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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공휴일

우리나라의 법정 공휴일제는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다. 일요일과 국경일을 비롯 1월1일, 설날,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현충일, 추석, 성탄절, 보궐선거를 제외한 각종 선거 투표일을 공휴일로 정하고 있다. 공휴일로 지정했다가 정부 방침으로 바뀐 국경일과 기념일도 있다. 식목일(4월5일)은 2006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됐고, 제헌절(7월17일)은 2008년 쉬지 않는 국경일로 바뀌었으며, 한글날(10월9일)은 1991년 까지는 공휴일이었다가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여론에 따라 쉬지 않는 국경일로 지정된 뒤 2013년부터 다시 공휴일로 지정되는 곡절을 겪기도 했다. UN데이(국제연합일, 10월24일)도 1975년 까지 법정 공휴일로 지켜졌지만 1976년 북한이 UN 산하기구에 가입하자 박정희 정권이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공휴일 지정을 폐쇄했다. 법정 공휴일 이외에도 정부는 필요에 따라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임시공휴일을 시행하고 있다. 첫 임시공휴일은 1962년 4월19일 이었다. 1961년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이 집권의 정당성 확보를 노려 이듬해 4.19 혁명 기념일을 공휴일로 지정한 것이다. 이후 임시공휴일은 이제까지 모두 60차례 있었다. 그 가운데 이색적인 임시공휴일도 있었다. 1969년 7월21일 미국 아폴로11호의 역사적인 달 착륙을 기념해 이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으며, 우리나라 주최로 최초 올림픽이 열린 1988년 9월17일과 한국 축구팀이 4강을 차지한 2002년 한일 월드컵의 폐막 다음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응원에 지친 국민들에게 하루 휴식을 취하라며 선심을 쓰기도 했다. 정부가 다음 주 월요일(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토요일인 광복절(15일)부터 사흘동안 연휴가 이어지게 됐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친 의료진과 국민들에게 휴식권을 보장하고, 침체된 내수경기에 도움을 주기 위한 조치라는 정부 설명이다. 계속되는 장마 비로 여름휴가를 망친 직장인들에게는 아쉬움을 해소할 좋은 기회가 될 성 싶다. 그러나 이같은 임시공휴일 지정에도 소외되는 계층이 적지 않은 현실이 심각한 우리 사회 양극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 상 임시공휴일 적용은 300인 이상 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300인 미만이나 자영업의 경우는 유급휴일이 의무가 아니고 권고대상일 뿐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속 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이번 임시공휴일 휴무 여부를 조사해 지난 주 밝힌 결과에 따르면 확실하게 쉰다고 응답한 기업은 28%에 불과했다. 2015년과 2016년 지정된 임시공휴일에도 중소기업 60%이상이 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임시공휴일에 쉬지 못하는 근로자들은 상대적 박탈감만 커질 수 밖에 없다. 휴식이 가장 절실한 이들이 공평한 혜택을 누리기는 커녕 자신의 처지를 되새겨보며 한숨짓는 하루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8.10 16:57

초현실적 예술 공간, 전주시립미술관

김선태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 요즘 트렌드로 도시재생 같은 리노베이션, 리모델링 같은 단어가 익숙하고 다양한 공간 재활용의 사례들을 무수히 많이 볼 수 있다. 세계적인 공간재생으로 성공한 프랑스 파리 오클레앙 철도의 종착역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인상파 거장들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오르세 미술관과 요새와 왕궁을 거쳐 미술관으로 재탄생한 루브르는 전 세계 관광 필수 코스이다. 2000년대에는 영국 북부도시인 게이츠 헤드 도시 재생 프로그램 일환으로 제분소를 개조하여 만든 발틱 현대 미술관이 재생 미술관의 바이블처럼 추앙받고 있다. 중국 북경 798은 본래 경공업 단지로 점차 폐업하면서 수많은 화랑과 작업실이 밀집되어 중국 현대 미술의 아이콘이자 예술 단지가 되었다. 중국 상해의 모간산루 역시 방직공장이 쇠퇴하면서 순수 예술과 사진, 디자인,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까지 예술 중심지라는 명성을 유지하고 블루칩 작가들의 성지가 되었다. 국내에도 폐교, 양곡창고, 찜질방, 공장, 국가시설 등 다양한 장소가 리모델링되어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청주시 옛 담배공장인 연초제조창을 2년간 재건축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복합 문화공간으로 작품 수장고와 보존과학실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것이 특징이다. 버려진 찜질방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화성에 있는 소다미술관은 옛 찜질방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독특한 외관과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충남 당진의 아미미술관은 폐교를 멋지게 활용하여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서울 마포에는 국가시설인 석유비축기지 5개의 유류보관 탱크를 리모델링하여 공연장, 강의실, 문화비축기지 관련 전시관으로 개조하고 기존 탱크들에서 나온 자재를 재활용해 커뮤니티 센터로 사용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임실 오궁리 미술촌은 1995년 전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중견작가들이 폐교된 오궁초등학교를 교육청으로부터 임대 받아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미술촌으로 꾸민 곳이다. 전주 팔복동 공업단지에 팔복예술공장은 1979년에 카세트테이프를 제작해 해외까지 수출하였던 쏘렉스 공장이 25년 동안 방치되어 있었던 곳을 리모델링하여 미술관과 작가 레지던스 공간, 야호 예술놀이터로 변신하여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전북 순창의 옥천골미술관은 양곡창고를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하여 기획전시와 어린이 미술교실, 청소년 미술아카데미, 미술전문가 초청 특강이 수시로 이뤄져 군민들의 미술문화 갈증을 해소해주는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전북완주의 삼례문화예술촌은 일제가 수탈한 쌀을 보관했던 양곡창고로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었으나 지금은 그 상처를 치유하듯이 예술복합공간으로 리모델링되어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방문하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완주군 소양면 송광사 가는 길에 위치한 산속 등대는 본래 제지공장이 문 닫고 방치돼 있었던 곳을 민간주도하에 예술공간으로 재생시킨 성공적인 사례이다. 앞으로 3년 후에 개관을 목표로, 현재 전주종합경기장 안에 있는 야구장을 리노베이션 하여 미술관으로 재탄생시키는 사업 용역발주와 포럼이 한창 진행 중이다. 야구장과 미술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대상으로 초현실주의 작가 달리의 작품 기법인 데페이즈망(전치, 치환)을 연상케 한다. 과연 그 두 개의 조합이 어떻게 미술관으로 재탄생 될지 많은 상상력과 호기심을 유발한다. 오래 된 거울을 닦고 문질러서 묵은 때를 걷어 내 환하게 비치게 하는 일처럼 도시재생은 낡고 쓸모없는 공간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듬는 것이다. 이처럼 시공을 초월한 초현실적인 아우라가 물씬 풍기는 전주시립미술관을 기대해본다. /김선태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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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0 16:33

