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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새 슬피 우는 대한민국 전국체전

정강선 전북도체육회장 아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아침 저녁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부는 이맘때쯤이면 라디오에서 한번쯤 흘러나올법한 옛 유행가. 고인 고복수 선생이 현역시절 구슬프게 불렀던 짝사랑의 첫 소절 가사다. 맞다. 한가위 연휴를 훌쩍 지난 완연한 가을이다. 우리 체육인들은 가을이 오면 매년 설렘속에 준비하는게 있다. 체육인들의 최대 축제인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가 바로 그것이다. 이 대회는 1년에 한 번씩 전국 광역자치단체를 순회하며 보통, 수확의 계절 10월에 팡파르를 울린다. 전국체전은 고등부를 비롯해 대학부, 일반부 등 3개부에 걸쳐 기량을 겨루는 시도 대항전 종합 체육대회다. 전국의 모든 체육인들은 1년 지은 농사를 이 전국체전을 통해 수확하고 그 수확량을 집계해 1위부터 17위(전국 광역자치단체)까지 그 순위를 나열한다. 농부가 가을에 누런 벼와 풍성한 과일을 수확하듯이 말이다. 이러니 이 기간만큼은 각 시도는 전시(戰時) 상황에 돌입한다.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같이 체육 대리 전쟁을 통해 평가 받고 본인이 속한 시도의 능력을 과시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최근 소가 웃을 일을 정부가 자행하고 말았다. 불과 개막 20여일을 앞두고 제102회 전국체전을 축소하기로 일방 결정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학부와 일반부를 제외한 고등부만 치르기로 하고 대한체육회와 17개 시도체육회에 일방 통보했다. 협의는 없었다. 당연히 그동안 이 무대를 위해 2년간 구슬땀을 흘린 선수와 지도자들은 분노했다. 특히 작년 한해 코로나19라는 초특급 태풍의 영향으로 수확은커녕 제101회 전국체전을 개회식도 못하고 통째로 날렸다. 여기에 올해 전국체전을 고등부만 제한적으로 열겠다는 날벼락 통보는 사실상 전문 체육인들 입장에서는 사형 선고나 진배없다. 지난달 13일 경북 구미 박정희 체육관에서 열린 전국체전 배드민턴 사전 경기에 우리 전북선수단을 격려차 다녀왔는데 경기장 입구에서부터 주최측의 빈틈없는 방역 준수로 확진자 없이 정상적으로 치러냈다. 그 현장에는 이번 전국체전 축소 결정을 한 국무총리실이나 문체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 담당 공무원은 단 한 명도 코빼기조차 보이지 않았다. 성급하고 전형적인 탁상 행정에서 나온 그릇된 결정이다. 전국체전을 가볍게 취급하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씨가 마르고 있는 전문 체육에 입문하려는 체육 꿈나무들의 수는 더욱 현저하게 감소하게 되고 대한민국을 짊어질 엘리트 선수들이 사라지는 도미노 현상은 자명한 수순이다. 이쯤 되면 차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를 희망하는 것은 어쩌면 이기적인 생각이다. 전국체전은 지금껏 100회가 넘게 개최되면서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이 일어난 195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대회를 이어간 대한민국의 국가 최대 행사였다. 지난 8월, 제32회 일본 도쿄 하계 올림픽은 우여곡절 끝에 무관중 입장이라는 악재를 보듬고도 지구촌 최대 스포츠 종합 축제를 잘 마무리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준비중인 중국 역시 지난달 15일부터 27일까지 13일간의 일정 속에서 우리나라와 똑같은 전국체전을 성공리에 마쳤다. 4년 주기로 열리는 중국의 전국체전은 치밀한 계획 속에 IOC가 보란 듯이 유료 관중으로 개회식을 성대하게 열었다. 이웃 나라 중국과 일본은 코로나의 난국 속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국가 차원에서 체육행사를 무사히 잘 치러냈다. 이에 반해 반쪽 대회가 된 우리 대한민국 전국체전. 아올 가을, 으악새가 더욱 슬피 운다. /정강선 전북도체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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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05 16:21

중소기업, 위기를 넘어 미래로

오재택 신용보증기금 호남영업본부장 기업 경영은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다. 과거에도 중소기업은 이름만 다를 뿐 끊임없이 등장하는 새로운 위기들을 겪었다. 그러나 매번 슬기롭게 대처했고,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우리 중소기업에게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코로나로 촉발된 위기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훨씬 큰 역대급이다. 현장에서 마주치는 기업인들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해 보인다. 최근 주가 상승, 수출 호조, 고용지표 개선, 성장율 전망치 상향 등 거시 지표의 긍정적 신호와는 달리 중소기업의 체감 수준은 이와 현저히 다르다. 벌써 위드코로나를 이야기하고 긴축정책 우선의 목소리도 들린다. 미국은 테이퍼링을 가시화했고 금리 인상이 뒤따를 것이다. 우리는 이미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시장충격을 걱정하고 있다. 또한, 자산버블 문제, 인플레이션 논란 등 모든 것이 중소기업 환경에 비우호적이다. 중기중앙회가 발표하는 경기전망지수의 지속적인 하락은 이를 방증한다. 위기관리 능력의 시험대에 오른 중소기업은 당국 중심의 수호천사나 구원투수 정책에만 의존할 수도 없다. 만약 사업성과 기술력을 고려한 옥석가리기 이슈까지 나오면 어찌하겠는가? 대중견기업에 비해 열악한 중소기업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위기는 잘만 활용하면 기회가 된다. 먼저, 부채 관리를 통해 재무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기업이 망할 때 최후의 일격은 부채다. 그런데 그간 유래 없는 유동성 공급과 저금리가 맞물려 중기 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 규모이다. 이 대출이 레버리지효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생존 수단으로만 사용되었다면 더 큰 부담이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조속히 대출기간별, 자금종류별로 시나리오 상황을 설정하여 정교한 대응 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원가비용 절감, 운영 효율성 제고 등 자체 구조조정 방안도 염두에 두며 옥석가리기에 대비해야 한다. 다음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코로나 후에는 산업 구조 재편이 예상된다. 코로나 장기화로 비대면 거래가 자연스레 정착되는 분위기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이해도와 중요도가 높아져 이를 고려한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구조를 개편하여 경영목표와 전략과제 등 경영체계를 혁신하고, 일하는 방식의 개선과 기업문화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경영은 CEO 1인에 의한 원맨쇼라고 한다. 그 쇼에 직원이 움직이고 고객이 반응하며 사업의 성패가 좌우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선 기업가정신이 많이 쇠퇴하고 트렌드 변화에 뒤쳐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피터 드러커는 기업가정신을 변화를 탐색하고, 변화에 대응하고, 변화를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라 했다.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구성원의 공감을 이끌어 내야 성과 창출이 가능한 것이다. 최근에는 5060세대 CEO와 MZ세대 직원간 감정의 공유나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인의식을 갖게끔 소통하는 것도 리더의 몫이다. 위기가 기회다라는 진부한 말을 했는데, 만약 아직 준비를 못해 걱정이 큰 기업인에게 드릴 수 있는 또 다른 진부한 말이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그간 숱한 위기를 이겨내며 우리 경제의 근간 역할을 해온 중소기업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오재택 신용보증기금 호남영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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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05 16:21

