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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사기 방지하기

1인 가구인 의뢰인은 아파트보다 저렴한 빌라로 알아보는데, 주위에서 전세보다 월세를 권유하고 있다. 그래도 의뢰인은 매달 내는 돈이 아깝다며, 전세로 집을 구하고 있다. 의뢰인은 전세로 안전한지 물어왔다. 전세 제도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임대차 방식으로, 영어로도 ‘Jeonse'라고 부른다고 한다. 외국에서 오면 우리나라는 주택을 임대하고 월세를 내지 않고, 낸 보증금을 모두 돌려준다는 점과 임대인을 믿고 그렇게 큰돈을 맡긴다는 점에 놀란다고 한다. 즉, 우리에게 익숙한 전세이지만, 다른 시각으로 봐서는 이해하기 쉽지만은 않은 제도가 전세이다. 전세 제도의 시작은 과거 개인 대출이 발달하지 않았을 당시 사금융의 역할을 해 집을 구입할 때 대출 대신에 활용됐다. 그리고 전세제도가 확대된 만큼 임대차보호법도 이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 왔다. 그런데 집값이 오르면 임대인은 시세차익이란 이익을 보지만, 집값이 내리면 그 피해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나눠지게 되는 구조이다. 흔히 얘기하는 전세 사기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집주인이 아닌 자가 전세금을 받아 도망가거나, 선순위 근저당 등 담보 여부를 속이거나, 매매가를 허위로 높이는 방법 등 사기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이다. 다음으로 전세 제도의 본원적인 한계로 속였다기보다 집값이 예측하지 못하게 전세금보다 낮아지게 되는 경우이다. 사기 범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임대인의 신분증과 등기부, 부동산 실거래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전 재산이 들어가는 만큼 사람의 말을 믿기보다 서류를 확인하기 전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둬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전세 제도의 본원적인 집값 하락 위험으로, 피할 수 없는 위험이다. 등기부 갑구, 을구에 무엇이 적혀 있으면 가급적 피해야 한다. 전세 비율이 높은 주택은 피하는 것이 좋고, 빌라는 거래량이 적어 시세 조작도 가능하며, 아파트에 비해 시세 파악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가능하면 월세로, 여의치 않으면 전세금 반환 보증 가입이 필수이다. /최영호 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3.07.03 17:05

시군, 갑질근절 조례도 없이 성과낼까

정부가 공공분야 갑질부터 근절하겠다며 대책을 내놓은 지 5년이 지났으나 직장 내 갑질 조례를 만든 일선 시군은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분야에 앞서 공공분야부터 제대로 개선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피력했으나 여전히 일선 시군의 경우 아직 갈길이 멀다는 거다.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는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무려 143곳(63.3%)이 직장 내 괴롭힘 조례를 제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이 시행된 지 5년이 지나도록 조례를 제정하지 않은 지자체에 대해 지금이라도 강력한 지도와 단속을 해야 한다. 이미 조례를 제정한 곳도 가장 기본인 상담·신고센터, 예방교육, 실태조사 등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지를 점검해서 필요할 경우 조례 개정을 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전북의 경우 일부 도의원들은 갑질 대마왕이란 거창한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크고작은 갑질행위로 도마에 오른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일부 소방공무원 등도 직장 갑질 문제로 잡음이 일기도 했다. 그런데 상당수 전북 기초자치단체들이 관련 조례를 아예 제정하지 않거나 제정했더라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북은 14개 기초자치단체 중 군산, 익산, 정읍, 완주 등 4개 지자체만 관련 조례를 만들었을뿐 나머지 10곳은 아예 조례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행안부가 지난 2019년 제시한 공공분야 갑질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자치단체는 △기관별 자체 점검∙정비를 통한 법령∙조례∙지침 정비(자체 가이드라인 마련) △연 1회 기관별 갑질 근절 대책 수립∙시행 △기관별 ‘갑질 피해 신고∙지원센터 설치∙운영, 2차 피해 모니터링 △감사∙감찰 부서 내에 갑질 전담 직원 지정∙운영 △기관별 익명 상담∙제보 사이트 운영 △반기별로 기관 차원에서 갑질 실태조사 실시 △갑질 신고 종결 시 신고자∙피해자 만족도 조사 △갑질 예방 및 재발 방지 교육 등의 노력을 주문한 바 있으나 구두선에 그치고 있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최근들어 공직에 들어오려는 청년이 급격히 줄고 있고, 특히 MZ세대의 경우 공직문화에 회의를 느껴 퇴사하거나 심지어 극단행동까지 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자치단체와 시군의회 차원에서 조속히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7.03 14:34

고속도로 ‘개방형 휴게소’

‘우리 지역 고속도로 휴게소, 이제 집 앞 일반도로 타고 간다.’ 톨게이트를 통과한 고속도로 이용자들에게만 출입이 허용돼 지역사회와는 철저하게 단절돼 있던 고속도로 휴게소가 뒤쪽으로 새 진입로를 낸다. 휴게소를 지척에 두고서도 접근하기 어려웠던 인근 주민들이 국도나 지방도를 통해, 또는 도보로 들어가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지역사회에 문을 연 ‘개방형 휴게소’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변화를 거듭했다. 단순한 휴식‧식사공간을 넘어 쇼핑과 레저‧문화‧식도락 등을 모두 누릴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진화한 것이다. 고속도로 개방형 휴게소 조성 사업은 지역소멸 위기 대응책의 하나로 추진됐다. 인구절벽 시대, 식당과 카페‧편의점‧주유소‧전기차 충전시설 등 주민 편의시설 및 휴식공간을 두루 갖춘 휴게소를 인근 주민들에게 개방해 침체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다. 또 지자체에서는 개방형 휴게소에 농특산물 판매장과 지역특화 체험시설 등을 개설해 주민 소득증대와 농촌관광 활성화, 지역 이미지 개선 효과를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이유로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전국 각 지자체와 한국도로공사가 협약을 통해 개방형 휴게소 조성사업을 속속 추진하고 있다. 경북 달성군의 논공휴게소(광주∼대구고속도로)와 경기도 이천시의 덕평휴게소(영동고속도로) 등이 개방형 시설로 이름나 있다. 전북에서는 순천~완주고속도로 남원 춘향휴게소(완주 방향)가 개방형으로 바뀔 예정이다. 한국도로공사와 남원시가 지난달 28일 개방형 휴게소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정읍시와 도로공사는 지난해 10월 업무협약을 통해 호남고속도로 정읍휴게소(천안 방향)를 개방형 휴게소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후 올 4월 초 국도에서 휴게소에 접근할 수 있는 별도의 주차장과 진입로 조성 공사에 착수했다. 당초 올 6월 말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공사기간을 맞추지는 못했다. 어쨌든 전북지역 최초의 고속도로 개방형 휴게소는 조만간 호남고속도로 정읍휴게소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출범과 함께 12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국토공간의 효율적 성장전략 지원’을 역점 과제에 포함했다.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이 과제는 그간의 균형발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한국도로공사는 국토부 국정과제 달성을 위한 이행과제 중 하나로 ‘개방형 휴게소 조성 사업’을 선정해 역점 추진하고 있다.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 대낮에도 인적을 찾기 힘든 농어촌 지역에서 고속도로 휴게소는 아주 특별한 공간이다. 도시 번화가에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이 공간은 아쉽게도 지역사회와는 철저히 분리돼 있었다. 붕괴 위기에 놓인 지역공동체를 향해 문을 활짝 연 고속도로 휴게소가 침체된 지역사회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는 활력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3.07.03 11:47