여름철 안전사고 주의해야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감소하면서 국내 휴양지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캠핑장물놀이장계곡바다 등 국내 휴양지관련 소비자 안전사고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그 어느 때보다도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 수칙, 여름철 수요 급증 품목 관련 구매 시 주의사항 등 여름철안전과 관련하여 소비자들이 주의해야 할 정보를 제공한다. 휴양지 관련 소비자 안전사고는 7~8월에 빈발하고, 최근 3년간 위해정보(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 접수 건수도 매년 증가 추세에 있어 여름휴가를 준비 중인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연령별로는 10세 미만의 어린이 사고가 다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장소별로는 호텔캠핑장 등 숙박시설 관련 사고가 가장 많았다. 주요 위해원인으로는 부딪힘, 미끄러짐과 같은 물리적 충격 사고가 가장 많았으며, 부탄가스 폭발이나 화로?가스랜턴?폭죽 등 화기 관련 사고도 다수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휴양지에서는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및 사회적 거리두기 기본수칙을 휴양지에서도 철저히 준수한다. 여름휴가가 집중되는 성수기 기간을 피해 휴가 사용을 최대한 분산하는 것이 좋으며 밀집지역은 방문을 자제하고 불가피한 경우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한다. 대규모 공용 숙박시설보다는 소규모 독채 숙박시설을, 대중교통보다는 개인차량을 이용한다. 방문할 휴양지 근처에 가까운 선별진료소 위치를 미리 확인하고, 발열, 호흡기 증상 등이 발생한 경우 1339콜센터 상담 후 선별진료소를 방문한다. 매년 여름철 마다 반복되는 일상생활에서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주요 안전사고 유형과 소비자들이 유의해야 할 안전 수칙 정보를 미리 알아두자. 여름철 에어컨 실외기의 과열과부하, 접촉 불량, 기기노후, 담배꽁초 등 가연물의 실외기 방치 등으로 화재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실외기에서 발생한 열이 빠져나가기 어려운 형태로 설치되어 과열과부하가 발생한 경우, 실외기와 연결되는 배선이 과도하게 꺾인 상태로 설치되어 손상된 경우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에어컨 실외기의 전기배선이 노후화된 경우, 에어컨 실외기 노후로 팬이 회전하지 않는 상태에서 전원이 공급되어 실외기 모터가 과열된 경우에도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에어컨 실외기 옆에 생활쓰레기를 방치한 경우 및 담배꽁초가 실외기 주변에 버려진 경우에 화재사고가 빈번하므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올해 휴가는 대중교통보다는 개인차량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그만큼 여름철 차량관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여름철 차량 내부에 가연성 제품을 방치하거나 장시간 에어컨을 가동하는 경우 화재 사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여름에 실외 주차된 차량내부 온도는 계기판 기준 섭씨 96도까지 상승할 수 있어, 라이터, 에어로졸 제품을 차량내부에 방치할 경우 폭발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주차 상태의 차량은 주행 때와 달리 장시간 공회전을 시키면 엔진이 과열될 수 있고 누유, 전기합선 등이 동반될 경우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주차된 상태의 밀폐된 차안에서 에어컨을 켜고 잠들 경우 화재뿐만 아니라 질식사고의 발생 우려가 있다. 안전하고 건강한 여름휴가를 보내기위해 안전정보를 챙기고 안전사고 예방 수칙을 실천하도록 하자. 이와 관련한 문의는 전북소비자정보센터 (282-9898)로 연결한다. /전북소비자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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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0 16:30

건설산업, ‘한국판 뉴딜’의 성공 동력 되어야

윤방섭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장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가 유례없는 불황을 경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각국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스마트 인프라 구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우리정부 역시 2025년까지 총160조원 규모를 투입해 일자리 190만개를 만들어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한국판 뉴딜은 데이터인공지능(AI) 생태계를 키우고 SOC를 디지털화하는 디지털 뉴딜과 공공시설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고 친환경 에너지산업을 육성하는 그린 뉴딜을 중심축으로,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안전망 강화도 함께 추진하는 계획이다. 58조200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90만3000개 창출을 목표로 하는 디지털 뉴딜은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 생태계 강화, 교육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 비대면 산업육성, SOC 디지털화 등 4개 분야를 제시했다. 73조4000억원을 투입하는 그린 뉴딜은 탄소중립(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듦)을 달성하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신산업과 친환경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경제 활력을 높이는 파급력이 크고 지역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앞당길 수 있는 SOC디지털화(도시산단, 물류 제외)와 그린 리모델링이 포함된 10대 대표사업을 선정해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한국판 뉴딜을 통해 창출하려는 일자리 190만개의 14%를 차지하는 26만7000개의 일자리를 SOC 디지털화와 그린 리모델링 과제를 통해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OC 디지털화는 디지털 혁신을 통한 건설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큰 기대에 비하면 뉴딜이라는 이름에는 걸맞지 않는 투자규모 탓인지 시장의 기대를 밑돌아 과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 든다. 교통과 수자원 등 SOC디지털화 사업추진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는 국비는 10조원 투입에 그쳤고, 그린 리모델링은 민간건축물로 확대할 혜택이 제시되지 않아 공공부문에 제한될 것이 우려된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총사업비 160조원 가운데 약12.9%인 20.7조원을 민간투자로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자발적인 민간투자를 유도해 디지털화와 그린화를 촉진하기 위한 혁신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민간투자를 조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면, 제로에너지 건물로 신축 또는 개량되는 민간 건물에 토지이용이나 용적률 규제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거나, 전기차 충전소 등을 설치하는 그린 모빌리티 보급 사업 을 민간사업자가 투자해 운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미국판 뉴딜의 상징인 후버댐이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장기적으로는 인프라 투자를 통한 기업의 일감 확보의 역할을 한 반면, 이번 한국판 뉴딜에서는 기업에 일감을 제공하는 사업이 너무 부족해 그 효과가 너무 미약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은 공공투자를 마중물로 삼아 침체된 민간시장을 작동케 하는데 있으므로, 경기부양과 우수한 일자리 창출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건설산업의 역할이 확대되어야 한다. 과거 열사의 땅에서 흘린 우리 건설인들의 땀과 열정이 오늘날의 발전된 대한민국을 만들었듯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건설산업이 한국판 뉴딜의 성공 동력이 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 설계에 밀알이 되기를 소원해본다. /윤방섭 대한건설협회 전라북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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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0 16:30

