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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씨네 경영난의 뿌리

토종 콩 향토 기업 ‘함씨네' 살리기를 위한 범도민 운동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지난 6일 공장 경매에 따른 법원의 강제 인도 집행이 일단 연기됐다. 오로지 건강 밥상을 위한 함씨네의 순수한 열정이 멈추지 않도록 자금 마련의 현실적 대책이 절실하다며 운동본부 측은 다시 한번 도민들에게 호소했다. 어느 날 14살 자식이 갑자기 쓰러져 매일 두 차례씩 주사를 맞아야 하는 상황에서 어머니가 할 수 있는 건 몸에 좋은 밥상뿐이었다. 쥐눈이콩을 활용한 청국장 개발 등 건강한 먹거리가 이런 가정사에서 비롯됐다. 덕분에 한때는 대형 마트에 납품하는 등 큰 돈을 만질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GMO(유전자변형)의 해독성을 알고 수입산 보다 5-10배 비싼 국산 식자재만 고집하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래도 건강한 먹거리를 위한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물론 쉽지 않은 경영 여건도 빼놓을 순 없지만 함씨네 내리막길의 결정적 계기는 2017년 전주 한옥마을 전통 식당을 위탁 운영하면서다. 맛의 고장 전주 음식의 맥을 잇는다는 자부심 하나로 온갖 어려움을 버텨내던 시기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시청 공무원들의 점심 식사비 마찰로 인해 전주시와의 껄끄러운 관계가 결국 발단이 됐다는 것. 평일 손해 본 장사를 그나마 주말 전통 혼례식의 피로연 수입으로 겨우 때우고 있는데 돌연 외부 업체 출장뷔페가 허용되면서 운영난에 직면했다. 괘씸죄에 걸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사비 1억을 투자해 리모델링을 통한 지역 대표 식당을 꿈꿨으나 무위에 그쳤다. 시와 마찰 과정에서 발생한 밀린 임대료와 과태료로 인해 금융권 대출이 막히고 부실기업이란 이미지가 씌워져 주위의 도움마저 끊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필자도 오래 전 건강 밥상 맛집이란 소문을 듣고 전주 IC 부근 함씨네 식당을 자주 찾았다. 20여 년 전만 해도 콩 음식과 나물 야채 위주 식단이 낯설었지만 맛있고 건강식품이라 해서 즐겨 먹었다. 건강 밥상과 신토불이 농산물에 대한 사회 인식이 높아지던 때였다. 실제로 국내산 재료만 고집하다 단가를 맞추지 못해 대형마트 납품을 포기하고, 코로나까지 덮쳐 학교 급식마저 끊기면서 적자 폭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 오죽했으면 당시 함 대표는 아들과 함께 김승수 시장을 찾아가 무릎 꿇고 기회를 달라고 읍소하는 등 살아남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폐업 위기에 처한 '함씨네 살리기‘ 운동은 각계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다. 토종 콩 연구·개발과 건강한 먹거리 생산에 힘써온 함씨네 경영난이야말로 외국산 식자재가 판치는 현실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따지고 보면 행정 갑질이 불씨를 키웠다는 지적과 함께 입만 열면 기업 유치를 외치는 자치단체가 악조건 속에서 성장한 향토 기업 하나를 살리지 못하고 외면한 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함 대표 트레이드 마크가 하얀 동그란 모자에 환한 미소였는데 그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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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3.09.07 18:11

혼돈(混沌)의 미학

시원하게 뚫린 잘 구획된 대로나 신도시보다 자연스럽게 조성된 마을과 오래된 거리가 더 끌린다. 편리함으로 따지면 질서 정연하게 만들어진 도시가 좋지만, 안정감이나 친근함으로 따지면 오랜 세월을 거쳐 만들어진 무질서한 골목과 옹기종기 집들이 모여 있는 오래된 마을이 더욱 편안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관광객들은 북촌 한옥마을에 더욱 붐비고, 전주 한옥마을을 더욱 선호한다. 콘크리트로 지어진 빌딩을 보러 관광을 가는 경우는 일부 도시를 제외하고는 없다.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본 알함브라 궁전을 끼고 있는 오래된 집들, 북경의 작은 골목, 일본의 시골 온천마을 장터, 도무지 질서하고는 거리가 먼 혼돈의 장소에 왜 사람들은 몰리고 감동할까? 우리는 질서는 아름답고 무질서는 추악한 것이라고 교육받았다. 그래서 사회가 요구하는 사람은 질서를 따르고 신봉하는 사람이었고, 질서를 벗어난 사람은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모두가 인정하는 대학을 나와 좋은 기업에 취직하여 정년퇴직할 때까지 아무런 사고 없이 다니다가 자식들 좋은 배필 만나 결혼시키는 것이 인생의 정답이었다. 자녀 결혼식과 자신의 장례식에 화환을 놓을 곳이 없어 꼬리표만 떼어내 벽에 줄지어 걸어놓으면 정말 인생 잘 산 사람이라고 사람들 입에서 칭찬이 마르지 않았다. 상식적 인생에서 벗어나고, 사회의 규범에 도전하고, 정해진 패턴을 벗어나는 인생을 사는 사람에 대하여는 온전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지 않았다. 혼돈(混沌)이란 단어밖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는 불확실한 인생을 살았기 때문이다. 직장을 자주 바꾸고, 전공이 무엇인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왜 좋은 직업을 내려놓고 힘들고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사람을 혼돈의 인생이라고 부른다. 혼돈(混沌), 무질서와 불확실성을 통칭하여 부르는 말이다. 패턴이 없고, 마구 뒤섞여 예측이 안 되는 무질서의 상태를 혼돈이라 한다. 질서의 관점에서 보면 해결되어야 할 상태며, 미숙한 단계다. 그러나 혼돈은 질서를 넘어 더 높은 차원을 설명하는 새로운 세계로 재해석 된다. 카오스(chaos)이론은 무질서하게 보이는 혼돈의 상태에서도 논리적 법칙이 존재하고 있으며, 무질서 속에 있는 또 다른 질서를 찾아내는 사고의 틀로 새롭게 응용되고 있다. 혼돈은 하늘과 땅이 분리되기 전의 세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늘과 땅, 바다와 산이 뒤섞여 분리되지 않은 태초의 세상이다. 혼돈의 세상에는 미추(美醜)도 시비(是非)도 없다. 혼돈이란 단어는 <장자(莊子)>에 등장한다. 남해의 왕 숙(儵)과 북해의 왕 홀(忽), 그리고 중앙의 왕 혼돈(混沌)이 있었다. 숙과 홀은 자주 혼돈의 땅에 가서 서로 만났는데, 혼돈은 그들을 매우 잘 대접해 주었다. 숙과 홀은 혼돈의 덕에 보답하려고 서로 의논을 하였다. 사람들은 모두 7개의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숨을 쉰다고 하는데 혼돈은 구멍이 없이 무질서하니 우리가 그 구멍을 뚫어줘 보답하자고 결정하고 날마다 한 개의 구멍을 뚫어주었다. 그리고 일곱째 되는 날 혼돈의 몸에 7개의 구멍이 뚫리며 죽어버렸다는 이야기다. 혼돈은 무질서가 존재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숙과 홀은 혼돈의 몸에 구멍을 내어 질서를 만들어주었다. 결국 혼돈은 질서라는 칼에 맞아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질서와 합리성보다 어쩌면 무질서와 모호성에서 더 큰 생명력을 볼 수 있다는 장자의 역설의 철학이다. 혼돈은 질서보다 경쟁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 질서는 언제나 아름답고 우리를 안정시키는 것인가를 회의해 보고, 혼돈은 늘 추하고 불안하고 제거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보아야 한다. 질서와 법을 강조한 나머지 세상의 모든 것을 그 틀 안에 넣고 줄을 세우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세상은 어쩌면 질서보다는 무질서 속에서 더욱 예쁜 꽃이 피고, 순종보다는 잡종이 훨씬 더 경쟁력이 있고, 확실함 보다는 혼돈 속에서 해답이 더욱 다양할 수 있다. 혼돈을 기쁘게 맞이하자. 대한민국 발전의 주역은 혼돈에서 나온 역동성이었다. 혼돈의 다양성이 죽으면 사회도 죽는다. /박재희 인문학공부마을 석천학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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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7 18:11

