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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캠퍼스 혁신파크사업 남의 일인가

전북대가 캠퍼스 혁신파크 공모사업에서 다시 고배를 들었다. 전북대는 2019년에 이어 이번 2차 공모사업에 도전했으나 또 탈락했다. 전국 23개 대학이 응모한 이번 2차 사업에 경북대와 전남대가 최종 선정됐다. 지역경제와 대학을 일으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캠퍼스 혁신파크사업은 정부가 대학 유휴부지에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대학의 입지적 장점과 혁신역량을 적극 활용해 대학을 새로운 지역혁신성장의 거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대학 캠퍼스에 창업부터 기업경영까지 가능한 공간을 제공해 일자리창출로 이어질 수 있게 정부 지원이 이뤄진다. 전북대만이 아닌 전북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갖고 관심 있게 지켜봤으나 결과는 역시나 들러리로 끝났다. 전북대가 사업에 선정되지 못한 건 기본적으로 자체 역량 문제다. 정부는 도시첨단산업단지 개발 타당성, 대학의 사업추진 역량, 향후 기업유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대상 대학을 선정했다. 전북대는 농생명산업을 중심으로 한 계획을 제안서에 담았다. 그러나 1차 관문인 서면평가에서 탈락한 걸 보면 구체적 실행을 담보할 계획부터 부실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자치단체와 지역 정치권의 역할 미흡도 짚고 넘어갈 문제다. 1차 공모 때와 달리 이번 2차 공모에서 전북도와 전주시가 각각 40억원씩 지원 약속을 하는 등 나름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고는 하나 진정성 있게 협력을 했는지 살펴볼 일이다. 특히 광주전남 국회의원들도 대학 총장과 함께 원팀을 이뤄 관련 부처를 찾아다니며 협의하고 설득한 데 비해 전북 정치권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북은 인구 180만명 선이 무너질 정도로 인구 감소가 심각하고 올 신입생 정원에 크게 미달한 대학이 속출하면서 지방대 소멸 위기도 체감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전북이 안고 있는 이런 문제를 완화시키는 데 선순환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대학 캠퍼스혁신파크 사업이라고 본다. 올 3차 공모가 남아 있다 하니 다음 공모에서는 전북대가 꼭 선정될 수 있도록 대학 측의 치밀한 준비와 지역 정치권의 적극적 역할이 따라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4.04 16:58

낙서와 예술

삽화=권휘원 화백 지난 달,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특별한 관심을 받은 작가가 있다. 영국의 그라피티(graffiti)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뱅크시다. 그의 작품은 경매시장에서 항상 주목을 받아왔지만, 지난 3월 23일(현지 시간) 열린 크리스티 경매 결과는 더 특별했다. 한 소년이 배트맨이나 스파이더 같은 인형 대신 망토를 입은 간호사 인형을 들고 노는 모습을 담은 그림 게임 체인저. 자그마치 1440만 파운드(한화 224억 원)에 낙찰된 이 그림은 코로나 19 팬데믹이 절정에 이르렀던 지난해 5월, 뱅크시가 의료진에 대한 감사와 응원의 뜻을 담아 영국 사우샘프턴 종합병원에 기증한 것이었다. 뱅크시는 그라피티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신분을 숨기고 세계 주요 미술관을 급습해 도둑 전시를 하거나 도시를 찾아다니며 거대 자본과 환경파괴, 전쟁을 수단으로 여기는 권력자들을 비판하는 거리의 벽화들로 예술의 힘을 증명해온 작가다. 권력과 제도에 저항하며 강렬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온 그가 코로나 팬더믹의 위기 상황을 지나칠 리 없었다. 지난해 7월, 영국 런던의 지하철에 방역요원처럼 차려입은 사람이 나타났다. 그는 열차 좌석에 앉아 있는 승객에게 자리를 옮겨달라고 부탁한 뒤 열차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재채기를 하는 쥐, 마스크를 쓴 쥐, 마스크 쓰라고 권하는 쥐 등 다양한 모습의 쥐가 등장했다. 그림을 그린 사람은 뱅크시였다. 이 그라피티는 그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못 일어나 란 제목의 동영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나 열차 안의 그림은 지하철회사의 낙서 반대 규정을 충실하게(?) 따른 청소원에 의해 깨끗이 지워졌다. 사실 의뢰를 받거나 허락을 받지 않고 그리는 그라피티는 위법이다. 그러나 화제가 되는 대부분의 그라피티는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영역에 놓인 것들이다. 뱅크시의 작업도 예외가 아닌데, 흥미로운 것은 그의 그라피티가 갖는 힘이 자유롭고 도발적인 방식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롯데월드몰 지하 1층 벽에 전시되어 있던 세계적 그라피티 작가 존원(Jon One)의 작품 거리의 소음을 20대 연인이 훼손해 화제(?)가 됐다. 그림 앞에 놓여 있는 붓과 물감통을 보고 참여 퍼포먼스로 완성되는 그림으로 생각했다는 이들의 행위에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인터넷에 올라온 낙서가 더해진 그림을 보니 낙서가 된 예술과 예술이 된 낙서의 차이가 궁금해진다. 이 또한 예술이 가진 힘일 터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1.04.01 17:49

