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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시군통합과 내년 지방선거

요즘 지역 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단연 8월 2일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다. 정청래, 박찬대 의원이 2파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전북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겉바속촉(겉으론 태연한것 같아도 속내는 제법 열기가 뜨겁다)이다. 당 대표 선거전은 대의원 투표 15%, 권리당원 투표 55%, 국민 여론조사 30%로 결정되기에 소위 당심이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런데 지난 6·3 대선후보 선출 때 호남 권리당원은 무려 37만명으로 전체 권리당원의 35%를 점하고 있기에 전북을 비롯한 호남지역 당심이 중요하다. 심심해서 호남에 오는게 아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나 정치권 분위기 등을 종합하면 정청래 의원이 당심에서 앞서는 반면, 박찬대 의원이 현역의원을 더 많이 잡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권력의 냄새를 맡는데 도가 튼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들은 저마다 살 길을 찾아 나섰다. 특히 중앙당에서 직접 부딪쳐야 하는 국회의원들은 각자 소신이나 인연에 따라서 특정 후보군을 지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결국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가장 중요하게 작동됨은 두말할나위가 없다. 현재 전북에서는 이원택, 이성윤 의원 등이 확실하게 정청래 후보쪽에 섰고, 김윤덕, 안호영 의원 등은 박찬대 후보쪽에 바짝 다가섰다는 후문이다. 나머지 의원들은 대체로 정 후보쪽이 많기는 하지만 일부는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중앙당 전당대회는 지역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볼때 먼 얘기인듯해도 사실은 순망치한의 원리가 작동됨은 물론이다. 누가 당 대표가 되는가에 따라 지역위원장의 입지가 달라지고 이는 곧 내년 6월 3일 지방선거 때 뜻밖의 나비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전북지사 선거전을 보자. 출마가 확실한 김관영 현 지사와 김윤덕 당 사무총장, 안호영 국회 환노위원장은 당 대표 선거 결과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 한편에선 이원택 도당위원장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데 이는 ‘지사 컷오프 설’이 현실화 할 경우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있다. 3년전 송하진 당시 지사가 컷오프 됐으나 최종 후보는 안호영, 김윤덕 의원이 아닌 전직 의원이던 김관영 현 지사쪽으로 돌아간 바 있다. ‘컷오프 설’ 의 발설 근원지는 알 수 없으나 현실화 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보이는데도 잦아들만하면 한번씩 떠오르는 이슈다. 그런데 또 하나의 변수는 내년 지방선거때 전주완주 통합 문제가 중대한 하나의 변수가 될 것이란 점이다. 김관영 지사는 어떤 형태로든 이 부분을 매듭짓고 올림픽 유치와 연결지으려고 하는 반면, 안호영 의원은 완주지역 민심을 이유로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이다. 김윤덕 의원은 통합 문제에 대해 강한 톤으로 확실한 입장을 피력하지는 않고있다. 지역에 국한된 문제로 보였던 시군통합 이슈가 민주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핵심의제로 등장하고 있고 이는 결국 내년 6˙3 지선에 상당한 변수가 될 개연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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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5.07.09 19:38

[의정단상] 결국, 원 위치로

윤석열에 대한 구속심사가 끝났다. 지난 3월, 법원이 ‘날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로 구속기간을 계산하는 기상천외한 결정으로 석방한 지 넉 달 만이다. 이번에 조은석 특별검사가 청구한 66쪽 분량의 영장은 내란·비상계엄 모의, 외환법 위반 등 기존 검찰이 손대지 못한 영역까지 담았다. 이번 구속영장 심사는 단지 한 사람의 법적 신분을 넘어서, 그간 반복돼온 기형적 관행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였다. 첫째, 검찰이 조직적으로 동원돼 전직 대통령의 신병을 보호하던 시대가 끝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였다. 당시 검찰은 즉시항고조차 접고 ‘윤석열 구출 작전’에 매달렸으나, 특검은 더 이상 그의 사조직이 아니다. 둘째, 사법시스템의 허점이 바로잡힐 수 있을지의 문제였다. 법원의 수십 년 관행이 윤석열 앞에서만 ‘날’에서 ‘시간’으로 뒤집혔고, 분 단위로 쪼개 석방을 강행한 희귀한 법리가 다시 원칙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주목받았다. 이 한가운데서 윤석열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9년 전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 당시 그는 100명 규모 수사팀을 이끌며 현직 대통령과 핵심 측근을 단호히 파헤쳤다. 9년 뒤, 피의자 윤석열은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을 경호처로 5시간 막고, 출석 요구를 수차례 묵살하며 체포적부심·재판관 기피·변론기일 변경 등 온갖 ‘법꾸라지’ 전술로 시간을 끌었다. 만약 박근혜가 이렇게 버텼다면 당시의 윤석열 특검팀장은 뭐라 했을까. 역사는 권력을 절제하지 못해 몰락한 인물을 기록한다. 17세기 잉글랜드 정치가이자 군인이던 크롬웰은 왕정을 무너뜨리고 “국민의 자유”를 내세워 호국경이 됐으나, 점차 자신의 권력 강화를 위해 탄압과 독재의 길을 걸었다. 반대파를 숙청하고, 의회마저 무력으로 해산하며 자신이 만든 칼날로 주변을 베었다. 결국 그의 시신은 부관참시 되었다. 자신이 휘두른 칼이 죽은 뒤에도 돌아온 셈이다. 윤석열도 비슷한 궤적을 밟았다. 윤석열은 공정과 법치를 내세워 대통령이 됐지만, 검찰권을 사유화해 정적을 탄압하고 정권을 사유화하다 끝내 내란 혐의 피의자가 됐다. ‘법 앞의 평등’을 외치며 대통령에 올랐지만, 반대 세력을 적폐로 몰고 검찰을 권력의 방패로 쓰다 스스로 수사 대상이 됐다. 이제 특검 수사, 탄핵 심판, 구속영장 심사까지 그가 내세웠던 법과 정의의 잣대가 거꾸로 그를 겨눈다. 그에게 남은 마지막 선택지는 검사 시절 내세운 원칙을 피의자인 자신에게도 적용하는 일이다. 과거 검사 윤석열의 결기를 기억한다면,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여야 한다. 나아가 윤석열의 재구속 여부는 개인의 흥망에 머물지 않는다.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권력을 사유화한 행태가 민주주의 체제 아래서 어떻게 단죄받는지를 확인하는 역사적 시험대다. 동시에 오랜 세월 대한민국을 좀먹어 온 '검찰의 정치', 즉 권력과 검찰이 결탁해 법치를 왜곡하고 정의를 뒤틀어온 구조적 병폐를 근본부터 끊어내는 개혁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검찰 공화국의 종언, 사법정의 회복, 민주주의 재건이라는 더 큰 전환을 향한 첫 걸음이어야 한다. △신영대 의원은 제22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으며, 제21대 국회에서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회운영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군산김제부안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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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9 19:38

