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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미래 바꾸는 덕진, 성윤성공(成允成功) 마음으로 정성과 최선

계묘년 새해는 마치 봄물이 사택(四澤)에 가득하다고 쓴 옛 시인의 한 구절처럼 다른 해보다 유난히 힘찬 기운이 천지를 가득 채운 느낌이다. 올해가 활발한 움직임과 부지런한 습관을 지닌 토끼의 해이기도 하고 길었던 팬데믹의 두꺼운 울타리가 조금씩 걷어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완전한 끝은 아니지만 대부분 회복되고 있는 일상에 더없이 감사하면서 모두가 희망찬 한해를 꿈꾸며 출발했다. 구정(區政)의 책임자로서 필자도 성윤성공(成允成功)의 마음으로 작년보다 더 세심하게 시민의 삶을 살피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본다. 우리 덕진구는 시민에게 직접 찾아가는 현장 행정으로 현장과 행정 간의 거리를 최소화하고 보다 적극적인 현장 행정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기동순찰반 운영을 확대하고, 임대차 분쟁을 상담해주는 ‘마을 공인중개사’, 지방세 신고납부 대행 및 맞춤형 세정서비스 등을 시행해 시민들에게 더 편해진 행정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한다. 또 혁신동 주민의 숙원사업인 혁신동 주민센터 건립에도 박차를 가해 그동안의 시민불편해소에 전력을 다하고자 한다. 또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고자 어린이집의 안전한 보육환경 조성과 기초연금대상자 적극 발굴로 생활 안전을 강화하며, 복지 사각지대의 최소화로 틈새계층 및 위기 가구를 적극 발굴 지원한다. 내 이웃이 행복해지고 내 이웃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응원해주는 민·관 협력 지역사회서비스도 확장하여 한 사람도 소외됨 없이 보살핌을 받고 존중받는 따뜻한 사회조성에 덕진구가 앞장서 나가겠다. 이와 함께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각종 안전사고에서 누구보다 시민을 지켜야 하는 행정의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게 보다 실질적인 재난재해 예방 및 안전점검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주거환경 및 안전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 교량의 내진보강과 급경사지 및 재해 우려 지역 점검, 상습재난 피해지역 주민 모니터링단 운영, 5대 위반구역 단속 강화 등 안전한 도시조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시민이 편안하게 거리를 활보하고, 안심하며 잠들 수 있는 도시환경 조성에 구정의 집중력을 높여 나감으로써 어느 지역보다 살기 좋고 평화로운 덕진구를 만들어나가겠다. 덕진구에는 116개의 시민공원이 있다. 공원에 잎이 무성해진 나무가 주는 청정한 공기와 시원한 바람은 시민들에게 도심의 휴식과 여유를 준다. 이러한 시민의 쉼터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공원의 수목 및 녹지 유지관리에 더욱 힘써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하천을 오염시키는 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하천 환경정비 및 불법행위 지도단속을 강화해나가 청결한 도시환경을 구현하고자 한다. 행정단속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준법정신이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미래세대에 물려줄 이 아름다운 유산을 소중하게 지켜나갔으면 한다. 올해에도 덕진구청 구성원 모두는 구민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뛸 준비가 되어있다. 임중도원(任重道遠)이라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주어진 책임감을 엄중하게 느끼면서 ‘시민과 함께 전주의 미래를 바꾸는 덕진구’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 덧붙여 성공적 행정을 이루는 보석은 언제나 시민의 참여인 만큼 구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 /최병집 전주시 덕진구청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3.01.29 16:31

전북이 가는 길 대한민국이 가는 길 - 전북형 개발협력사업(ODA)

필자는 지난해 말부터 전북국제교류센터장으로 일하게 되었다. 고향을 떠난 지가 오래되어 세월이 흐를수록, 고향과 친지,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커갔다. 그러나 고향으로의 복귀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하더니, 필자에게는 이제가 그런 때인가 싶다. 고향은 35년간의 외교관 생활로 해외를 떠돌던 필자를 따듯하게 맞아주었다. 전북의 지성과 공기(公器)로서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북일보는 칼럼 기고의 귀한 기회를 주었다. 외국에서 보고 배운 바를 전북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우리 도민들에게 공유해드려라 라는 뜻에서였을 것이다. 2023년 상반기 매달 한편씩을 연재할 예정이다. 외국을 다니면서, 세상이 변하는 모습과 우리나라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는 상황을 체감했다. 여러 나라와 지역의 좋은 풍물과 풍속, 제도나 정책들도 많이 접했다. 그럴 때면 으레, 이런 세상 모습과 변화상, 외국의 우수사례를 전북도민들에게 알려드리고, 전북 발전을 위한 정책에 접목되도록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지곤 했다. 전북은 지난해 5월 출범한 민선 8기 道정부에 의해, 활기를 되찾고 미래를 향한 희망이 일깨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김관영 지사의 패기와 열정, 비전과 지략, 역량을 갖춘 리더십이 선봉에 있다. 이런 구심점을 중심으로 전북의 잠재력이 일깨워지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나름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오늘날 세계는 교통통신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 “글로컬(Glocal)”이라는 용어는 화두처럼 회자되고 있다. 세계적 연결을 뜻하는 ‘글로벌(Global)’ 과 지역적(개별국가적) 특성을 뜻하는 ‘로컬(Local)’의 합성어이다. 이는 오늘날 환경에서 살아남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세계적 진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필자는 이런 점에서 전북의 잠재력 하나를 본다. 전북의 최강점 중 하나는 명실공히 농생명 바이오산업 분야다. 이 분야를 외국과 연결시켜, 전북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도내 기관과 기업, 도민들의 국제적 진출을 지원하는 일을 국제교류센터는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 센터는 현재 몽골을 대상으로 전북형 개발협력(ODA)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스마트팜 농법을 몽골 공무원들에게 전수하는 일이다. 한국농수산대학교, 전라북도 농식품인력개발원, 전북대학교, 한국 농업기술 진흥원, 원광대학교,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등 전북의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메콩 3개국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코자 “한국국제협력단” (KOICA)에 응모 중이다. 유사한 사업들을 계속 발굴, 실시해갈 것이다. 전 세계의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을 보고 배워야 할 롤모델로 보고 협력을 강력 희망하고 있다. 개도국들은 먹고사는 문제가 절실한 나라가 대부분이다. 경작과 먹거리 산업의 본산인 우리 전북이 그들의 협력 수요를 충족시킬 아주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이다. 전북은 과거의 정체된 이미지를 벗고 미래 활력과 비전을 창조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강점 분야의 사업들을 계속 발굴하여 전북의 경제와 산업을 발전시키고 국제 경쟁력을 키워가야 한다. 전북형 사업을 만들어 전북의 중흥을 이끌고, 다른 道들, 나아가 대한민국이 가고자 하는 길이 되게 해야 한다. /김대식 전북국제교류센터장 △김대식 센터장은 주오만왕국 대사, 주카자흐스탄 대사,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국제국장 등을 역임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3.01.29 15:39