우리집 보물

고정완 작가 우리 집에는 1달에 1번 밥만 주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토록 군소리 없이 일을 히는 50살 된 살아있는 보물이 있다. 아침이면 나를 깨우고 밤이면 재워주는 충실한 심복이다. 몸통은 네모요, 동그랗게 생긴 얼굴 양쪽 볼에 입이 있고, 하복부엔 여름철 축 늘어진 늙은 소 낭심(囊心) 같은 진자(振子)가 왔다 갔다 바쁘게 움직인다. 이것은 내가 1970년, 모교에서 졸업 기념으로 받은 벽시계다. 그래서 우리 집에서 아내 다음 가장 오래된 식구로 정이 듬뿍 들었다. 식구들이 게으름을 부릴 때면 똑딱똑딱 채찍도 하고 땡~ 땡 경고도 울려준다. 내가 국민학교 때만 해도 시계 있는 집은 23명 중 2명 밖에 없었다. 농촌에서는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일을 끝냈다. 해가 없는 밤에는 초저녁 닭 우는 소리에 잠을 자고 새벽에 첫닭이 울면 일어나는 등 때를 맞추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초저녁에 수탉 한 마리가 울면 온 동네 닭이 따라 울어 일어났다. 그러나 그 닭의 울음은 이튿날에는 들을 수가 없었다. 왜냐 하면 바로 그 이튿날 잡아 없앴기 때문이다. 옛날 골목을 떠돌았던 이야기인데 과부댁 머슴들이 새벽닭이 울면 일어나 일을 시켜서 그 닭이 얄미워 닭만 없으면 늦잠도 잘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아 잡아먹었다. 그리고 이제 편히 잘 수 있다 싶어 좋아했는데 이게 웬일인가? 과부댁이 잠도 오지 않아 이제는 시도 때도 없이 일찍 깨워서 닭 잡아먹은 것을 후회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시골에서는 이처럼 길을 물으면 담배 한 참이면 가요,라고 해서 가까운 줄 알고 갔는데 아주 먼 길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시간관념이 희박해서 한 때는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코리안 타임이라 했다. 기차나 버스도 기다리는 시간이 30분은 보통이었다. 그랬던 지금 우리나라는 시간이 정확하고 약속 시간도 잘 지켜 선진국이 되었다. 우리는 시간을 먹고 살고 시간을 먹고 죽는다. 이처럼 시간은 우리에게 아주 값진 것이다. 평생 시계를 만들던 사람이 아들의 성인식 날 시침은 동, 분침은 은, 초침은 금으로 된 시계를 선물했다. 그러자 아들이 아버지, 시침이 가장 크니까 금으로 초침은 동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습니까?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아버지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다, 초침이야 말로 금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초를 잃는 것이야 말로 금을 잃는 것과 마찬 가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계를 채워 주며 초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시간과 분을 아낄 수 있겠니? 세상의 흐름은 초에 의해 결정되는 것임을 명심하고 성인이 되었으니 너의 초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어라.고 당부를 했다. 어느 목사가 설교 중 여러분에게 거금 86,400달러가 생긴다면 저축이나 주식투자는 안 되고 하루에 다 써야 한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하자 여러 답변들이 쏟아졌다. 한참 듣고 있던 목사가 나중에 돌려받을 수 없는 오늘 하루에 쓰십시오.라 했다. 하루를 시간으로 나누면 24시간, 분으로 나누면 1,440, 다시 초로 나누면 86,400초가 된다. 86,400달러는 하루라는 시간의 돈이다. 따라서 내게 주어진 것은 오늘 뿐이니 오늘에 충실하라는 말이라 했다. 지금도 아침부터 똑딱똑딱 쉬지 않고 50년을 즉 15억7천6백8십만 초를 우리 집에서 일했는데 그 품삯은 얼마나 될까? 이 귀한 보물을 허투루 함부로 대하고 대접도 하지 않았으니 얼마나 원망하고 서운했을까? 우리 모두는 큰 죄인이다. 오늘은 나의 남은 날, 첫날이니 새롭게 알차게 사는 것이 보물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하며 항상 고맙고 감사하며 살겠다. △고정완은 초등교장으로 정년하여 대한문학으로 등단했다. 한국서예가협회 초대 작가이며 전북수필문학회 이사로 있다. 수필집 <백두산 천지에 손을 담그고>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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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01 17:49

당원 모집 경선이 민주당을 좀먹고 있다

김영기 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객원논설위원 당원 모집으로 여기저기서 난리다. 당원 모집 수와 유지율, 지지도 등이 이후 선거 결과에 따른 논공행상의 기준이 되다 보니 물불 안 가리고 이익단체나 관변 단체가 동원된다. 물론 은밀한 정치자금 제공자가 그 앞을 차지하는 것이 보통이다. 모든 입후보자와 그를 지지하는 운동원들의 1차 공략은 주로 학연. 혈연. 지연이다. 이 시기가 소위 선거꾼들이 가장 대접받는 시기이다. 여기저기 뻥 치는 소리가 들린다. 자신의 기반을 과시하게 위해 무한 업데이트를 한다. 처음 도입 당시의 당원 경선제도는 국회의원이나 중앙당 유력자들의 권한 축소를 통해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권한을 당원에게 돌려준다는 좋은 취지였다. 하지만 당원경선이 고착화된 지금은 기성 정치인들의 전유물이 되고 신인 출마 예정자의 당원 모집 과정은 교도소 담장 위에서 춤추는 꼴이 되었다. 당원 모집을 하려면 일단 선거법을 어길 확률이 거의 100%이다. 1년 이상 당원 모집에 나서는 운동원에게 답례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답례가 대부분 현금으로 지급되기에 양심선언이 없으면 색출이 불가능하고 설혹 양심선언을 해도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 처벌이 어렵다. 업자들에게는 암묵적으로 당선 후 공사 입찰의 편의 제공이 당연시되기에 업자들은 사활을 걸고 당원 모집에 나서고 결과가 좋으면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의 애정과 보호(?) 속에 유. 무형의 지원을 받게 된다. 입지자가 거의 1년 이상 지역에서 당원 모집을 진두지휘 하려면 천문학적인 자금이 드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선거법 위반의 칼날 위에 서 있게 되기에 정치신인들은 당원 모집의 과정에서 대부분 현실과의 타협의 길로 나서게 되고 이미 변색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한두 번 공천에서 탈락하면 지극히 현실적이 되어 일단 당선이 최고의 선이 되어 앞장서서 경계선을 휘젓거나 타락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기존 기득권 카르텔의 일각을 차지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다. 이러니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해도 기대만큼의 변화가 거의 없게 된다. 임기 초반에는 새로운 인물들을 발탁하기에 변화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선거 과정에서 공헌한 사람들로 배치되기에 적재적소의 인사가 될 수 없고 시간이 지나 보면 사람만 바뀌었지 크게 달라진 것이 없게 되는 것이다. 전북은 민주당 말뚝만 박아도 당선되는 곳이기에 공천을 둘러싼 당원 모집이 거의 전쟁 수준이다. 당원 모집에 자신 없는 사람은 출마를 접게 된다. 그러니 세월이 흘러도 정치하는 사람들이 거의 변하지 않고 그 밥의 그 나물과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것이다. 밑동은 소위 경선 토호 카르텔이 굳건히 버티고 있어 더욱 변화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최근 선거 과정인 서울 시장 보궐선거도 마찬가지이다. 압도적 당원 지지로 후보가 된 사람이 일반 시민에서는 확장성과 새로움이 거의 없고 변화에 둔감하며 어떠한 사건이나 계기가 주어지면 속절없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이는 당원 경선이 참신하고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막기 때문이다. 정치 변화와 혁신의 걸림돌인 현재의 당원 경선 제도는 폐지하거나 당원 자격 요건인 회비. 기간. 교육 참여(정체성) 등을 강화하여 실질적인 당원들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거의 모든 정당의 당심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볼 때 당원 투표 비중은 2-30% 이내여야 한다. 이래야만 그나마 보다 나은 능력과 평가를 받는 후보들이 더 많이 선거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 당원 경선 축소되거나 폐지되어야 한다. /김영기 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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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01 17:49