부모와 자녀간의 차용증, 과연 믿어줄까?

부모와 자녀간은 세법상으로 특수관계라 불리워져 일반적인 관계와는 달리 판단을 하여 특수관계간의 거래에서는 증여로 추정하는 법들이 많이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돈을 빌리게 되면 과세관청은 증여로 추정을 하여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세금을 부과합니다. 가족간에 돈을 빌리는 일이 일반적이지는 않기 때문이지요. 자녀가 주택을 취득하는데 있어 자금조달능력이 부족하여 부모에게 돈을 빌리게 될 수가 있는데, 자칫 증여로 보아 세금을 추징 당할 수 있으니 미리 차용증을 작성하는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차용증을 작성한다고 해서 무조건 증여세를 회피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금전대여의 정황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차용증에는 당사자의 인적사항, 대여금, 대여이자율, 변제기일 및 변제방법 등 구체적으로 작성되어야 합니다. 작성된 차용증의 내용대로 원리금 상환이 이루어졌는지 확인이 되어야 합니다. 반드시 계좌이체를 통하여 지급하면서 적요사항에 원리금 상환임을 명확하게 기록해 놓으면 구체적 증빙자료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된 차용증이 사후적으로 과세를 회피하기 위하여 작성된 것이 아닌지를 입증해야합니다. 따라서 차용증 작성시점에 공증 또는 확정일자를 받거나 우체국 내용증명 등의 방법들을 통해 차용증 작성일자를 확실히 하는 과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채무자의 이자비용은 곧 대여자의 이자소득임을 인식하여야 합니다. 채무자는 이자비용을 지급할 때 이자지급액의 27.5%를 이자소득세로 신고 및 납부를 하고 그 차액을 이자로 지급하여야만 합니다. 위에 언급한 내용을 다 지킨다고 하더라도 무상으로 차용증을 작성하게 되면 금전대여의 정황이 없다고 판단하여 과세한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일부라도 이자를 꼭 지급하시고, 법정이자율은 4.6%이기 때문에 실제 지급한 이자액과의 차이가 1천만원이 넘지 않는다면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으니 이자율 작성할 때 신중히 정하여야 합니다. /조정권세무회계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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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7 18:11

1592년 금만평야와 2023년 새만금

국가군저개고호남(國家軍儲皆靠湖南)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사헌부 지평 현덕승에게 보낸 편지로, 국가 군량을 호남에 의지하였으니 만약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는 뜻이다. 그만큼 전라도는 임진왜란을 이겨낼 마지막 보루였다. 해상 보급로가 막힌 왜군은 곡창지대인 전라도와 조선의 본향인 전주를 치기로 마음을 먹는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한양에 주둔하던 왜장 고바야카와 다카카게에게 전주성을 점령하라고 지시한다. 왜군은 육상과 해상의 연합으로 총공격을 감행하나 웅치(전주와 진안 사이)와 이치(완주와 금산 사이) 고개에서 대패한다. 전라도 절제사 권율, 동복 현감 황진, 김제 군수 정담 등과 의병이 힘을 모아 왜군을 격파하며 조선의 본향과 곡창지대인 금만평야를 지켰고, 한양과 평양에 주둔하던 왜군의 철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웅치·이치전투가 조선에서 왜군을 몰아낸 기점인 셈이다. 일본인들이 웅치·이치전투를 삼대 대첩으로 꼽는 이유이다. 웅치·이치 대첩의 원동력은 관군과 백성이 모은 결사 항전의 힘이었다. 의병장과 의병, 칼과 창을 직접 들지 않았으나 의병을 도우며 전쟁에 함께 한 수많은 백성이 없었다면 관군만으로 승리는 불가능했다. 권율 절제사를 비롯하여 의병장과 백성이 힘을 모았기에 수적 열세에도 왜군을 격파할 수 있었고, 그 힘이 전라도를 넘어 조선을 지켜냈다. 동아시아 쌀문명을 대표하는 곡창지대, 동철서염(東鐵西鹽, 동부 산악의 철과 서해안의 소금)으로 염철론(鹽鐵論)의 거점인 전북은 고대문명을 꽃 피운 중심으로 늘 외부의 침략을 받아왔다. 그럴 때마다 분연히 떨쳐 일어난 백성은 관군과 힘을 모아 적을 물리치며 위기를 극복했다. 결사 항전으로 지켜낸 곡창지대와 동철서염은 백성의 생명이자 국가의 미래였다. 새로운 금만평야를 뜻하는 새만금은 전북의 땅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땅이자 미래이다. 대한민국의 100년 먹거리를 만들겠다며 국가가 주도하여 진행한 국책사업이 새만금이다. 국가와 전북은 30여 년 동안 함께 땅을 메우고, 머리를 맞대 수많은 사업을 실행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려왔다. 어떤 사업은 성과가 좋았으나, 어떤 사업은 쓰라린 실패를 맛보았다. 실패를 경험한 국가와 전북은 머리를 다시 맞대며 성공의 방정식을 찾았고, 이러한 과정이 켜켜이 쌓여 이차전지 메카라는 지금의 새만금을 만들었다. 2023년에 마주한 새만금의 위기는 이전과 다르다. 이전처럼 국가와 전북이 함께 문제를 되짚고 고뇌하며 더 나은 대안을 찾으려는 모습이 없다. 이미 전북에는 주홍글씨가 덧대졌다. 누구의 잘못인지 가려질 새도 없이, 또는 가릴 마음이 없는 듯 전북은 잼버리 파행의 원흉이 됐고, 이때다 싶었던지 전라도 혐오가 득세하고 있다. 죄를 벌하듯 잼버리 괘씸죄로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전북도는 물러설 수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국회의원들도 결사 항전하고 있다. 정치권만이 아니라, 웅치·이치에 나선 의병장과 의병처럼 이전에 경험치 못한 전북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분연히 떨쳐 일어난 도민이 많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멈추며 전북을 위기로 몰아넣는 정책 결정에 항의, 삭발, 단식으로 맞서고 있다. 삭발과 단식은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는 결사 항전의 자세이다. 이들의 심정으로, 도민 모두가 위기를 극복하려는 결연한 마음과 일상에서의 실천이 필요하다. 1592년 왜군을 격파하고 금만평야를 지켜낸 웅치·이치전투의 의지를 2023년 새만금에 보여줄 때이다. / 이남호 전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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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7 18:10

