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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남자

10여년 전 겨울, 친구들과 여행가자고 꺼냈던 이야기가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서, 우리는 갑자기 하얼빈행 비행기를 탔다. 대륙의 작은 공항에 내리자마자 영하 25도의 찡한 추위보다 먼저 닥쳐온 것은 도시를 온통 뒤덮은 매캐한 석탄 냄새였다. 오리털 의복으로 중무장한 탓에 정작 피부에 닿는 추위는 그리 심하지 않았는데 그 석탄 냄새가 북방의 추위를 더 상징적으로 느끼게 했다. 하얼빈 기차역은 현대적으로 새로 지어졌고,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쏘았던 구 역사는 문화재로 보존되어 있었다. 유리창을 통해 오래된 플랫폼을 볼 수 있었는데, 안중근 의사와 이토 히로부미가 서있던 자리가 5미터 내외, 겨우 승용차 한 대 정도랄까, 거리라기보다 간격이라고 해야할만큼 너무나 가까웠던 것에 가장 놀랐다. 안중근은 세 발의 총알로 이토를 쓰러뜨린 후 “코레아 후라”를 외치고 체포되었다. 심문조사에서 그는 자신이 포수로 살아왔으므로 상박을 겨누면 흉곽을 뚫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어린 시절부터 산과 들을 누비며 짐승을 잡아왔던 청년 안중근, 사냥 기술자로서의 노련함이 보이는 그 진술이 나는 매우 인상깊었다. 스스로 배우지 못한 포수라고 칭한 것과는 달리, 이토 히로부미를 쏜 이유를 말하라는 심문관의 요구에 1, 조선의 왕후를 살해한 것, 2, 한국에 불평등한 을사 5조약을 강제로 체결한 것 으로 시작해 무려 15번까지의 이유를 막힘없이 서술한다. 그가 방아쇠를 당기는 것 이상으로 이 심문에 대한 답변을 중요하게 여겼고 철저하게 준비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안중근이 시종일관 강조했던 것 하나는 그가 개인이 아닌 대한의군 중대장의 자격으로 이토를 쏘았다는 점이었다. 하얼빈역에서 일어난 일이 테러리스트의 저격이나 심지어 애국지사의 의거조차 아니며 나라와 나라 사이에 벌어진 전쟁의 일부인 것을 그는 분명히 하고자 했다. 그것은 전쟁이 맞았다. 총 한자루를 품에 넣고 하얼빈으로 가기 전, 대한의군 참모중장이라는 직책으로 무장독립투쟁에 투신했다. 400여명 규모의 의병대를 이끌고 연해주에서 두만강을 건너 국내 진공작전을 벌이다 1908년 7월 결국 일본군에 의해 궤멸적 타격을 입고 흩어지는데 그것이 바로 영산 전투였다. 영산 전투의 패퇴 이전까지 부대는 승전을 거듭하고 있었으나 안중근은 생포한 일본군 포로들을 국제법에 의거해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석방된 포로들은 당연하게도 일본군에 부대의 위치를 밀고했다. 그의 고집스러운 원칙주의는 수백명 동지들의 목숨을 대가로 요구했고 불신과 비난에 시달려 고립되는 처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후회에 시달렸으나 죽을 때까지 원칙주의자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하얼빈 역에서 외친 ‘코레아 후라’는 흔히 알려진 것처럼 러시아어가 아니라 세계언어인 에스페란토 어였다. 그는 자신이 이토를 쏘는 일이 개인의 원한이 아니요 동아시아의 분쟁도 아닌 세계의 정의와 국가간의 존중에 관한 일임을 명확하게 인식했고 세상을 향해 일관되게 주장했으며 그것을 준비하고 표현하기에 철저함을 다했다. 안중근의 서른 해 짧은 생애를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원칙주의였다.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과 테러의 불길한 연기가 이어지고 있다. 죄없는 민간인, 심지어 어린이들까지 희생되고마는 참혹한 현실에 고개를 돌리려하면, 어느 쪽이 더 수준이 낮고 양심이 적은지 경쟁이라도 하려는 것 같은 졸렬한 국내 정치의 면면에 더욱 할말을 잃고 만다. 다만 시월의 하늘만은 차갑고 푸르고 맑았다. 가을의 구름없이 푸른 하늘을 이고 있는 남산 자락에 안중근 기념관이 있다. 1909년 10월 26일 대한의군 중장 안중근은 이미 매서운 추위가 찾아온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의 흉곽을 쏘았다. 세계 언어로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고 저항 없이 체포되어 이토 히로부미의 죄상 15조를 지목하고 항소하지 않은 채 처형된 그의 행적은 세계의 모범이 되고도 남음이 있으나 오늘 우리 모습은 그의 가르침과 거리가 멀다. 안중근 기념관에서, 10월의 남자 안중근의 꼿꼿한 원칙주의를 그리워했다. / 심윤경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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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26 16:33

주택을 팔 때 이것은 확인해보자

고객들이 주택을 팔기 전에 양도세 상담을 오게 되면 저희가 기본적으로 체크해보는 사항들이 있습니다. 주택을 파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 글을 읽어보시고 비과세를 준비하는데에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먼저, 세대의 범위를 확정하는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본인의 주택 수만을 보는게 아니라 동일 세대원의 주택을 통합해서 판단하기 때문에 본인의 세대원이 어디까지인지 미리 체크해보시는게 좋습니다. 그래서 등본상에 세대편입 및 세대분리가 언제 되었는지 확인하시고 동일세대원이 주택을 가지고 있다면 양도 이전에 미리 세대분리도 고려해보는게 좋습니다. 두 번째, 보유하고 있는 주택의 수를 파악해야합니다. 주택의 수를 확인하는 것은 간단한 얘기가 아닙니다. 납세자들이 주택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오피스텔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시골에 누군가 살고 있는 오래된 낡은 주택도 그러하며 공동으로 상속받은 주택 등이 대표적으로 놓치는 내용들입니다. 분양권 및 조합원입주권은 2021년도 이후 당첨되거나 취득하는 분부터 주택을 가진 것으로 보아 비과세를 제외하기 때문에 이부분도 같이 고려해야만 합니다. 세 번째, 양도하는 주택의 종류를 파악해야합니다. 주택의 종류에 따라 판단할 영역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만일 단독주택이라면 신축인지 매수한 것인지 확인하고, 부수토지의 크기도 확인해야합니다. 그리고 상가주택이면 상가와 주택의 면적확인을 확인하고 중간에 용도변경 여부도 확인해야합니다. 같은 취지에서 일반 근생시설을 상시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부분이 있는지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다가구 주택이라면 1가구로 보는 요건에 해당할 지라도 옥탑방의 존재여부도 꼭 체크해야합니다. 납세자들이 전문가와의 상의 없이 주택이 한 개밖에 없다고 판단하여 주택을 팔고 양도세가 없으니 세금신고를 안하다가 추징되는 사례들이 많습니다. 위 내용을 읽어보시고 주택을 파시기전에 신중히 검토해보셔야 나중에 불이익이 없습니다. / 조정권세무회계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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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3.10.26 16:33

