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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빅이슈'의 새로운 도전

일러스트=정윤성 그 자신 노숙자였다. 태어난 곳은 런던 노팅힐 슬럼가. 집세를 내지 못할 정도로 가난해 다섯 살 때 노숙자가 되었고, 일곱 살 때 고아원에 보내졌다. 가출을 하고 남의 것을 훔치기도 했던 그는 열세 살 때 감옥에 갔다. 불행한 삶이었다. 20대에 이르러 과거와 결별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출판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잡지를 만들었다. 세계적 화장품 브랜드 <더바디숍>의 공동창업자 고든 로딕의 제안을 받고 1991년, 잡지 <빅이슈 Big Issue)를 창간했다. <빅이슈> 공동대표 존 버드 이야기다. <빅이슈>는 사회적 이슈와 비즈니스를 결합한 잡지다. 격주 간으로 발행되는 이 종이 잡지는 노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노숙자들에게만 잡지를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 자활의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잡지는 창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수천 명 노숙자들에게 일자리를 주어 자립으로 이끌었다. 당시 영국의 500여개 자선단체가 하지 못한 일을 <빅이슈>가 해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노숙자들이 직접 홍보하고 판매하며 자활의 기회를 얻는 <빅이슈>는 세계 각국으로 퍼져갔다. 2010년 6월, 우리나라에도 <빅이슈 코리아>가 첫선을 보였다. 걱정과 우려가 없진 않았으나 노숙자들의 자활을 돕는 취지와 목표는 건강한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빅이슈>의 의미 있는 성장은 멈췄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하철이나 대학가에서 잡지를 팔기 어려워지자 판매량은 급격히 떨어졌다. 세계 각국의 <빅이슈>가 공통적으로 맞닥뜨린 위기였다. 영국의 <빅이슈>도 2020년 3월, 정부가 코로나로 첫 봉쇄령을 내리자 판매량이 0으로 떨어졌다.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절박해지자 <빅이슈>는 판매 방식을 온라인과 디지털로 전환하는 작업에 나섰다. 세계 최대 구인 구직 소셜미디어인 <링크드인>과의 협업이 시작됐다. 판매원과 고객이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을 만드는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단골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시키면서 잠재 고객을 발굴할 수 있는 통로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 판매원과의 특별한 유대가 빅이슈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조사결과를 주목한 시도였다. 노숙자 판매원들에게는 소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사용법을 철저하게 교육시켰다. 거리에서 판매하던 방식을 플랫폼을 활용한 커머스 채널로 바꾼 빅이슈와 링크드인의 프로젝트 성과는 놀라웠다. 판매량은 400% 증가했고 디지털 구독도 325% 증가했다.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칸 국제광고제>는 빅이슈와 링크드인의 이 협업 프로젝트에 '2021 그랑프리'를 안겼다. 더 탄탄해진 이 잡지의 행보가 반갑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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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1.12.23 19:23

시간의 매듭

최병관 행정안전부 대변인 한 해를 보내면서 마무리가 중요한 것은 누구나 공감한다. 마무리는 매듭을 잘 짓는 거다. 해마다 이 때쯤이면 용두사미(龍頭蛇尾)라는 말을 하게 된다. 시작은 잘 하였으나 끝을 확실하게 매듭짓지 못하고 얼버무리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시작이 반이다하여 시작을 중요하게 여기는 말도 있지만, 다 가서 문지방 못 넘어간다는 말로 끝마무리의 중요성을 우리 선조들은 함께 가르쳐 주었다. 시인 롱펠로우는 시작하는 재주는 위대하지만, 마무리 짓는 재주는 더욱 위대하다고 말했고, 세익스피어는 끝이 좋아야 모두가 좋다라고 했다. 알렉산더 대왕의 고르디우스의 매듭 이야기가 있다. 고대 소아시아의 프리기아란 나라가 내란으로 혼란할 무렵, 이륜마차를 타고 오는 첫 번째 사람이 나라를 구하고 왕이 되리란 신탁에 따라 농부였던 고르디우스가 왕으로 추대된다. 왕이 된 그는 자신이 타고 온 마차를 제우스 신전에 봉안하고 복잡한 매듭으로 묶어 둔다. 그리고 이 매듭을 푸는 사람이 아시아의 지배자가 되리란 신탁을 함께 내린다. 그 후로 수백 년 동안 많은 사람이 아시아의 지배자가 되기 위해 매듭 풀기에 도전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다. 그런데 어느 날 약관의 알렉산더가 나타나 단칼에 매듭을 잘라 버린다. 알렉산더는 결국 신탁에 따라 아시아의 지배자가 된다. 애를 써도 해결하지 못하는 복잡한 문제를 남들이 생각지 못한 대담한 방식으로 단번에 해결한다는 의미로 자주 인용되는 이야기다. 중국의쾌도난마(快刀亂麻)와 비슷하다. 대나무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오랜 시간에 거쳐 마디를 형성하는 매듭을 지으며 하늘 높이 자란다. 그런 까닭에 아무리 심한 태풍이 불어도 부러지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마디와 매듭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도 하던 일을 멈추고 매듭지어 줄 때가 있다. 그게 바로 시간이다. 본래 시간에는 매듭이 없다. 즉 구분이 없고 무한정이다. 이러한 무한정의 시간에 인간이 여러 개의 매듭을 만들어 놓았다. 년, 월, 일, 시 등이다. 이러한 시간의 매듭을 통하여 시간의 지나감을 인식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무한정의 시간이 각각의 매듭 단위에 의해 구분되어 지고 한정된다. 시간은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위대한 발명품이다. 만약 이 시간의 매듭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아마도 무아, 혼돈, 그 자체가 아닐는지 싶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은 매듭을 짓는 일이다. 매듭이라고 하는 말에는 종결의 의미와 동시에 또 다른 시작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지만 다른 쪽에서 보면 매듭은 고통이며 상처이다. 매듭지을 때까지 한 동안 아픔이고 시련이다. 그러나 이 아픔 때문에 발전과 도약이 이루어진다. 시작보다 더 중요한 끝마무리를 멋지게 하기 위해서는 매듭을 잘 짓는 지혜가 필요하다. 코로나19의 암울한 터널 속을 우리는 지나가고 있다. 터널의 끝이 어디인지 모른다. 하지만 모든 터널은 끝이 있다. 우리는 그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고통스럽지만 그 끝에 다다를 때 우리도 모르게 아픈 만큼 성숙되어져 있을 것이다. 지금은 고르디우스의 매듭보다는 대나무의 매듭과 같은 슬기로운 마무리가 필요하다. 대나무의 매듭처럼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지금의 고통을 극복하는 지혜로운 매듭짓기를 한다면 어두운 긴 터널을 통과해서 다시 찾아온 일상의 소중한 시간 속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으리라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소망해 본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최병관