변곡점에 놓인 전북 수출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금년 상반기에 다소 주춤하던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러한 확산세의 영향으로 우리 경제는 소비 등 내수부문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수출은 작년 11월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금년 9월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전북지역 경제상황도 비슷한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진하였던 전북 수출은 작년 12월 이후 전년동월대비 증가세로 전환하였다. 전북지역의 금년 1~8월 중 누적 수출액은 51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40%나 증가하였다. 이와 같은 전북지역의 강한 수출 회복세는 중국, 미국 등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그동안 지연되었던 발주가 재개된 점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더해 지난해 전북지역 수출이 전국보다 더 큰 폭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북지역 주력 수출품목도 대부분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동(銅)제품은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금년 최대 수출품목으로 올라섰다.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이차전지용 동박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북지역의 1~8월 중 동제품 수출액은 93%나 증가하였다. 합성수지도 수출액이 크게 증가하였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합성수지를 원재료로 쓰는 가구와 가전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결과이다. 반면, 2018년 이래 줄곧 수출 비중 1위를 차지했던 정밀화학원료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도내 업체가 생산하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수출이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전북의 수출 효자품목이었던 자동차도 트럭 등 상용차의 수요 부진으로 수출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전북지역의 주요 수출대상국은 중국, 미국, 일본 등의 순으로 과거와 비슷하지만 대(對) 폴란드 수출 증가는 두드러진 수출지역 변화이다. 폴란드는 LG화학 등 국내외 유수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업들이 진출한 국가이다. 이들 기업으로의 동제품 수출이 4배 이상 급증하며 폴란드는 전북의 5대 수출대상국으로 부상하였다. 이와 같은 전북지역 수출의 빠른 증가세는 긍정적이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나 한국GM 군산공장 등이 활발하게 조업중이던 2010~13년 전북의 수출금액은 매년 100억 달러를 넘었다. 당시 GRDP 대비 수출 비중은 33%에 달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10여년 전에 비해 수출금액이나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반으로 하락한 수준이다. 전북지역 수출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존 수출 품목이나 대상국에 안주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가치사슬과 산업지형이 재편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를 개발해야 한다. 최근 동(銅)과 합성수지 제품 비중이 증가하는 등 수출 품목과 대상국이 다변화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앞으로도 코로나19 백신접종 확대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 등을 고려할 때 양호한 수출 증가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더 나아가 수출에서 불어온 훈풍을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도내 수출기업들이 식품탄소수소 산업 등 새로운 전략산업과 연계하여 신성장동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조치 또한 필요할 것이다.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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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04 16:39

힐링 시네마, ‘정화적’ 영화보기

이승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회장 정화적 영화 보기란 영화관람을 통해 기쁨, 슬픔, 분노, 우울감 등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는 것을 말한다. 웃고, 울고, 화를 내다보면 감정이 더욱 증폭되고 내면의 억압된 감정을 방출하는 정서적 환기(Emotional Ventilation)를 느낄 수 있다. 이른바 카타르시스(Catharsis, 淨化)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처음 사용한 이 용어는 지금도 후련함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당시는 특히 비극〔슬픔의 정서〕의 정화적 힘이 강조되었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우울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답답함, 불안과 두려움, 무기력 등. 전문가들은 지금 내가 왜 우울한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감정을 관리하는데 영화도 효과적인 도구임을 강조하며 치유 요인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첫째는 감정의 승화이다. 영화를 보면서 체면 보지 말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억눌림을 승화시킨다. 여기서 승화란 정서적 긴장이나 원초적 욕구를 타인과 사회가 용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형시키고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다. 우리 영화 <플랜맨>은 강박과 우울에 절어 사는 한 청년을 조명한다. 자기 프레임에 갇혀 직장 생활도 사랑도 원만하지 않아 외톨이로 살아가는 사람인데, 영화는 상담 장면을 계속 보여주며 문제를 탐색하고 해법도 제시한다. 둘째는 심리적 위로이다. 영화 속 등장인물은 관객과 마찬가지로 삶의 여러 문제로 고민하고 고통받는다. 예술치료가 닐은 고통이 들어오는데 내보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라고 했다. 우리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는 서번트 스킬인 천재 피아니스트 진태와 그의 외제(外弟)인 한물간 복서 조하가 나온다. 엄마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가율은 형제가 꿈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다. 모두 몸이 아픈데. 영화 내내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이 이들을 감싸준다. 셋째는 대리만족이다. 영화의 요소와 메시지는 고통받는 현실과 여러 가지 문제로 복잡해진 머리를 식히도록 돕는다. 정서적으로 고양된 상태에서 현재 문제와 결부된 감정들을 탐색할 힘을 얻는다. 영화 <조커>가 세상에 나오자 많은 사람이 열광했다. 뉴욕시 브롱스 난개발을 배경으로 했다는 영화는 사회적 모순에 대항하는 광대 아서 플렉을 앞세워 이해할 수 없는 폭력을 자행한다. 혼란의 가장 큰 미덕은 공평함이라 했던가. 영화에서 Joker(우스갯소리를 잘하는 사람)는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사람이다. 관객은 이런 모순을 보며 자기 분노의 실체를 알아차리게 된다. 감정과 정서는 문화와 관습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물려받은 게 극기복례(克己復禮)다. 감정이나 욕심, 충동 따위를 이성적 의지로 눌러 이기자는 것. 화병(火病)이 자기 소진 적 신경증과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삐친 감정을 자주 삼킨다. 영화 <이퀄리브리엄>에는 감정 없이 이성만으로 살자고 주장하는 세력이 등장한다. 전쟁도, 이기심도, 질투도 없는 세상. 감정을 느낀 자는 처형 당한다. 당신은 왜 살지? 심문자가 묻자 여인이 답한다. 느끼기 위해서요. 그것은 숨 쉬는 것만큼 중요해요. 사랑이 없다면, 분노나 슬픔이 없다면, 숨 쉬는 것은 시곗바늘이 내는 소리와 같을 뿐이에요. 감정은 사람의 활동을 뒷받침한다. 고통이 들어오는데, 내보내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승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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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04 16:39