소 전염병 차단방역 과하게 조치하라

설마설마 했는데 급기야 전북에서도 소 럼피스킨병이 발생했다. 부안군 백산면에 있는 한우농장(148두)에서 지난 25일 전북에서는 처음으로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것이다. 럼피스킨병은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기에 다소 안심이 되기는 하는데 엄연히 법정가축전염병이다. 소가 모기, 파리, 진드기 등 흡혈곤충에 의해 감염되기에 전파력이 클 수밖에 없다. 폐사율이 10% 이하여서 별거 아닌거 같아도 축산농가에는 치명적이다. 감염된 소는 피부에 울퉁불퉁한 혹이 나고 고열,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상품성을 크게 상실할 수밖에 없다. 일단 전북도는 럼피스킨병 확진을 받은 부안군 한우농장 148두에 대한 살처분을 실시하고 긴급백신접종반을 편성해 오는 31일까지 반경 10㎞ 내 한우농장 1048호(5만 5116두)를 대상으로 백신접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대책은 과할 정도로 차단방역을 하는 수밖에 없다. 가축전염병 방역은 축산농가 삶과 민생물가에 직결되기에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이미 발병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추가로 발생하지 않도록 기민한 선제적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 과할정도로 차단방역을 해야한다. 소 럼피스킨병은 국내에서 발생한지 불과 일주일만에 38건이나 된다. 26일 현재까지 럼피스킨병 발생 지역은 전북을 비롯, 경기, 인천, 강원, 충북, 충남 등 6개 시·도인데 의심사례가 속출하고 있기에 시기의 문제일뿐 향후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은 불을보듯 뻔하다. 정부는 백신을 긴급 도입해 전국 모든 소에 접종할 예정인데 얼마나 빠르게 조치가 이뤄지는가에 성패가 달려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달 10일까지 백신 400만마리분을 동원해 전국 소농가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마무리할 방침인데 그때까지 최대한 버텨야 한다. 백신접종만 중요한게 아니다. 발생농장 인근의 농장에서도 추가로 발생할 소지가 크기 때문에 농장 내·외부 소독 등 차단방역을 꼼꼼히 추진하는게 중요하다. 전파 차단을 위해 농장 주변 연무 소독 및 웅덩이 등 서식지 제거 등도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는 럼피스킨병 관련 우려도 불식시켜야 한다.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을뿐 아니라 감염된 소는 모두 살처분돼 식품 유통망으로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에 괜히 소고기와 우유를 꺼리는 풍토가 생겨선 안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0.26 12:40

전주 대중교통 혁신, 시내버스 서비스부터

전주시가 최근 대중교통체계 혁신방안을 밝혀 관심을 모은다. ‘도로 위의 지하철’로 불리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도입 계획을 구체화해 ‘기린대로 BRT 구축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BRT는 도심과 외곽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 중앙에 정류장과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해 급행버스를 운행하는 대중교통 시스템이다. 전주시는 오는 2025년까지 총 412억 원을 투입해 우선 1단계로 기린대로 10.6km 구간에 BRT를 구축할 계획이다. 예정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전주도 오는 2025년 말이면 BRT 시대를 열게 된다. 시는 BRT가 구축되면, 대중교통의 정시성과 신속성·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도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교통(시내버스) 이용률을 높이지 못한다면 오히려 BRT 시스템이 시민에게 불편만 안기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새로운 버스운행 체계를 구축해놓아도 정작 시민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시내버스를 외면한다면 그 효과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전주 시내버스 서비스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 노선개편 등을 통해 시내버스 이용률을 높이려는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된 불친절과 난폭운전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러다보니 시내버스 관련 교통사고도 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 전주에서 발생한 시내버스 관련 교통사고는 270건으로 도내 전체 시내버스 교통사고 360건의 75%에 달했다. 시내버스 운전자들의 교통법규 위반 건수도 규모가 비슷한 다른 도시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시내버스는 ‘시민의 발’이자 ‘도시의 얼굴’이다. 여행객들에게는 도시의 첫인상이 되는 만큼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도 서비스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기후위기 시대, 각 지자체가 대중교통 활성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전주시가 추진하는 BRT 구축 사업도 주목을 받는다. 이 같은 대중교통 활성화 노력의 성과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는 시내버스 이용률이다.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시민들에게 권장하기에 앞서 시내버스 서비스부터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0.26 12:34

국립전주박물관장 공석 10개월, 이래도 되나

국립전주박물관장 자리가 10개월째 공석이다. 전북을 대표하는 거점 박물관장 자리 임명이 하세월이어서 조직 운영과 대외 교류 등의 공백이 우려된다. 이 자리는 이번 뿐이 아니다. 번번이 공석인 경우가 많아 지역 홀대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능한 빠른 시일내 전북을 잘 알고 지역사회와 융합할 수 있는 인사가 배정되길 기대한다. 박물관장은 박물관의 조직 운영과 문화재 기증 및 기탁, 국가 귀속품 관리, 문화재와 학술자료의 연구, 조사, 발굴, 보관, 국민의 문화 향유 확대를 위한 전시 교육, 국내·외 문화기관과의 교류 지원 등을 주된 업무로 한다. 고위공무원 나급(3급) 자리인 국립전주박물관장 자리는 개방형 직위 공개모집을 통해 진행되며 임기는 2년이다. 이 자리는 홍진근 전 관장이 지난 1월 1일 공로연수에 들어가면서 10개월째 비어 있다. 이 자리 임명을 위해 인사혁신처는 지난 2월과 3월 두 차례 공개모집을 진행했다. 그런데 1차에는 1명, 2차에는 2명이 응모했으나 적격자를 뽑지 못했다. 홍 전 관장이 임명되기 전에도 그러한 일이 발생했다. 전임 천진기 관장이 임기를 마쳤으나 8개월만에 후임자가 결정된 것이다. 이런 일은 흔한 게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지방국립박물관 13 곳 중 전주박물관이 유일하다. 이처럼 전주박물관장 자리가 잇달아 공석사태가 발생하면서 지역에서는 업무 공백과 함께 지역 홀대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올해 개관한지 33년째인 국립전주박물관의 역대 관장들은 평균 재임기간이 2년인데 2000년대 들어 대부분 1년이거나 2년이 채 안됐다. 짧은 재임 기간도 문제지만 전주박물관장 자리가 잠시 머물렀다 가는 자리로 인식되는 점도 문제다. 그러니 누가 애정을 갖고 지역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겠는가. 이런 공백 사태는 지난 10일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립중앙도서관장 405일, 국립극장장 307일, 국립현대미술관장 149일 등 문체부 산하기관의 인사 공백이 문제되었다. 이와 함께 염려되는 것은 혹여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지난 8월 단행된 국립새만금간척박물관장에 박물관과는 거리가 먼 인사가 임명된 것이 그 예다. 유인촌 장관이 새로 재임된 만큼 빠른 시일내 적임자를 선정해주길 당부드린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0.25 18:12