수소충전소 확충 국비 지원 확대돼야

전기차와 함께 수소차가 친환경 미래 자동차로 떠오르고 있다. 수소와 공기중의 산소로 전기를 생산해 움직이는 수소차는 휘발유나 경유를 사용하는 기존 자동차와는 달리 배출가스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로 폭염과 폭우 등 세계 곳곳에 기후 재앙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에서 친환경 자동차는 이제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어가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지난 31일 산업통상자원부, 학계 등과 함께 자동차 탄소중립협의회를 출범하고 전기차수소차 개발과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이 시대적 과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친환경차 전환 가속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세계 수준의 전기차수소차 공급으로 완전한 탄소중립 실현에 노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기차와 수소차를 자주 볼 수 있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 확대는 충전소 확충이라는 과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에 310개소, 2025년까지 450개소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해 상시적인 생활 충전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전북에는 2022년까지 17개소, 2025년까지 30개소의 수소충전소 설치가 목표다. 전북은 수소차를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있고, 수소용품 검사지원센터도 완주군에 들어선다. 수소차와 친숙한 환경이 갖춰진 셈이다. 그러나 일선 시군은 수소충전소 구축에 들어가는 재정부담을 걱정하고 있다. 승용차용 수소충전소 1기를 짓는데는 30억 원 정도가 필요한데 국비 지원이 50%(15억 원)여서 나머지는 도비 25%(7.5억 원)와 시군비 25%(7.5억 원)를 부담해야 한다.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설치에 국비 70%가 지원되는 것과 형평에 맞지 않는다. 기존 5개소 이외에 2022년까지 정부 계획대로 도내에 12개소의 수소충전소를 추가 설치하려면 도비 90억 원과 시군비 90억 원이 필요하다. 수소차 보급이 적은 진안무주장수임실순창군 등은 재정자립도가 낮아 수소충전소 설치 예산 투자도 큰 부담이다. 정부는 수소차 인프라 확충에 지역별 재정여건을 감안한 현실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4.01 17:49

전북 철도·교통망 국가계획 반영에 힘 모아라

오는 6월 확정고시될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과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전북관련 철도와 교통망 구축사업이 반드시 반영되도록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 이번 국가계획 확정 때 전라북도에서 건의한 현안사업들이 제외되면 교통오지인 전북은 더 이상 낙후와 소멸을 벗어나기 힘든 만큼 정치권이 총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 현재 전라북도가 요구한 철도망 구축사업은 전라선 고속화를 비롯해 새만금~목포 철도, 전주~김천 동서횡단 철도,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선, 대구~광주 달빛내륙 철도, 익산역 유라시아 철도 거점역 선정 등 6개 사업, 639km에 14조6693억 원 규모다. 하지만 제 속도를 못 내는 전라선 고속화 사업을 제외하곤 나머지 철도사업 반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도와 국지도 등 광역교통망 구축도 마찬가지다. 전라북도는 국도 11개소와 국대도 1개소, 국지도 8개 구간 등 총 20개 사업, 171.34km에 2조2174억 원 규모를 요청했다. 이 가운데 사업비 500억 원 이상으로 일괄예타 대상 사업에 포함된 14개 사업의 우선순위 반영이 꼭 필요하지만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타당성 검토에서 한번 후 순위로 밀려나게 되면 하대명년일 수밖에 없다. 특히 고창~부안을 연결하는 국도 77호선 노을(부창)대교 건설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 추진해왔지만 여태껏 착수조차 못하고 있다. 전북권 철도와 광역교통망 구축은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는 지름길이다. 철도를 통해 새만금과 영남권을 연결하면 인적물적 교류 활성화는 물론 동서화합과 지역균형발전도 촉진할 수 있다. 여기에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집값 폭등과 전세난 등 주거문제 해소와 지역 인구 유출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정부는 철도와 국도국지도 등 국가 교통망 구축 계획을 단순히 경제성 논리로만 결정해서는 안 된다. 국가의 장래를 위해 지방을 살리고 지역에 사람이 모일 수 있도록 원활한 철도도로 교통망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전북 정치권도 정부의 시혜적 배려에만 기대지 말고 함께 힘을 모아 지역의 목소리를 높이고 당당하게 요구해서 광역교통망 구축에 나서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4.01 17:49

[병무상담] 병력동원 소집대상자의 결정

병력동원소집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부대편성이나 군 작전수요를 위하여 국가가 예비역, 군사교육을 마친 보충역과 법률에 의하여 보충역에 편입된 사람 중 병역동원소집대상자로 지정된 사람에 대하여 현역 복무 외의 군 복무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말합니다. 장교, 준사관, 부사관의 복무를 마친 예비역은 군인사법에 의한 현역 계급의 연령 정년까지, 현역상근예비역의 복무를 마친 예비역 병과 사회복무요원, 전문연구요원 등 보충역은 복무를 마친 다음 날부터 8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해의 12월 31일까지 예비군에 편성되어 병력동원 소집대상자가 됩니다. 병력동원지정은 병력동원 소집대상자 중에서 군 소요를 충원할 수 있도록 최근 전역(간부 1~6년차, 병 1~4년차)한 예비군 적격자(계급, 병과, 군사특기)를 우선 동원 지정함으로써 소집부대 전투력을 최대한 확보함과 동시에 유사시 신속한 동원을 위하여 소집부대로부터 근거리 거주자를 동원지정합니다. 다만, 군 소요와 지역별 인원 분포의 불균형으로 인하여 적격자가 없는 경우에는 유사 또는 비적소특기자가 지정될 수 있으며, 지역을 확산하여 동원지정합니다. 지방병무청장은 병력동원운용계획서에 의한 계급, 병과 및 군사특기 등 입영부대의 소집 소요를 감안하여 지역단위로 전산프로그램에 의하여 병력동원소집대상자를 지정합니다. 그리고 동원지정 된 사람 중 신상변동 사항이 발생한 경우에는 동원지정을 해제하고 동원지정이 안된 사람 중에서 계급, 병과 및 군사특기가 맞는 사람으로 대체 지정합니다. 병력동원소집대상자로 지정된 사람은 평시에 병력동원소집통지서를 상용앱, e-mail, 등기우편 등으로 교부받게 되며, 신문텔레비전 또는 라디오 등 공고를 통해 동원령이 선포되면 통지서에 기재된 일시 및 장소로 입영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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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01 17:49

