘 구분되진 않지만 가공과정을 거치면 ‘보석(寶石)’으로 거듭나는 것을 의미한다. 전라북도에는 이와 같이 ‘원석’으로 불릴만한 자산이 있다. 바로 ‘생태·환경자산(natural capital)’이다. 예를 들어보자. 김제-익산-정읍-전주에 걸친 호남평야는 전국 최대 규모로 1,287개의 둠벙을 포함한 논습지를 보유, 황새와 독수리 등 겨울 철새의 휴식 공간 역할을 한다. 서부 연안권엔 세계 3대 갯벌의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고창·부안 갯벌과 채석강 등 지질경관을 보유하고 있다. 동부 산악권은 산림면적이 평균 71.8%로 백두대간 등 산림자원과 야생동식물이 풍부하다. 그야말로 생태·환경자산의 보고(寶庫)라 할 만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생태·환경자산을 보석으로 가꾸고 활용하는 데엔 미숙했던 것 같다. 산업화 이후 지난 30여 년간(1980년대~2010년대) 산림, 농지, 하천 등 전북의 자연공간은 각종 개발사업으로 감소 되었고, 생태축은 단절·훼손되었다.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태·환경자산의 가치도 감소되었다. 뒤늦게 보호와 규제 중심의 이른바 ‘네거티브 정책’이 추진되었지만 자산가치의 하락을 막진 못하고 있다. 오히려 보호지역으로 묶여 각종 개발사업이 수십 년간 제한되어 왔고, 민간이 소유한 주변 토지의 경제적 가치도 하락시켜 왔다. 그 결과 정책의 동반자인 민간의 동기부여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은 어떤지 눈을 돌려보자. 생태적 가치의 증진과 지역사회의 경제적 혜택을 모두 고려하는 생태·환경자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주자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payment for ecosystem services; PES)이다. 코스타리카는 황폐화된 산림 복원을 위해 토지소유자와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을 체결, 조림활동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통해 국토면적의 30%미만이던 산림면적을 40%이상으로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뉴욕시는 캣스킬(Catskill) 유역 비점오염 저감을 위해 60~80억 달러가 소요되는 정수시설 설치 대신 15억 달러를 투입, 시민들의 유역보호 활동을 지원하여 유역 수질 개선에 성공했다. 이제는 전북의 생태·환경자산 정책을 민간 인식 증진과 경제적 지원 중심의 ‘포지티브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특별히 2024년 1월, 글로벌 생명경제를 비전으로 내세운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할 예정이며, 민선 8기 도정과제중 하나로 생태·환경자산의 가치 창출을 내걸고 있다. 필자는 ‘전북형 생태계서비스지불제’의 도입과 ‘전북형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시범지역 지정’을 전라북도 생태·환경자산 정책의 하나로 제안하고자 한다. 환경부가 제시한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북의 여건에 특화된 맞춤형 생태계서비스지불제를 발굴하고, 사업 추진을 위한 특별구역을 지정하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환경부는 전북에서 지정한 시범구역에 대해 ‘제5차 국가환경종합계획’에서 제시한 ‘생태계서비스 활성화 촉진구역’으로 지정하고, 국비 지원 확대와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위한 지원정책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한다. 인도의 성현(聖賢) 마하트마 간디는 “미래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비록 지금까지 전북의 생태·환경자산은 감추어진 원석에 불과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북특별자치도의 모든 구성원이,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정책 추진에 참여함으로써 전북의 미래 생태·환경자산은 보석으로 변화할 것이다. 생태계서비스 가치를 창출하는 전북의 생태·환경자산을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생명경제 중심, 전북특별자치도가 실현되는 것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이남호 전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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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8 17:33