[타향에서] 세금 안 걷히는 이유, 경기 탓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세입예산 대비 걷지 못한 세금은 2023년과 2024년 두 해 동안 무려 87조 원에 달했다. 최근 10조 3천억 원의 세입을 감액하는 2차 추경예산이 편성되는 등 금년에도 세수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세금이 걷히지 않는 이유로 흔히 경기침체 등 경기순환 요인을 지목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경기 사이클의 하강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경제구조의 변화가 세입기반 약화의 주된 원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첫째는 인구구조의 변화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본격적으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반면, 고령인구는 빠르게 증가하여 올해부터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인구 축소는 소득세 기반의 약화로 이어지며, 소비 감소를 초래해 부가가치세 세입에도 악영향을 준다. 둘째는 노동시장 구조의 변화다. 디지털 플랫폼 산업이 확대되며 전통적인 정규직 중심의 고용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1인 창작자, 프리랜서, 플랫폼 종사자 등이 늘어나면서, 원천징수를 통한 안정적 조세징수가 어렵다. 이들은 과세인프라 밖에 놓여 있어 과세누락 가능성도 크다. 셋째는 산업구조의 전환이다. 글로벌 경쟁하에서 국내 제조기업이 생산시설과 수익창출 거점을 해외로 이전하여 국내 세입기반이 약화된 반면, 세원 이동성이 낮은 서비스산업의 세수 기여도는 높지 않다. 또한, 기업 가치창출의 원천이 점차 생산설비 등 유형자산에서 데이터, 소프트웨어, 브랜드 등 무형자산으로 이동하고 있어 전통적 과세체계로는 과세에 어려움이 많다. 특히, 구글 등 해외플랫폼 기업들의 경우 국내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국내사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실질적인 법인세 납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넷째로 부동산 세원의 약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은 그간 주요 세원으로 기능해 왔지만, 최근 거래량 감소와 보유세 완화 정책 등으로 세수 기여도가 크게 줄었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경제사회구조 변화의 반영이다. 경기가 회복되면 조세수입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는 디지털 경제시대의 변화된 현실에 맞도록 세입구조 개혁을 통한 중장기적 세입확충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AI 등 전략산업 육성, 아동수당 확대 등 대통령 공약의 충실한 이행 못지않게, 지출구조 조정과 세입구조 개혁을 통한 재정건전성 유지도 긴요하다. 경제사회구조 변화에 따른 사회복지 지출의 증가는 현재 세대에서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혜택이 집중된 윤석열 정부의 감세정책을 시급히 원상복구해야 한다. 또한, 금융투자소득세, 가상자산 과세 등 자산소득 과세의 정상화를 통해 소득유형별 과세형평성을 제고해야 한다. 그리고 디지털/AI 기반 포괄적 소득파악시스템 구축 및 국가간 조세협력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OECD 등 국제기구의 권고대로 부가가치세 세수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간접세의 역진성은 저소득층 환급 또는 근로장려금 강화 등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 국가재정은 국민 삶의 기반이며, 조세 기반이 흔들린다는 것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다는 의미다. 이제는 조세정책의 중심축을 ‘순환대응’에서 ‘구조대응’으로 옮겨야 할 때다. △김명준 전 청장은 국세청 조사국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서울시립대 겸임교수, 세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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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9 19:38

[기고]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인간관·역사관

독일의 대문호요 작가·시인·과학자·정치가·역사이론가로 세상에 널리 알려진 괴테(Goethe, 1749~1832)는 그의 걸작 ‘젊은 베르테르(Werther)의 슬픔’과 ‘파우스트’(Faust)의 저자로 너무나 유명하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단테(Dante)의 신곡(神曲)에서와 같이(베아트리체) 이미 연인이 있는 여인을 사랑하는 데서 발생한 비극을 말해주는 내용이고, 난해하기로 유명한 ’파우스트’(Faust)는 학식이 풍부한 노학자가 말년에 생(生)에 환멸을 느낀 나머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Mephistopheles)와 계약을 맺어 영혼을 파는 대신에 청춘을 돌려받고 젊은 여인을 소개받아 향락을 만끽하지만 마침내 메피스토펠레스와 함께 지옥에 떨어지고 만다(하지만 단테가 천상에서 베아트리체의 안내를 받듯이 파우스트 또한 지난날의 연인 그레첸(Gretchen)의 도움으로 구원을 받게 됨). 그런데 특이하게도 괴테의 언급 가운데 가장 유명한 말은 역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한 내용들이다. 즉 역사를 ‘쓰레기통’이라고 한 데서부터 시작해 세계사를 가장 불합리한 것이라고 그리고 잘 쓰여진 역사도 퀴퀴한 냄새를 풍기는 묘혈의 시체와 같은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초기의 낮은 수준의 역사가들과 접촉한 때문이었다. 괴테의 작품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생소하고 어렵긴 하지만 특히 그의 긍정적인 방향에로의 입장전환은 낮과 밤, 계절, 꽃과 열매, 그리고 시기의 변화에서 그 답을 찾았다. 그리고 이 변화는 우리가 즐길 수 있고 즐겨야 할 세속생활의 원동력이라 하였고 ‘자연의 진자운동’(振子運動)을 모든 생물체의 원리라고 보았으며 이로부터 단일성과 다양성, 자연과 문화가 짝을 이룬다고 생각하였다. 이리하여 역사의 상반성이 그의 ‘이원적 역사관’ 속에서 이해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밖에도 그는 파우스트에서 무엇이 세계를 결합시키는가를 인식하려고 노력하였으며 그 해답을 ‘활기에 찬 창조적 인과성’에서 찾게 되었다. 그는 역사주의 입장에서, 자연과 역사 내의 유한한 현상들 속에서 무한한 다양성을 그리고 영원한 변형(Metamorphose) 속에서 신의 창조적 전개로서의 단일체를 파악하였다. 여기서 신을 향한 인간의 정신능력은 절대적인 한계에 부딪치는 것이라고 보았으며, 따라서 자연과 인간의 제 현상은 인간 스스로 인식할 수 없고, 명명할 수 없는 유일자(하느님)에 비추어서 인식할 뿐이라고 하였다. 또한 그는 인간을 스스로 충족될 수 없는 것이라고 보았고, 그리고 이것이 개인과 인류와 역사에서도 동일하다는 입장에서 인간의 근본경험은 항시 다른 모습을 나타내지만 언제나 반복되는 것이며 같은 것의 되풀이가 아닌 항시 ‘새로운 독자적인 모습’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또한 그의 유럽 역사기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3 가지, 즉 ‘개체성’․‘발전’․‘성공’에 관한 그의 연구는 새로운 전망을 제시했고, 새로운 해결의 기초를 만들어 주었으며 이후의 역사기술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나아가 그는 지나간 시대의 가치․본질․이상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문제이므로 이미 소멸된 것을 역사가의 가슴으로 느끼는 가운데서 재활시켜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지나간 시대의 이상과 척도로서 당시의 가치관을 평가하는 것은 오늘의 독자들의 감정을 손상시키게 되므로 또한 오늘의 척도로 평가해야 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규하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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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9 19:38