나의 담낭 절제기

김성호 대구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과장 강하고 담대하라. 이집트에서 노예생활하던 유대인을 탈출시킨 지도자 모세가 죽은 후 유대 민족을 고향 가나안으로 인도할 책임에 힘겨워하던 후계자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이 당부하신 말이다. 쓸개 담(膽) 클 대(大), 쓸개가 크다는 뜻의 담대(膽大)는 겁 없고 용감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용감한 사람을 담력(膽力)이 세다고 한다. 반대로 용기나 줏대 없는 사람을 쓸개 빠졌다고 한다. 인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던 시절 용기는 쓸개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쓸개, 즉 담낭(膽囊)은 쓰다에서 나왔다. 오월동주(吳越同舟), 고대 중국 오나라와 월나라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월(越)과 전쟁에서 아버지와 형을 잃은 오나라 왕자 부차는 편한 잠자리 대신 장작 위에 누워 자고 쓰디쓴 쓸개를 씹으며 복수의 칼을 갈았다는 말이 와신상담(臥薪嘗膽)이다. 씹어보진 않았으나 쓸개액은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쓰다고 한다. 쓸개액 담즙(膽汁)은 이름과 달리 쓸개가 아니라 간에서 만들어진다. 쓸개는 간에서 흘러온 액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즉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소장으로 내려 보내 소화를 돕는데 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니 위치도 간 바로 밑이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 쓸개가 탈나서 아팠다. 처음에는 별로 심하지도, 자주 아프지도 않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을 때만 아프다 보니 오히려 음식 조심하라는 몸의 경고로 생각하고 참고 견뎠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자주, 심하게 아파서 급기야 견딜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없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 싶어 수술하기로 했다. 시간 내기가 어려워 오전 진료 마치고 점심시간에 입원해서 오후에 수술하기로 했는데 생전 처음 하는 수술이라 살짝 긴장도 되었지만 수술대에 눕고 약물이 들어가자마자 곧 정신을 잃었고 깨어보니 마취 회복실. 그리고 쓸개가 사라졌고 고통도 사라졌다. 그렇게 나는 쓸개 빠진 인간이 되었고 이틀 후 퇴원, 일주일 후 업무에 복귀하였다. 지금이야 그다지 어려운 수술이 아니지만 불과 150여 년 전만 해도 담석증은 불치병이었다. 제대로 된 마취도 없고 배를 열면 공기에 노출된 내장에 염증이 생겨 죽게 된다라고 알던 시절이라 수술을 꿈도 못 꾸었다. 1867년, 미국 의사 존 스토 밥스는 4년 간 통증에 시달리던 환자가 죽어도 좋다며 매달리자 수술을 결심했다. 쓸개에 구멍을 뚫어 돌과 쓸개즙을 빼내어 고통을 덜어줬지만 쓸개는 그대로 둔, 돌과 즙이 쓸개에서 흘러나오는 길을 남겨놓은 불완전한 수술이었다. 그러나 통증이 사라진 환자는 만족했다. 1882년, 독일 의사 칼 랑겐바흐는 쓸개를 제거하는 새로운 수술법 개발을 위해 수년 간 연구 끝에 최초의 담낭절제술을 시행했다. 16년간 통증에 시달려 체중이 40kg나 감소한 43세 환자의 수술은 성공리에 끝났고 6주 후 건강하게 퇴원하였다. 랑겐바흐는 이 사례를 학회에 발표했으나 무시당했다. 의사들은 여전히 쓸개에 구멍 뜷는 수술을 고집하며 랑겐바흐를 비난했다. 하지만 랑겐바흐는 좌절하지 않고 담낭절제 수술을 계속한 끝에 1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인정받게 되었고 담낭절제술은 이제 충수절제술 (맹장 수술) 다음으로 많이 하는 복부 수술이 되었다. 불과 이십 년 전만 해도 담낭절제술은 오른쪽 갈비뼈 밑에 20cm 정도 긴 수술 자국을 남기고 1~2주의 입원 기간, 한 달 이상 회복기가 필요한 큰 수술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1cm 정도의 작은 구멍만 내고 내시경을 넣어 쓸개를 잘라내는 복강경 수술이 보편화되면서 입원 기간과 회복 기간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심지어 멀리 떨어진 환자에게 원격으로 로봇을 조종해서 수술할 정도에 이르렀다. 지금 기준으로 과거를 돌아보면 어이없듯 미래 의사들은 병든 장기를 잘라내는 현대 의료를 비웃을지 모른다. 하지만 과거에도, 오늘날도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지금 의학이 가장 최신 의학이다. 그리고 새로운 의술에 몸을 맡기는 환자들과 무관심 및 비난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개척한 의사들 덕분에 의학은 조금씩 발전한다.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김성호 대구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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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01 17:49

항만전문인력 확보, 선택 아닌 필수다

안봉호 선임기자 몇 년전 평생 산중에서만 살던 어느 60대 노인이 나와 함께 선유도행 여객선에 몸을 실은 적이 있었다. 그의 섬 지역 방문은 난생 처음이었다. 그런 만큼 배를 타는 것도, 바다를 보는 것도 낯설었다. 당시 여객선을 타고 군산항을 떠날 때는 바닷물이 넘쳐났다. 그러나 우리가 돌아왔을 때는 바닷물이 쑥 빠진 때였다. 노인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리고 나에게 조용히 물었다. 아까 군산항을 떠날 때 그렇게 넘실대던 바닷물은 다 어디 갔나? 나는 너무나도 상식적이라고 생각했기에 그 질문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재차 물었고 나는 답을 해주었다. 우리가 나갈 때는 바닷물이 들어온 밀물 때였고, 돌아올 때는 바닷물이 빠진 썰물 때였다고... 그는 그때야 아하! 이게 바로 밀물과 썰물이라는 게로구나하면서 이제야 밀물과 썰물의 개념을 확실히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밀물과 썰물의 의미를 이론적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평생 한 번도 바다를 접해보지 않아 밀물과 썰물의 현상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 개념을 명확히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수많은 단어를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 단어의 개념을 명확히 알려면 그 단어가 실제(實際)와 접목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개념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없다. 과일인 사과는 실물과 함께 파악해야 제대로 알 수 있다. 이론적으로 사과에 대해 안다고 해도 추후 실물을 접했을 때 그게 사과인 줄 명확히 아는 사람이 드문 것처럼. 특히 항만용어는 더욱 그렇다. 전문 용어가 많기 때문이다. 항만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바다의 생리, 선박, 해운 등을 기본적으로 알아야 한다. 그러나 전북도 등 도내 행정기관에는 항만 용어를 기본적으로 잘 아는 전문가가 거의 없는데다 항만부서에 배치된 공무원은 보통 2년 정도면 교체된다. 이 기간은 항만 용어와 관련 법규를 현실적으로 파악하기에 부족한 시간이다. 항만에 대해 어렴풋이 알 때에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난다. 이런 인사로 항만행정의 전문성은 떨어지고 연속성이 끊긴다. 항만발전을 위한 기획은 엄두조차 낼 수 없다. 항만관련직제를 두고 사람을 위해 벼슬자리를 일부러 마련한 위인설관(爲人設官)이라는 비판까지 대두된 상태다. 오늘날 항만인사행정의 현주소다. 빠르면 4년 후 새만금 신항이 뱃고동을 울리면서 도내에는 군산항과 함께 2개의 항만이 운영된다. 그만큼 항만에 대한 행정수요도 많아진다. 그런데 현재와 같이 항만전문가를 육성치 않는다면 전북은 양질의 새만금 신항과 군산항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국내 다른 항만과의 경쟁에서 뒤져 최하위권으로 추락하게 될 것이다. 지금은 물류비용부담을 최대한 낮춰 기업을 유치하고 지역발전을 도모하려는 자치단체간 물류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반면 전북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위인설관에 안주하고 있지 않는지 묻고 싶다. 밀물, 썰물의 이론적인 개념만 알아서는 헛발질을 하기 쉽다. 현장에서는 도내 지방 행정기관에 항만 전문 인력의 수혈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이제 항만 전문인력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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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31 19:52