전북특별자치도 추진 배경과 당위성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필자와 한병도 의원은 여야를 대표하여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을 각각 발의하며 전북 발전을 향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었다. 이러한 전북의 새로운 시도와 우리 도민들의 염원에 국회가 화답하며 전북특별자치도가 내년 1월 18일 시행된다. 그동안 호남권에 속해 광주 변방으로 가슴앓이 했던 전북이 독자권역으로 새롭게 출발하게 된 것이다. 제주, 세종, 강원에 이어 네 번째로 특별법을 통해 특별자치도라는 특별한 지위를 갖게 된 전북은 앞으로 특례를 통한 권한 확보와 각종 지원을 통해 스스로 발전을 위한 시도가 가능해진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통해 독자 권역을 구축하고 고도의 자치권까지 부여받음으로써 전북 역사에 획기적인 변화로 남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적인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에는 아직 큰 숙제가 하나 남아있다. 특별법 전부개정이다. 현 특별법으로는 명칭만 바뀌는 수준에 불과해 실질적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국회가 개정안 심사에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시의적절한 시도로 평가받는 배경에는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전북은 광역 대도시가 없어 그동안 국가균형발전의 중심에서 번번이 빗겨가며 소외 돼왔다는 점이다. 대규모 SOC 조성과 지원에서 제외되며 지역 인프라 격차가 심화 되어왔고,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전북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두 번째는 인구감소·관심 지역이 도내 14개 기초 지차체 중 11개에 달하는 등 극심한 인구감소율을 겪고 있어 광역 소멸까지 언급되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소멸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전북을 살리는 일은 국가의 책무로 전북의 시도에 적극적으로 응답할 의무가 있다. 지역 없이 국가가 있을 수 없다. 세 번째로 전북은 특별자치도로서 시도하는 모든 정책은 물론 국가에서 시범 추진하는 정책들을 새만금이라는 광활한 무대를 통해 실현가능한 최적지라는 점이다. 새만금은 매립지인 만큼 민원이 적고 확장성이 높은 1억 2천만 평의 대규모 용지라는 장점이 있다. 요즘 여러 지자체에서 특별자치도를 비롯해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시도를 하고 있다. 의미 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지방분권이 성공하면 단순히 해당 지역발전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는 곧 국가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지방분권 확대 정책의 전략적인 방안으로 전북특별자치도의 적극적인 활용을 제안한다.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목표로 하는 윤석열 정부가 낙후되고 소멸 위기에 처한 전북을 특별자치도로서 적극 활용하는 것은 성공적인 지방분권 정책을 위한 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한 예로 새만금은 전북의 핵심 발전 지역이자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중앙정부에서 결정 권한을 대부분 쥐고 있는 구조로 지역 주민들의 의견 개진과 지역 정책 반영을 위한 주도적 역할에 한계가 있다. 새만금 개발에 전북의 역할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부족한 인프라 확충과 인력 확보를 위한 외국인 정책 등 지역 주도적인 정책 추진을 장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지방이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면 지역이 국가 발전을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지방분권이 지속적인 국가 발전을 위한 답이 될 수 있다. 내년 전북특별자치도 성공 출범이 지역발전은 물론 대한민국 지방자치제도의 커다란 변화의 물결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운천 국회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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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8 17:33

농민대통령 ‘농협중앙회장’

농협중앙회장을 일컬어 농민대통령이라고 한다. 일개 조합장만 돼도 떵떵거리는 사람이 많은데 하물며 농협중앙회장의 위세가 어떨 것인지는 불문가지다. 농협중앙회 회장의 연봉은 4억 원 가량되고 겸직하는 농민신문사 회장의 연봉도 4억 원 수준이다. 농협중앙회 회장이 되는 순간 한 해 봉급만 8억 원 가량된다. 유형, 무형의 가치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인가. 성남 출신 이성희 현직 농협중앙회장의 연임 길을 터주는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 개정안’이 정기국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4년 단임제인 농협중앙회장 임기제를 1회 연임제로 바꾸도록 한 게 골자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8일 국회 농해수위 소위원회에서 윤준병 의원이 핵폭탄급 발언을 했다. 소위 ‘부장연합’이라고 하는 데서 제기된 공문을 공개하면서 로비 의혹을 폭로한 것이다. 윤 의원은 당시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은 농협법 ‘셀프 연임’ 개정을 위해 국회의원, 국회 전문위원, 농식품부 등에 조직의 인력 및 비용을 들여 로비를 하고 있다. 비자금을 조성해 때로는 회장 자신이 직접 국회의원을 비밀스럽게 만나서 비자금을 직접 전달하고 있고, 일부 국회의원은 연임 법안 통과를 대가로 농협회장에게 인사청탁을 하고 있다”는 내용도 폭로했다. 법 개정안이 현직 농협중앙회장을 위한 성격이 짙고 특히 의원들이 광범위한 로비를 받아 법 개정안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굳이 법률 개정 필요성이 크다면 법안은 통과시키되 현 회장이 출마하지 않으면 되는데 이성희 회장은 어떻게 해서는 연임법안을 통과시켜 출마하겠다는 것이다. 자신의 연임을 위해 헌법을 개정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과 별반 다를 것도 없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로선 9일 열리는 법사위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굳이 무리한다면 본회의에 직권 상정해서 통과시키는 수밖에 없다. 만일 이렇게 된다면 국회의원들의 집단지성은 심각한 의심을 받을 것이다. 어쨋든 내년 1월 열리는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현직 회장의 출마 여부에 따라 양상은 크게 달라진다. 연임허용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이성희 현 회장은 출마할 수 없게되는데, 이럴경우 호남 1명(유남영 정읍조합장), 경남 3명, 충남 1명 등 5파전 양상으로 흐를 전망이다. 지난번 선거때 이성희 현 회장이 1위, 유남영 정읍조합장이 2위, 강호동 합천율곡조합장이 3위를 차지한 바 있기에 이번 선거에서도 유남영, 강호동의 초강세가 예상된다. 다만 최종 결선투표에 갈 경우 호남과 충남이 연합하는 백제권 후보대 영남권 연합 후보의 2파전이 될 공산도 커 보인다. 내년 1월 선거에는 전국 1111개 조합에서 1255표로 중앙회장을 뽑게된다. 타 시도와 달리 전북은 농협중앙회 창립 이후 62년간 유일하게 단 한번도 중앙회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1999년 전북 출신 소구영씨가 출마했으나 당선권과는 거리가 멀었고 2020년 유남영 조합장은 2위로 분루를 삼켰다. “과연 전북은 내년 1월 농민대통령인 농협중앙회장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인가” 농도인 전북의 농업인들은 숨죽여 그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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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3.11.08 15:26

