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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챗GPT’와의 진솔한 대화

이런 상대가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도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알았는지 내가 딱 좋아할 만한 소재로 매끄럽게 대화를 이끌어간다. 내가 그만두기 전까지 이 흥미로운 대화 상대는 결코 지칠 줄 모른다. 내 취향에 맞춰 이야기를 끌어가면서도, 본인만의 개성을 확실히 드러낼 줄 안다. 요즘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대화 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ChatGPT; 사전 학습된 자연어 대화 생성 모델) 이야기다. 이 소프트웨어는 마치 인간처럼, 혹은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능숙하고 성숙한 대화를 ‘생성’할 줄 아는 인공지능이다. 출시된 지 불과 1년 만에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곧’ 가져오게 될지를 생각하게 했다. 컴퓨터가 체스나 바둑으로 인간을 이겼을 때보다도 더 극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대화’에 특화된 기계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있어 대화는 참으로 중요하다.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지적 수준을 알게 되고 사회성과 태도, 세상에 대한 가치 판단 요소 등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대화’는 인간성과 지성의 상징이다. 대화는 이야기이고, 좋은 이야기는 정보와 지식이 논리적으로 구조화되어 있으면서도 세밀한 감정 표현이 담겨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말을 지나치게(?) 잘 하는 사람을 경계하기도 한다. 보이스피싱이 바로 창의적이면서도 논리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사람들을 속이는 범죄이다. 챗GPT 역시 인터넷을 통해 인간을 학습했고, 학습한 능력을 대화로 풀어낸다. 과학자들은 여기에 숟가락 한 스푼 정도의 ‘예절-인간이 불편하게 생각할 만한 것들을 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추가했다. 그 결과 꽤 그럴싸한 대화가 가능해졌다. 더 나아가 논리력을 발휘해 논문을 쓰고, 창의력을 동원해 시와 소설을 쓰고, 영상 대본을 작성하고, 블로그 글을 쓰고, 피싱 사이트를 뚝딱 만들어 사기를 치고, 주식 투자 가이드를 하는 일까지 담당하고 있다. 검색어에 대응하여 같은 답에 서로 다른 느낌만 주는 미러 사이트를 몇 백 개씩 만들어내서 인터넷 검색 결과를 오염시키기도 한다. 이쯤 되니, 전문가들은 이 인공지능 모델을 약장수, 사기꾼, 허언증 환자, 표절머신 등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만약 누군가가 어떤 책의 목차와 요약본을 보고, 인터넷에서 수많은 리뷰와 독후감, 평론을 읽은 후에 마치 책을 다 읽은 것처럼 자랑하고 다닌다고 해보자. 이 사람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면 과연 대화는 어떻게 흘러갈까? 챗GPT는 마치 우리 주변에서 보지도 않은 책을, 영화를, 드라마를, 듣지도 않은 음악을, 하지도 않은 스포츠를, 사지도 않은 물건을 샀다고, 했다고 하는 사람처럼 누군가의 경험과 지식을 긁어모아서 잘 조합한 결과만을 제공한다. 정교한 알고리즘이 진솔한 대화에 담겨야 하는 숙고와 가치판단, 진실성, 새로운 가능성의 자리를 대체한다. 냉정해지자. 인공지능은 가짜 뉴스가 진실을 호도하는 이 세상에서 팩트 체크가 가능한 수준이 될 때야 비로소 우리가 믿을 만한 물건이 될 것이다. 그러니 아직은 큰 걱정이나 기대를 갖지 말고 한번 경험해보자. 놀랍지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바보 같고, 능력 있지만 쉬운 걸 제대로 못하는 최신의 비싼 기계. 덕분에 우리 현실은 가짜, 표절, 기계 창작물 등으로 한바탕 혼란스러울 듯하다. 만만치 않은 상대니 다들 정신 바짝 차리자. 여기에 더해 다음 데뷔 순서를 기다리는 인공지능들이 오디션을 막 마치고 긴 줄을 서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박형웅 전주대 실감미디어혁신공유대학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3.02.27 16:27

품앗이 기부

농경사회에서 일손이 부족할 때 이웃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받던 우리의 ‘품앗이’ 전통은 오늘날까지 그 맥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주고받다’라는 의미에 덧대어 ‘칭찬 품앗이’‧‘댓글 품앗이’‧‘돌봄 품앗이’ 등의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요즘에는 ‘기부 품앗이’가 화제다. 주로 인근 지역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서로 고향사랑 기부금을 주고받는 방식이다. 올부터 본격 시행된 ‘고향사랑 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저출산‧고령화 시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방소멸 위기 대응책으로 시행된 고향사랑 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거주지역을 제외한 전국 지자체에 1인당 연간 500만원 한도에서 기부를 하고 세제혜택과 함께 지역 특산품을 답례로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제도 시행 초기, 전국 각 지자체들의 모금경쟁도 치열하다. 이 품앗이 기부에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고향사랑 기부제에 큰 기대를 걸어온 지방자치단체장들이다. 이들은 자매도시나 인접 도시에 기부금을 서로 전달하면서 ‘품앗이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또 유명 인사들의 기부 소식을 적극 알리면서 출향인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고향사랑 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솔선수범해야 할 지자체장 입장에서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에는 기부할 수 없으니 이웃 지자체장과 서로 주고받는 품앗이 기부가 묘책이다. 전북에서는 우범기 전주시장이 적극적이다. 그는 올들어 유희태 완주군수, 윤병태 나주시장, 권익현 부안군수, 정헌율 익산시장 등과 잇따라 기부 품앗이를 하며 고향사랑 기부제를 알렸다. 지자체장들의 품앗이 행보에 시‧군 단위 공무원단체도 동참하고 있다. 시·군 간 협력을 통해 고향사랑 기부제를 널리 알리고 함께 응원함으로써 지역 상생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당초 이 제도에 지방도시의 기대가 컸다. 지자체의 재정을 늘리고, 기부에 동참한 출향인들과의 연계를 통해 이른바 ‘관계인구’를 확보해 지역의 성장동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제도 시행 초기 전국적으로 모금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해온 지자체로서는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지자체장들이 앞장선 이 같은 품앗이 기부는 제도 시행 초기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반 시민이 기부의 주체가 되어야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 그래도 처음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지자체장과 정치인, 유명 인사 등이 앞장선다면 이 생소한 제도의 조기 정착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그런 면에서 고향사랑을 누구보다 목청껏 외쳤던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의 행보가 아쉽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은 친분이 있는 동료 의원들끼리 서로 후원금을 내는 품앗이 관행이 이어져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고향사랑 품앗이 기부에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해 본다. 인접 도시 시‧군의회 의원들 간의 단체 품앗이 기부도 생각해볼 일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3.02.27 15:51