틀린 줄 알았는데, 정답이라 하더라

며칠 전, 온라인 사업으로 월 1,000만 원 안팎의 수익을 내다가 온라인은 레드오션이라고 생각하며, 오프라인 사업으로 진입하겠다는 지인을 만났다. 총 두 개의 매장을 진행했고, 정리 후 현재 3번째 도전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업종을 바꿔가며 시도해온 지인은 그 사이 경험적인 측면에서 많은 성장을 했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비록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존경심을 표하고 싶었다. 그런데 지인은 지금의 내가 예상하지 못 했지만 확신을 주는 의미 있는 말을 전했다. 말하기를, 온라인에서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지 몰라서 오프라인으로 서서히 이동하려고 했는데 결국 오프라인 사업을 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 나의 삶을 지켜주고 있던 것은 기존에 하고 있던 온라인이었다, 그래서 소홀했던 기존의 온라인 사업에도 시선을 주고 확장하려고 한다는 말이었다. 이 말이 확신을 주고 의미가 있다고 말한 이유가 있다. 1년이 채 되지 않았던 과거에도 미팅을 가졌었다. 당시는 지인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도전하고자 했던 시기와 내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도전하고자 했던 시기가 맞물렸다. 서로 정반대의 생각으로 각자의 길을 향해 수많은 노력을 했고, 다시 만났다. 서로가 경험하지 못한 영역에서 서로가 경험했던 영역으로 나아갔던 것이다. 그리고 물론 지인도 계속해서 오프라인 사업을 위해 배우고 도전하고 있기에 실패했다고 할 수 없다. 나 역시 긍정적인 결과물들이 하나 둘씩 나오고 있지만 성공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고, 때문에 멈추지 않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고 도전하고 있다. 때문에 그 한 마디의 말은 완성되지 않았기에 완성을 위해서 쏟아 붓고 있던 열정에 불을 지펴 준 것이었다. 0.1%정도 부족한 나의 확신을 채운 그 말을 듣고, 내가 생각한 온라인 사업의 계획과 목표를 다시 한 번 떠올리며, 지금까지의 경험들을 토대로 메타인지를 해봤다. 계획의 첫 번째는 2018년 30조 원에서 2021년 82조 원, 그리고 작년에 150조 원을 초과하면서 해가 갈수록 커져가는 온라인 쇼핑 시장규모를 파악하고, 온라인 유통의 구조를 익히기 위해서 오픈마켓으로 첫 발을 딛었다. 두 번째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두드러진 SNS 또는 온라인 매체를 통해 수익실현을 하고, 온라인 광고 마케팅을 깨우치기 위한 배움을 시작했다. 텍스트 기반의 블로그, 영상 기반의 유튜브, 사진 및 이미지 기반의 인스타그램으로 추렸다. 이를 통해 나에 대한 퍼스널 브랜딩과 내가 공급하고자 하는 무언가에 대한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긍정의 결과물을 만들어낸 과정을 PDF 전자책을 만들어 온라인에서 펀딩을 통해 또 다른 수익구조를 창출하는 것이다. 나아가 전자책을 기반으로 VOD강의를 만들고, 온라인 교육 사업에 또 진출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며, 지속적인 수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전에 말했던 여러 장점이 녹아 있는 온라인 사업을 위한 기초라고 생각한다. 혹자들은 어렵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정보화 시대와 AI 인공지능이 나날이 발전하는 현재는 못할 것이 없다. 지금 당장의 급여로도 충분하다면 기존의 삶에 충실하게 만족하며 살면 된다. 하지만 나는 돈이 흘러 들어오는 파이프 라인을 가능한 많이 생성하고 싶다. 그 길은 초반에 힘에 부치더라도, 훗날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박지석 온라인 창업전문 하보HaBo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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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7 18:10

청년 실업 대책 최우선 과제다

인구증감의 핵심 키워드는 크게 교육과 일자리 등 2가지로 압축된다. 그중에서도 청년들이 지역을 등지는 것은 한마디로 ‘취업 격차’의 두터운 벽을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청년고용률은 확연하게 떨어진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최근 발표한 ‘2022년 지역별 청년(15∼29세) 고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청년고용률 1~3위는 모두 수도권 지역이 차지했다. 하반기엔 제주가 52.1%로 선두를 차지했고 인천(51.7%), 서울(50.2%)이 뒤를 이었다. 전국 평균 청년고용률은 46.6%였다. 제주의 경우 코로나19가 주춤하면서 여행이나 관광 수요가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결론은 일자리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인구 소멸 여부가 좌우되고 지방붕괴가 가속화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상대적으로 산업 기반이 취약한 전북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청년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이 평균 60%를 넘어 전국 평균 대비 약 10%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청년과 지방 기업 간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우선 해법은 취업 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 기업 등을 중점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전북도의회 농산업경제위원회 최형열 의원(전주)은 이와관련 제403회 정례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청년실업 및 기업 관리 대책 마련을 간절하게 촉구했다. 최 의원은 전북 실업률이 지난해 2.2%에서 올해는 2분기 만에 지난 한 해 동안의 실업률을 훌쩍 넘긴 3.2%로 최근 5년 중 역대 최고치라고 지적했다. 일자리에 관한 혁신안 마련이 어느 무엇보다도 시급하다는 얘기다.전북 인구는 지난해 약 1만명이 감소했는데 올해는 4월 기준 1만 3000명이 감소할만큼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전북 청년실업률은 12.2%로 전국 평균(6.2%) 보다도 2배에 달한다. 최근 5년간 100대 생활업종 시도별 증가율에서 전북(17.5%)은 17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인 17위다. 도내 신생기업은 10개 중 7곳이 6년 안에 문을 닫고 있고 창업률은 2021년 –10.6%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기업하기 좋은 전북을 만들고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겠다는 전북도의 비전과는 정반대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청년을 고용할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고향을 등지는 현상을 조금이라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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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9.07 15:11