‘0교시 아침운동’ 모든 학교에서 참여하길

전북교육청이 학생들의 건강과 인성 함양을 위해 내년부터 1교시 정규수업 시작 전 운동장 및 체육관에서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진행하는 ‘아침운동 신명나게’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오는 12월부터 도내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희망하는 학교에서 적합한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아침운동으로 활기차고 흥겨운 기운을 돋구어 하루를 신명나게 시작하자는 취지다. 아침 체육활동은 학생들의 사회성 및 학교생활 적응력을 향상시키고, 뇌파 향상으로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학력 신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실제 미국 일리노이주 네이퍼빌의 한 고교에서 0교시에 전교생이 1.6km 달리기를 하는 체육수업을 한 결과 학생들이 놀라운 학업 성취력을 보여 운동이 학습능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입증한 일은 ‘네이퍼빌의 혁명’으로까지 불리며 전 세계에 알려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저하되고 있는 아동·청소년들의 기초체력 회복을 위해서도 아침운동은 필요하다. 게다가 아침운동은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사회성 강화에도 효과가 있다. 아침운동과 더불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의 아동 바깥놀이도 활성화해야 한다. 놀이도 교육이다.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서 배우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한다. 성장기 아동은 놀이를 통해 정서적 안정과 즐거움을 얻는다. 또 놀이는 사회성과 사고력, 판단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도 우리 아이들은 또래와 어울리는 바깥놀이에 익숙하지 않다. 방과 후 학원을 돌다 보면 진이 빠져 바깥놀이는 생각도 못 한다. 방 안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컴퓨터 게임이 보편화된 놀이 수단이다. 게다가 요즘 아이들은 미세먼지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학교에서조차 좀처럼 교실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가장 안전한 놀이터이자 체육활동 공간인 학교 운동장마저 점점 좁아지고 있어 안타깝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학교 아침운동 활성화 프로젝트는 매우 의미가 있다. 아무쪼록 전북지역 모든 학교가 ‘0교시 아침운동’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해 학생들이 운동으로 건강한 하루를 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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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11.08 12:10

새만금 테마파크, 관광개발 마중물돼야

새만금지역에 휴양형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잼버리 악몽에 시달리는 새만금사업에 새로운 관광 투자의 물꼬가 트이는 계기였으면 한다. 이를 통해 새만금 개발이 활성화돼 기업이 몰리고 관광객이 넘쳐나는 명소로 탈바꿈되길 기대한다. 이번 투자는 새만금 1호 방조제 시점부에 민간기업이 1443억원을 투입해 대규모 체류형 휴양시설과 테마파크를 짓는 사업이다. 새만금위원회는 6일 제31차 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만금 명소화사업부지 관광개발사업 통합개발계획(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부안군 국립새만금간척박물관 인근 8만1322㎡(약 2만5000평) 부지에 대형 관광휴양시설인 '챌린지 테마파크'가 구축된다. 이번 계획은 연내 사업을 착공해 2026년 말 완공, 2027년 개장을 목표로 한다. 테마파크는 휴양콘도 150실, 단독형 빌라 15실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공연시설, 대관람차 등 관광숙박 및 문화·공연시설 등이 들어선다. 또 지역사회와 상생을 위해 지역생산품 판매장을 설치하고, 현재 운영 중인 산책로를 정비해 일반 국민에게 상시로 개방한다. 총사업비 1443억원 중 시행사의 자기자본은 361억원(25%)이고, 나머지 1082억원(75%)은 대출 등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일단 시행사 돈으로 부지 조성공사에 착수하고, 내년부터 일부 분양수익으로 차입금 상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새만금사업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고 업체들이 대거 투자하면서 활력을 띠는듯 했다. 그러다 지난 8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이후 SOC예산이 78% 삭감되면서 주춤한 상태다. 이에 따라 도내 국회의원과 도의원 등이 잇따라 삭발과 릴레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또 7일에는 전북인 비상대책회의와 재경도민회 등이 국회 본관 앞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가졌다. 이번 관광투자가 이를 극복하는 전환점이 되었으면 한다. 이번 발표가 혹여 국면전환용이 아니길 바란다. 지난 2011년 LH 사태 때 정부와 전북도는 도민들을 무마하기 위해 삼성그룹이 투자한다며 전북도민들을 기만했다. 또 정부는 김포의 서울시 편입 등 ‘메가 서울’을 추진하면서 지방시대를 선언하고 있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번 관광 투자가 계획대로 실시돼 새만금이 한 단계 더 도약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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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11.07 17:54

