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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온실가스의 생로병사, 우리는 그 끝을 바꿀 수 있다

어느 날 문득, 인간의 인생을 따라가는 듯한 존재가 떠올랐다. 바로 온실가스다. 태어날 때는 필요했고, 성장하면서 세상을 바꾸었으며, 지금은 병의 원인이 되어버린 존재. 그 여정을 바라보니 KBS <생로병사의 비밀> 프로그램의 흐름과 꼭 닮아 있다. 지금 우리가 문제 삼는 온실가스는 처음부터 나쁜 존재가 아니었다.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은 원래 지구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보온 덮개 역할을 해왔다. 이들 때문에 지구는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고, 인류는 그 품에서 진화하고 번성할 수 있었다. 화석연료도 마찬가지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는 산업혁명으로 인류에게 에너지 혁신의 문을 열어주었고, 문명의 기초를 세운 자양분이었다. 경제의 성장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두 축을 지탱한 자원이 바로 화석연료였다. 그러나 문제는 과잉이었다. 자동차, 발전소, 공장에서 쏟아지는 막대한 온실가스는 지구라는 몸에 열을 축적하게 했고, 그 결과 기후위기라는 병적 상태가 시작되었다. 만약 지금의 지구가 사람의 몸이라면, 의사는 이렇게 진단할 것이다. "체온이 2도 이상 오르면 장기 손상이 시작되며, 즉시 치료가 필요합니다." 지구도 다르지 않다. 온도가 1.5도를 넘어서면 북극의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며, 생태계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유럽의 폭염, 동남아의 가뭄, 한국의 이상기후 등은 모두 지구가 보내는 경고음이다. 그렇다면, 처방은 무엇인가. 첫째, 원인을 줄여야 한다. 화석연료 의존을 낮추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전기차, 고효율 건물, 친환경 산업으로의 이행이 시급하다. 이는 단지 기술이나 경제적 논의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전환이기도 하다. 둘째, 생활 습관의 변화가 요구된다. 환자가 식습관과 생활 패턴을 점검하듯이, 우리도 일상의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에너지 절약, 저탄소 소비, 기후 감수성 교육 등을 통해 시민의식이 높아져야 한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실천이 아닌, 사회 전체의 문화적 전환으로 이어져야 한다. 셋째, 회복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숲을 늘리고, 탄소를 흡수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국제적 연대를 통해 대응 속도를 높여야 한다. 개발도상국과의 기술 협력, 기후금융 확대, 기후난민 보호 등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국경을 넘는 문제이기에, 국가 간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온실가스는 병이 아니라, 조절되지 않은 증상일 뿐이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통제하지 못했고, 방치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다. 마치 당뇨나 고혈압처럼, 제대로 관리하고 조절하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병. 지금의 지구가 그런 상태다. 이제 우리는 온실가스의 생로병사에서 마지막 장을 새로 써야 할 때를 맞고 있다. 온실가스를 줄이고, 기술과 정책, 시민의식이 함께 작동할 때 지구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고, 미래세대에게 건강한 세상을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이 시대에 살아가는 책임이자 다음 세대를 향한 최소한의 도리다. 언젠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온실가스는 위기였지만, 결국 인류는 그것을 현명하게 극복했다." 온실가스의 생로병사, 우리는 그 결말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장대식 넷제로 2050 기후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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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5.07.30 19:21

[기고]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조국 전 장관의 사면을 촉구합니다

나는 오랜 시간 대학 강단에서 젊은이들에게 정의와 진실,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가르쳐왔습니다. 지식은 세상을 바꾸는 도구이고, 교육은 그 지식을 진실과 윤리에 따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라고 믿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런 내게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건은 단순한 법적 문제나 정치적 공방이 아닙니다. 이는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어떠한 사회를 물려줄 것인가, 어떤 가치를 진실이라 가르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 한 사람의 교육자이자 학자로서, 그리고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고자 하는 양심으로 조국 전 장관의 사면을 간곡히 촉구합니다. △정의라는 이름으로 벌어진 불의 조국 전 장관과 그 가족에게 가해진 수사는 수단과 강도 면에서 전례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가족 전체를 겨냥한 압수수색, 실시간 보도된 수사 진행 상황, 망신주기식 기소. 이런 모습은 법치주의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방식이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법은 공정해야 하며, 만인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가르쳐온 제 입장에서 이 사건은 설명하기조차 참담한 일이었습니다.이제는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연 우리는 그 수사와 처벌을 통해 정의를 실현했습니까, 아니면 다른 목적을 위해 정의를 도구화한 것은 아니었습니까? △사면은 정의에 반하지 않는다 사면은 정의의 왜곡이 아니라, 왜곡된 정의를 바로잡는 제도입니다. 법은 단순한 조문이 아니라 시대정신과 윤리의 반영이어야 합니다. 조국 전 장관의 사면은 법의 권위를 해치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공동체 전체가 성찰과 회복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사회적 결단이 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공직자에게 과도하게 집중되었던 정치적·사법적 에너지를 이제는 멈춰야 합니다. 사면은 조국 가족에게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사법 정의를 다시 세우는 출발점입니다. △검찰 개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조국 전 장관은 당시 국민의 요구였던 검찰 개혁을 추진하려 했던 인물입니다. 그 개혁은 미완으로 남았고, 여전히 대한민국의 과제로 존재합니다. 그의 시도가 완벽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형사처벌과 낙인으로 귀결되어야 했다면, 앞으로 누가 공익을 위한 개혁에 나설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그에게 던진 돌이 개혁에 대한 사회적 열망까지 무너뜨린 것이라면, 이제는 그 책임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교육자의 양심으로 말합니다 나는 무엇보다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스승이고 싶습니다.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왜곡된 현실에 맞서고자 하는 자세야말로 우리가 교육을 통해 길러야 할 민주 시민의 정신입니다. 조국 전 장관의 사면은 단지 한 사람의 구제가 아니라, 이 사회가 다시 정의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공동체의 성찰과 희망의 표현이 될 것입니다. 교육자는 가르침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입니다. 그 출발점은 양심이고, 목적지는 정의입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사면은, 이 나라가 그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입니다. 나는 교육자의 양심으로, 그리고 민주주의를 믿는 시민의 양심으로, 이 사면을 요청합니다. 이남호 제17대 전북대학교 총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5.07.30 19:21