‘전주 풍패지관’ 복원·정비사업 서둘러야

시민들에게는 만남의 장소로도 친숙한 문화관광도시의 거점 ‘전주 풍패지관’(전주 객사)이 좀처럼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주시는 3년간의 서익헌 해체보수 공사와 매장문화재 발굴조사를 마치고 지난해 5월 풍패지관을 다시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2016년 정밀 안전진단 결과 부속건물인 서익헌의 기둥이 기울고 목구조가 손상된 것으로 확인돼 2018년부터 3년여에 걸쳐 해체 보수공사를 진행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정밀 발굴조사에서는 풍패지관이 고려시대부터 존재했다는 사실이 확인돼 관심을 끌었다. 당시 전주시는 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문화재청과 협의해 보존 및 정비복원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풍패지관을 본래 모습으로 복원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만큼 철저한 복원·관리를 통해 후손들에게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남겨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과 전주시는 올 4월부터 풍패지관 학술조사 및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을 시행하고 있다. 계획대로 오는 12월까지 용역을 마무리하고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문화재청 승인 절차를 거치면 빨라야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나 본격적인 정비·복원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랜 보수작업을 거쳐 지난해 다시 공개된 풍패지관의 현재 모습은 역사문화도시 전주의 위상에 전혀 걸맞지 않다. 건물 보수공사는 마무리됐지만 주변 환경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도심 속 외딴섬으로 남아 있다. 그러다 보니 이곳을 찾는 시민이나 관광객을 찾아보기 힘들다. 문화재 보수공사가 마무리되면 시민들이 즐겨 찾는 원도심의 거점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인근 주민들의 실망도 크다. 시민 휴식과 만남의 장소로도 익숙해진 전주 풍패지관이 지금처럼 박제된 문화재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 문화재 주변 환경정비와 복원사업을 통해 도시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재탄생 시켜야 한다. 지난 1975년 보물(제 583호)로 지정된 풍패지관은 전주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역사문화 공간이다. 게다가 민선 8기 전주시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왕의 궁원’사업의 거점이기도 하다. 문화재청과 전주시가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풍패지관을 하루빨리 더 온전한 모습으로 시민 품에 돌려줘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9.07 12:59

소아환자 야간·휴일 진료…지자체가 나서야

야간이나 휴일에 소아 환자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적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적극 나서야겠지만 전북도 등 지자체의 능동적인 대처 역시 요구된다. 우선 야간 및 휴일 진료가 가능한 달빛어린이병원의 확충이 필요하고 공공심야어린이병원의 지정 및 지원이 절실하다. 달빛어린이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4년 9월 공모 형식으로 도입했다가 현재는 광역자치단체에서 지역 내 병의원의 신청을 받아 지정·운영되는 어린이 진료센터다. 이 병원에서는 평일에 오후 11시, 휴일에 오후 6시까지 경증 소아환자를 진료한다. 전국적으로 34개가 지정·운영되고 있으며 정부는 100곳으로 늘리기로 했으나 신청이 저조하다.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되면 수가 일부를 지원해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낮은 수가와 소아과 전문의 인력 부족 등으로 운영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도내의 경우 전주 대자인병원과 부안 엔젤연합소아청소년과의원 등 2개소가 운영 중이며 10월부터 전주 다솔아동병원이 추가 지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소아 환자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군산, 익산 등 12개 시군에는 이마저 없어 시민들의 불편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 익산시의회가 도내 처음으로 공공심야어린이병원 자체 지정 및 운영비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나섰다. 소아 환자 및 보호자의 불편함 해소와 양질의 공공보건의료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예산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지역 내 병의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달빛어린이병원이 없는 익산으로서는 잘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초저출산 문제는 심각하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에 그쳤으며 올해는 0.6명대에 진입할 공산이 커졌다. 세계 최저이며 인구 재앙이다. 이대로 가다간 국가 소멸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취업 등 일자리 문제도 있으나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걱정 없이 아이를 낳아 기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소아환자의 불편 없는 진료도 그중 하나다. 밤 늦게 혹은 공휴일에 아이가 아프면 부모들은 어쩔 줄 모른다. 24시간 가까운 곳에서 소아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지자체가 나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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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9.06 18:45

22년 인연 외면하고 전북 떠나는 KCC

전주 KCC가 22년 동안 둥지를 틀었던 전주와 결별을 선언했다. 지난 30일 한국농구연맹(KBO)이 이사회를 열어 KCC의 연고지 이전 건을 최종 승인하면서 KCC 이지스 프로농구단의 연고지가 전주시에서 부산시로 변경된 것이다. 이제 전주 KCC가 아닌 부산 KCC가 됐다. 2001년 KCC 이지스가 대전에서 전주로 연고지를 옮긴 이후 최고의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전주시는 ‘프로농구의 메카’, ‘농구도시’로 자리매김해 왔다. 한국농구연맹(KBL) 창단 이후 챔피언 결정전을 5번이나 우승한 명문구단으로 농구팬들과 도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며 희망의 구심점이 되기도 했다. 그만큼 도민들이 한마음으로 전주 KCC를 응원했고 도민들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하지만 2023-2024 프로농구 정규시즌 개막을 두 달여 앞두고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기대를 모으고 있던 전주 KCC가 돌연 연고지를 변경하다니, 도내 농구팬들과 도민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필자 또한 해마다 농구 시즌이면 그 누구보다 전주 KCC를 응원하며 환호했던 팬이었기에 서운함과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마저 느껴졌다. 충격으로 한동안 농구 경기를 멀리할 것 같다. 전주 KCC가 연고지 변경을 결정하게 된 것은 홈구장인 전주실내체육관의 사용에 대한 전주시와 구단 측과의 갈등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전주시는 신축 체육관을 2026년까지 건립하고 그때까지 전주실내체육관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KCC는 전주시를 신뢰할 수 없다며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후 전주 KCC는 연고지 이전과 관련한 일언반구도 없이 언론을 통해 이전설을 흘린 뒤 보름 만에 KBL 이사회에 연고지 이전 안건을 상정하고 결정했다. 전주시의 거듭된 면담 요청에도 돌아오는 답은 없이 모르쇠로 일관했고 일방통행식 이전 결정만 있었다. 어찌보면 전주시와 KCC 이지스와의 신뢰 관계가 깨진 게 결정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유야 어찌됐든 최근 벌어진 상황을 보면 졸속으로 일방적으로 이전을 결정한 KCC의 행태는 여간 실망스러운게 아니다. 지난 22년간 쌓아온 정을 생각한다면 KCC 이지스는 무한한 사랑을 보낸 도민과 팬들에게 사과를 하는 게 우선이다. 그런 후에 갑작스러운 이전 결정에 상처받은 도민들에게 충분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부터 지금까지 연고지가 같은 팀은 원주 DB, 창원 LG, 안양 정관장(전 KGC인삼공사) 뿐이다. 잦은 연고 이전은 대다수 프로농구 구단이 지방 도시를 연고지로 삼으면서 수도권에 훈련과 합숙시설을 갖춰놓고, 홈경기가 열릴 때만 연고지를 찾다 보니 지역 정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그 원인이 있어 보인다. KCC이지스 역시 선수단의 훈련장이나 숙소, 구단 사무국까지 전부 전주가 아닌 경기도 용인에 있고, 경기만을 전주에 와서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KCC이지스는 전북이 세계잼버리 사태로 가장 힘들어하고 마음 아플때 전북의 가슴에 비수를 꽃았다. 전주시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필 지금, 잼버리 사태로 상처받은 도민들의 마음에 KCC 이지스 연고지 이전이라는 돌덩이를 던져 또다시 심한 ‘멍’을 남겨야 하는지,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이다. KCC 이지스 농구단도 전주시도 우선 팬들과 도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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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6 18:45

쌍발통 협치, 멈출 수 없다!