‘유학생 불법체류율’ 산정방식 개선해야

교육부 ‘교육 국제화역량 인증제’의 핵심 평가지표인 ‘외국인 유학생 불법체류율’ 산정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북도가 정부에 유학생 불법체류율 산정방식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북도는 김제‧정읍‧남원을 대상으로 ‘지역특화형 비자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 외국인이 거주하며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F-2비자 발급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사업의 중심은 전북지역 대학에서 수학한 외국인이다. 현행 유학생 불법체류율은 해당 대학의 외국인 신입생 수를 기준으로 외국인 신입생 및 재학생 불법체류자 비율로 계산된다. 기본적으로 산정방식에 문제가 있다. 비율은 ‘기준량에 대한 비교하는 양의 크기’를 의미한다. 외국인 유학생 불법체류자 비율(불법체류율)을 산정한다면 기준값은 당연히 해당 대학의 ‘전체 외국인 유학생 수’가 되어야 한다. 불법체류율은 전체 유학생 수 중 불법체류자 수로 산정하는 게 당연하다. 현재의 산정방식은 불법체류율을 부당하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유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대학은 전체 유학생 가운데 소수의 불법체류자만 발생해도 비자발급 제한대학에서 벗어나기 힘든 구조다. 결국 외국인 유학생마저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지방대학의 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또 지역 대학에서 수학한 외국인 유학생을 소멸위기 지역에 정착시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의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도 제대로 추진할 수 없게 된다. 수도권 쏠림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정부가 현재의 잣대로 유학생 불법체류율을 산정해 지방대학들을 비자발급제한 대학으로 묶어 외국인 유학생 유치까지 막는다면 고사 위기의 지방대학은 생존의 길을 아예 잃어버릴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를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지역·대학 간 연계·협력으로 지역발전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말뿐이었고, 지방대학의 위기는 더 커지고 있다. 지방소멸 위기 극복의 핵심동력이 되어야 하는 지방대학 활성화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외국인 유학생 불법체류율 등 위기의 지방대학을 더 압박하고 있는 불합리한 제도부터 개선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1.26 17:38

야구장의 추억

요즘 전주 덕진 종합경기장을 지나다 보면 야구장 철거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12월 석면 해체를 시작으로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됨에 따라 시설물 허물기 공사가 본격화된 것이다. 우범기 시장도 12일 현장을 방문해 이곳에 문화예술 도시 전주의 새로운 명소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상반기 철거를 끝내고 2026년까지 문화 거점 공간을 확보한다는 것. 이처럼 큰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6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야구장에 얽힌 추억 때문에 아쉬움이 크다. 다니던 학교와 같은 공간에 있었기에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을 이곳에서 보낸 필자에겐 애틋함이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반백 년 세월이 흘렀음에도 제집처럼 드나들던 야구장 에피소드와 함께 그때 그 여운이 짙게 남아 있다. 무엇보다 도민들에게 가장 강렬한 기억은 뭐니뭐니해도 해태 타이거즈와 쌍방울 레이더스의 프로야구 경기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던 해태 경기 때는 야구팬들로 경기장 안팎이 북새통을 이뤘다. 박진감 있는 경기 못지않게 장외에선 파울볼 줍기 등 볼거리도 다양했다. 80년대 초 지역감정을 자극하며 선풍적 인기를 끌던 때라 야구를 통한 전북인의 애향심도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다. 당시 억눌려 지냈던 전두환 군부독재에 대한 극도의 반감과 함께 민주화 열망이 야구장 응원가를 부르며 폭발하기도 했다. 더욱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아픔을 공유한 때문인지 해태타이거즈 경기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전국 각지 야구팬의 인기를 독차지하며 호남인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파도타기 응원을 통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관중들도 그날만큼은 해방감을 만끽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이유야 어찌됐든 야구장을 포함한 종합경기장 개발을 둘러싸고 10여 년간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송하진 시장이 롯데쇼핑과의 개발계획을 발표한 뒤 극심한 혼란과 반목을 거듭하며 원점에서 맴돌았다. 소상공인 보호 명분으로 개발 계획을 백지화했던 김승수 시장은 논란에 기름을 부으며 소모적 논쟁만 불러왔다. 핵심 현안에도 불구하고 답보 상태에 머물던 이 사업은 우범기 시장이 칼을 빼들면서 요동쳤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치로 전주 대개혁을 선언한 그는 이런 기조에 따라 종합경기장 개발도 구체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민들은 물론 지역 여론도 우호적으로 반응하며 오히려 개발 규제 완화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야구장은 곧 사라지겠지만 빛바랜 추억은 오롯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 속에서도 야구장을 대신해 들어서는 문화 공간을 통해 또 다른 예술적 가치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사통팔달 도심 한복판에 있는 미술관에서 그림과 조각 작품을 감상하며 이를 통해 전주 시민으로서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건 행운이다. 오랜 세월 지역개발 난맥상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종합경기장이 거듭 태어나길 기대한다. 그래도 야구장에서 울려 퍼졌던 우렁찬 함성은 여전히 귓전에 맴돌고 있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01.26 17:12

[금요수필]뒤틀린 세상

요즈음은 온 세상이 뒤틀려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코로나로 출입이 제한되어 집에서 TV 드라마나 뉴스를 자주 본다. 그런데 드라마도 판에 박은 듯이 시시콜콜하고 뉴스도 마음에 들지 않아 TV 앞에 앉아 멍 때릴 때가 많다. 예술세계는 아무리 가상이라지만 너무나 현실감이 떨어져 부적절한 내용이 많아서 시청하지 않으려 생각하면서도 시선은 어느새 TV에 가 있다. 내용을 보고 듣노라면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뒤틀린 화제를 교묘히 엮어 가고 있다. 소재가 빈곤해서인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인지 이유야 있겠지만 사회의 모랄을 깬 내용이 주종을 이룬다. 그것도 민방이 아닌 버젓이 공영방송에서 그러니 민망할 때가 많다. 그냥 넘어가면 될 일을 뭐 그러느냐고 할 수 있으나 그건 아니다. 사회적 가치 기준이 뒤바뀐 가치관에 종속되기 때문이다. 공영방송은 최소한 긍정적인 면을 찾아 방송해야 한다. 돈 떼먹고, 치부하고, 사기 친 뉴스만 다룰 것이 아니라, 건전한 생활의 미담 사례도 수없이 많다. 건전한 것을 보고 배울 기회를 부적절한 상황에 날려 버리지 말자. 자신들의 허물은 은근슬쩍 덮어두고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모순만 일삼는 해악한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위선과 거짓, 편 가르기와 선동, 시기와 질투, 불로소득 하려는 도둑 심보 등 이러한 사회악은 퇴출되어야 한다. 요즈음 아무리 세상이 어지럽다해도 우리 사회는 그런대로 순탄한 수레바퀴처럼 잘 굴러가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도 해내지 못한 고속 성장을 보이며 선진국대열에 성큼 다가가고 있다. 그런데도 언론이나 정치인들이 태클을 걸며 역주행을 시키려고 애쓰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서로 타협하고 공존하며 상대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할 일을 자기 고집대로만 하려고 기고만장이다. 수가 많아 힘이 세다고, 약한 자를 공공연히 억누르고 무시해 버린다. 옳고 그름의 기준은 숫자가 많으면 그게 옳음이다. 그러다 보니 사회가 악순환이 반복된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이 있다. 지난날의 허망됨을 수없이 보고서도 잊었는지 모른 체 하는지 알 수가 없다. 필시 알고도 누리는 권력에 취해서 한몫 잡으려고 궤변을 부리는 것은 아니겠지? 잘 굴러가는 수레바퀴도 권력이 바뀌면 쓴잔을 마실 것이 뻔한 일인데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심산이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하지 않는가. 지난날을 돌이켜 보자. 역대 위정자들 중에 평안한 노후를 누리는 사람들이 몇이나 되는가? 어디 이뿐이랴! 세상 이곳저곳을 돌아 바도 참으로 믿을 사람이 없는 세상이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직자도,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우선으로 한다는 의사도, 법과 원칙에 따른다는 법조인도 알 권리를 위해 진실을 밝혀 보도해야할 기자도, 어느 누구도 마음 놓고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 사회의 소위 지도층 인사라 불리는 사람들이 자기들 이익을 위해 양심을 버리고 뻔뻔스럽게 궤변만 퍼부어 댄다. 정말 정의와 불의가 뒤바뀐 세상이 된 느낌이다. 배운 사람일수록 겸손해야 하는데 오히려 거만을 떤다. 지식은 있는데 지혜롭지 못하다. 말과 행동이 다르고 법을 지키지 않는다. 지도층이 법을 지키지 않으니 부정부패가 많을 수밖에 없다. 참으로 암울한 현실이다. 분명 현재 우리 사회는 불의가 진리를 압도하고 사회 전반에 불법이 만연한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내 마음 한구석엔 뒤틀린 세상이 바르게 돌아갈 것이라는 끈을 놓지 않고 있으니 다행이다. 우리에겐 정의롭고 현명한 국민이 더 많이 있지 않은가? △이대영 수필가는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했으며 '잊혀가는 전북지방 사투리 옛말 모음집' 수필집 '아버지의 빈자리'를 출간했으며 어진박물관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3.01.26 16:30