김장 못 해요

“사장님, 올해는 김장 언제 하십니까? 김장하는 날 맞춰와야 새 김치 얻어먹잖아요.” 어느덧 김장철이 코 앞이다. 여느 해 같으면 시장도 돌아다니고 그동안 거래했던 배추밭들도 돌아보며 김장 준비에 발품을 파느라 바쁠 시기다. 다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올해는 김장 안 하기로 했어요. 인증받은 우리 지역 김치공장하고 계약했거든요. 재료도 다 국산이고 맛이며 위생이며 다 검증받은, 믿을만한 회사예요.” “아, 왱이집 김장만 기다렸는데 아쉽네요.” 며칠 동안 김장을 물어보는 손님들이 이어졌다. 대답을 거듭할수록 죄송한 마음이 쌓여갔다.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야 손님들보다 배는 크면 컸지, 적지 않을 것이다. 여러 해 동안 미련을 가지고 고민을 거듭했지만, 결론은 명확했다. 요즘 음식점 가운데 김장을 계속하는 곳이 많지 않다. 반찬 중 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곳일수록 좀 더 쉽게 매입 김치를 선택한다. 반찬 가짓수가 많지 않아 김치에 많이 의존하는 음식점들은 그나마 김장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우리 가게와 다르지 않은 고민 들을 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가게에서 김장을 계속해 왔던 이유는 어찌 보면 단순했다. 나에게 ‘김장’이란 ‘나누는 잔치’였기 때문이다. 어릴 적 김장을 하던 날이면, 내 역할은 하나였다. 이웃집에 김장 김치를 돌리는 일이었다. 옆집에 잘생긴 오빠라도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무거운 그릇을 들고도 발걸음이 날아다녔다. “아이고, 반가운 김장 김치네. 잘 먹을게. 고맙다!” 김치를 받아 드는 이웃의 인사가 나를 향한 칭찬인 것만 같았다. 아마도 그 반가운 목소리 때문에 가게에서도 김장하는 날이면 갓 담근 김치를 손님들에게 맛보여 드렸던 것 같다. 잘 먹었노라 인사하는 손님께는 김치 한 통씩 싸드리곤 했다. 왱이집과 오랜 세월을 함께해온 손님들에겐 그것이 하나의 풍속놀이처럼 여겨졌을 것이다. 헌데 젊은 손님들은 상황이 좀 다르다. 김치 자체에 손이 많이 가지도 않거니와 한두 젓가락 건드리고 마는 경우가 많았다. 한번 손님상에 올라간 음식은 재활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갓 담근 맛깔 난 김치를 고스란히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야 하는 심정은 쓰라리기 그지없었다. 또 한 가지 곤란한 것은 젓갈 달이는 냄새였다. 우리 김장 김치는 멸치젓갈과 황석어젓갈을 직접 달여 사용했는데 이 냄새를 둘러싼 민원이 적지 않았다. 동문사거리 이웃들은 그나마 왱이집의 오랜 전통이라 여겨 냄새나는 며칠을 참아주었지만, 손님들은 아무래도 불편해했다. 이 냄새가 나면 며칠 후 김장 김치를 맛볼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식사하는 동안 옷에 젓갈 냄새가 밸까봐 신경을 썼다. 쌀쌀해지는 날씨에도 일주일은 모든 문을 활짝 열고서 환기하며 여간 조마조마했던 것이 아니다. 결정적인 것은 ‘맛손’ 부족이다. 우리 가게는 오래 일한 직원들이 많았다. 그런데 절반 이상이 노환으로 가게를 떠나시고 젊은 사람들은 힘든 일을 피하려 하니 일손을 구하는 것이 아무래도 어렵다.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은 솜씨로 김장 김치 맛을 내오던 이모님들이 점차 나이 들어 일손을 놓게 되니 이제는 혼자서 직원들 진두지휘하며 김장을 치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런저런 푸념을 늘어놓지만 결국 하고 싶은 건 사과이다. “올해는 김장 못 해요. 김장 김치도 못 싸드려요. 죄송합니다. 저도 그 시절이 그리워요.” /유대성 전주왱이콩나물국밥전문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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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7 17:53

지극한 정치, 지치(至治)시대를 열자!