전기버스 보조금 갈등, 전주상의 제 역할 하라

정부와 지자체가 정책사업으로 추진한 ‘전기버스 구매 보조금’ 예산을 전주시의회가 전액 삭감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주상공회의소의 역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전주시의회는 관련 예산을 삭감하면서 행정절차상의 흠결과 함께 전기버스 구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주가 수소 시범도시인데다 지역에 수소버스를 생산하는 자동차공장이 있는 만큼 중국산 전기버스가 아닌 국산 수소버스를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측에서도 같은 논리로 자사 수소버스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타당성 있는 주장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이미 국·도비가 교부된 이 사업은 전기버스 보급으로 용도가 정해져 수소버스로 변경할 수 없다. 게다가 올해까지 전주시가 예산을 세우지 않으면 명시이월된 국비와 도비 전액을 반납해야 하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과 지자체의 권유에 따라 지난해 초부터 전기버스 구매사업을 추진한 지역 운수업체의 예기치 못한 피해가 문제다. 이미 중국산 전기버스를 구매해 적지 않은 비용을 감내하며 항만에 보관하고 있는 지역업체가 경영난 속에 진퇴양난의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에 놓인 지역 업체의 입장을 대변하고, 피해 구제에 나서야 할 전주상의가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주상의 회장이 전면에 나서 당장 수소버스를 도입해야 한다는 대기업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사 수소버스 구매를 요구하는 기업의 주장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전주상공회의소의 행보는 잘못됐다. 회원사 간의 갈등과 마찰을 조정해야 할 상공회의소가 오히려 힘 있는 대기업을 편들며 지역 경제계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상공인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상공회의소는 일반적으로 상공인들의 이익을 대변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각종 현안을 건의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전주상의는 이제라도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정부 정책을 수행한 지역 업체의 억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전주시 및 시의회와 머리를 맞대고 문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선 국‧도비가 확보돼 차량까지 구매해놓은 전기버스 보급사업을 예정대로 시행하고, 향후 지역에서 생산되는 수소버스 보급 확대 방안을 모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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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7.02 17:58

정치판 갈아 엎어야 전북이 발전

서양 속담에 해가 있을 때 풀을 말리라는 말이 있다. 그 말처럼 지난 문재인정권 때가 전북을 발전시킬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그 기회를 못 살리고 차 떠난 뒤 손드는 식으로 다시 현안을 추진한다고 하니 한심하고 답답하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 받으려고 또 쇼하는 것으로 밖에 안보인다. 남원 서남의대 폐교로 생긴 의대정원 49명을 살려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립키로 한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코로나19로 늘어난 공공의료 수요를 감당하려면 공공의대를 설립 했어야 했지만 전북정치권이 그걸 해결하지 못했다. 지금은 의사회의 반대와 목포 순천 안동 등지에서 서로가 공공의대를 유치하려고 박 터지게 싸워 경쟁만 치열해졌다.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문제나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 제대로 접근조차 못해 다시 원점에서 추진해야 할 상황이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 문제는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가 전북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다. 제2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부산정치권과 부산상의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반대가 있었지만 연기금을 운용할 수 있는 금융생태계를 조성할 여건이 차츰 형성돼 가고 있었기 때문에 문 정권 때 그 문제를 해결 했어야 옳았다. 특히 문 정권 출범에 전북 도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이 문제를 정치논리로 대응, 풀고 나갔어야 했다. 하지만 좋은 기회를 전북 정치권이 못 살리고 결국 허송세월해 도민들에게 허탈감만 안겨줬다.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도 아쉽기는 매 한가지다. 전북은 광역시가 없어 이 법을 개정해야만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수도권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은 이 법의 혜택을 톡톡히 보면서 지역발전을 도모했지만 전북은 하대명년이다. 이처럼 전북3대현안을 풀지 못하는 이유는 전북 국회의원들이 해당 상임위에 있었으면서도 정치적 역량이 안돼 지금까지 문제를 풀지 못했다. 초선도 중앙정치무대에서 똑똑하면 여야 의원들을 아우러 가면서 지역현안을 해결할 수가 있다. 전북 국회의원들은 국민의힘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원팀은 커녕 더 존재감을 상실, 설땅을 잃었다. 국회의원이나 단체장을 한번 하면 그 사람의 모든 실력이 드러나게 돼 있다. 힘으로 우격다짐하는 시대가 아니라서 이제는 전문성 없으면 선출직으로 나가면 안된다. 재선의원 정도는 해당부처 공무원들이 그 의원의 실력을 훤히 꿰뚫고 있어 한번 더 한다고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도 아니다. 이제는 도민들이 전북 낙후의 원인이 정치권 무능해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현역 대신 역량있는 인물로 바꿔줘야 한다. 도민들이 사사로운 정과 연고주의로 생긴 관계 때문에 새로운 인물로 바꿔주지 못하면 전북발전은 백년하청격이 된다. 최근 광주 전남도 절반 이상이 새인물로 뽑겠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운 좋게 선거기술자가 국회의원 하던 시대는 끝장내야 한다. 권리당원만 몽땅 모집해서 선거공학적으로 국회의원 된 사람은 능력이 없기 때문에 공천단계에서 배제시켜야 한다. 정치판을 제대로 갈아 엎어야 전북특별자치도도 성공할 수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3.07.02 17:58

새만금 투자진흥지구, 기업유치 기폭제돼야

새만금 국가산업단지가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새만금 내부개발은 물론 기업들의 투자 유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새만금사업이 활기를 띠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으면 한다. 새만금위원회는 지난 28일 제30차 회의에서 새만금 국가산업단지를 제1호 새만금 투자진흥지구로 지정한데 이어 30일 군산 지스코(GSCO)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선포식을 가졌다. 투자진흥지구는 일정 규모를 투자한 투자자가 희망하거나, 투자 유치 촉진에 유리한 지역을 지정해 입주기업에 세제 혜택 등을 주는 일종의 경제특구다. 새만금 투자진흥지구에 창업 또는 사업장을 신설할 경우 법인세·소득세를 3년간 100%, 이후 2년간 50% 감면하고 10년간 공유수면 점용·사용료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이번에 지정된 지역은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1·2·5·6공구(8.1㎢)로, 여의도 면적의 2.8배에 달한다. 추가 매립되는 3·7·8공구와 매립 준공된 수변도시 등 새만금 권역 전체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지정은 이차전지 분야 투자유치가 성공함으로써 가져온 결과다.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현 정부 들어 30건 약 6조6000억원의 기업유치 성과를 거뒀다. 특히 차세대 핵심동력인 이차전지 기업의 투자유치가 집중돼 양극재·음극재·전해질 등 소재부터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분야까지 이차전지 가치사슬 형성을 위한 핵심기업이 집중돼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전기차 보조금 수혜조건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가 체결된 한국이 주목받으면서 새만금이 투자 적지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새만금은 2026년에 신항만, 2029년에 국제공항, 2030년에 철도가 완비돼 동서·남북축 도로와 함께 모든 교통과 물류시설이 한 권역 내에 갖춘 유일한 지역이다. 여기에 추가 매립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부지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확장 잠재력까지 갖추고 있다. 또한 새만금개발청의 기업 밀착관리와 맞춤형 지원 등도 주효해 연말까지 투자유치 규모가 1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이 여세를 몰아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선정돼 새만금이 '기회의 땅'으로 탈바꿈하길 기대한다. 나아가 전북의 산업 생태계도 첨단산업 중심으로 바뀌는 기폭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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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7.02 17:57