전주한옥마을 바가지 영업 임계치 넘었다

국내 대표 관광지 전주 한옥마을에서 일부 점포들이 가격표시를 하지 않거나 일부 값싼 품목만 게시하는 ‘꼼수 영업’으로 전국 각지에서 찾는 관광객들의 분통을 사고 있다. 특히 업주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 등을 감당하지 못해 이를 결국 관광객에게 전가하는 소위 ‘바가지 요금’으로 인한 불만이 일고 있다. 한옥마을은 전주에만 있는 게 아니다. 서울에도 있고, 경주에도 있고, 나주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주한옥마을에 인파가 몰리는 것은 맛과 멋으로 유명한 전북의 풍미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다. 지난해 전주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은 무려 1129만 명에 달했다. 한 해 10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관광지는 부산광역시, 전남 여수시 등 전국적인 명성을 지닌 곳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전주에 멋드러진 숙박시설이 있는것도 아니고 보고 즐길거리가 다른 지역보다 확연하게 두드러진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한정식만 해도 이젠 전주가 전국에서 단연 첫손에 꼽는것은 사실 무리다. 많은 이들이 한옥마을을 찾는 이유를 딱히 무엇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전북과 전주에 대한 묘한 매력이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그런데 일부 업주들이 외지에서 어렵게 전주를 찾은 관광객을 다시는 찾지 않게끔 쐐기를 박고 있다. 일부 관광객들 사이에서 비싼 물가에 가격 표시도 없이 운영하는 점포가 만연하다면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가격표가 없는 점포가 있는가 하면, 서울보다도 비싼 느낌을 준다고 한다. 전주가 문화관광 거점도시라는 명성과는 거리가 먼 작태라고 할 수 있다. 일부 음식점은 가격표를 게시하지 않거나 잘 안 보이게 작은 글씨로 가격을 표시한 채 꼼수 영업도 하고 있다. 가장 저렴한 메뉴만을 가격표에 게시해 소비자를 유도하는 식의 영업이 오늘날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저렴한 추억의 길거리 음식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너무 비싼 경우도 많다는 하소연도 이어진다. 전주한옥마을 내 590여 개 점포들은 대부분 영세해 가격표시 의무대상도 아니다. 정말 무서운 것은 법과 규정이 아닌 외지 관광객들의 전주에 대한 이미지다. 잘 각인된 인상은 제2, 제3의 손님을 불러오지만 반대의 경우는 한옥마을이 미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주시는 물론, 점포 하나하나의 자세와 태도에 전주한옥마을의 미래가 달려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2.27 11:53

새만금신항 배후단지 국가 재정사업 전환을

새만금에 여의도 1.7배 크기의 신항만을 만드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첫 삽을 뜬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글로벌 명품도시 새만금의 관문 역할을 하게 될 신항만이 건설되면 서해안의 중추 항만이자 동북아권 수출입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그리고 현재 새만금 개발사업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신항만 조기 완공과 더불어 신항 배후단지 개발사업의 국가재정사업 전환이 꼽힌다. 항만법(제44조)은 ‘해양수산부 장관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항만을 대상으로 항만배후단지 개발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항만 배후단지의 역할과 중요성을 알 수 있는 조항이다. 그런데 국제도시 새만금의 관문이 될 새만금 신항 배후단지는 정부 재정사업이 아닌 민간투자사업으로 계획돼 있다. 새만금 신항만 사업은 물론 추후 항만 활성화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가뜩이나 민간투자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새만금 신항 배후단지 개발사업에 민간투자 방식을 고집한다면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수도 있다. 물론 전북도에서도 해양수산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새만금 신항 배후단지 개발사업을 국가 재정사업으로 전환해줄 것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반향이 없다. 평택항, 포항·영일만항, 목포항 등 국내 주요 항만의 배후단지 개발은 모두 국비로 추진된다. 그런데 새만금 신항 배후단지 개발은 민간투자로 계획돼 지역간 형평성 논란도 있다. 게다가 ‘제3차(2017∼2030년) 항만배후단지 개발 종합계획’의 투자 재원 분담 기준을 보면, 항만공사가 없는 항만은 국비 100%로 개발하고, 항만공사가 있는 항만에도 국비를 일부 지원하도록 돼 있다. 정부 정책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도 새만금 신항만 배후단지 개발은 당연히 국가 재정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 당시 “이제 새만금을 완결 지을 때”라고 밝혔다. 공항·항만·철도 등 ‘새만금 트라이포트’ 구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새만금 개발사업은 그동안 민간자본 유치에 번번이 실패하면서 큰 차질을 빚었다. 수십년 이어온 대규모 국책사업이 더 이상 민자유치에 발목이 잡혀 표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새만금 신항 배후단지 개발사업의 국가 재정사업 전환이 시급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2.26 19:04

지방자치단체의 인구 정책에 대한 소고

지역의 인구 감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의료, 교육 등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이 결합된 사회현상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지방소멸위기”라는 표현으로 각종 언론을 통해 회자되고 있어, 독자들도 한두 번쯤 들어봤을 용어일 것이다. 지방소멸이란 마스다 히로야의 저서 “지방소멸”을 통해 알려진 용어로, 저출산‧고령화, 대도시로의 인구집중이 불러온 지방의 지속적인 인구감소현상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인구쇼크가 눈앞의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지방소멸에 대한 깊은 우려와 암울한 미래를 예견하고 있고, 인구감소가 가속화되는 지방에서 느끼는 위기감도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필자는 지방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김제시가 추진한 인구정책을 소개하고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김제시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자연감소 등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400여명씩 인구가 급감하는 위기를 맞고 있었으나, 민선 8기가 시작되고 2022년 1년간 542명의 인구가 증가하더니, 2023년 1월 한 달간 도 207명이 증가하여 지방소멸 위기에 있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 희망의 메시지를 보여주는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 냈다. 이는 청년들의 결혼시기가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인 주거와 경제적 부담을 경감해주기 위해 청년주거 3종(주택수당, 전세대출이자, 임대보증금) 지원과 결혼축하금, 출산장려금을 파격적으로 지원한 것을 필두로, 중․고생, 청년층 대상 인구감소 대응 인식개선교육과 캠페인, 민관협력사업으로 추진한 다자녀가정 후원사업 등 결혼부터 출산-양육-교육, 그리고 일자리-청년정착-주거지원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시민친화적, 김제형 생애주기별 인구정책이 주효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인구유입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김제시의 경험을 토대로, 지방이 소멸위기에 대응하려는 고민과 대책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 지속적인 인구성장을 위해서는 관계인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선 정착의 초기단계인 “관계인구”를 늘려가는 것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첫 시작이 될 수 있다. 관계인구는 이주‧정착은 아니지만, 지역에 관심과 애착을 갖고 꾸준히 방문하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둘째,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청년인구정책을 다양화해야 한다. 인구유입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의 청년이 타 도시로 떠나지 않고서도, 지역에서 자립하고 성장해 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으로, 김제시의 “청소년의 꿈을 응원하는 청년도시 김제” 정책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셋째, 타 시군보다 비교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인구유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필자는 후보시절부터 모든 정책포인트를 인구성장을 염두해 두고 다양한 공약을 개발해본 경험이 있다. 예컨대 “타 시군에서 하는 일반적인 인구유입 정책은 한계가 있다.”고 보고 도시성장과 자연스레 어우러질 수 있는 도시공간 정책을 통해 인구유입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를 누리는 전략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인구정책은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통해 유기적으로 형성된다. 그래서 무엇보다 CEO의 인구정책 마인드와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다. 즉, 지방자치단체장의 관심은 인구정책의 성공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이제 인구정책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최우선 정책과제로 떠올랐다. 필자가 언급한 여러 정책 제안이 타 시군의 인구정책의 시금석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정성주 김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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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6 19:03

