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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이팝나무의 슬픈 사연 - 추원호

오월이 되면 길가에 서 있는 백설기 떡처럼 하얀 꽃잎 쌀밥처럼 풍성한 이팝나무들 여기에는 말할 수 없는 또다른 슬픈 사연이 있다 그 옛날 쌀밥이 없어 보리밥만 먹던 보릿고개 시절 갓난아이 태어났지만 먹을것도 없었던 때 엄마 젖도 나오지 않자 어미 빈 젖만 빨다가 따뜻한 엄마 가슴에 묻고 세상을 떠났던 어린 아기 그 아기를 산에 묻고 자리를 떠나지 못하던 아빠 슬픈 마음 가지고 산속에서 어린 이팝나무를 캐어 아기 무덤 옆에 심었다 천국에서 쌀밥을 바라보며 이승에서 다하지 못한 부모의 간절한 마음을 염원했다 아이들이 죽을 때마다 이팝나무를 그 옆에 심었고 이팝나무의 공원이 되었던 곳 그곳이 진안군 마령면 평지리 마령초등학교 자리이다 오늘도 길가에 수북이 쌓인 하얀 이팝나무 꽃가루를 보며 밥그릇에 쌓아 놓고 그 아기를 생각해 본다. =============================== △ 흔히 춘궁기라고 말하는 이때, 수북하게 담은 쌀밥 한 그릇을 따뜻하게 건네는 이팝꽃이 핀다. 이팝은 이밥, 즉 쌀밥이다. 요즘은 보릿고개가 거의 없어졌다. 그래도 어느 한구석에서 주린 배를 움켜쥐는 아이가 있을 수도 있다. 허리끈을 졸라매는 이웃이 있을 수도 있다. 나무도 쌀밥을 건네주는 때, 어려운 이웃에게 기꺼이 손 내밀자. /김제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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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4 17:27

재난지원금으로 지역예술작품 구매가 필요한 이유

김동영 전북학연구센터 센터장 재난지원금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줄어들거나 없어진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생계 가능한 금액을 지원하는 가계소득 증가기능이다. 둘째는 시민들의 소비여력 상승을 통해 골목상권이나 중소기업의 수입보전을 통한 고용유지를 하는데 목적이 있다. 전염병이나 재난 등과 같은 갑작스런 위기는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와 같은 취약계층부터 생계를 위협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은 일시적으로 경제적 위기에 빠진 사람들에게 매우 시의적절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재난지원금의 취지와는 다르게 기부와 소비 그리고 사용처 등에 관한 작은 논쟁이 발생하면서 직장인사이에서는 눈치 아닌 눈치를 보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기부를 통해 고용보험의 적자를 줄이는 것과 소비를 통해 생계곤란에 빠진 영세 자영업자의 경제위기를 지원하는 것 모두다 의미가 있는 일이다. 다만, 재난지원금을 명품숍이나 성형외과 등과 같은 개인의 사치를 위해 사용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재난지원금을 슬기롭게 쓰는 방법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피해가 심한 소상공인이나 농어업인의 생산물이나 상품을 구매하는 것일 것이다. 소상공인이나 농어업인 만큼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재난지원금 사용과정에서 소외된 집단이 있다. 바로 예술가들이다. 코로나19가 대면접촉에 의해 전염되다 보니 공연이나 미술관람 등과 같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문화예술분야의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형 축제의 취소나 공연장과 전시관 폐관으로 인해 고정적 소득이 없는 프리랜서형 예술가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에 따르면 전국적인 공연취소로 약 633억 2000만원의 손해액이 발생했다고 한다. 재난지원금의 일부를 문화예술분야에 소비하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가 지원과 지역문화의 토대를 튼튼히 해서 지역주민은 문화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착한소비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피카소의 작품을 보기 위해 뉴욕 현대미술관에 가거나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기꺼이 프랑스 르브르박물관을 찾지만 지역에 어떤 예술가들과 작품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이번 기회에 지역의 예술가와 작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역예술가 작품을 하나 소장하는 기회로 삼아보자.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지역예술가의 디자인 제품이나 그림 그리고 음악앨범과 같은 예술작품 플랫폼을 만들고 지역작가들은 저렴한 가격에 작품을 내놓고 작품에 대한 해석을 덧붙이면 좋을 것 같다. 가까운 시일 내로 전북문화예술회관 내에 한시적인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열어 작품을 판매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먼저 자치단체장부터 예술작품을 사고 이어서 전라북도 전체로 확산하는 재난지원금으로 예술작품구매 릴레이캠페인도 시작됐으면 좋겠다. 아인슈타인은 지식은 한계가 있지만 상상력은 세상의 모든 것을 끌어안기에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라고 했다. 지역 예술작품구매가 코로나19로 각박한 현실에서 나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를 제공한다면 그 역할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재난지원금으로 예술작품구매가 일상에서 예술을 즐기는 문화로 이어져 자연스럽게 지역작가의 작품을 사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지역작품구매는 나의 문화적 삶을 위한 투자임을 잊지 말자. /김동영 전북학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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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4 17:27