지난 2010년 필자는 지역주의 극복과 책임지는 정치를 하겠다는 신념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2010년 6월 민선 5기 전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락에 관계없이 한국토지주택공사를 전주에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지키지 못했고, 함거 속에 들어가 일주일간 단식하며 책임정치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겼다. 그 결과 2016년 20대 총선 전주에서 32년 만에 당선되는 영광을 얻었고, 전북 예산과 관련해 열 몫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자 일주일간 국회 본관에서 단식농성을 불사했다. 이러한 열정으로 시작된 의정활동은 국회 최초 7년 연속 예산결산위원으로 이어졌으며, 6조원 언저리에 있던 전북예산을 9조원 이상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4월 5일 전주시을 재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북도당위원장, 당협위원장, 국민통합위원장, 예결위원까지 모든 직책을 내려놓았다. 8%에 불과한 재선거 득표율과 패배에 대해 또 한 번 스스로에게 책임을 물었던 것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있던 5개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전북이 새만금 잼버리 사태로 인해 큰 위기에 빠졌고, 전북에서 정치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전국구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만큼 수도권 출마의 권유도 있었으나, 어려운 상황에 처한 전북을 뒤로하고 수도권으로 가는 것은 지역주의 극복, 쌍발통 정치를 신념으로 걸어온 필자의 정치인생을 부정하는 일이었다. 전북 발전을 위해 쌓아온 쌍발통 협치의 시대, 이렇게 멈출 수는 없다고 결심했다. 지난 8월 31일, 필자는 국민의힘 전주시을 조직위원장에 임명됐다. 엄혹한 시기에 전북 발전을 위한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자 다시 한 번 전주시을 조직위원장으로 돌아왔다. 윤석열 정부에서 정부·여당의 소통창구가 없으면 전북은 고립된 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새만금 잼버리의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라도 여당 국회의원이 꼭 필요하다. 경쟁 없이 고립된 섬에 머물러 있던 전북이 민선 8기 김관영 도정 출범 이후 여·야 협치를 공식화해 얻은 성과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강원도가 14년에 걸쳐 법제화시킨 특별자치도를 4개월여 만에 통과시키고, 완주 수소특화 국가산단·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의 신규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새만금 이차전지특화단지 지정, 새만금 투자진흥지구 지정, 새만금 국가산단 6조 6천억의 투자유치 등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한편,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는 새만금과 전북을 알리고 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오히려 큰 아픔으로 다가왔다. 잼버리 사태의 영향인지 이번 정부 예산안에 새만금 SOC 10개 사업 예산이 6,626억원 중 22% 수준인 1,478억원만 반영되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물론 새만금 사업이 역대 정부마다 더디게 진행되었지만, 2011년 이명박 정부 시절 수립된 새만금종합개발계획(MP)에 의해 추진되어온 국가사업이 잼버리와 함께 폄훼되고 있는 점은 매우 안타깝다. 필자는 정부·여당의 소통창구로서 잼버리의 꼬인 실타래를 풀어 새만금 SOC 예산이 증액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전주시을 조직위원장으로 다시 돌아온 만큼, 함거정신으로 전북 예산을 위해 단식농성을 불사했던 각오로 정치 인생 마지막이라는 다짐 하에 최선을 다하겠다. /정운천 국회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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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6 16:09

서울에서 만난 전북-가인 김병로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법률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거든요. 하지만 가고 싶은 대학교는 있었지요. 운동을 좋아했던 저는 TV로 중계되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정기전을 보면서 그 모습이 그렇게 좋아 보일 수 없었습니다. 학력고사 점수를 받아보니 마침 좋아하는 학교에 갈 점수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점수에 맞추어 법대에 진학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대학 생활을 하던 중 좀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친구들이 모두 사법시험을 공부하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한다는 점이었지요. 결국 저도 친구들을 따라 시험 준비를 하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검사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시험에 합격한 후 지금까지 제일 많이 들은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가인 김병로’입니다. 대한민국 법조인의 표상과 같은 분이라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지요. 가인은 1888년 순창군 복흥면에서 태어났습니다. 가인도 처음부터 법조인의 꿈을 꾸었던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법조인이라는 직업 자체가 생소했고, 나라가 백척간두에 서있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가인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후 최익현 선생이 이끄는 의병에 가담했습니다. 그러다가 1910년 일본으로 건너가 법률을 배우게 됩니다. 이후 보성전문학교 등에서 법률을 가르치다가 1919년 판사로 임용되었지요. 하지만, 일제에 협력하는 판사의 길이 맞지 않았는지 1년만에 변호사의 길로 나섰습니다. 그 후 13년 동안 독립운동가들을 위한 변론에 혼신의 힘을 쏟았습니다. 결국 일제의 탄압에 못이겨 1932년 경기도 양주군 노해면 창동리로 낙향해 나라 잃은 설움과 울분을 삼켰습니다. 지금은 서울시 도봉구 창동이 된 그곳에 가인의 동상이 서 있는 이유이지요. 창동역사문화공원에는 가인과 함께 위당 정인보, 고하 송진우 선생의 동상도 있습니다. ‘창동 3사자 동상’이라는 설명과 함께. 일제에의 협력을 거부하고 감시와 탄압을 피해 이주했던 독립운동가들이지요. 거기에는 이런 비문이 있습니다. ‘한평생 조국을 되찾고자 헌신하셨던 그분들을 기억하겠습니다.’ 사실 서울에는 가인의 동상이 한 곳에 더 있습니다. 바로 서초동에 있는 대법원 1층 로비이지요.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상’이라는 설명과 함께 흉상이 있습니다. 가인은 독립운동가들의 변호인로서도 모범적이었지만 우리나라 사법의 기틀을 마련한 점에서 더 큰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우선 일제의 영향권에 있던 법률체계를 벗어나기 위해 대한민국에 맞는 법률을 만드는데 앞장섰습니다. 사법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이승만 대통령과 대립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지요. ‘억울하면 절차를 밟아 항소하라.’ 발췌 개헌이 위법이라고 판결한 것에 대해 ‘우리나라 법관들은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권력을 행사한다.’고 대통령이 비판하자 맞대응한 말입니다. 그만큼 사법의 독립이 중요하다는 뜻이지요. 대한민국은 입법, 사법, 행정이 분리된 삼권분립 국가입니다. 국가의 권력이 어느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나누어져 있어야 서로 견제를 하고 균형을 이루어 국민들을 위해 제대로 작동한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과연 그런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서로의 영역을 탐하거나 시기하는 시도들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이지요. 그런 시도들 앞에서 가인은 이렇게 답하지 않을까요. ‘이의 있으면 절차를 밟아 항소하라.’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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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6 16:09