  • 오피니언
  • 기고
  • 2021.12.22 19:27

전북도 ‘공직자 부동산 투기 근절’ 말뿐이었나

지난 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사태로 온나라가 뜰썩였다. 국민의 공분 속에 경찰 수사가 LH전북본부에서 전북지역 지방자치단체로까지 확산되면서 지역사회에도 큰 파문을 일으켰다. 공직사회 청렴도가 여전히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부는 서둘러 부동산 불법 투기 근절 및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 LH 등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거나 부동산 정보를 취급하는 공직 유관단체 직원들은 모두 재산등록을 하도록 했다. 인사혁신처에서는 각 지자체에 조례나 예규를 통해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전북도에서도 발 빠르게 대응했다. LH발 부동산 투기 사태가 지자체로 확산되자 소속 공무원과 그 가족 등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면서 부동산 관련 업무를 맡는 공직자에 대해서는 직무 관련 부동산 취득을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조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북도의회도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부동산 투기 의심 신고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투기로 인한 부패를 원천적으로 막고, 올바른 부동산 질서 확립에 앞장서겠다면서 기자간담회까지 자처했다.  하지만 모두 그 뿐이었다. 전북도와 전북도의회 모두 조례 제정에 어려움을 호소할 뿐 도민에게 약속한 대책 마련은 하세월이다. 여론을 의식해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의 임기응변이었거나 잘 훈련된 그들의 정치적 위기 대응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전북지역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는 모두 최하위권의 등급을 받았다. 지자체와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내놓은 공직자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 마련 약속마저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이행에 늑장을 부리고 있으니 도민의 신뢰를 얻는 길은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전북도와 도의회가 아예 처음부터 공직사회 부동산 투기 근절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니라면 이제라도 도민과의 약속을 지켜 강도 높은 부동산 투기 방지대책을 마련해 즉각 시행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12.22 19:27

혁신도시 기관 지역발전계획 잘 세우라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의 내년도 지역발전계획 수립이 시작된 모양이다. 내년 2월 국토교통부에 제출해야 하는 일정을 감안할때 계획을 세우고 이를 취합정리해야 하는 과정을 고려하면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 혁신도시 이전기관들에게 매년 지역발전계획을 수립해 정부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거꾸로 생각하면 이전기관들의 지역발전 기여가 아직도 미진하다는 반증이다. 전국 10개 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이전은 지난 2014년 광주전남혁신도시의 이전 완료를 시작으로 2019년 마지막으로 이전이 완료된 충북혁신도시까지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7년의 시간이 흘렀다. 전북혁신도시는 2017년 9월 한국식품연구원 이전을 끝으로 이전 완료 4년이 지났다. 혁신도시 조성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혁신도시가 지역발전을 이끌고 있다는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다. 전북도에 따르면 올해 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의 지역물품 우선구매 실적은 32.5%로 최근 3년간 평균 실적 30.1%를 웃돌았다. 연말에는 지역물품 우선구매 실적이 36%에 육박할 것으로 보여 내년도 목표치를 33%로 상향했다고 한다. 그동안 이전기관이 주관하는 국제금융컨퍼런스와 전국단위 농업행사 등이 전주에서 열려 경제효과와 함께 지역 홍보에도 도움이 됐다. 의무화된 지역인재 채용 정책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러나 13개 이전기관 가운데 공공기관이 6개에 불과하고 국가기관이 더 많은 전북혁신도시는 지역인재 의무 채용에서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고, 수도권 통근버스 운행과 수도권 행사 개최 등 지역발전에 역행하는 행태도 여전하다. 직원 1000명 이상인 공공기관은 한 종목 이상 실업팀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는 국민체육진흥법도 전북혁신도시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이 매년 수립하는 지역발전계획에는 지역산업 육성, 지역인재 채용육성, 주민지원 및 지역공헌, 재화서비스 우선구매 등을 담도록 돼있다. 전북도와 전주시완주군,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은 지난 20일 실무협의회를 열어 각 기관의 올해 지역발전계획을 점검하고 내년도 계획 수립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도민들에게 큰 박수를 받을 수 있는 보다 새롭고 혁신적인 지역발전계획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12.22 19:27

학대피해아동과 가족의 심리정서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황혜린 전북남원시아동보호전문기관 치료사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심각한 아동학대사건을 지속적으로 접하면서, 국민들은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2020년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학대 행위자 중 부모가 82.1%를 차지할 정도로 대부분의 아동학대는 가정에서 일어난다. 코로나19까지 지속되며 아이들이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 사례는 급증하고 있다. 아동학대 사건이 이슈화 될 때마다,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음에도 학대행위자와 피해아동이 즉시 분리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 국민들은 분노하고 안타까워한다. 지난 3월 30일 이후 아동학대전담공무원과 경찰은 즉각분리의 요건에 해당하는 사안일 경우 즉각분리를 시행하고 있으나, 필자는 즉각분리의 요건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일률적인 즉각분리를 시행하는 것은 아동의 심리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필자가 심리치료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학대상황에 대한 상처로 힘들어 하지만, 부모에게 버림받거나 함께 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에 더 큰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부모가 또 다시 신고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재학대 피해가 있었음에도 그 사실을 숨기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를 고려하여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재학대가 발생한 가정에 대한 심층적인 사례분석을 통해 피해 아동과 가족을 대상으로 심리치료와 부모교육을 지원한다. 202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진행된 생애주기별 학대 경험 연구를 살펴보면 부모 1515명 중 부정적 생애경험이 있는 대상이 79.3%로, 학대받은 아이가 부모가 되어 자녀에게 학대를 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의 대물림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불안정 애착이 세대를 거쳐 전이되기 때문이며, 이에 학대행위자를 무조건 비난하고 처벌하기 보다는 적절한 치료와 교육을 제공하여 건강한 양육자로의 변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학대행위자에게 부모교육과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것은 피해 아동이 보다 안전한 양육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며, 애착관계에서 경험한 외상을 회복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피해 아동과 그 가족에게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것은 이미 일어난 외상 사건에 대한 치유인 동시에 이후 일어날 수 있는 학대사건의 예방인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동학대 가족구성원들이 가정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심리정서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특히 학대피해아동과 가족구성원들을 위한 심리치료 예산을 확대하고 전문 심리치료사들을 양성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가정 내 아동학대의 굴레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유치원이나 학교, 복지시설 및 기관 등 학대 신고의무자 및 지역주민 모두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황혜린 전북남원시아동보호전문기관 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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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2 19:26