천만 관광 임실과 임실역 KTX 정차 실현

꿈은 현실이 되고 현실은 또 다른 꿈을 꾸게 한다. 처음 임실군수로 당선되면서 관광의 불모지를 관광 도시로 만들겠다는 거창한 꿈은 지난 임기를 통해 현실이 됐다. 또 군수로 취임하면서 새롭게 개최한 임실N치즈축제는 매년 50만여 명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자리를 구축했다.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도전이 무모했던 옥정호 관광개발도 출렁다리와 붕어섬 생태공원 조성 등으로 전북을 대표하는 관광지가 됐다. 그리고 지금 임실군은 또 다른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다 걸어서 승부를 겨뤄보겠다’는 고주일척(孤注一擲)의 다짐으로 내달리고 있다. 천만관광 임실을 실현하는 도화선이 될 전라선 철도의 임실역 KTX 정차 얘기다. KTX 정차 필요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논리적 타당성과 당위성은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친다. 첫째, 임실군을 찾는 방문객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 자료에는 지난 해 임실을 찾는 방문객이 809만명이며 코로나 이전인 2018년(498만명)보다 300만명이 많다. 이는 지난 해 KTX가 정차한 구례군(581만명)과 곡성군(556만명)보다도 200만명 이상이 많은 수치다. 옥정호 출렁다리는 개장후 60만명이, 치즈테마파크는 지난해 211만명의 관광객이 찾았고 관촌 사선대도 104만명이 방문했다. 둘째는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임실역 이용객은 2020년 5만1000명에서 7만5000명으로 2만명 넘게 증가했다. 35사단은 해마다 20회 이상의 신병수료식이 열리면서 면회객이 4만5000명에 이르고 호국원도 59만명이 다녀갔다. 셋째는 지역간 교통 불균형 해소와 동부권 교통인프라 구축 등 상생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KTX 정차는 전라선에서 유독 임실역만 정차하지 않아 신병수료식과 호국원을 찾는 방문객들에 불만과 불편을 사고 있다. 또 옥정호와 사계절 장미원 등이 조성된 치즈테마파크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데 철도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TX 정차는 지자체의 역 개량비 200억원이 소요되지만, 임실군은 김관영 도지사와 이용호 국회의원 등 정치권과 합심해 성공을 다지고 있다. 넷째는 전라북도의 보물 관광지 옥정호의 무한성장 가능성이다. 1965년 섬진강댐 건설에 1999년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기까지 수많은 군민들은 큰 고통을 겪고 피해를 봤었다. 다행히 2015년 송하진 도지사는 임실군민의 피해와 희생을 이해하고 정읍시민을 설득해 수역 면적의 70%를 보호구역에서 해제시켰다. 그 덕에 지금은 출렁다리와 붕어섬 생태공원이 조성되고 케이블카와 자라섬 현수교 건립까지 완료되면 옥정호 관광객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맞춰 반드시 임실역 KTX 정차는 필요하다. 군민만을 바라보고 쉼 없이 달려온 지도 벌써 9년여의 세월이 흘렀다. 남은 임기 마지막 3년을 3선이라고 안주하지 않고 임실역 KTX 정차 유치를 반드시 성공시켜 군민과 약속한 천만관광 임실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할 계획이다. /심민 임실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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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02 17:57

새로운 상생협력의 파트너, 카자흐스탄을 가다

지난달 17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시(市) 중심부에 위치한 고려극장에서 대한민국 전통 음악이 울려 퍼졌다. 전북 전통 공연단이 알마티시를 찾아 판소리와 해금 연주 등의 공연을 펼쳤는데, 연세가 지긋하신 고려인들은 귀에 익은 민요 가락을 따라 부르며 깊은 감회와 향수에 젖었다. 고려극장 엘레나 김 극장장은 “카자흐스탄에도 한류 열풍이 불고 있어 이러한 한국 전통 공연을 통해 고려인들의 위상이 올라갈 뿐 아니라 젊은 고려인들의 민족적 정체성을 일깨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며 우리 공연단에 고마움을 표했다.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은 1937년 국권을 잃고 강제 이주를 감내해야 했던 암울한 역사 속에서도 민족 특유의 끈기와 성실함으로 현지에 성공적으로 정착해 왔다. 현지에서 존경받는 소수민족으로 성장한 고려인들은 한국과 정서적 문화적으로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양국 간 교류를 강화해 가는데 중요한 교량 역할을 해오고 있다. 중앙아시아는 유라시아 대륙 중앙에 위치해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안보와 물류의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고, 우리의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이기도 하다. 초강대국 간 경쟁 심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신시장 개척이 긴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중앙아시아는 대한민국의 미래 신흥 시장으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지난해 우리나라와 65억불 규모의 교역량을 기록한 중앙아시아 최대 교역국이다. 우리나라의 대(對)카자흐스탄 누적 투자액은 41억불에 이르며 양국의 경제 협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중앙아시아 진출을 위한 전라북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김관영 지사는 올해 5월 카자흐스탄 알마티주(州) 마랏 일로시조비치 지사 방한을 계기로 양지역간 교류 협정 의향서를 체결했다. 전북기업의 카자흐스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일로시조비치 지사는 우리지역 농생명분야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전북 방문 첫 일정으로 김제 스마트팜혁신밸리를 찾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카자흐스탄의 넓은 토지와 농업분야 성장 가능성이 자리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한반도의 12배나 되는 넓은 국토(세계 9위)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민국 농생명산업 수도’인 전북의 농생명 과학 기술을 광활한 카자흐스탄 농지에 접목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로시조비치 지사는 필자에게 현재 추진 중인 코나예프 신도시 개발 계획 건축 모형을 직접 제시하면서 새만금과 연계된 상생 발전 가능성을 언급했고, 우리 건설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참여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전라북도는 오는 10월 열리는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와 11월 ‘전북-카자흐스탄 경제통상 포럼’에 카자흐스탄 기업인들을 초청해 수출 상담회를 열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실질적이고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협력체계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이 밖에도 올해 12월 전북도립미술관에서는 ‘카자흐스탄 청년작가전’이 개최되어 문화적 교류도 이어간다. 나아가 탄소, 수소,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분야와 에너지, 자원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간 상생발전 가능성을 모색해나갈 것이다. 우리 고려인 동포들의 강제 이주 당시 화롯불과 따뜻한 음식으로 정을 나누었던 카자흐스탄은 이제 우리의 경제개발 경험과 문화를 공유하는 상생협력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양국의 밝은 미래를 개척하는데 우리 전북도민 모두가 힘을 모아 나가기를 기대한다. /류창수 전라북도 국제관계대사 △류창수 국제관계대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콜롬비아대학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주가봉 대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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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02 17:56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투기 결단코 안된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투기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연일 나온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월 4일 일본을 방문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날짜까지 적시되고 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해양 투기가 기정사실화 되는 것 같아 불안하다. 오염수 투기는 전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재난으로, 결단코 돌이킬 수 없는 궤멸 행위이다. 일본은 IAEA 최종보고서에서 별다른 문제점이 지적되지 않으면 투기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준비는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기 위한 해저터널은 이미 지난 4월 완료됐고, 최근 시운전도 마쳤다. 도쿄전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만들어진 오염수 약 130만톤을 1070여개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핵종을 기준치 이내로 낮춰 흘려보내겠다고 하는데, 정화한 오염수에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능 물질이 기준치 이상 포함됐다는 보고가 잇따른다. 또, 삼중수소는 기술적으로도 제거할 수 없어 물에 희석시켜 배출하는 상황이다. 일본의 이러한 방침에 국제사회가 아연실색하는 것은 당연하다.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에 따라 핵 폐기물은 자국 처리가 원칙이다. 일본도 알고 주변국도 알고 우리나라도 아는 상식이다. 또한 후쿠시마에는 오염수를 보관할 대체부지도 있고, 저장고 증설과 지하 보관이라는 대안도 있다. 그럼에도 바다에 버리겠다는 것은 비용이 가장 저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신들의 이윤을 위해 엄청난 기회비용을 세계에 떠넘기려는 안하무인 태도이다. 해양 투기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 태평양 섬나라는 물론 일본 자국민도 반대한다. 일본 국민들은 일본 내 원자력 규정과 도쿄전력 내규,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어떠한 처분도 하지 않는다”는 국민과의 합의사항 위반 등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반발도 거세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27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우리 전북도의회 의원들도 해양투기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중앙과 지방 정치권, 시민단체, 어민단체 가릴 것 없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여당만이 일본의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고 있어 말문이 막힐 뿐이다. 해양 투기는 단순한 오염수가 아니라 핵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 것이다. 방사능 오염수로 인한 직접 피해뿐 아니라 수산물 오염 가능성만으로 수산업은 회복되기 어려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후쿠시마 앞바다를 오염시키는 것이 아니라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며, 전 인류에게 영향을 미친다. 우리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며, 농어민의 생존권에 위해를 가한다. 미래 세대에게도 치명적인 부담을 준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는 어떠한 경우라도 일어나서는 안되는 공멸행위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해양 투기를 철회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해양 투기가 국제법 위반 여부와 직결돼 있는 만큼 일본 정부를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제소해 해양 투기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우리 정부는 국민의 건강주권, 해양주권, 생존주권을 지키기 위해 시급히 나서야 한다. 환경에는 국경이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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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02 17:56