지역감정의 설계자

‘사막의 여우’ 제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 육군 원수 에르빈 롬멜을 지칭하는 별명인데, 오죽하면 윈스턴 처칠 조차도 적장에 대해 “전쟁의 참상과는 별개로 평가한다면, 저는 롬멜을 위대한 장군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선거판에서도 일찌감치 여우가 있었는데 엄창록, 바로 그다. 동교동측 특급참모였던 그는 1971년 대선 직전 갑자기 사라졌는데 얼마후 영남지역 전봇대에 매우 휘발성 강한 유인물이 나붙었다. “호남인이여 단결하라” 이는 호남향우회 등에서 뿌린게 아니었다. 지역감정을 자극해 영남쪽 몰표를 노린 지역감정의 설계자가 놓은 덫이었다. DJ 진영에서는 이를 (여당에 포섭된)엄창록의 작품이라고 확신한다. 1992년 대선 직전인 12월 11일 부산 지역 유지들이 모여서 당시 민주자유당 후보였던 김영삼을 당선시키기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기자고 한 소위 초원복집 사건도 그 연원은 사실 선거판의 여우이자 지역감정의 설계자 엄창록의 전략을 살짝 컨닝한 것에 불과했다.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은 그야말로 올인 태세다. 정계 실력자들은 말 한마디, 제스처 하나도 쉽게 구사하는게 아니다. 당장 별 의미가 없어보여도 훗날을 염두에 둔 심모원려한 포석이다. 전북은 요즘 민심이 들끓는 정도가 아니라 폭발직전의 심각한 상황이다. 무려 33년 전부터 시작돼 일정한 로드맴에 의해 추진중인 새만금사업이, 불과 6년전 갑자기 하나 끼워넣은 잼버리로 인해 중단위기에 직면한 때문이다. 정부 각 부처에서 면밀한 검토를 거쳐 편성된 새만금SOC 관련 예산이 기재부 심의단계에서 무려 78%나 싹뚝 잘린것을 목도한 도민들은 충격과 허탈 그 자체다. 잼버리 실패를 빌미로 이렇게 한 것인데 한편에서는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고도의 외곽때리기 전략으로 해석한다. 기재부장관은 하나의 집행자에 불과할뿐 실질적 디자이너는 지역감정의 설계자라는 것이다. 폐부를 찌르는 정확한 분석이 아닐 수 없다. 호남권을 통틀어봐야 집권여당은 잘해야 한두석 얻을텐데 구태여 가성비 낮은 곳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을 필두로 한 영남권 예산폭탄이 그냥 나온게 아니다. 귀여운 자식 하나만 대학에 보내고 다른 자식들은 학업을 중도포기하겠다는 메시지다. 다만 수도권의 경우 적은 표 차이로 당락이 좌우될 소지가 큰데 상대적으로 호남 출신 유권자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호남을 하나로 단결시키는 것은 위험하다. 그래서 제시된 카드가 전북을 희생양 삼은 호남갈라치기 전략이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새만금SOC 없는 예산안 통과는 없다”고 호언장담 하는데 상대적으로 많은 예산을 확보한 타 시도 국회의원들의 진정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문제다. 사소한 듯 해도 새만금 SOC 예산안 편성의 이면엔 지역감정의 설계자가 있을 수 있다. 훗날 역사는 그 디자이너를 찾아낼 수 있을까.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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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3.09.06 15:01

전북도민 총궐기, 결집된 힘을 보여줄 때다

잼버리 파행 책임 떠넘기기와 보복성 새만금 SOC 예산 삭감 등 계속되는 정권의 폭거를 보다 못한 전북지역 정치권과 사회단체가 마침내 울분을 토하고 나섰다. 정권의 폭거에 맞서 짓밟힌 전북의 자존심을 되찾고, 국책사업 새만금을 정상화하기 위한 장외투쟁을 선언한 것이다. 먼저 전북도의회 의원들이 지난 5일 정부의 새만금 예산 삭감에 반발하는 삭발투쟁을 통해 결연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어 7일에는 전북지역 민주당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이 국회 앞에서 정부 규탄집회를 연다. 또 오는 12일에는 전북애향본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전북도의회 및 각 시·군의회 등이 참여하는 ‘새만금 국가사업 정상화를 위한 전북인 비상대책회의’가 출범한다. 비상대책회의는 범도민 궐기대회 등 대규모 상경투쟁을 통해 정부와 여당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계획이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정권을 향해 성난 민심을 분출시킬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사실 그간 지역 정치권의 대응에 아쉬움이 많았다. 정권의 졸렬한 억지 주장과 전북·새만금 죽이기 행태에도 온몸으로 저항하지 않고 시늉만 내면서 머뭇거렸다. 다시 상실감에 빠져 무기력해진 도민의 감정이 여기저기서 분노로 표출됐는데도 이를 모아내 힘 있게 분출시키지 못했다. 이제부터다. 분노로 들끓는 지역 민심을 결집해 새만금 예산 복원과 차질 없는 국책사업 추진 등 전북도민의 요구를 제대로 관철시켜야 한다. 또다시 개인의 이해득실을 따져 머뭇거리거나 성난 민심에 등 떠밀려 어설프게 싸워서는 안 된다. 지역민의 의지를 장외로 결집시키는 일은 예전보다 훨씬 어렵다. 게다가 맞서야 할 상대는 시퍼런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정권이다. 전북의 미래를 외쳤던 선출직들이 사심 없이 앞장서야 한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가 먼저 도민 총궐기 투쟁을 이끌 수 있는 내부 역량과 의지부터 다져야 한다. 또다시 도민의 분노를 한데 모아내지 못하고 속울음과 하소연에 그치고 만다면 패배의식과 체념에 익숙해져 앞으로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이번에야말로 정권의 폭거에 맞서 전북, 전북인의 결집된 힘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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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9.06 12:42