그들의 의미있는 도전

삽화 = 정윤성 기자 1000종이 넘는 특허를 보유해 발명왕으로 불리는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은 발명가보다는 도전자라는 별명이 더 어울리는 과학자다. 수천 번의 실험을 통해 1879년 백열전구를 발명한 그는 발명 과정에서 실패했을 때의 기분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단지 수천 번의 과정을 거쳐 전구를 발명했을 뿐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명언을 남긴 에디슨이 자신의 발명에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었다고 당당하게 말한 것은 실패를 성공을 향한 도전의 과정으로 생각하는 긍정적 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도전(挑戰)은 어려운 사업이나 기록 경신 따위에 맞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정의돼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일을 하는 모험(冒險)과 비슷한 말이다. 쉽고 편안한 길을 가는 것은 도전이나 모험이 아니다. 그래서 에디슨 처럼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도전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며칠 전 전북 경제인의 의미있는 도전이 있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라북도회 11대12대 회장을 연임한 김태경 회장(57)의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 도전이다. 전북도회장 직까지 사퇴하는 배수진을 치고 총력전을 펼쳤지만 대의원 162표 가운데 73표를 얻어 88표를 얻은 상대 후보에게 15표 차로 석패했다. 50대 초반에 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 사상 최연소 회장을 맡은 그는 불공정 하도급 관행 철폐와 하도급 참여비율 확대 등 업계와 회원사 보호를 위한 공격적 행보로 주목 받아왔다. 지난 30년 동안 서울 출신이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직을 장기 집권해 지방이 크게 소외되어 왔다며 수도권과 지방이 공존하는 협회를 기치로 전문건설 사상 첫 전북출신 중앙회장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고배를 들었다. 김태경 회장과 같은 전북 경제인의 의미있는 도전은 더 있었다.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의 농협 중앙회장 도전기다. 유 조합장은 지난해 1월 치러진 제24대 농협 중앙회장 선거에 농협 중앙회 62년 역사상 최초의 전북 출신 도전자로 당당히 나섰다. 10명의 후보 가운데 2위를 차지했지만 결선 투표에서 역전까지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는 1995년 정읍농협이 55억원에 달하는 RPC(미곡종합처리장) 쌀 판매 사고로 파산 일보직전의 상황에 처했을때 구원투수로 나선 뒤 6선 조합장을 하며 정읍농협을 특별관리조합에서 상위 10% 농협으로 성장시켰다. 농협중앙회 이사와 NH금융지주 이사를 맡은 경험까지 살려 농협의 개혁과 변화를 꿈꿨지만 실현에는 실패했다.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라 도전하지 않는 것이라는 경구(警句)는 이들의 도전을 더욱 값지게 한다. 더 큰 무대에서의 도전을 두려워하고 감투를 탐닉하며 골목대장과 방안퉁수를 즐기고 있는 전북 정치권과 경제계 리더들을 보면 김태경 회장과 유남영 조합장의 도전사가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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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석
  • 2021.10.04 16:39

현대차 전주 · 울산공장 상생해야

송지용 전라북도의회의장 지난달 27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 노조원들이 머리띠까지 두르고 고용안정위원회 개최를 반대하고 있었다. 현대차 노사는 같은 달 30일 제4차 고용안정위원회를 열고 팰리세이드 증산과 전주공장 물량부족문제 해결을 위한 생산 차종 조정협상을 하기로 했었다. 필자는 이날 최영일 도의회 부의장과 함께 현대차 노사에 전주공장 물량배정을 부탁하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꼭두새벽부터 울산으로 달려갔다. 공장에 들어서기 전 노조의 강경한 시위현장을 보고 마음이 답답해졌다. 그러나 물러설 수는 없었다. 전주공장은 지금 생존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1995년 문을 연 전주공장은 세계 최대규모인 연간 10만대의 상용차 생산시설을 갖췄다. 지난 2014년 6만9000대를 생산하며 국내 상용차 생산량의 95%까지 점유했었다. 그러나 친환경차를 앞세운 유럽산이 내수시장을 점령하면서 지난해에는 3만6000대를 만드는데 그쳤다. 물량 부족 사태는 전주공장 직원들의 전환배치와 강제휴가라는 처참한 상황을 초래했다. 전주공장 직원 497명이 경기 남양, 충남 아산, 울산, 광주 기아자동차로 전출되거나 전환 배치됐다. 올여름에는 급기야 한 달간 강제휴가라는 극약처방이 내렸다. 급여도 반토막이 났다. 전북 제조업 고용의 25%를 차지하는 현대차 전주공장의 어려움은 전북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생산과 고용, 수출지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당연지사다. 더욱이 중대형트럭을 생산하는 타타대우까지 생산량이 급감해 협력업체들도 죽을 맛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 2018년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여파가 수습되기도 전에 더 큰 쓰나미가 몰려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필자는 울산공장에서 노사 임원진을 잇따라 만났다.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스타리아와 팰리세이드 물량 일부를 전주공장으로 이관할 것을 요청했다. 이미 현대차 경영진이 고용안전위원회를 통해 울산4공장에서 생산하는 스타리아 물량을 전주공장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한 상태였다. 미국에서 팰리세이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공급 물량이 부족해 울산4공장에서 만들어온 스타리아를 전주공장으로 이관하는 대신 팰리세이드 생산량을 2만대 가량 늘리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공급 물량 부족과 전주공장 경영난을 함께 타개하기 위한 방안인 것이다. 필자도 물량 이관만이 울산공장과 전주공장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고 노사에 간절한 심정으로 결단을 촉구했다. 팰리세이드 증산과 울산공장과 전주공장 생산차종 조정협상이 이뤄질 예정이었던 제4차 고용안정위원회는 노조의 반대로 열리지도 못했다. 울산 노조는 일감이 없어 공장을 가동하지 못했던 과거의 상황이 되풀이될 수도 있어 팰리세이드와 스타리아 2종의 생산라인을 모두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물량이관을 기대했던 전주공장 노조와 협력사, 나아가 전북도민들의 심정은 허탈하다. 울산공장은 주문이 넘쳐 물량을 적기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고, 전주공장은 일감이 없어 손을 놓고 있다. 두 공장의 종사자는 같은 현대차 동료이다. 울산공장 노조원들이 5000여 명에 이르는 전주공장 직원의 생존권과 160개 협력업체의 고용안정을 위해 통 큰 결단을 내리길 호소한다. 전북은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의 여파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전주공장마저 가동이 멈춘다면 전북경제와 공동체는 회복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진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다. 울산공장의 대승적인 결단을 기다린다. /송지용 전라북도의회의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10.04 16:39

공공기관 지방 이전 소외지역 우선 배려 필요

공공기관 제2차 지방 이전 로드맵이 지난달 청와대에 보고된 데 이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올 정기국회 때 공공기관 지방이전 문제를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하는 핵심 요체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없이는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대안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9대 대선 때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고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내걸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국내 경기 부양을 위해 청와대와 정부가 한국형 뉴딜 프로젝트와 지역균형 뉴딜에 치중하면서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약속이 대통령 임기 말이 됐는데도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시작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지역성장과 인구 분산에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153개에 달하는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지역 인구가 늘어나고 지역 인재 채용에 따른 고용 창출과 지방 세수 증대, 지역 성장 거점 마련 등을 통해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에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정권 들어서 국가경쟁력 강화를 빌미로 수도권 집중 정책으로 돌아서면서 사람과 돈이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수도권 블랙홀 현상을 심화시켰다. 반면 지방은 빈껍데기로 전락하면서 100여 개가 넘는 자치단체가 소멸 위기에 내몰렸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국가균형발전뿐만 아니라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부작용 해소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문재인 정부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공공기관 제2차 지방 이전이 차기 정부로 미뤄질 경우 정책기조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방안을 확정 짓고 차기 정부에서도 국가균형발전의 정책기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법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도 제2차 지방 이전 대상 공공기관과 기관별 이전 방안을 담은 로드맵을 청와대에 보고한 만큼 조속히 시행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시 그동안 소외된 지역에 우선 배려해야 마땅하다. 지역의 성장 전략 및 주력산업과 연계한 이전 대상 공공기관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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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04 16:39