인생의 맛

코로나에 걸려 미각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도무지 살맛이 안 났다고 한다. 냄새도 못 맡고, 맛도 모르니 사는 맛이 안 났었다는 것이다. 음식의 맛을 못 느끼는 병을 미각장애 또는 미맹(味盲)이라고 한다. 맛에 깜깜(盲)하다는 것이다. 맛을 못 느끼는 병을 미맹이라고 한다면 인생의 맛을 못 느끼는 병을 생맹(生盲)이라 불러도 될 듯하다. 삶(生)의 맛에 깜깜하다는 의미다. 어느 날 갑자기 살맛이 안 나고, 재미있는 일도 없고, 사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면 생맹 증상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삶의 맛을 느끼는 센서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정신적 우울증이나 소진증후군 같은 이름도 생소한 병리 현상은 사는 맛에 이상이 생겨서 나타난 것이다. 건강한 자아에 균형이 깨지고, 재미와 의미의 맛을 느끼는 센서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인생 사는 재미와 의미를 모르겠다고 자주 말하고 있는 나를 만난다면 심각하게 치료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중용(中庸)>은 균형 잡힌 인생을 사는 법을 설명하고 있는 고전이다. 균형 잡힌 인생의 극치는 인생의 맛(味)을 알고(知) 사는 것이다. 사는 재미(在味)와 의미(意味)를 음미(吟味)하며 사는 인생이 맛있는 인생이다. <중용(中庸)>에서는 맛을 잃어버린 사람의 병리 상태를 ‘지미(知味)’의 센서에 이상이 생겼다고 정의한다. ‘사람들은 모두 음식을 먹지만(人莫不飮食也, 인막불음식야), 제대로 맛을 알고(知味) 먹는 사람이 드물다(鮮能知味也, 선능지미야).’ 사람들이 자기중심을 잃고 불균형과 편향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세태에 대하여 공자는 맛을 모르는 병에 걸렸다고 정의하고 있다. 음식을 먹으면서 맛을 모르고 먹는 것이나, 인생을 살면서 삶의 맛을 음미하지 못하며 사는 것이나, 같은 병이라는 것이다. 잘나고 똑똑한 사람은 항상 넘쳐서 맛을 모르고, 못나고 어리석은 사람은 항상 모자라서 맛을 모른다. 성공한 사람은 교만해서 맛을 모르고, 실패한 사람은 우울해서 모른다. 인생의 맛을 알고 산다는 것은 학력과 성공 여부와 상관이 없는 일이다. 감정의 불균형(中和), 자기 불신(愼獨), 현실적 판단의 부재(時中), 현실의 부정(自得), 지속성의 결여(能久), 선택의 부적절(擇善) 등 다양한 문제들이 맛을 못 느끼며 사는 인생의 원인이라고 <중용>에서는 열거하고 있다. 인생의 맛을 음미하지 못하는 생맹은 돈과 지위와 상관없이 나타난다. 자식을 좋은 대학 보내는 일에 인생을 걸었던 부모가 막상 목표를 이루고 나면 허탈하여 걸리기도 한다. 그토록 원하던 성공은 이루었는데 막상 돌이켜 보면 재미와 의미 없이 살아 온 인생이 후회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목표만 이루면 인생이 행복할 줄 알았는데, 막상 그곳에 이르렀다고 모두가 행복하지는 않다. 우울함의 근원은 결국 맛을 모르고 살았던 나의 삶에서 시작된 것이고, 소진된 인생의 에너지는 의미 없이 목표를 향해 뛰어온 결과다. 그때 비록 작지만 소중했던 시간에 재미와 의미를 느끼지 못한 결과가 지미(知味)의 기능을 고장 나게 한 것이다. 하늘은 인간을 이 세상에 살게 함에 재미와 의미를 모두 느끼며 살 수 있는 능력을 주었지만 모든 인간이 그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살아가지는 못하는 것이다. 지금 하는 일이 재미있고 의미도 있다면 무조건 해도 좋다. 그러나 도무지 재미도 의미도 만들어 낼 수 없다면 그만두는 것이 좋다. 재미는 현재(在) 좋아서 하는 것이고, 의미는 힘들어도 선(善)해서 하는 것이다. 편한 일을 한다고 재미있는 것은 아니고, 돈을 많이 번다고 의미 있는 일은 아니다. 삶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을 때 재미와 의미를 얻을 수 있다. 배를 채우기 위해서만 음식을 먹지 않고, 음식의 맛을 느끼며 배를 채운다면 한 수 위다. 성공하기 위하여 인생을 사는 것보다, 인생의 재미와 의미를 느끼며 목표를 달성한다면 높은 수준의 성공이다. 재미없는 일상과 의미 없는 인생으로 하나뿐인 삶을 낭비하지 말자. 고장 난 지미(知味) 센서를 복구하여 맛있는 인생을 사는 나를 만나자. 하늘(天)은 나에게 맛있게 살라는 명(命)을 내려 이 땅에 보냈으니까. 그 천명을 잊지 말고 한 해를 살아보자. /박재희 석천학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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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6 14:07