[사설] 지방의원 일탈, 민주당전북도당 책임이다

지방의원의 일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과 막말, 갑질행위, 부정청탁이 잇달고 있는 가운데 전북도의회와 전주시의회에서 또 다른 문제가 벌어졌다. 도의회는 국외연수비 부풀리기, 전주시의회는 소상공인 예산 몰아 갖기 등의 부정행위가 일어난 것이다. 지방의회가 출범한지 34년이 되었으나 의원들의 자질이나 행태는 여전히 주민들이 눈높이를 못맞추고 있다. 이는 정당공천제와 무관치 않다. 전북은 30년 이상 민주당 독식구조가 고착된 지역으로 ‘민주당 공천=당선’이다. 결국 민주당이 지방의회를 지배하기 때문에 이들의 일탈은 민주당 전북도당이 책임져야 마땅하다. 민주당 중앙당은 지난 17일 30억원대의 사업 강요 의혹을 받아온 박용근 도의원을 최종 제명했다. 그런지 채 보름도 되지 않아 도의회의 국외연수비 부풀리기 의혹에 대한 경찰수사가 시작되었다. 이는 국민권익위원회가 234개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지난 2022년 1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최근 3년간 지방의원의 국외출장 실태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전북의 경우 11개 기관의 항공료 과다청구 등 50여건을 수사 의뢰했다. 이번 기회에 지방의원의 국외연수에 대한 기준 등을 명확히 했으면 한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2012년 한 여행사의 도의회 로비사건이 일파만파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런데 이에 못지않은 문제가 전주시의회에서 불거졌다. 전주시의회 전윤미 의원이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에 소상공인 지원 예산을 몰아준 것이다. 시의회 등에 따르면 전주시의 공공배달앱인 ‘전주맛배달’의 구독 할인 서비스로 지출된 1억800만원의 예산 가운데 65%에 해당하는 약 7000만원이 전윤미 전주시의원과 가족, 지인이 운영하는 미용실 4곳에 지원됐다. 당시 전 의원은 이 예산을 심의한 문화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이었고 이후 위원장이 되었다. 문제가 되자 전 의원은 28일 사과하고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이러한 몰염치한 행위는 사과나 사퇴로 끝날 일이 아니다. 벼룩의 간을 빼 먹지 어려운 소상공인 지원자금을 심사위원이 가로챈단 말인가. 이는 수사와 함께 민주당 전북도당이 제명처분 등 단호히 대처해야 할 사안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집권으로 이제 여당이 되었다. 집권여당으로서 지방의원의 일탈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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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7.29 18:41

[사설] 실증 중심 방산 생태계 조성 해법 모색을

새만금 테스트베드 실증 영역을 전파 기반 드론에서 AI 기반 자율드론으로 확장하는 한편, 실증 중심 방산 생태계 조성이 전북의 활로모색에 중대한 과제로 등장했다. 우선 당장 내년 방산 클러스터 공모에 나서려면 피지컬 AI와 방산 실증 연계를 강점으로 내세워야 하는데 이는 곧 기업과 기술, 실증이라고 하는 3박자가 맞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K-방산이 향후 미래전략산업으로 떠오른 만큼 전북으로선 단순한 실증을 넘어 기술을 갖춘 민간 파트너를 확보해야 한다는 거다. 지역 내 방산 기업의 지원을 강화하는게 하나의 방법인데 단기에 이를 실현하는게 쉽지않은 만큼 다른 지역의 적합한 기업과 협업을 모색하는게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밖에 없다. 제아무리 피지컬 AI와 탄소소재를 앞세워 방위산업으로의 새로운 전환을 시도하더라도 전북은 결국 기업 기반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는게 엄연한 사실이다. 전북도는 피지컬 AI 실증단지 조성과 새만금 민·군 겸용 실증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해 방위산업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쉽게말해 기존의 무기 제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AI·센서 기반 실증 중심 생태계를 통해 타 시도와는 다른 차원의 방산 전환 모델을 만들겠다는 거다. 최근 전북에 AI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피지컬 AI 핵심기술 실증(PoC) 사업' 관련 예산 229억 원이 제2차 추경 예산안에 반영됐다. 그동안 일반인에게 생소하던 피지컬AI가 전북에서 시작된 셈이다. 피지컬 AI 실증 관련 국비 예산 229억 원 확보를 계기로 향후 자율드론 실증, 탄소소재 실험 등과 연계한 새만금 테스트베드 구축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화가 뒤쳐진 전북이 앞으로 살 길은 로봇이나 자동화 기계와 결합해 실제 물리적 환경을 제어하거나 작업을 수행하는 피지컬 AI가 거의 유일한 해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전북의 현실은 너무 초라하다. 도내에는 방위사업청 지정 방산 체계기업이 4곳에 불과하며, 국방벤처센터에 등록된 68개 유망 기업군도 대부분 방산 진입 초기 단계의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다. 피지컬 AI를 자체 개발하거나, 국방 수요에 특화된 AI 기술과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환 차원의 문제다. 피지컬 AI 성공 사례를 통해 전북이 그간의 낙후를 말끔하게 털어낼 수 있도록 생태계 조성에 주력해야 하지만 당장 관내 기업이 없다면 어떻게해서든 타 지역 기업과 손을 맞잡는 것도 서둘러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7.29 18:40

[새벽메아리]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앞두고, 전북 14개 시·군의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

2026년 3월 27일, ‘돌봄통합지원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해당 법은 국가와 지방정부가 ‘노쇠, 장애, 질병, 사고’ 등으로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살던 곳에서 계속하여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의료. 요양 등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국민의 생애주기와 욕구에 맞게 통합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법적 기반이다.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돌봄의 공적 책임과 역할을 제도적으로 구현하려는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그 어느 지역보다 이 법의 효과적인 시행이 절실하다. 고령화 속도가 전국 평균보다 빠르고, 농산어촌 중심의 지리적 특성상 사회적 돌봄의 사각지대가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북특별자치도와 14개 시군은 이제 본격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법 시행 시점까지 불과 1년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준비한 만큼 전북형 통합돌봄의 성과나 효과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4개 시군, 즉 기초지자체의 실질적 역할이다. 법 시행 이전까지 각 지자체는 실태조사를 통한 대상자 발굴 및 지원체계 구축, 재원마련, 조례제정 등 ‘돌봄통합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할 ‘돌봄전담기구’와 ‘전달체계’를 구성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조직 개편을 넘어, 돌봄정책을 총괄할 ‘통합돌봄과’의 신설은 필수적이다. 복지와 의료 등으로 분산된 기능을 통합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단순한 행정적 구조 개편이 아닌,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실질적 플랫폼으로서 기능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민-관 협력 구조’다. 통합돌봄은 공공만의 사업이 될 수 없다. 지역사회에서 오랜 시간 돌봄의 공백을 함께해 온 민간 단체, 사회복지기관, 주민조직 등 과의 파트너십 구축이 핵심이다. 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민간과 함께하며, 실질적 의견 반영과 실행력 있는 공동운영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공공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공적 사회보장 전달체계로서 역할을 확립하고 민간은 보다 많은 자율성을 부여받아 제도적 한계를 보완하고, 기초 지자체와 더불어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로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전북형 기본돌봄은 고립된 노인, 돌봄 공백에 놓인 장애인, 일과 돌봄을 병행하는 청년층, 마음의 위기를 겪는 중장년, 사회적 연결망이 약한 지역주민 등, 복잡하고 다양한 돌봄 수요를 포괄하고 마을 단위에서 촘촘한 돌봄망을 형성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이런 돌봄체계는 공공 중심의 서비스만으로는 감당하기에는 버겁고 어렵다. 그래서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조직, 주민참여 등의 지역 자원을 적극 연계·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더 나아가, 전북형 기본돌봄은 단지 복지정책의 개선이 아니라, 전라북도의 지속가능한 미래 전략이기도 하다. 고령화·저출생 구조 속에서 지역 소멸을 막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며,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경제 활성화까지 연결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돌봄은 단지 일부만을 위한 ‘선심성 지출’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선순환 인프라가 작동하게 하는 ‘예방적 투자’이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의료비 절감, 고독사 예방, 공동체 회복이라는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 주민 삶의 질을 변화시키는 사회적 전화점에 서 있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단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돌봄이 아닌, 우리 모두의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의 토대를 마련하는 희망이 되기를 기대한다. 양병준 전북희망나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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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29 18:40