노인 교통안전시설 이리 취약해서야

교통안전에 대한 시민의식이 높아지고 여러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면서 전체적인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줄어드는 추세지만 노인교통사고는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OECD 국가 중에서도 우리나라가 가장 많다. 노인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노인보호구역(실버존)이 제구실을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전북의 경우 더 심각한 만큼 노인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 전북에서 최근 3년(2018~2020년)간 65세 이상 노인 교통사고는 총 5554건이 발생해 387명이 숨지고 6056명이 다쳤다. 매년 1000건 이상의 노인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사망자도 한 해 100명 이상 나오고 있는 셈이다. 노인들의 교통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서다. 실제 전북의 실버존은 총 46곳에 불과하다. 전북의 노인복지시설이 7028곳인 점을 감안할 때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도내 어린이보호구역 1000여곳과도 대비된다. 설치된 실버존 관리도 허술하다. 노면에노인보호구역이란 표시만 덩그런히 알리는 게 고작인 경우가 태반이다. 전북 실버존에 설치된 교통시설물이라야 안전표지 340개, 도로부속물 237개, 횡단보도 134개, 신호기 18개가 고작이다. 무인과속단속카메라는 전주익산 각 1개씩 설치된 게 전부다. 어린이보호구역과 달리 노인보호구역에 대한 운전자들의 보호의식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어린이만큼이나 노인들도 교통안전 취약층이다. 자동차의 접근을 잘 인지하지 못하거나 순발력과 판단력이 떨어지는 등 자기방어 능력이 약하다. 고령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실버존을 지정 운영하는 배경이다. 고령화에 따른 노인보호는 국가적 과제다. 노인보호구역 지정은 단순한 교통정책에 그치지 않고 복지정책의 일환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노인보호구역 문제를 지자체에 전적으로 맡겨 재정이 열악한 지역의 경우 안전 시설물 확충과 유지관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 전북도가 실버존 확대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노인교통사고 위험지역 113곳을 우선 선정했지만 그 중 올해 단 1곳만 지정할 뿐이란다. 지자체의 노력과 함께 국가 차원의 지원이 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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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04 16:39

[최영호의 변호사처럼 생각하기] 임대차 3법, 실거주 목적 매수인의 갱신 거절에 대해

최근 주택 임대차, 갱신청구권에 대한 하급심 판결이 나왔다. 먼저 사실관계는 아래와 같다. 매수인은 2020년 8월 12일 실거주 목적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기간인 2021년 4월 8일까지 임차인이 거주했다. 임차인은 2020년 10월 9일 매도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했고, 매도인은 2020년 10월 12일 거절했다. 의뢰인은 2020년 10월 29일 등기를 마쳤고, 임차인에게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아파트를 인도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임차인은 이를 거절했다. 법 내용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갱신청구권은 계약만료 6개월 ~ 2개월까지 청구가 가능하고, 임대인은 실거주 목적인 경우에만 갱신 거절이 가능하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9월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 해설을 통해 실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거절 가능 여부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 당시의 임대인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즉, 해설에 따르면 위 사례에서 임차인이 갱신 요구 당시의 임대인은 매도인으로 매도인은 실거주가 아닌 매매 사유이므로 갱신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 위 매수인인 의뢰인은 갱신요구 당시의 임대인이 아니므로 갱신을 거절할 수 없다. 사실 필자도 작년 11월 위와 같은 취지의 칼럼을 썼다. 논란이 계속 중이고 법문도 안정적이지 않지만 실거주 목적의 매수인이라면 갱신요구를 할 수 있는 6개월 이전에 매수하여 혼란을 피하길 권했을 뿐이다. 매수인과 임차인의 주택인도 소송에서 대체로 위 행정해석에 따른 판결이 나오고 있는데 최근 하급심에서는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매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기 때문에 매수인의 갱신거절은 적법하다고 봤다. 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주택이 매매되어도 매수인에게 대항력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매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데, 갱신거절 당시의 임대인을 구분하는 것은 임대차법의 법체계상 무리한 해석이라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 당분간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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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04 16:39

10월은 경로의 달

박상재(아동문학사조 발행인‧ 동화작가) 10월 2일은 국가에서 정한 노인의 날이다. 정부는 1981년에 6월에 법률 제3453호로 노인복지법을 제정하였다. 이 법에는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공경의식을 높이기 위해 매년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매년 10월을 경로의 달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노인 복지법은 전문 62조와 부칙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법에 의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노인의 보건 및 복지증진의 책임이 있다. 따라서 노인주거복지시설을 설치할 수 있으며 노인 학대를 예방하고 수시로 신고를 받을 수 있도록 긴급전화를 설치해야 하며, 누구든지 노인 학대를 알게 된 때에는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노인복지법 제4조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노인의 보건 및 복지증진의 책임이 있으며, 이를 위한 시책을 강구하여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인륜의 근본인 효사상이 점점 퇴색하고 있는 오늘날 반포지효(反哺之孝)라는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까마귀 새끼가 자라서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효라는 뜻으로, 자식이 자라서 어버이의 은혜에 보답하는 효성을 이르는 말이다. 돈에 눈이 어두워 자신을 낳고 길러준 부모를 살해하는 엽기적인 일이 발생하는가 하면 체력적으로 약자인 노인을 도와주기는 커녕 학대하고 폭행하는 패륜적인 일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까마귀도 자식의 도리를 다하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효행에 어긋나는 짓을 하게 된다면 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우리 겨레의 노인 공경은 남달랐다. 임진왜란 때 귀순한 사야가(沙也可)라는 일본 장수가 있다. 그는 조선침공군 제2군을 이끈 가토 기요마사의 선봉장으로 임진왜란 개전 초기인 1592년 4월, 22세의 나이에 조선에 귀순했다. 사야가는 조선 지상군이 패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수군을 지휘하는 이순신 장군 등과 연락하며 조총 제작기술을 보급하여 전세를 반전시키는 데 기여한 공으로 1593년 4월 선조 임금으로부터 벼슬과 함께 김해 김씨 김충선(金忠善)이라는 성과 이름을 하사받게 된다. 그런데 그가 귀순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가 위급한 상황이서도 늙은 부모를 들쳐 업고 피난가는 조선백성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는 기로연(耆老宴)이란 행사가 있었다. 이는 일흔이 넘은 원로문신들을 위로하고 예우하려고 정기적으로 나라에서 베푼 잔치였다. 정2품 벼슬을 지낸 문신을 위해 해마다 봄에는 3월 삼짇날이나 음력 3월 상순의 사일(巳日, 뱀날)에, 가을에는 중양절(음력 9월 9일)에 베푼 나라 잔치이다. 행사는 먼저 편을 갈라 이기는 편이 술을 마시는 투호(投壺)놀이를 한 후, 풍악을 울리며 잔치를 벌였다. 태조 4년(1395) 이성계가 환갑이 되어 자신이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가 원로 신하들에게 처음으로 기로연을 베푼 뒤부터 연례행사가 되었다고 한다. 이때 태조는 기로연에 참석하여 참석자 이름을 쓰고, 연회를 축하하는 글씨를 남겼으며, 논과 밭은 물론 노비까지 내렸다고 전해진다. 고령화 인구가 늘어가고 소외받는 노령 계층이 많아지는 요즈음 법정 기념일인 노인의 날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점점 퇴색해가는 노인 공경 풍토를 다잡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박상재(아동문학사조 발행인‧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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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02 11:10