고유한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

지역에는 고유한 문화가 있다. 지역과 마을에는 고유한 문화가 있고, 사람들은 그 문화 안에서 자연스럽게 질서를 지키며 살아간다.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도시가 부상하고 반대로 쇠퇴하는 지역도 늘어간다. 인구감소, 주거환경 노후화 등으로 낙후된 지역이 생성되며 그 마을의 문화 또한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지역이 도시재생의 대상이 된다. 도시재생은 도시의 물리적인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문화, 사회, 경제적 측면까지 고려하여 지역이 지속가능성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부분의 도시재생 지역은 문화재생 지역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이 지역들은 낙후된 건물이나 시설들을 더 나은 환경으로 정비·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문화적 향유 프로그램 운영과 마을,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이어 나갈 수 있는 문화기반 조성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에 외부의 잘된 사례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며 이를 바탕으로 지역에 영양분을 공급하여 도시재생을 통한 선순환 구조를 이루어야 한다. 문화로 도시재생의 활력을 더하다. 도시재생이라는 방대한 범주에는 수치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화의 힘이 존재한다. 문화적 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마음을 열고 함께 활동하면서 마을과 지역에 활력을 더하게 된다. 이러한 부분이 처음 필자가 도시재생에 호기심을 가지고 시작하게 된 이유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장소 기반의 문화를 생성하고, 문화적 활성화를 통해 그 장소의 가치를 바탕으로 마을, 지역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사람들이 모여 가꾸어 나가는 전주의 원도심 하나의 사례로 2016년~2021년까지 진행된 전주시 원도심 도시재생 사업이 있다. 전북도청 이전과 함께 다양한 이유로 쇠퇴하고 있는 지역을 활성화 시키고자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진행한 도시재생사업이었다. 물리적, 문화적 재생의 종합적인 관점을 가지고 시민 활동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가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자연스러운 활성화 장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이는 주체 발굴을 통해 도시재생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각 분야별 주체들이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도시를 가꾸어 나가는 재생을 위한 것이었다. 원도심 도시재생 대상 구역에는 상권의 중심지가 이동하며 쇠퇴하게 된 고물자골목이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며 그들의 가치와 문화가 잊혀져가고 있는 골목이었다. 이 지역에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둥근숲이라는 거점시설이 마련되었다. 그리고 이 공간을 활용하여 청년들이 과거의 문화를 통해 골목의 활력을 되찾고자 주민들과 함께 <둥근숲 숲이 될 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문화콘텐츠를 통해 고물자골목과 둥근숲에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유입되었고 현재도 그들은 공간을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처럼 쇠퇴지역에 공공의 이용이 가능한 장소를 구축하고, 문화적 활성화 프로그램을 지원함으로써 물리적 재개발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고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지역과 주민공동체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 도시재생이다. 문화로 잇는 도시재생 문화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힘이 있다. 그 마을,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통한 재생이 있을 때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이 있는 문화적 도시재생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 /박주연 팔복도시재생지원센터 선임코디 △박주연 선임코디는 전북대학교를 졸업한 뒤 전북청년정책포럼단 전주지역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전북청년정책포럼단 위원∙야호학교추진위원단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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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6 14:07

e-병무지갑을 통해서 병적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나요?

병무청에서는 병역의무자 편익 향상을 위해 모바일로 안전하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발굴하고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e-병무지갑’은 스마트폰에 익숙한 MZ세대 병역의무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전자지갑 민원서비스로, 병무용 ‘e-병무지갑’을 통해 각종 행정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병역의무자들이 그동안 종이로 출력하던 병역의무 이행 관련 병역서류 28종을 스마트폰으로 발급받고 보관·관리할 수 있는 병무용 전자지갑 민원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특히, ‘e-병무지갑’ 서비스로 병적증명서를 비롯하여 국외여행허가서, 사회복무요원 복무확인서, 입영(예정) 사실 확인서, 군 지원 수험표 등의 전자문서를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발급을 받을 수 있으며 디지털 신분증 발급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e-병무지갑 앱을 통해서 병역판정검사 건강검진서, 출석 및 결과 확인서 등을 할 수 있습니다. 병역동원훈련소집(소집점검) 입영확인서, 사회복무요원 교육 소집, 예비군 훈련 확인 등 다양한 병무 관련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사회복무요원증을 이용한 신원확인으로 나라사랑포털의 e-러닝, 영화 할인, 숙박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앱을 통해 간편하게 장병내일준비적금 가입이 가능합니다. ‘e-병무지갑’ 서비스는 병무청 민원 포털 이용 시 ID,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 원스토어에서 ‘e-병무지갑’앱을 다운로드 하여 블록체인 간편인증을 등록한 뒤 휴대폰에 저장된 생체번호 또는 핀번호로 편리하게 인증 절차를 거쳐 사용하면 됩니다. ‘e-병무지갑’외에 병적증명서 발급 방법은 지방병무청을 방문하시거나, 인근 주민센터를 통해서 팩스민원 신청, 정부24 누리집(www.gov.kr)을 통하여 인터넷으로 발급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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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6 14:06

장수농협 갑질여부 철저히 수사해라

지난해 직장인 10명 중 3명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으로 전년대비 감소한 것이나 괴롭힘 수준은 '심각하다'는 답변은 오히려 늘었다. 직장 내 갑질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웅변한다. (사)직장갑질119는 2022년 4분기 직장인 1000명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1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 경험 여부'에 대해 응답자의 28%가 '있다'라고 답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노동자의 22.1%가 회사를 그만뒀는데 특히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절반 수준인 47.4%가 퇴사해 대기업(11.3%)의 4배가 넘었다. 노동약자가 훨씬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얘기다. 괴롭힘 경험자 중 7.1%는 '자해' 등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에서도 직장 갑질로 의심되는 극단 선택이 발생했다. 신혼 3개월 된 30대 장수농협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원인이 직장 내 갑질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당장 철저한 수사를 통해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인지 여부부터 파악해야 한다. 유족들은 이 남성이 근무지에서 특정 간부의 모욕적인 말과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이 같은 사고가 벌어졌다며 억울함을 밝혀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장수농협에 입사했고 지난해 1월 간부 B씨가 부임한 이후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한다. 조금만 더 일찍 제대로 조치가 됐더라면 소중한 목숨을 건질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하다. 지난해 9월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남긴 뒤 잠적했고, 경찰 추적을 통해 무사히 발견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농협은 지난해 12월5일 정식조사결과 심의위원회를 통해 피신고인의 혐의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30대 젊은이는 이달 12일 농협 인근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직장내 갑질이 실제로 행해졌는지, 그로인해 우울증이 발생했고 급기야 목숨을 끊는것으로 귀결됐는지 철저하고도 객관적인 수사로 밝혀내야 한다. 이후의 조치는 수사 결과에 따라 법과 원칙대로 하면 된다. 수사당국은 한점 억울함이 없도록 완벽하고도 신속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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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1.26 11:25