새만금MP 핑계로, 2년간 사업 중단할텐가

새만금사업 예산이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이후 대폭 삭감되자 전북출신 원로들이 나섰다. 고건,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원기 전 국회의장, 정동영 전 민주신당 대선후보, 김덕룡 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등은 4일 서울에서 만나 새만금사업 정상화에 앞장서기로 결의했다. 이들 원로들은 △국회의 제대로 된 정부 예산안 심사 △여당의 새만금 사업 국책사업 명심 △야당의 새만금 국책사업 예산 정상화 △정부의 새만금 SOC 예산 정상복구 등을 호소했다. 또한 원로들은 잼버리 진실을 전파하고 거짓 선동에 단호히 대응키로 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소속 전북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박광온 원내대표를 만나 “새만금 예산 정상화 없이는 국회 예산안 협상도 없다”는 약속을 받았다. 또 도의원들은 5일 도의회 앞에서 새만금 예산 전면삭감에 대한 궐기를 위해 릴레이 삭발 투쟁을 벌였다. 이처럼 재경 및 도내 정치권이 분노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잼버리 파행을 빌미로 새만금 예산에 대한 보복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내년도 예산 부처 반영액 6626억원 중 78%인 5147억원을 삭감해 버렸다. 역대 정부에서 처음 있는 폭거요, 예산 학살인 셈이다. 이로 인해 새만금 SOC사업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새만금 신항만은 2026년 개항이 물 건너갈 처지고 새만금 국제공항은 지난달 17일 건설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실시했으나 국토교통부가 사업자 선정을 중지시켰다. 인입철도와 지역간 연결도로사업도 재검토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새만금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기본계획(MP)을 새로 짜겠다는 것이다. 말이 좋아 ‘빅 피쳐(큰 그림)’이지 새만금사업을 축소 또는 지연시키겠다는 의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기본계획을 2024년 용역을 착수해 2025년 12월 확정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새만금 SOC에 대한 적정성 검토를 병행해 그 결과를 기본계획에 반영키로 했다. 그러기 위해선 최소 2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며 그 기간 동안 SOC 투자는 않겠다는 것이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등 막 활성화되어 가는 기업투자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정부는 먼저 기본계획 수립 동안 새만금사업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그리고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가는 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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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9.05 17:41

'퍼네이션'의 진화

기부문화가 다양한 형식으로 변하고 있다. 기부문화의 진화다. 그중에서도 모바일 시대,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자리 잡은 소셜미디어가 가져온 ‘소셜기부’의 성과는 놀랍다. 우리나라 ‘소셜기부’는 비영리단체인 굿네이버스가 기획한 ‘소셜 100원의 기적’이 시작이다. 이 단체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미투데이로 맺어진 12만여 명의 소셜미디어 친구들을 활용해 진행해온 신개념 나눔 프로젝트 '100원의 기적' 캠페인을 2012년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해 소셜기부운동을 본격화했다. 첫 번째 목표 '미얀마 빈민 지역 놀이터 건립을 위한 모금'은 짧은 시간에 당초의 목표액을 훌쩍 넘겼으니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 뒤 소셜기부는 일상에서 나눔을 생활화하는 기부문화의 통로가 되었다. 더 새로워진 기부문화가 있다. 시작된 지 오래지만, 이 역시 모바일 덕분에 확장되고 있는 ‘퍼네이션’이다. 퍼네이션은 Fun(재미)과 Donation(기부)을 결합한 신조어다. 쉽고 즐겁게 참여하고 기부도 하는 문화를 이른다. <트렌드 지식사전>의 저자 김환표는 퍼네이션을 ‘얼마를’ 기부하느냐보다 ‘어떻게’ 기부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적인 퍼네이션 사례를 자동전화모금(ARS) 기부로 꼽는다. 실제 ARS 기부는 TV프로그램이나 이웃돕기 모금에 활용되면서 일상에 자리 잡았다. 흥미로운 것은 웹이나 모바일 플랫폼이 만들어지면서 퍼네이션이 운동, 게임, 행사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관심을 끄는 퍼네이션이 있다. 월드비전의 ‘글로벌 6K 러닝 for water’ 캠페인이다. 물을 얻기 위해 매일 평균 6km씩 걸어 다닌다는 아프리카 르완다 아이들 대신 참가자들이 6km를 걷거나 달리면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기부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일정한 참가비가 있으나 건강도 챙기면서 즐겁고 기부도 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다. 영국자선지원재단(Charities Aid Foundation, CAF)은 2010년부터 해마다 세계 120여 개국을 대상으로 기부와 관련된 설문을 조사해 세계기부지수를 발표한다. 지난 5월 CAF가 발표한 ‘2022 세계기부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부지수 순위는 88위다. 2021년의 실적(?) 110위보다 높아졌지만, 여전히 하위권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초 발간한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방안’보고서나 통계청 조사에서도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오히려 하락 추세에 있다. 퍼네이션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 퍼네이션 플랫폼이 우리나라를 기부 문화 후진국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통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3.09.05 17:40

과감한 이민정책이 전북 인구소멸 막는다

이민에 성공한 나라는 강국이 되었고, 이민을 외면한 나라가 홀로 살아남은 전례가 없다. 이는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입증된 실제 사실이다. 자칫 후손들에게 물려줄게 없는 심각한 상황에 처한 지금 전북이 가장 고민해야 할 지점일 수도 있다.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뿐만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난민도 필요하면 인재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수불가결한 과제로 등장했다. 하물며 인구소멸의 한 중심에 서 있는 전북의 경우는 더 말해 무엇하랴. 이런 상황속에서 이주민의 양적 확대를 넘어 외국인을 환대하고 이웃이 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만 인구소멸 위기에 빠진 전북이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이남호 원장이 부임한 이래 전북연구원은 최근 매우 눈에 띄는 정책 하나를 제시했다. 전북의 급격한 인구 인구감소를 극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려면 각 유형별 광역단위 이민정책의 실행이 필요하다는 거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유학생 유치로 신기술 분야 노동수요에 대응하고 청년 인구의 댐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국인 대학생 확대 및 지역 정착 유도가 필수적이라고 제시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전북의 외국인 인구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또한 등록외국인 중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96.1%로 대다수를 점하고 있다. 이민정책이 전북의 고령화 현상 해결책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중앙정부는 이민청의 설치, 유학생 규제 완화, 지역특화형비자 등의 이민 확대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는데 지방정부인 전북 또한 지역 특성과 수요에 맞는 이민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전북연구원은 특히 전북특별자치도의 출범에 맞춘 특례법안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글로벌 국제학교 유치, 외국인 대학생 확대, 광역지역특화형비자 도입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차전지 특화단지의 새만금 유치를 계기로 전북지역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에 해외유학생의 유치-맞춤 기술교육- 졸업 후 취업까지 연계한 프로그램과 시설마련은 매우 긴요하다. 대학의 경우, 외국인 학생을 늘리는 것 뿐 아니라 정착을 돕기위해 유치부터 정착, 사회통합 등 각 단계별 지원 방안도 필요하다. 인구소멸 위기를 타개할 마땅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태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안으로 거론되는 외국인의 이민은 이제 열린 마음으로 도입해야 할 시점이고 구체적인 방안이 바로 시행돼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9.05 15:34