[사설] 전북 주도 균형정책, 국정과제로 채택해야

전북자치도가 새정부에 지역전략과제 5건과 지역공약 핵심과제 10건을 건의했다. 이번 건의는 국가 전체의 미래를 좌우할 성장축과 연결돼 있어 정부가 이를 대폭 수용해 국정과제로 채택했으면 한다. 전북자치도와 도내 정치권도 새정부가 이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합심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전북자치도는 7일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산하 국가균형성장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시도 간담회에 참석해 전북의 정책방향 및 지역공약 수용을 건의했다. 이날 열린 국가균형성장특위는 특자도인 전북과 강원, 제주도를 시작으로 8일까지 이틀간 17개 시도와 권역별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수도권 집중 해소와 지방주도 정책 전환을 위한 중앙-지방 간 소통 창구 성격으로 마련된 것이다. 전북자치도는 이날 지방도시 연대를 통한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를 비롯해 새만금 글로벌 첨단산업전략기지 조성, 디지털·에너지 산업 거점화 등 5건의 전략과제를 건의했다. 또 지역공약 핵심과제로 신산업 테스트베드 구축을 위한 피지컬AI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 첨단융합기술 안티드론 K-방산 육성 기지, 첨단재생의료 특화 전북 바이오 허브 조성 등 10건도 함께 건의했다. 국정기획위에서 지역공약을 담당하는 국가균형성장특위는 시·도별 균형성장 전략과 지역공약 우선 과제에 대한 지자체 의견을 직접 듣고 국정과제 담당 분과와 공유해 100대 국정과제 이행계획 수립에 반영할 예정이다. 분과별로 제안된 국정과제는 현재 120여 건으로 축약됐으며 이를 대통령실과 총리실 협의를 거쳐 최종 100대 국정과제로 확정된다. 전북자치도가 건의한 2036 전주하계올림픽 유치는 실제로 각 나라간 경쟁이 심해 정부가 주도해야 가능한 일이다. 착공한지 34년이 지난 새만금사업 역시 국책사업으로 개발하기 따라 국가 전체를 먹여살릴 미래의 땅이다. 피지컬AI 등 AI 분야 신산업도 새정부가 제시한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이들 하계올림픽과 새만금, AI 등은 전북의 사업이라고 지역에 가두지 말고 국정과제로 채택해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았으면 한다. 이를 계기로 전북이 그동안의 낙후를 털고 미래성장산업을 주도하는 첨단지역으로 거듭났으면 한다. 전북자치도와 정치권은 힘을 모아 새정부가 이를 반영토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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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7.08 19:13

[사설] 전북중단협 향후 활동 기대크다

전북의 힘이 약한 것은 볼륨 자체가 작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통합이 아닌 분열돼 있기 때문이다. 하나로 똘똘 뭉쳐서 일단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고 세부적으로 분배를 어떻게 할지는 당사자간 조율과 합의를 거치면 되는데 전북의 각 분야는 분열로 점철돼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작은 목소리가 더 작게 들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경제 문제에 대해 지역 상공인들이 하나된 모습을 보이고 공동선을 찾는데 주력했더라면 위상이 지금과는 전혀 달랐을 것이란 지적도 많다. 이러한 때 지난 7일 도내 중소기업 관련 단체 23곳이 하나의 모임체로 출범식을 가진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전북중소기업단체협의회(회장 김병진)'이 바로 그것이다. 약칭 전북중단협에는 중소기업중앙회와 벤처기업협회, 전북소상공인연합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 등 중소기업 단체 23곳이 회원으로 참여했다. 깊게 들어가면 저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이해관계 또한 다를 수 있으나 어쨋든 공통 현안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자는데 공감했기 때문이다. 쉽게말해 지역 중소기업 관련 각종 현안을 종합적으로 조율하고 대변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는 거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들조차 “워낙 유사한 단체가 많아 뭐가뭔지 모르겠다”며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도 통일된 하나의 조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결성된 중단협이 제대로만 작동된다면 도내 28만 중소기업계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명쾌하고도 강력하게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셈이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할것없이 직접 소통하고 필요하면 주장하는 바를 관철시킬 수 있는 파워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서울이나 광주전남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전북중단협과 유사한 기구가 적기에 적절한 역할을 해왔기에 이번 전북중단협의 태동은 만시지탄의 감이 있으나 어쨋든 다행스런 일이다. 전북중단협은 특히 2036 전주 하계올림픽은 물론, 새만금 사업, 완주·전주 통합 등 민간한 지역현안에 대해 공동 대응 한다는 점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있기에 잘만하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면서도 한편으론 도민의 두터운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 김병진 초대회장과 전북중단협이 그저 또하나의 단체로 전락할지 아니면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줄지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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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7.08 19:12

[오목대] 플라스틱 빨대의 회귀

중국이 세계 각국에서 들어오는 폐기물 24종에 대한 수입을 금지한 것은 지난 2018년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쓰레기를 수입했던 중국은 그보다 한해 앞선 2017년, 쓰레기 수입을 중단키로 하고 세계무역기구에 쓰레기 수입 규제 정책을 통보했다. 중국의 쓰레기 수입금지 여파는 컸다. 쓰레기 전쟁을 치러야 했던 세계 여러 나라 중에서도 직격탄을 제대로 맞은 것은 미국이었다. 미국은 가장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중국에 수출해온 나라다. 미국 전역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75% 분량이 중국에 보내졌으니 그 엄청난 양을 짐작할만하다. 플라스틱은 환경오염을 부르는 주범이다. 그런데도 전 세계에서 쏟아져나오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연간 5,200만여 톤이나 되고, 이들 대부분은 바다로 유입되어 해양 생태계를 파괴한다. 국가마다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하며 친환경 정책에 앞장서있는 이유다. 안타깝게도 플라스틱 빨대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종이 빨대 대신 플라스틱 빨대를 들여오는 대기업 음료업계나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늘면서다. 지난 2021년 환경부가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제한하는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시작된 종이 빨대 시대도 이렇게 막을 내리는 모양이다. 최근 커피 업계 1위인 스타벅스가 플라스틱 빨대를 다시 도입했다. 스타벅스의 플라스틱 빨대 재도입은 지난 2018년,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카페 중 처음으로 종이 빨대를 도입한 지 7년 만이다. 스타벅스는 우선 전국 200개 매장에 플라스틱 빨대를 시범적으로 비치해 종이 빨대와 병행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지만, 전국 2,000여 개 매장 전체로 확대될 날은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편리성’과 ‘친환경 흐름 역행’으로 엇갈린다. 스타벅스 측은 재도입한 빨대가 식물성 소재 플라스틱 빨대여서 탄소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수거된 빨대를 재활용하는 계획을 밝혔지만 친환경 논란은 피해갈 수 없을 것 같다. 종이 빨대를 고수하던(?) 스타벅스까지 플라스틱 빨대를 재도입하면서 정부의 일관성 없는 플라스틱 규제 정책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가 플라스틱을 비롯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나선 것은 지난 2019년 말. 2021년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공포했지만, 본격적인 실행에 앞서 계도기간을 두었다. 그러다 계도기간 완료를 코앞에 두고는 규제 내용을 완화하더니 2023년 11월에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계도기간을 아예 무기한 연장했다. 완화된 내용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니 사실상 규제 철폐나 마찬가지다. 별다른 후속 대책도 보이지 않는다. 더 빨라질 플라스틱 빨대의 회귀가 그저 반갑지만은 않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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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5.07.08 19:12