부동산 부패 청산의 승리방정식

이원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김제부안) 최근 LH 직원들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불법 투기는 부동산 불패 공식을 더욱 공고히 하며 내집마련이라는 국민들의 소박한 꿈과 공정이라는 시대적 가치를 철저히 훼손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9일, 부동산 부패 청산이 반부패정책의 최우선과제임을 천명하고 공직자들의 투기행위뿐만 아니라 부동산 부패의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까지 뿌리뽑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불법투기세력 색출, 부패공직자 퇴출 및 부당이익 환수, 이해충돌방지법 도입 및 상시 감시기구 신설 등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고강도 대책을 내놓았다. 예방-적발-처벌-환수의 4단계에 걸친 부동산 불법 투기 근절 대책이다. 부동산 불법 투기를 근절하겠다는 정부 발표에도 만시지탄의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해충돌방지법은 지난 19대와 20대 국회에서 7차례나 발의되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1대 국회에서도 5개의 법안이 발의되었지만 야권의 소극적 대응으로 여전히 답보상태다. 국회는 지난달 24일 공직자의 부동산 거래를 제한하고 미공개 정보 이용 부동산 투기에 35배의 벌금을 부과하며 부당이익을 몰수추징하는 공직자 부동산 투기근절 3법을 처리했지만,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등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입법을 소홀히 한다면 국민적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부동산 부패 근절을 위한 입법부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는 주택 실수요자의 피해를 양산할 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큰 악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8월, OECD도 한국경제보고서에서 국내의 유동자금이 지나치게 부동산에 쏠려있는 점을 한국경제의 리스크로 지적했다. 부동산 부패 청산을 위해서는 불법투기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물론이고, 부동산 적폐가 싹트는 토양인 투기수요를 억제해야 가능하다. 주택공급정책의 방향도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실수요자 중심의 공급물량 확대, 1인가구 증가라는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2030대 무주택자에 대한 맞춤형 공공임대 및 청년주택 공급 등도 필요하다. 특히, 수도권 중심으로 주거인프라를 개발하는 지금의 주택공급방식도 점검해야 한다. 수도권 중심 개발은 수도권 신규 이주수요와 투기세력의 이익 기대가능성을 창출하는 부작용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야기된 수도권 집값 상승은 전 국토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것은 다시 지역 주민들의 주거비용 상승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지역의 주민들, 특히 청년들을 중심으로 더 나은 정주여건과 일자리를 찾기 위한 수요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고, 수요에 반응한 수도권 추가개발이라는 수도권 집중의 악순환은 계속 반복된다. 따라서 부동산 부패 청산을 위해서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의 거시적인 주택공급정책 수립, 투기수요 억제책 마련, 불법투기 강력처벌 등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다방면의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재화의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원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그리고 여전히 막대한 불로소득으로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부동산의 부패 청산은 쉬운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근절을 넘어 이제는 부동산 불패 신화는 허구임을 증명하라 요구하고 있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국토균형발전이 부동산 투기근절과 그것을 통한 부동산 부패 청산을 위한 최선의 전략이고 해법이 될 수 있다. /이원택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김제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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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31 17:55

텔레그램 이용한 마약 거래 철저히 차단을

지난해 성 착취물을 유포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온라인 메신저인 텔레그램이 마약 유통과 같은 다양한 범죄 수단으로 여전히 악용되고 있어 보다 철저한 단속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북경찰청은 지난달 30일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판매 채널을 만들어 필로폰 등을 유통하고, 또 투약까지 한 20대 2명을 붙잡아 구속했다. 검거와 함께 필로폰 4.5g과 대마 카트리지 150개 주사기 180개 등 150만원 상당의 마약이 발견돼 추가 유통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만난 여성의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해 유포시킨 혐의도 받고 있어 n번방 사건과 유사한 범죄와의 관련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경찰에 검거된 이들은 판매채널에서 각종 마약 은어를 사용해 거래를 했으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결제하거나, 일회용지갑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돈을 세탁하는 수법 등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 놓은 뒤 좌표를 구매자에게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등 철저히 비대면 형태로 범행을 저질러 경찰이 단속에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텔레그램 등 온라인 공간을 이용한 마약 유통이 손쉽게 이뤄지다 보니 마약 범죄는 더욱 기승을 부리기 마련이다. 마약을 투약하는 계층도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연예인이나 재벌가 자녀 등 특정 계층에서 적발되던 것과 달리 최근 일반인들 투약도 늘고 있을 뿐 아니라 연령층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적발된 20대 이외에 지난 1월 텔레그램을 통해 필로폰을 거래한 청소년 2명이 전북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강한 환각성과 중독성을 갖는 마약은 투약자 본인을 폐인으로 만들고, 환각상태에서 2차 범죄까지 일으키는 등 우리 사회의 큰 해악이다. 먼저 마약의 위험에 대한 사회인식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 또한 점점 교묘해지고 있는 유통 루트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단속 방법의 기술적 보완을 비롯 감시망과 관련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 상시 인터넷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24시간 거래를 추적 감시하고, 적발된 마약사범에 대한 처벌을 더욱 강화해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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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31 17:55