움츠렸던 토끼는 높이 뛴다, 전북도의 새로운 문화 융성을 꿈꾸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일상생활 제약부터 경제 위기까지 그야말로 도민의 삶을 흔들어 놓았다. ‘문화·체육·관광’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비대면 플랫폼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생생한 현장감이 핵심인 문화·체육·관광의 매력을 대체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면서 위축됐던 문화·관광 그리고 체육활동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만석을 이루는 공연장과 폭발하는 관광 수요, 체육시설 예약 폭주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코로나19를 경험한 우리 도민들의 의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일과 경제를 우선하는 경향에서 건강·여가 등을 중시하는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추세이다. 이에 맞춰, 전라북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대외적인 변화 속 사회·경제·민생의 완전한 복귀를 넘어 지역발전을 위한 전략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문화·체육·관광을 연계한 미래 성장 동력 창출에 앞장선다. 문화와 관광 그리고 체육은 다양한 분야와 결합해 새로운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강력한 소통의 힘을 지니고 있다. 전라북도는 이 분야가 지역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도록 도정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그간 도가 추진해온 문화예술지원과 지역관광 활성화, 체육 인프라 확충, 문화유산의 체계적 보존관리를 뛰어 넘어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는 환경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우선 전라북도는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문화환경을 조성하고 문화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폐공장 등 지역사회에 방치된 공간을 ‘문화체험공간‘으로 탈바꿈하고,전북지역 대표도서관과 문학예술인회관 등을 새롭게 마련해 도민의 일상에 문화가 스며드는 환경을 구축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역예술인들이 안정적인 예술·창작역량을 펼칠 수 있는 지원사업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로 관광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관광 생태계 증강에 나선다. 우리 도의 강점인 산림·생태·해양 등의 관광자원에 치유·회복 콘텐츠, 첨단기술 등을 덧입혀, 스마트하고 매력 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휴양·힐링 관광지로 조성하고자 한다. 여기에 최근 문을 연 전북관광기업지원센터와 함께 워케이션, 관광벤처 등 미래관광산업을 육성하고 관련 기업들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미래 관광비전을 창출하고자 한다. 세 번째는 도민 누구나 즐기는 체육 환경 조성과 스포츠 친화도시로 발돋움하고자 한다. 오는 2026년까지 총 700억 원을 투입해 도내 시군 체육시설 현대화를 지원할 예정이며, 이 사업을 위해 각 종목의 전용구장 건립은 물론 어린이와 장애인을 위한 종합복지시설도 포함해 도민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생활체육 활성화를 이루고자 한다. 아울러 금년에 개최되는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이끌어 전북의 스포츠 위상을 세계화하는데 이바지하겠다. 마지막으로 전북의 역사·문화 자원의 미래가치 확산이다. 도 지정문화재 1000건 시대를 맞아, 우리 도는 역사·문화 자원을 융합한 콘텐츠 개발과 함께, 이를 자원화하여 관광 산업화하는 초석을 다지고자 한다. 우리 지역의 중요 문화자산인 동학농민혁명의 세계화 전략을 마련하고, 전라유학의 디지털화,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달성 등 세계속의 전북문화의 브랜드 위상을 드높일 계획이다. 토끼의 해, 계묘년! 움츠렸던 시기는 더 높이 뛰는 원동력이 된다. 2023년 전라북도는 문화·체육·관광 산업의 연계 강화와 함께 미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도전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도전경성(挑戰竟成)의 믿음으로 새로운 문화 융합, 새로운 문화 융성을 여는 전북이 되기를 소망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3.02.26 19:03

봄이 오는 희망의 전북

팬데믹 코로나가 물러나면서 지난해 전주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이 사상 최초로 1129만명을 넘었다. 3년간 코로나로 묶였던 발들이 풀렸다. 토끼 해를 맞아 아태마스터즈와 잼버리 대회가 줄대기 해 전북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 봄이 온 것 같다. 그간 전북은 조용하고 크리스마스 이브처럼 거룩하기만 했다. 하지만 젊은 리더십인 김관영지사가 취임하면서 기업유치 성과가 드러나 지역이 꿈틀댄다. 전북교육청도 진보교육감에서 전북대총장을 두번이나 역임한 서거석 교육감이 맡으면서 예전의 전북교육 모습으로 살아나고 있다. 전에는 가난하고 못살아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많아 희망을 갖게 했지만 진보교육감이 인성교육을 앞세운 나머지 학력신장에 소홀해 전북교육이 뒤쳐졌다. 서 교육감이 12년간 뿌리내린 전임자의 잘못을 바꾸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 싶다. 그래서 우선 적재적소 인사를 통해 적폐청산을 해야 한다. 사사건건 도지사와 전주시장이 마찰을 빚어 아무 것도 못했지만 기재부 출신 우범기 전주시장이 취임하면서 기대를 갖게 한다. 개발론자인 우 시장은 종합경기장 야구장부터 철거, 개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전라도의 수도로 과거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보존도 좋지만 과감한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 우 시장은 고등학교 학창시절 미원탑의 아련한 추억을 갖고 있기에 랜드마크를 만들어 놓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인다. 대형 컨벤션시설이 없어 마이스산업 자체를 엄두도 못냈지만 종합경기장에 광주 김대중컨벤션보다 규모가 큰 컨벤션센터를 짓겠다는 것은 박수 받을 일이다. 시민들이 우 시장에 기대를 건 이유는 친정인 기재부에서 알게 모르게 응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상대 기재부2차관을 비롯 고위공직자들이 전주시를 잇달아 찾아 현안 파악에 나서면서 국비지원을 약속 , 우시장이 선거 때 약속한 로또예산이 올해 전주에 떨어질 전망이다. 긴 겨울잠을 잤던 전북이 줄탁동시(啐啄同時)를 통해 깬 것 같다. 거점국립대인 전북대가 새로운 수장을 맞으면서 용트림을 하기 때문이다. 양오봉 총장이 세계100대 대학에 진입시켜 놓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주창,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RIS·RISE에 빠져 도민들을 실망시켰던 전북대가 혁신을 통해 역량강화에 총력을 경주키로 해 희망이 보인다. 특히 전북대병원까지도 세계 100대 병원에 진입할 것을 유희철 원장이 다짐, 공공의료질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전북을 이끄는 지도자들이 의기투합하고 나서 모처럼만에 희망의 등불이 켜졌다.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살려 나가려면 도민들부터 부정적인 사고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10년 이상 걸려서 어렵게 강원도가 특별자치도법을 통과시켰지만 전북은 여야 협치로 6개월만에 국회를 통과시키는 대성과를 올렸다. 정운천·한병도 의원에게 칭찬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 다음으로 리더들이 맘 먹은대로 일하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공연스레 음해성 투서나 모함 발목잡기 등을 하면 안된다. 정치권도 정신 바짝 차려 방탄국회를 만들지 말고 민생문제에 천착하길 바란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3.02.26 16:48

전북 젊은이여, 세계는 그대의 것, 취하여라!