'윤핵관' 파문

일러스트=정윤성 선대위 출범 전부터 파열음을 내던 국민의힘이 이준석 당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 사이에 감정의 골만 드러낸 채 파국 양상을 맞고 있다. 그동안 선대위 구성과 외부 인사 영입 등을 놓고 양측이 크고 작은 갈등을 빚어왔지만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 아래 가까스로 분란을 추스르고 매머드 선대위를 띄웠으나이준석 대표가 선대위의 모든 직함을 내려놓으면서 결국 수레의 한 축이 이탈하고 말았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단초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핵심관계자)의 득세에 있다. 이 대표가 전격 사퇴를 결행한 것도 조수진 선대위 공보단장의 언행에서 촉발됐다. 중앙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 김건희씨의 허위경력 논란에 대한 당 대응과 관련해 이준석 대표와 설전을 벌이면서 조 단장이 나는 후보 지시만 받는다라며 발언한 게 화근이 됐다. 이에 격노한 이 대표가 책상을 치며 퇴장했다. 중앙선대위 공동상임위원장이자 공보단장이 속한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인 이 대표를 개무시한 듯한 언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조 단장은 이준석 황당한 이유로 난동! 정신건강 우려된다! 지금이라도 사퇴시켜야!라는 제목의 유튜브 방송 링크를 일부 출입기자들에게 보내 이 대표의 행태를 조롱하는 듯한 의도를 엿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윤 후보 최측근으로 통하는 장제원 의원은 한술 더 떠 당 대표와 공보단장이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며 당 대표의 옹졸한 자기 정치, 공보단장이란 분은 어디서 함부로 후보 뜻을 팔고 다니냐며 양측을 싸잡아 맹비난했다. 이처럼 당 대표를 무시하고 치받고 흔드는 상황에서 정작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할 윤 후보가 그게 바로 민주주의라고 언급한 게 이 대표를 더 자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울산 회동에서 폭탄주 만찬을 하면서 화합을 다졌던 이 대표와 윤 후보는 불과 보름 남짓 만에 다시 등을 돌리고 말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른바 윤핵관 세력이 후보의 뜻을 내세워 선대위를 산으로 끌고 가고 있다는 불만이 비등하다. 이것이 진짜 후보의 뜻이어도 문제이고 아니어도 문제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준석 대표도 선대위 직책 사퇴 기자회견에서 직접 윤핵관을 거론하며 어쩌면 이런 모습이 선거기간 내내 반복될 것이란 비통한 생각이 들었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선대위의 내홍은 최근 비등한 정권교체 여론을 타고 더 첨예해지는 측면이 있다. 집권 가능성이 높아지자 서로 충성 경쟁과 함께 헤게모니 다툼이 치열한 탓이다. 하지만 측근이나 비선이 득세하고 내부 균열을 자초하게 되면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다. 비선 실세나 최측근, 아들 때문에 망가진 전직 대통령이 한 둘이 아니란 사실을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직시해야 한다. /권순택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1.12.22 19:26

대선과 전북의 존재감

김원용 논설위원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오늘 전북을 찾는다. 윤 후보와 전북 유권자의 공식적인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광주전남을 다녀갔다. 그러나 그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전북 패스를 했다. 이번에도 당초 오롯이 전북만 2박3일 계획했던 일정을 1박2일로 줄이고 전남행을 덧붙였다. 코로나 상황 등을 감안했다고 하지만 호남에 묶여 광주전남의 변방이기를 싫어하는 전북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도 처음 전북을 패싱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3박4일의 광주전남 방문을 호남행이라고 했다. 이 후보가 광주전남에 이어 곧바로 2박3일 전북행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탄 것은 그나마 전북 민심을 다독인 이례적인 일정이었다. 호남 일정에 전북을 붙여 가거나 전북을 패스했던 관행을 깼다고 캠프측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 후보는 전북 방문에서 전북의 삼중 차별론을 이해했단다. 수도권 대 지방, 영남 대 호남, 호남 내 차별까지 소외된 전북 도민들의 위화감을 처음 이해하지 못 했으나 타당성이 있다고 공감대를 나타냈다. 전북 유권자들이 대선 주자들의 방문에 이렇게 의미를 부여할 수밖에 없는 게 서글프다. 대선 주자들이 지역을 찾는 건 표를 위해서다. 당연히 가성비를 따질 것이다. 호남 종속변수로 여기는 데다 특정 정당에 치우친 전북에 대해 가성비를 낮게 평가하는 걸 탓할 수만은 없다. 전북 인구가 매년 줄고 있는 현실에서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개선되기 힘들 것이다. 대선 후보들이 전북 유권자들을 무시하지 않도록 전북의 존재감을 더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알기 쉬운 게 지역에서 정당 경쟁구도를 갖게 하는 방법이다. 주요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트를 가진 충청은 늘 핫플레이스였다. 그곳 유권자들로선 어떤 후보가 지역을 찾느냐마느냐로 신경 쓴다는 게 멋쩍은 일일게다. 특정 정당에 대한 쏠림 현상을 깰 때 가능하겠지만 전북에서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그렇다고 인구 측면에서 전북이 큰 소리 칠 입장도 아니다. 전북인구는 180만명 선도 무너지며 전국 인구 대비 3.5%에 불과하다. 매년 인구가 줄고 있어 전북의 정치 위상이 올라갈 가능성도 희박하다. 하지만 통계청이 근래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출생지별 인구 분포를 살펴보면, 전북 출생 인구는 전국 6.3%인 315만명으로 올라간다. 부산(318만명)에 버금가며 충남(308만명) 충북(209만명)보다 많다. 서울에 거주하는 인구의 출생지를 따지더라도 서울(48.3%), 경기(8.0%), 전남(7.3%) 에 이어 전북(5.6%)이 네 번째다. 전북에 살지 않더라도 출향민들은 어떤 식으로 든 고향과 연결돼 있다. 꼭 선거가 아니더라도 출향민을 지역의 자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 점에서 지난 10월 국회를 통과해 2023년 1월1일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금법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제도는 해당 지자체의 주민이 아닌 사람이 개인별 연간 500만원 한도에서 기부할 수 있고, 기부자는 세액공제와 지자체로부터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재정적 목적이 크지만 출향민과 유대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고향사랑기부금 제도가 인구유출로 왜소해지기만 하던 전북에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고향사랑기부금 제도가 지역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더라도 지금과 같이 적은 인구 때문에 무시당하는 설움을 덜 받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지역을 아끼고 사랑하는 출향민과 관계망을 활성화시킬 때 그 길도 열릴 것이다. /김원용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원용
  • 2021.12.21 23:51