드라마와 역사왜곡

삽화=권휘원 화백 지난달 역사왜곡 논란을 초래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방송 2회 만에 전격 종영됐다. 방송 드라마 사상 초유의 일로 그만큼 역사왜곡 논란의 파장이 컸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방송사로선 전체 드라마 분량의 80% 정도 이미 촬영을 마친 데다 방영권료 대부분을 선지급한 상태라 큰 손실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당장 방송을 취소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역사왜곡 논란 사태가 심각했다. 첫 방송이 나오자마자 온라인에서 역사왜곡 논란이 제기된 데 이어 청와대 국민 청원과 방송통신위원회 민원 제기, 광고 철회 등이 연달았다. 특히 전주이씨대동종약원이 조선왕조에 대한 허황적이고 부정적인 묘사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전주이씨종친회는 살인마로 묘사된 태종과 6대조 할아버지를 욕하는 충녕대군(세종) 등이 조선왕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잘못된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다며 방송 중지와 함께 법적 대응을 표명했다. 더욱이 최근 중국이 김치 한복 등의 종주국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치는 문화 동북공정에 나선 상황에서 드라마 주인공들의 중국풍 의상과 소품 등이 국민적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드라마 제작사에 중국 자본이 투자됐고 극본을 쓴 작가도 한중 합작 제작사와 계약관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역사왜곡 논란이 증폭됐다. 이 드라마 작가는 과거 작품에서도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사실 드라마에서 폄훼나 미화 등 왜곡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에도 안방 드라마에선 전라도 사람들은 대게 가정부나 막노동꾼 등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이나 아니면 주로 악역으로 묘사돼 특정지역 비하 문제로 반발을 사기도 했었다. 문제는 드라마에서 단순히 흥미유발이나 시청률을 의식해 가공된 역사적 상상력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거나 전혀 다를 경우 그 폐해와 악영향이 크다는 점이다. 국민들, 특히 자라나는 다음세대에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결국 왜곡된 역사관은 민족의식과 정체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 뿐만 아니라 글로벌시대를 맞아 문화콘텐츠가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거나 SNS를 통해 제한없이 접하는 시대에 잘못된 역사적 창작물은 대한민국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게 된다. 아무리 허구적 상상력이 허용되는 드라마라 해도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묘사할 땐 사실이나 사료에 기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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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21.03.31 17:55

코로나19 방역 긴장감 늦춰선 안된다

소강 상태를 보였던 도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엊그제 전주 미나리 작업장 집단감염 등으로 하룻밤 새 22명이나 발생했다. 지난 31일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가 1460명을 넘어섰다. 전주 미나리 작업장 집단감염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마을 전체로 확산돼 추가 확산 여부가 걱정이다. 1.0 초과시 유행 지속 경향으로 판단하는 코로나19 감염재생산지수도 지난 28일까지 1.0 이하를 유지하다가 29일 1.17로 높아진 뒤 30일 1.12를 기록했다. 우려스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전주 미나리 작업장 집단감염이 발생한 호성동 한사월마을에서는 마을 주민 전수검사 결과 모두 12명이 확진됐다. 전주시는 한사월마을에 대해 4월 1일까지 이동제한 행정명령을 내리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주에서는 한사월마을 뿐만 아니라 김제지역 확진자가 다녀간 목욕탕 관련 확진자가 8명 추가 발생하는 등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전주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상향하는 방안까지 검토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는 지역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코로나19 확산세 저지가 절실하다. 전북도 방역당국 역시 감염재생산지수 1.0을 초과한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송하진 지사는 지난 30일 도내 시장군수들과 영상회의를 열고 더욱 철저한 방역 점검을 당부했다. 특히 이번 주 일요일에는 도내 교회와 성당 등의 부활절 종교행사가 예정돼 있어 코로나19 방역이 더욱 중요해졌다. 여기에 본격적인 봄 나들이 시즌이 도래하는 4월에는 도민들의 이동이 많아질 수밖에 없어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전북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행정명령을 연장하고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는 공중식품위생업소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시의적절한 조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안일한 대응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 도민들의 안전은 물론 자영업에도 위기가 닥친다. 전북은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확진자가 79.8명으로 전남(49.0명)과 세종(78.9명)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낮다. 코로나19 청정 전북 지키기에 도민 모두의 동참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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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31 17:55

이미 와 있는 미래, 스마트그리드

구자갑 인스코비 대표이사 다음 4가지 뉴스를 보고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키워드를 하나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바뀐 세상에 빨리 적응하는 교양인이겠다.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제주도의 남는 전력을 육지로 끌어올 수 있는 양방향 전송 전력케이블이 제주도 해저에 설치된다. 전기자동차(EV)를 생산하는 스타트업 루시드 모터스는 테슬라보다도 기술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텍사스를 강타한 겨울 폭풍과 정전사태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는데 앞으로는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 팩을 사용하여 집 전체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홍길동씨는 계시별요금제 상품에 가입해 자신만의 전력사용 패턴을 만들고 요금도 절약한다. 4가지 뉴스의 열쇠말은 바로 스마트그리드다. 똑똑한을 뜻하는 Smart와 전기, 가스 등의 배급망, 전력망이란 뜻의 Grid가 합쳐진 단어다. ICT기술을 더해 전력 생산과 소비 정보를 양방향, 실시간으로 주고받음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지능형 전략망이다. 제주도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기에서 전력이 과잉 생산돼 발전기를 가끔씩 멈춰야 할 정도로 남아돌고 있다. 전력이 부족해도 정전이 발생하지만, 남아도 전력계통에 과부하가 일어나 정전이 발생한다.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전력 생산이 많을 때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하고 적을 때는 ESS에서 꺼내 쓴다. 제주-육지간 해저케이블을 통해 잉여전력을 주고받는다. 테슬라 출신이 창업한 루시드가 테슬라보다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기술 중 하나가 양방향 충전 지원이다. V2G 서비스는 전기차(Vehicle) 배터리에 저장한 전력을 전력망(Grid)으로 보내는 서비스다. EV에 저장한 전기를 가전기기에 바로 쓸 수 있는 V2L (Vehicle to Load) 서비스도 나왔다. 지난 2월 기록적 폭설로 인해 도시 전체가 마비됐던 텍사스에서처럼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날 때마다 스마트그리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기존의 전력망은 최대 수요량에 대한 공급예비율 15%를 두고 있어 효율이 떨어진다. 만약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으로 텍사스 내 모든 전력망을 바꾸었다면 이런 비효율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홍길동씨는 전기요금이 낮을 때를 골라 스마트폰 앱으로 가전제품들을 가동시킨다. 소비자가 수동적으로 전력을 소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거나 수요패턴을 조절하는 프로슈머로 재탄생한다. 미래의 인프라는 유연하고 개방적이어야 한다. 우리 집 지붕부터 자동차까지 수많은 작은 발전소들이 제각각 역할을 하는 분산화되고 수평적인 모습이 될 것이다. 전력이 추가적으로 더 필요한 경우에도 소량이면 친환경 에너지 설비를 이용하여 적정량만큼의 전력만 생산할 수 있다. 전력 사용량을 측정하는 스마트계량기(AMI)와 각종 기기가 결합할 경우 전력 사용의 효율이 더 높아진다. AMI를 활용하면 지금처럼 사람이 직접 돌아다니며 검침하는 데 따라 발생하는 오차 등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효율적으로 전력을 생산관리할 수 있다. 지중선로, 장거리 가공선로 등 열악한 통신환경의 AMI사업에도 세계 유일의 전력선통신 솔루션인 IoT-PLC통신기술을 적용하면 통신 신뢰성에 대한 논란도 종식시킬 수 있다. 나아가 소비자도 전력 소유가 가능해 전기를 사고파는 것도 가능하다. 전력소비를 효율화하면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가져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기여한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그것도 벌써 골고루 퍼져 있다. /구자갑 ㈜인스코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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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31 17:55