오늘은 필자의 오디세이의 보따리를 전북의 젊은이들을 향해 풀어보고자 한다. 마침 새싹을 피워낼 봄이 모퉁이를 저리 돌려 하고 있지 않은가. 오만 근무 때 일이다. 친하게 지내던 유럽인에게 물었다. “중동에는 왜 서양인들이 많냐고 보느냐”라고. 그 친구는 역사적․지리적인 인연, 중동이 필요한 기술과 지식 보유, 영어 통용성의 확대 추세 등을 들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아는 상식적 얘기다. 그는 덧붙였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태어난 나라만이 아닌, 다른 나라에 가서 살 수 있다는 생각과 꿈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고. 오늘 얘기는 여기에서 풀어가고자 한다. 우리 젊은이들도 이제 전 세계를 대상으로 꿈과 포부를 가져야 할 때가 왔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인은 사귀어 보고 싶은 사람이고, 한국이라면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우리 젊은이들이 전 세계가 활동 무대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다. 전 세계는 교통∙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긴밀히 연결되었다. 뉴스와 정보가 일순간 지구 반대편까지 전파된다. 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반면 우리 젊은이들의 활약 무대가 그만큼 넓어진 것이기도 하다. 전주, 전북, 한국만이 무대가 아니다. 좋은 아이디어와 상품이 있으면 전 세계인을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여기서 전북 청소년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바는 꿈과 포부다. 젊은 시절 꿈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꿈은 학교 성적보다 더 중요하다. 그러니 전북의 청소년들이여, 꿈을 가져라. 꿈과 포부가 그대들의 앞날을 이끌어갈 것이다. 우리는 반기문 前 유엔사무총장을 잘 안다. 그도 어릴 적에 시골 소년이었다. 당시 그 소년에게는 외교관이 되어 큰 세상을 경험해보겠다는 꿈이 있었다. 꿈을 꾸는데, 도시에 살던 시골에 살던, 소년이든 소녀든, 무엇이 제약이 되겠는가? 세계를 맘에 담고, 포부를 가지고, 꿈을 설계하라. 글로벌 시대를 살아야 하는 젊은이들이 알아야 할 자세와 공부도 몇 가지 언급해본다. 열린 마음, 차이에 대한 인정과 배려, 타협의 자세, 무한 경쟁과 이익 추구의 치열한 각축장이라는 냉철한 현실 인식, 세상 흐름과 국제사회 주요 사안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공부,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학습 등일 것이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국제교류센터는 전북 청소년들의 국제화 역량 강화를 사업의 중요한 한 축으로 삼고 있다. 방학 기간인 8월 '전북 글로벌 청소년 주간'을 개최할 예정이다. '모의유엔회의', '청소년 국제기구 세미나'를 개최하고, 각국 문화와 공연을 체험할 부스를 개설할 것이다. 6월 초에는 아세안 국가 출신 유학생들과 전북 청년들이 참여하는 '한・아세안 프레젠테이션' 행사가 진행된다. 도내 접근성이 취약한 지역에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국제교류 이해 교실'도 열 예정이다. 영화 'Troy'를 좋아한다. 매 장면 우리 삶의 요목들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전쟁 영웅 아킬레우스가 병사들을 전쟁터에 뛰어들도록 독려하는 장면이 있다. 그는 사자후를 발한다. “나의 미르미돈 들이여, 저 해변 넘어,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아는가? 不死다(immortality)! 붙잡아라. 그것은 너희의 것이다!” 필자도 아킬레우스의 심경으로, 사랑하는 고향 청소년들에게 외쳐본다. “전북의 젊은이여, 꿈꾸어라. 세계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취하여라. 그대의 것이다!”라고. /김대식 전북국제교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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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6 15:33

전북형 청년활력수당, 구직활동에 도움돼야

전북도가 ‘2023년 전북형 청년활력수당’을 지급키로 했다. 전북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미취업 청년의 사회진입을 돕고 구직에 필요한 다양한 활동경비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목마른 사람에게는 한 방울의 물도 소중하다. 청년활력수당이 도내 미취업 청년들의 구직활동에 마중물이 되었으면 한다. 전국적으로 청년 취업난은 심각하다. 코로나19가 계속된 데다 만성적인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 해도 80% 안팎이 고령층에 돌아가고 청년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청년 취업 빙하기여서 청년실업문제가 국가적인 당면과제로 부각된 지 오래다. 전북의 경우는 더욱 어렵다. 제조업이나 IT기업 등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청년인구 엑소더스가 계속되고 있다. 해마다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 등 타 지역으로 탈출하는 청년들이 6000~8000명에 이른다. 경제력이 바닥인데다 인구마저 계속 빠져나가고 있어 젊은이들에게 전북은 매력 없는 곳으로 꼽힌다. 해법은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자리 늘리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고육지책으로 전북도는 미취업 청년들에게 청년활력수당을 지급키로 했다. 청년수당이나 취업장려금은 상당수 지자체가 청년정책으로 채택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오래 전부터 19~34세 미취업 청년들에게 활동지원금으로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을 지원해왔다. 대구시는 청년사회진입활동 지원금으로 19~34세 청년들에게 상담연결형 30만원, 진로탐색지원형 1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 고용노동부는 18~34세이면서 졸업 후 2년 이내의 미취업 청년들에게 청년구직활동지원금으로 월 50만원씩 6개월을 지원해왔다. 전북도에서 지원하겠다는 청년활력수당도 유사하다. 다만 기준을 18~39세의 미취업 청년으로 폭을 더 넓혔을 뿐이다. 이를 두고 전북도가 ‘전국 유일’이라고 홍보하는 것은 멋쩍다. 이 수당은 구직활동에 필요한 교육비, 시험응시료, 면접 준비비용에 사용이 가능하고 사회진입활동에 필요한 교통비 식비 등 경비로도 사용할 수 있다. 보기에 따라 많은 돈이 아닐 수 있으나 소득이 없는 청년들에게는 긴요한 돈이다. 이 수당이 의미 있게 쓰여 미취업 청년들이 다시 힘을 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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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2.26 15:33