고물가 시대,  광역상수도 요금동결

최근 물가 상승률이 무섭다. 9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3.7% 상승하며, 5개월만에 최대 상승치를 기록하였다. 특히, 전기·가스·수도 같은 공공요금은 19.1% 상승하여 국민들의 기본 생활에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K-water는 지난 9월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광역상수도 요금을 2년간 동결하겠다고 선언했다. 용수 수요에 적기 대응과 AI 등 디지털 기술의 적용 등 자구노력으로 원가상승분을 흡수하기로 한 것이다. 지자체, 기업 등에 공급하는 광역상수도는 지자체가 국민에게 공급하는 지방상수도 원가의 22%를 차지하는만큼 수도요금 변동에 직접적인 요소이다. 인천 등 30여곳의 지자체에서 수도요금을 인상한 가운데 광역상수도 요금동결은 수도요금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라북도는 광역상수도 공급 비중이 86%로 타 시・도보다(49%) 높아 요금동결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뿐 아니라, K-water는 지자체와 협업하여 지방상수도의 나머지 원가 78%를 절감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60~70년대 건설된 지방상수도의 노후화로 공급과정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급속한 도시화에 맞춰 시설공급에 집중한 탓에 효율적 운영의 한계에 직면하는 등 지방상수도 요금은 대부분 원가에 미치지 못한다. 이에 환경부는 새는 물을 막는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과 수돗물 공급 전 과정에 ICT기술을 적용하여 운영 관리하는 ‘스마트 관망관리 인프라 구축사업(SWM)’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으로 수돗물 공급지역을 블록화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실시간으로 수량․수질관리 및 원격제어가 가능하여 원가절감뿐 아니라 수돗물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K-water 전북지역협력단에서도 전북지역 9개 지자체에 대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금년까지 장수∙고창∙진안 3개 지자체는 평균 90%가 넘는 높은 유수율을 달성하여 생산원가 절감에 크게 기여 하였다. 그러나 수돗물의 생산원가가 계속 상승하고 노후시설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만큼 지속가능한 수도요금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뿐 아니라 국민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먼저, 정부의 역할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최신 IoT기술개발 및 접목 등 수도산업 생태계에 대한 지원과 노후시설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전국 161개 지자체가 각각 수도사업을 수행하면서 규모의 경제효과는 미미하고, 요금, 서비스, 기술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인구감소가 급속한 시・군 사업자간 통합 또는 광역 단위 공급중심의 수직형 통합 등 정부 주도의 수도사업 재편을 위한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 지자체의 노력도 절실하다. 그동안 열악한 재정으로 지자체들은 자체재원을 활용한 시설개선보다는 국고나 도비에 의존하였고, 운영 개선 보다는 현상을 유지하는 측면이 있었다. 이제 안전한 수돗물에 대한 국민의 기대수준을 맞추기 위해 그동안의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자체재원을 활용한 시설투자, 전문인력 양성, IoT기술 도입 등 수도시설의 선진 운영이 요구된다. 국민들의 동참도 필요하다. 수돗물은 인간 생활에 꼭 필요한 공공재로 전기∙가스∙통신료에 비해 가격이 낮게 유지되었다. 오늘날 상수도공급률은 97.7%에 달하는 등 과거에 비해 풍족한 세상에 살고 있다. 하지만, 생산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도요금은 사용할수록 손실이 발생한다. 적정한 수돗물 사용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가와 지자체는 혁신기술 개발과 도입, 재정지원, 전문인력 양성 및 수도사업 재편을 위해 노력하고, 국민은 수돗물도 유한한 자원이라는 인식개선과 함께 바람직한 물사용을 한다면 고물가 시대에 안정적으로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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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25 18:10

저들은 외친다, 살려달라고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 우리 곁으로 슬그머니 다가와, 맑고 높게 보이고 온갖 곡식이 익는 가을철이 되어 농부의 손이 분주하고,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나 역시 분주한 틈을 이용해서 김해국제비엔날레 행사에 참여하고 추석 연휴를 놓칠 수 없어 산행을 마음먹고, 민박하면서 평소에 가지 못한 산을 찾아다녔다. 누구나 바쁘게 살아온 삶의 한 페이지마다 사연이 있고, 배꼽이 빠지도록 웃으며 행복을 노래했고, 때론 좌절하고 낙망하여 방황도 하고, 하늘을 향하여 목청껏 울부짖기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얼룩진 눈물 자국은 세월이 덧없이 흐르고 있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을 것이다. 수많은 아픔과 상처는 삶의 도전에 후원자가 되었고, 그러므로 세월과 함께 끝없이 달려가고 있으며, 오늘 하루도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고 있지 않을까? 인생 살다 보면, 낙화유수(落花流水)와 같아서 세월이 흐르면 몸도 약해져 보잘것없이 쇠해져 가고, 모든 것에서 손을 놓고 물러날 때가 있는 것이다. 천년만년 살 것처럼 욕심부리지만 다 부질없는 짓이다. 요즘 자연이 몸살을 앓고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다. 인구는 자꾸 줄어만 가는데, 조금 편리하게 살겠다고 자연을 희생시키고 있다. 10여 일 동안 돌아다니면서 느낀 것은 터널이 왜 그렇게 많은지, 가는 곳마다 터널을 지나지 않는 곳이 없으며, 산허리를 잘라 뻥뻥 뚫린 도로, 저들의 살을 깎고 핏줄을 끊어가면서 편하게 살겠다고, 희희낙락(喜喜樂樂)하며 떠드는 동안, 살 곳을 잃어가는 저들은 울부짖고 있다. 먹을 것을 찾아 헤매다가 길을 잃고 신나게 달리는 차에 치여 죽음을 맞이하는 가엾은 동물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심히 걱정된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지저분하게 흘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내가 좋아서 찾아갔으면, ‘다른 사람들도 좋아서 찾아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왜 못할까요? 많은 경비를 투자해서 광고도 하고 경고도 하지만 ’소귀에 경 읽기‘가 되었다. 내가 사용한 쓰레기는 자연에 버리지 말아야지, 여기저기 왜 던지고 다니는지, 내 집만 깨끗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져서일까요, 아니면 자기관리가 잘 안돼서일까요, 내 것이 중하면 남의 것도 중하다는 생각을 왜 못할까요, 모든 사람이 사용하는 자연을 사랑하고 아꼈으면 좋겠다. 또 동물들의 먹이를 훔쳐 가는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아니면 그들의 먹이가 맛있어서 훔쳐 갈까요. 저들의 겨울 동안 먹을 양식을 훔쳐 가면 어떻게 되나요. 문명이 발달 되어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지만, 애완견을 모시고 부모를 버리는 시대에 살면서, 자연을 훼손하고 저들의 안식처를 침범하는 동안, 우리 사회는 얼마나 병들어가고 있는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범죄가 늘어나고, 가정이 무너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패륜(悖倫)을 저지르고도 반성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회가 되어 모두가 불안해하고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동물들이 비참하게 죽어있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아프다. 노인과 자연이 울부짖고 있는 소리를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 앞으로 더 이상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잘 보존하기 위하여, 터널과 도로 확장은 그만하고, 모두가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배낭에 잘 담아 왔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금수강산을 후손들에게 물려 주어야 하지 않을까? /김종숙 작가