순례길의 되재성당과 축사

삽화 = 정윤성 기자 2009년, 새로운 이름을 얻은 거대한 길이 나타났다. 종교인들과 전문가, 자치단체가 뜻을 모아 그려낸 아름다운 순례길이다. 순례길이란 이름은 세계의 도보여행자들이 꿈의 코스로 꼽는 산티아고 순례길 덕분에 익숙해졌지만 우리 앞에 나타난 이 길은 특정한 지명 대신 아름다운이란 형용사를 더했으니 그 의미가 또 다르다. 전라북도의 전주 완주 익산 김제의 길과 공간을 잇는 아름다운 순례길은 어느 특정한 종교 성지만 잇는 길이 아니라 종교와 종교가 마음을 열고 함께 만들어낸 길이다. 당초 240km, 아홉 개 노선으로 나뉘었지만 길이 길을 만들어내는 순리대로 노선마다의 길은 짧아지기도, 길어지기도 하며 성장해간다. 순례는 일반적으로 종교 성지를 여행하는 일이지만 전북의 아름다운 순례길은 또 다른 의미를 더한다. 길을 걷다가 마주치게 되는 작은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을 이어주는 서로 다른 종교성지들, 오래된 그 공간들과 조우하는 즐거움이다. 아홉 개 중 세 번째 노선에 놓인 되재 성당도 그 중 하나다. 1895년에 지은 되재성당은 한국 천주교회 중 서울의 약현성당에 이어 두 번째, 한강 이남에서는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한옥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지어진 성당이기도 한데, 6.25때 완전히 소실되자 1954년 공소건물을 다시 세워 지켜오다가 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처음 지어진 양식대로 복원해냈다. 되재는 완주군 화산면 승치리에 있는 고개 이름이다. 이곳에 되재성당이 자리 잡은 배경에는 한국 최대 규모의 천주교 박해사건인 병인박해가 있다. 1866년부터 1871년까지 6년 동안 희생된 순교자만 8천여 명에 이르는 대대적인 탄압이다. 되재성당은 그 시절 목숨을 걸고 신앙을 지키려했던 신도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 일구어놓은 신앙의 터다. 그래서일까. 순례길을 걷다가 문득 만나게 되는 되재성당은 순례의 의미를 더 깊고 고요한 마음으로 품게 한다. 눈앞에 보이는 풍경을 보는 것보다 그 풍경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야 좋은 길이라는 조언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되재성당은 아름다운 순례길을 좋은 길로 만들어주는 빛나는 보석이다. 되재성당은 오래전 전라북도 기념물(119호)로 지정되어 보존해야할 문화유산이 됐다. 그런데 이 작고 아름다운 성당 앞에 아쉬운 풍경이 있다. 성당과 마주하고 있는 축사다. 사실 되재성당으로 이르는 순례길 양옆에는 축사들이 적지 않다. 이 또한 이 길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니 품을 수밖에 없겠으나 성당 바로 앞까지 입성(?)한 축사는 반갑지 않다. 게다가 악취까지 안기고 있으니 문화유산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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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1.09.30 17:02

2차 지방이전 공공기관 직원 주소지 옮겨야

혁신도시 조성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이 생겼지만 부족한 부분도 적지 않다. 이전 기관 직원들이 이사를 오고 지역 인재들의 공공기관 취업 기회가 확대된 것은 긍정적이다. 이전 기관들의 물품과 용역 구매에 지역 업체가 참여할 수 있게 된 것도 공공기관 이전 효과다. 그러나 직원 이주와 지역 인재 의무채용, 물품과 용역 구매 등은 여전히 일부 기관에서 부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혁신도시 이전 기관 직원들의 지역과의 유대 강화는 꼭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전 기관 직원들의 이주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혁신도시에는 수도권으로 향하는 퇴근 버스가 줄을 선다. 몸은 혁신도시에 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이전 기관 직원들이 적지 않다. 언제든 혁신도시를 떠날 준비가 돼있는 사람들이다. 혁신도시 이전 기관 직원들에게 특별 공급된 아파트의 거주 현황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된 전국 혁신도시 공공기관 115곳의 특공 수급자 거주와 발령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올해 7월까지 특공을 받은 지방 이전 공공기관 종사자 8318명 가운데 30%에 가까운 2277명이 혁신도시를 떠났다. 혁신도시를 통해 국가균형발전을 꾀하려는 정부 정책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전북혁신도시 이전 기관 직원들의 이주율에서도 사정은 잘 나타난다. 올해 3월 현재 이전 기관별 가족 동반 이주율은 한국국토정보공사 53%, 지방자치인재개발원 55%, 한국전기안전공사 56%, 국민연금공단한국식품연구원 63% 등에 불과했다. 가족들을 여전히 수도권에 남겨두고 홀로 이주한 기혼자가 이전 인원의 22.1%를 차지하는 점도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통한 국가균형발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앞서 이전 기관 직원들의 주소지도 함께 이전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해도 주소지를 수도권에 둘 경우 지역에 대한 애착심과 유대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현실에 맞는 법과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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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9.30 17:02