낙방은 아무나 하나

못한다는 못이 희망이다 지금은 망치를 맞는 중 깜깜한 지하를 뚫는 연못 눈물 진물 죽비에 젖어서 열린다, 들끓는 땀방울마다 연지문 화안한 연꽃 세상! - 목천 沐川 낙방도 축복이란다! 부끄러워 마라. 낙방한 후속 타자가 끝판에 만루 홈런을 친다. 낙방은 더욱 강해지라는 축복의 신호요, 하느님표 복음 당첨금이다. 낙방의 실패가 없으면, 풀리는 성공도 없다. 실패로 공든 탑이 어찌 무너지랴! 말 그대로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다. 결코 낙망하지 말라! 낙망이야말로 나를 잡아먹는 사자다. 낙망이 아닌, 낙방의 실패가 쌓여서 가까워지는 성공의 세계, 마주한 벼랑길 절벽을 꿰뚫는 생명의 혼불이다. 인생 고해를 극복하는 실패를 무수히 감아서야 삶을 풀어내는 행군의 고비길, 어디쯤일까 지금은? 서둘지도 말라! 속효성은 내 것이 아니다, 좋은 과실은 실패를 거치지 않고는 여물지 않는다. 실패가 없는 성공은 맛이 없는 허물 같은 것, 실패가 보약이니 자만과 아집을 버리고 감사와 응답으로 넉넉한 나를 가꾸는 데 인내와 용기를 잃지 않는 무쏘의 뿔! 가리로다, 나를 찔러 나를 채워 가리로다. 낙망은 절대 금물이요. 낙방은 절대 축복의 희망이다! 오롯이 깨달을지니라! 삶의 화살 얼마나 많은 실패를 쏘아대야 하는가, 실패의 화살이 겹겹이 쌓여서야 가까워지는 과녁! 어찌 인생 살풀이 실패를 탓할 손가. 욕망의 집 실패와 성공, 그건 들숨과 날숨 같은 것, 바람들었다가 실패로 쌓여서 가까워지는 낙원이라는 걸 각성할 일이다. 거듭나는 거다! 인생유전 대기만성이니, 도전으로 나갔다가 낙방으로 돌아와 감기는 실패, 나를 버리지 않는 실패가 어찌 실패로만 끝나랴!, 풀어야 하느니. 바람바람 열망이 쌓이는 생명의 극점 급기야 터지는 희열 웃으라. 웃으면 풀리는 실패 세상 불꽃이 환하다! 낙방한 실패로 돌아와도 돌아와도, 나를 버리지 않는 바람바람 모두어 절레절레 내가 진품이라고 웃으면, 그 누가 나의 진골, 눈물 어린 이내 명품을 탓하랴! 명품을 낳는 건 낙방과 실패란다! 내일의 명품을 찾아서, -정 목천沐川 (196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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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3 17:47

개학(開學)과 재학(再學)

학생들이 있는 집집마다 개학 준비로 분주하다. 중국에서 방학을 방가(放暇)라고 해서, 휴가(休假)의 뜻이 강하다면, 한국에서의 방학(放學)은 학교 밖에서 풀어놓고(放) 스스로 배우는(學) 배움의 연장이다. 한국인에게 배움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인생의 우선순위다. 전쟁 통에도 피난지에서 천막을 쳐놓고 배웠고, 공장 끝나고 야학을 하며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 돈이 없어도 배워야 하고, 병이 들어도 배워야 하고, 나이 들어도 배워야 한다. 코로나 전염병도 배움을 멈출 수 없으며, 어떤 이유든 배움을 포기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며, 배움을 지속하는 것은 가장 위대한 인간의 모습이다. 오죽하면 죽고 나서도 후손들에게 자신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제사를 지낼 때 배우다(學) 살다간(生) 사람이라 써 달라고 하였을까? ‘현고학생부군신위(顯考學生府君神位)’ ‘평생 배우며 사셨던 우리 집의 어르신 나타나세요!’ 죽어서도 자식들에게 성공한 사람도, 돈 많은 사람도 아닌 평생 배우며 살았던 우리 아버지로 기억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유교 경전의 대표자인 <논어> 첫 구절은 배움의 기쁨(悅)에 대한 선언이다. 명품을 줄서서 사고, 새 차를 사는 기쁨도 있지만, 중독성이 강하고, 더 큰 물질적 욕망을 동반하기 때문에 소모적이고 일시적인 기쁨이다. 배움을 통해 꽉 막혔던 내 생각의 둑이 허물어지고, 새로운 생각과 만나 신세계를 만나는 기쁨은 그 어떤 기쁨과도 비교할 수 없는 희열(喜悅)이다. 거기에 배움을 함께하는 친구(朋)가 있다면 열락(悅樂)의 인생을 누리며 사는 것이다. 배움을 좋아하는 호학(好學)이나 모르는 것을 묻기 좋아하는 호문(好問)은 인간에 대한 최고의 찬사다. 나보다 어리거나 지위가 낮은(下) 사람에게 내가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恥)하지 않고 묻는 것은 성숙한 사람의 미덕이다. 인간은 배움을 통해 상승의 날개를 달고(下學上達) 저 먼 세상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배움은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이동하는 가장 효율적인 이동 수단이다. 한국인에게 배움은 책 속의 지식만은 아니었다. 집에서 부모에게 효도하고, 밖에 나가 사람 공경하고, 신의를 지키며 일처리 잘하고, 도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학교 문턱에 가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이미 배움을 이룬 사람이라고 여겼다. 학력은 높지만 도리를 모르고 인성이 안 된 사람은 헛배웠다고 비난받기도 한다. 배움은 지식으로서의 축적이 아니라 내 삶에 반영되어야 한다. 학습은 배움(學)이 습(習)이 되어 내 삶에 구동되어야 하는 것이다. 배우고 그저 귓가에 스치는 바람처럼 배움을 흘려보낸다면 나에게 배움은 어떤 작용도 하지 않는다. 하나라도 배웠다면 어떻게 실천하고 내 삶에 반영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배움은 다섯 가지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넓게 배우고(博學, 박학), 깊이 묻고(審問, 심문), 신중하게 생각하고(愼思, 신사). 명확하게 판단하고(明辯, 명변), 독실하게 실천(篤行, 독행)하는 과정은 배움을 더욱 단단하게 하는 과정이다. 김장독을 제대로 묻으려면 넓게 파야하고, 깊게 묻어야 하고, 생각하고 파묻어야 하고, 제대로 독을 놓아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학생들은 개학(開學)하고 어른들은 재학(再學)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산다. 밀쳐놓았던 책을 다시 꺼내고, 나의 삶을 치열하게 질문하여 부족한 것은 묻고(問), 넘치는 것은 깊이 묻어(埋) 버려야 한다. 이제 배움은 출세나 과시의 도구가 아니라 나를 위한 일에 온전히 사용되는 위기지학(爲己之學)이 되어야 한다. 배움을 갖고 태어난 생이지지(生而知之)가 아니라면, 열심히 배워서 깨우치는 학이지지(學而知之)는 되어야 한다. 그것도 안 된다면 열심히 반복해서 깨우치는 곤이지지(困而知之)도 마다할 이유는 없다. 배움이 중지된 삶은 정신적인 혼수상태에 빠진 것이다. 꽃이 피고(開花), 배움이 열리는(開學) 때에 마음의 문을 열어(開心) 나의 수준을 높여 더 좋은 삶으로 나아가는 개선(開善)하기 딱 좋은 때이다. 다시(再) 공부(學)하자! /박재희 석천학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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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3 17:46

끝 모를 '관할권 다툼'