이태원 클래스

김광천 순창소방서 예산장비팀장 올해 세간에 가장 많이 회자된 지명(地名)은 대구와 서울 이태원을 꼽을 수 있다. 두 지명 모두 코로나19와 연관된 지명이니, 우리 일상에 이미 코로나19가 커다랗게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태원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는 젊은 청춘들의 꿈과 가치관, 자유를 상징하는 배경이 되면서 매력을 어필하더니, 이달 초 황금연휴 기간 이후에는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우려지역으로 떠올랐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4일 0시 기준으로 1만1190명에 달한다. 소강상태처럼 보였던 코로나19는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발생 이후 지역사회로 꾸준히 전파되고 있다. 다행인 점은 대구 신천지발 코로나19보다 심각할 수도 있다는 당초 우려와 달리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지는 않은 점이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마스크 착용 등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접촉자들도 자가격리를 통해 혹시 모를 확산을 막는데 적극 동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염병을 대하는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은 이제 감염병을 이기는 최고의 백신이 된 듯하다. 자유는 인간의 행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다. 하지만 장기간 유행하는 코로나19와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역시스템으로 우리는 과거와 똑같은 자유를 누리기가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일부 사람들은 어느덧 폭발의 한계치에 다다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번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삶에 자리한 다양한 감옥을 깨닫고 성찰의 기회를 갖지만, 일부는 실제 갇혀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갇혀있다는 생각에 욕구불만을 갖게 된 것이다.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도 현격히 줄어든 감염으로 섣불리 종식된 듯한 자유의 욕망에 빠진 것이 아닐까 한다. 우리 속담에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다는 말이 있다. 비슷한 사자성어로 물고기를 구하기 위해 나무에 오른다는 뜻의 연목구어(緣木求魚)도 있다. 목적을 이루려면 먼저 그만한 노력의 과정이 따라야 하며 힘들이지 않고 바라기만 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속박됐던 자유에 대한 갈망으로 인해 너무 섣불리 숭늉을 찾은 격은 아닌지, 물고기를 구하기 위해 나무에 오르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자신의 삶을 깊이 성찰하는 내면여행을 떠남으로써 다시 한 번 느슨해진 코로나19의 방역에 동참하는데 허리띠를 한 번 더 졸라매야 할 때이다. 자유의지는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이다. 이 자유의지는 모든 것을 내가 스스로 결정하게 한다. 주어진 자유의지를 남용할 것인가, 절제할 것인지는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욕구를 절제하는 것과 욕구에서 해방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다. 욕구를 지속적으로 절제한다는 것은 몹시 어렵고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므로 우리는 조금씩 자연스레 자유로워져 가야 한다. 코로나19의 등장은 우리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바꿔 놨다. 국제사회에서 칭송받는 방역체계와 의료기반, 성숙한 시민의식이 국가의 경쟁력과 위상을 높인 것이다.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그동안 보여 왔던 시민들의 슬기롭고 의연한 대처가 지속된다면 차원이 다른 대한민국의 클라쓰(클래스)를 만나게 될 것이다. /김광천 순창소방서 예산장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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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4 17:27