장애인 복지, 전국 최하위…지자체 분발해야

전북지역 장애인 복지 수준이 전국 최하위로 나타났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발표한 ‘2022년도 전국 시도별 장애인 복지 교육 비교’ 결과 전북은 경북과 함께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인구도 줄고 경제력도 취약한 가운데 장애인복지마저 바닥을 기고 있어 지자체와 장애인단체의 관심과 분발이 촉구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북의 장애인 인구는 13만명으로 전국 265만명의 4.9%를 차지한다. 이는 전국 대비 인구가 3.4%인데 비해 장애인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지역간 비교에서 전북의 장애인 교육 수준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반면 복지분야는 매우 취약했다. 장애인단체총연맹은 지표별 전국 평균 점수를 기준으로 최하위인 분발부터 보통, 양호, 우수로 나눠 발표하는데 전북의 장애인 복지는 48.05로 전국 53.70에 비해 한참 낮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총 5개 분야 중 소득 및 경제활동, 보건 및 자립 지원, 복지서비스, 이동편의·문화여가 및 정보접근 등 4개 분야는 최하위며 복지행정 및 예산영역만 양호했다. 특히 이 가운데 1인당 장애아동수당 지급액, 직업재활시설 장애인 이용자 비율, 장애인 1인당 자립생활센터 등 지원예산, 장애인 1인당 주거권 보장을 위한 지원예산, 직업재활시설 확충 수준, 단기 거주시설 및 공동생활가정 확충, 장애아 통합 및 전담 어린이집 비율, 장애인 특별운송수단 충족률 지표는 최하위였다. 장애인단체총연맹은 “지역간 편차를 감소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소득 및 경제활동 지원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각 지자체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나아가 UN장애인권리위원회는 “한국은 장애여성과 장애아동, 소수장애인과 정신·지적 장애인에 대해 차별적 환경을 가지고 있다”면서 “교육과 고용에서 발생하는 배제와 차별을 제거하기 위한 구체적 프로그램의 개발”을 권고했다. 장애인을 위한 사회복지는 하루아침에 획기적인 개선이 쉽지 않다. 그리고 지자체가 우선 관심을 갖고 실천해야 하지만 장애인단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장애인단체 당사자들이 주도권을 갖고 지자체의 실행력을 견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자체와 장애인단체의 긴밀한 협조로 전국 최하위인 장애인 복지수준을 최소한 전국 평균만큼이라도 올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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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1.25 17:58

수소충전소에 대한 오해와 진실

유엔 기후변화협약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50년까지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온난화가 심각한데,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 이상 상승하였다. 평균 기온이 1.5℃ 이상으로 오르게 된다면 재난적인 이상기후가 발생하고, 해수면이 상승하여 해발고도가 낮은 지역은 수몰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은 지양하고, 수소 에너지와 같은 친환경에너지 사용이 불가피하다. 유럽연합에서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2035년부터 중단하고, 다른 선진국 역시 시기만 다를 뿐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친환경차 생산에 앞다투어 경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 등 이동오염원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량은 전체의 25.3%, 온실가스 배출량은 14.4%로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친환경차 보급 확대가 필요하며, 특히, 대표적 친환경차인 수소차 보급과 수소충전소가 필요하다. 수소는 거의 모든 곳에 존재하지만 혼자 있는 경우 또한 드물어 물을 비롯한 여러 화합물의 형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수소를 사용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탄화수소나 물 등에서 추출이 필요하다. 이렇게 추출된 수소는 연료전지를 통해 수소차를 구동하게 된다. 이때 발생하는 유일한 부산물은 수증기로서 화석연료와는 달리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전북도는 지난행 11월까지 1,719대의 수소차를 보급했으며, 9개소의 수소충전소가 준공되었다. 수소차 구입시 승용(넥쏘)기준 국비 2,250만원, 지방비 1,400만원, 총 3,650만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수소차 17,79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수소차 충전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추가로 36개소의 수소충전소를 보급할 계획이다. 수소충전소는 2019년도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 등으로 인해 ‘수소폭탄’이라는 잘못된 이미지가 확산되어 위험시설,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다. 차량이 많은 도심지 인근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해야 하는데, 주민들의 반대로 설치가 어려운 실정이다. 수소폭탄은 수소충전소와는 다른 원리로 작동된다. 수소충전소는 공장에서 생산된 수소를 파이프나 튜브 트레일러를 통해 공급받거나 충전소 내에서 증기 또는 물 전기분해 등을 이용해 생산한다. 반면 수소폭탄은 핵융합반응을 이용하는데, 기폭을 위해 원자폭탄 수준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수소는 공기보다 14배나 가벼워 확산속도가 빨라 밀폐된 공간에서 축적되지 않는 이상 폭발하기 어렵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석유, 전기, LPG, 천연가스 등) 중 위험요소가 아예 없는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마찬가지로 수소가 위험하여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과학기술 시대에 합리적인 자세가 아니다. 어쩌면, 수소는 지구가 직면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강력하고 실용적인 해결책일지 모른다.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우리 도는 수소차 보급과 수소충전소 구축에 앞장서 나갈 계획이다. 강해원 전라북도 환경녹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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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5 15:44

위기의 시대, 최고의 리스크는 윤석열 정부

정부 정책의 기조는 진보와 보수에 따라 다르다. 정당이 추구하는 이념이 다르기도 하고 집권을 한 지도자(대통령)의 정치철학 차이 때문이다. 그러나 국방과 외교는 진보와 보수의 이념적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 국내적으로는 사회적 안정과 대외적으로는 국제관계의 신뢰도 유지 때문이다. 미국이 그렇다. 민주당과 공화당도 집권시 어느 정당을 불문하고 미국 제일주의라는 기조는 변함이 없다. 공화당 트럼프 정부 시절의 미국 제일주의가 민주당 바이든 정부에서도 동맹국의 국익과 안정보다 미국 제일주의가 우선시 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정치의 현실을 보면 기승전-전(前)정부 탓으로 돌리는 전임 정부 색깔 지우기를 넘어 손바닥 뒤집듯 전부를 바꾸고 있어 우려가 크다. 특히, 대북정책 등 전임 정부의 정책적 결정에 사법 권력을 동원하고 있어 국내 정치권의 논란을 떠나 국제사회 신뢰도까지 심각한 손상을 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 우리 사회는 정권교체기의 혼돈을 넘어 외교 국방을 비롯한 총체적 위기의 시기로 받아들여진다. 가장 심각한 분야는 한반도 전쟁 위기 고조 분위기를 대통령이 부추긴다는 사실이며, 윤 대통령의 1월초 핵무장 검토 발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간 핵전쟁 연습을 하느냐는 질문에 NO라도 답했다. 한반도 비핵화에 전면 배치되는 발언일 뿐만 아니라 한미간 공조를 공고히 한다는 외교 및 국방의 정책 기조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다. 한국의 핵무장은 가능하지도 타당하지도 않으며, '칼자루'를 손에 쥐는 것이 아니라 '칼날'을 손에 쥐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외교로 인한 위기도 적지 않다. 지난해 9월 미국 방문 당시 논란이 되었던 ‘날리면’과 ‘바이든’ 등 비속어 논란이 진실 공방에 이어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아랍에미레이트 방문시 “UAE의 적은 이란”발언 등은 참사 중의 참사로써 국격이 크게 훼손된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또, 한일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에 대해 정부는 “한국 기업이 기금을 조성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변제하는 방식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징용피해자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재판을 통해 어렵게 일본의 배상 판결을 끌어냈는데,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피해자 나라의 기업(포스코)가 대신하고 가해자(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과 가해자 정부는 사과 한마디 없는 방식이 과연 정당한가? 여당의 표현대로 전임 정부가 방치한 문제의 해결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내적 위기도 있다. 이태원 참사는 현장 대응에 대한 무능이고, 사고 이후 수습과정의 혼란과 정부의 무책임으로 귀결된다. 경찰청 특수본의 출범 74일 만에 나온 수사 결과는 국가의 안전을 책임진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청장 등 윗선의 조사 한번 없이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다. 집중호우에도 퇴근한 대통령이나 안전을 지키지 못한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회적 안전에 대한 위기를 방치하고 있다. 위기의 시대다. 최고의 위기는 한국정부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이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대안으로 승자독식 구조 타파를 위한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제도적 변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제에서 다당제 도입이 적절한 대안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통령의 소신이나 실천 하나면 위기는 극복할 수도 있다고 본다. 입법, 사법, 행정이 상호 견제하는 몽테스키외가 말한 삼권분립의 실천이다. 학문적 접근을 떠나 최고 측근이 아니라 최고 전문가를 기용한다는 대통령 본인이 밝힌 소신, 야당과 대화를 멈추지 않는 전임 대통령의 협치철학 하나면 족하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김제 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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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5 15:44