언제부터인가 새만금 얘기를 꺼내면 짜증을 내는 주변 사람들이 더러 생겼다. 착공한 지 30년 넘게 터덕거리면서 개발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자 그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전북의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새만금의 기대를 접지 못하는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역동적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최근엔 가시적 움직임도 구체화되는 가운데 군산시와 김제시의 관할권 다툼이 다시 불거져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전북도가 새만금 사업을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기 위해 추진하는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 도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지루하게 관할권 공방을 벌였던 1·2호 방조제 악몽을 떠올리며 혹여 제2라운드 분쟁이 재연되지 않을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은 해묵은 분쟁은 지난 2021년 2호 방조제 관할권 논쟁이 김제시로 최종 확정됐음에도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2020년 11월 개통한 새만금 동서도로 관할권까지 겹쳐 갈등을 증폭시킨 셈이다. 그 배경에는 신설 도로 관할권을 거머쥐면 2호 방조제 안에 조성 중인 인구 2만 5천명 규모의 수변도시를 비롯한 새만금의 노른자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노림수가 있다. 양측은 2호 방조제 밖에 있는 신항만을 둘러싸고도 자존심 대결을 벼르고 있다. 동북아 물류 허브로 경제 유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 만큼 쟁탈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3개 자치단체간 갈등 조율을 위해 출범한 새만금권역 행정협의회가 민선 8기 이후 처음 열려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을 위한 공론화에 의견을 같이한 것이 지난해 8월이다. 불과 6개월도 안돼 공식기구에서 공감한 핵심 현안을 거리낌없이 뒤집는 것은 주민 대표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대목이다. 관할권을 놓고 그동안 법적 소송을 불사하며 소모적 갈등과 분쟁을 통해 얻은 것이 무엇인가. 밥그릇 싸움에만 골몰하는 두 자치단체간 난기류에 휩싸이면서 내부 개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만금 특별자치단체 설립은 3개 자치단체간 연대와 협력을 통해 내부 개발 가속화와 함께 공동사업 효율적 추진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전북의 현주소를 나타내는 각 분야 지표가 전국 하위권을 맴돈 지는 꽤 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가올 미래까지 인구 감소, 취업률, 경제 성장 잠재력 등이 어둡다는 전망지수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더 나아가 지역 소멸 위기까지 심각하게 거론되는 마당에 자치단체의 극단적 이기주의는 전북을 후퇴시키는 요인이다. 바꿔 말하면 자치단체간 연대와 통합만이 상생의 지름길이라는 뜻이다. 갈수록 피폐해지는 현실에서 에너지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관건이다. 그 대안 중 하나가 바로 광역 메가시티다. 타시도 움직임이 활발한 것과 달리 전북은 통합 논의조차 쩔쩔매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군산시와 김제시가 자기 중심적 편향 논리를 앞세워 사사건건 충돌하는 모양새다. 타시도의 메가시티 흐름을 따라 가지는 못할 망정 소지역주의 관할권 다툼이 웬말인지 묻고 싶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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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3.02.23 17:18

올바른 이해를 통한 주민참여가 마을의 변화를 만든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마을의 모습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마을에 오래전부터 살아온 주민일 것이다. 또한 생활 속에서 불편하고 필요한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도 마을의 주민일 것이다. 도시재생사업은 사업 대상지 주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사업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그렇기에 지역, 마을의 모습과 현안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주민들과 회의, 워크숍, 인터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소통·공유하며 사업을 진행한다. 도시재생사업에서 주민의 관심과 참여는 중요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이 마을의 주체로서 참여할 때 잘못된 이해로 인해 공동, 공공을 위한 것이 아닌 개인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의견은 자칫 잘못된 관습이나 이해관계로 사업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어려움을 줄일 수 있을까?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는 주민의 올바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교육을 통해 그들의 의견과 참여가 가벼운 것이 아닌 우리 마을이 변화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그린신복마을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는 주민교육사업으로 도시재생대학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고령인구가 많은 우리 마을의 특성상 정형화된 이론학습형 교육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우리 마을은 단계별 프로그램(기본교육-우리동네디자인-주민공모사업)을 통해 기본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학습과 더불어 문제점을 도출하고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실행해 볼 수 있는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작년 도시재생대학은 기본과정 '도시재생 사례 들여다보기', 워크숍 '우리동네 현황 파악하기', 우리동네디자이너 '마을문제 인식과 주민의식 조사', 주민공모사업 '주민참여 여가교실'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워크숍 '우리동네 현황 파악하기'에서는 우리 마을의 문제점 등에 대해 주민들과 함께 이야기하였다. 그 중 골목길 환경개선, 쓰레기 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먼저 우리 마을 쓰레기 정거장을 직접 청소해 보았다. 또한 진행하는 과정을 공유하기 위해 영상으로 제작하였다. 이후 결과공유회 때 주민들과 함께 영상을 시청하며 소감과 평소 생각했던 지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고, 직접 실천해 보고 피드백하는 과정을 통해 평소에 자칫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부분들이 함께 가꾸어 나갈 때 변화한다는 걸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주민공모사업의 일환으로는 '주민참여 여가교실'을 진행하였다. 주민들이 모여 평소 일과시간 중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해 보자! 라는 니즈로 시작하게 되었다. 마을 내 단순한 여가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었지만 “우리 다음에 볼 때까지 잘 지내고, 다시 만나자”라며 무료한 생활 속에 안부를 물으며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소통·만남의 장이 되었다. 이렇듯 다양한 형태의 교육들은 주민들에게 올바른 이해와 의식을 싹트게 해 점진적으로 마을에 좋은 영향력과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도시재생은 주민의 관심과 책임감, 성숙한 참여가 있을 때 우리 지역, 마을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최선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갖게 된다. 그렇기에 오늘도 나는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동행할 것이다. /박주연 팔복도시재생지원센터 선임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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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3 15:19

가족이 저소득층으로 생활이 어렵습니다. 제가 군대를 꼭 가야하나요?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대한민국 헌법'과 병역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합니다. (병역법 제3조) 다만, 특별한 사유에 의하여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 본인의 신청에 의해 병역감면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병역법에서는 저소득층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본인이 아니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서 가족의 '부양비', '재산액', '월 수입액'이 법령에서 정한 기준에 모두 해당하면 병역이 감면되는 생계곤란병역감면 제도가 있습니다. 첫째, 부양비는 가족 중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을 초과하는 경우에 부양비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게 됩니다. 부양비는 부양의무자가 남자인 경우 1명당 피부양자 3명 이상, 여자인 경우는 1명당 피부양자 2명 이상일 때 부양의무자의 부양 능력을 초과하는 것으로 봅니다. 둘째, 재산액 기준은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결정하는데 2023년 기준은 전년 기준인 8630만원보다 850만원 증가한 9480만원 이하입니다. 셋째, 월 수입액 기준은 보건복지부 고시 의료급여 선정기준을 적용하여 결정하고, 병역의무자 가족 수에 따라 기준금액이 달라집니다. 올해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할 경우 전년 기준인 204만8432원보다 11만1954원 증가한 216만386원 이하입니다. 생계유지곤란사유 병역감면 제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병무청홈페이지→병역이행안내→병역감면→생계유지곤란사유 병역감면’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사전에 자가진단을 받고자 할 경우에는 ‘병무청홈페이지→병무민원→민원안내→생계유지곤란사유 병역감면원(자가진단)’에서 가능합니다. 생계유지곤란사유 병역감면과 관련한 구체적인 상담은 전북지방병무청 병역판정검사과 생계처리계(063-281-3233, 3186)로 문의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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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3 15:19