우리는 모두 감정노동자다

국주영은 전북도의원 감정노동자는 물건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노동을 하는 노동자를 말하는데 콜센터 상담사가 대표적이며, 음식점, 백화점 종사자, 승무원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군의 상당수가 이에 속한다. 과거에소비자는 왕이다라는 소비자 권리만을 앞세운 문화로 인해 감정노동자는 정당한 권리를 침해받아도 묵묵히 참고 견뎌야만 했다. 그러다가 감정노동에 지쳐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우울증 등으로 인한 고통이 가중되자 이를 제도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감정노동자 보호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뒤늦게 마련되었다. 법 개정과 조례 제정을 통해 국가와 지방정부가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실제 법 개정 이후 폭언이나 욕설이 대폭 줄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2018년부터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돼오고 있지만, 이듬해 감정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 중 여성 61.7%, 남성 56.8%가 감정노동으로 인한 고통 때문에 심리적 치유가 필요한 상태로 나타났다. 법이 존재함에도 현장에서 느끼는 심리적, 신체적 고통이 여전한 걸 보면 관련 법과 제도에 대한 인지도가 여전히 낮았고 감정노동자 권리보호 체계가 제대로 정립돼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지자체 조례의 경우 대부분 선언적 규정에 그치면서 실효성이 떨어졌는데, 전라북도의회는 올해 5월 조례의 적용 범위나 강제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 등을 강구해 지역 실정에 맞도록 기존 감정노동자 보호 조례를 개정한 바 있다. 기존 전라북도 감정노동자 보호 조례는 도 행정기관과 산하 공공기관 등에만 한정돼 민간 사업장의 감정노동자에 대한 보호와 정책 지원에 있어 사각지대가 존재했다. 또한 고객응대 과정에서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업무효율성과 생산성 저하를 초래하는데도 기존 조례로는 감정노동자의 보호조치가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이러한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정노동자의 범위를 민간 사업주까지 확대하고 공공기관 감정노동자 보호에 관한 사항을 도 경영평가 항목에 추가함으로써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노동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방향으로 개정이 이뤄졌다. 이제 개정된 조례가 시행된 지 6개월 정도 지났는데, 아직도 민간사업장의 권리 보호체계는 미흡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전라북도에서 감정노동자 실태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는데 기존 조례의 적용범위가 공공부문에만 한정됐기 때문에 실태조사도 폭넓게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민간영역에 대한 감정노동자 실태를 조사해 도내 감정노동의 현주소를 정확히 진단하고 궁극적으론 감정노동자의 인권보호와 인식개선, 노동환경개선 등 감정노동 예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노력과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지난 11월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조례 개정사항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는데, 아직 시행 초기라 그런지 전혀 반영돼 있지 않았다. 내년에 실시되는 경영평가엔 조례 개정사항이 반드시 반영될 수 있도록 전라북도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 감정노동자는 감정을 서비스하다 보니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감정노동자의 스트레스 조사 결과를 보면 인간이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위험이 일반인보다 6배 넘는다고 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이런 스트레스가 우울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2배나 높았는데, 그만큼 감정노동자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정책이 중요한 이유다. 인식개선도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 노동자이면서 동시에 소비자인데, 부당한 행위를 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감정노동자가 항상 소비자를 존중하는 만큼 감정노동자를 존중해주는 인식이 필요해 보인다. /국주영은 전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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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1 19:47

국민의힘行 이용호의 정치학

일러스트=정윤성 얼마 전 남원임실순창 지역구 이용호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을 놓고 한바탕 공방이 일었다. 이 의원이 무소속 임에도 민주당에선 배신자 철새 운운하며 거칠게 그를 몰아세웠다. 여당 지지자들도 이에 가세해 입에 담지 못할 표현을 써가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국민의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이 의원이 총선 때 약속한 민주당 복당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두 차례 입당 의사를 밝혔는데도 결국 묵살 당했다는 것이다. 되레 민주당이 이 의원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역공 전략을 펴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번 사태에서 이 의원을 겨냥한 민주당의 비난 수위를 감안하면 마치 허를 찔린 듯 전면 공세의 분풀이 양상을 보였다. 민주당 독식구조 정서가 뿌리 깊은 지역 출신이라 그랬는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가 도내 9개 지역을 싹쓸이한 가운데 호남에서도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당선된 재선이다. 그는 원래 여당 성향의 인물로 분류됐다. 그래서 제 자리로 복귀하려고 무던히 애를 썼는데도 민주당이 받아줄 것처럼 하다가 끝내 거부함에 따라 행선지를 바꾼 것이다. 편 가르기 기득권 세력의 벽을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그래놓고 민주당이 뒤늦게서야 총질하는 이중적 행태는 정치권 불신만 부추기는 꼴이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이런 난타전에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다. 지역 발전은 안중에도 없고 정치적 이해 득실에만 매몰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의원 입당에 대한 부정적 기류도 강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지역 발전의 긍정 신호로 읽히는 대목도 있다. 실제 그의 지역구 최대 현안인 남원 공공의대만 해도 그렇다. 2024년 남원 개교를 정부가 못박아 놓고도 매듭을 짓지 못하는 데는 국민의힘 반대도 큰몫 한다. 이 의원 정무적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까닭이다. 그는 입당관련 회견에서 민주당은 호남을 다 잡은 고기처럼 생각한다. 선거 때만 핑크빛 공약을 남발하고 끝나면 나 몰라라 식이다며 민주당의 지역 독과점 폐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호남에서도 경쟁 구도를 통한 지역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애써 강조하기도 했다. 국회 문턱에서 지역 현안들이 번번이 좌절을 겪는 것도 야당 협조를 끌어내지 못한 탓이다. 특히 전북은 민주당 정서가 워낙 세기 때문에 국민의힘 반작용도 그만큼 강하게 작용한다. 여당 일색 구도를 탈피해 야당과도 소통이 가능한 조합이라면 더욱 금상첨화다. 20대 국회 탄소법 통과가 대표적이다. 정운천 의원의 숨은 노력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는 21대 총선 기간 중 반대가 심했던 부산의 김도읍 법안소위 위원장을 비롯해 다른 위원들의 선거캠프까지 찾아가 입법의 중요성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이 의원도 결실을 맺기 위해 호랑이 굴인 야당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의 불가피한 선택이 지역 발전의 플러스 효과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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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1.12.21 19:47

1000만원 넘는 전주 아파트 분양가 안된다

전주시 송천동 에코시티에 건설 예정인 주상복합 아파트의 분양가 심의를 앞두고 사상 첫 3.3㎡(평)당 1000만원대 분양가 등장 여부가 관심사라고 한다. 지난해까지 분양된 전주지역 아파트의 최고 분양가는 평당 943만원으로 1000만원을 넘지 않았지만 건설사와 시행업체들의 분양가 인상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양가 인상은 집없는 서민 부담에 직결되는 문제로 업체의 입장만 고려해선 안된다. 전주 에코시티에 지하 4층 지상 48층의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을 추진중인 업체는 적정 분양가를 평당 1300만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한다. 공공택지인 에코시티내 아파트 분양가 결정은 전주시 분양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돼있다. 아직 심의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평당 1000만원이 넘는 전주의 아파트 분양가는 전체적인 아파트 분양가 상승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건설업계는 주택건설에 쓰이는 철근과 시멘트 가격은 물론 목재유리도료 등 자재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아파트 조성원가의 기준이 되는 표준건축비가 2년 전보다 평당 40만원 이상 올랐고 택지공급가격도 천정부지로 올랐다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분양원가는 여전히 공개되지 않고 있어 업체의 적정 분양가 주장을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지난 15일 SH공사가 지은 아파트의 분양원가와 원가 산정기준이 된 택지조성원가 등 71개 항목을 처음으로 전면 공개한 것은 눈길을 끈다. 지난 2019년 8월 분양해 지난 8월 입주한 서울시 강동구 고덕 강일 4단지 아파트의 분양원가는 평당 1134만원이었다. 분양가는 평당 1756만원으로 SH공사는 분양가의 35%인 평당 622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서울과 전주의 아파트 건설부지 입지와 가격 등 제반 여건을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순 없지만 서울 아파트의 분양원가가 1100만원대 였다는 점은 전주의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가 결정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주시는 아파트 분양가의 거품을 빼기 위해 지난 2007년부터 분양가 상한제를 전격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공정하고 투명한 아파트 분양가 산정을 위해 차제에 서울시의 사례처럼 분양원가 공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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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12.21 19:47