국회의원 34명 한자리

김철규 전 전북도의회 의장 전북에 34명의 국회의원 연고자가 있다는 사실은 전북발전의 요람이다. 21대 국회에 전북출신 9명의 국회의원과 전북출신이거나 처가를 둔 국회의원 34명은 엄청난 전북의 자랑이요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재경 도민회(회장 김홍국 하림회장)가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마련한 이들의 당선 축하연에 전북출신연고 국회의원, 장관, 재경 인사, 송하진 지사를 포함한 도내 주요인사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이들은 전북발전의 도약과 미래비전을 위한 교류 간담회를 갖고 오늘을 계기로 모두 하나처럼 원 팀이 되어 코로나19로 지쳐있는 도민들에게 힘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자는데 다짐의 악수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송하진 지사는 전북사랑을 다짐하는 34명의 국회의원을 포함한 모든 참여인사에 감사하다는 인사말에 이어 전북의 현안과 도정 주요사안에 대한 브리핑을 하여 현재 추진사업과 계획 등의 이해를 돕도록 했다. 특히 홍보영상을 상영한 것은 고향의 궁금한 점에 대해 고향의 발전상과 미래를 안겨주는 커다란 역할을 한 것으로서 전북발전의 디딤돌을 놓는 계기를 맞은 것으로 평가한다. 이날 교류간담회 자리를 마련한 김홍국 회장은 34명의 국회의원과 400만 출향인사들이 힘을 모아준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위기극복과 선제적인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인사에 대신했다. 또한 김 회장은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 부회장, 이선홍 전북상공회의소 협의회장과 함께 400만 출향민과 전북도민의 마음을 담아 당선 축하패를 수여하며 진심으로 축하해 마지않는다고 악수를 나누었다. 특히 김 회장은 지방소멸대응특별법이 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제정됐으면 한다며 상임위에서 심의과정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을 하기도 했다. 이 법률제정은 지방에 인구감소로 인한 다양한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대책이 있어야 함을 주장한 것이다. 김 회장은 지방소멸에 대한 심각성을 토로한 것으로서 하림 그룹의 창업자다움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34명이란 많은 전북출신 국회의원들을 한자리에서 도정을 브리핑하는 기회를 맞아 도정 현안들이지만 구체적 주요사업들을 설명하기란 쉬지 않은 상황인데 내년 마지막 예산쟁취를 위한 좋은 기회로 삼은 듯하다. 송 지사가 설명한 주요사업을 보면 국립공공의료대학원설립, 국립감염병연구소(분소)전북지정, 한국탄소산업진흥원지정, 제3금융중심지 지정, 군산조선소 재가동, 국가중장기종합계획반영, 균형발전이 전제된 재정분권추진 등이다. 송 지사는 이러한 주요사업들이 제대로 진행되어야 전북의 발전적 도약을 이룰 수 있다고 요청하여 참석인사들로부터 깊은 관심을 끌어내는 효과를 보았다. 한편 참석의원 분포도를 보면 더불어 민주당의 중진의원인 안규백 의원(서울 동대문구 갑)을 비롯 홍영표(인천 부평구을), 양기대(경기 광명시을)의원 등 17명, 미래통합당 정운천 의원 등 4명, 정의당 대표 심상정 의원 등 2명,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무소속 홍준표 의원(전 한국당 대표)과 전북 국회의원 9명 등 34명 외에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참석하는 성의를 보인 것은 고향사랑, 처가사랑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전북과 인연이 깊은 이들을 송 지사는 전북의 인적자산으로 삼고 최대한 활용을 해야 한다. /김철규 전 전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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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0 16:30

하나도와 1도, 그리고 사흘과 4흘

이성원 TBN 전북교통방송 사장 이번 주말부터 광복절 사흘 연휴가 이어진다. 토요일과 겹쳐서 사라진 광복절(15일) 휴일을 대신 쉴 수 있도록 청와대가 17일 월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에게 휴식을 주고 관광 활성화를 통해 경제살리기도 꾀하겠다는 취지다. 지루하게 길었던 장마도 이번 주에는 끝난다고 하니 모처럼 맞는 황금연휴의 의미와 기대가 크다. 그런데 사흘 연휴에는 난데없는 사흘 사태가 있었다. 8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 연휴를 맞게 됐다는 기사가 나가자마자 사흘이라는 단어가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언론사 기사댓글 공간과 인터넷 게시판 등을 도배하다시피 했고,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실시간 검색어 1순위에 올랐다. 사흘이라는 말이 낯설기 때문이었겠지만, 표현의 수위는 걱정스런 정도였다. 15일부터 17일이면 3일인데, 왜 기사가 죄다 4일이래 15일부터 17일이 사흘이냐? 나라 잘 돌아간다~ 3일간의 연휴를 4일간의 연휴처럼 들리게 하느라 쓰레기 같은 기자들이 사흘간의 연휴라고 표현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댓글들에는 비난과 조롱이 양념처럼 섞여 있다. 급기야 일부 언론사는 사흘은 4일이 아닌 3일을 가리키는 순 우리말이라고 안내하는 후속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언론도 원인(遠因)의 하나를 제공한 책임을 면키 어렵다. 1도(하나도)가 어느덧 방송자막에서도 공공연하게 쓰이는 공용어가 됐고(하루 대신에 1루가 조만간 방송 자막에 등장할지도 모른다), 일부 언론에서는 개봉 4흘만에 누적 관객수~ 국내 이용자는 4흘만에 무려~ 4흘만에 해임 등 사흘을 4흘로 잘못 써온 이력이 적지 않다. 사흘이 아니라 3흘이라는 어느 댓글러의 주장은 오히려 애교스럽기조차 하다. 사흘의 뜻을 모르는 자체가 크게 부끄러운 것은 아니다.(언론은 제외하고) 자신의 잘못 가능성에 대해 아예 문을 닫아걸고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손쉬운 검색조차 끝내 외면하고, 자신의 목소리만 당당하게 내세우는 youniverse(you+universe)들. 이들의 태도에는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이고, 자신이 대세라고 믿는 과도한 자신감이 폭넓게 깔려 있다. 그러다보니 검색을 통해 사흘의 뜻을 알고 난 뒤에도 사흘이 3일이라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헷갈려 죽겠다. 사흘(을) 4일로 바꾸거라고 당당하게 외친다. 영어 one과 first는 똑 부러지게 구분하면서 일, 이, 삼, 사와 하나, 둘, 셋, 넷의 차이는 몰라도 되고, 사흘=3일이라는 것은 굳이 알 필요 없다는 확신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소통이 단절된 우리 사회 민낯이 아닐까 싶다. 자신이 내뱉는 말의 무게와 책임을 생각하기 보다는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사람들, 뻔뻔하게 악다구니 쓰고 헐뜯고 공격해야만 박수 받는 사회, 이런 세상에서 사실(fact)과 객관은 뒷전으로 밀린 채 주장과 외침만이 넘친다. 가짜 뉴스일수록 인기가 높고 힘이 세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는 지나가는 행인을 유인해서 자신의 침대에 눕혀놓고 침대 길이에 맞춰 큰 사람은 사지를 잘라내고 작은 사람은 늘여서 죽인 노상강도다. 그래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자신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억지로 맞추려고 하는 횡포나 독단을 뜻한다. 그러나 프로크루스테스 자신도 결국은 테세우스에 의해 그 침대에 묶인 채 머리와 다리가 잘려 죽었다. 지나친 자기중심주의는 타인은 물론 자신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모처럼 맞는 황금같은 사흘 연휴이다. 사회적 거리를 지키는 건강한 휴가 속에서 마음과 정신도 차분하게 정리해보면 어떨까? /이성원 TBN 전북교통방송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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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9 16:48