  • 오피니언
  • 기고
  • 2023.10.25 18:02

민주당이 여당과의 변화경쟁 선두에 서야

지난 11일 강서구 재보궐선거의 파장이 아직까지도 중앙정치무대에 요동을 치고 있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세를 낮추고 표정관리중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여당인 국민의힘은 아직도 혼란에 휩싸여있는 형세다. 국민의힘은 인요한 혁신위원장 등을 인선하고 그동안 경원시하던 이른바 ‘비윤계’에도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어찌 되었든 국민들은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통해 변화를 원한다는 아우성을 보냈고, 그 아우성에 국민의힘이 대답하기 시작했다. 그 대답이 제대로 된 응답일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지금 변화의 주도권은 오히려 국민의힘에게 있는 형국이다. 바야흐로 지금은 ‘국민의힘의 시간’인 것이다. 내년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에도, 호남에도 중요한 선거이다. 민주당이 원내과반의 의석을 빼앗긴다면, 윤석열 정부에서 벌어질 민생후퇴가 생각만해도 까마득하다. 한편으로 호남홀대, 전북홀대를 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변화의 몸부림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아 총선을 승리한다고 가정했을 때, 전북의 발전은 앞으로 10년, 20년 더 뒤처질 공산이 크다. 새만금에 기업을 잔뜩 유치하겠다는 말도, 전북 제3 금융중심지를 지정하겠다는 말도, 대선 당시 공약들을 돌이켜봤을 때 지금 돌아온 건 새만금 잼버리 감사원 감사와 이를 핑계로 한 막대한 예산삭감뿐이었다. 전북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내년 총선의 향배는 더 할 나위없이 중요하다. 그 측면에서 민주당은 더 이상 지금 이 국면을 ‘국민의힘의 시간’으로 놔두어서는 안된다. 총선승리와 전북발전을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이‘더불어민주당의 시간’이어야만 한다. 여당의 변화가 실패하기만을, 여당의 혁신이 삐걱대기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나서서 여당과의 변화 경쟁을 선도하고, 당의 혁신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 민주당의 혁신은 수박, 오이, 토마토, 사과 등 온갖 과일야채를 파는 과일 가게 느낌이 되어서는 결코 안된다. 민주당 혁신의 시작은 과일 이름을 되뇌이는 것보다는 다종다양한 민생의제에 대한 다방면의 해법을 발굴하고 그 해법을 의제로 던지는 여러 의원들의 목소리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억압하지 않는 방향성 정립이야말로 혁신의 첫 단추가 될 것이다. 국민의힘이 오늘날 강서 재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것은 중대범죄를 저질러 대법원 확정판결받은 구청장을 사면해 다시 후보로 올려놓는 기상천외한 전략, 국민을 무시하고 야당과 1년 반이 넘도록 영수회담조차 하지 않는 오만한 소통 실종에 그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을 파악했다고 해도 고치는 것은 결코 쉽지 않겠지만, 설령 고친다 해도 민주당이 계속 민심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올바른 혁신을 말하고, 여당과의 변화 경쟁에서 민주당이 뒷짐지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선두에 서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민생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여당과의 변화 경쟁을 선도해야 한다. 앞서 말한 민생의제에 있어서 다양한 후퇴, 그리고 전북 발전, 호남 발전의 대전략을 위해서라도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민심의 선택을 얻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북에서도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의 방향성에 대해 관심갖고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민주당이 잘못되면 전북의 발전도 어긋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변화의 바람을 전북에서 더욱 뜨겁게 성원했으면 한다. /박용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강북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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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25 18:02

전주지검장과 전북경찰청장

최근 지역사회에서 문홍성 전 전주지검장과 진교훈 전 전북경찰청장이 세간의 화두로 종종 오른다. 미니총선으로 여겨졌던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선 진교훈 전 청장은 여당 후보에 압승을 거두며 전국적인 인물로 떠올랐는데, 최근에는 문홍성 전 검사장의 변호사 개업 소식이 법조계 안팎에서 잔잔한 화두가 됐다. 사실 역대 전주지검장을 역임한 인물 중에는 고검장을 거쳐 훗날 검찰총장이나 법무장관을 지낸 이들도 있고 꼭 출세가도를 달리지는 않더라도 전주지검장을 지낸 뒤 곧바로 변호사로 개업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문홍성 전 전주지검장(55·사법연수원 26기)이 서울 서초동에서 개인 변호사로 개업했다. 군산 출신인 그는 돈 많이 벌고 각광받는 대형 로펌 대신 개인 변호사로 새출발했다. 당장 현실 정치에 뛰어들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만 긴 안목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표적인 검찰 내 '특수통'으로 꼽혔던 그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 부단장, 대전지검 특수부장 등 요직을 거쳤고 문재인 정부때인 2019년 7월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찰청 인권부장, 창원지검장, 수원지검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전주지검장을 지냈다. 지난해 6월 김오수 총장 시절의 대검 간부진이 대거 지방으로 이동했는데 문 전 검사장은 그 중 한명이다. 지난 8월말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새 출발한 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이들도 제법 많다. 역대 전북경찰청장 출신 3인방도 요즘 심심치 않게 세간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진교훈 전 전북경찰청장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때문이다. 평소 정치성이 강한 것도 아니고 33년 묵묵히 경찰 공무원으로 재직했던 그는 2019년 7월 치안감으로 승진, 본청 정보국장을 지냈고 2020년 8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제32대 전북지방경찰청장을 역임했다. 이후 경찰청 차장으로 승진하면서 전북 출신 치안총수의 기대가 컸으나 정권교체 직후인 작년 5월 퇴임했다. 고향인 전북에서 총선 또는 단체장 출마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그는 강서구청장 승부수를 통해 화려하게 정치인으로 데뷔했다. 그에 앞서 조용식 전 전북경찰청장이 지난해 익산시장 출사표를 던지며 정치일선에 뛰어들었다. 2019년 7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전북경찰청장을 지낸 그는 지난해 익산시장 경선에서 현역인 정헌율 현 시장의 벽을 넘지 못했으나 절치부심 차기 익산시장 선거전을 준비중이라는 후문이다. 이들보다 훨씬 앞서 1993년 전북경찰청장을 지냈던 이무영씨는 이후 전북 출신 최초의 치안총수가 되고 그 여세를 몰아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으나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이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상실한 바 있다. 한편 곧 단행될 후임 전북경찰청장은 향피 원칙을 적용, 오랜만에 타 지역출신이 임명될 것이 확실시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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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3.10.25 15:40