호모 모벤스를 위하여

계묘년 새해의 화두는 ‘고향’이다. 인구 소멸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책으로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되니 전국 곳곳에서 유명 인사들의 기부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각 언론 지상에서도 고향에 관한 글이 넘친다. 이동성이 풍부한 현대는 내가 태어난 고향과 현재 살고 있는 주소가 대부분 다르기 때문에 생겨난 시책이랄 수 있다. 인간은 원래 이동하는 동물이었다. 대략 기원전 7천 년 전 농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정착생활을 하게 된다. 그 뒤로 인류 문명은 상상 이상의 발전을 거듭해왔다. 산업혁명과 정보화 혁명을 거쳐 21세기 찬란한 문명을 이룩했다. 어렸을 적 우리는 철이 들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철이란 시절이다. 성장하고 정착하여 직업을 갖고 가정을 꾸리는 방식이다.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뿌리, 안착하는 삶, 안정적인 생활이 가장 핵심적인 가치였다. 정주하는 시대에도 그늘이 있다. 순혈주의, 집단 간의 편가르기와 갈등이 상존한다. 게다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혼잡하다. 농촌과 도시 그리고 국가간의 빈부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지역간 불균형은 당장 치유책이 필요할 만큼 심각하다. 인간의 문명을 촉진시켜온 가장 큰 원동력인 정주성(定住性)이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의 원인이 되어간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시대정신(zeitgeist)은 무엇일까? 우리가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야 하는 지점이다. 로버트 링거는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고 진단했다. 움직이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는 움직여서 풀어야 한다. 인류는 이를 위해 이미 제2의 유목 생활을 시작하였다. 편도 통행에만 2시간 걸리는 출퇴근도 불사한다. 좋은 일거리가 있으면 국경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철학적으로 보면 이것은 고정되어 있던 생각과 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땅(Terra Incognita)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을 고집하는 대신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창조성이 그 기저에 있다. 들뢰즈는 이것을 노마드라고 칭하면서 ‘시각이 돌아다니는 세계’로 명명하기 까지 했다. 이제는 사람과 정신, 재화와 가치가 마구 움직이는 시대이다. 따라서 사회의 기본 운영 방식은 유동하는 인간을 전제로 해야 한다. 먼저 공간에 대한 개념을 바꾸어야 한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곳이다. 따라서 집은 여러 개 일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한 지역에서 발전을 기획하고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정책 대상을 달리 해야 한다. 정주하는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이다. 새로운 사람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게 바로 끝없이 이동하는 인간이다. 우리 지역에 주소를 둔 사람만이 주민이던 시대는 벌써 지났다. 찾아오는 사람,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 사람도 주민이다. 이런 생각은 올 해에 생활인구 개념으로 법제화되었다. 이제 바야흐로 호모 모벤스(Homo Movens), 움직이는 인간의 시대이다. 자크 아탈리는<호모 노마드>에서 유목하는 인간의 미래를 박애와 공동체 정신에 두었다. 타자에 대한 개방과 포용이 필요하다. 그래야 움직이는 인간을 수용하는 정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개방과 포용의 정신으로 관광과 새로운 일자리, 볼거리 등을 통해 사람들이 전북을 찾아오게 하자. 이런 성찰 속에 ‘먼저 온 미래’, 즉 인구 감소 시대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이 있다고 본다. /김광휘 행정안전부 지역경제지원관 △ 김광휘 국장은 전북도 정책기획관, 새만금환경국장, 행정안전부 자치행정과장 등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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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5 15:43

단체장과 의원 3선 딜레마

이 세상에는 죽었다, 살았다 하는 게 몇 가지 있다고 한다. 바둑이 그 일례인데 죽었던 흑돌이 훗날 전투나 패싸움 도중 살아나기도 하고, 멀쩡히 살아있던 백마가 어느 순간 죽어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선 과정에서 요석처럼 보였던 나경원 전 의원은 어느 순간 폐석이 돼서 결국 25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런가 하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듯했던 이낙연, 정동영, 정세균, 김경수 등은 이재명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스멀스멀 무대 뒤편에서 앞쪽으로 나오는 분위기다. 대마불사라는 말이 틀린 게 아닌가 보다. 이번 설 연휴기간 중 사람들의 첫째 화두는 역시 먹고사는 경제문제였으나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도 정치권의 화두였다. 현직 도내 국회의원들은 모두 초선 또는 재선이어서 정치적 중량감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국회 상임위원장만 하려고 해도 3선은 돼야 하는데 그렇다고 정권 수뇌부 핵심인사가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나름대로 부지런히 뛴다고 하지만 의원 스스로 가채점한 것과 시민들의 실제 채점결과는 천양지차가 있다. 그래서 요즘 지역정가에서는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3선 고지를 넘어선 중량감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거다. 하지만 한편에선 “과거에 3선, 4선 했던 이들이 정작 자신의 영달은 꾀했을 망정, 막상 한게 뭐가 있느냐”는 불편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반대의 시각을 가진 주민들 중 누가 더 많을지 지켜볼 일이다. 대체적으로 의원은 선수가 쌓일수록 중책을 맡는 반면, 단체장의 경우는 마의 3선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3선은 하기도 어렵거니와 안 하는 게 더 나은 경우가 많다. 전북에 국한해보면 유종근, 김완주, 송하진 지사가 재선을 하는 것으로 마감했고, 강현욱 지사는 단 한번만 지냈다. 유종근 전 지사는 재선 때 경쟁자가 없어 경선도 없이 추대대회로 진행될 만큼 성가를 구가했고 그 여세를 몰아 대권에 도전했으나 실패했고, 김완주 전 지사는 3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불태웠으나 악화된 정치적 여건, 측근의 만류 등으로 뜻을 접어야 했다. 송하진 전 지사 역시 3선가도에 거침세가 없어 보였으나 정치적 반대세력의 연합작전에 의해 컷 오프됐다. 공교롭게 전북지사는 ‘3선불허’ 라는 불문율이 생겼는데 이제 막 시작한 김관영 지사의 추후 행보에도 눈길이 쏠린다. 교육감의 경우 3선을 노렸던 최규호 전 교육감은 사법리스크로 인해 뜻을 접었고, 김승환 전 교육감은 생불여사(生不如死)라는 말처럼 오히려 3선을 하지 않은것만도 못한 평가를 받는것 같다. 민선단체장 선거가 도입된지 28년을 회고해보면 도내 14개 시장∙군수의 경우를 보면 3선을 역임한 사람치고 뒷모습이 추하지 않은이가 전무한 실정이니 단체장 3선은 고심, 또 고심끝에 결단하라는게 새해 아침의 덕담일듯 싶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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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3.01.25 14:05