[위병기의 화룡점정] 전북판 주화파와 척화파 맞붙은 전주완주 통합

서울 잠실 석촌호수 부근에 눈에 잘 띄지않는 하나의 비가 있다. 사적 제101호인 삼전도비다. 조선 인조가 청나라 홍타이지 앞에서 무릎을 꿇은채 세번 절하고 아홉번 머리를 조아렸다는 소위 삼배구고두례를 행한 치욕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비문이다. 1636년 병자호란과 그 이듬해 삼전도의 굴욕을 승자인 청나라 시각에서 미화한 것이다. 동일한 내용을 만주 문자, 몽골 문자, 한문으로 새겨놓은 매우 특이한 사료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냉정하게 보면 당시 조선왕조가 화를 자초한 측면이 다분하다. 절체절명의 상황속에서 지도부의 판단 잘못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너무나 잘 보여준다. 사실 척화파의 명분은 차고 넘쳤다. 불과 얼마전 임진왜란때 나라가 결딴나기 직전에 구해 준 명나라를 배신하는 건 누가봐도 배은망덕한 일이었다. 그런데 “기울고 있는 명나라 편을 들었다가는 욱일승천의 기세로 떠오르는 청나라의 보복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라는 주화파의 주장은 너무나 무섭게 현실이 됐다. 나라를 거덜낸 조선왕조는 망하는게 상식이고, 집권층이 도륙당하는게 마땅할텐데 막상 굶어죽고, 맞아죽고, 노예로 끌려가고, 수탈당한 이들은 이름없는 숱한 백성이었다. 이후 조선은 청의 속국이 됐고 명목상으로나마 조선이 자주국으로 인정된 것은 260여년이 지난 뒤 청일전쟁을 마무리하는 시모노세키 조약이었다. 청과의 주종관계가 끊어지면서 한반도의 주인은 결국 일제가 됐다. 구태여 장황하게 옛 일을 거론하는 이유가 있다. 시대가 바뀌었을뿐 요즘 관세협정을 무기로 한 미국의 횡포는 냉엄한 국제질서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명분과 이념의 벽을 걷어내고 철저히 국익과 실용주의에 입각해 세련된 협상을 이끌어내는가 여부에 대한민국의 명운이 달렸다. 지극히 범위를 좁혀 전북에 국한해도 사안이 크고작을뿐 마찬가지다. 요즘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화두는 바로 완주-전주 통합 문제다. 찬성측이나 반대측 모두 지역발전과 보다 나은 삶을 강조한다. 하지만 동일한 사안을 두고 전혀 다른 해법이 나오는 것은 바로 서 있는 위치가 다르고, 정치적 셈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전주나 완주주민, 조금 더 크게보면 전북도민들이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는다는 거다. 완주군민을 대상으로 한 공식, 비공식적인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찬반측의 해석은 크게 엇갈린다. 통합 찬성측은 “현재 찬반이 엇비슷한데 샤이 찬성표가 많기에 주민투표로 가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 반면, 반대측은 현재 반대여론이 2배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한다. 현실을 보자. 완주를 기반으로 한 선출직 공직자, 즉 국회의원, 군수 후보군, 도의원이나 기초의원 후보군 중 통합에 찬성하는 이는 이서에서 군의원을 준비중인 A씨 한명이며 나머지는 모두 반대라고 한다. 또한 막상 주민투표에 들어가면 반대측은 유권자를 동원할 수 있는 반면, 찬성측은 차량으로 실어나르는 등 실제 행동을 하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결국 이런 정황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통합은 쉽지 않아 보이는데 중요한 변수는 지금부터 이어질 여론의 추이다. 찬성측이건, 반대측이건 대부분 내년 지방선거나 차기 국회의원 선거를 염두에 둔 행보임엔 분명한데 과연 대다수 완주지역 주민들의 속내는 어느쪽으로 기울고 있을지 궁금하다. 물론, 어떤 결정을 하든 그 결과는 고스란히 전북도민과 완주군민이 짊어져야 할 몫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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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5.07.29 18:40