운 좋은 인생

장석주 시인 인문학저술가 며칠 새 가을 기운이 완연해졌다. 푸른 하늘은 명징하다. 구름은 한가롭다. 산기슭에 구절초 꽃은 하늘거리고, 물가에 무리를 이룬 어여쁜 여뀌는 가을의 전령 같다. 대기가 맑으니 가시거리가 한껏 길어진다. 서울 남산타워에서는 인천 바다가 눈앞에 있는 듯하고, 파주 통일전망대에서는 개성이 손에 잡힐 것 같다. 먼 풍경이 가까이 다가올 때 횡재를 한 듯 기분이 좋아진다. 살아서 이런 가을을 맞으니 나는 그럭저럭 운 좋은 인생을 산 셈이다. 아침에는 강낭콩을 넣어 햅쌀로 지은 밥에 갈치조림을 먹었다. 갈치와 함께 얼큰하게 조린 가을무가 달다. 가을볕 드는 창가에 앉아 가르랑거리는 고양이를 무릎에 앉히고, 붉은빛 도는 남천나무를 바라볼 수 있다면 운 좋은 인생을 살았다 해도 좋으리라. 해질녘 아이를 부르는 어머니, 기침 하는 사람들, 입원한 혈액투석환자들, 우체국에서 근무하는 남자, 젖 달라고 생떼를 쓰는 아기들, 사랑을 앓는 다정한 청년들이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먹고 마시며 사랑하고 기도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고슴도치가 아니라 사람으로 살아간다. 사람으로 사는 한 잔디 깎는 기계에 끼여 죽는 일은 생기지 않을 테다. 게다가 먼 고장에 인심이 후한 고모들 두엇이 살아 있고 그 고모의 딸들이 잘 웃는 처녀들이라면 세상은 더욱 살 만할 것이다. 어렸을 때 이웃에 진주가 고향인 아주머니가 살았다. 남편은 큰 요릿집에서 일하는 요리사였다. 그 아주머니와 어머니는 자매처럼 사이가 좋았다. 두 집 다 가난한 살림을 꾸렸는데, 가진 것을 자주 나누었다. 그 남편이 간혹 요릿집에서 남은 음식을 가져올 때는 우리 집과 나누곤 했다. 처음 먹는 생선 요리였는데, 깜짝 놀랄 만큼 맛있었다. 그 집은 아들만 셋이고, 그 중 한 애는 내 또래였다. 세월이 오래 된 탓에 그 아주머니의 얼굴은 잊었지만 그 아주머니의 아름다운 진주 말씨는 잊지 못한다. 아주머니의 목소리의 맑은 울림과 진주 말씨는 정말 좋았다. 귓가에 맑은 은종이 울리는 듯했다. 몇 년 뒤 그 분이 죽었다. 일요일 종교 집회에 참석하려고 나섰다가 횡단보도에서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떴다고 한다. 안타까운 사고지만 그 누구의 고의는 없었을 것이다. 가끔 죽은 아주머니를 생각한다. 요릿집 요리사였던 그 남편은 어떻게 되었을까? 남은 아이들은 잘 살고 있을까? 필립 라킨의 시 중에 잔디 깎는 기계가 있다. 시인이 겪은 일을 보고서처럼 감정을 섞지 않고 사실적으로 드러낸 시다. 잔디 깎는 기계가 멈췄다, 두 번째다./무릎을 꿇고 들여다보니/칼날 사이에 고슴도치가 끼여 있었다./죽어 있었다./긴 풀 속에 있었던 것이다. 잔디를 깎다가 고슴도치를 죽인 이야기다. 이 고슴도치와는 안면이 있고, 먹이를 준 적도 있지만 고슴도치는 잔디 깎는 기계에 끼여 죽었다. 신이 잠깐 한눈을 팔았던 것일까? 고슴도치에게 이 죽음은 비명횡사였을 것이다. 고슴도치의 죽음에 대한 가느다란 죄책감이나 회한이 없지는 않았을 테니, 시인은 이제 눈에 띄지 않는 그 세계를/내가 망가뜨린 것이다라고 쓴다. 수레국화가 피는 가을이 오고, 천둥과 벼락이 울려 퍼지는 이 세계에서 약간의 열망과 약간의 불안을 안고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살아 있는 것은 기적이고, 건강을 누리며 사는 것은 운 좋은 인생이다. 다만 그 기적은 노력해서 얻어낸 것이 아니라 우연이 빚어낸다. 이 가을에 넘치는 빛의 격려, 작은 꽃들의 위로가 없었다면 인생은 삭막했을 것이다. 한 시인이 썼듯이, 나는 다른 나라,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태어났기를 바라지 않는다. 지금 여기가 내 현존의 자리다. 나는 그것에 만족한다. 다만 나는 실수로라도 세계를 망가뜨리는 사람이 아니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운 좋은 인생을 살고 싶다. 정강이뼈가 부러져 살갗을 뚫거나 교통사고로 몸이 깨지고 부서져 생과 작별하는 불운 따위는 피하고 싶다. 오, 그게 내 뜻대로 될 일은 아니지. 하지만 우리는 크고 작은 실패와 작은 불행을, 살아 있음이 일으키는 번민을 견뎌내며 살겠지. 통장 잔고가 비었다고 비탄에 빠지지는 말자. 삶이 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애초에 삶은 우연의 조합이 빚어낸 사태일 뿐이다. 꽃처럼 고운 단풍이 들어가는 이 가을 당신이 고슴도치나 해파리가 아닌 사람으로 살아 있다는 거 자체가 당신 인생이 기차게 운이 좋다는 증거다. /장석주 시인 인문학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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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30 17:02

대선 본선서 지역 국회의원과 정치인 역할 높여야

김영기 객원논설위원 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민주당 대선 경선이 막바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결선 투표 없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 힘은 아직 경선이 중반이어서 예측이 쉽지 않다. 유감스럽게도 정세균 전 총리가 저조한 득표율로 대선 후보를 전격 사퇴하였다. 전북의 권리당원 투표 결과는 이재명 후보가 과반이 넘는 득표로 승리하였다. 정세균 전 총리의 대선 후보 사퇴 이후 지역 국회의원들은 각자 갈길을 가는 모양새이다. 안호영. 이원택 의원은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종 결정되면 새롭게 구성하게 될 당 공식 선거 캠프에서 전북의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이 어떠한 지위와 역할을 맡을 것인가?이다. 현재 전북 의원 중에 유력 대선 후보의 복심이나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의원은 거의 없다. 다 변방이다. 여기에 더해 전북 유권자는 국회의원들의 지지와는 거의 무관하게 전통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 인사를 압도적으로 지지해 왔기에 이후 본선 무대에서 지역에서의 역할은 크지 않다. 국회의원이나 정치인들은 지역보다 대선 캠프의 본부에서 활약하는 것이 훨씬 중요할 수 있다. 정치는 현실이다. 결과에 따라 신정부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무늬만 지역인사 빼고 큰 역할을 하는 정치인이 적어 실질적인 주요 직책에 임명된 인물이 거의 없었다. 이웃인 광주전남과 비교하면 자괴감이 들 정도였다. 이제 전북 의원들은 새롭게 지역의 정치 질서를 내오고 중앙 정치에서 역할을 확대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의원들끼리 대화와 토론을 통해 단결이든 각자도생이던지 지역 발전과 역량 강화라는 일관된 방향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 핵심은 큰 정치인을 키워내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능력이 검증된 지방의원이나 젊은 단체장들도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 주며 더욱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의원이나 단체장들도 보다 큰 지위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선수에 연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이라는 굴레와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수도권으로의 진출도 꾀하고 당 중요 선거에 출마하여 전국적인 지명도를 넓히며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대변화에 조응하는 가치와 철학에 기초하여 노선과 정책을 분명히 하고 그에 걸맞은 실천으로 지지세를 모으며 전국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도전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 당의 중요 직책인 원내대표나 정책위장 각 상임위원장. 당대표, 대선 후보까지도 재수, 삼수의 정치인들이 결국 당선되는 것을 보며 패배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관료들보다는 젊고 개혁적이며 생동감 넘치는 정치인들이 앞장서야 한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 정치인들이 많을 때 단체장이나 국회의원, 중앙 정치의 유력 인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것이다. 전북지역은 정치인보다 관료 출신들이 득세하고 있는 지역이다. 미래지향적인 변화와 혁신보다는 현상유지, 무사안일한 분위기가 강하다. 관료 출신 단체장이나 의원들은 대부분 능력보다는 연줄에 의지하여 동향이나 동창들을 중용하고 신뢰하는 경향이 뚜렷하고 사고나 대과 없는 정치, 앞서기보다 뒤따라가는 정치를 선호한다. 홍보에 심혈을 기울여 언론 플레이에 능하여 성과를 과대 포장하는 것이 일상화된 경우가 많다. 내년 지방 선거에는 많은 젊은 정치인들의 도전과 유권자의 호응으로 변화하는 전북 정치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어야 전북의 미래가 있다. 정치 변화를 갈망하는 지역 유권자가 앞장서서 관습적인 투표가 아니라 사람과 능력을 보고 평가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 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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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30 17:02