[새벽메아리] 경주는 어떻게 제주를 이겼을까

올해 11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2025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유치하겠다고 가장 먼저 나선 도시는 경북 경주시였다. 경주는 경북도와 함께 2021년 일찌감치 회의 유치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정작 공모가 시작된 지난해 4월, 제주시와 인천시가 잇따라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경주의 유치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걸로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와 인천의 마이스(MICE) 인프라가 경주보다 한참 앞서있기 때문이다. ‘마이스’란, 큰 규모의 회의와 여행, 전시 등을 가리키는 용어로 많게는 수만 명이 도시를 찾아 일정 기간 머물면서 다양한 행사를 치를 수 있게 뒷받침하는 하나의 산업이다. APEC 정상회의와 같은 대규모 국제회의를 치르려면 수천 명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회의장은 물론, 이들을 먹이고 재울 식당과 호텔이 필요하고, 여기에 더해 공식 일정이 끝나고 그 도시와 나라의 역사ㆍ자연, 문화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장소도 필요하다. 이른바 ‘유니크 베뉴’다. 제주엔 무려 4300명 규모의 대회의장을 갖춘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더해 올해 8월엔 6000석 규모의 회의실을 갖춘 제주MICE다목적복합시설이 준공을 앞두고 있다. 또 특급호텔만 무려 39개에 달한다. 인천도 못지않다. 인천엔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자리하고 있고, 마이스 인프라가 집중된 송도국제회의복합지구도 조성돼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모두의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고 경주가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도시로 최종 선정됐다. 이유가 뭘까. 대형 컨벤션센터와 특급 호텔이 마이스 산업 경쟁력의 전부이던 시대는 지났다. 최근 경주시가 APEC ‘정상회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국빈 공식 만찬을 호텔이 아닌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기로 한 데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드러난다. 경주시는 국립경주박물관이 회원국 정상들에게 우리의 전통문화와 수준 높은 유산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봤다. 틀에 박힌 크고 세련된 시설들에서 벗어나 그 도시만의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들로 마이스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등장한 것이 이른바 ‘타운 마이스’란 개념이다. 작은 도시, 또는 마을의 시설과 상점, 서비스를 하나로 엮어 회의와 여행, 전시 등의 행사를 유치하는 것을 가리킨다. 물론 수만 명을 한꺼번에 받을 수는 없지만, 수십에서 백여 명 정도는 거뜬히 수용할 수 있으니 점점 인구가 줄면서 활기를 잃어가는 지방 중소도시에선 이 정도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실제로 충남 공주시 중학동 제민천 일대 마을에선 지난해에만 150건이 넘는 타운 마이스 행사가 열렸다. 컨벤션센터는 물론 번듯한 호텔 하나 없는 작은 마을에서 식당, 카페, 책방, 갤러리, 여행사 등 70곳에 달하는 업체가 힘을 모아 150명이 넘게 모이는 행사들도 치러냈다고 한다. ‘타운 마이스’ 프로그램으로 생활인구가 늘면서 가게들도 하나둘씩 늘어 죽었던 상권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다른 지역에 견줘 마이스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전북의 도시들이 눈여겨봐야 할 사례다. 마침 전주에 컨벤션센터가 들어선다고 하니 익산을 비롯한 주변 지역의 다양한 매력을 엮어 타운 마이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 둘을 연결한다면 수도권 대도시나 제주가 줄 수 없는 전북만의 차별화된 매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윤찬영 대표는 익산역 앞 원도심에서 북카페와 함께 ‘문화살롱 이리삼남극장’을 운영하고 있고, 여행사 ‘한레일트래블’ 대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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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8 19:11

[기고] 2036 전북올림픽, 세계에 휘날릴 태극기를 기대한다

필자는 어린시절부터 대학시절, 그리고 바쁜 공직생활을 하면서도 태권도(5단)를 비롯한 다양한 운동을 하면서 건강도 다지고 사회생활을 해왔다. 크고 작은 운동경기가 있으면 꼭 찾아가 관전하는 인생의 즐거움을 지금까지 해왔다. 그래서 80여년이 넘도록 운동을 하며 축구동우회장(10년), 족구협회장(10년), 바둑협회장(5년), 태권도협회 고문(20년)으로 활동했다. 특히 65~70대 전국 친선 족구연합회 총재를 10년 동안 맡아 매달 한 번씩 전국대회를 개최하고 각 종목 족구대회를 15회 개최했다. 또한 축구대회 10회, 바둑협장배 전국대회 5회, 태권도대회를 20여회 개최했다. 민선4기 정읍시장을 하면서도 여자 핸드볼 실업팀(4년)과 궁도실업팀을 창단 운영하며 전국대회를 4년 동안 매년 개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많은 칭찬을 받는 운동하는 시장이었다. 지금도 정읍시 민선초대체육회장을 하고 전지역 도체육회 고문단 31명 대표회장을 하며 전북체육발전과 후배양성에 최선을 다해오고 있다. 필자는 지금도 시간만 나면 TV스포츠를 밤새워 보고 관전하는 기쁨을 가져본다. 그런데 며칠전 2012년 영국 하계올림픽대회시 우리나라와 개최국인 영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8강전을 관전하게 되었다. 사실 2012년 올림픽축구를 못봐 정성들여 열심히 시청했다. 아주 불꽃튀는 혈전이었다. 선수들은 나라의 명예를 걸고 죽기아니면 살기로 뛰었다. 관객은 세계에서 몰려와 경기장 1~4층까지 수만명으로 꽉 차고 특히 영국인들이 많이 나와 일방적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전반에 한국이 1골을 넣었지만 후반전에 영국이 1골을 만회해 1:1 스코어로 무승부가 되자 연장전을 펼쳤지만 승패가 갈리지 않았고 결국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양팀 4명씩의 키커가 모두 골을 넣어 4:4가 됐고, 마지막 영국 선수의 킥을 한국 정무용 골키퍼가 막아 이기게 되자 운동장은 코리아와 태극기 물결로 휘감았다. 이 광경을 보고 나는 눈물로 축하하며 장하다 대한의 아들 축구선수들 자랑스럽다고 박수를 수없이 쳤다.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선수들이 들고 뛰는 그 태극기는 얼마나 값진 태극기인가. 세계인이 바라보는 태극기이니 참으로 감격적인 장면이었다. 유럽 영국땅에 감격스런 대한민국 태극기가 휘날리는 것을 보면서 코리아 한국인이 된 것이 자랑스러웠다. 올림픽 개최국 영국팀에 승리했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은 4강전에서 브라질에 1:0으로 아쉽게 패하고 일본과 함께 동메달을 따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위상을 온 세계에 떨쳤다. 전북특별자치도는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김관영 도지사와 정강선 전북체육회장이 함께 힘을 모아 국내 후보지 경쟁에서 서울을 꺾은 것은 기적과 같은 드라마였다. 김관영 도지사와 정강선 체육회장은 이제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 국가들과 2036년 하계올림픽 전북 유치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올림픽은 전북특별자치도 만의 국제행사가 아니다.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국제대회다. 전 국가적으로 2036 하계올림픽 유치에 총력을 다해 전북특별자치도 곳곳의 경기장에서 펼쳐질 올림픽 경기에서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선수들, 애국자들을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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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8 19:11