[기고]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 부임을 환영하면서…

한반도 지도를 바꾸는 장엄한 새만금사업을 총괄하는 개발청장에 일곱 번의 청장이 바뀌면서 군산 인물이 처음으로 부임했다. 27만 군산시민과 더불어 전북 특별자치도 도민의 열열한 환영 속에 김의겸(62) 전 국회의원이 새만금개발청장에 발탁, 기용되면서 21일 취임식을 거행했다. 지난 2013년 새만금특별법 제정에 따라 새만금개발청으로 발족하면서 차관급 청장이 대통령 발령을 받게 된다. 초대에서 6대에 이르기까지는 다른 지역 출신들이 새만금사업을 총괄해 왔으나 뒤늦게나마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군산에서 금광초등학교(23회), 군산남중학교(28회), 군산 제일고등학교,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김 청장이 제7대 새만금개발청장으로 온 것이다. 유일한 군산 출신이다. 김 청장은 21일 취임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기조에 따라 새만금을 RE100 중심으로 국가산단을 육성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고향에 가서 열심히 일하라는 대통령의 뜻이 담긴 임명이라 여겨지며 가슴이 벅차고 어깨는 무겁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에너지 대전환시대에 새만금을 재생에너지 메카로 성장시키겠다”고 역설한 김 청장은 “개발만으로는 부족하며 해수유통, 생태계복원 등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데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이러함은 새만금개발에 따른 모든 사업이 자연과 조합을 이루며 새만금의 지향성 건설이 이루어지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김 청장의 획기적인 새만금 이상향의 기초적 작업이 전개되리라고 본다. 이러한 김 청장의 취임사는 앞으로 해야 할 방향을 재빨리 제시하는 것은 언론인(한겨레신문 사회부장, 논설위원) 출신으로 갈고 닦은 예리한 판단력, 청와대 대변인, 국정을 담당하는 국회의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의 연계성 등에 대해 사실에 기초한 정무적 판단력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사업 진행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전망되며 군산과 전북에 희망의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군산시민들은 그동안 제방관할권, 남북로 관할권 등으로 군산, 김제, 부안 등 3시 군의 갈등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런가 하면 1백 년 하고도 4반세기가 넘는 군산항 명칭이 군산항이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새만금 항으로 명명함에 따라 군산항의 정체성은 어디로 가는 것인가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설명이 될지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렇듯 새만금개발사업은 시시비비가 가려질 날이 언제쯤 올지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비관적인 것만이 아니라 낙관적인 면도 없지 않다. 문제는 이재명 정부가 탄생하면서 전북의 정치권은 대통령실, 내각, 국회 지도부 등 국토부 등 4부 장관, 예산결산 특별위원장 등 3 위원장, 무려 20여 명이 포진하고 있다. 절호의 기회다. 문제는 군산, 김제, 부안 등 3개 지역이 메가시티의 새만금 특별자치지역으로 통합하는 길을 찾아볼 수도 있다. 새만금사업 가운데 RE100 산업단지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재생에너지 메카가 탄생하도록 하는 뒷받침할 3시 군 통합이 배경하면 전북특별자치도 서부지역에 거대발전의 축이 이루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북 발전의 최대과업이다. 이에 수반하여 새만금국제공항건설도 대폭 주행거리 등 확장하여 국제공항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말뿐인 정치권의 새만금사업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에서 전북 인재 등용은 물론, 김의겸 청장을 임명한 것은 최대의 호기로 받아들여진다. 새만금사업은 한반도 역사창조의 최대 국가사업이다. 김철규 전 전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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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29 18:38

기후위기 대응과 국가의 책무

2020년 3월, 청소년들이 기후 관련 헌법소원을 냈다. 청구인은 ‘청소년기후행동’ 회원 19명. 우리나라에서 기후 관련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은 처음이었다. 피청구인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국회. 이들은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미흡해 청소년들의 생명권, 행복추구권, 환경권, 평등권 등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기후위기비상행동, 녹색당, 아기기후소송단, 환경단체 등이 나서면서 기후 관련 헌법소원은 줄줄이 이어졌다. 이들의 주장 역시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이 충분치 않아 미래세대는 물론,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당한다는 것이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온 것은 4년 5개월이 지난 2024년 8월이다. 헌재는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기본법 제 8조 제1항이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며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정부가 203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에 관해 정량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시점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감축을 실효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장치도 하지 않은 점을 헌재는 주목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 정부의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는 네덜란드의 <우르헨다> 판결이다. 2013년, 네덜란드 환경단체 우르헨다 재단이 정부의 소홀한 기후변화 대응 정책으로 국민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하자 네덜란드 대법원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확대하라고 판결했다. 기후소송은 2010년대에 크게 늘었다.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는 폭염과 폭설, 홍수 등 기후재난 손해를 입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후소송만도 3,000여 건이나 된다. 지난 23일, 국제사법재판소((ICJ)가 기후위기 대응을 ‘모든 국가의 의무’이고, 이를 어기면 ‘국제법 위반’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유엔기후변화기본협약 당사국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기후위기로부터 자유로운 나라는 없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고 있는 태평양의 섬나라 중에는 투발루처럼 사라질 위기에 처한 나라도 있다. 우리나라도 피해가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지난봄에는 대형 산불이, 7월엔 극한 호우가 큰 재난을 몰고 왔다. 인명 피해도 크다. 기록적 폭염도 폭우도 모두 기후변화 탓이다. 겨울의 ‘삼한사온’이나 봄 여름 가을 겨울, 뚜렷했던 사계절 경계도 사라진 지 오래다. 한반도의 일상을 위협하는 기후재난은 갈수록 극심해지지만 해결할 방도가 따로 없다.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만이 답이겠다./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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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5.07.29 17:28

[사설] 전북 교통망 확충 천재일우의 기회다

매사 때가 있는 법이다. 절호의 기회가 주어졌을때 이를 잘 살리면 한단계 도약할 수 있지만, 흐지부지 시간만 낭비하면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채 후회만 남기 마련이다. 전주는 물론 전북도민의 숙원이었던 대광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특별자치도인 전북은 바야흐로 교통 사각지대에서 벗어날 수 있게됐다. 오늘날 지리적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바로 접근성임을 감안하면 대광법 개정으로 인해 균형발전에 한껏 탄력을 받게되고 지역민들의 기회 접근권, 이동권은 확실히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대광법 개정은 법률에 근거를 마련한 하나의 선언적 문구에 불과하다. 구체적이면서도 실효성있는 예산 확보와 사업 추진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당장 2026년 상반기 제5차 시행계획 반영과 예산확보, 도로법 개정 등 산적한 과제는 차고 넘친다. 물 들어올때 노젓는 것처럼 요즘같은 절호의 기회를 살리는 것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광범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지역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혈관같은 교통망을 확보하느냐, 못하느냐는 전적으로 지역 정치권과 자치단체의 역량에 달렸다. 요즘처럼 정부 각 부처에 지역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상황속에 교통 인프라 확충을 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누구의 탓이겠는가. 전북 전체를 아우르는 순환형 교통망을 차제에 조속히 그리고 확실하게 추진해야 한다. 광역 교통망 전략을 이른 시일내에 마련하고 구체적 행동에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지역에서 거론되는 대형 사업으로는 총사업비 4조7919억 원 가량의 새만금∼목포 간 서해안 철도 건설 정도가 꼽힌다. 일부 국도 개량사업이나 국도·국지도 건설계획 반영, 전주권 광역전철 구축 등은 소규모 교통 개선사업에 불과하다. 핵심은 전북 전체를 아우르는 간선 교통망이다. 전북도가 정부에 제안한 전주∼대구 고속도로, 전라선 고속화, 고흥∼세종 고속도로 같은 대형 SOC 사업의 실현 여부는 매우 중요하지만 이는 구태여 전북에서 떠들지 않더라도 타 시도에서 그 필요성에 공감하기 때문에 추진에 탄력이 붙을 수밖에 없다. 지금 중요한 것은 도내 시군을 유기적으로 잇는 내부 순환망 구축이다. 지역 출신 인사가 요직에 등용된 것은 단순히 그 사람 개인의 영광이나 복지를 위한 것이 아니다.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게 첫째 임무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 확실하면서 임팩트 있는 업적과 성과로 말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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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7.28 19:11