연구개발사업비 특정 지역 편중 개선하라

국가에서 지원하는 국토교통 분야 연구개발(R&D)사업비가 수도권과 대전충청권 등 특정 지역에만 편중되는 것은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처사로 개선이 시급하다. 연구개발사업비의 특정 지역 편중 지원은 발전지역과 낙후지역의 양극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만큼 정부는 보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국회 조오섭 의원(민주당광주북구갑)이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국토교통연구개발 연구개발(R&D)사업비는 총 2조3804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서울이 전체 22.9%인 5445억 원을 지원받았고 경기도가 36.1%인 8584억 원, 인천 978억 원 등 수도권에만 63%인 1조5007억 원이 지원됐다. 대전도 지난 5년간 3321억 원, 충북 584억 원, 충남 436억 원 등 대전충청권이 18.3%인 4341억 원을 지원받았다. 반면 전북은 지난 5년 동안 고작 1.1%인 253억 원이 지원됐다. 이웃 전남은 332억 원, 광주 209억 원 등 호남권은 총 794억 원, 3.3%에 그쳤다. 이런 연구개발사업비의 지역 쏠림현상은 지역 불균형을 더욱 부추기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연구개발 분야는 지역 성장동력의 핵심축으로서 지역산업 경제발전에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에서 지원하는 연구개발사업비가 수도권과 대전충청권 등 발전지역에 편중되면 나머지 소외지역은 상대적 낙후를 면할 길이 없게 된다. 이러한 연구개발사업비 편중 원인은 대학이나 출연기관 기업체 수 등 지역 간 인프라 차이 때문에 빚어지고 있다. 전북의 경우 과학기술 분야 정부 출연 연구기관 25개 중 한국식품연구원 단 1곳만 입주해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북의 연구개발사업비는 경기도의 2.9% 수준에 불과하고 충북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정부는 연구개발사업비의 지역 편중을 개선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낙후 지역에 대한 연구개발 인프라 지원을 강화하고 연구개발시설과 사업의 지역 분산 배치가 필요하다. 아울러 지방의 연구개발 예산 지원 확대와 함께 연구개발 사업 선정 때 지역에 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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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30 17:02

[병역이행 궁금하면 물어봐] 국외여행허가

국외여행허가 의무가 아직 발생하지 않은 24세인 사람이 25세 이후에도 계속하여 국외에 체재 또는 거주하고자 할 경우에는 25세가 되는 해 1월 15일까지 국외이주 목적의 국외여행허가 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본인이나 부모님이 국외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에는 국외이주 목적의 국외여행허가를 아래와 같이 해당이 되는 경우 국외여행허가를 37세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외국의 영주권이나 시민권(외국국적)을 가진 부 또는 모와 국외에서 계속 거주하는 사람이며, 둘째는 부모와 같이 24세 이전부터 국외에서 계속 거주하는 사람입니다. 마지막으로 국외에서 10년 이상 계속하여 거주하는 사람이 해당됨을 안내해 드립니다. 참고로 국외에 거주하는 사람이란 출입국사항 및 학업 또는 영리활동의 장소 등 국내외 체류실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생활 근거지가 국외에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사람을 말합니다. 국외여행허가 신청서는 방문, 모사전송(FAX), 병무청 누리집을 통하여 접수할 수 있습니다. 구비서류는 병역의무자 국외여행(기간연장) 허가 신청서, 가족거주사실확인서, 체류자격(허가서) 사본,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기타 국외거주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등을 지방병무청장에게 제출하여야 합니다. 또한, 국외이주 목적으로 국외여행허가를 받고 출국하거나 국외이주 사유로 국외여행 기간 연장허가를 받은 사람이 아래와 같이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경우 국외여행허가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①「해외이주법」제12조에 따라 영주귀국 신고를 한 경우, ② 1년의 기간 내에 통틀어 6개월 이상 국내에서 체재하고 있는 경우(본인의 혼인 등 국내 체재 제외), ③ 국내취업 등 병무청장이 고시하는 영리활동을 하는 경우입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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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30 17:02

‘노을대교’가 새로운 명소로 탄생하는 그날을 그리며

심덕섭 민주당(전북도당) 노을대교건립특별위원장 다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중년 남녀의 사랑을 그린 영화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이다. 서로 만날 수 없는 평행한 두 점을 잇는다는 점에서 어쩐지 애틋하기도 하다. 이처럼 다리는 사랑과 감동이 연상되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리의 또 다른 역할이라고 한다면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돌아가야 하는 길을 곧장 직행할 수 있게 해준다. 고창 해리와 부안 변산을 연결하는 전체 7.48㎞ 물 위의 길을 내는노을대교건립 대역사가 우리 앞에 펼쳐지게 됐다. 꿈이 있으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기재부 예타통과에 이어 이번달 28일에는 국토부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반영되는 쾌거를 이뤘다. 도민과 고창부안 군민들의 간절한 소망과 통합된 뜻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 7월에는 고창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고창갯벌의 지형지질학적 특성과 다양한 생물서식지로서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이제부터 고민할 일은 고창갯벌의 자연환경 보전과 노을대교 건설을 통한 지역발전이라는 상충되는 두 가치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면서 실현할 것인지다. 노을대교 건설은 대규모 준설매립을 수반하지 않는다고 한다. 갯벌의 훼손면적은 전체 습지보호구역 64.6㎢의 0.047%에 해당하는 0.03㎢에 불과해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고 시간이 지나면 복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노을대교 구간은 습지보호구역으로부터 제외되어 있어 갯벌상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갯벌보존과 대교건설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노을대교를 건설함으로써 무엇이 달라질까? 첫째 아름다운 주변명소와 다리를 관광 상품화해 해외관광객을 유치하는 관광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또한 충남 태안반도부터 고군산군도, 부안 변산지구, 고창 선운산 도립공원, 고창갯벌과 노을대교를 거쳐 전남 목포까지 이어지는 국도 77호선 구간이 초광역 관광권역으로 확대된다면 시너지 효과도 엄청날 것이다. 둘째 고창군과 부안군 간 통행시간 단축으로 연간 97억 원의 운행비용 절감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함으로써 지역발전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총 2242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셋째 영광 한빛원전 비상계획구역인 고창군 전체와 부안군 일부지역 방사능 방재 수혜주민 13만 7000명이 재난발생 시 대피할 수 있는 대피로도 제공될 수 있다. 이제 노을대교 건립이라는 정부 방침이 확정된 만큼 고창부안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특히 올 하반기에 설계가 진행될 수 있도록 예산확보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필자는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노을대교건립특별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고있다. 태어나 자랐고 전북도에서 행정부지사로 재직한 이력이 있기에 부족하지만 고향발전을 위해 헌신할 기회를 주신 것이라 믿고 노을대교가 명품대교로 건설될 수 있도록 중앙과 지방을 누비며 전력을 다하고자 한다. 이로써 아직은 조금 이르지만 금빛 물 위 노을대교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상상을 미리 해본다. /심덕섭 민주당(전북도당) 노을대교건립특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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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30 17:02