지지부진한 예타사업 연내 통과 힘 모아야

전북 발전에 꼭 필요한 대규모 사업들이 예비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차일피일 지연되고 있어 연내 통과에 정치권과 전북도가 총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 주요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들이 올해 안에 매듭되지 않으면 내년엔 대선과 함께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가 정책 방향과 국정 기조가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만큼 올해 마지막 심의에 나서는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반드시 통과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전북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은 1조2900억 규모의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사업을 비롯해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 구축사업, 전주권 광역상수도 관로 복선화사업,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2단계 조성사업, 새만금 지역간 연결도로 건설사업, 그린수소 생산 클러스터 조성사업, 군산항 제2준설토 투기장 건설사업 등 총 7건에 3조7734억 원이다. 군산 특수목적선 선진화단지 구축사업은 내년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다. 전북도는 이 가운데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과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 구축, 전주권 광역상수도 관로 복선화,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2단계 조성 등 4건을 올해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대상사업으로 삼았다. 이들 사업은 전라북도에 꼭 필요한 사업이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지연으로 국가예산 반영이 안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북도는 올해 이들 사업에 대한 국가예산 반영을 요구했으나 선결조건인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가 안 돼 국비 반영이 전혀 안 됐다. 문제는 이들 현안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지지부진한 데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심사를 맡고 있고 전주권 광역상수도 관로 복선화사업과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2단계 조성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 기간만 각각 24개월과 28개월이 소요됐다. 통상 예비타당성 조사 기간은 평균 20개월 정도 소요되지만 광역상수도 관로 복선화와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조성은 상당기간 지체됐다. 새만금항 인입철도도 올 3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 전북도와 전북 정치권은 이들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이 오는 28일 열리는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꼭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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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12.21 19:47

지구촌 문화마당 새만금에서 새 시대를 노래하자

심가희(아트네트웍스 대표) 문화는 국경을 넘어 모든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힘이 있다. 특히 노래는 더욱 그렇다. 요즘 방탄소년단의 활약에는 벽이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일제강점기 암울한 시대에 우리민족을 하나로 묶는 민족의식이 담긴 노래로 우리는 함께 희망을 노래했었다. 1920년대 노래의 새로운 장르인 가곡이 탄생하였다. 이 가곡들은 3.1 운동의 영향으로 말미암아 민족의식의 자각과 함께 새로운 우리 민족의 혼을 고취시켜주고, 희망의 벗이 되어주는 희망의 새 노래였다. 즉, 우리의 시(詩)를 노랫말로 하여 우리의 정서가 담겨있는 예술적인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 보급하자는 것이었다. 이를 선도한 사람이 홍난파, 안기영, 박태준 선생이고 이때 만들어진 곡이 <봉선화>, <그리운 강남>, <동무생각 등이다. 동무생각을 예로 들어본다면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위에 백합 필적에/나는 흰 나리 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동무생각은 1922년 국어교사로 근무하고 있던 청년 이은상과 음악교사인 청년 박태준이 합작으로 만든 가곡이다. 두 청년 교사는 첫사랑의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박태준의 애틋한 첫사랑의 사연을 이은상이 듣고 글로 옮긴 걸 노래로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 노래 말은 단순히 젊은이들의 애틋한 사랑만이 아니라 암울한 당시의 시대에서 봄을 기다리는 -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청라언덕과 백합은 일제에 고통 받는 너와 나, 즉 우리 민족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탄생한 박태준의 동무생각은 우리 가곡의 효시로 꼽힌다. 필자는 어린 시절 KBS 전주 어린이합창단에서 활동한 적이 있다. 그 뒤 중고교 음악시간에도 가곡을 배웠다. 뿐만 아니라 방송매체에서도 가곡이 항상 흘러나와 성장기의 정서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말, 우리 정서가 가득 담긴 우리가곡이 잊혀 져 가고 있다. 일부 음악대학 성악과 에는 가곡수업이 없고, 성악 전공 학생들 중 보리밭을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노래는 설명할 필요 없이 그 시대의 구성원들이 함께 지녀 야할 사명의식, 공동의 목표를 향해가는 에너지원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곡 100주년을 맞아 올 해 전국 각지에서 기념공연이 펼쳐졌다. 예술의 전당은 주옥같은 우리가곡을 다시 부활시키고자 우리가곡 활성화 운동의 일환으로 지난 12월1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에서 파란만장 100년의 드라마 굿모닝 가곡 앙코르 공연을 개최하였다. 가곡의 탄생에서부터 일제 강점기, 6.25전쟁 이후 민족의 아픔과 삶의 애환이 담긴 주옥같은 가곡을 영상 이미지에 더해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필자도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제 앞으로 펼쳐질 100년을 향한 희망의 노래를 부를 때가 도래하고 있다. 2022년! 새해가 밝아온다 매년 1월1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는 세계최고의 클래식 축제인 비엔나 필하모니 신년 음악회가 한해를 열면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한민국의 새해 아침은 저 넓은 미지의 땅, 미래의 땅, 새만금에서 아름다운 우리 말, 우리 정서가 녹아있는 소중한 문화유산 우리가곡, 희망찬 새만금아리랑을 다 함께 합창하여 전 세계에 울려 퍼지기를 소망한다. /심가희 아트네트웍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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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1 19:47