[이경재의 세상보기] ‘전북발전 대전환’시대정신, 성과 못 내면 심판론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전북 출신 인사 등용에 온기가 느껴진다. 대통령실과 내각, 더불어민주당 주요 위치에 전북 출신 또는 전북 연고 인물들이 대거 포진했다. 전북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의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전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익산 남성고)과 내각의 외교·국방·통일부 장관에 각각 조현(김제·전주고) 안규백(고창·동대문 갑) 정동영(순창·전주고) 의원이 내정됐다.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정성호(경기 동두천, 연천군 갑) 의원은 자신의 뿌리가 익산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회 정치력도 보강됐다. 4선의 이춘석(익산 갑), 3선의 한병도(익산 을) 의원은 각각 국회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법사위원장은 전북 국회의원으론 처음이고, 예결위원장은 2006년 이강래 의원 이후 19년만의 일이라고 한다. 이춘석 의원은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도 맡고 있다. 3선의 안호영(완주·진안·무주) 의원은 환경노동위원장이다 . 전주 출신의 한준호(고양시 을) 최고위원, 김윤덕(전주 갑) 사무총장, 전주 출신의 진성준(서울 강서 을) 정책위의장, 익산 출신인 한민수(서울 강북 을) 대변인 등 당내 위상도 높다, 전북 정치가 ‘변방’에서 ‘주류’로 변환됐다. 그렇긴 해도 전북 현안 추동과 관련해선 ‘영양가’가 없다는 비판도 있다. 이를테면 국토교통, 농축산식품, 산업통상, 과학기술, 문화관광 등 지역정책에 파급효과가 큰 분야에는 전북출신이 끼지 못했다. 문제는 우호적인 인적 포진이라 할지라도 저절로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과거 DJ의 ‘국민의 정부’ 시절엔 역차별 받았고, 최근엔 전북 출신 국무총리를 두명이나 배출했지만 별무 소득이었다. 오히려 인구는 줄고 기업유치와 일자리, 교육, 소득 등에서 낙후가 심화됐다. 왜 그런가. 정치권과 행정의 공조, 촘촘한 전술 전략, 일당 백의 추진력 등 리더십 부재 때문이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2036하계올림픽 유치를 놓고도 정치권은 ‘경우의 수’를 계산중이다. 완주통합과 새만금특별자치단체 구성에 대해선 철학도, 소신도 없어 보인다. 정치권은 이미 시험대에 올라 있다. 전북의 현안과 대선 공약들이 과연 100대 국정과제 500개 세부 사업에 얼마나 반영될지가 첫 관문이다. 또 2036하계올림픽 전북유치의 국가 의제 설정, 남원 공공의대 설립, 대광법 시행에 따른 교통SOC 확충도 추동시켜야 한다, 하반기엔 제2중앙경찰학교 남원유치 문제가 전북 정치권의 역량을 시험할 것이다. 남원과 경쟁하고 있는 충남 아산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역구다. 3선의 강훈식 비서실장은 내년 지방선거 충남도지사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전북발전, 도민이익이 걸린 현안에 전북 정치권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시되는 대목이다. 이재명 정부는 분명 전북에게 기회일 수 있다. 도지사와 국회의원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전북은 이제 여당지역이 됐다. 여당은 인사와 예산, 정책 등 여러 면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는다. ‘물 들어올 때 배 띄워라’는 격언처럼 강력한 추진력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전북발전의 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 이 명제가 전북 정치의 시대정신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 ‘막강 화력’의 인적 구성을 갖췄다고는 하지만 성과로 이어지지 않으면 물극필반(物極必反)으로 결과될 것이다. 사안이 극에 이르면 반전된다는 뜻이다. 정치 전성기에 상응하는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다면 다음 선거에서 심판론이 제기될 수 있다. 세월은 화살처럼 빠르고 심판은 얼음장처럼 냉엄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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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8 19:11

[사설] 피지컬 AI 선점, 전북을 미래 산업기지로

정부의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전북이 피지컬 인공지능(AI) 예산을 확보해 주목된다. 피지컬 AI는 최첨단 기술로 전북이 앞으로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피지컬 AI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월 미국 CES 2025에서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기조연설을 통해 피지컬 AI를 두고 "인지하고 계획하고 행동하는 AI"로 정의하며 생성형 AI를 넘어 산업 자동화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밝힌데서 비롯됐다. 이 같은 메시지는 산업계 전반에 일종의 전환 신호로 작용해 피지컬 AI 열풍을 몰고 왔다. 피지컬 AI는 단순 반복 작업에 머물렀던 기존 자동화와 달리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과 돌발 변수에 실시간 대응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센서, 로봇, 사물인터넷(IoT), 엣지 디바이스 등과 연결돼 현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며 인간의 개입 없이도 장비와 공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한다. 미국, 중국, EU, 일본 등 주요국은 피지컬 AI를 국가 전략기술로 간주하고 선제적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새 정부도 AI 고속도로를 통해 한국을 ‘AI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2차 추경에 AI분야 예산 1793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여기에 피지컬 AI 핵심기술 실증(PoC)사업 예산 426억원이 포함됐다. 이중 229억원은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예결소위원장을 맡은 정동영 의원이 기획재정부와 과기부, 여야 예결위원들을 설득한 끝에 전주시 예산으로 최종 확보했다. 이 사업에는 현대차‧네이버‧리벨리온‧카이스트‧전북대‧성균관대‧전북특자도가 함께 참여한다. 앞으로 전북은 이 사업을 통해 피지컬AI 전략모델 수립, 플랫폼 설계, 기술검증 연구소 구축, 제조·의료 등 수요처 중심의 실증 공간 확보 기술 기반을 갖출 계획이다. 또 197억원은 경남대, 서울대, 구글클라우드 코리아, 경남테크노파크 등이 확보했다. 이번 사업비 확보를 기회로 전북의 낙후된 산업체계가 첨단으로 전환됐으면 한다. 나아가 지속가능한 예산 확보를 통해 전북이 ‘피지컬AI 실증 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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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7 21:03

[사설] 전북 여성기업 적극 키우자

여성기업은 ‘여성 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여성이 소유하거나 경영하고 있으며 관련 시행령이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회사를 가리킨다.여성기업은 국내 기업의 40%를 차지할만큼 이젠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 여성기업은 각종 수주나 세제혜택을 노린 무늬만 여성인 경우가 많았으나 이젠 기업 활동 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무시할 수 없을만큼 양적으로 또 질적으로 성장, 발전했다. 그런데 여성기업 중 4차산업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은 3%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결국 여성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육아 및 돌봄 지원체계 마련은 물론, 금융 접근성 제고와 더불어 디지털 전환 지원에 주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새 정부가 AI 를 중심으로 한 기술혁신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여성기업에 첨단산업 기술 활용 지원 필요성이 커졌다. 여성기업 수는 2022년 기준 326만개로 전체의 40.5%에 달하고 있으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기업은 3.2%로 남성기업의 30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결국 AI·로봇 도입 지원, 여성기업 전용 스마트 전환 패키지 신설, 업종별 디지털 마케팅 교육 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책이 뒤따라야만 지역경제 활성화도 가능하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회장 소정미)가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2025 여성기업주간행사 여성기업 우수제품 상생기획전'을 개최, 눈길을 끌었다. 여성기업의 경쟁력 있는 제품을 알리고, 판로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통해 여성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행사다. 그동안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기업들의 우수한 제품과 기술력을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순한 행사가 아니고 전북 여성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점검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역할이 커질 것이란 기대를 갖게한다. 중요한 것은 발주처인 관공서는 물론, 사기업에서도 여성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성장과 판로 확대를 위해 나서야 한다는 거다. 여성기업이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부단한 경쟁과 노력을 해야하는 것은 두말할것도 없지만 전북 여성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산업계 전반에 걸쳐 구체적인 정책이 시행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모두 촘촘하게 그리고 지속적을 들여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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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7.07 21:03

[법률상담] 사망 판결은 무효!