은행권 지역신보 법정 출연금 대폭 늘려야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확대했던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소상공인 보증이 속속 부실로 이어지고, 올 들어서도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폐업이 증가하면서 지역신보의 대위변제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전국 17개 지역신보는 주로 담보력이 부족한 지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금융권 대출을 보증해주는 역할을 한다.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들이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보증을 해준 지역신보가 이를 대신 갚는 구조다. 지역신보의 이 같은 보증 예산은 정부·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과 지역 내 금융기관 및 기업에서 받은 출연금으로 마련한다. 그런데 최근 지역신보가 대신 갚아주는 돈이 급증하면서 일부 지역에선 보증 업무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지역신보와 전국 각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정부에 은행권의 지역신보 법정 출연금을 대폭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0.04%인 법정 출연요율을 2배 이상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실 현재 은행권의 지역신보 법정 출연요율은 현실성이 없다. 우선 지역신보 법정 출연요율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 다른 보증기관에 비해 현저히 낮다. 지난 10년간 지역신보는 은행권에서 부담하는 출연금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은행에 대위변제금으로 지불했다. 게다가 지역신보 보증대출 취급으로 인한 은행권의 이자수익 규모도 엄청나다. 은행권의 소상공인 대출은 대부분 지역신보 보증으로 이뤄지는 만큼 연체 등 부실이 발생해도 은행은 손실을 보지 않고, 그 부담은 보증을 서준 지역신보에서 넘어가는 것이다. 지역신보에 대한 은행권의 법정 출연요율은 전반적인 보증 환경 변화와 소상공인의 사회경제적 기능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조정돼야 한다. 경기침체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 시점에서 수익이 늘어난 은행권의 법정 출연요율을 크게 높여 지역신보의 재원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역신용보증재단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지역신보에 대한 은행권의 법정 출연요율을 대폭 상향하는 방안을 모색해왔지만 금융권의 반대에 막혀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우리 사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살리는 것이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이다. 그런데 지금 폐업이 속출할 정도로 소상공인들의 자금 사정이 매우 좋지 않다.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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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10.25 13:00

지역발전을 위한 공교육 모델, '케이팝 국제학교’

케이팝(K-POP) 국제학교, 이 말을 듣는 상당수는 묘한 표정을 짓는다. ‘케이팝’과 ‘학교’라는 단어를 연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다. 케이팝 인력은 하이브나 에스엠 같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양성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고개를 갸웃하던 이들도 케이팝 국제학교가 왜 필요한지를 듣고 나면 많은 경우 고개를 끄덕인다. 최근 몇 년 동안 케이팝은 눈부신 성장을 이뤄 한국문화산업을 견인하면서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아왔으며 경제적 효과 역시 인상적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BTS의 발표곡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싱글차트 1위가 되었을 때 발생한 생산유발효과는 약 2조 2,324억 원으로 추정되었다. 1개의 케이팝 그룹이 한 산업 분야에 버금가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며 나아가 문화·외교적인 소프트파워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케이팝은 산업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케이팝 시장은 긍정적인 효과와 더불어 어두운 면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교육 부재로 따른 사회문제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심각하다. 케이팝 교육은 주로 민간에서 필요에 따라 수행되므로 공공성 관점의 접근이 부족하다. 그 결과로 연예인 자살, 우울증, 기타 그 밖의 심리 문제 등 사회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직무 특성상 청소년 시절에 집중하여 교육받는 아이들은 공교육과 괴리된 상태에서 산업자원으로 훈련된다. 많은 경우 학교에 나가지 않게 되고, 이는 진로를 변경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학력 문제로 이어진다. 인재 양성이 전적으로 민간에 의존하여 지역 및 국가 발전에 연계되기 어렵다는 점도 또 다른 문제이다. 시장의 성장은 철저히 민간의 수익성 논리에 따라 이루어진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문화정책을 체계적으로 진흥하기 어렵고, 시장 변화에 따라 취약점을 노출하는 등 지속성을 갖기 어려울 수 있다. 결국 국가 차원의 경쟁력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공교육 차원에서 케이팝 국제학교를 설립하면 어떤 기대효과를 바랄 수 있을까? 먼저 공교육이 가지는 장점으로, 보통교육에 기반한 전인교육을 통해 산업 내 인재의 안정적인 성장과 건전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소수가 전체 자원을 독점하게 되는 문화산업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중도 이탈자가 제2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점이 중요하다. 지역과 국가 측면에서 연계성 있는 발전계획을 구상한다는 점도 기대할 수 있는 효과다. 특히 지역적 관점에서는 기관 유치를 통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이 중요하다. 케이팝 국제학교에 외국인 청소년이 유학을 오면 그 가족이 따라오게 되어 생활인구 확대와 기반 시설 확충이라는 경제적 파급효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온 학생들이 모여 함께 공부하며 창작하는 플랫폼 역할을 함으로서 서로의 경험과 문화를 공유하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해 케이팝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교육모델을 고도화하여 수출한다면 국가 문화경쟁력 증진은 물론 지역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여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 케이팝국제학교는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각종 교육 관련 법률이 발목을 잡고 있다. 관련 규제를 해소하는 과감한 특례가 절실한데, 전북특별법 개정안에 담긴 케이팝국제학교 특례에 대한 정부 부처의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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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24 18:57

청년 매입임대주택 관리 철저히 해야

청년층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전주시 청년 매입임대주택의 관리가 부실하다고 한다. 예산이 바닥나 누수나 타일 떨어짐, 도배 등 하자가 발생해도 제때 보수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청년층을 위한다는 정책이 오히려 청년에게 실망을 주고 있는 셈이다. 전주시는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할뿐 아니라 청년층을 위한 다양한 주거복지 정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전주시는 지난 2019년부터 무주택 청년들의 주거 안정 및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청년 매입임대주택을 공급해 왔다. 정부의 주택도시기금을 지원 받아 진행하는 이 사업은 시가 직접 일반 주택을 매입한 후 만 19∼39세 이하 청년에게 주변 시세의 50% 수준의 저렴한 월세로 다시 임대하는 방식이다. 현재 전주시내 6개 건물 내 69가구의 매입주택을 공급했고 수혜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매년 5억 원 이상의 시비를 투입, 2026년까지 총 200여 가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처럼 늘어나는 공급 규모에 비해 운영 예산이 지나치게 적어 관리 부실 문제가 심각하다. 청년 매입임대주택은 신축 주택이 아닌 기존 주택을 매입해 공급하는 방식인 탓에 건물 노후화가 빨리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하자 신고가 매년 20건 이상 접수되고 있다. 그러나 하자 보수 등을 위해 책정한 운영비는 4200만 원으로 1가구 당 약 60만 원 꼴이다. 이는 경남 창원시가 1가구당 500만 원의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청년들에게 주거문제는 단순한 ‘집’의 문제만이 아니다.사회에 첫발을 디뎌 본격적인 경제·사회적 활동을 시작하는 청년세대들의 주거 불안은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다. 결혼과 출산 감소 요인이면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낳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해법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사들여 청년에게 빌려준 매입임대주택은 1만4500채에 불과했다. 공급이 수요에 턱없이 부족해 서울의 경우 경쟁률이 35 대 1을 넘었다. 이들은 취업하기도 힘들 뿐 아니라 취업을 한다 해도 소득과 금융거래 실적이 적어 대출받기가 어렵다. 내 집 마련은 언감생심이다. 이런 청년세대나 신혼부부들이 절망하지 않도록 청년임대주택을 대폭 늘려야 한다. 또한 관리도 철저히 해, 만족도를 높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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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10.24 17:39