1세대1주택 비과세를 위한 ‘절대 반지’

1세대가 국내에 1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한 후 양도하는 경우 양도소득세가 비과세 됩니다. 즉,1세대와 1주택, 2년 이상이라는 세 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세금을 안내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언뜻 보면 단순히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많은 변수가 숨어있기에 주의를 요합니다. 첫째로 ‘1세대’의 의미입니다. 1세대란 배우자와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집단을 말하며 그 판단기준은 주민등록등본을 통해서 이루어지나 단순히 주민등록만 분리한다고 해서 독립세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법상의 1세대가 되기 위해서는 배우자가 있거나 배우자가 없는 경우 연령이 30세 이상이거나 최저생계비 이상의 소득이 있어야 독립된 세대가 되는바, 1세대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람이 단순히 주민등록만 분리한 후 양도한다면 비과세 적용이 불가능합니다. 두 번째로 ‘2년 이상’ 보유하여야 합니다. 2년 이상의 보유기간은 단순히 매매거래를 통해 취득을 했다면 등기부등본상의 등기접수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됩니다. 그러나 상속, 아파트분양, 자기가 건설한 주택의 경우 보유기간 계산뿐만 아니라 일시적2주택자의 처분기한에도 영향을 끼치므로 그 취득시기의 판단에 신중을 요합니다. 즉, 분양받은 아파트의 경우 그 취득시기가 사용승인일, 입주일, 잔금청산일중 가장 빠른 날이 되므로 보유기간 계산에는 유리하지만 이사를 위해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되는 경우 그 처분기한도 당겨져서 낭패를 볼 수도 있으며, 상속받은 주택의 취득일은 등기접수일이 아닌 사망일이며 자기가 건축한 경우 사용승인일이 취득시기가 되어서 보유기간 및 처분기한의 기산점이 됩니다. 세 번째로 ‘1주택’만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양도일 현재 1주택만 보유하고 있다면 그전에 다른 주택의 보유와 무관하게 비과세가 가능하며, 비록 양도일 현재 이사목적으로 취득하여 2주택인 경우에는 새로운 주택의 취득일로부터 3년이 내에 종전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비과세되며, 상속으로 인해 2주택이 된 경우 상속당시 보유하던 본인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상속주택과 무관하게 비과세가 가능합니다. /노인환 한국·미국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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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9 16:40

우연이 좋은 인연이 되기까지

얼마 전 전주에 학술대회가 있어 갈 일이 있었다. 대회 장소에 가던 중에 어느 가게의 홍보 현수막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우연이라도 오세요. 인연처럼 여기겠습니다.” 사장님의 마음이 느껴지는 이 문구를 보면서 우연과 인연에 대해서 여러 생각을 했다. 우연이 저절로 좋은 인연이 되지는 않는다. 우연이 좋은 인연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때로는 선물과 같은 것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상대방에 대한 좋은 이미지와 공감대가 필요하다. 관계 인구란 말이 있다. 간단히 말해서 지역에 속해 있는 인구는 아니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과 관계를 맺고 있는 인구를 뜻한다. 그러기 때문에 관계 인구는 정주 인구가 될 가능성도 크다. 많은 지자체에서 인구감소로 인해서 정주 인구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고, 특히 청년들을 지역으로 끌어오기 위해 큰 노력을 하고 있다. 해당 지역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하거나 사업장을 열면 지원금이나 다른 혜택 등을 주는 방식으로 지자체 대부분의 정책 방향성이 정주 인구 만드는 데 중점이 되어있다. 하지만 지역에 연고가 없는 사람을 정주 인구로 유인하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그래서 먼저 관계 인구를 형성할 수 있는 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점점 여러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사업 중의 하나가 일주일 살기, 한 달 살기가 있다. 전입하지 않아도 되고, 그 지역에서 일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 다른 지역의 인구가 일주일 또는 한 달 등을 살며 지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게 되고, 지역 사람들과 교류하며 지역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지역과 연을 맺어가게 되고 관계 인구가 되어가는 것이다. 지역과 연을 맺는 방법의 하나가 지역 축제다.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지역 축제들이 열리지 못하다가 이제 점점 지역 축제들이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지역마다 대표적인 지역 축제들이 있는데, 그때 많은 다른 지역 사람들이 오게 된다. 최근 강원도의 모 지자체 축제 먹거리 바가지 문제로 지역 축제 바가지요금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또, 우리 지역에서도 유명 연예인의 행사로 인해 숙박시설의 바가지요금 문제도 지적되었다. 또한 귀농, 귀촌한 인구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데 귀농, 귀촌 인구와 원주민들과의 갈등 문제도 심심치 않게 언론에 나오고 있다. 특히 농촌이 많은 우리 전라북도는 세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행정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성숙한 시민의 자세도 필요하다. 내가 사는 지역에 정착한 지 얼마 안 된 지인이 있다. 연고도 전혀 없는 지인이어서 어떻게 여기에 정착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물어본 적이 있다. 그 지인이 하는 말이 우연한 계기로 여기 지역을 오게 됐는데 지역과 사람이 마음에 들어서 정착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짧은 순간이었겠지만 그 지인이 만났던 사람들과 환경이 그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이다. 신중현의 ‘미인’이라는 노래에 ‘한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 아름다운 그 모습을 자꾸만 보고 싶네’라는 가사가 있다. 이 노래 가사처럼 우리가 사는 지역이 누군가에게 한번 가고 두 번 가고 자꾸만 가고 싶은 지역이 되도록 지자체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최준호 원광대 사회적경제연구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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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9 16:39