‘시민의 숲 1963’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김성수 조각가 전주에는 전북도민의 힘으로 만들어진 역사적인 공간이 있다. 그곳은 바로 전국체전을 치르기 위해 만들어진 전주시 최초의 전주종합경기장과 야구장이다. 1963년에 만들어진 종합경기장과 야구장은 당시 44회 전국체전을 치르기 위해 합심한 전북도민의 성금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에 더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80년대생인 필자의 기억 속에는 90년대에 활동했던 쌍방울야구팀을 어렴풋이 기억한다.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구단 마크가 새겨진 모자를 쓴 아이들이 야구장 주위에서 응원전을 펼치기도 하였다. 97년도에는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열렸고 종합경기장의 육상트랙에 물을 얼려 스피드 스케이트 경기를 진행했던 색다른 기억도 있다. 종합경기장터는 전북의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곳이지만 2000년대에 들어와 관리와 보수문제를 안고 있었던 전주시의 오래된 숙원사업이었다. 2012년 전주시와 롯데쇼핑과의 기부대양여 협약을 통해 전주시는 롯데에 종합경기장터 부지의 52%인 1만 9000여 평을 넘겨주고, 롯데는 종합경기장, 야구장을 만들어 주는 대신 대형아울렛과 호텔 입점을 계획했지만, 시민단체와 지역 소상공인의 반대가 심했고 도민의 힘으로 만들어진 공간을 매각할 수 없다는 공론이 확산되었다. 2019년 3월 전주시는 롯데와의 기나긴 협상 끝에 양여가 아닌 50년 장기임대라는 절충안을 내놓았고 종합경기장터 3만 7000평 중에서 7000평은 롯데에게 임대하고 나머지 3만평의 부지를 시민의 숲과 컨벤션 센터, 호텔로 조성하여 전주시민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생태자연과 복합문화의 터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 지난 1월 30일 건축, 조경, 도시, 교통, 환경, 미술 등 재생사업과 관련된 6개 분야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자문단이 출범하여 지속적인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3월에는 1963명에 달하는 대규모 시민참여단을 모집하여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아이디어를 얻는 등 진행 과정에서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시민의 숲이라는 이름답게 이 공간은 공공을 위한 숲이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부분이다. 전주시는 주변 자연을 연결하는 생태 자연공원을 조성하여 정원의 숲, 예술의 숲, 놀이의 숲, 미식의 숲, 그리고 국제규모 컨벤션 센터가 조성되는 MICE의 숲까지 총 5개의 컨셉으로 구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복합문화공간을 기반으로 한 시민문화 공간, 휴식공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미뤄왔던 전주시립미술관 건립도 함께 추진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도심 속 숲에서 문화와 예술이 함께 살아 숨 쉬는 모습은 전주시의 품격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올해 9월 세부 설계용역이 완수될 예정이고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한 시민의 숲 1963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시민의 숲을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세부적인 구상과 함께 이전될 예정인 종합경기장과 야구장의 모습도 그 계획과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야 하는 부분이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여 과정의 면면을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올해 3월 출범한 11인으로 구성된 전문가 자문단은 시민의 숲 1963 프로젝트와 관련해 시작부터 완료되는 전 과정에 깊숙이 참여하여 관련 전문 분야에 대한 자문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하니 그 책임은 무엇보다 막중하다. 1963년 후손들을 위해 미래를 설계했던 전북도민의 한마음과 그 혜안을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 지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희망이 담긴 시민의 숲이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김성수 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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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4 17:24

장점마을 책임소재 규명, 감사원 감사 서둘러야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에 대한 책임소재를 밝히는 감사원의 감사가 터덕거리면서 이를 조속히 마무리 해달라는 주민들의 피맺힌 목소리가 나왔다. 감사를 청구한 지 1년이 넘도록 감사원은 뚜렷한 이유없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3차례나 조사를 미루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주민 33명이 암에 걸려 17명이나 사망한 데다 전국적으로 떠들썩한 사회적 이슈 였음에도 늑장 감사로 인해 주민들의 고통은 가중된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주민대책위 등은 21일 감사촉구 성명을 통해 감사원이 장점마을 주민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빨리 감사를 매듭 짓고 책임소재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느림보 감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환경부 역학조사와 사법기관 수사를 통해 부실한 관리감독 시스템이 명백히 드러났는데도 1년이 넘도록 감사를 끝내지 못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또 감사를 통해 진실규명을 바라는 주민은 물론 익산 시민의 실망감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속도감있는 감사를 재차 강조했다. 장점마을 비극은 지난 2001년 마을 인근에 비료공장이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고 심한 악취로 고통을 겪는 주민들이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행정기관에선 문제가 없다며 방관해왔다. 익산시는 그동안 10여 차례 이상 위반사례를 확인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무책임 행정이란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지난 2017년 4월에서야 비료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환경부에서 집단 암 발병원인에 대한 역학조사에 나선 지 2년만에 비료공장 원료인 연초박이 암 발병과 인과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장점마을 주민들과 익산지역 17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해 4월 시민 1072명의 서명을 받아 집단 암 발병과 관련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때맞춰 민변에서도 피해 주민들의 보상과 관련해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그토록 간절하게 제기한 주민 민원에 대해 행정기관에서 조금만이라도 귀를 기울였다면 이와 같은 비극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원인 규명에 따른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감사원의 감사가 하루속히 마무리되길 강력히 촉구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5.24 17:24