“우리나라 정치는 4류다!” 1995년, 고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폭탄 발언이다. 우리 정치가 삼류만도 못하다 했으니 이 얼마나 지독한 평가인가. 그로부터 28년이 지났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다. 정치도 그만큼 변하고 발전했을까? 만약 고 이건희 회장이 살아있다면 5류라고 일갈하지 않았을까 싶다. 정치가 국민으로부터 지금처럼 불신받은 적은 일찍이 없었다.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광주광역시 투표율이 37.7%로 역대 최저였다는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 전북과 호남 정치의 대전환이 절실하다. 지성감천(至誠感天), 지성감민(至誠感民)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지역과 시민을 위한 지극한 정치, 지치(至治)시대를 열어야 한다. 지치(至治)는 요·순 시대의 이상적 정치이자 조선시대 개혁가 조광조가 추구했던 개혁 정치다. 전북과 호남에서부터 지극한 정치, 개혁 정치의 새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제22대 총선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총선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대선 패배로 야당의 지위에서 총선을 치러야 한다. 21대 총선에서 범민주당은 183석을 석권하며 대승을 거뒀다. 87년 체제 이후 최다 의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으나 아쉽게도 2년 뒤 대선에서 0.73% 차이로 석패했다.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이 대성공을 거두고도 정권 재창출에는 실패했던 경험과 겹친다. 후일 열린우리당 초선 국회의원들이 탄핵 역풍을 타고 당선된 것을 가리켜 ‘탄돌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압도적 다수 거대 여당을 만들어줘도 무능함만 보이다 정권을 빼앗긴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두고 코로나 덕에 당선되었다는 ‘코돌이’라는 별칭이 붙은 건 민심의 현주소다. 22대 총선은 ‘정권견제’냐 ‘정권안정’이냐는 단순 구도가 아니다. 민생과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를 산산조각 낸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이 되어야 한다. 22대 총선은 대통령도 탄핵할 수 있는 의석 확보가 절대적 목표여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진보진영은 189석을 획득했다. 11석 모자라는 수치다.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는 의석 확보야말로 정권 재탈환의 보증수표이자 이재명 대표를 확실히 지키는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북 정치, 호남 정치부터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 문재인 정부 여당의 달콤함에 취해 온갖 갑질과 추문으로 얼룩진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치인들을 퇴출해야 한다. 그리고 빼앗긴 정권을 되찾는 무거운 책무를 짊어질 개혁적인 국회의원들로 대체해야 한다. 통탄할 대선 패배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보다 호남에서 무려 4.5%에 달하는 지지율을 잠식당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역대 대선에서 보수진영 후보 중 최다 득표로 당선됐다. 텃밭 호남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이 뼈아픈 패인 중 하나다. 그 책임은 전북과 호남의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있다. 하지만 대선 패배 이후 전북과 호남의 현역 국회의원 중 엄중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준 정치인이 한명도 없다. 깊은 유감이다. 지극한 정치, 지치(至治)로 실의에 빠진 전북과 호남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선명한 야당, 강한 야당을 건설하는 길만이 곧 빼앗긴 정권을 되찾아 오는 지름길이다. /고상진 (사)익산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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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7 17:53