따뜻한 민주주의자, 김근태의 못다 이룬 꿈

더불어민주당 양기대 의원(경기 광명을) 영원한 민주주의자민주화운동권의 대부김근태 전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의장이 세상을 떠난지 오는 30일로 만 10년이 된다. 평생을 민주주의를 위해 온 힘을 쏟아온 김 전 의장은 1985년 고문기술자 이근안 경감 등에 의해 자행된 악랄한 고문으로 오랫동안 후유증을 앓다 지난 2011년 세상을 떠났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염원했던 많은 국민들은 지금도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 이달 초 그의 정치적 고향인 서울 도봉구에 김근태기념도서관이 생긴 것은 비록 늦었지만 김 전 의장의 정신을 이어가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다. 필자가 김 전 의장을 처음 만난 것은 대학 졸업반이던 1987년 겨울이었다. 소위 1노 3김(노태우,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이 출마한 대통령선거를 불과 한 달 정도 남겨둔 시기에 친구와 함께 김대중 후보를 지지하는 정치세력 모임에 자원봉사를 갔다가 김 전 의장과 인연을 맺었다. 그 후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때 다시 만난 김 전 의장은 언제나 따뜻하게 대해주면서도 기자정신을 강조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부당한 권력, 불의, 부정에 대해 지적하고 저항하던 그 전 의장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김 전 의장의 신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2007년 12월 대통령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했고 그 이유를 김 전의장은 적나라하게 일갈했다. 중산층, 서민의 삶이 개선되지 않은 탓에 담론의 투쟁에서 패배했다 2008년 4월 총선에서 패했으나 김 전 의장은 담담했다. 민주화 세력이 아파트 분양원가나 국민연금 등 민생문제에서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이 책임을 물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주권재민(主權在民), 국민에게 나라의 주권이 있다는 민주주의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필자가 지난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대통령의 리더십 세미나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민주적 가치의 내면화를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소중한 소양으로 강조했다. 민주국가의 대통령은 수직적 위계 질서 속의 1인자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인동료 중의 1인자로 여겨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런 점에서 김 전 의장은 민주적 가치를 내면화한 진정한 정치 지도자 중 한 분이다. 권위주의를 싫어하는 그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비판을 서슴지 않는 등 할 말은 하는 진정 용기있는 리더였다. 내년 대선이 불과 두 달 반 정도 남았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참담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무너지는 자영업 생태계, 희망을 잃은 청년세대, 심화되는 양극화, 미중 갈등에 우왕좌왕하는 우리 외교 등 국가적 난제가 수두룩하다. 과연 유력 대선 후보들이 이같은 난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대를 줄 수 있을까. 하지만 여기서 진정한 민주주의의 길을 포기할 순 없다. 아울러 김 전 의장이 생전에 추구해온 가치를 생각해본다. 더 많은 민주주의 인간적 시장 경제 따뜻한 복지 한반도 평화 등등. 아직도 미완으로 남아있다. 그의 못다한 꿈을 필자를 포함하여 살아있는 민주평화세력이 이어받아 실질적 의미의 민주주의를 되살려내야 한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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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1 19:47

충무공의 마음으로 호남인을 대하라

김상진 (세명대 교수법학박사) 홀대받는 윤석열은 호남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충무공 이순신은 임진왜란 중 쓴 난중일기에서 호남이 없으면 조선이 없다는 말로 호남의 중요성을 말한 적이 있다. 41년 전 피흘렸던 518에 대하여 신문지상이나 TV 뉴스를 접할 때마다 가슴 먹먹하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상 광주의 상처를 어찌 치유해야 하는가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며 숙제로 남아 있다. 또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 흘리고 탄압받고 상처 입었으면서도 고통과 함께 묵묵히 살아가는 호남인들을 보면 누군가 책임지고 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럴 때마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먼저 미안하다. 그 시대를 함께 한 사람이지만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이 시대를 함께한 한 국민이라면 누구나 우리는 광주에 부채를 갖고 있다. 이처럼 광주는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넘고 가야 할 국민적 과업이 된 것이다. 현재 대선캠프가 꾸려지고 유력 대선주자들이 나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호남에서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유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보다 몇 배의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선 투표 역사를 보면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호남에서 우위를 보여 왔다. 이제 내년 3월 9일이면 대선 투표일이다. 그런데 여기서 필자는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선입견의 눈으로 감정을 앞세워 대선후보를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에서다. 호남이 윤석열을 홀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국민의힘이 탄압의 당사자로 지목되기 때문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단절된 역사를 가진 정당이 아닌 이상 그 책임을 져야 함은 당연하다. 물론 국민의힘 대표나 대선후보가 광주를 찾아 무릎 꿇고 사죄한다고 하여 사죄가 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은 진정성 있는 사죄나 사과로 받아줄리 만무하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언제나 주홍 글씨의 낙인 속에 살아가고 있다. 본인이 선택한 정치적 결단인 이상 그들이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그들이 518의 정당성과 민주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호남인들이 이해주고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사죄하고 반성하며 당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몹쓸 짓을 해놓고 가식으로 반성의 의사를 표시했다. 또 유감이라고 사죄를 한다고 우리가 화해의 의사를 가지겠는가? 2차 대전 때 유대인에게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독일의 예를 한번 보자. 독일은 유대인에게 당신들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사죄와 반성 그리고 금전적 배상을 하겠다고 하여 인류의 보편적 윤리를 바로 세운 적이 있다. 국민의힘의 윤석열은 독일의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힘들고 그 어떠한 고난이 있더라도 호남인에 대한 배려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대원칙을 지켜야 한다. 아울러 사죄와 반성도 호남인들이 그만 하라고 할 때까지 끝없이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5000년 역사의 한반도는 현재 남북으로 갈라져 있고 여기에 대한민국은 다시 동서로 나뉜 정치환경이 국가발전의 걸림돌임에는 틀림없다. 윤석열의 진정성 있는 자유민주주의 실천의지에 대한 평가를 호남인에게 호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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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0 19:24

위기를 극복하고, 새 희망의 자치분권시대를 기대하며

강동화 전주시의회 의장 코로나19가 무섭게 재확산되고 있다. 신규확진자가 하루 평균 7천 명대에 이르면서 사회 분위기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새로운 방역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 속에 방역패스 시행, 사적 모임 자제 등 사회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모두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한 해를 보내는 연말에, 자칫 희망보다 불안을 안게 될까 우려가 든다. 그러나 한해의 끝에서 올 한해를 돌아보니, 코로나19의 재확산과 방역의 반복 속에서도 많은 것들을 쌓아온 한 해였다. 비록 장기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소상공인들은 물론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으나, 어렵기 때문에 더 연대하고 협력하며 지역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겼던 해이기도 하다. 특히 전주에서 시작된 착한 임대인 운동,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해고 없는 도시 상생 선언, 착한 선결제 운동은 정부를 비롯해 많은 도시들이 박수를 보낸 선도적인 상생 정책으로 손꼽힌다.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도, 지방의 도시가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선도적인 정책을 발굴하고 추진해낸 것은, 사실상 지방자치의 힘을 증명하고 시민의 저력을 입증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 전주시는 이번 위기 속에서 그러한 가치를 충분히 발견하고 빛냈기에,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 성장의 밑거름을 다져온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확신한다. 특히, 올해 전주시의회는 지방의회 부활 30주년을 맞아 전주시의회 30년사를 발간하여 지난 의정 역사를 토대로 새로이 나아가야 할 선진 의정의 비전을 세웠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 및 소상공인 지원 등 시민의 삶과 직결된 민생현안을 해결하고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등 자치단체와 함께 지역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열어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내년부터 전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주민 주권이 크게 강화되고 지방의회의 역할과 책임 또한 매우 커지기에 이를 꼼꼼히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시행되면, 시민이 지역의 비전과 정책을 스스로 발굴하고 실현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이 확대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 그야말로 지방분권국가의 막이 오르게 된다. 지방의회로서는 인사권 독립 및 정책지원 전문 인력 도입을 통해, 자치단체로부터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입법 및 감사, 견제 등 그 본연의 기능을 더욱 충실히 임하게 되고, 활발한 연구 및 전문성 함양으로 지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 의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제한적이고 입법 근거 등 마련해야 할 제도적 절차도 많이 남아있다. 또한 현재 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19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모두의 역량을 총집결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철저한 방역과 백신 추가 접종 등 모두의 협력으로 안전한 새해를 맞이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시민이 주역이 되는 자치분권 시대를 위해 혼신을 위해 뛰는 전주시의회가 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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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12.20 19:24