무더위도 힘든데, 돌아가신 아버지와 오빠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의 판결선고기일 통지서를 받고 너무 황당하다는 내담자는, “아니 아버지는 돌아가신 지 벌써 5년이 다 되어가고 오빠도 1년이 지났는데, 이제 와 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도 되느냐”며 대뜸 화를 내기 시작했다. 내담자와 함께 판결선고기일 통지서를 확인하며, 소송을 제기한 채권자는 아는 사람인지 물었는데, 내담자는 3개월 전쯤 “오빠가 3,000만 원을 빌리면서 아버지를 보증인으로 세웠으니, 가족들이 갚아야 하지 않냐고 전화했던 사람 같은데,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알려달라”고 하였다. 일단 화가 난 내담자에게 시원한 음료수를 권한 후 소송 중에 당사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소송절차는 중단되고 상속인 등 소송절차를 수행할 사람이 소송절차를 수계(민사소송법 제233조 제1항)하는 반면, 이미 사망한 사람에 대하여 선고된 판결은 무효(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다34041 판결 등 참조)이기 때문에 당사자를 아버지와 오빠의 상속인들로 변경하기 전까지는 굳이 먼저 대응할 필요는 없고, 다만 상대가 당사자를 상속인으로 변경하는 절차를 마쳐 법원에서 상속인에게 소장을 송달하면 그때 대응하면 된다고 안내하였다. 아마도 상대는 아버지와 오빠의 사망 사실을 법원에 알리고, 상속인을 파악하기 위해 망인들의 최종 주소지를 관할하는 주민센터 등에 망인들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각 기본증명서, 그리고 망인들의 상속인을 파악하여 소송서류를 송달 위한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을 발급하여 제출하여 달라는 ‘사실조회신청’을 하여, 위 자료를 받아 당사자를 망인들에서 상속인들로 변경하는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을 할 것으로 보이고, 법원이 이를 모두 허가함으로써 당사자는 망인들에서 상속인들로 변경될 것이다. 반대로 사망한 사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면, 신속하게 위와 같은 방법으로 상속인을 찾아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을 하여 소송당사자를 변경한 후 소송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처럼, 소송과 판결 모두 산 사람을 상대로 해야 쓸모 있음을 명심하고, 소송을 신중히 대비하길 바란다. 박형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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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7 21:01

[기고] 동학, 예술과 다시 만나다-2025 동학농민혁명 연구·창작자 워크숍을 다녀와서

지난 6월 26일과 27일, 정읍 황토현에서 열린 ‘2025 동학농민혁명 연구·창작자 워크숍’에 참가했다. 소설 《바이마르에서 무슨 일이》(솔출판사, 2024)로 동학을 주제로 삼았다는 이유로 창작자 자격으로 초청받은 나는, 솔직히 말해 동학에 대해 다시 처음부터 배운다는 마음으로 워크숍에 참석했다. 그런 겸허함이 오히려 이번 여정에서 많은 것을 얻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이번 워크숍은 동학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이들과 예술로 재해석하는 이들을 한데 모은 자리였다. 연구자와 시인, 소설가, 동화작가, 음악가, 무용가, 화가, 만화가, 애니메이션 작가, 판소리꾼 등이 분야를 넘나들며 함께 머리를 맞댔다. 학문적 지식과 예술적 상상이 소통하는 그 자리야말로 동학이라는 역사의 씨앗이 문화로 다시 피어나는 가능성의 마당이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발표는 고석규 목포대 명예교수의 강연이었다. “동학농민혁명과 대립하는 두 개의 기억”이라는 제목으로, 그는 동학농민혁명이 해방 전후로 ‘반란’과 ‘혁명’이라는 상반된 기억으로 나뉘어졌다고 말했다. 성리학적 정치 인식의 두 원형인 ‘충성’과 ‘역성혁명’이라는 틀로 이를 설명하는 깊이 있는 통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어 박흥규 화백은 “그림으로 보는 동학농민혁명” 발표를 통해 예술이 어떻게 역사 인식을 확장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저녁에는 ‘소통의 마당’이라는 이름의 문화 행사가 열렸다. 음악가 주상균(브랙홀 리더)의 '녹두꽃 필 때에'를 함께 감상하고, 송지용 무용가의 창작춤 ‘결(結)’을 보며 동학이 오늘의 예술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해석될 수 있는지를 실감했다. 김연 명창의 동초제 판소리 무대도 큰 감동이었다. 동학이 단순히 교과서에 머물지 않고,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호흡하고 있다는 걸 몸소 느낀 순간이었다. 공식 프로그램 외에도 의미 있는 만남이 이어졌다. 구양근 작가의 동학소설 《칼춤》을 처음 알게 되었고, 이병렬 선생의 책 《하늘의 길, 고인돌에 새기다》를 통해 고창 고인돌과 천문학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얻을 수 있었다. 나뿐 아니라 참가자 각자가 이런 지적·예술적 자극을 통해 앞으로의 창작이나 연구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리라 기대된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다시금 확인한 것은, 동학이 단지 과거의 운동이 아니라, 오늘의 문화와 미래의 비전으로 확장될 수 있는 힘을 지닌 ‘살아 있는 역사’라는 점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동학을 연구하고 표현하는 이들의 노력이 모인다면, 우리는 언젠가 갑오동학농민혁명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로 온전히 자리매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뜻 깊은 자리를 기획하고 마련해주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신순철 이사장님과 동학농민혁명연구소 김양식 소장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특히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유적지를 정성껏 설명해 주신 이병규 박사님과 행사를 성실히 뒷받침해 주신 오진경, 정유리 두 분을 비롯한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 어린 고마움을 전한다. 동학의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정신이 예술을 통해 다시 살아나기를, 그리고 그것이 오늘의 우리가 마주한 공동체적 과제를 풀어내는 힘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안삼환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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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7 17:46