100세 시대

어느 선거일에, 나는 투표소 앞 긴 줄 안에 서 있었다. 하루 종일 줄은 길었고, 코로나의 끝물이라서 아직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남들처럼 스마트폰의 도움을 받아 지루함을 이기며 서있었는데, 문득 투표 진행을 돕는 참관인이 도움을 청했다. “107세 유권자가 오셨습니다. 차례를 양보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거기에 나 아닌 누구라도 이런 양보를 거절할 사람은 없었다. 우리는 표정과 몸짓으로 기꺼움을 최대한 드러내보이며, 신성한 투표권을 행사하러 오신 107세 유권자를 기다렸다. 잠시 후 도착한 어르신을 보고 나는 내가 뻔하고 고루한 선입관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깨달았다. 나도 모르게 그분이 들것이나 휠체어의 도움을 받아 오실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분은 아주 세련된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누구의 부축도 받지 않았고 지팡이조차 짚지 않았다. 다소 천천히 걷기는 했지만 앞선 안내가 없었다면 나는 그분이 80대쯤 되셨으려니 짐작했을 것이다. 아니 아무런 짐작조차 하지 않고 그분에게 어떤 관심이나 주의조차 기울이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그분은 107이라는 깜짝 놀랄 숫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보이는 평범한 노인 중 하나일 뿐이었다. 지금으로부터 33년 전인 1991년 6월, 나의 사랑하는 할머니가 향년 87세로 세상을 떠나셨다. 그때는 87이라는 숫자가 지금의 107처럼 들렸다. 107세 유권자와 나의 할머니를 겹쳐 떠올리면서 나는 그 사이 사람의 수명과 노년의 활력수명이 함께 길어진 것을 실감했다. 누구나 칭송할만큼 장수하고 세상을 떠나신 나의 할머니는 107세 유권자처럼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운신에 어려움이 없었다. “오금이 붙으면 안뒤야.” 할머니가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었다. 할머니는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바지런히 움직였다. 오금이 붙지 않기 위해서 할머니는 눈이오나 비가오나 약수터에서 물을 길어왔고 쑤시는 어깨를 풀기 위해 관절을 돌렸다. 지금 생각하니 손녀에게 어깨나 다리를 주물러 달라고 하셔도 좋았을 텐데, 할머니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 몸을 누구에게 의탁하지 않았다. “움적거리면 뒤야.” 할머니는 속상한 일이 있어도 불평하거나 한탄하는 법이 없었다. 나쁜 일이 있어도 우울하고 어두운 표정을 한나절 이상 길게 가져가는 일도 없었다. 한숨 한번 쉬고 나서 몸을 움적거리는 것으로 할머니는 노년에 닥쳐오는 어려움을 모두 이겨냈다. 씩씩하게 약수터에 오르고 쑤시는 어깨를 혼자서 풀던 할머니는 단 하루도 몸져 눕지 않고 어느 날 잠자듯 세상을 떠나셨다. 조촐하게 욕심이 없던 할머니가 거두신 생의 마지막 승리는 그 고요하고 갑작스러운 떠나심이었다. 아직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지 않았던 어느 유월의 맑은 날에, 나와 부모님, 그리고 세분 고모들은 할머니의 산소에 성묘를 갔다. 사랑이 많으셨던 우리 할머니의 마지막 팬클럽이라 할 수 있다. 산소로 향하는 야트막한 오솔길을 걸으며 나는 마음 속으로 덧셈을 해보았다. 큰고모 96세, 둘째고모 93세, 아버지 89세, 막내고모 84세, 엄마 82세. 할머니의 직계자손 4남매의 나이를 더하면 362, 엄마까지 더하면 444년이라는 놀라운 시간이 조용히 내 앞을 흘러가고 있었다. 큰고모가 가벼운 지팡이를 짚었을 뿐 모두 씩씩하게 잘 걸었다. 몇 년전 둘째고모는 허리를 다치며 보행이 어려워졌다. 고모가 열심히 재활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솔직히 속으로 비관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둘째고모는 끝내 회복해 지팡이 없이 꼿꼿하게 언덕길을 올랐다. 간이 의자 두 개를 챙겼는데 고모들이 계시니 아버지께는 순서가 돌아오지 않았다. 여기서 90세 이하는 모두 젊은이에 해당할 뿐이었다. 그늘에서 쉬시라고 해도 고모들은 좀 움직이는게 좋겠다며 꼬챙이를 들고 산소 주변의 잡초를 뽑았다. 이제는 당신보다 연세가 높아진 딸아들 들에게, 땅 속에서 할머니는 다시 한번 조용히 속삭이셨을지도 모른다. 오금이 붙으면 안뒤야, 움적거리면 뒤야. 그분의 자녀들은 최선을 다해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살았다. 각자에게 주어진 노년의 시간이 얼만큼이 될지 모르지만, 결국 내가 해야할 일은 그것으로 수렴될 것이다. 오금이 붙지 않게 바지런히 움직이고, 속상한 일들은 몸을 움적거려 날려보내면 된다. /심윤경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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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9 16:39