검사의 사과와 사회의 품격

일러스트=정윤성 15년 전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범을 무혐의 처분해 사건의 진실을 밝히지 못했던 검사가 억울한 옥살이를 한 피해자를 만나 사과하고 용서받고 화해한 일이 화제를 모았다. 지난 8월 피해자가 사는 전주에 직접 찾아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한 일이 4개월 뒤인 지난 13일 뒤늦게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은 물론 검찰 내부에서 해당 검사의 용기를 격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지난 2005년 2월 3년차 검사로 전주지검 군산지청에 발령받아 2000년 8월 발생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후속 처리를 맡았던 김훈영 검사(현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1부장) 이야기다. 그는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처음부터 직접 수사하고 기소한 검사가 아니다. 피해자가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을 때 뒤늦게 잡힌 진범을 무혐의 처분한 검사다. 김 검사는 전임이었던 선배 검사가 진범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하는 등 수사가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2006년 최종적으로 마무리했을 뿐이었다. 이후 징역 10년형을 모두 채우고 2010년 만기 출소한 피해자는 재심을 통해 2016년 무죄를 선고받았고, 진범은 구속기소돼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사건의 진실이 밝혀진 뒤 김 검사는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최선을 다했지만 자신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은 뒤 오랜 번민과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 8월 피해자를 만난 김 검사는 사과와 용서와 화해의 시간을 가졌다. 피해자도 김 검사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들여 지난 15일 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취하했다. 같은 날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는 또 다른 재심 사건에 대한 판결이 있었다. 동료 선원이 북한을 찬양한 사실을 알고도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반공법상 불고지죄)로 기소돼 1969년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1년 형을 받은 임도수 씨와 양재천 씨는 수사기관의 불법 구금과 고문 등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허위 자백한 사실이 인정돼 무죄 판결을 받았다. 양 씨는 지난 1973년 12월에, 임 씨는 작년 9월에 세상을 떠났지만 52년 만에 빨갱이 전과란 누명을 벗었다.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는 국가가 국민에게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 많이 늦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빌며 재심 결과를 시작으로 고인이 된 피고인들의 명예가 조금이나마 회복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책임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 사과한 김훈영 검사는 품격 있는 검사를 강조해 왔다고 한다.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와 냉철한 판단, 합당한 처분과 결정을 내릴 능력, 그리고 누구에게든 경청하고 예의를 다하는 것을 검사의 품격으로 후배들에게 당부해 왔다고 한다. 김훈영 검사의 품격이 우리 사회 품격의 이정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강인석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1.12.20 19:24

탈 많은 ‘새만금 수상태양광’ 전면 재검토를

현 정부 그린뉴딜 정책의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이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 설계를 면허도 없는 현대글로벌에 맡겨 막대한 이득을 안겼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현 정부 탈원전 정책의 대표 사업이자,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재생에너지사업으로 관심을 모았던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에 특혜와 불법이 있었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공식 확인된 것이다.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은 새만금호 전체 면적의 약 7%인 28㎢에 2025년까지 2.1GW급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 태양광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8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이 곳을 찾아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했을 만큼 정부가 역점을 기울인 사업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공사 입찰과정에서부터 숱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파도로 인한 태양광 패널 파손과 새똥 오염 논란이 있었고, 수상 구조물에 FRP를 사용하는 문제를 놓고도 환경논란을 일으켰다. 지역기업 40% 이상 참여와 지역기자재 50% 이상 의무구매 등의 합의 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특정 대기업의 돈잔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찌감치 나왔다.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하겠다는 사업 기조도 퇴색했다. 새만금 재생에너지사업에 대한 상생방안을 마련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출범한 민관협의회의 민간위원들은 새만금개발청이 민관협의회의 갈등조정과 협의 정신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여기에 수상태양광에서 생산된 전기를 육지로 보내는 송변전설비 시공사 선정도 연이어 무산됐다. 곳곳에서 난맥상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계기로 특혜와 불법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야 하고, 나아가 수사를 통해 드러난 비리에 대해서는 성역 없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이미 중대한 문제가 드러난 만큼 친환경적인 설계와 공정한 역할 분담, 그리고 지역업체 및 주민 참여 원칙을 근간으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하루빨리 정상궤도에 올려놓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전북도민이 여전히 희망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새만금 앞바다가 또 다시 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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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12.20 19:24

코로나 위중상황서 군산의료원 파업이라니

코로나19 전담 치료병원인 군산의료원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다. 군산의료원 노조 파업은 노조 요구와 주장의 정당성을 떠나 일상회복을 멈출 만큼 코로나 확진자가 쏟아지는 위중한 상황에서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 가뜩이나 의료체계의 붕괴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군산의료원이 신속히 정상을 찾을 수 있도록 노조와 행정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현재 쟁점이 되는 부분은 임금직제 체계 개편이다. 군산의료원 노조는 2014년 전북도 직영으로 전환된 후에도 민간 위탁 때 적용했던 임금직제 체계가 현재까지 유지되면서 다른 지방 의료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공무직 종사자들이 차별받으며 일부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고 있단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군산의료원의 평균 임금이 34개 지방 의료원 가운데 14번째로 높고, 노조 요구대로 임금 체계를 바꾸면 매년 52억 원의 추가 비용이 수반돼 당장 결정 내릴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노조와 행정의 이런 입장 차이는 얼마든지 조율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차별적 요소가 있다면 당연히 해소시키는 게 맞다. 그러나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 쟁점을 갖고 이 시기에 파업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지지 받기 어렵다.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로 이익을 관철시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따를 수밖에 없다. 2년 넘도록 코로나와 혈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종사자들의 헌신과 노고를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 특히 군산의료원은 코로나 초기부터 치료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일선에서 든든한 파수꾼 역할을 해왔다. 그런 노력과 헌신조차 자칫 파업 사태로 묻혀서야 되겠는가. 군산의료원 노조의 파업이 길어질 경우 어떤 피해가 발생할지 노조와 전북도는 충분히 예상하고 있을 것이다. 코로나 중등증 감염병 전담병원인 군산의료원은 전북 전체 치료병상의 1/4에 해당하는 198 병상을 갖췄다. 비노조의료 인력이 투입돼 당장 큰 차질은 없다고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비노조원의 업무 가중과 이로 인한 의료 차질은 불가피할 것이다. 현 위중한 상황을 방패삼아 노조 입장을 관철시키고자 파업을 지속해서는 시민들도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12.20 19:24