전북금융도시추진위 ‘금융도시 지정’ 총력을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다. 전북금융센터 건립과 글로벌 금융사 및 자산운용사 집적화 등을 통해 전북을 연기금 특화 국제금융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제19대 대선에서 전북을 서울과 부산에 이어 제3금융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지역발전 현안으로 떠오른 금융중심지 지정에 전북도가 역량을 집중한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동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2019년 금융위원회가 전북(전북혁신도시) 제3금융중심지 추가 지정을 검토했으나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류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전북 공약에 반영하면서 지역발전 현안으로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논의가 재점화됐다. 22일에는 전북 금융도시 조성정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힘을 실어줄 ‘전라북도 금융도시 추진위원회’가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한번의 실패를 경험삼아 이번에는 금융도시 지정을 위해 철저하게 대비하고 나선 것이다. 전북 금융도시 추진위원회는 정·관계와 금융계, 기업인, 언론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추진위원회는 앞으로 전북을 글로벌 자산운용 중심 금융도시로 도약시키기기 위한 현안과 금융중심지 지정, 그리고 한국투자공사·한국벤처투자 등 자산운용에 특화된 금융공공기관 유치 작업에 힘을 모을 방침이다.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 추진위원들이 지적한 것처럼 지역 정주여건 개선과 한국투자공사 등 금융공공기관 유치, 전북금융센터 건립 등 시급한 현안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은 현 정부의 공약이다. 중앙정부를 상대로 차질 없는 이행을 이끌어내 전북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금융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가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공식화한 만큼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과 함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자산운용에 특화된 금융공공기관 유치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각 분야에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전북 금융도시 추진을 위해 모였다. 지역사회와 함께 위원들의 역량을 총결집해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올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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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2.23 12:13

조합장 선거 돈 쓰는 후보 떨어뜨려라

조합장은 흔히 풀뿌리 경제 수장이라고 일컬어진다. 주민들과 가장 접점에서 호흡하는 이들은 농협이나 수협, 축협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풀뿌리 경제 활성화에 나름대로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오는 3월8일 실시되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22일까지 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자는 전북지역 111개 조합에서 총 253명에 달한다. 전북지역의 농·축협 94곳, 산림조합 13곳, 수협 4곳 등 총 111개 조합에서 조합장을 뽑는 이번 선거에 예상 선거인(조합원) 수는 24만 9382명이다. 평균 2.27대 1의 경쟁률이다. 전북지역 경쟁률은 지난 2015년 제1회 조합장선거(2.7대 1), 2019년 제2회 조합장선거(2.6대 1)와 비교해 약간 낮아졌다. 익산망성농협, 부안중앙농협, 부안군산림조합 등 3곳은 무려 5대 1의 경쟁률을 보일만큼 치열하다. 후보자가 단독 입후보해 무투표 당선된 곳은 김제수협 김영주 후보 등 총 21곳이나 된다. 나름대로 조합원들의 신망을 두텁게 얻었기에 선거를 치르지 않고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다. 그런데 이번 조합장선거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공명선거다. 금품과 향응을 통해 당선된 조합장이 향후 어떻게 일할 것인지는 불문가지다. 총선이나 지방선거와 달리 조합장선거는 박스선거의 성격이 강하고 후보자와 유권자가 서로 잘 아는 까닭에 혼탁하다는 지적이 계속 이어졌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이런 오명을 벗어던져야 한다. 23일 시작된 선거운동은 3월 7일까지 이어지는데 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24만9382명이나 되는 조합원들이 앞장서서 공명선거 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조합을 위해 헌신할 사람을 뽑아야지 금품이나 향응을 통해 마음을 얻으려는 사람이 과연 조합장 자격이 있기나 한가, 반문해야 한다. 금품선거 뿐 아니라 허위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 임직원의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등도 뿌리 뽑아야 한다. 그동안 전북은 물론, 전국적으로 크고작은 선거법 위반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반세기전 자유당때도 아닌데 고무신 선거, 홍어선거, 돈 선거가 횡행해서야 말이 되는가. 명실공히 조합원과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조합은 제대로 된 조합장을 깨끗하게 뽑는데서 시작됨을 다시한번 되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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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2.23 11:37

고군산 케이블카사업,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새만금 관광 활성화의 앵커시설로 기대를 모았던 고군산군도 케이블카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사업의 열쇠를 쥐고 있는 새만금개발청이 재검토하기로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새만금청은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새만금 관광과 지역경제를 위해 좀 더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면 한다. 2019년 첫발을 뗀 고군산 케이블카사업은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에서 무녀도까지 4.9㎞ 구간에 사업비 975억원을 들여 해상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도심에서 벗어나 푸른 바다 위로 아름다운 해안절벽이 펼쳐진 고군산군도의 해상경관을 조망할 수 있어 지역사회의 큰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고군산군도는 지난해 12월 CNN이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저평가된 장소 18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될 만큼 숨은 보석이다. 또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 뽑히기도 했다. 그만큼 높이 평가되는 곳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대표시설이 없어 관광 활성화가 되지 않고 있다. 고군산 케이블카는 2019년 6월 새만금청과 새만금개발공사, 군산시가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타당성 용역까지 마쳤다. 상당 부분이 군산시 관할구간이어서 이를 새만금사업 지역에 편입시키는데도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새만금청은 입장을 바꿔 수익사업인 케이블카를 공기업이 추진하는 게 적절치 않고, 공익성도 크지 않아 토지 수용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발을 빼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새만금 사업지역 편입을 포기하고, 새만금특별법이 아닌 국토계획법 적용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토지 협의 매수 및 선투자가 어려워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케이블카사업은 지자체들이 서로 관광 활성화를 내세워 전국적으로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환경·생태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는 곳이 여럿이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울산의 영남알프스케이블카, 대구 팔공산 갓바위케이블카, 부산 해운대 해상관광케이블카 등이 그러하다. 반면 미륵산과 한려수도를 조망할 수 있는 통영 케이블카나 다도해의 금빛 낙조를 볼 수 있는 목포 해상케이블카 등은 호평을 받고 있다. 새만금청과 군산시, 새만금개발공사는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새만금청은 홈페이지에서 관광거점화로 고군산 케이블카를 내세우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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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2.22 18:01