전주드림랜드 현대화사업 ‘신중하게’

전주시가 시민 휴식공간인 전주동물원 드림랜드 현대화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하면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전주드림랜드 현대화사업은 전주동물원 내에 있는 기존 놀이시설을 동물원 인근의 외곽 부지로 확장 이전하는 사업으로 올해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실시된다.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드림랜드는 동물원 후문(남측) 주차장과 외곽 부지 일대 6만8600㎡ 부지에 놀이시설 4만5000㎡와 휴식공간 2만3600㎡ 규모로 새롭게 조성된다. 기존 부지면적(2810㎡)에 비해 20배가 넘는 규모다. 개장 40년이 훌쩍 넘은 전주드림랜드는 시설 노후화로 고장이 잦아 이용자 안전에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또 시설 노후화로 젊은층이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가 제한돼 방문객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안전성 문제까지 크게 부각돼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전주드림랜드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확장 이전을 통한 현대화 사업은 일단 반길 만한 일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전주시가 약 620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 막대한 사업비를 일시에 투입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결국은 민간 투자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전국적 규모도 아니고,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 장래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든 지방 소재의 놀이공원에 수백억 원을 쏟아부을 수 있는 민간 투자자가 선뜻 나타나기를 기대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민간 투자자를 찾지 못해 사업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신규 놀이공원 건립사업이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 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전주시가 올해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철저하고 신중한 연구 조사를 통해 전주시민의 휴식공간을 현대화하면서도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단지 시장의 공약사업이라는 점에서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 될 일이다. 게다가 도시개발 차원에서 현재의 전주동물원 위치가 부적합한 만큼 시설 이전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도시의 미래를 보는 폭넓은 안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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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1.25 11:17

트럼프와 툰베리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는데 여러분들은 돈과 경제성장의 신화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몇 마디 말로 제 꿈과 유년기를 앗아갔습니다. 어떻게 그러실 수 있습니까’. 2019년 9월 뉴욕에서 열렸던 유엔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변화 해결에 소극적인 세계 정상들을 앞에 두고 울먹이며 질타한 연설이다. 그의 연설은 유엔총회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지만, 더 뜨거운 화제를 불러온 사진이 있다. 툰베리가 연설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뒤에서 노려보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다. 이 사진이 화제가 된 후 트럼프는 트위터에 ‘툰베리는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매우 행복한 소녀 같다. 보기 좋다’고 올렸다. 조롱하는 듯한 이 글에 툰베리는 트위터 계정 자기소개를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매우 행복한 소녀’로 바꾸며 응수했다. 그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툰베리를 선정하고 표지에 싣자 트럼프는 다시 글을 올렸다. ‘상황이 너무 웃긴다’며 ‘그레타는 분노조절 프로그램에 참여해 분노조절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친구와 좋은 옛 영화라도 보러 가라’는 일종의 야유였다. 툰베리 또한 그냥 넘어갈 리 없었다. 그의 트위터 계정은 다시 이렇게 바뀌었다. ‘분노조절 문제에 신경 쓰는 청소년. 지금은 진정하고 친구와 좋은 옛 영화를 보고 있음’. 이후에도 여러 차례 계속되었던 여섯 살 소녀 툰 베리와 일흔세 살 미국 대통령의 신경전(?)은 그 자체만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우리에게 전해준 메시지는 따로 있었다. 기후재난이 불러올 위태로운 미래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차이였다. 미국은 2015년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한 ‘파리기후변화협약’ 협정을 그 다음해에 체결했으나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이 되자 곧바로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가입했지만 그 사이 미국은 파리협정에 서명한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탈퇴한 국가였던 셈이다. 지도자의 인식이 한 국가뿐 아니라 전 세계의 미래까지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기후활동가들의 활동이 절박해지고 있다. 그들의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인권단체도 가세했다. 국제앰네스티가 기후활동으로 인권을 탄압받는 기후활동가들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에 나섰다. 지난해, 마을에 지어진 석탄발전소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최대 10년 징역형 위기에 처한 방글라데시 기후활동가 샤흐네와즈를 비롯한 8명 활동가를 위한 캠페인이 그 시작이다. 앰네스티 캠페인의 제목은 ‘정의에 대가를 물을 순 없다’다. 기후활동은 곧 정의라는 명시가 새삼스러우면서도 반갑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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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3.01.24 16:38

전북도, 이차전지 특화단지 반드시 유치해야

전북도가 정부에서 추진하는 국가첨단산업 특화단지 유치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전담팀(TF)을 구성하고 기업간담회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 19일 기업 전략회의를 가졌다. 이에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26일부터 올해 2월 27일까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에 들어갔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3대 산업분야로 전북은 이차전지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산단 입지 및 인프라 구축, 투자 인센티브, 연구개발(R&D) 예산 우선 반영, 예타 특례 제공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지원된다. 이차전지는 방전 후에도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로, 미래 경제성장을 이끌 핵심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노트북, 휴대전화, 카메라는 물론 전기자동차의 소재로 성장 추세가 가파르다. 특히 차세대 이차전지는 기존 상용 이차전지인 리튬이온전지가 갖는 화재·폭발 위험성을 극복하고 고성능, 고안전, 경량, 친환경을 실현할 수 있다. 이번에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전북도가 유치하게 되면 지역경제는 물론 산업발전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반드시 성공해 전북이 첨단산업의 전초기지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 그러나 특화단지 유치는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이미 각종 인프라가 갖춰지고 관련 기업이 다수 소재하고 있는 경북 포항시와 울산광역시 등이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이차전지 분야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유일하게 지정된 충북 청주시는 오창과학산업단지에 대규모 특화단지를 조성하는 등 한참 앞서가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해 11월 용역 착수보고회를 갖는 한편 중국 CNGR과 1조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를 맺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경북도는 구미시에 반도체, 포항시에 이차전지 분야를 유치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권역별 선정으로 불이익을 받을까봐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다. 울산시 역시 지난해 12월 산학연관이 참여하는 이차전지 얼라이언스(연합체)를 출범시키고 울산(U)-2030 전지산업 재도약 전략을 발표했다. 울산시는 지난해 ‘차세대 이차전지 상용화지원센터’를 유치한 바 있어 유리한 입장이다. 이처럼 다른 지역과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탄탄한 논리 개발과 강점 부각 등 철저히 준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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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1.24 16:35