[사설] 소비쿠폰 사용처 기준 혼란, 개선해야

이달 21일부터 신청과 지급이 시작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에 도움이 되고 있으나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복잡한 사용처 기준을 둘러싸고 혼란이 있거나 주소지 관할지역이 광역이냐 기초냐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차이가 있어 불편을 주기 때문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새 정부가 내수 활성화 및 소비촉진을 위해 발행한 소비쿠폰은 두 차례에 걸쳐 지급되고 있다. 1차 소비쿠폰는 9월 12일까지 모든 국민에게 최소 15만원에서 최대 45만원까지 지급된다.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은 30만원, 기초생활수급자는 40만원을 지급한다. 지역에 따라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국민에게는 3만원,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84개 시군의 주민에게는 5만원이 추가된다. 그리고 2차는 9월22일부터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에게 1인당 1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사용시한은 11월 30일까지다. 그러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복잡한 시용기준에 따른 혼란이다. 소비쿠폰은 대형마트, 백화점, 유흥업소 등을 제외한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소상공인 가맹점과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해당 매장의 매출을 일일이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대형마트는 사용이 제한되나 마트내 임대매장은 사용이 가능해 고객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가령 이마트의 경우 전국 156개 이마트·트레이더스 점포에 입점한 2600여개 임대매장 중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한 매장은 960여개로 전체의 37% 수준이다. 미용실을 비롯 안경점, 약국, 세차장, 키즈카페, 사진관 등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곳이다. 또 하나로마트는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분류돼 진안군 등 일부 농촌지역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소비쿠폰 사용이 불가능하다. 전국 면 지역 하나로마트 1307곳 중 소비쿠폰을 쓸 수 있는 곳은 9.6%인 125곳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주소지에 따라 사용처의 폭이 달라진다. 서울시나 광주시 등 특별시·광역시 거주자는 광역단위에서 사용이 가능하나 전북은 시군 등 기초단위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소비쿠폰은 회복과 성장의 마중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시행 이후 드러난 문제점은 소비자 입장을 고려해 개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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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7.28 19:11

[오목대] ‘새로보미’, 생태도시 김제의 재발견

몰라봤다. 한반도의 곡창, 지평선의 도시 김제가 친환경 생태도시로 급부상했다. 김제시가 오는 9월 5일 열리는 ‘제17회 자원순환의 날’ 기념행사 개최지로 선정됐다. 환경부가 주관하는 정부 공식 행사로,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개최지를 공모했다. 특히 올해는 쓰레기 종량제 시행 30주년을 맞아 행사에 더 무게가 실렸다. 김제시는 생활폐기물 감소율과 재활용률 등에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올리면서 자원순환 도시로 주목받았다. 하루아침의 성과가 아니다. 탄소중립·환경보호 시책을 꾸준히 추진해온 덕이다. 폐농약병 수거, 장례식장 다회용기 지원 사업,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1회용품 없는 날 캠페인, GGG(지구를 지키는 지평선) 캠페인 등을 들 수 있다. 김제시가 이번 정부 행사를 유치하면서 지역의 자원순환 환경축제인 ‘새로보미 축제’도 부각되고 있다. ‘버려지는 쓰레기를 자원으로 새로 본다’는 의미를 담은 전북지역 대표 환경축제로 올해 3회째를 맞는다. 축제에서는 대중 행사에서 널리 쓰이는 1회용품 대신 다회용기가 사용되고, 자원순환 체험·전시·교육 등 시민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놀랍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먹거리 부스로 가득 찬 행사장 중심에서 거액을 꽂아주고 부른 대중가수들이 노래판을 벌이는 ‘먹자판·공연판 축제’에만 집중하고 있을 때 자원재활용·탄소중립을 실천하는 환경축제를 기획하고 판을 키워온 것이다. 김제시는 지역 대표축제인 지평선축제에서도 재활용품 교환센터를 운영하면서 자원순환 그린축제를 지향해왔다. 사실 전북을 대표하는 환경축제는 전북특별자치도가 지난 2008년부터 해마다 도청 야외광장 일원에서 열어온 ‘그린웨이 환경축제’였다. 지자체와 시민단체·기업이 함께 지구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고 이를 실천하는 축제로 해마다 성황을 이뤘다. 지역 환경단체와 공공기관 주관으로 각각 산발적으로 추진되던 다양한 환경 관련 행사와 이벤트를 하나로 묶어 국내 굴지의 환경축제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런데 이 축제가 2023년 제13회 행사를 끝으로 맥이 끊겼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지난해 효율성 등을 문제삼아 예산지원을 전면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면서 전북지역에서는 이제 김제 새로보미축제가 유일한 환경축제로 남게 됐다. 그리고 지자체에서 주최하는 대규모 축제는 아니지만 지역사회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자원순환·친환경 행사로 군산 ‘신재생에너지 체험 페스타’와 전주 ‘불모지장’이 민간 주도로 그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김제시는 올 ‘제3회 새로보미 축제’를 정부 행사와 연계해 9월 5~6일 실내체육관 일원에서 열 계획이다. 올해는 축제 예산에 도비를 지원받아 판을 더 키울 수 있게 됐다. ‘먹자판·공연판 축제’ 홍수 속에서 꿋꿋하게 자리잡은 자원순환 시민축제, 김제 새로보미 축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환경축제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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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5.07.28 19:11