비보이 문화를 주목하는 이유

2000년대 초반, 힙합의 대열에 혜성(?)처럼 등장한 비보이 그룹이 있다. 전주 출신 10대 비보이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라스트포원’이다. 2002년 단체를 결성한 이후 각종 대회를 휩쓸면서 주목을 모았던 이들은 2005년 전주를 떠나 서울로 갔다. 좀 더 넓은 무대를 만나고 싶어서였다. 그해, 독일 브라운슈바이크에서 열린 브레이크댄스대회 ‘배틀 오브 더 이어(Battle of the Year, BOTY’는 ‘라스트 포 원’에 우승의 영예를 안겼다. 독일 BOTY는 국가대표 비보이들이 참가해 세계 최강을 가리는 비보이계 월드컵이다. ‘라스트 포 원’은 그해 우승으로 비보이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들의 이야기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세계 18개국 19개 비보이 크루들의 ‘배틀 오브 더 이어’ 출전 과정부터 본선 무대, 그리고 1년 뒤의 이야기까지 담아낸 다큐멘터리 <플래닛 비보이>다. 세계 비보이 그룹의 중심에 선 ‘라스트 포 원’의 행보는 한동안 탄탄대로였다. 국악이나 무용 연극과 같은 다른 예술과의 융합을 시도하는 실험 작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비보이들의 우상이 된 ‘라스트 포 원’의 이름 뒤에 ‘전주’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라스트 포 원'이 전주 출신 비보이들이라는 지역 연고가 알려지면서다. 덕분에 전통문화의 상징 도시 전주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젊은 문화도시란 새 옷을 입을 수 있게 됐다. 전주시가 나선 것도 그즈음이었다. 전주시는 영화의 거리 입구에 '라스트 포 원' 광장을 조성하고 <전주 비보이 그랑프리> 대회를 만들어 전국의 비보이들을 불러들였다. 젊은 문화를 상징하는 비보잉은 전주의 새로운 문화자산이 되었다. 브레이킹(‘비보잉’의 공식 명칭)이 지난 9월에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년 열리는 파리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항저우의 한국팀을 이끈 초대 감독은 ‘라스트 포 원’의 전주 출신 리더 조성국(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 국가대표 브레이킹 감독)이었다. 길거리 춤 비보잉의 제도권(?) 진입은 반갑다. 정식으로 스포츠의 대열에 섰으니 인구 확산도 기대된다. 아니나 다를까 자치단체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나선 곳은 서울시다. 서울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브레이킹 실업팀’을 창단했다. ‘비보잉 강국이었던 대한민국 명성을 되찾기 위해 선수들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의지다. 전주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먼저 비보이 문화를 주목했다. 기대만큼 성장을 이끌지 못했지만 전주는 아직 ‘한국 비보이의 고향’이다. 도시를 빛내는 이 문화자산을 지키고 키우는 일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는 이유다. /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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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3.10.24 16:10

전주의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쇠퇴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전주도시재생사업은 2011년부터 도시재생 테스트베드 사업을 시작해 오래된 주거지를 중심으로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전주의 도시재생사업은 역사와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한 원도심도시재생을 시작으로 전주의 오래된 주거지와 상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도 손 꼽힐만큼 현재 전주 곳곳에서 다수 진행중에 있다. 도시재생 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촉매제, 지원센터 전주시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는 이와 같이 전주 여러지역의 도시재생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현장에서 소통하며 추진하는 조직이라 할 수 있다. 전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전주 곳곳에서 도시재생 사업 발굴과 사회적 공동체 육성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등 상민과 주민간의 협력네트워크가 원활하게 이루어 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도시쟁지원센터는 도시재생 마스터플랜의 방향을 현장에 적용하고자, 현장의 환경에 맞는 방향을 재설정해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센터가 추진하는고자 하는 도시재생 활동과 사업은 하드웨어만을 목적으로하기 보다는 하드웨어가 완성되고 쇠퇴된 공간과 장소에 새로운 활력 불어 넣기위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주민공동체와 지역사회중심의 사회적주체를 양성하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한 협력과 소통, 지원센터 쇠퇴한 도시를 다시 살리기 위해 현장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들은 ‘협력과 소통’이 도시재생의 중요한 요소임을 늘 강조하고 있다. 사업의 크기가 아닌, 주민과 주민사이의 관계 속에서 비롯되는 갈등을 해결하고 상생의 방안을 찾기 위한 지속적인 교류 또한 중요하다, 이 부분에 있어 각자의 경험과 정보의 차이로 생기는 갈등을 관리하고 풀어낼수 있는 기재가 매우 중요하다. 현장 센터가 운영되는 5년이란 기간은 해당지역의 활성화 지점을 찾아내고 그 과정에서 주민간의 다른 이해에 따른 차이를 원만히 풀어내고, 동네을 활성화하기 위한 최적의 협력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어쩌면 재생현장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차이를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으로 맞물리게 만드는 과정의 공간일 것이다. 센터는 그 경계에서 지역의 주민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상생의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낼수 있게하고, 사이와 사이을 연결하고 서로를 잇는 곳일 것이다 이렇듯 센터는 재생현장에서 정책(행정)과 주민의 연결 고리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전주를 시민의 삶터로 만들기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도시재생은 성장하고 완성된 도시에서 성장 멈추거나 쇠퇴된 동네에 대한 회복과 활성화를 고민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센터는 그 안에서 도시의 살림이 잘 운영되도록 주민들의 참여을 도모하고, 참여자들의 지속 가능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들을 해나가고 있다. 전주의 가치를 높이고 건강한 소비를 유도하는 도시재생사업! 상생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하는 전주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전주 곳곳에 더 좋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전주가 도시재생 선도도시로 자리잡는데 초석같은 역할을 하기 바란다. 또한 “앞으로 전주도시재생이 더 전문적이고 고도화를 이뤄 전주의 오래되고 쇠퇴한 곳곳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회복하길 바란다.” /소영식 전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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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24 15:16