독서의 중요성과 독서습관 길들이기

황현택 전북평생독서교육원장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국민 모두 알고 있다 그러나 무엇이 어떻게 중요하냐고 구체적 대답을 요구하면 시원스런 대답을 듣기란 어렵다. 필자는 금년으로 일곱 번째 전북 인물문화유산 관련도서 독후감공모 시상식(10.17)을 앞두고 있다. 본고는 독후감 쓰기와 책읽기를 싫어하는 청소년들에게 본보기를 제시함으로 독서 활성화를 위한 글이다. 반백년을 살아온 나의 독서습관 길들이기를 반조(返照)하여 볼 때, 나 역시 우리나라 보통 책을 잘 읽지 않는 어린이들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요즘 책을 읽지 않고는 입안에 가시가 솟는다던 안중근 의사의 엄중한 경고에 따라 독서하는 습관이 생겨 코로나, 장마 중에도 <환단고기(桓檀古記)>를 독파, 태고(太古) 문명의 황금 시절을 구가한다. 독서가 준 코로나 물리치는 해법이 된 것이다. 625 전쟁 때 입학한 가난한 소년은 10살 3학년이다. 읽고 쓰기는 반에서 등수 안에 든지라 당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을 자주 들었다. 국어시간이 제일 재밌고 신났다. 그 때부터 교실 학급문고는 모두 내 차지가 되었다. 또한 독서의 중요성은 삶의 반려자가 되어 성공과 실패의 원인이라 생각하였다. 이 명제를 놓고, 책을 열심히 읽었더니 초등학교 5학년 때 창의성, 사고력, 판단력, 종합력, 자신감이 생겨 1955년 옥구군 백일장에서 장원 대상을 받았다. 이게 책으로 성공한 예다. 중학교 땐 책 읽기에 게을리 한 결과 사범학교 입학시험에서 실패를 하고 쓴맛을 봐야만 했다. 그러나 실패한 나에게 너도 합격할 수 있지. 너는 아직 어리니까 도전해봐 하시던 독서교장 선생님 충고를 받아들여 이듬해 명문K교 입학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는 기쁨을 얻었다. 독서습관 길들이기에는 좋은 독서환경과 훌륭하신 선생님의 교육지도가 필요하다 나의 독서 황금기는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내가 입학한 K고교는 당시로는 많은 책을 소장한 학교도서관이 있었다. 거기에 1학년 3반 담임이셨던 L선생께서는 독서광 칭호를 들을 정도로 현대문 국어 담임선생이셨던 것이다. 여름방학식 날이다. 내 이름을 부르시며 앞으로 나오라는 말씀에 나갔더니 너 학기말 국어과 최고점수 맞은 선물로 이 책 줄 테니 완독하고 주인공과 나와 생각 해 봐. 너처럼 생각이 깊은 학생이라면 쓸거리가 나올 거라 생각해. 담임선생님께서 제자에게 내린 최초 독서 권장 명언으로 받아들였다. 갓 소년기를 벗어난 16세 청소년기의 내가 받은 책은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헨리입센 작 인형의 집이었다. 먼저 책을 받고 난 후 내 가슴은 호기심으로 가득 찼다. 고등학교 1학년은 왕성한 독서력으로 선생님께서 책 선물로 예나 지금이나 불씨가 되는 남녀평등사상 성취에 큰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독서는 훌륭한 독서지도자 외에 본인의 굳은 의지와 실천, 주변 환경이 맞아 떨어져야만 한다. 독서의지와 환경에서 의지는 자신의 열망이고, 환경구축은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 몫이다. 굳센 독서의지와 책에 대한 호기심천국, 독서 습관 길들이기 환경구성이 요긴할 때다. 이 글로 전북인물문화유산 관련도서 제7회 공모대회가 성공하길 소망한다. /황현택 전북평생독서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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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9 16:48

환대를 위한 내 마음의 여유

정은실 사회활동가 지난 칼럼을 통해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단순히 만남의 시작이 아니라 한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가 오는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므로 그의 갈피를 살필 수 있는 환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다면 환대는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의 접촉 등. 세상에는 다양한 만남과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속에서 사람을 만난다는 일에 어마어마한 일이라는 표현은 다소 과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때론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가볍게 스치는 인연에 어마어마한 일이라는 수식을 달면 더 신경 쓰고 마음을 쏟아야 하는 일이 늘어나서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마치 과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어느 한쪽에 부담을 지우기 위한 일이 아니라 서로가 조금 더 편안하고 따뜻하게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 누군가를 만나거나 혹은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날 때 환하게 웃는 미소, 반가운 인사말, 적극적인 행동 등을 갖춘다면 상대방의 눈에 직접 드러나는 반기는 태도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행동들은 지속해서 일관되게 나오기는 어렵다. 모임의 자리가 길어지고, 대화가 길어지면 어느새 중심은 나에게로 향해 있다. 무슨 말을 할까?, 어떤 말을 할까?, 어떻게 이야기할까?, 언제까지 하는 거지?, 이거 끝나고 뭐하지? 등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할지에 쏠리거나 이미 이 자리에서 마음이 떠나 다음을 계획하고는 한다. 나에게도 자주 있던 일이다. 이런 자리들이 반복되는 와중에 어떻게 하면 그 만남이 가볍게 흘러가지 않고 서로에게 유의미한 자리가 되어 다시 만났을 때 반갑고 기쁜 관계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발견한 것이 있다. 누군가에게 환대를 잘 해주기 위해서는 우선으로 살펴야 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남의 상태가 아니라 바로 나의 상태ㅡ지금 나의 마음이었다. 첫 만남을 앞두고 내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다른 사람을 돌아볼 새가 없다면 앞서 보인 반기는 말과 행동들은 흉내에 그치고 말 때가 많았다. 예의를 갖추려고 만들어진 흉내는 보는 사람이 제일 잘 알고 상대가 그걸 알게 되면 가까워지는 깊이가 얕아지게 된다. 그리고 여러 번 만나게 된 사람들은 얕은 깊이를 알기 때문에 딱 그 깊이 만큼의 관계가 된다. 이는 반대로 생각할 때 더 잘 보인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 나나 우리보다는 자신만을 생각하고 챙기고 있다면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잘 나지 않는다. 웃으며 대하고 있지만 자기 생각을 하느라 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느라 내가 말할 시간을 주지 않으면서 같이 있는 곳에 내가 있을 자리가 점점 줄어든다면 나는 왜 여기 있지?, 없어도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렇기에 환대를 잘 해주기 위해서는 상대를 온전하게 챙길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하고 그 여유는 내 마음의 넉넉함으로부터 비롯된다. 자신을 챙기는데 급급하느라 상대를 살피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마음에 넉넉함이 남아 있어야 한다. 이 넉넉함은 굳이 애써 만들지 않아도 누구에게나 있는 당연한 것이야 할텐데 요즘 주로 접하는 뉴스를 보면 각박하다라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 각박한 세상에서 넉넉함을 찾아 사람이 오는 일을 어마어마한 일로 삼을 수 있고, 그 어마어마한 일을 통해 환대할 수 있는 넉넉함이 다시 생겨 각박한 세상에 조금씩 윤기를 더해가길 바라며 내 마음의 여유에 대한 다음 기고를 기다린다. /정은실 사회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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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9 16:42