새만금 관광 명소화 사업, 잼버리 이전 완공 관건

새만금 1호 방조제 시점부 인근에 추진하는 명소화 부지 관광 개발 사업이 민간 사업자와의 투자협약이 체결됨으로써 탄력을 받게 됐다. 새만금개발청은 지난주 5개 업체가 참여한 ㈜엔에스파트너스 컨소시엄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관광 명소화 사업은 부안군 변산면 새만금홍보관 인근 8만1600여㎡에 813억원을 투입, 2023년 까지 1단계로 VR(가상현실) 테마파크와 고급형 리조트를 조성하고, 2단계로 2025년 까지 테라스형 가족 리조트와 전시 컨벤션센터 등을 건립하여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즐길거리 및 휴양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계획 부지 인근에서는 오는 2023년 세계 잼버리 대회가 치러진다. 그동안 새만금을 찾아온 관광객들은 방조제와 배수갑문 등을 둘러본 뒤 먹고 즐길만한 오락 편의시설이 부족해 다시 찾고 싶은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해왔다. 고군산군도를 연결하는 교량이 개통된 뒤 관광객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관광테마 시설의 부족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테마파크와 리조트 등의 건설은 머물고 가는 관광지로의 변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아울러 잼버리 대회의 연관 시설로서 큰 역할이 기대된다. 새만금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관광개발이 터덕거리던 상황에서 명소화 사업 투자협약은 반갑고 다행스런 일이다. 관건은 일정대로의 추진이다. 먼저 2023년 잼버리대회가 이제 채 3년도 남지 않았다. 대회 이전 마무리는 필수적인데 내년에 개발사업 착공을 해서 2023년 대회 개최전에 차질없이 완공을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가뜩이나 벌판에서 잼버리대회를 치르는데 별다른 볼거리 마저 없으면 성공적 대회는 기대하기 어렵다. 테마파크와 리조트 사업의 조기 안정화와 운영 차별화를 담보하기 위해 관련 경영능력을 갖춘 전문회사가 담당한다고 하지만 전적으로 업체에만 맡겨서는 안된다.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새만금 관광개발은 이제 본격 착수되는 셈이다. 새만금 지구에는 신시 야미지구 이외에도 고군산군도 등이 관광레저 요지로 지정돼 있다. 이들 사업도 명소화 지구와 조화를 이뤄 조속히 개발되도록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5.24 17:24