현대차 울산노조 상생차원 물량 전주 이관을

물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차 전주공장을 살리기 위한 울산노조의 상생차원의 협조가 절실하다. 전주공장의 원활한 생산활동을 위해서는 울산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일부 차종의 전주공장으로의 이관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인데도 울산노조가 적극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버스 트럭 등 상용차 연간 10만대 생산설비를 갖추고도 코로나19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줄면서 지속적인 물량감소 추세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는 3만6000대 까지로 생산량이 줄었다. 이에 따라 전주공장은 일부 직원들이 전환배치 되는 등 고용불안 까지 겪고 있다. 반면에 울산4공장에서 생산 중인 대형 SUV 차량인 펠리세이드는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으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매달 60007000대의 펠리세이드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지만 현지에선 이보다 훨씬 많은 80009000대가 판매되고 있다. 연간 2만대 가량 증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울산공장에서는 펠리세이드와 함께 스타리아(구 스타렉스)를 생산하고 있다. 이같은 차종간 생산물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회사측은 울산에서 생산 중인 스타리아 물량을 전주공장으로 옮기고, 펠리세이드를 추가 생산해 미국 수요증가에 대처할 계획을 세웠다. 펠리세이드 공급 부족과 전주공장의 물량 부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대안이다. 그러나 이같은 회사 계획에 대해 울산4공장 노조에서 스타리아 물량을 전주에 넘겨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생산물량에는 변화가 없다 하더라도 인기 차종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지극히 이기적인 입장이다. 차라리 펠리세이드 증산 물량을 전주 공장으로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팰리세이드를 전주공장에서 생산하기 위해서는 생산설비 구축에 거액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도내 최대 규모 사업장인 현대차 전주공장의 가동률은 지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침체된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직장 동료이자 노조원인 전주공장 직원들을 위해서도 울산노조는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해주기 바란다. 지역 정치권과 전북도 등도 전주공장의 물량확보를 적극 도와야 한다. 생산물량 조정이 잘 이뤄져 전주공장의 활발한 가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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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9.29 16:39

노을대교 차로 확대 조기 완공 필요하다

지난 28일 확정 발표된 정부의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2021~2025년)에 노을대교 신설이 포함됐다. 노을대교 건설로 부산에서 시작해 남해안과 서해안을 거쳐 경기도 파주 자유나들목까지 이어지는 국도 77호선의 마지막 단절 구간인 고창 해리와 부안 변산 구간이 해상교량으로 이어진다. 지난 2000년 정균환 전 국회의원의 16대 총선 공약으로 시작돼 2005년 기본설계가 끝난 뒤 무려 17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고창군 해리면 왕촌리와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를 이어줄 노을대교는 총연장 8.86㎞ 규모로 총사업비 3390억 원이 투입된다. 노을대교가 건설되면 65㎞를 돌아가야 했던 고창~부안간 통행시간이 1시간 10분에서 20분 이내로 단축된다. 통행시간 단축 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의 관광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안군은 2025년 새만금 신항만과 2028년 새만금 국제공항이 완공되면 노을대교가 대중국 관광객 유치에 핵심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안 격포와 변산반도 국립공원, 고창 선운사고인돌람사르 습지 등의 해수욕 및 역사생태탐방 관광에 더해 노을대교가 새로운 관광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을대교 건설이 추진되게 됐지만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노을대교는 경제성(BC)과 교통 수요 부족 등의 반대 논리에 밀려 최소한의 교량 건설에 사업 방향이 맞춰졌다. 차량 통행에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육지부 6.18㎞가 사업대상에서 제척되고, 차로도 편도 1차로(왕복 2차로)로 건설된다. 장기적인 교통 및 관광 수요를 감안할 때 턱없이 비좁은 교량이 될 게 뻔하다. 노을대교는 서해안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관광형 대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왕복 2차로의 비좁은 교량으로는 원활한 차량 통행은 물론 고품질 관광 서비스 제공도 어렵다. 정부는 노을대교 건설 사업의 기본계획 수립을 올해 안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차로 확대 및 교량내 휴식 및 관광 공간 확보 등이 검토돼야 한다. 노을대교의 조기 완공을 위한 국가예산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제대로 된 노을대교 건설과 조기 완공에 정치권과 자치단체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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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9.29 16:39

지방 살리는 고향사랑기부금

삽화 = 정윤성 기자 대도시와 농어촌 지역 불균형 해소와 지방 재정 확충을 위한 고향사랑 기부금법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 2009년 18대 국회에서 고향세란 이름으로 법안이 처음 발의된 이후 12년 만에 결실을 보았다. 고향세는 지난 2007년 대선 때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처음 대선 공약으로 제안했다. 이후 19대20대 국회에서 고향세, 또는 고향사랑 기부제 등으로 법안이 발의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이어 19대 대선을 앞두고 전라북도가 정부에 제안한 고향기부제를 문재인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채택했고 대통령 취임 후엔 100대 국정과제에 반영했다. 하지만 대도시와 농어촌 지역 간 이해가 엇갈리면서 입법화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21대 국회 출범과 함께 고향사랑기부제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익산 한병도 의원을 비롯해 이개호 김승남 김태호 의원 등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이 자신의 1호 법안으로 고향사랑 기부금법을 앞다퉈 발의했다. 지난해 9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고향사랑 기부금법은 1년 만인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법 시행은 2023년 1월 1일로 정했다. 내년에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연달아 실시되는 점을 고려했다. 지난 2008년부터 후루사토세(고향세)를 도입한 일본은 지방 재정 확충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도입 첫해에는 기부액이 831억 원(81억 엔)에 그쳤지만 2018년에는 5조5000억 원(5127억 엔), 지난해에는 7조1486억 원(6725억 엔)으로 급증했다. 일본의 고향세는 지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기부금 재원을 통해 지역 인재양성과 주민 의료복지서비스, 일자리 창출사업 등 다양한 지역활력사업을 펼치고 있다. 고향사랑 기부금법은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고향이나 다른 자치단체에 기부할 경우 세액 공제 혜택과 함께 지역특산품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기부금은 연간 500만 원까지 할 수 있으며 기부액의 30% 이내로 세액공제 혜택과 최대 100만 원 이내의 지역특산품이 답례품으로 제공된다. 답례품은 자치단체 내에서 생산제조되는 물품이나 고향사랑 상품권 등을 지급한다. 지난 2019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보면 고향사랑 기부금 도입에 따른 기부금 규모는 연간 6844억3조4442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 자립도가 열악한 전라북도에는 고향사랑 기부금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체 재원으로 공무원 인건비도 해결 못 하는 시군에는 가뭄의 단비가 아닐 수 없다. 고향에 대한 기부문화가 활성화돼서 지역 경제를 살리고 소멸 위기에 처한 농어촌을 살리는 마중물이 되길 소망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1.09.2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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