‘집단 암’ 관리 책임, 익산시 손해배상 나서라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과 관련 익산시가 지도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다. 감사를 청구한 지 1년3개월 만에 늑장 결론이 나왔지만 익산시를 상대로 한 17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에는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15명의 주민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지금도 15명이 암 투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나마 행정의 관리감독에 대한 공식적인 문제점이 확인 됨에 따라 이에 따른 책임을 통감하고 피해 회복 노력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감사원은 6일 익산 장점마을 감사 보고서를 통해 익산시의 폐기물 재활용 신고와 대기오염물질의 배출 지도점검 등 5건의 위법부당한 사례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익산시는 지난 2009년 5월 퇴비 원료로 사용해야 하는 식물성 폐기물을 유기질 비료 원료로 사용하겠다는 금강농산의 폐기물 처리업 변경 신고를 부당하게 수리했고, 2016년 11월에는 금강농산의 폐기물처리업 폐업 신고에 대한 현지 확인을 소홀히 함에 따라 금강농산이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유기질비료 생산에 계속 사용하게금 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익산시는 금강농산의 대기 배출시설을 지도점검하면서 아무런 지적을 하지 않다가 암 발병 문제가 제기되자, 그때서야 배출시설과 관련해 금강농산을 고발 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행정의 관리감독 소홀 책임이 명백히 밝혀진 만큼 피해 주민들의 보상 문제가 선결과제로 떠올랐다. 민변 전북지부가 장점마을 주민을 대리해 전북도와 익산시를 대상으로 그동안의 손해배상을 위한 민사조정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암 사망자 상속인과 암 투병환자, 마을 거주 주민 등 모두 123명을 조정 신청인으로 정해 170억 원의 배상금액을 산정했다. 장점마을의 암 집단발병 사태는 행정의 무책임과 무사안일이 부른 환경 참사인 만큼 그에 걸맞는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피해보상을 위한 민사조정신청이 불발돼 민사 소송전으로 갈 경우 주민들의 고통은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대해 익산시는 이를 존중하고 장점마을 주민에게 진정으로 사과한다면 손해배상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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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9 16:42

전라선 고속화, 철도망 계획 포함시켜야

고속철이 운행되고 있지만 고속철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전라선의 고속화사업이 시급하다. 무늬만 고속철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전라선 고속화 사업이 정부가 내년부터 추진하는 제 4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에 포함시키는게 선결 과제다. 이같은 지역여론에 정치권이 잇따라 힘을 실어주면서 실현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전북도 의회가 지난 7월 전라선 고속화 사업 추진 결의안을 채택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해 전북을 찾은 이낙연의원을 비롯 김부겸 전 장관, 박주민 의원등이 회견을 통해 전라선 고속화 철도망 구축을 국가 계획에 반영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6월에는 민주당의 국난 극복위원회 호남권회의에서도 관내 3개 시도지사들이 지역 최우선 과제로 전라선 개량을 건의했으며, 전북도 역시 국가 계획에 맞춰 전라선 직선화 등의 전북 요구사항을 담기 위한 자체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 익산과 여수를 잇는 180.4㎞의 전라선 전철공사는 2001년 착공 후 10년이 지난 2011년 완공됐다. 공사 완공과 함께 KTX가 운행됐으나 전 구간 노선 신설이 아니다 보니 경부선과 호남선에 비해 저속철 수준이다. ㄱ자로 꺾이는 노선까지 있을 정도다. 이런 구간 노선을 통과할 때면 속도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이같은 구간이 적지 않다 보니 평균시속이 200㎞에도 훨씬 미치지 못해 말만 고속철이라는 이용객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서울에서 종점인 여수 까지 3시간이 걸려 거리가 훨씬 먼 부산이나 목포 보다 더 긴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라선 KTX만 3시간이 넘게 소요되는 것은 전국 2시간대 생활권을 구축하겠다는 문재인 정부 의지와도 맞지 않는다. 전라선은 매년 이용객이 크게 늘고 있다. 여수를 중심으로 한 관광 수요가 늘면서 비롯된 현상이다. 이에 따라 전주에서도 주말이면 좌석 부족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철도망은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사회간접자본 시설이다. 여당의 대표 후보들까지 공언하고 있는 차제에 전라선 고속화가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꼭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도내 정치권과 지자체가 긴밀한 협력아래 적극 대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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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8.09 16:42

살려야 할 원팀정신

전북하면 새만금사업이 쉽게 떠오를 정도로 30년 가까이 전북 대표사업으로 각인되었다. MB때 삼성에서 투자한다고해서 큰 기대를 걸었으나 대도민 사기극으로 끝나 결국 전북은 닭 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꼴이 되었다. 사실 새만금사업이 당초 계획했던 것에 비해 개발기간이 늘어짐에 따라 분양은 물론 투자유치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 국가백년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그걸 그대로 믿는 도민들이 거의 없다. 그만큼 국가가 신뢰를 주지 못한 탓이 크다. 새만금사업이 추진 기간에 비해 개발이 더디다보니까 중국 상해 푸동지구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져 해외자본 유치도 안되고 있다.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새만금사업이 전북의 희망임에는 분명하지만 아웃풋(output)이 발생하지 않아 전북경제를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국가예산 확보철만 닥치면 도나 전북 국회의원들이 새만금관련예산을 확보하느라 진땀을 뺐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들어 해마다 1조원 이상의 예산을 확보해서 동서와 남북간 간선도로와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 건설이 한창 진행중이다. 문제는 항상 새만금사업비 확보 때문에 다른 사업비를 제때 확보하지 못했다. 전북도도 산간부를 이루는 전라선 통과지역과 평야부에 해당한 호남선 통과지역간에 지역균형발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용담댐이 건설돼 도민 절반 가량이 안정적으로 식수를 공급받은 것은 천만 다행이었다. 지금까지 전북에서 추진한 사업중 용담댐건설사업 만큼 잘한 사업이 없었다. 누가 뭐래도 강현욱 전지사의 공이 컸다. 이 사업이 이뤄지지 않았으면 지금도 전주를 비롯 익산 군산이 여름철만 닥치면 상수원 확보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장차 정읍시도 용담댐 물이 공급된다면 옥정호 상수원을 해제해서 종합수상관광지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는 전북도가 정읍시와 협력해서 용담댐 물이 공급되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로 임실군과 정읍시가 옥정호를 개발해 또다른 관광지로 거듭날 것이다. 전북도 다른 시도처럼 대규모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부안과 고창 주민들이 찬성하는 부창대교건설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새만금사업이 상당히 진척돼가고 있어 지금이 이 사업을 추진할 적기다. 부창대교가 건설되면 부안권과 고창권이 하나의 관광권으로 발전해 갈 수 있다. 민주당 일색인 전북의원들이 힘을 모으면 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다시는 도민들이 김제공항건설을 중단시킨 우(愚)를 범해선 안된다. 지금까지 전북에서 가장 잘못한 일은 김제공항건설중단이었다. 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됐으면 새만금에 공항을 만들 것도 없이 전북의 하늘길이 활짝 열려 지역발전이 앞당겨졌을 것이다. 도내 국회의원들이 민주당 도당위원장 선출 때문에 원팀정신이 깨졌지만 부창대교 건설사업에 힘을 합치면 다시 원팀을 복원할 수 있다. 전북은 정치권의 세력이 작아 원팀으로 뭉치지 않고 각개약진하면 발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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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0.08.09 16:42