[문화마주보기] K컬쳐 300조 시대, 그 중심과 뿌리는 전통예술이다

최근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에서는 문체부 업무보고를 통해 ‘K컬쳐 시장 300조원 달성’, ‘문화 수출 50조원‘,’글로벌 소프트파워 세계 5위 진입‘이라는 목표를 제안했다. 이는 대한민국이 문화로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명확한 의지이자, 이재명 정부의 문화정책에 대한 핵심 방향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세계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지금, 이제는 단순히 즐기는 문화를 벗어나 외교, 산업, 교육, 관광, 식품 등 다양한 부문에서 영향을 미치기에 정부와 기업들이 마케팅의 필수 아이템으로 적용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정을 성공적으로 실현시키려면 콘텐츠 성장뿐만 아니라 그 중심과 근본을 이루고 있는 우리의 전통예술과 기초예술이 문화정책의 핵심 기둥으로 균형있게 자리를 잡아야 한다 우리 전통예술은 이제 단순히 옛것을 재현하는 ’보존의 대상‘ 만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선조들의 삶의 방식과 정서, 공동체생활을 겪으며 나온 응축된 문화적 원형의 표출이며,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는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가장 밑바탕에 있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오늘날 K컬쳐가 글로벌 시장에서 ’다른지만 공감되는 문화‘로 인식되는 것도 우리가 지니고 있던 미적 감정 구조에서 비롯된 ’우리다움‘ 덕분일 것 이다. 결국 문화의 지속가능성과 품격은 그 뿌리의 깊이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무용단이 창작무용 <고섬섬>으로 독일 베를린 국립 오페라극장 슈타츠오퍼(Staatsoper Berlin) 공식초청을 받아 공연을 하였다. 1742년 개관한 슈타츠오퍼는 전 세계 오페라 극장중에 상징성과 역사성을 두루 갖춘 공연장으로서, 이 공연장 무대에 우리나라의 정서를 담은 창작 작품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벅찬 감동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지역(부안군 위도)에서 시작된 콘텐츠와 순수예술이 세계와 통할 수 있다는 증거이며, 전통예술이 경제성과 거리가 먼 고전예술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확장 가능한 분야임을 입증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들의 정통성을 진심을 다해 보여준다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부문까지 접목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 제9조 규정에 의하여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위한 정책 추진현황 및 세부이행 평가결과를 국회에 제출한 내용을 보면 ’한국 전통예술은 글로벌 문화다양성 담론에서 국가 대표성의 핵심 축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하였다.(정윤수외 2023) 이는 전통이 한국 문화의 품격을 구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여 세계 문화속에서 독창성 있는 우리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임을 보여준다. 이제 정부에서는 전통과 산업, 기술과 예술 사이에 균형을 잡아 어떻게 K컬쳐 300조원 시장 조성을 할 것인지 보다 깊이 있게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윌슨의 법칙(Wilson’s Law)에서는 ‘지식과 지혜를 우선시하면, 돈은 자연히 따라온다’라고 하였다. 문화정책도 마찬가지다. 수치와 속도만을 앞세우기보다 방향성과 철학이 담긴 구조를 설계하여 전통과 지역 그리고 사람이 중심에 있는 문화예술정책으로 결국 국가 문화의 깊이와 품격을 결정짓는 근본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정부에서 바라는 글로벌 소프트파워 세계 5위에 진입할려면 그 중심에는 언제나 ‘우리 것’이 있어야 한다. 전통예술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문화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때 비로소 문화로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김수일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공연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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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28 19:10

[경제칼럼] ‘50 by 50’전략으로 식량안보의 새로운 지평을 열자

대한민국의 식량자급률은 쌀을 제외하면 20%대에 머물고 있다. 밀·콩·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수입 의존도가 80%를 넘는 구조적 취약성은 기후변화와 국제사회 리스크가 커지면서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닌 국가 생존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할 사례는 국토의 1%만 경작할 수 있는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2030년까지 식량자급률 30%를 목표로 '30 by 30'를 추진 중이다. 이 정책은 수입처 다변화, 도시농업 혁신, 해외 생산기지 확보라는 ‘3대 푸드 바스켓 전략’을 통해 물리적 한계를 기술 혁신으로 돌파한 모델로 꼽힌다. 대표 사례가 ‘Sky Greens’의 회전식 수직 농업이다. 1㎡당 생산성을 기존 농법보다 10배 높이고, 수력 구동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탄소 배출도 줄인다. 여기에 170여 국에서 식량을 분산 수입하고, 국내 생산이 어려운 품목은 해외 경작지로 확보하는 싱가포르 식품청(SFA)의 공급망 전략이 더해진다. 두 사례 모두 도시국가 싱가포르가 한계를 기회로 바꾼 상징이다. 이러한 전략은 우리에게도 큰 시사점을 준다. 도시 한복판에서 농업을 키우는 동안 농지가 훨씬 넓은 우리는 왜 여전히 20%대에 머무르고 있는가? 이제 더 이상 머무를 여유가 없다. 좁은 경작지와 고령화된 농촌 구조 속에서도 기술과 정책 혁신으로 2050년까지 식량자급률 50%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 우선, 전략작물의 생산 확대가 핵심이다. 자급률이 낮은 밀·콩·가루쌀 중심으로 직불제 확대, 전문 생산단지 조성과 함께 싱가포르와 같은 도시농업의 확대로 눈을 돌려야 한다. 여기에 계약재배와 최저가격 보장제를 병행해 농가 소득을 안정시키고 공급 기반을 확립해야 한다. 둘째, 스마트농업과 청년농 유입이다. 2027년까지 농업 생산의 30% 이상을 스마트화한다는 목표 아래, 디지털‧자동화가 결합된 스마트팜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 변화가 지속되려면 영농정착 지원 확대와 은퇴농과의 농지 매칭 같은 정책으로 청년이 농촌에 뿌리내릴 수 있는 토대를 확실하게 만들어야 한다. 셋째,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품종 개발과 기반 정비다. 내재해성 품종 개발, 이상기후 조기경보 체계 구축, 농업 기반 시설 현대화는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대비한 필수 투자다. 넷째, 식품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국산 원료를 활용한 대체식품 개발과 가공식품 시장 확대를 통해 소비 기반을 넓히고, 기업 인센티브를 통해 국산 농산물 사용을 늘리며 푸드테크·그린바이오 산업 성장까지 이끌어 농업의 6차 산업화를 본격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농지 보전과 해외 공급망 확보다. 공공비축량 확대와 밀·콩 전용 비축시설 구축으로 공급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동시에 해외 농지를 확보하기 위한 국제 협력체계도 강화해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공급망을 만들어야 한다. 이 전략들은 단편적인 정책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맞물린 정책적 전환을 의미한다. 식량자급률 50%는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숫자가 아닌, 대한민국이 기후 위기와 국제 불안 속에서 자립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하는 미래지향적 목표다. 식량을 남에게 의존하는 것은 나라의 미래를 남에게 맡기는 것과 같다. 이제 우리는 식량을 단지 소비만 하는 국가에서 책임 있게 생산하고 자립하는 국가로 우뚝 서야 한다. 그 변화의 출발은 바로 지금, ‘50 by 50’ 달성을 위한 우리의 기술과 정책의 혁신을 통해 시작된다. 백승우 전북대학교 농경제유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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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28 19:10