아파트 옵션계약, 꼼꼼히 확인하세요

최근 아파트 건설사들의 브랜드 차별화, 고급화 전략으로 소비자는 다양하고 세분화된 아파트 옵션 상품을 선택할 수 있지만, 관련 소비자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피해 금액도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에 최근 4년여간(18년 ~ 21년 10월) 접수된 아파트 옵션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52건이며, 이 가운데 20건이 2021년에 접수됐다. 피해구제 신청된 52건의 옵션 품목은 시스템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이 42.3%(22건)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중문 25.0%(13건), 붙박이장, 식탁세트 등 가구 13.5%(7건), 유리, 방충망, 단열필름 등 창호 관련 11.5%(6건) 등이었다. 피해유형별로는 계약불이행이 55.8%(29건)로 가장 많았는데, 옵션의 종류나 시공 상태가 계약내용과 다르게 이행되었다는 이유로 사업자에게 계약이행이나 배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대다수였다. 특히, 계약 후 설치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가전제품의 스펙이나 시공 형태가 계약내용과 차이가 있어 발생하는 분쟁이 많았다. 다음으로 옵션상품 시공 전 계약해제를 거부하거나 위약금을 과다 요구하는 사례 23.1%(12건), 품질 불만 13.5%(7건), A/S 불만 5.8%(3건) 등이 뒤를 이었다. 피해구제 신청 52건 중 건설사에 배상 등 조치를 요구한 사례가 84.6%(44건)였고, 옵션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요구한 사례는 15.4%(8건)였다. 옵션 품목에 대한 하자보수의 책임 주체 및 범위 등이 계약 내용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옵션 상품의 계약금액 확인이 가능한 38건을 분석한 결과, 100만원 이상 ~ 400만원 미만이 50.0%(19건)로 가장 많았고 평균 계약금액은 2,692,000원이었다. 1,000만원 이하의 계약이 대부분이었지만 1,000만원 이상의 고가 계약도 1건 확인됐다. 이같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계약자의 사정 변경 가능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계약한다. 옵션 상품이 설치된 홍보 장소(견본주택)와 실제 아파트의 환경이 다르고, 계약 후 이행까지는 장기간(통상 2~3년)이 소요되므로 계약자의 사정 변경 가능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계약한다. 특히 가전제품의 경우 계약 시와 설치 시의 모델이나 시공 형태가 다를 수 있으므로 유의한다. 상품의 가격사양, 계약해제 가능 여부 및 위약금 규모 등 계약내용을 꼼꼼히 살피고, 계약 이행의 확인을 위해 계약서를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 중도금 지급 후에는 사업자가 옵션 상품의 시공에 착수한 것으로 해석되어 계약해제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사업자에게 대금 지급 전 상품 설치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한다. 시공후에는 옵션 상품의 종류, 시공 형태 및 제품의 성능 등을 살펴 계약내용과 다른 사항이 있는지 확인한다. 피해 발생 시 증빙자료를 확보하여 사업자에게 즉시 통보하고, 다수 세대에 동일한 피해가 발생된 경우 피해자 공동으로 이의제기 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소비자피해가 발생하면 전북소비자정보센터(282-9898) 연락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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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0 19:24

힘을 든 미련한 사람

송준호 우석대 교수 지하철역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갑자기 어디선가 이렇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니까 깨끗이 잊어버리라고, 이 미련 곰탱아! 그 목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주위에 있던 사람들의 눈길이 한꺼번에 그쪽으로 몰렸다. 서른 살 조금 넘어 보이는 청년이 휴대폰을 손에 쥐고 씩씩대고 있었다. 그는 수많은 시선을 의식하고는 휴대폰을 바지 주머니에 화급히 찔러 넣었다. 열차에 올라 빈자리에 앉았는데 아까 청년이 외쳤던 말이 귀청을 서성대는 것이었다. 그가 말한 미련 곰탱이는 짐작컨대 그의 절친이거나 가까운 후배 아닐까. 얼마 전에 헤어진 여자친구일 수도 있었다. 그들 가운데 누군가가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된 일이나 어떤 사람을 깨끗이 잊어버리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걸 알고 답답한 마음이 앞서서 자신도 모르게 공공장소에서 그토록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호기심이 슬그머니 발동했다. 나는 휴대폰을 꺼내서 곰탱이를 검색해 보았다. 행동이 느리고 둔한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예문을 보니 청년의 표현대로 그 앞에 하나같이 미련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는 게 아닌가. 이번에는 검색창에 미련을 입력해보았는데, 거기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찾아냈다. 한자말 미련(未練)은 품었던 감정이나 생각을 딱 끊지 못하는 마음이라고 풀이되어 있었다. 그 비슷한 뜻으로 쓰이는 말이 집착(執着)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곰탱이 앞에 쓰는 순우리말 미련은 stupidity, silliness, asininity 같은 로마자로 뜻 풀이를 대신하고 있었다. 이 셋 모두 어리석음의 뜻을 가진 말이었다. 모양이 같은 한자말과 순우리말 미련의 조합이 이토록 절묘할 수 있단 말인가. 생각이나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고 굼뜨면 사람한테 대고 뒤에 곰탱이까지 붙여 쓸까만, 복잡하게 따지고 말고 할 것 없이 미련한 사람은 다른 데 있는 게 아니었다. 돌이킬 수 없는 어떤 일을, 청년이 아까 소리친 대로 깨끗이 잊지 못하는 사람이, 집착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사람이, 바로 미련한 사람인 것이었다. 가운데 번호 하나가 어긋나는 바람에 1등 당첨을 놓친 복권이든, 오래전에 조용필이 외쳐 부른 <허공> 한 대목처럼 돌아선 마음 달래보기엔 너무나도 멀어진 그대든, 미련(未練)을 버리지 못하면 결국 미련한 사람이 되고 마는 것이었다. 그토록 아깝거나 후회막심해도 지나버린 날로 되돌아가는 건 불가능한 일. 복권이든 허공 속에 묻힐 그날들이든 곁에 없는 시간에 더 이상 가슴 태우지 않는 이들이야말로, 그리하여 앞에 놓인 시간에 눈빛을 반짝일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지혜로운 사람인 것이었다. 하긴 이것도 무슨 대단한 발견이라고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아는 체를 좀 했더니 웬걸, 못말리는 아재 개그 본능이 발동한 거냐면서 누군가 나를 놀려대는 것이었는데, 다른 누군가는 이런 말을 슬그머니 들이미는 것이었다. 살다 보면 어떤 일이 힘들어 죽겠다고 하소연할 때가 있지 않으냐고, 그 까닭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그건 바로 힘을 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힘을 기꺼이 내려놓으면 힘들지 않아도 된다고, 정 내려놓기 싫거든 가까운 사람하고 나눠 들면 된다고, 그러면 적어도 힘을 절반으로 덜 수 있을 것 아니겠냐고, 그걸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람이, 진짜로 미련한 사람인 거라고. /송준호 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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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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