낯선 것에 대한 경계와 왜곡

10여 년 전, 스위스의 바젤을 들른 적이 있다. 바젤은 라인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시가지 그 어디를 가나 고풍스럽고 아름다웠다.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과 20개 가까운 박물관, 고딕양식의 대성당 등 역사 깊은 공간들 덕분이다. 그런데 바젤을 아름다운 도시로 기억하게 된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시가지를 답사하던 날, 자전거를 탄 청년들을 만났다. 자전거에 삼각형 깃발을 꽂고 줄지어 달리던 청년들은 바젤을 안내 해주던 지인의 친구들이었다. 덕분에 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들은 바젤의 시의원들이었다. 20대 청년들이 여러 명 의회에 입성한 것도 그렇지만 일상적으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며 시민들을 만나고 토론하면서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찾아내는 열정이 놀라웠다. 바젤을 떠올릴 때면 지금도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거리를 누비던 자전거 탄 젊은 시의원 일행이 먼저 생각난다. 그만큼 그들의 모습은 신선하고 아름다웠다. 지난해 말, 서른네 살 세계 최연소 나이로 총리가 되어 화제가 됐던 핀란드의 산나 마린 총리가 결혼식을 올렸다는 소식이다. 이런 저런 사적 이야기가 함께 쏟아지지만 주목을 모으는 것은 따로 있다. 코로나 사태를 훌륭하게 해결해낸 마린 총리에 대한 평가다. 핀란드는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4개국 중 코로나 피해가 가장 적다. 선별진료,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공급 등 정부가 코로나 상황에 잘 대처한 덕분이다. 그런데 쏟아져 나온 기사 대부분이 코로나를 잘 해결해냈다는 평가를 전하면서 최연소 총리임에도~를 전제한다. 의외(?)의 성과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쓸데없는 우려는 이런 경우에도 어김없이 끼어든다. 요 며칠,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원피스 복장이 화제다. 밝은 색 발랄한 원피스를 입은 국회의원은 지금까지의 국회 풍경으로 보자면 낯설긴 하다. 그러나 이즈음의 논란은 낯설어서 화제가 되는 수준을 넘어선다. 돌아보면 2003년에도 유시민 개혁국민정당 의원이 티셔츠에 흰색 면바지(통칭 빽바지)를 입고 본회의장에 참석해 논란이 됐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의 항의가 워낙 거세 그는 끝내 의원 선서도 하지 못했다. 17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것은 없다. 원피스 입은 류의원 사진 기사에 붙은 혐오 댓글들은 청년과 여성에 대한 성적 비하를 가리지 않는다.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경계와 왜곡이 더 깊어졌다는 증거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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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0.08.06 17:09

입영일자 연기

입영일자 연기는 현역병 입영대상자가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지정된 입영일자에 입영할 수 없는 경우 『병역이행일 연기신청서』를 제출하면 해당 지방병무청에서 이를 심사 후 입영일자를 연기하는 제도입니다. 현역병 입영일자를 연기할 수 있는 사유는 질병, 각 군 지원, 각급 학교 입학시험 응시 등「병역법 시행령」제129조(입영일 등의 연기) 및 「현역병 입영업무 규정」제23조(입영일자 등 연기사유 및 기간)에 해당하여야 하며, 자세한 연기 사유별 연기기간, 연기횟수의 제한 및 첨부서류는 병무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홈페이지 > 병무이행안내 > 복무제도 > 현역병,상근예비역 > 입영일자 연기) 위 사유에 해당되어 현역병 입영일자 연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입영일 5일 전까지 연기원서를 인터넷/우편/팩스/방문 중 선택하여 접수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접수는 병무청 홈페이지(www.mma.go.kr)>병무민원>현역/상근>입영일자 연기원 신청에서 본인 인증 후 신청할 수 있으며, 모바일(병무청앱 - 챗봇톡 아라)로도 신청 가능합니다. 신청 결과는 해당 지방병무청에서 연기여부를 결정 후 그 사실을 핸드폰 등으로 개별통보 해 드리며, 병무청 홈페이지(www.mma.go.kr)>병무민원>현역/상근> 현역/상근 조회 및 발급 > 입영 연기기간 조회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다만, 입영연기 사유가 갑자기 발생하여 연기원서를 제출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에는 전화 등의 방법으로 해당 지방병무청에 신고할 수 있고, 이 경우 신고일로부터 3일 이내에 관련 서류를 첨부하여 연기원서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참고로 입영일자 연기기간은 사유에 따라 다르지만, 통틀어 총 5회, 연기기간을 합하여 2년의 범위에서 연기할 수 있으며, 30세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단, 질병, 직계 존비속 간호, 천재지변 등 기타재난 및 행방불명 사유는 연기횟수에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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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0.08.06 17:00

설계 늑장으로 하수관 정비 제 때 못하다니

전주시의 구도심 하수관로 정비사업이 사업비 까지 확보하고도 설계 용역업체의 사정으로 결과 납품이 지연되면서 사업 전체가 늦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빚어지고 있다. 사업이 늦어지면서 하수관 노후화로 인해 발생하는 지반침하에 따른 사고 위험 뿐 아니라 누수에 따른 악취 발생 등으로 주민들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전주시는 구도심 지역인 화산 1267 분구와 아중 1분구 하수관로 정비사업을 지난 2018년 6월 시작해 2002년 말까지 5개년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용역 설계비 22억원을 포함 총 474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설계 업체는 올해 6월말 까지 설계를 마쳐 결과물을 납품하기로 했지만, 이 계약을 지키지 못했다. 업체의 자금난 사정 때문으로 알려졌지만 이처럼 무책임한 업체를 선정한 전주시 관계 부서 또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설계 용역 지연은 자연적으로 사업 기간 연장으로 이어져 전주시는 불가피하게 환경부와 협의해 공사기간을 2년 정도 연장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사업 지연에 따라 주민들의 피해와 불편도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사업은 완산구 완산동, 동서학동, 삼천동, 평화동과 덕진구 진북동, 우아동 등 구도심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들 구도심 지역의 하수 관거는 대부분 설치된지 20년 이상된 노후관으로 그동안 하수관 결함에 따른 악취나 정화조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노후 하수관은 지반침하 현상인 싱크홀 발생의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도 집중호우로 완산구 평화동에서 지름 23m에 깊이 3m 정도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하기도 했다. 도시지역은 인구와 차량 통행이 많아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 노후 하수관 정비와 체계적 관리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예방해야 하는 일이야 말로 안전사회 정착을 위해서도 더욱 강조돼야 한다. 전주시는 설계 용역 절차를 최대한 앞당겨 공사를 빨리 완공할 수 있도록 힘쓰기 바란다. 내부 사정으로 설계 결과를 제 때 납품하지 못해 사업에 차질을 빚게 한 업체에 대해서는 상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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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8.06 17:00

장애인시설 학대, 땜질 처방으론 안된다

무주 장애인 시설에 대한 학대 의혹이 제기돼 시민단체가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장애인의 수호천사인 사회복지사들이 이들의 인권을 짓밟고 우롱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간헐적으로 터져 나오는 장애인 시설의 학대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관련 기관의 땜질 처방이 아닌 항구적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북민중행동 등 시민단체는 5일 회견을 통해무주 하은의집 사회복지사들이 장애인을 학대하고 희화화 했다며 전북도가 책임있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나서 줄 것을 강력 주문했다. 이들은 직원들이 장애인들을 옷걸이로 때려 난을 그려놨다삼청교육대로 보내면 된다는 등 카톡 대화를 나눴다고 인권유린 실태를 폭로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인권을 지켜주고 지원해야 할 사회복지사들이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유사한 장애인 학대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는 데도 관련 부서는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해 온게 사실이다. 지난 2014년 전주 자림원, 2017년 남원 평화의집에 이어 2019년 장수 벧엘장애인의집 에서 발생한 인권 유린 사례를 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밥을 안 먹는 장애인 머리를 숟가락으로 찍거나 괴이한 행동을 제지 한다고 팔을 꺾어 부러뜨린 일도 있다. 이 밖에 탁자에 올라 간다고 머리채를 잡고 땅바닥에 내동댕이 치고 장애인 발등과 손등에 동전을 던지기도 했다. 경찰 조사결과 확인된 것만으로도 이들 시설들이 인권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영화도가니가 장애인 인권 유린을 고발함으로써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을 때만 해도 이 문제에 대한 인식전환의 시발점이 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들 시설내 진정함을 설치하고, 시설자의 진정권을 보장하는 규정도 만들었다. 자치단체마다 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실시하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이번에 발생한 무주 하은이집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 인권 보호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장애인들의 인권 실태를 면밀히 조사해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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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8.06 17:00