[경제칼럼] 디자인 혁신으로 여는 전북특별자치도의 지속가능 경쟁력

디자인은 더 이상 단순한 ‘형태의 미’를 말하지 않습니다. 제품의 사용성은 물론 고객의 감성적 가치를 일으키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거듭났습니다. 기술 중심 경쟁이 한계에 다다른 글로벌 시장에서 디자인은 소비자와의 정서적 연결고리를 구축하고,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 디자인 분야를 이끄는 두 가지 키워드는 AI 디자인과 고객가치경험 발굴입니다. 생성형 AI를 초기 디자인 프로세스에 도입하면서 누구나 ‘지브리풍’ 혹은 ‘미드저니 스타일’ 이미지를 손쉽게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대기업조차 보안 리스크를 관리하며 AI 툴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은 디자인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전환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반복 업무는 자동화되고, 디자이너들은 더 창의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편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통해 UX·UI 중심 설계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습니다. 직관적 인터페이스, 일관된 디자인 언어, 생태계 연동을 통해 단순한 스마트폰을 넘어 사용자 개개인의 생활 전반을 바꾸는 경험을 제공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극대화했습니다. 이처럼 고객가치경험 발굴 활동은 초개인화 시대에 소비자의 삶 깊숙이 파고드는 맞춤형 디자인 솔루션을 가능하게 합니다. 영국의 다이슨은 작은 모터 기술로 시작해 팬 없는 선풍기, 사이클론 무선 청소기, 에어랩 헤어드라이기 등 혁신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기능과 형태, 사용자 경험을 통합한 디자인으로 전 세계 시장을 재편하며 고객이 체감하는 가치를 극대화하는 디자인의 힘을 증명했습니다. 일본 무인양품(MUJI) 역시 미니멀리즘 철학을 제품과 공간 디자인에 녹여내며 글로벌 소비자에게 강렬한 브랜드 정체성을 심어주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정부 차원의 디자인 혁신 지원이 활발합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디자인 혁신역량강화사업’을 통해 중소 제조기업과 디자인 전문기업의 협업을 촉진하고, 컨설팅·시제품 제작·해외 어워드 참가·인력 양성·지역 디자인센터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국가적 흐름은 지역 차원에서도 디자인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한지·한옥·한국음악 등 천년의 문화유산과 다채로운 유·무형 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 고유 자원에 디자인 창의성을 입히면 전북만의 차별화된 지역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전개할 잠재력이 충분합니다. 바이오·방위산업·이차전지 등의 분야에도 디자인을 접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이를 위해 전북디자인센터의 역할을 강화해야 합니다. 중소기업 대상 우수 디자인 개발 컨설팅, 디자인 프로세스 도입, 고객 중심 시제품 제작부터 양산화 지원, 브랜드 전략 수립에 이르는 전 주기적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지역 대학과 협력해 실무 중심의 디자인 교육 과정을 운영해야 합니다. 청년 디자이너가 전북에 정착할 수 있는 인턴십·창업 지원 환경 조성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디자인은 지역 정체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실현하는 전략적 수단입니다. 정책적 지원과 민간의 창의 역량이 만나면 전북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경쟁 무대에서도 우뚝 설 수 있습니다. 보이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사는 방식’을 바꾸는 디자인의 힘을 지금 전북에서 실현해야 할 때입니다. △이규택 원장은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석·박사 출신으로 대우전자 엔지니어, 디지털앤디지털·이피지·인터브로 등 7개 기업 창업자, 산업통상자원부 스마트공장 PD 및 신산업MD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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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7 17:44

[문화마주보기] 존재를 체험하는 영화

“어떤 영화가 좋은 영화입니까?”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온 첫 해 한 신문기자로부터 들었던 질문이었다. 당시에는 내 삶에 연결되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답을 했다. 지금 답을 한다면 프란츠 카프카의 말을 인용해 보고 싶다. “책이란 무릇 우리 내면의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되는 거야.” 책 뿐 아니라 모든 예술이 그렇듯, 좋은 영화는 관객을 대변하는 데에서 그치지않고 우리를 무장해제시키고, 기존의 생각을 깨버린다. 그리하여 전에는 보지 못했던 다른 삶을 보게 하는 것, 즉 한 사람의 세계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여기 예술과 삶을 관통하며 도끼로 부수는 듯한 혁신을 이루어 온 인물이 있다. 대만의 차이밍량 감독은 도시인의 고독감을 표현한 <애정만세>, <하류> 등의 영화로 세계 3대 영화제 칸, 베니스, 베를린에서 수상했고, 루브르박물관에 소장된 최초의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2013년 그는 베니스영화제에서 <떠돌이 개>를 공개하고 심사위원 대상을 차지했지만 기자회견에서 돌연 더 이상 상업적인 방식으로는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다음 행보는 붉은 법의를 입은 승려가 맨발로 도시를 느리게 걷는 영화, ‘행자 연작’이었다. 행자 연작은 우리에게 중국 소설 『서유기』의 캐릭터로 알려졌지만 실존 인물이었던 삼장법사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감독은 기차도 버스도 없던 시절 오직 불경을 구하고자 죽을 각오로 사막을 건넌 삼장의 정신에 감명받았고, 자신 또한 늘 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난 영화 만들기를 각오했다. 많은 예산과 최고의 스태프 같은 성공법칙을 내려두고 최소한의 자원으로 삼장의 정신을 컨셉화 한 영화를 만든 것이다. 단편부터 장편까지 총 10편의 영화 속에는 붉은 승복을 입은 행자가 타이페이에서부터 홍콩, 도쿄, 마르세유, 워싱턴 등 도시를 어떤 대사도 없이 지속적으로 천천히 걷는 모습을 보여준다. 관객은 화면의 시작점에서 끝까지 움직이는 배우를 보고, 시간이 남기에 그를 둘러싼 환경도 관찰하게 된다. 머리 속은 ‘내가 무엇을 봐야하는가’부터 온갖 잡생각을 거치지만 여전히 행자는 걷고 있기 때문에 ‘나는 왜 이토록 생각이 끊이지 않는가’로 이어져 영화를 보고 있는 나의 존재를 자각하게 된다. 이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사유를 영화보기로 증명한 것이지만, 행자 연작은 서양 철학의 한계에 갇히지 않고 사유의 시간을 넘어 나의 생각과 존재함이 의미를 가지지 않는 응시의 순간에 도달하게 한다. 발걸음의 반복이 마술처럼 우리의 내면을 열어젖히고 상념없이 화면 속의 세상을 보게 한다. 나라는 인식이 사라지고 세상이라는 이미지를 편견없이 보는 순간에 다다르게 된다. 존재감의 초월을 체험하게 하는 영화가 바로 행자 연작이다. 차이밍량과 전주의 인연은 뜻 깊다. 그는 전주국제영화제의 '디지털삼인삼색' 이라는 영화제작 기획을 통해 디지털 영화를 처음 만들었고, 그의 단편 <신과의 대화>는 전주국제영화제를 세계에 알린 계기 중 하나가 되었다. 지난해 필자는 조심스럽게 전주에서 행자 연작을 찍어보면 어떻겠냐 감독에게 제안했고 그는 기쁘게도 이를 받아들였다. 내년 독립영화의 집 터를 비롯해 전주 곳곳을 붉은 옷의 행자가 걸을 것이다. 차이밍량이 이끄는 사유와 응시의 체험이 전주의 아름다움을 통해 일어날 것이다. △문성경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스위스 바젤영화제 큐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문성경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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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7 17:43