전북이 사는 길…세가지 통합 방안

전북은 요즘 사면초가다. 정부로부터 소외받고 중앙 정치권도 그다지 관심이 없다. 삭발을 하고 릴레이 단식을 해도 소 닭보듯 한다. 힘이 약한 탓이다. 인구가 적고 경제력도 약한데다 단합도 되지 않는다. 딱 부러진 정치인 하나 찾기도 힘들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이후 더욱 그렇다. 이를 어떻게 해야 하나? 돌파구는 없을까? 외부 자원이나 힘을 동원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부에서 동력을 일으키는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야 한다. 내발적 발전전략이다. 다음 3가지 통합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완전(완주·전주) 통합과 새만금지역 통합, 그리고 전북대·군산대·전주교대의 통합이 그것이다. 첫째, 완전(완주·전주) 통합부터 보자. 완전통합은 1997년 시도한 이래 26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세 번 실패했고 이번에 민간단체가 나서 네 번째 시도하고 있다. 완전통합이 중요한 이유는 구심점이 없는 전북 발전에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전국은 메가 열풍에 들떠 있다. 김포시가 서울로 편입하겠다고 나서면서다. 김포뿐 아니라 구리, 하남, 고양, 부천, 광명 등도 들썩인다. 경기도는 북부특별자치도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 4·10 총선 전략에서 나온 것이지만 전국이 다이나믹하게 움직인다. 다른 지역, 가령 경북 군위군은 자발적으로 올 7월 1일부터 대구광역시로 편입해 들어갔다. 그런데 전북은 어떤가. 정작 당사자인 우범기 전주시장과 유희태 완주군수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 전주시장은 소극적이고 완주군수는 뒤에서 반대하고 다닌다. 다행인 것은 김관영 지사가 내년 1월 18일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법 전부개정법률(안) 제189조에 들어있듯, 도지사의 의지가 중요하다. 둘째, 새만금지역 통합문제다. 매립된 새만금과 군산, 김제, 부안을 합쳐 하나의 자치단체로 만드는 일이다. 새만금이 어떤 사업인가. 1991년 착공돼 32년이 흐르는 동안 새만금은 전북도민의 한(恨)과 혼(魂), 아픔과 희망의 표상이 되었다. 대통령이 8명째 바뀌었으나 진척은 48%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잼버리 파행으로 기로에 서 있다. 이차전지 등 투자가 몰리다 SOC예산 대폭 삭감으로 주춤한 상태다. 특히 군산과 김제 부안의 관할권 다툼은 새만금 내부개발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국회나 새만금위원회 등에서는 “자기들끼리 맨날 싸우면서 무슨 예산타령이냐”고 비아냥이다. 관할권 다툼은 3개 시군의 자치단체장과 시군의원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세우기 위한 싸움에 불과하다. 셋째, 전북대와 군산대, 전주교대의 통합이다. ‘전북1도1국립대’ 전략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의 혁신을 위해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지금 전국의 지방대학은 글로컬대학30에 목을 매고 있다. 정부가 전국 200여개 지방대학 중 30개 대학을 선정해 1000억원씩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들지 못한 나머지 대학은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 올해는 10개를 뽑는데 15개 대학이 예선을 통과했다. 전북에서는 전북대가 유일하다. 다음 주쯤 발표될 10개 대학에 들어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하지만 정부가 원하는 대학 간 통합이 없어 장담할 수 없다. 현재 강원대+강릉원주대, 부산대+부산교대, 충북대+한국교통대, 안동대+경북도립대 등 국공립대간 통합대학들이 유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종적으로 선정이 어떻게 되든 전북대와 군산대, 전주교대의 통합은 시급하다. 한발씩 물러나 대승적으로 결단해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조상진
  • 2023.11.07 17:53

지역 축제의 생성과 소멸

가을은 지역 축제가 가장 많이 열리는 계절이다. 9월부터 11월에 걸쳐 열리는 크고 작은 지역 축제는 그 수를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넘쳐난다. 우리나라의 지역 축제 대부분은 1990년대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축제가 도시 마케팅의 수단이 되면서 지자체들이 너나없이 축제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그 뒤 산업화의 통로로 기능하는 축제를 성공시키는 일은 자치단체들의 열망이 되었다. 축제의 연원은 깊다. 네덜란드의 문화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자신의 저서 <호모 루덴스>에서 제의와 놀이, 축제가 근본적으로 유사하다고 설명한다. 일상으로부터 분리된 공간과 시간,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집중력이 그가 꼽는 공통적 속성이다. 그러나 현대 축제의 성격과 형식은 다르다. 과거의 축제가 일상에서 엄격히 지켜져 왔던 질서와 권위, 사회적 위계질서의 효력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과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형식이었다면 오늘의 축제는 상상력을 발휘하는 공간과 시간의 의미를 새롭게 부여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축제는 대부분 일제강점기 탄압으로 중단되거나 사라졌다. 1990년대에 만들어진 지역 축제들은 그 목적과 형식이 전통 축제와는 완전히 다르다. 하나 같이 놀이의 성격을 강조하면서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 문화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경제적인 가치를 얼마나 창출하느냐가 목표다. 사실 축제는 오래전에 문화시장의 중심이 되었다. 도시의 재정 상당 부분 축제로 얻고 있는 유럽의 도시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중세기를 거치면서 더욱 발전된 유럽의 축제는 20세기 들어서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위력의 문화적 힘을 과시하는 시장을 형성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펼쳐지는 국제적인 규모의 축제는 수백여 종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유럽의 몇몇 축제는 문화적 전통을 살리면서도 독창성과 보편성을 아우르는 다양한 기획으로 해마다 전 세계의 관광객을 부른다. 흥미롭게도 이들 축제의 중심은 대부분 음악이다. 장르의 다양한 융합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문화적 전통인 음악에 주목하며 정체성을 지켜간다. 그중에서도 이탈리아 베로나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축제는 100년 역사를 갖고도 여전히 건재한 대표적인 축제로 꼽힌다. 문화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꿋꿋이 지켜낸 문화적 전통과 지나친 상업주의로의 변질을 경계해온 덕분이다. 돌아보면 우리나라 지역 축제는 짧은 기간, 수도 없이 만들어지고 사라졌다.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는 이유가 따로 있을 터. 눈앞의 경제적 가치만을 앞세워 문화적 전통을 쉽게 포기하는 지역 축제의 현실이 안타깝다. /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3.11.07 15:28