"6·15공동선언에 동의하면 간첩"이라던 형사

정도상 겨레말큰사전 상임부이사장 지금으로부터 십 년 전, 어느 아침이었다. 서울경찰청 보안과 소속의 형사들이 간첩행위에 관한 압수 수색 영장을 들고 집에 들이닥쳤다. 그들은 우선 집에 있는 두 대의 컴퓨터 하드를 압수한 뒤에 서가의 책을 뒤졌고, 침대 매트리스까지 들춰서 무언가를 샅샅이 찾았다. 간첩행위를 한 적이 없으니 큰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노모를 비롯해 식구들은 날벼락을 맞고 사시나무처럼 떨었다. 며칠 후, 홍제동 산속에 있는 대공분실로 가서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그들은 전화 도청 기록을 A4 용지로 칠천 페이지로 프린트를 해놓았고, 내가 인터넷에 접속해서 로그인 흔적을 남겼거나 메일을 주고받은 내용도 그만큼의 분량으로 프린트를 해놓고 있었다. 모년 모월 모일에 아무개와 이러저러한 통화를 했죠? 형사가 물었다. 벌써 3년 전의 통화인데, 그걸 어떻게 기억합니까? 내가 대답했다. 제가 기억나게 해주겠습니다. 하더니 형사가 그 날짜의 도청기록을 펼쳐 내게 읽어주었다. 특이한 내용도 없는 그런 통화였다. 아무리 뒤지고 뒤져도 나는 간첩일 수가 없었다. 실제로 간첩행위를 하지 않았으니 간첩이 될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조사가 아닌 논쟁이 시작되었다. 6.15공동선언에 동의하죠? 형사가 물었다. 당연히 동의하죠. 내가 답했다. 그러니까 피의자가 간첩이라는 겁니다. 아니 6.15공동선언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이에 맺은 남북의 협약이며 동시에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속한 일인데, 그것에 동의하면 어떻게 간첩이 되고 국가보안법 위반이 되는 겁니까? 김대중은 개새끼죠. 형사가 소리쳤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아무개씨의 간첩행위에 대해 증언을 해주면 아무 일 없는 것으로 처리하겠으니 협조하시죠. 형사가 말했다. 나는 아무개 선배의 간첩행위에 대해 그 어떤 증거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나의 간첩행위에 대해 조사를 종결하자마자 형사는 새롭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시작했다. 그는 내가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 현장에 참석한 것과 언론에 기고한 칼럼을 문제 삼았다. 국가보안법이 철폐되면 이적단체에 이익을 주기 때문에 그 주장만으로도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내용이었다. 결국 기소의견으로 검찰로 송치했다. 검찰에서는 사건을 질질 끌다가 최종적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내 귀에는 김대중은 개새끼죠.라는 형사의 외침이 생생하게 남게 되었다. 올해 2020년은 6.15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6.15공동선언뿐만 아니라 10.4 공동선언, 4.27판문점선언, 9.19평양선언에 이르기까지 남북이 합의했던 선언들의 이행이 거의 되질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6.15공동선언의 내용에 동의하면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그 형사가 떠오른다. 그 형사는 공무원이다. 왜 그랬을까? 문제는 소통이었다. 국가의 중대한 정책이나 과제에 대해 유관기관만 수행하는 게 아니라 다른 기관에 소속된 공무원 사회 전체가 이해하고 소통하고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보았다. 물론 업무상 다른 일일 수도 있지만 남북관계의 국정과제 등에 대한 포괄적 이해와 충분한 소통을 하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선언의 이행이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이제 새로운 통일부장관이 임명되어 정식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6.15공동선언에서 9.19평양공동선언에 이르기까지 그 이행의 방식에 대해 새로운 도전이 그 어느 때보다도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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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6 15:24

관료 중심 전북 정치, 누가 활력 불어넣을 것인가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는 우리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벌써 6개월이 되었다. 청정 전북을 위한 비상한 활동으로 방역 당국, 공무원, 도민 모두 지쳐가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가장 힘든 것은 긴장감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혹자는 감염병을 안고 사는 코로나 시대의 특징이라지만 혹시 모를 접촉이나 부주의로 가족과 이웃, 지역 사회에 누가 될까 두려워 매사 조심하고 근신하는 가운데 심신이 힘들어지고 지쳐가는 것이다. 그나마 전북은 환자도 적지만 2차 감염 환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다. 전북의 방역이 타 지역과 크게 다를 바 없는데 청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유비 통신의 전언처럼 홍삼과 천마, 복분자, 미나리. 콩나물. 수박이나 바지락 등 토종 농수산물이나 가공품의 위력일까? 아니면 타 시도에 비해 고립적이어서 전국적 네트워크와 교류가 적기 때문일까? 최근에는 코로나 사태에 더해 주말마다 내린 비로 일상을 파괴하더니 급기야 집중 호우로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 물 폭탄으로 농경지와 주택 침수, 도로 유실, 산사태 등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이조차도 타 지역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정치권은 어떠한가? 이스타 항공 사태로 이상직 의원이 민주당 도당위원장을 포기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하나로 힘을 결집하지 못하고 합종연횡하며 도당위원장 경선을 진행하고 있다. 뭔가 찜찜하며 개운하지 못하다. 또다시 전북 정치가 각자도생의 길로 나아간 것이다. 벌써부터 차기 대선과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잿밥에만 관심 있는지 진정 민주당 전북도당을 정치의 중심으로 세우려는 노력은 부족한 것 같다. 수십 년간 뭘 해도 묻지 마 민주당에 안주하다 보니 도민은 안중에 없고 일부 권리당원과 경선 카르텔의 힘만 믿는 지역 정치의 분열의 일상화로 전국적으로는 존재감도 없는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다행히 한병도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고 당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소되어 유무죄를 다투는 험난한 재판을 앞두고 있기에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북 정치는 귀로에 서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 몰표를 주었지만 도민들의 자발적 의지의 표출이었고 전북 정치인의 문 캠프 안에서의 역할이 한정적이어서 현 정부에서 역동성을 갖지 못한 전북정치가 또다시 향후 정치 일정과 역할에서 2중대나 변방으로 전락하지 않아야 한다. 앞으로 있을 대선은 낙후 전북을 탈출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이다. 확실하게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제대로 된 역할을 해내야 한다. 여기에 더해 관료 중심의 전북 정치 20여 년을 극복하고 정치인이 주도하는 정치의 시대를 열며 2중대나 마름 정치가 아니라 스스로 주인이 되는 전북 정치를 열 수 있어야 한다. 민심은 천심이다. 민심을 왜곡하는 경선 카르텔이나 당심으로는 전북 정치의 새날을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 도당위원장 선거를 보며 여전히 과거에 머물고 있는 전북 정치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움과 우려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정치인 중심의 정치권 새판 짜기를 통해 중앙 정치무대에서 역할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지역 정치에서도 국회의원(정치인) 중에 도백 후보들이 나오며 진검 승부를 벌여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전북 정치가 스스로 일어나 주인 되는 전북 정치로 탈바꿈할 수 있다. 정치는 퇴직 관료가 아니라 정치인이 해야 한다. 앞으로 전북 정치의 최대 화두는 관료 중심의 정치의 지속인가, 정치인이 주도하는 정치인가일 것이다. 여기에 전북과 전북 정치의 성패가 달려 있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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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6 15:24