[기고] 몸 건강 못지않게, 마음 건강에 더욱 투자하라

우리는 건강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 식단 조절이나 규칙적인 운동을 먼저 떠올린다. 건강식, 유산소 운동, 근력 강화, 다이어트 등 몸을 관리하는 방법에 부지런히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헬스장에 등록하고, 영양제를 챙기며,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다. 그렇게 몸을 돌보는 것만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인간은 단순히 육체로만 이루어진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마음이라는 보이지 않는 주체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이다. 몸이 마음을 따라간다는 말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과학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우울감은 만성 염증을 일으키며, 불안은 심장과 위장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반대로 따뜻한 감정, 감사하는 마음, 평화로운 정서는 신체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회복력을 높인다. 몸은 마음의 거울이다. 잘 웃지 않고, 항상 긴장되어 있고, 소화가 잘 안 되고, 밤에 자주 깨는 사람은 그 몸보다 그 마음을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병이 몸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뿌리는 마음인 경우가 많다. 특히 현대인은 극심한 경쟁과 소외 속에서 마음을 병들게 하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사회관계망은 비교와 열등감을 자극하고, 사회는 끊임없이 더 나아지라고 재촉한다. 그런 속에서 우리는 '마음 건강'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몸 건강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마음 건강에 투자해야 할 때다. 마음의 건강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식단을 계획하듯, 마음의 위생도 관리가 필요하다. 감사 일기를 써보는 것도 좋다. 하루 10분 명상으로 마음을 정화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나쁜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잘 들여다보고 흘려보내는 훈련도 필요한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이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 존재를 존중할 수 있을 때 마음은 건강을 되찾기 시작한다. 마음이 건강하면 몸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잘 되고, 같은 운동을 해도 더 활력 있게 느껴진다. 치료 효과도 더 좋아지고, 병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든다. 심지어 삶에 대한 태도마저 바뀐다. 건강은 단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살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그런 삶은 건강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이제 묻고 싶다. 독자들은 몸을 위해 어떤 투자를 하고 계신가? 그렇다면 마음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 건강한 몸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건강한 마음이다. 마음이 맑아야 몸도 맑아지고, 삶 전체가 건강해진다. 오늘부터라도 마음을 돌보는 작은 실천을 시작해보시라. 진짜 건강은 그곳에서부터 시작됨을 알게될 것이다. 김용 전 우석대학교 예체능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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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28 19:10

[사설] 자영업자 두 번 울리는 ‘노쇼 사기’ 엄단해야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세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매출 확대를 통해 민생경제를 살리겠다는 정책이다. 우리 사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민생경제의 주축으로 인식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자영업자들을 울리는 ‘노쇼(No Show) 사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도 올 들어 지난달까지 총 162건의 노쇼 사기가 신고됐다. 공공기관 임직원이나 정치인·스포츠구단 관계자·군인 등을 사칭해 음식이나 물건을 대량 주문한 뒤 나중에 함께 결제하겠다며 다른 업체의 물품을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청해 송금을 유도한 뒤 연락을 끊는 방식이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손님의 간절한 요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갖는 지역사회 영향력 탓에 대량 주문 후 다른 물건값을 먼저 결제해달라는 요구를 거부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허위공문서와 가짜 명함·신분증까지 제작해 사용하는 등 사기 수법이 더 치밀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기범을 검거하는 일이 보이스피싱 범죄의 사례처럼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노쇼 사기를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의 신종 사기 수법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전북지역에서 올 상반기에 신고된 162건의 노쇼 사기 중 경찰이 사기범을 검거한 사건은 단 한 건도 없다. 경기침체와 고물가의 이중고 속에서 하루하루 간신히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한 이 같은 사기 행각은 그들의 희망을 짓밟고,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까지 무너뜨리는 반사회적 범죄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도 경찰과 지자체, 관계기관의 대응은 아직까지 피해 예방을 위한 홍보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민생경제의 버팀목인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이 요구된다. 노쇼 사기 피해방지 교육과 적극적인 홍보는 물론이고, 근본적인 사기 근절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해외 공조수사를 강화해 이 같은 사기 범죄를 뿌리뽑아야 한다. 나아가 진화하는 신종 사기 범죄에 대응하고 피해자를 더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 등 관련 법령 정비 절차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7.27 18:17

[사설] 전주권 광역 교통망 구축 이젠 실행이다

대광법 시행에 따른 1조 3000억 원 규모의 전주권 광역교통망 사업이 제시됐다. 인구 50만 이상 도청 소재지 도시로 확대된 대광법이 국회 통과된 이후 제안된 첫 사업규모라는 데서 관심을 끈다. 전주권 광역교통망 사업은 지난 24일 열린 '대광법 개정안 국회 통과 후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에서 한국교통연구원이 제시한 내용이다. 전북발전의 필수 사업들이며 그동안 여러차례 요구해 왔지만 광역시가 없는 지역이라서 묵살당해 온 사업들이다. 이를테면 △전주종합경기장~완주 원당 도로확장 △전주 효자~김제 용지 도로건설 △전주에코시티~완주삼봉지구 도로확장 △전주~완주 이서 도로확장 △전주 효자~김제 금구 도로건설 △전주 반월~익산 용제 도로확장 △전주 호성~완주 용진 도로 확장 △전주역~완주 소양 도로확장 등이다. 전주-익산-군산 간(62.3km) 전북권 광역철도와 KTX익산역 광역복합환승센터 건립(1010억원), 전주·완주 버스 공영차고지, 완주 봉동과 전주 동부권 화물자동차 공영차고지 등 3개 공영차고지 사업도 포함됐다. 이런 사업들은 한국교통연구원이 전북특자도의 용역 수행 중 제시한 것으로, 향후 정책화하고 실행시키는 것이 과제다. 이 사업들의 타당성 확보와 광역교통기본계획 반영, 이에따른 국가예산 확보 등 무거운 숙제를 풀어내야 한다. 전북은 그동안 광역시가 없다는 이유로 대광법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1997년 대광법 시행 이후 전국 각 지역에 197조 원 규모의 교통 인프라 투자가 이뤄졌지만 광역시가 없는 전북에는 단 한푼도 투자되지 않았다. 이런 차별적 정책은 제22대 국회 들어 국토교통위 활동을 하던 이춘석 의원이 밝혀내 도민들을 분노케 만들었다. 이제 대광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만큼 한국교통연구원이 제시한 교통 인프라를 실행시켜야 마땅하다. 교통 인프라 확충은 지역발전과 국가균형발전, 기업유치와 관광, 도민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김관영 도지사와 전북 정치권은 전주권 교통인프라 구축이 오랜 숙원인 만큼 뚝심과 지략, 역량을 발휘해 성과를 내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7.27 18:16

[전북칼럼] 나와라, ‘또라이’