새만금–잼버리-새만금

세계 최장 33.9km의 방조제, 1991년 시작이후 대한민국 최장의 토목공사로서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새만금 개발과정은 《정감록》의 예언이 실현되리라는 희망찬 시작과는 전혀 다르게 우여곡절 속에 33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방조제 완공 이후 국제공항 건설과 SOC 구축, 첨단산업과 수변도시 건성 등 새만금 내부 개발 사업은 상전벽해를 갈망하는 도민의 염원을 외면한 채, 인내심을 실험하듯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새만금잼버리는 영국과 미국의 퇴영과 혼돈, 숙영지 변경과 상암 K-POP 공연 등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7월 21일 개막에 앞서 현장을 찾았을 때, 숙영지 물처리와 폭염 대책 미비 등 언론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홍보 요원의 해설을 들으며 잼보리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했다. 더구나 개최 직전 새만금의 2차전지 특화지구 선정은 탄소중립의 미래 핵심 첨단산업의 발전 가능성으로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파행으로 점철된 새만금잼버리는 전북이 소외되어 온 새만금 개발 우여곡절의 연속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3년 장마와 폭염으로 인한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온전히 전라북도에 전가하는 행태와 여론은 당혹감마저 안겨 주고 있다. 무주동계올림픽 등 대형 국책사업을 양보하며 새만금의 조속한 완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온전히 전북의 몫으로 돌리는 것도 모자라 2024년도 새만금 SOC 관련 국가 예산의 신속하고도 과감한 삭감으로 귀결되고 있다. 사실 새만금 보상 문제와 3차례 공사 중단, 기초지자체 간의 갈등은 지금도 첨예한 대립 구도를 연출하고 있다. 전라북도의 고육책 가운데 하나였던 방폐장 유치 사업, 숙원 사업이던 김제공항 사업은 지역민의 반대로 무산된 아픔을 안고 있다. 새만금공항 역시 우여곡절의 연속임을 부인할 수 없으며, 해수 유통에 따른 후속 대책도 요원하기만 하다. 영종도 인천공항은 차치하고라도 부산 경남의 광안대교와 거가대교, 영광에서 여수에 이르는 전라남도의 S프로젝트, 충남 보령 해저터널 등 타 지자체의 대규모 국책사업!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는 새만금 개발 사업과 극명한 대비 속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새만금의 교훈과 타인의 성공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한다는 당당한 자신감으로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마부작침의 치열한 노력이 절실하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무엇보다도 문제 해결 능력의 내면화 속에 진실하고 성실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2년 민선 8기 시작과 함께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심지이자 동북아 물류허브’로 구축하는 새만금 기본 구상 하에 2030년까지 공항과 항만 철도 즉, 트라이포트 물류체계 구축 계획을 수립했다. 전북특별자치도법의 국회 통과, 하이퍼루프 시범 사업, 새만금 2차전지 투자유치와 국가전략산업 특화지구 지정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잼버리 파행 이후 새만금 기반조성 SOC예산 5,147억원 무더기 칼질이라는 후폭풍이 몰려왔다. 구획화되는 세계경제 블록의 교차점에 위치한 새만금은 21C 동북아의 거점이자 미래 남북한 교류 협력의 중심지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운명지을 수도 있는 새만금 개발의 소명은 바로 우리에게 있다.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40년 만에 리모델링, KCC농구단 연고지 변경 소식은 우여곡절의 와중에서 표류하고 있는 새만금과 교차되며 먹먹함을 더하게 한다. /박병선 군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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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3.09.05 15:26

KCC이지스의 연고 이전을 바라보며

필자는 전북현대의 거의 모든 홈경기를 직관하고 늘 응원하는 팬이다. 그리고 서울, 대전, 광주를 오가며 야구 직관을 즐기는 야구팬이기도하다.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이 취미인 프로 스포츠 구단의 팬이다 보니 KCC이지스의 연고 이전은 전주 시민으로서의 안타까움보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갑자기 연고이전을 한다면 어떨까라는 측면에서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그런데 다른 종목의 경우 보통 연고 이전 이야기가 나오면 해당 프로팀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들끓고는 한다. FC서울을 예로 들어보자 지면에 이러한 표현을 쓰는 것이 부적절할 수 있으나 이들은 2004년 FC서울의 전신인 안양 LG 치타스 시절에 모기업인 LG그룹 측이 기존 연고지인 안양시를 떠나 서울특별시로 연고지 이전을 한 이후 ‘북쪽의 패륜’이라는 뜻의 ‘북패’라는 멸칭을 가지게 되었다. 야구에서는 현대유니콘스가 2000년 현대그룹이 일방적으로 현대 유니콘스의 연고지를 인천광역시에서 서울특별시로 이전하면서 인천, 경기지역 팬들이 실망감에 빠지게 했던 사건 역시 존재한다. 이렇게 축구와 야구에서는 한 두 번만 일어나도 사회적 이슈가 되고 구단은 팬들의 질타를 받는 반면, 농구는 비교적 연고지 이전에 자유로운 편인지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부터 지금까지 연고지가 같은 팀은 원주 DB, 창원 LG, 안양 정관장(전 KGC인삼공사)뿐이라고 하니 오히려 연고 이전을 경험하지 않은 팀을 찾는게 더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잦은 연고 이전은 대다수의 프로농구 구단이 지방 도시를 연고지로 삼으면서 수도권에 훈련과 합숙시설을 갖춰놓고, 홈경기가 열릴 때만 연고지를 찾다 보니 지역 정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그 원인이 있어 보인다. KCC이지스 역시 선수단의 훈련장이나 숙소, 구단 사무국까지 전부 전주가 아닌 경기도 용인에 있고, 경기만을 전주에 와서 하는 상황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BL은 2017년 6월 연고지 정착제를 발표하면서 2023∼2024년 시즌 전까지 연습장과 홈구장을 같은 지역에 두게 했다. KCC이지스가 들고 있는 연고지 이전의 이유는 체육관 건립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전주시와 신뢰가 깨졌다는 것이고, 전주시는 농구단 측이 제대로 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연고 이전을 결정했다고 주장한다. 양측의 주장은 평행을 달리고 있고, 팬들은 KCC이지스가 기다릴 만큼 기다렸으나 약속한 내용이 전혀 지켜지지 않은 점을 이유로 이전의 책임은 전주시에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주시의 안일한 대응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그리고 필자는 전주시의 탓이 아니라는 그런 옹호를 위해 이 글을 쓰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응원하는 팀의 승패에 일희일비하는 팬으로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KCC이지스는 2001년부터 전주를 홈으로 하며 3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22년간 전주에서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단장의 “22년간 응원해주신 전주 팬들에게 가장 죄송한 마음”이라는 말 한마디로 시즌 개막 한 달 여를 앞두고 갑자기 연고지 이전이 이루어졌다. 아름다운 이별이 세상에 어디 있겠나 싶지만 그래도 전주시민과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며 이별했어야 한다. 그들의 입장표명에는 그동안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충분한 사과가 없다. 그리고 체육관과 관련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원론적인 말의 반복 뿐 그 동안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였는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 역시 없다. 이 점 역시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 /우아롬 민변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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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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