아, 이런 정신머리- 임석재

임석재 이게 어디 갔지? 분명히 수첩과 함께 샤프연필과 볼펜을 넣었는데 연필이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우선 볼펜으로 조경업자와의 상담내용과 조감도를 그려 놓았다. 내가 찾는 샤프연필은 본체가 노란 플라스틱으로 두껍고 견고하다. 그래서 들고 쓸 때는 묵직한 느낌이 나서 즐겨 쓰는 필기도구이다. 또한 쓰고 지우기도 쉽고 부드럽고 진하지 않은 색깔이 거부감을 주지 않아 십여 년 넘게 써온 것이었다. 다시 기억을 더듬어본다. 가방 속에 숨었나? 가방 속의 물건을 다 꺼내고 찾아보아도 없다. 그렇다면 처음에 챙겨 넣으면서 바닥에 흘린 것인가, 아니면 산소 입구에서 수첩을 꺼내면서 빠졌을까? 딱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요즘 들어서 실수가 더 잦아졌다. 지난 봄에는 그동안 오래 써온 안경을 잃어버렸다. 그런데 맘먹고 좋은 것으로 장만한 것이라 금전적인 손실도 크지만 어디서 잃어버렸는지가 생각나지 않는 것이 더 문제였다. 운동을 하면서 벗었다가 다시 쓰고 물리치료실에 와서 양복의 안주머니에 넣어 둔 것 같은데 확실하지 않았다. 다시 되짚어 차 속을 찾아보고 그날의 족적을 되새기며 추적을 해 보아도 허사였다. 그런데 며칠 전에는 더 큰 실수를 하고 말았다. 늘 끼고 다니던 반지가 없는 것이다. 거실에 앉아 있다가 문득 손가락이 허전하여 바라보니 왼손 약지에 반지가 없어졌다. 혹시 지갑 속에 두었나 하고 안방 탁자 위 지갑을 급히 찾아보았다. 그 지갑은 아내가 헝겊으로 만들어준 손지갑이다. 검은색 테두리에 갈색과 노란색을 한 줄씩 넣어서 바느질로 꿰맨 퀼트 작품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가죽으로 된 지갑을 가지고 다니지만 나는 아내의 사랑어린 이 지갑을 애지중지 한다. 돈을 지불하러 지갑을 꺼내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다가 다시 지갑 속 종이봉투 속에서 돈을 꺼내면 실소를 짓는 사람도 있다. 쌈지 같다는 사람도 있고 너무 깔끔을 떤다고 하는 친구도 있다. 손지갑의 안쪽에는 옷핀을 꽂아놓았다. 이 옷핀은 쓸모가 많다. 반지도 끼지 않을 때는 이 옷핀에 꿰어 놓았었다. 손이 붓거나 일을 할 때는 반지를 빼서 두어야 하는데 잃어버릴까 염려되어 궁리한 것이다. 지갑 속의 카드며 명함 모두를 꺼내 보아도 없다. 아내까지 동원해서 탁자의 서랍 속이며, 내가 신문이나 TV를 볼 때에 자주 앉는 소파의 방석까지 들치며 찾아봐도 보이지를 않는다. 내 나름 언제나 잃어버리지 않으려 세심한 주의를 하였건만 이런 일이생기고 말았다. 아깝고 서운하고 아, 이렇게 정신이 없나 하는 자괴감(自愧感)에 더 가슴이 쓰렸다. 아내는 어딘가에 잘 두었지만 지금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일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나를 위로하였다. 하지만 손에서 반지를 언제 뺀 것조차 기억이 나지 않다니 정녕 이것이 일종의 치매기가 아닌가 걱정도 된다. 그러다가 화장대 옆의 반지 상자를 보았다. <나의 반지 함, 잊어버리지 말자> 볼펜으로 또렷하게 쓴 글자들도 내가 한심한 듯 바라본다. 아, 나는 왜 이리 정신이 없을까? 내가 미웁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기억이 소멸되고 희석되어 가는 것은 지극히 정상인데도 내 탓이오.하고 가슴 칠 수밖에 없는 내가 싫다. /임석재 수필가 임석재 수필가는 김제금산초등학교에서 정년하고 대한 문학으로 등단을 했다. 전북문인협회, 행촌 수필 회원이며 현재 아람수필문학회 회장으로 있다. 수필집 <나, 또 하나의>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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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6 15:24

전북도, 여성농업인이 ‘살맛’나는 곳으로

전북도 농업정책과 김으뜸 주무관 요즈음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 각 분야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모든 관심이 코로나19 이후 대비책에 집중되어 있으며, 농업농촌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이에 따라 농촌을 지탱하는 주축인 여성농업인의 역할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라북도 여성 농가 인구는 10만6000명으로 전북 농가 인구 20만9000명의 51%를 차지하고 있으며, 농업농촌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6차 산업에서도 여성농업인의 역할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런데 농식품부가 발표한 2018년 여성농업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농업인의 61.6%가 농업인으로서 자신의 지위를 단순히 가족종사자로 생각하고 있으며, 경영주로 생각하고 있는 여성농업인은 25.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농업인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묵묵히 수행해 온 실제적 농촌의 주역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그 역할에 있어 보조자로만 여겨져 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줌과 동시에, 여성농업인이 당당히 농업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지위 향상과 권익 증진이 필요한 시점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전라북도에서는 여성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성농업인 생생카드, 농번기 공동급식 지원사업은 삼락농정위원회와 여성농업인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201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써, 점차적으로 사업량을 확대하여 올해는 여성농업인 생생카드 31천명, 농번기 공동급식 630개 마을을 지원하고 있다. 여성농업인단체 행사에서 체감형 복지시책으로 제일 먼저 언급되는 것을 보면, 이들 사업이 삼락농정의 핵심사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또한, 여성농업인의 농작업 부담을 경감시키고 작업능률 향상을 위해 농작업 편의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작년까지는 지원기종이 다용도 농작업대 뿐이었으나, 올해부터는 고추수확차, 이동식 충전분무기, 충전운반차까지 다양화하여 여성농업인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외에도 출산여성 농가도우미 지원, 여성농업인센터 운영 지원, 이동식 놀이교실 지원사업 등을 추진하여 여성농업인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능력개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여성농업인 생생카드 발급 절차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65세 이상 여성농업인 1만명을 대상으로 신청일 당일 카드를 바로 발급받는 One-Stop 발급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도입할 계획이며, 설문조사와 협의회 등을 통한 지속적인 의견수렴으로 지원정책을 내실화해나갈 것이다. 앞으로도 여성농업인이 농촌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고 변화하는 농촌을 통해 여성농업인이 살맛 나는 농촌! 보람찬 여성농업인!이라고 입을 모아 칭찬하는 전라북도가 되기를 꿈꾸어 본다. /전북도 농업정책과 김으뜸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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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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