전주 노송천 이대로 방치해선 안된다

전주시가 제2의 청계천을 표방하면서 무려 408억원을 투자했던 전주 노송천이 이젠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생활쓰레기로 가득찬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무려 10년에 걸쳐 생태하천 사업을 통해 복원됐으나 유량이 매우 적고 하천 폭이 좁은데다 진입로 경사가 급해 오히려 볼썽 사나운 모습만 연출하고 있다. 악취와 미관저해, 어두컴컴한 조명 등으로 인해 썰렁하기 그지없고 주변 상가들은 파리만 날리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노송천 복원 프로젝트는 지난 2008년 환경부 '도심 복개하천 복원' 선도사업 대상에 선정되면서 국비를 지원받아 노송천과 건산천 구간이 단계적으로 복원됐다. 노송천 구간은 중앙성당에서 진북동 한국은행을 잇는 700m 길이로, 전주의 구도심을 관통하는 도심하천의 하수도화된 복개구간을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되돌리는 효과가 기대됐다. 2012년 준공때만 해도 국내 복개하천 복원 우수사례로 꼽히면서 다른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을 올 만큼 한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노송천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있다. 전주시는 해마다 2500만원 가량을 투입해서 관리하고 있으나 방치에 가까운 상태다. 결국 이제와서 다시 복개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면 하천 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해 자연형 하천으로 만드는 것 이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쓰레기와 이로인한 악취다. 무더운 여름철엔 악취가 진동할 뿐 아니라 벌레들까지 우글우글한 실정이다. 결론은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시민 휴식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여러차례에 걸쳐 지역언론이나 시의회 등에서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시민들이 체감할 만한 전주시의 가시적인 조치는 없는 실정이다. 무려 48년간 콘크리트로 덮여 있던 전주 노송천이 생태하천으로 복원되자, 주변 상인들은 상권 활성화를 기대하면서 환호성을 질렀던게 바로 10년 전이다. 1961~63년 재래시장인 중앙시장 옆을 콘크리트로 덮어 도로를 냈는데 옛 도심을 되살리기위해 추진된게 바로 노송천 복원사업이다. 노송천에는 시간당 300t, 하루 7000t 이상의 맑은 물이 흐르고 주변 상가에서 나오는 생활오수는 별도의 차집관로를 통해 하수종말처리장에 모이며 공영주차장을 만들고 아케이드도 조성했다. 젊은이들이 노송천을 찾도록 발랄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야간 경관등도 달았고 자랑했던 모습은 다 어디로 갔는가. 전주시민들은 과연 언제까지 노송천을 이대로 방치할 것인지 전주시에 계속해서 묻고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1.07 14:05

전북도민의 함성, 여의도를 진동시키자

새만금 예산 복원을 위한 전북인 총궐기대회가 오늘(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다. 이번 궐기대회는 전북애향본부를 비롯한 전북상공회의소협의회, 전북예총 등 비상대책회의와 전북도의회,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경기·인천 전북도민총연합회, 재경 전북인 14개 시군 비상회의가 공동 주최한다. 도민들과 출향민들의 호응이 높아 5000명 이상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에 궐기를 하는 이유는 정부가 전북도민의 신앙과도 같은 새만금 SOC예산을 대폭 삭감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칼질은 중앙정부가 지난 8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에 대한 책임을 전북에 전가하면서 비롯되었다. 내년도 새만금 부처 예산 6626억 원 중 78%인 5147억 원을 날려 버린 것이다. 역대 정부에서 처음 있는 폭거요 예산 학살인 셈이다. 더구나 다른 예산이나 국가사업에 대해서도 전방위적 압박이 기해지고 있다. 이를 그대로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새만금이 어떤 사업인가. 1991년 착공돼 32년이 흐르는 동안 새만금은 전북도민의 한(恨)과 혼(魂), 아픔과 희망의 표상이 되었다. 대통령이 8명째 바뀌었으나 진척은 48%에 그치고 있다. 역대 대통령은 선거 때만 찾아와 희망고문을 하고 떠났다. 이 사업이 영남이나 충청, 전남지역에서 실시되었다면 이 지경이었을까. 전북도민들은 옛부터 불의에 분연히 떨쳐 일어나는 애국·애향인이었다. 130년전 동학농민혁명이 그렇고, 그후 의병운동과 민주화 운동이 그러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은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若無湖南 是無國家)고 했다. 당시 식량창고인 호남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로 그 중심은 전주와 전북이었다. 정부는 인구가 적고 경제력이 뒤진 전북을 ‘봉’ 취급해 왔다. 이번 사태도 약한 자에게 본때를 보여줘 기선을 제압하려는 치졸한 행태에 다름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전북은 박정희 정권 이래 차별과 소외에 시달린 상처를 갖고 있다. 여기에 소금 뿌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렇다고 폭력행위 등 이성을 잃은 행위를 한다거나 안전사고가 일어나선 안될 일이다. 목소리는 크고 당당하게 높이되 비이성적 행위는 삼가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성난 도민의 함성을 듣고 새만금 예산을 정상으로 돌려놓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더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1.06 18:49