전북도민들은 정말 진보적일까

전북연구원이 주목할만한 연구보고서들을 잇달아 출간했다. 하나는 전북도민들의 행복 지표와 행복의 조건들을 심층 분석한 ‘2023 전북형 행복지표 구축과 도민행복 실태연구’(김동영, 이중섭, 김현수)이다. 다른 하나는 전북인들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북인의 기질과 자긍심 등 전반적인 의식구조를 세밀하게 해부한 ‘2022 전라북도민 의식구조조사’(이중섭, 최윤규, 성지효)다. 매우 의미 있는 연구임에도 언론과 도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전북연구원 홈페이지에 연구보고서가 공개되었으니 관심 있는 도민들의 일독을 권한다. 이들 연구보고서를 보다가 필자의 눈에 확 띄는 지점이 있었다. 우리 도민의 절반에 가까운 45.6%가 자신의 정치이념을 진보적이라고 평가한 반면, 보수적은 15.8%에 불과했고, 중도가 38.6%였다. 그러나 지난주에 발표된 갤럽의 전국 조사는 크게 달랐다. 갤럽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성인의 30.6%가 스스로가 보수, 25.5%가 진보, 33.2%가 중도라고 하여 오히려 보수가 좀 더 많았다. 그래서 정말로 우리 도민들의 정치이념이 진보적일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정치 성향 또는 이념을 측정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응답자 스스로가 평가하는 주관적 방식과 진보-보수를 구분 짓는 질문들을 통해 평가하는 객관적 방식이다. 전 세계적으로 객관적 측정에 동원되는 질문은 사형 제도, 낙태, 동성애와 동성결혼, 혼전 동거 등이다. 이들 객관적 질문들에 대한 전북도민들의 의견과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의견을 비교해보자. 먼저 진보적 의견이라 할 수 있는 사형 제도에 대한 반대 의견을 보면 전체 국민은 19.1%(조원씨앤아이, 2021년 8월 조사)인데 비해 전북도민은 12.9%였다. 낙태에 대한 찬성의견은 전체 국민 68%(미국 퓨리서치, 2023년 조사), 전북도민 44.0%로 역시 도민들의 진보적 의견이 현저히 낮았다. 동성연애에 대한 찬성의견은 더욱 현격한 차이가 나는데, 전체 국민은 51%(갤럽, 2023년 5월 조사)인데 반해 전북도민은 14.1%에 불과했다. 혼전 동거에 대한 찬성의견은 전체 국민 84%(한국리서치, 2023년 5월 조사)인데 반해 전북도민은 40.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객관적으로 종합 평가하자면 전북도민들은 결코 진보적이라 할 수 없다. 오히려 상당히 보수적인 편이다. 전북도민들의 주관적 평가와 객관적 평가 간에 간격이 왜 이렇게 큰 것일까? 원인은 민주당 때문이다. 민주당은 사실은 보수 정당에 가깝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보적 색깔을 표방하는 민주당을 도민들이 절대적으로 지지하기 때문에 스스로 진보적 이념을 가진 것으로 착각하는 착시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편 고등통계분석을 통해 정치 관심도, 사형 제도와 혼전 동거에 대한 찬반 의견이 진보-보수 이념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어떤 사람이 진정으로 진보인지 보수인지는 그 사람의 정치 관심도, 사형 제도와 혼전 동거에 대한 찬반 의견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엄격한 아버지 모델의 보수, 자상한 부모 모델의 진보(조지 레이코프,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는 우리에게 동시에 필요한 오른손과 왼손이다. 그런데도 여야는 물론이고 대통령까지 나서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상대를 적대시, 증오하는 이념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 국민마저 이념정치에 휘말려 정치의 노예가 되고 스스로 구속하면 나라가 불행해진다. 진보와 보수가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타협하는 것만이 모두가 사는 길이다. /권혁남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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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24 15:14

온라인 시장 소비자피해 뿌리 뽑아라

온라인 시장을 통해 대다수 재화와 용역의 거래가 이뤄지는게 전지구촌의 모습이다. 특히 IT강국인 대한민국의 경우 온라인 시장의 성장속도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문제는 국내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약 10명 중 8명이 소비자 권리 침해에 대한 사회적·제도적 개선을 원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사상 처음 200조 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매년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고 활발해지면서 인터넷 사기 피해, 배송·환불 지연 등 소비자 피해가 급증했다. 관계기관의 대책마련과 더불어 소비자들도 매의 눈으로 살펴야 한다. 얼마전 변재일 국회의원이 서울 YMCA 시민중계실로부터 제공받은 ‘2023 온라인 플랫폼 진흥과 이용자 보호에 관한 인식조사(전국 만 14~65세 1000명 대상)’에 따르면, 응답자의 77%가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권리 침해에 대해 사회적·제도적 차원의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는 이용자 권리 침해 관련 가장 효과적인 해결 방법으로 플랫폼 기업의 자율적인 노력(25.3%)보다 법제도 개선(64.2%)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자체에는 일정 부분 만족하고 있으나, 서비스 이용 중 피해와 불만 경험이 많았다. 문제는 플랫폼의 이용자 보호 조치 불만족에도 다수 국민은 마땅한 대체 서비스가 없어 계속 동일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전북에서도 이와같은 상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소비자 피해를 뿌리뽑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매우 긴요하다. 요즘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몇개월이 지나도 배송이 이뤄지지 않거나 소비자들의 환불 요구를 현금이 아닌 적립금으로 되돌려 주는 등 불만을 사고있다. 심지어 모바일 상품권 거래 판매자와 연락이 끊겨 발만 동동 구르는 경우도 있었다. 전북소비자정보센터(소장 김보금)에 따르면 전북 거주 소비자의 소비자 상담 건수는 최근 3년(2021∼2023년 7월 말)간 무려 1만 975건이나 됐다. 이중 계약불이행 사유가 가장 많았고 품질, 계약해제·해지·위약금, 청약철회, 단순문의·상담, 부당행위 등이 뒤를 이었다. 전북지역 온라인 쇼핑몰을 모니터링한 결과 청약철회(7일) 가능 온라인 쇼핑몰은 39.3%에 불과하고 소비자피해보상보험 미가입 쇼핑몰은 무려 75.3%나 됐다고 한다. 매번 되풀이되는 소비자 피해를 막기위해 정부 차원의 특단 대책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 소비자들도 눈을 부릅뜨고 잘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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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24 13:15

오늘 전북도 국감, 새만금 예산 복원 기회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전북도에 대한 국정감사가 오늘(24일) 전북도청에서 열린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국감이다. 우리는 이번 국감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책임 공방을 떠나 영문도 모른 채, 대폭 삭감된 새만금SOC 예산이 복원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전북의 최대 현안이자 국책사업인 새만금 예산과 관련된 국감은 지난 10일 국토교통위, 16일 기획재정위에 이어 오늘이 세 번째다. 특히 이번 행안위 국감은 잼버리 파행 이후 검증과 해명의 기회를 갖지 못한 전북도로서 절호의 기회다. 김관영 지사는 그동안의 억울함과 예산 복원의 당위성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길 바란다. 사실 새만금 SOC의 대폭적인 예산 삭감은 폭거나 다름 없는 전례없는 일이다. 국토교통위 국감에서 밝혀졌듯 기재부는 이 건 하나로 회의를 열어 결정하고 주무부처인 국토부에 통보했다. 그것이 전부다. 이는 윗선의 지시 아니고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정부의 새만금에 대한 태도는 잼버리 사태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다르다. 잼버리 이전에 새만금을 찾거나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명확하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4월 20일 전북을 방문해 “새만금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좋은 입지”라면서 “기업들이 아주 바글바글하는 지역으로 만들어 보자”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지난 6월 27일 국무회의에서는 “새만금개발청 설립 이후 9년 동안 투자 규모가 1조5000억원이었는데 우리 정부가 출범한 후 1년 동안 4배가 넘는 6조60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현 정부 들어 규제혁신의 대표적 성과로 새만금을 꼽았다. 이어 7월에는 새만금 산단을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그러다 8월 잼버리 파행 이후에 새만금 예산 78% 삭감 등 태도가 돌변했다. 우리는 잼버리 파행이 정부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전북도도 책임이 있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따라야 한다. 그렇다고 전혀 별개인 새만금 예산에 화풀이를 하는 것은 옹졸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새만금은 이제 기로에 서 있다. 투자기업들도 불안해 하고 있다. 여야 의원과 김 지사는 이번 국감에서 머리를 맞대고 대승적 차원에서 한국의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서 새만금의 발전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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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10.23 18:57