‘혁신 공천’ 불가피한 선택

지난주 이낙연 전 대표의 독일 강연장에 해외 개딸들이 들이닥쳐 “이재명을 괴롭히지 말라” 며 깨진 수박의 현수막 시위를 벌였다는 뉴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국내에서도 모자라 해외까지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에 안타까웠다. 이재명 극렬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 의 막무가내식 돌출 행동은 국민 감정에 역행할 뿐 아니라 민주당 지지세에도 찬물을 끼얹는 건 물론 중도 확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상승 기류를 타는 상황에서 더더욱 안될 일이다. 오죽하면 올해 초 “자살골을 넣는 국민의힘의 반사 이익이라도 누리자” 며 극도의 자제령을 호소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 거대 양당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정치 혐오에 따른 통렬한 반성과 함께 제살깎기의 혁신 요구에 직면해 있다. 정치가 미래 성장 엔진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며 ‘기득권 정당’ 의 낙인이 찍힌 셈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권자들은 벌써 이들 정당의 대안 세력으로 제3 정당 출현에 관심을 쏟고 있다. 여론조사에도 유의미한 수치가 계속 나와 심상찮은 기류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제3 지대에 대한 우호적 환경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실제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한국의 희망’ 이 지난 26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가졌다. 금태섭 전 의원도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가운데 재창당을 선언한 정의당도 제3 세력과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여야 모두 지지하지 않는다는 무당층이 30%에 육박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 크다. 총선 공천이 다가올수록 친명-비명, 친윤-반윤의 잠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변수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민주당 혁신 공천은 전북을 포함한 호남이 바로미터 역할이다. 텃밭을 자부한 만큼 그에 걸맞는 대대적 물갈이를 통해 추진 동력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천이 곧 당선을 의미하는 압도적 지지 상황에서 책임론 또한 만만찮다. 정치적 중량감이 떨어지는 현역 의원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다. 그런데다 김관영 지사가 이끄는 혁신 도정의 변혁 움직임이 유권자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그 흐름과 시너지 효과를 내느냐도 총선 관전 포인트다. 중앙당도 이런 민심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혁신 공천에 대한 특단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물갈이는 최대 화두다. 이 때문인지 일찌감치 정치 신인들이 도전장을 던지며 새판짜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 신원식 전 정부부지사가 전주갑에, 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전주병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의겸 의원은 군산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고, 이환주 전 남원시장도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외에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김종훈 경제부지사도 고향 진안과 전주 쪽 명단에 올라있고, 이성윤 전 고검장과 심재철 전 지검장의 출마설도 끊이지 않는다. 일단 새로운 정치 세력 등장은 기득권 정치 구도에 변화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물갈이 열망이 강할수록 유권자는 물론 민주당 쇄신 의지도 불가피한 선택이 된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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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3.06.29 16:34

장마철 재난 취약시설 철저한 안전 대책을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었다. 올여름에는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집중호우와 강력한 태풍도 예상된다. 특히 슈퍼 엘니뇨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역대급 폭우와 폭염·태풍 등 기상이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벌써부터 전국 곳곳에서 장맛비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전북에서도 지난 27일부터 많은 양의 장맛비가 내리면서 산사태와 침수 등 폭우 피해가 잇따랐다. 극심한 봄가뭄에서 벗어나자마자 물난리를 만난 셈이다. 전북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가 해마다 장마철 집중호우에 대비해 하천과 옹벽·교량·급경사지·지하차도· 건설현장 등 재난 취약시설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하지만 장마철 안전사고와 재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자체와 관련 기관에서 매년 여름 연례행사로 안전점검을 하지만 관리·감독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렇게 예기치 못한 곳에서 대형 재난 재해가 발생한다. 해마다 반복하는 안전점검이라고 해서 형식적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이미 장마가 시작됐지만 현장 점검은 계속해야 한다. 또 철저한 현장 점검을 통해 피해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안전대책을 마련해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 특히 해마다 장마철이 되면 붕괴위험에 주민들이 극도의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옹벽과 석축, 산비탈, 급경사지역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사고방지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산지 태양광발전 시설도 풍수해에 취약한만큼 지속적인 점검과 관리가 요구된다. 지난 2020년 8월 발생한 남원 섬진강 제방 붕괴사고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수자원공사 등 댐 관리기관에서는 댐 수위조절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더불어 각 지자체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재해복구사업과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도 보다 신속하게 시행해 자연재해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올해는 역대급 기상이변이 예고돼 있다. 집중호우 및 강풍으로 인한 재산·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긴장의 끈을 바짝 조여야 한다. 아울러 기록적 폭우 등 비상상황에 대비해 긴급대피 및 구조 등 재난 대응 모의훈련도 정기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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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6.29 15:22

새만금잼버리대회 도민 관심 필요하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대한 관심이 너무 적어 붐 조성을 위한 대대적인 활동이 시급하다. 대형 국제행사라는 거창한 구호에 맞지않게 전국은 물론, 대회가 개최되는 전북에서조차 극소수만의 관심사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8월 1일부터 12일까지 전라북도 새만금의 280만평의 광활한 야영장에서 173개국에서 5만여 명의 청소년과 지도자가 참여하는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열린다. 전북도가 지난 2017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1차 세계스카우트 총회에서 잼버리를 유치했을 때 그 기대감은 대단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상의 국제대회라는 점을 강조했고, 도에 전담부서까지 만들어졌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났고, 대회는 코 앞에 다가왔으나 전혀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지구촌 최대 규모의 청소년축제인 스카우트의 야영대회다. 1920년 런던에 있는 올림피아 스타디움에서 제1회 세계잼버리가 개최됐고, 올림픽처럼 글로벌 규모의 대회로 진행하자는 취지로 4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최대 청소년 축제다.그런데 예전과 달리 우리 주위에서 스카우트 대원을 보기 힘든데서 알 수 있듯 대중성을 크게 확보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지구촌 5만여 명의 청소년들이 새만금에 모여 국가나 민족, 종교, 그리고 언어를 초월해 만나는 교류의 장이다. 특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32년 만에 한국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국제행사로 새만금과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좀 우려스럽다. 굳이 축제분위기를 띄워줄 현수막 등 홍보물이 부족한 것만을 말하는게 아니다. 얼마전 전북에서 열린 아태 마스터스대회는 총체적으로 실패작에 가깝다는 냉엄한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새만금잼버리는 이보다는 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도민들이 한번 더 관심을 가져야 하고 이를 위해 유관기관과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나서 잼버리 붐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모처럼 전북에서 열리는 큰 행사가 성공리에 끝날 수 있도록 만시지탄의 감이 있으나 지금부터라도 더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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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6.29 11:22