연일 수은주가 최고치를 경신한다. 한낮에는 거리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거리에 나와서도 에어컨 실외기 앞을 지날 때면 절로 눈살을 찌푸린다. 햇빛은 살갗을 벋길 것처럼 광포하고 직선적이다. 비를 반가워할 노릇도 아니다. 지난주의 장마는 평소 알던 장마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장마가 아니라 폭격에 가까웠다. 일 년 강수량이 순식간에 쏟아져 많은 이의 삶이 파괴됐다. 더는 장마, 집중호우, 국지성 소나기 같은 말로 포섭될 비가 아니었다. 더위와 가뭄과 폭우는 더 이상 현상이 아니라 이제는 징후에 가깝다. 내 어린 시절만 해도 에어컨을 갖춘 집은 거의 없었다. 선풍기 없이 부채만으로도 여름을 나고 우물에 담근 수박도 냉장고에서 갓 꺼낸 과일 못지않게 신선도를 유지했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날씨는 뉴스에 언급될 만큼 큰 사건사고로 분류됐다. 불과 사십여 년 전과 대비되는 오늘의 이 더위가 그래서 더욱 불길하게 느껴진다. 지질학적으로 볼 때 지금은 신생대 4기 홀로세에 해당한다. 홀로세는 인류가 경작을 시작한 12,000여 년 전의 신석기혁명 시기를 기점으로 삼는다. 환경에 적응하며 살던 인간이 필요에 따라 세계를 변화시키기 시작한 것이 이때부터였다. 그러나 아직 지구환경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는데 산업혁명 이후 불과 1백여 년 만에 지구의 평균 기온은 0.84도 상승했다. 0.84가 뭐 대수라고 호들갑인가. 그러나 이 작은 수치가 연쇄해 일으킨 폭염과 폭우와 가뭄을 보라. 문제는 운석충돌이나 화산활동이 아니라 인간이 이 온도변화를 유발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산업혁명 이후의 현세를 홀로세가 아닌 인류세로 규정한다. 2015년 파리에서는 세계 195개 국가가 뜻을 모아 기후협약을 체결했다.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지구의 평균 기온을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는 범위로 온실가스를 관리하자는 내용이 골자였다. 그 2도가 인류의 생존을 위한 기후변화의 만수위임을 학자들은 강조했다. 그간 0.84도가 올랐으니 이제는 1도쯤이 남은 셈이다. 그러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집권시절에 이어 재차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눈앞의 이익 때문에 언 발에 오줌 누는 행위인데 인간과 자본의 어리석음이 이 지경이다. 많은 학자가 이분법적 경향성으로 세계를 언급한다. 진보냐 보수냐, 남이냐 북이냐, 서구냐 비서구냐 등등. 그러나 이 모두는 지구 약탈과 자국 이익이라는 극단의 이기심과 탐욕을 지칭하는 안쓰러운 수사로 전락한 지 오래다. 남북이나 진보 보수가 아니라 공생이냐 공멸이냐 하는 관점만이 이제는 세계를 대하는 합당한 패러다임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서구에서 시작된 근대 이성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더욱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간주됨직하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중국의 공장이 가동을 멈추자 미세먼지가 걷히고 에메랄드빛 하늘이 나타났다. 그러니 파리기후협약 정도가 아니라 적정기술 수준을 제외한 세계의 공장을 당장 멈춰보자고 누군가 제안을 하면 좋겠다. 그러면 세계는 그를 ‘또라이’라고 손가락질하겠지만 어쩐지 이 문제는 고상하고 세련된 논의로는 해결될 것 같지가 않다. 지금도 지구에서는 15분마다 생물종 하나씩이 사라져간다. 대멸종은 본래 약한 종부터 자취를 감추는 법이다. 모든 생물종이 사라진 자리에 어찌 인간이 살아남을까. 지금, 당장, 세계 곳곳에서, 통 큰 ‘또라이’들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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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27 18:16

[열린광장] 성과로 증명한 군산시의회, 이제는 더 냉정하고 단단해져야 한다

26만 군산시민의 뜻을 대변하는 제9대 군산시의회 후반기 의회가 출범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년간 제9대 후반기 군산시의회는 ‘소통하고, 공감하며, 행동하는 의회’라는 슬로건 아래 시민과 함께 발로 뛰는 실천 중심의 의정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국내외 불안한 정세와 지역 소비 침체 등 복합 위기 속에서도 시의회는 지역 현안과 민생 대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시민 삶을 지키는 데 주력해 왔으며, 나아가 시민과 함께 군산의 미래를 설계하는 대의기관 역할에 더욱 충실했다. 단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시민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후한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성과에 자족할 시간은 없다. 이제는 더 냉정하게, 더 단단하게 남은 1년을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새만금항 원포트 운영’이라는 결실이다. 오랜 시간 염원이었던 군산항과 새만금신항의 통합은 결코 당연하게 주어진 결과가 아니다. 군산시의회는 단호했다. 삭발과 단식, 궐기대회, 성명 발표까지, 의원 전원이 온몸으로 싸웠고 그 싸움은 중앙정부의 결정을 바꿨다. 지역 의회가 이 정도로 움직이면 현실이 바뀔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시의회의 이 같은 투쟁은 대의정치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입법과 감시 기능에서도 군산시의회는 제 몫을 해냈다. 지난 하반기부터 발의된 108건의 조례안과 47건의 시정질문, 426건의 행정사무감사 지적은 ‘양적 실적’에 그치지 않았다. 군산시 섬 관광 활성화‧이차전지 산업 육성‧발달장애인 실종 예방 등 시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조례들이 집중 발의됐고, 이는 ‘현장형 입법’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자료 축적이 아닌 지역에 꼭 필요한 제도 개선이었다. 의회 본연의 책무에 충실했기에 가능했던 성과다. 민생 회복을 위한 대응 역시 눈에 띈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벼랑 끝에 몰렸던 시기, 군산시의회는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240억 원 규모의 소비촉진 대책을 마련하고,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예산을 통과시킨 결단력은 단연 돋보였다. 그 어떤 정치 구호보다 시민들은 이 같은 ‘실행의 정치’에 신뢰를 보낸다. 말로 그치는 정치가 아닌, 결과로 보여주는 정치의 면모를 시의회는 증명해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험대다. 지난 1년의 성과에 도취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성과가 있었기에 기대도, 평가도 더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군산시 역시 실효성 있는 민생정책이 함께 마련될 수 있도록 철저히 분석하고 점검해야 한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되돌려야 한다. 군산시의회가 더 단단해져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중앙정부의 무관심, 타 지자체와의 갈등, 급변하는 지역경제 구조 속에서 군산은 언제든 또 다른 위기를 마주할 수 있다. 시민들은 그런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싸워줄 ‘버팀목 의회’를 원한다. 시의회는 지금의 박수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남은 1년도 같은 결기로, 같은 무게로, 같은 진심으로 임해야 한다. 26만 군산시민은 말이 아닌 행동을, 제스처가 아닌 성과를 요구한다. 지금까지 그랬듯, 군산시의회는 앞으로도 시민의 눈높이에서, 현실을 관통하는 정책과 감시로 그 기대에 응답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1년의 임기 동안에도 시민의 눈높이에서 지역의 문제를 바라보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 열린 의정을 실현하겠다는 각오를 다시금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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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2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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