남원 몫 옛 서남의대 정원 활용한 국립의전원 즉각 추진하라

정부는 2006년부터 3058명으로 제한되어 있는 전국의과대학 정원을 2025년부터 1000명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는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고 초고령 사회와 지역의료 붕괴에 대비하기 위해 의료인력 확충과 인재양성은 필요조건임을 강조하면서 의사정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계획에 서남의대 정원을 활용한 국립의전원 추진에 관한 내용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남원국립의전원은 2018년 4월 당정이 합의하여 추진하기로 하였으나 코로나 사태와 의협의 반대로 무산되었다.서남의대정원 49명을 활용한 국립의전원은 새로이 의과대학정원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과대학 정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남원의 특혜도 아니다. 남원 몫을 활용한 정당한 권리이며 이를 통한 공공의료를 강화하여 부족한 의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의대정원 확대와 맞물려 각 지방마다 의대신설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지금까지 지난 7월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발의한 공공의과대학 및 공공의학전문대학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포함하여 관련법안이 13건에 달하지만 이에 파묻혀 남원의 국립전원설립이 뒷걸음질 쳐서는 절대 안된다. 2018년 2월 28일 폐교된 서남의대 49명의 정원은 전북의대 32명, 원광의대 17명으로 나뉘어 위탁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위탁교육이 종료된다 하더라도 의대정원 49명의 본적지는 남원이다. 서남의대 정원은 지리산권의 낙후된 의료취약지구를 타개하기 위해 배정된 것이므로 절대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립의전원은 4년제로 운영되므로 보다 신속히 의료인력을 투입할 수 있다. 입학하는 학생들에게는 사관학교에 준하는 혜택과 졸업후 사무관급 이상으로 일정기간 보건소나 의료취약지구에 근무하도록 법제화하면서 필수의료공백의 해결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아 가야 한다. 남원에 국립의전원이 설립된다면 임실, 순창, 구례, 곡성, 장수, 함양, 거창 등 지리산권의 의료취약지구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하는 환자의 수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의료관련 고부가가치 산업의 유치를 통해 붕괴에 직면한 지역경제 발전과 청년문화의 융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추후 갑자기 다시 등장할 수 있는 코로나와 같은 감염성 질환 등을 미리 대비하여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국립중앙의료원과 국공립병원을 활용한 임상교육은 병원신축시 발생하는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남원은 서남대 폐교이후 정적만 감도는 암흑의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국립의전원법에 대해 아무런 입장표명도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다. 남원경제는 급속히 쇠락하였고 시민들은 고통속에 한숨만 쉬며 생활하고 있다. 도탄에 빠진 전북경제와 남원경제를 회복시키고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남원국립의전원을 추진해야 한다. 전남의 국회의원들은 지난 18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전남지역의 의대설립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면서 김원이 의원과 소병철 의원은 삭발식을 강행하였다. 전북의 정치권, 남원지역의 국회의원과 시장은 새만금 예산확보와 지역축제에 집중하느라 국립의전원 추진에 다소 소홀한 면이 있었으나 이제부터라도 보다 분발하여 국립의전원 추진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제시한 의대정원 증원만으로는 필수의료공백과 지역의료 붕괴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 남원에 설립되는 국립의전원만이 대안이다.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라는 미명하에 서남의대정원 49명을 활용한 남원국립의전원 설립을 무력화 시키려는 작태를 더 이상 보여서는 아니된다. 남원시민들은 서남대폐교와 국립의전원 추진 불발에 따른 고통속에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정부는 서남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한 남원 몫 국립의전원을 즉각 추진하라. 김대규 (전)남원국립의전원추진시민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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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23 18:31

영화의 날

신입생들과 첫 수업을 하는 날이면 최초의 한국영화를 아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을 던져본다. 연극, 영화, 방송을 전공 하겠다는 학생들임에도 의외로 알고 있는 학생들이 몇 안 된다. 하물며 “영화의 날”을 아는 학생은 30년 교직 생활 동안 손에 꼽을 정도인데, '영화의 날'은 바로 다가오는 10월 27일이다. 이 날이 '영화의 날'이 된 이유는 1919년 10월 27일에 한국 최초의 영화 <의리적 구토>가 <단성사>란 극장에서 상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리적 구토>란 작품은 연극 공연 사이에 보여지는 연쇄극 형태의 영화이기 때문에 최초의 한국영화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며 오히려 같은 날 <의리적 구토>에 앞서 먼저 상영된 <경성전시의 경>이 최초의 한국영화여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다. <경성전시의 경>은 <의리적 구토>와 함께 촬영된 도시 풍경을 담은 일종의 다큐멘터리 영화인데 기록영화란 이유로 최초의 한국영화 논의에서 소외되곤 한다. 한국에서 영화가 처음 만들어진 시기를 조금이라도 앞당기고 싶은 마음에 1919년 10월 27일을 '영화의 날'로 지정한 것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지만 기록영화라는 이유로 <경성전시의 경>이 최초의 한국영화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러운 심정이다.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이란 작품은 1분 남짓의 기록영화이지만 세계 최초의 영화로 인정받고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1919년 보다 시기는 조금 늦지만 최초의 한국영화로 보아야 한다는 작품들도 존재한다. 1923년 <국경>이란 영화는 <의리적 구토>를 만든 김도산 감독이 제작중인 극영화였는데 영화 막바지 촬영 중 감독이 교통사고로 사망해 영화가 완성되지 못해 최초의 한국영화 논의에서 제외 됐었다. 하지만 1923년 1월 11일자 동아일보에 “최초의 활극영화 <국경> 단성사 상영중”이란 광고가 발견되며 온전한 형태의 극영화로 최초의 한국영화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당시 이 영화를 보았다는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았고 이미 계약된 광고가 실렸을 뿐이라는 주장들이 나와 논의에서 한걸음 물러선 모양새가 됐다. <국경>과 같은 해 4월 3일에 상영된 <월하의 맹서>란 작품은 윤백남이 각본과 감독을 맡고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영화배우 이월화가 주연을 맡은 극영화로 최초의 한국영화여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었으나 조선총독부가 저축을 장려할 목적으로 제작해 무료로 상영한 프로파간다적 영화이기 때문에 한국영화로 볼 수 없다는 의견들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같은 해 12월에 상영된 <춘향전>이란 영화는 당시 조선 최고의 인기 변사 김조성이 이도령 역을, 조선 최고의 기생이었던 한룡이 춘향 역을 맡아 흥행적으로 대성공을 거둔 영화였으나 일본인이 감독, 촬영, 제작을 맡아 한국영화로 볼 수 없다는 의견들이 많다. <춘향전>의 성공에 자극 받은 국내 영화인들이 단성사 사장인 박승필을 설득해 만든 <장화홍련전>(1924)은 제작, 각본, 감독, 촬영, 출연 등 모두 한국인의 힘으로 만들어진 영화라 민족주의적 견지에서 최초의 한국영화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 작품이라 최초의 한국영화로 보기엔 무리가 따르는 경우이기도 하다. 이번 주 금요일 '영화의 날'에는 내가 생각하는 최초의 한국영화는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서로 나누어보고 영화관에 찾아가 한국영화 관람으로 이 날을 기념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민성욱 전주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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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0.2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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