2022년은 투자의 해

임재원 전주시완산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2019년 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처음 발견되고 1년 넘게 이어져 오면서 경제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중 몇 가지를 뽑자면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갈 수 없게 되자 잘 나가던 여행사와 항공사의 매출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항공사는 해외택배물량 증가로 매출이 일부 흑자로 돌아섰다는 뉴스를 접했으나 여행사는 적자를 벗어날 수 없어 사옥을 팔거나 구조조정을 하는 등 여러 가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모양새다. 또한, 엊그제 뉴스를 보니 명품을 사기 위해 백화점 개점시간 이전에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명품코너 입장 번호표를 받기위해 오픈런(백화점 오픈시간에 매장에 달려가는 현상)을 했다.는 웃지 못 할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및 외식 등의 자제로 소비가 줄면서 자연스레 여유자금이 생기게 되었고 또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쇼핑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면서 명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일부 명품은 2021년에 두 번이나 가격인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선호하는 명품 가방은 없어서 못 살 정도라고 한다. 2020년 백화점 3사의 품목별 매출 증가율이 다른 품목은 마이너스인데 반해 유독 해외명품은 15% 정도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는 줄지만 다른 품목에 비해 비싼 명품은 소비가 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백화점은 코로나19에 대한 매출감소의 자구책으로 명품코너를 늘리고 있다고 한다. 또한, 2020년에는 주식 광풍이 불었다. 이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주식이 폭락함에 따라 언젠가는 오르겠지 하는 투자심리와 소비 감소로 인한 여유자금 운용의 필요성으로 주식 광풍이 불지 않았나 싶다. 주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져서 인지 연일 TV에서는 주식관련 예능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 주식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유명 주식투자가는 기업가치를 알고 투자해야 한다. 기업 운용보고서를 잘 살펴봐야 한다.,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 등 많은 이야기를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주식은 선거와 참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투표를 통해 대통령선거는 임기 5년에 대한 장기투자를 국회의원선거와 동시지방선거는 임기 4년에 대한 장기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장기투자를 하면서 일부 사람들은 선거에 나오는 정치인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투표를 하고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한 투자일지 모른다. 선거에 나오는 정치인에 대한 투자를 시작하려면 어떤 사람인지를 따져 보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선거철에 후보자에 대한 정보공개자료가 기재되어 있는 선거공보 등 여러 가지 선거홍보물을 받아볼 수 있고 또 접할 수도 있다. 즉 선거에 나오는 정치인에 대해 우리가 꼼꼼히 따져볼 수 있는 자료가 충분하다. 하지만 정치에 대한 무관심 등으로 인해 이를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지 모른다. 2022년에는 3월 9일(수) 제20대 대통령선거와 6월 1일(수) 제8회 동시지방선거가 있다. 이 날 투표라는 투자를 하기 전 우리는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선거에 나오는 정치인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할 것이다. /임재원 전주시완산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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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30 20:24

지역 디자인 추동할 ‘지평선 시즌 2’를 제안한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민선 단체장 시대가 개막된 뒤 자치단체들이 가장 먼저 빼내든 게 CI(Corporate Identity) 작업이었다. CI는 기업의 이미지 통합 작업을 이르는 말인데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하는 이른바 경영전략 가운데 하나다. 자치단체들이 CI에 주력한 것은 자치단체도 기업처럼 경영마인드를 접목시켜 서비스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이다. 지역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부각시킨 브랜드와 슬로건, 로고에 주력했다. 민선 이후 또하나 달라진 게 있다. 지역 디자인이다. 디자인은 작품이나 의상, 제품, 건축물 등이 실용성과 미적 모습을 갖추도록 도안하고 설계하는 걸 뜻하지만 이젠 사람도, 지역도 디자인하는 시대가 됐다. 디자인의 중요성은 삼성 이건희 회장이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바꾸라는 신경영을 선언할 이미 강조했던 가치다. 자기 개성의 상품화, 디자인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 남이 흉내낼 수 없는 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일류 경쟁력 확보의 지름길이다. 자치단체에겐 지역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가 경쟁력을 담보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하겠다. 필자의 고향은 김제다. 출향인사들이 김제를 찾을 때마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김제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는 것이다. 무주 고창 부안 군산 등은 민선 이후 새롭게 변모돼 있는데 김제의 시가지 모습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평을 내놓는다. 도로와 인도, 건물, 간판, 표지판 글꼴, 로터리, 각종 조형물, 시가지 동선 등은 후지고 촌스럽다(전북디자인센터 Y, 원광대 미대 K교수) 김제야말로 도심재생을 통해 미적 가치를 창출하고 시가지를 새롭게 디자인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디자인은 기업에겐 고객, 자치단체에겐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지역 디자인의 성공사례는 멀리 갈 것도 없이 전주 한옥마을을 꼽을 수 있다. 김제는 전주와 익산, 군산 등 큰 도시의 배후지역이다. 일과시간이 끝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밤이면 적막하다. 코로나 시국이 아니어도 그렇다. 이 뺄셈현상을 어떻게극복할 것인지가 숙제다. 대안은 큰 도시 배후라는 약점을 강점으로 돌리는 일이다. 그 중의 하나로 호수정책을 꼽을 수 있다. 김제에는 금산사 아래 금평저수지와 금구의 대율저수지, 만경의 능제저수지 등 비교적 규모가 크고 깨끗한 호수자원이 3곳이나 있다. 각기 지리적, 지형적 특성을 살린 아이템을 개발한다면 부가가치도 높이고 인구 유입효과도 거둘 수 있다. 충남 금산면 추부면의 하늘물빛정원은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장산저수지에 조성된 관광농원과 팜스테이가 그곳인데 관광과 공연, 쉼터, 지역특산물 판매의 다목적 기능 공간이다. 아울러 보다 파격적인 귀농 귀촌정책, 랜드마크 전망대, 시내 진입도로에 쌀을 상징하는 이팝나무 식재 등이 모두 지역 디자인의 검토 대상들이다. 대한민국 5년 연속 대표축제로 선정된 김제 지평선축제는 훌륭한 자산이다. 지평선 은 우수 브랜드로 선정됐고 지평선 하면 김제를 떠올릴 만큼 홍보도 잘 돼 있다. 이젠 지평선이란 브랜드로 지역을 팔아 주민이익과 지역발전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하늘과 땅이 맞닿은 오직 한 곳! 김제로 오세요 김제시의 이 슬로건이 무색하지 않도록 지역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과제다. 지평선 시즌 2라는 이름으로 지역 디자인을 새롭게 구상한다면 연속성과 정체성, 브랜드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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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30 20:24