[오목대] 쏠림의 시대, 균형 맞추기

다시 ‘균형발전’이다. 이재명 정부가 ‘국가 균형발전’을 국정운영의 핵심 기조로 내세웠다. 이 대통령이 취임 한 달을 맞아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1극체제를 극복할 국토 균형발전,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성 기업과 벤처 스타트업이 협력 공생하는 산업 균형발전으로 모두의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시동을 건 국가 균형발전의 과제를 이제는 제대로 실현할 수 있을 까’라는 의문과 기대를 다시 갖게 한다. 사실 대통령의 목소리만큼 지방의 기대치가 높지는 않다. 21세기 들어 역대 정부가 하나같이 균형발전을 외쳤지만 오히려 불균형만 키웠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됐고, 균형발전은 어김없이 다음 정권의 최우선 국정과제로 넘어갔다. 그러는 사이 수도권의 공간적 범위는 넓어졌고, 저출산에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출까지 겹친 지방도시는 소멸의 길을 걸어야 했다. 수도권 과밀의 폐해와 부작용을 어이없게도 수도권 확장으로 해결하려는 부동산 정책이 계속됐고, 그 속에서 지방은 생존을 구걸하는 신세가 됐다. 집권층과 위정자들이 수도권 중심의 국가 운영 기조를 버리지 못해서다. 균형발전을 외치면서 동시에 수도권 신도시를 속속 건설하는 정책의 이중성으로 국토 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려 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말았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고 고른 상태.’ ‘균형’의 사전적 의미다. ‘균형 맞추기’는 과도하게 쏠려 있는 곳에서 그 무게를 덜어내 텅 비어 있는 곳으로 옮기는 일에서 시작하는 게 순리다. 한곳에 지나치게 쏠려 있는 불균형 상태를 그대로 둔 채 다른 쪽을 그만큼 채워 넣어서 균형을 맞춰가겠다는 어렵고 힘든 계획을 굳이 고집해온 것은 아닌 지 돌아봐야 한다. 수도권 중심의 국가운영 기조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 지금껏 ‘백약이 무효’였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였다. 그렇다면 지방 살리기, 균형발전은 이제 ‘극약처방’만 남았다. 마지막에 쓰는 이 처방은 자칫 죽을 수도 있는 부작용과 쇼크를 전제로 한다. 이제껏 지방을 들러리로 두고 중심의 위치를 누려온 수도권에서 상대적 불이익과 불편, 그리고 역차별까지도 감내해야 한다. 비정상이 고착되면서 지방소멸, 국가소멸 위기에 빠진 수도권공화국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위해서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접근과 과감한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 뜬구름 잡기식의 지방 살리기 정책에 앞서 강력한 수도권 확장 억제 정책이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수도권 신도시 건설과 관련해 ‘목마르다고 소금물 계속 마시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과도한 수도권 집중으로 주택난·교통문제가 생겼는데 이를 해결한다며 신도시를 추가 건설해 결과적으로 수도권 집중을 더 부추기는 정책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시 기대를 건다. 이번 정부에서는 제발 ‘말뿐인 균형발전’이 아니길.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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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5.07.07 17:42

[제19회 바다문학상 본상작] 바다, 그 삶의 문양

바다, 그 삶의 문양 든 바다에 다가선다. 바람 없는 굼뉘가 길게 줄지어 넘실거린다. 수없이 많은 시간을 들고 나간 미세기 자국이 선명한 모래 벌에 내려선다. 작은 씨앗 같은 알갱이들이 발가락 사이를 비집고 사각사각 밟힌다. 물마루에 경계 잃은 두두룩한 부분에는 큰 당도리의 모습이 그림자처럼 띄워져 있다. 뒤척이는 파도에 떠밀려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수십 번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파도타기에 도전장을 내미는 이들이 보인다. 나의 생은 그랬었다. 조금만 힘겨워도 엄살 부리며 회피해온 시간 들이었다. 흔한 핑곗거리를 찾아 말에 변명의 장식을 달았었다. 아님을 스스로 옳음으로 합리화해 온 삶이 아니던가. 속내는 실패의 두려움이 아니라 결과에 다다르는 과정이 힘겹다는 것을 예측하기에 도전을 하지 않은 것이다. 잠시 우두커니 서서 그들의 도전에 응원을 보낸다. 파도 등성이에서 무동을 타던 배 한 척이 깊은 어딘가에 닻을 내린다. 바다의 깃을 물고 온 파도는 갯바위에 연신 부딪치며 먼바다의 매운 생을 하얀 포말로 부려놓는다. 피하지 않고 무심히 아픔을 고스란히 떠안은 갯바위의 숙명. 악착같이 맞서 이겨내는 갯바위의 움푹한 멍 자국이 애처롭지만 왜인지 늠름함이 보인다. 그토록 긴 세월 맨살 파고드는 진통이 왜 아프지 않았겠는가. 왜 그 삶이 비리고 짜지 않았겠는가. 그럼에도 견디고 참아내는 갯바위는 지금을 살아야 하는 분명하고 확고한 이유를 말해 주는 것 같다. 가슴 가득 환하게 불이 밝혀지는 듯하다. 물새 머문 바닷가에 무럭무럭 성숙해지는 삶, 물결의 길이 구불구불하지만 느리게 천천히 아주 가까이 다가선다. 물빛이 저리 아름다운 것은 아마도 품을 수 있는 어떠한 힘을 가졌기에 그러하리라. 허공을 부둥켜안고 길게 이음새를 박음질 해놓은 듯 수평선 끝자락의 먼 길이 너무나 아름답다. 모래 한 줌 보이지 않는 바다 속의 틈을 비집고 출렁이는 파도에 악착같이 생명을 박아 넣는 조개들의 삶. 작은 돌멩이 같은 생명들이 한없이 넓은 바다에 모두는 그들을 무모하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돌한 조개의 딱 다문 입술에 담긴 외고집으로 생명을 지키고 또 새로운 생명을 번식시켰던 힘. 그것은 조개를 안아주는 바다의 품이 넉넉한 탓일 것이다. 조개의 딱딱한 삶이 느리고 더디게 가더라도 멈춤은 없을 것이다. 바다 속 수많은 생명들이 한 자락 파도의 흐름을 깔고 누워 물빛 위로 비상하는 바닷새의 자유를 부러워했을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먼 곳의 이야기를 들고 오는 파도의 수다가 있어 결코 외롭지 않았을 것이다. 한껏 응어리져 있는 새파란 바다. 삼각뿔 견치를 드러내며 쓰다듬지 않고 쪼아대는 파도를 고스란히 안는 갯바위. 기린처럼 길게 목을 빼 들어 거친 호흡을 달랜다. 생은 그래야 했다. 삶은 지금도 그래야 한다. 파도의 날에 베어지는 절대절명의 가슴앓이. 갯바위는 아프게 생채기 내고 까맣게 타들어 가는 서러운 멍울을 보듬고 망연히 생의 뒷면을 배회하는 아픔을 우두커니 지켜낸다. 때때로 비틀거려도 오롯이 지켜온 날들이었다. 외롭고 서러워도 언제나 욕심도 버렸다. 들어서는 파도를 한 줌도 담지 않고 비워내며 파도 한 방울조차도 바다로 들게 한다. 기침 소리가 들린다. 바람에 살이 해진 늙은 어선의 출항 소리가 바다에 울려 퍼진다. 지나간 자리에 물거품이 꽃처럼 피어나는 물띠가 바다의 침묵을 깨뜨린다. 꽃의 향기보다 더 두툼하게 비릿한 향을 어부는 사랑 했을 것이다. 매운 바닷바람에 마음 시리고 아리면서도 어부는 사랑의 망을 더 넓게 펼치며 바다를 지켰을 것이다. 갯바위가 순정의 날들로 자리를 지키듯 어부는 사랑의 날들로 자리를 털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내 어머니가 털어내지 못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가장 이타적인 사랑을 쏟아냈듯이. 모든 어머니의 삶은 그러하리라. 정신이 혼미해진다. 마치 무아의 경지에 완벽히 자연의 일부가 된 듯 감탄사가 절로 난다. 하늘을 태우며 붉게 물드는 까치놀의 경관이 수평선에 펼쳐진다. 고여서 이토록 아름다운 바다에 가만가만 밤이 드리워진다. △김미정 수필가는 한국문인협회와 한국미술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0년 해양수산청 등대문학상 수필부문 우수상과 2024년 서울시 환경문화대상 수필부문 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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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0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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