민관협력을 통한 지역 캐릭터 활용

전북문화관광재단의 유튜브 채널에 조회수 백만 뷰를 돌파한 뮤직비디오가 출현했다.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를 패러디한 ‘개 내려온다’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몇 년 새 군산의 홍어 어획량이 전국 최고지만 인지도가 낮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개 내려온다’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민관협력의 공공 마케팅의 일환이다. 이 영상은 민(民) 주도의 지역 캐릭터를 공익적 목적에 활용하는 선례가 되고 있다. 영상에 등장하는 견공인 ‘먹방이’는 군산문화협동조합이 만든 ‘먹방이와 친구들’의 대표 캐릭터다. ‘먹방이’ 캐릭터의 탄생 배경은 이렇다. 조선에서 외교와 세관 업무를 담당했던 묄렌도르프가 세관 업무를 맡기려고 프랑스인 라포트를 채용했다. 군산 세관에 발령받은 라포트는 자신의 애견인 프렌치 불독을 데려왔는데, 불독의 코 모양이 돼지코를 닮아 먹성 좋게 생겼다고 ‘먹방이’로 불렸다. 여기서 마지막 문장은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역사적 사실에 그럴듯한 스토리를 입힌 것이다. 지역 캐릭터는 그 자체로도 문화상품이지만 지역발전과 공공서비스 개선에 활용될 수 있다. 일본 구마모토현의 지역 캐릭터인 ‘쿠마몬’을 활용한 상품은 수만 개에 이르고, 수조 원의 경제효과를 유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관(官) 주도의 지역 캐릭터로는 고양시의 ‘고양고양이’를 제외하고 생명력이 긴 캐릭터의 성공 사례를 찾기 쉽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지자체 주도의 지역 캐릭터의 경우, 지자체장의 결정에 따라 캐릭터의 지속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2008년 서울시의 오세훈 시장이 ‘해치’라는 캐릭터를 출범시켰지만 2011년 박원순 시장이 당선되면서 해치 관련 예산이 끊겼고 ‘해치’의 생명력은 급격히 저하됐다. 이렇듯 정치적 이해관계는 지역 캐릭터의 생명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역 캐릭터의 가치는 산업성, 공익성, 지속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제작사 같은 민간 사업자는 캐릭터의 산업적 가치를 중시한다. 캐릭터 산업은 매년 성장해왔고, 한국의 수출 효자 종목이기도 하다. 2022년 발행된 콘텐츠 산업백서에 따르면, 전라북도의 캐릭터 산업의 종사자 수는 15개 지자체(6개 광역시와 9개도) 중 인구수 대비 13번째로 낮지만 캐릭터 산업 매출액 규모는 9번째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최근 메타버스가 주목받으면서 캐릭터 사업은 아바타나 메타휴먼과 같은 지식재산권의 진화와 함께 NFT를 비롯한 디지털 경제로의 확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자체는 지역 캐릭터의 산업적 가치보다 공익적 가치에 무게를 둔다. 특히 지역 및 관광 활성화라는 지자체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캐릭터를 개발한다. 앞서 언급한 일본 구마모토현의 지역 캐릭터인 쿠마몬은 2019년 기준 일본 소비자의 캐릭터 호감도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즉 지역 캐릭터의 공공성이 산업적 가치로 이어진 대표적인 경우다. 지역 캐릭터의 생명력을 마차에 비유한다면, 공익성과 산업성이라는 양쪽 바퀴가 모두 잘 굴러가야 한다. 또 마차를 모는 마부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말을 몰아야 한다. ‘개 내려온다’의 흥행은 민관협력을 통해서 지역 캐릭터가 지역문제를 개선하고,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다. 지자체는 민간의 지역 캐릭터를 방치하기보다는 지역 경제와 문화, 도정 홍보와 공공서비스 개선 등을 위한 활용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가 캐릭터 사업을 직접 주도하면서 정치적 굴곡에 따른 지속적 가치를 시험하기보다는 이미 민(民)의 노력으로 생명력을 키워온 지역 캐릭터를 잘 활용해 민관협력과 지역 상생을 위해서 관심을 기울일 때다. /오원환 국립군산대학교 미디어문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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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8 17:31

새만금 특별지자체, 출범도 전에 충돌이라니

새만금특별지자체가 출범도 하기 전에 삐걱거리고 있다. 관할권을 두고 갈라진 골이 전혀 봉합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시장 군수 등 자치단체장이 나서 다투더니 이제는 지방의회가 나서 싸우고 있는 것이다. 한발씩 물러나 타협점은 없는지 좀더 대승적으로 생각해 봤으면 한다. 특별지자체는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난해 1월 13일 시행된 내용으로 2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특정한 목적을 위해 설치하는 단체를 말한다. 이른바 '부산, 울산, 경남 메가시티'처럼 인근 자치단체끼리 기능적으로 협력하는 제도다. 공동 지방의회를 꾸려 조례를 만들 수 있고, 공동 단체장이 공무원도 임용할 수 있다. 특별지자체가 구성되기 위해선 조직과 운영을 위한 규약을 만들고, 각 지방의회 의결과 행정안전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새만금지역의 경우 인접한 군산과 김제, 부안이 대상이다. 전북도가 조례 등을 만들어 주도하고 있는데 행정통합으로 가기 전 단계로 볼 수 있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관할권 다툼을 일단 뒤로 미루고 우선 상생협력부터 하자는 뜻이다. 그러나 관할권 다툼이 그대로 연장돼 특별지자체는 아직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김제시의회가 먼저 들고 나섰다.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 관련 전라북도의 자치권 농단 규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이다. 이들은 “새만금 신항과 동서도로 구간에 대한 관할권이 법과 원칙에 따라 중앙분쟁조정위원회 심의 절차가 진행 중인데 이를 보류하려는 것은 관할권을 군산시로 결정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군산시의회는 “명분 없는 도발행위”라고 발끈하며 “새만금 신항과 동서도로 구간을 ‘특별위기 대응지역’으로 선언하고 총력대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 주장의 핵심은 ‘선 관할권’이냐 ‘선 개발 후 관할 결정’이냐의 차이다. 이러한 분쟁은 이미 2010년 방조제 관할문제부터 끌어온 해묵은 사안이다. 시군 간에 감정이 쌓이고 물고 물리는 소송으로 엄청난 변호사비만 지불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국가예산 확보나 기업유치 등에 발목이 잡히지 않을까 걱정이다. 특별지자체는 연대와 협력 등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서로 감정을 낮추고 상생할 수 있는 사업부터 접근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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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8 17:28

부안지질명소 지질학적 가치 세계가 인정

부안은 2017년 9월 환경부로부터 국내 10번째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았다. 부안은 이미 오래전부터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국가지질공원 인증으로 부안의 자연경관이 내포하고 있는 지질학적 역사의 중요성과 가치를 공식적으로 입증 받은 것이다. 국가지질공원은 지질유산의 중요성만 갖춰진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국가지질공원에 속해 있는 지역사회, 주민이 선도해 지질공원 영역 속에 포함되는 지질, 생태, 문화를 보전하고 활용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부안군은 처음부터 국가지질공원 인증뿐만 아니라 부안이 한 발짝 더 도약할 수 있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목표로 준비를 해왔다.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은 후에는 지질유산 보전, 지역주민 협력, 교육·탐방프로그램 운영 등 세계지질공원으로 갖춰야 할 평가항목들을 면밀하게 분석해 전북 서해안 국가지질공원만의 강점을 살리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보완을 해왔다. 2019년 4월 전라북도, 부안군, 고창군이 함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계지질공원 등재 준비를 했다. 부안이 포함된 전북 서해안 국가지질공원은 2020년 국내 후보지로 선정돼 같은 해 11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신청서를 제출했다. 2022년 10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현장실사 일정이 확정되고 평가자들이 전북 서해안 지질공원이 자리한 부안군과 고창군을 방문했다. 2박3일 동안 전북 서해안 국가지질공원의 솔직한 이야기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되기 위한 진심을 보여주는 시간을 보냈다. 지질명소인 위도 작은 섬을 방문해 만난 지역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돼야 하는 당위성에도 크게 공감했다. 또 평가자들은 부안의 지질명소인 채석강, 적벽강, 위도(공룡알 화석지, 대월습곡) 등 현장답사에서 전문가들과 열띤 토론과 함께 멋진 경관에 감탄했다. 현장실사 이후 2022년 12월 온라인으로 이뤄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를 통해 전북 서해안 지질공원의 현장평가 보고 후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로 안건을 상정하는 것을 동의했다. 사실상 세계지질공원 지정사항은 최종적으로 승인되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별도의 논의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의 결정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었다. 이렇게 큰 산을 한차례 넘기고 5개월 뒤인 2023년 5월 프랑스에서 열린 216회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를 통해 전북 서해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이 승인됐다. 본격적으로 세계지질공원 지정 준비를 시작하고 5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4년 동안 유지가 된다. 2026년에는 세계지질공원 재지정을 위한 현장평가를 받아야 한다. 앞으로 국제적인 위상에 맞는 교육·탐방·관광 프로그램을 유치하고 지질공원을 운영·관리해 지속적으로 유네스코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처음 지질공원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는 부안군이 갖고 있는 아름답고 소중하며 가치 있는 지질자원을 교육, 관광 등에 활용하면서 직접적으로 주민들이 지질공원에 참여하고 스스로 지역의 자긍심을 갖게 함으로써 더욱더 지질유산의 보전에 힘쓰고 이러한 과정들이 순환을 이뤄 최종적으로 지속가능한 보전과 발전을 이루기 위함이었다. 앞으로도 지질공원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던 마음 그대로 부안이 잘 살 수 있고 행복한 도시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권익현 부안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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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8 17:28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국민의 명령을 들어라