‘내탓’ 투기의혹

삽화=권휘원 화백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전국이 떠들썩한 가운데 자치단체장지방의원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지난주 공직자 재산이 공개되면서 문재인정부의 청렴기준인 1주택 그 이상을 보유한 고위직 공무원과 시장군수 등이 수두룩했다. 실생활 거주지는 물론 서울제주도까지 주택과 부동산을 상당수 가지고 있었다. 직장생활의 편의성을 고려하거나 노후설계에 따른 상식선의 보유는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문제는 사회통념을 벗어나 양도차익만을 노린 전형적 투기 여부다. 개중에는 물의를 일으킨 전문 투기꾼의 수법을 그대로 답습한 예도 적지 않았다. 도내 공직자 가운데 일부 논란이 있긴 하지만 도의회 김기영박용근 의원 사례가 눈에 띈다. 전주방송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새만금 방조제 개통 이후 투기바람이 불어닥쳤던 고군산군도와 제주도에만 30여 개 부동산을 갖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주목 받는 선유도 등 5개 섬에 2014년부터 3년간 집중적으로 여러 필지의 땅을 구입했다. 그 중 선유도 한 필지는 공유자가 20명이나 돼 전형적 투기수법이란 의혹을 사고 있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제주도 부동산까지 눈을 돌렸다. 이번엔 부인과 10대 딸 2명 명의로 토지를 쪼개서 구입, 지분을 나눴다. 이들 부동산은 2016년 한 해에만 공시지가가 40%나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사 출신답게 김 의원의 치밀한 투자전략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반면에 박용근 의원 부부는 건물 9채를 보유, 합리적 의심에 대한 집중 표적이 됐다. 전주시내 오피스텔과 연립주택 외에 부인명의 아파트를 신고했다. 지역구인 장수와 서울 강남에도 각각 단독주택과 오피스텔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구입한 건물마다 전세보증금과 금융대출 포함해 14억원을 끼고 있었다. 이른바 갭투자 의혹에 대한 강한 불신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문승우 의원도 부인이 개발 호재가 많은 평택과 당진에 여러 필지의 땅을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의혹과 관련해 이들 의원들은 노후 대비용이라며 전형적 투기와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들 해명에도 보통 사람들 상식과는 너무 거리감이 있는지라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성 싶다. 이들에게 더욱 엄중한 도덕성과 청렴성을 강조하는 건 다름아닌 도의원 신분이라 그렇다. 행정관청산하기관 단체 등을 감시견제함은 물론 예산인사문제까지 폭넓게 다루며 판단하고 결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3명은 얼마 전에도 도청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 위원자격으로 참여한 바 있다. 후보자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혹독하게 검증하고 적격여부를 가리는 일이다. 더욱이 행정사무감사 때는 수감기관 인사예산을 비롯해 사업추진 타당성 여부 등을 지적하고 추궁하는 위치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인으로서 최소한이라도 부끄러운 일이나 도덕성 시비에 휘말려선 곤란하다. 남을 탓하기 전에 본인 처신부터 엄격히 하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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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1.03.30 20:24

한전공대법은 되는데 공공의대법은 왜 안되나

광주전남지역 숙원이었던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법안(이하 한전공대법)이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 신정훈 의원(전남 나주화순)이 지난해 10월 15일 대표발의한 지 160일 만이다. 부영그룹이 한전공대 캠퍼스 부지로 제공하고 남은 나주혁신도시 내 부영골프장 잔여지를 대규모 아파트 신축이 가능하도록 용도 변경하는 것에 대한 야당의 특혜 주장에도 민주당은 일치단결해 법안을 통과시켰다. 서남대 폐교 3년이 넘도록 남원 공공의대법이 여전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분할 따름이다. 한전공대는 오는 5월 캠퍼스 착공과 모집요강 공고, 9월 원서접수 등의 일정을 거쳐 2022년 3월 개교 예정이다. 2022년 개교 목표의 한전공대 설립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민주당 송갑석 의원(광주서구갑)은 한전공대법 통과 직후 자신의 블로그에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심정으로 산업부와 교육부를 설득하고, 청와대를 동원했다. 계란으로 바위를 쳤는데 바위가 갈라졌다고 적었다. 전남지역 언론은 법안을 발의한 신정훈 의원, 더불어민주당의 당론 채택, 국회 산자위 이학영 위원장과 송갑석 간사, 법사위 윤호중 위원장과 백혜련 간사,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의 역량이 결집된 성과로 분석했다. 법안 심의과정 내내 국회에 상주하면서 법안 통과를 진두지휘한 재선 국회의원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출신 김영록 전남지사의 리더십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역 현안 해결에 대한 광주전남 정치권의 열정과 역량이 부럽다. 전북의 사정은 어떤가. 남원 공공의대법은 광주전남의 한전공대법과 똑같이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다. 그러나 한전공대법은 통과됐고 남원 공공의대법은 여전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정부 여당이 코로나19 상황속에서 의료계의 반발을 핑계대지만 남원 공공의대법은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하는 것이어서 상황이 다르다. 정부 여당은 이미 지난 2018년 8월 국립공공의과전문대학원 설립을 확정하고 2022년 3월 남원에 문을 열 계획이었다. 당초 계획이 2024년 3월 공공의대 개교로 미뤄졌지만 공공의대법 국회 통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도민들은 정부 여당의 전북 홀대와 전북 정치권의 무능을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보고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3.3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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