무임승차, 적자가 아닌 동행의 길

65세 이상 어르신 지하철 무임승차 해결방안을 둘러싸고 사회적 관심이 촉발되고 있다. 논의의 출발은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무임승차에 따른 적자운영을 극복하기 위해 무임승차 연령 상향 등 대중교통 요금 시스템 개선이라는 재정적 측면이었다. 그렇다면 적자 원인이 어르신의 무임승차 때문인지 살펴보고, 영업손실 대비 무임승차의 비중은 어느 정도 인지, 사회적 편익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논의해 보아야 할 것이다, 먼저 살펴볼 것은 적자 원인이다. 국회로 제출된 대한교통학회에서 발주한 중간보고서는 “적자의 원인이 무임승차가 아니다”라는 분석자료가 있다. 도시철도 무임수송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운송 횟수 및 열차 편성횟수는 변화가 없다”며 운영비 증감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또, 비용측면에서 “중앙정부에서 받은 교부세를 도시철도 운영지원금으로 활용해도 되며 2022년에는 1,455억원을 도시철도 노후시설 및 노후차량 개선을 위해 지급했다”라는 내용도 있다. 이렇듯 과연 적자의 원인이 무임승차에 있는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살펴 볼 것은 영업손실 대비 무임승차 비중이다. 2017년~2021년까지 철도통계연보를 보면, 2017년~2019년까지 서울교통공사 영업손실은 5,200억에서 5,300억원이며 무임승차 비중은 2,800억원에서 3,000억으로 약54%에서 57% 정도 차지한다. 그러나 2020년은 영업손실 대비 무임승차 비중이 19.8%, 2021년에는 24.6%로 낮아지고 있다. 이는 무임승차 비중이 줄어들었다는 통계로 볼 수 있다. 무임승차에 따른 사회적 편익 또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2014년 펴낸 ‘교통부문 복지정책 효과분석’ 연구보고서는 노인 무임승차로 이동권을 보장한 덕에 경제활동을 통한 의료비 절감(230억원), 기초생활급여 예산 절감(908억원), 관광산업 활성화(131억원), 극단적 선택 감소(617억원), 우울증 감소(322억원), 교통사고 감소(1,152억원)등의 편익을 발생시킨다고 분석했다. 2012년 기준 3,136억~3,361억원(2020년 기준 3,65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 약3천억원을 보전 할 뿐만 아니라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2021년 2월 17일) 자료에 의하면 2018년 43.4%로 OECD 평균(14.8%)의 3배 수준이며, 주요 5개국(G5)인 미국(23.1%), 일본(19.6%), 영국(14.9%), 독일(10.2%), 프랑스(4.1%)와 비교해보면, 격차가 최소 20% 이상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움직이는 지하철 빈자리에 몸을 실었을 뿐이다”는 어느 어르신의 자조 섞인 독백이 떠오른다. 비용만을 고려하여 퍼주기로 매도되어서도, 장래에 젊은이가 부담해야 할 몫이라는 세대 갈등으로 인식해서도 안된다. 무임승차라는 비판적 통념을 가진 시각에서 벗어나 현시점에서 어르신들과 현세대가 동행 할 수 있는 작은 발판의 시작임을 인지해야 한다. 무임승차를 통해 구세대와 현세대 그리고 미래세대가 함께하는 공존의 장이 더욱 활성화되어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간다면 분명한 플러스 경제가 될 것이다. /이원택(더불어민주당 김제.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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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2 15:19

강한 경제 전주! 실현에 지역건설인 모두의 역량을 모아야

디지털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조간신문에 인쇄된 활자를 살펴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필자의 오래된 습관이다. 활자를 보아야 신문을 읽는 것 같은니... 이젠 나도 구 세대인 것 같다. 최근 읽은 전북일보 오피니언란의 글 '1966년 266만 전북인이 177만으로 감소, 1인당 총생산 2,900만원으로 전국 최하위, 전주·익산·군산·완주를 제외한 전북지자체 소멸위기, 전북낙후의 근본적인 치유책은 기업유치'에 공감한다. 가끔 시간이 무료해지면 전주의 구 도심 거리인 충경로(관통로), 웨딩거리, 경원동 일대 구도심을 돌아보는 것은 필자의 오랜 취미이다. 도심 돌아가는 상황을 살피며 건강을 챙기고 반가운 지인을 마주치기도 하는 1석 3조 취미이다. 지역을 알기에는 도심을 도보로 돌아보는 것 만 한 게 없다. 도심을 돌아보면 과거 전주 상권의 핵심인 충경로와 팔달로의 몰락을 실감한다. 충경로 4거리 관통약국을 제외한 3곳이 공실이 된 지가 오래이다. 민중서관이 있던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데!! 한옥마을 역시 중심부를 조금만 벗어나면 공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서부신시가지 혁신도시도 상황이 심각하다. 전주의 무엇이 잘 못 되어 이렇게 되었단 말인가? 지역에 돈이 없기 때문이다. 결론은 돈과 사람이다. 지역을 지탱할 먹거리(돈)가 없으니 경제활동 주체인 사람이 지역을 떠나고 지역에 돈이 없으니 사람이 떠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도심의 몰락은 건물주나 상가번영회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의 모든 역량이 집결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민선 8기를 출범한 전주시는 강한 경제 전주! 실현을 위해 전주공설운동장과 대한방직개발, 재개발과 재건축업무를 전담 할 시장직속 기구를 신설하고 도시개발을 저해하는 용적율, 개발행위 제한 등 각종 규제를 철폐하였다. 민선 6,7기 내내 도시개발을 제한한 전주시정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는 꾸준하게 제기되었다. 도시개발규제를 좀 더 일찍 완화했더라면 전주시는 지금과 다른 모습일 것이다. 민선8기 도시활성화 정책에 전주시민 대부분은 지지를 보낼 것이라 생각한다. 전주시가 처한 상황이 녹녹하지 않다. 코로나 이후 세계적인 경제긴축으로 양털깎기가 진행중이다. 금리는 인상되고 기업은 신규 투자를 망설인다. 인생은 타이밍이라는데. 규제철폐를 통한 경제활성화를 추구하는 전주시가 마주한 타이밍이 좋지 않다. 깊고 좁은 긴 터널을 지나야 할 듯하다. 건설공사의 원도급 수주는 기업유치에 비유할 수 있다. 전북의 주류 정치세력이 야당이 된 지금 기업유치를 위한 정부 여당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마당에 건설공사의 지역건설사수주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더 절실하다. 건설공사는 착공~준공까지 오랜 기간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어 지역을 살찌운다. 최근, 아파트 미 분양이 속출함에 불구하고 군산에서 아파트분양을 1순위 청약에서 완판한 시행사 대표를 만나보았다. 시행사가 전북업체임에 불구하고 분양을 생각하면 수도권 1군 건설사를 시공사로 할 수 밖에 없었다 한다. 회사의 운명을 걸고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지역에 1군 건설사가 있고 없고는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필자는 전북전문건설협회장을 역임하면서 전북에 1군 건설사가 없는 탓에 수도권과 광주권 건설사에 빼앗기는 형국을 만회하기 위해 전북도와 전주시에 하도급전담부서 설치를 이끌어 내고 공무원과 원팀(ONE TEAM)이 되어 건설회사 본사를 방문하여 전북건설업체에 수주되게 하는 많은 성과를 이룬바 있다. 민선 8기 전주시 첫 조직개편에서 전주시 하도급전담부서가 없어진 것이 못내 아쉽다. 강한 경제 전주!라는 좌측 깜박이를 켜고 우회전 해버린 형국이다. 왜? 라고 묻는 지역건설업계에 뭐라 설명 할 말이 없다. 지역건설업계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아쉬움이 크다. 전북의 건설기업인인 필자는 그동안 전북이 아닌 타 지역공사를 수주하여 우리 지역 건설근로자의 일자리를 만들어 전북을 살찌웠다. 앞으로도 그러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조상 대대로 전북에 터 잡고 살아온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도리라 생각한다. 전북과 전주시의 발전에 어떻게든 힘을 보탤 것이다. 건설공사의 지역건설사 수주는 강한 경제 전주를 실현하여 전주를 다시 전라도의 수도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 할 것이다. “강한 경제 전주 실현”에 지역건설인 모두의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김태경 전 전북전문건설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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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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