국립예술단도 지·방·이·전 하자!

정부 기관이 혁신도시로 이전하면 인재가 지역으로 가지 않아 큰 위기를 맞을 거라고 목소리를 높인 이들이 많았다. 국민연금기금용본부의 경우 인재 확보가 어려워 투자 실적을 내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기사도 났었다. 그 유명한 워런 버핏의 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 본사는 수도 워싱턴이나 경제 중심인 월스트리트에 있지 않다.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다. 지방이전을 우려한 논리대로라면 워런 버핏의 회사는 진즉 망했어야 한다.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진행 중이다. 어느 기관이 어느 지역으로 갈지 초미의 관심사다. 지자체는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수도권에 남아있던 공공기관은 사정이 다르다. 이전되지 않고 서울에 남아있기를 바라면서 전전긍긍한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느긋한 공공기관이 있다. 국립예술단이다. 국립예술단도 지방이전하자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럴 때마다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지방이전하지 않는 이유를 들어보면, 국립이라고 하나 실제는 민간단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이 있다. 한마디로 공공기관이 아니므로 이전할 필요가 없단다. 국립예술단의 역할은 예술의 수준을 높이는 데 있으므로 지역균형발전이 목적인 지방이전과 무관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유가 여럿이나, 왠지 명쾌하지 않다. 국립국어원은 수도인 서울에 있어야 한다, 말이 된다. 「표준어 규정」 제1장제1항에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해져 있으니까 말이다. 국립예술단이 꼭 서울에 있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대한민국 예술을 대표하니까 수도에 있어야 한다? 유럽 각국을 대표하는 예술단이 모두 수도에 있지 않다. 순수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사람이 가장 많은 지역에 있어야 한다? 예술의 대중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국민은 서울 외 지역에 살고 있다. 지역으로 가면 우수한 단원을 선발하지 못한다? 인재는 여전히 공공기관을 제1의 취업대상지로 삼는다. 국립예술단이 서울, 그것도 강남에 몰려 있다는 사실도 심각한 문제이다. 예술의전당 사장조차 말한 바 있다. “강남부자를 위한 극장”이라고. 그 장소에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국립현대무용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서울예술단이 상주해 있다. 모두 문체부 소속 기관으로, 예술의전당에서 주로 공연한다. 그리고 관람객은 대부분 강남에 사는 이들이다. 국회 김승수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문체부 소속 8개 국립예술단이 2023년에 무대에 올린 공연 1,040회 중에서 서울에서 891회가 공연되었다고 한다. 비율로 보면 85.7%이다. 2021년에 75%, 2022년에 70%였으니 서울 집중화가 더 심해진 셈이다. 국립발레단 소개 글에 나와 있는 “국내 발레의 대중화라는 큰 의무를 위해”라는 문구처럼, 모든 국립예술단이 대중화를 외치는데 실제는 그 말이 무색하다. 공론화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국립예술단은 지방이전 대상이 아닌 이유라도 명쾌하게 들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지방시대’인데 여전히 예술 관람에 있어 지역은 변방이다. 표준어가 교양 있는 사람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듯 국립예술이 서울에서 창작되는 예술이면 몰라도, 국립예술단의 지방이전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좋겠다. 지자체는 프로스포츠단을 유치하는데 사활을 건다. 국립예술단이 내려온다고만 하면 프로스포츠단 이상의 유치 경쟁이 불을 뿜을 것이다. 주민의 열렬한 환영 역시 당연하다. /장세길 전북연구원 사회문화연구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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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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