항공레포츠체험관광의 최적지 새만금

현재 우리나라 항공레저산업은 중앙정부의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초기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점차 항공레저스포츠 종목이 다양화돼 저변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 유망 레저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국토부가 오래전부터 ‘하늘에서 바라보는’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항공레포츠 인프라 구축, 항공체험관광 활성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항공레저관광 육성방안’을 꾸준히 검토해왔지만 극소수의 항공레저 선진 지자체를 제외한 대다수 지자체는 아직 무관심속에 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열기구 등 항공레포츠 체험관광이 자리 잡으려면 관련 단체나 기업의 힘만으로는 어려움이 많아 지자체의 공익적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으로 우선돼야 한다. 새만금지역이 군산공항 관제권에 인접해 있어 통제를 받지않을까 하는 선입견이 있는데, 대부분 지역이 자유비행구역이어서 문제가 없고, 관제권과 관련해서도 서울항공청을 통해서 간단하게 비행승인을 받을 수 있다. 열기구 등 항공레포츠 비행승인은 단순 기속행위로 비행승인 신청 및 승인절차는 ‘초경량비행장치비행승인업무지침 제18조 및 제19조’에 의거해 서울항공청에만 신청서를 제출하면 3일 이내, 필요시 최장 7일 이내에 일괄처리하게 돼있다. 벌을 모이게 하려면 꽃이 필요하듯이 항공레저 체험관광객을 유치하려면 화제성을 갖춘 안전한 이착륙시설이 우선적으로 구축돼야 한다. 이착륙장은 종목별 특성에 맞춰 검토돼야 하는데, 특히 열기구는 장애물이 없고 광대한 면적의 평원이 펼쳐지는 새만금 지역이 국내 어느 지역과도 비교되지 않는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이 검토한 내용에 따르면 새만금지역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닷가를 낀 수평선과 지평선을 갖추고 있어 1년에 200일~250일 열기구 사계절 비행이 가능한 지역이다. 이는 세계 최고의 열기구 관광지 터키 카파도키아와 비슷한 수준이며 일본 사가와 대만 타이퉁, 필리핀 루바오 등 열기구를 관광 상품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들보다 유리한 환경조건을 갖추고 있음이 분명하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는 새만금지역에 인프라 구축이 선제적으로 추진되면, 이를 계기로 새만금이 새로운 항공레저 관광명소로 자리 잡아 항공레포츠 마니아들과 체험관광객들에게 각광받을 뿐 아니라 인근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된 시너지효과가 크게 나타나서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업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렇듯 새만금지역은 열기구를 비롯한 다양한 항공레포츠를 하기에 매우 적합할 뿐 아니라 세계적인 항공레포츠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다만 바람 방향에 따라 어느 곳에서 이착륙하는 것이 보다 안전한지, 경관이 좋은 장소로 비행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테스트 비행 등 필수적인 사전 점검과정이 선행돼야한다. 오는 8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맞춰 새만금 홍보와 새만금 관광 활성화에 열기구 등 항공레저 비행을 하기 위해서는 비행코스 선정과 안전성 점검 등을 서둘러 최적의 이착륙지부터 확보돼야 한다. /윤병순 사단법인 새만금항공레저스포츠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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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4 15:26

행복의 방법, 타자를 위하기

누군가 '행복'의 반대는 불행이 아닌 '욕망'이라고 했다. 행복은 개인에 따라 모두가 다르게 인식하는 것 같다. 같은 회사,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어떤 이는 만족하고 누군가는 불행하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개인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의 맥락이 있다. 모두가 제각각이다. 오래전이다. 모 지자체에서 최고위층까지 오르고 은퇴하신 분이 계셨다. 고향에서 활동 해 보려고 했지만 잘되지 않았는지 외국에 나가셔서 사업을 하다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지인들이 공직에 있을 때의 자기 권위를 내려놓지 못하면서 현실에서 오는 괴리감에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이 바닥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교육계, 정치계, 행정 등 고위공직에서 은퇴한 분들의 삶에 대해서 조금씩 알게 된다. 새로운 삶을 멋지게 살아가는 분들도 계시지만 또 한편에서 60대 초반부터 80~90 어르신 행세 하는 분들도 있었다. 이런 분 중 은퇴 후 1, 2년 만에 외모까지도 완전히 나이 들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 마흔이 되면서 월급 주던 직장을 사직하고 프리랜서를 몇 년 하면서 개인 연구소를 운영 했었다. 나와 보니 알았다. 명함에 이전에 내가 가졌던 기관장이라든지 단체에 어떤 위치 등 내세울 게 없었다. 이름만 만들어 놓은 무허가(?) 연구소가 다였다. 완전히 벌거벗은 느낌이었다. 당시 내가 가진 역량이 무엇이고 어떤 사람들이 나와 진정성 가지고 함께 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나는 은퇴를 아주 빨리한 거다. 그리고 몇 년 있다가 다시 지역에 돌아와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을 기획 운영하고, 이후 ‘길위의청년학교’도 시작하게 된다. 나는 지금도 20대에 하던 일을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 현장 활동뿐만 아니라 연구와 집필 등 질적으로나 네트워크적으로 차원이 다르기는 하지만 결국은 ‘청소년활동’이다. 지금이 행복한가? 모르겠다. 행복의 정의를 내리기 어렵지만 한 가지는 안다. 이 일이 청소년들에게 복이 된다고 확신하고 있다. ‘달그락’에 선생님들도 그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군산까지 와서 방 얻어 살면서 청소년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청소년과 지역사회, 그 안에 많은 사람과 연대하면서 그래도 조금은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고자 전문적으로 움직여 가는 활동. 그게 우리가 하는 ‘일’이다. 우리 모두에게 은퇴는 없다. 하는 ‘일’이 바뀌어 갈 뿐이다. 돈을 벌고 안 벌고의 문제는 다른 차원이다. 일의 목적에서 자기 ‘욕망’을 내려 놓고 ‘본질’을 보게 되면 평생에 걸쳐 우리가 해야 할 가치 있는 일이 보인다. ‘행복’이다. 그것은 바로 나를 통해 타자가 잘 되기를 바라는 삶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나를 통해 타자와 이어졌다. 이 글도 누군가 읽히기 위해서 쓴다. 의사도 환자를 돌보고 있고, 기자도 사회 정의를 위해서 누군가를 위한 기사를 쓴다. 택시 기사는 손님을 안전하게 목적지에 태워준다. 정치인은 어떤가. 우리 사회의 모든 일은 누군가를 위해서 함께 하도록 시스템화 되어 있다. 모든 직업이 그렇다. 나와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위한 삶이 무엇인지 살피고 조금이라도 복이 되도록 거드는 일이 우리 행복을 판가름한다. 우리우리 설날이 막 지났다. 누군가에게 행복한 삶을 묻는다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 “인생의 가장 지속적이고 긴급한 질문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당신이 무엇을 하고 있느냐다.” 또 다른 새해다. 모두 행복하기를. / 정건희 청소년자치연구소 소장 △정건희 소장은 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위원∙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전문위원 등을 지냈으며, 현재 군산시교육발전진흥재단 이사∙한일장신대학교 겸임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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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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