일본은 방사능 오염수 140만 톤이 7월부터 방류를 시작해 30년 동안 바다로 흘려보낼 예정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간단하다.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말라는 것이다. 바다에 핵 오염수를 방출하는 것은 국제범죄적 발상이다. 정화 처리를 했느냐 인체에 해가 있느냐를 따지기에 앞서 누구라도 오염된 물을 바다에 버려선 안 되며 그런 행위를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렇게 하지 말라고 반드시 말해 줘야 하는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도 했다'면서 앞으로 어느 국가나 오염된 물을 바다에 버리려고 할 것이다.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국제연대 촉구 서한을 태평양 도서국에 발송하고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오는 7월 1일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국민보고대회를 대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우려는‘괴담’이라면서 우리나라 야당만 반대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소금을 비롯한 수산물 가격이 폭등할 만큼 국민의 걱정이 큰데도 이들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오로지 일본 정부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말하지 않는 ‘다른 나라가 보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자. 중국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이며 러시아는 이미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누누이 밝혀왔다. 호주를 비롯한 태평양 18개 국가들은‘국제 해양법 재판소’에 제소를 추진하고 있다. 홍콩과 마카오는 후쿠시마현 농수산물은 물론 일본 전체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당사자인 일본 어민들은 어떤가?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해양 방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반대를 고수하고 있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논리에 대해 “그렇게 안전하면 오염수를 도쿄만이나 오사카만에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하며, 일본 정부가 피해 보상을 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오염수 방류는 수십 년 동안 계속될 예정으로 후손들의 일터마저 사라진다는 의미다”라며 일축하고 있다. 오염수에 대한 불안감도 일본 정부의 각료 입을 통해 나왔다. 원전 문제와 해수 방류를 담당하고 있는 니시무라 경제 산업상에게 일본 시민, 환경단체가 오염수를 먹거나 생활용수로 쓸 수 있는지 물었고, 이에 니시무라 장관은 “이 처리수를 음용이나 생활용수로 쓰면 적극적으로 피폭되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오염수 방출이 본격화되기도 전인데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원전 항만 내에서 잡은 우럭에서 기준치 180배에 달하는 1만 8000베크렐(Bq)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되었다. 이와 함께 세계의 많은 학자들은 오염수에 포함되어 있는 삼중수소 베타선이 집중적인 신체 내부 피폭을 일으켜 여러 세대에 축적되면서 종 유전자 변형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강행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연안 국가의 국민은 물론 인류를 위험에 빠트리는 행위이며,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인류적 행위이다. 우리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민의 명령에 따라 세계의 여러 나라와 함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김윤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시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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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8 16:02

킬러문제와 특별한 전북

요즘 킬러문제가 화두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출제되는 문제 중에서, 어떻게 해서든 학생들이 틀리게 만들려는 의도가 다분한 초고난도 문제를 말하는데 응시생들의 점수와 멘탈을 kill 한다는 뜻이다. 쉽게말해 어려워서 틀리라고 낸 문제다. 적당히 어려운 준킬러 문제는 사고력과 추론력 등을 높여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반면, 킬러문제는 공교육만으로는 언감생심 손도 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비단 수능 뿐만 아니라 TOEIC, TEPS, 인적성, PEET 등의 다른 시험에서도 쓰이는 용어다. 킬러문제를 보는 시각과 해법은 여야가 극명하게 엇갈리는데 교육계 전반에서 혼란이 있는 것 같다. 교육 분야에서뿐 현실세계에서도 좀 구미가 당긴다 싶으면 킬러문제인 경우가 많다. 지극히 특화된 극소수만 접근 가능한게 어디 한두가지랴. 그래서 자신에게 특화돼 있고 잘 하는 분야에 올인해야만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무하마드 알리가 천부적인 권투를 하지않고 체조나 양궁을 했다면 제아무리 노력한다해도 성공했겠는가. 국가나 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내년 1월 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둔 전북이 한번 더 도약하려면 현실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반성에서 시작해야 한다. 전북의 낙후는 정치적으로 중앙정부로부터의 소외라는 큰 원인이 있기는 하지만, 한편으론 그저그만한 현실에 안주한 측면도 결코 없지않다. 더욱이 전북이 잘하는 것을 더 잘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전혀 접근 불가능한 킬러문제에 연연하면서 결국 총점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구태여 하나의 사례를 들자면 제대로 된 초중고 야구팀도 없는 상태에서 대기업의 후원조차 없이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나섰던 것을 들 수 있다. 중앙정부가 토공과 주공을 통합해 LH 하나로 태동시키려는 방침이 확고한 상태에서 소위 LH 기관분할안을 들고 나선 것은 판단착오라고 할 수 있다. 과거는 그렇거니와 지금부터라도 전북이 잘 할 수 있는것에 집중해야 한다. 국민연금이나 기금운용본부가 있다손치더라도 금융인프라가 취약한 상태에서 10층, 20층 규모의 건물 몇개 세워봤자 초라하고 궁색할뿐이다. 만년필과 시계를 잘 만드는 몽블랑 회사가 목재업이 돈이 된다고 해서 이쪽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실패로 가는 길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전북이 오랫동안 잘 해왔던 것, 다른 곳에 비해 전통과 특화된 강점을 잘 살리는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금 50대 이상인 사람들은 거의 모든 행사에서 393자로 구성된 국민교육헌장을 듣곤 했는데 이런 구절이 있다.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개발하고∼”. 즉 못하는 것을 잘하려고 애쓰지 말고 원래 잘하는 것을 더 개발하라는 의미다. 지금은 폐기됐지만 국회본의회에서 만장일치 통과됐던 헌장의 한 구절은 음미할 만 하다. 민선8기 출범 1주년을 맞아 전북도나 도내 14개 시군 역시 손대봐야 못푸는 킬러문제에 연연하지 말고 잘 할 수 있는것에 올인해야 한다. 그래야만 합격점을 받을 수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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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3.06.2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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