말 많은 사공

해가 갈수록 살기가 팍팍해졌다. 원래 인심은 독에서 난다고 했다.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야 주변도 살필 수 있다. 하지만 갈수록 개인주의로 치닫다 보니까 자신과 가족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식의 이기주의가 팽배, 옆집에 누가 죽고 사는지 조차 모른다.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그 중에도 희망 없이 무력증에 빠져 있는 게 더 큰 문제다. 전북은 그간 경제발전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나아졌지만 재벌급 큰 부자는 없다. 근면 성실하면 어느 정도 곳간을 채울 수 있지만 큰 부자는 될 수 없다.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다.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이란 말이 있듯 평소 남 모르게 착한 일을 많이 하다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 우리 선조들은 거지 한테도 음식을 나눠주는 등 나름대로 보시(布施)에 대한 믿음이 확실했다. 보시는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비타민이다. 그래서 오른 손이 한일 왼손도 모르게 해야 한다는 것. 지금 전북은 돈맥경화현상이 생기면서 정신세계도 약화됐다. 구심점을 이루는 원로그룹도 없다. 여름철 오랜 가뭄으로 강 바닥이 드러난 것처럼 지역사회가 황폐화 됐다. 세칭 SKY대학을 나온 사람들은 좋은 직장을 찾아 떠나버려 지역은 인재난이다. 인재들이 다닐 수 있는 직장이 부족하다. 여기에 1991년 부활된 지방자치로 선거를 자주 실시하다보니까 승자독식에 의한 편나누기가 극심, 민심이 갈기갈기 찢겼다. 먹고 살려고 승자쪽으로 줄서는 바람에 진쪽은 국물도 없다. 민주당이 진입장벽을 높게 쳐버려 역량 있는 사람들이 정치권에 진입하려도 벽이 높아 진입을 못한다. 그런 게 지역낙후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못 먹으면 찔러나 본다는식으로 내가 못 먹으면 너도 못 먹는다는식으로 가는 게 문제다. 파이를 키워서 나눠 먹으려는 생각은 않고 서로 싸우다 보면 방휼지쟁(蚌鷸之爭)처럼 제3자가 이익을 취한다. 평소에는 입안에 있는 것도 나눠 먹을 듯이 형 동생하고 찾지만 이권 앞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안면을 바꾼다. 먹을 것은 한정돼 있는데 숟가락 들고 달려드는 사람이 많다 보니까 이런 현상이 생긴다. 지방정치권도 똑같다. 총선이 끝났지만 그 결과에 만족하지 않은 것 같다. 왜 그럴까. 21대 원 구성을 앞두고 전북정치권의 존재감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광주 전남 사람들처럼 의리를 지키며 뒤통수 치는 일을 안했으면 한다. 포스트 코로나19에 맞는 새판짜기는 시급하다. 지역서 터줏대감 노릇 한 사람들은 물러나야 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고 말할 수 있는 열린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돈과 사람이 모이는 전북을 만들 수 있다. 아무튼 원전문제도 아닌 개인의 사유재산인 대한방직터를 놓고 전주시가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처리하겠다는 것은 큰 잘못이다. 광주나 다른 지역에서는 생각도 못할 일이다. 전주가 못 사는 이유는 바로 말 많은 사공 때문이다. 전주시는 2조5000억의 투자건을 좌고우면 않고 법대로 처리하면 그만이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05.24 17:24

1세대1주택 비과세 - 주택을 음식점등 일시적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

소득세법상 1세대1주택 비과세규정을 적용함에 있어 주택의 정의에 대해 소득세법에서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건물의 용도 또는 허가 여부와 관계없이 상시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의 건축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택법과 대법원 판례 등을 종합해 보면 주택이란 건축물관리대장 등 공부상의 용도 구분 또는 건축이나 용도변경에 대한 허가 유무 및 등기여부와 관계없이 세대원이 장기간 독립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구조로 된 건축물과 그 부속 토지를 의미합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공부상 주택이라 할지라도 음식점이나 상가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비과세규정을 적용함에 있어 주택으로 볼 수 있는지의 여부가 문제가 되는데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득세법상 1세대1주택 비과세규정을 적용함에 있어 주택이란, 용도일 현재 사실상의 용도에 의해 판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양도일 현재 시점으로 주택이 아닐지라도 예외적으로 주택에 해당되는 경우가 있는데 구체적으로 주택을 임차인이 소유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주택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주택이란 상시 주거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건축물로서 양도 당시 거주 등의 객관적 사실이나 사용해야 한다는 실질적인 행위를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즉, 양도일 현재 주거 이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라도 건축물의 구조, 기능이나 시설 등이 본래의 주거용으로서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은 주거용에 적합한 상태이고 주거기능이 그대로 유지 및 관리되고 있다면 주택으로 보아야합니다. 또한 이럴 경우 본인이나 제3자가 언제든지 주택으로 전환하여 사용 가능하므로 일시적으로 주거목적이 아닌 음식점이나 사무실 등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하더라도 주택으로 보게 됩니다. 따라서 주택이라는 개념의 기본목적이나 용도에 적합하고 언제라도 주택으로 이용 가능한 상태라면 주택에 해당되므로 1세대1주택 비과세규정을 적용함에 있어 신중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노인환 한국세무사회 이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0.05.21 18:48

[금요수필] 가고픈 농촌, 추억의 임실

최기춘 임실(任實)이란 명칭은알차고 충실한 열매를 맺는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어떤 국문학자는 임실을 순수한 우리말로 임들의 고장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내 고향 임실은 예로부터 맛과 멋 그리고 풍류가 어우러진 고장이다. 한편 전북지역에서 애국지사가 가장 많은 충효의 고장으로도 널리 알려지고, 박사들이 많이 배출 되었다하여 박사골로 불린다. 이러한 임실에 1964년 한국에서 선교 활동을 위해 부임한 벨기에 지정환 신부가 가난한 임실의 농부들을 돕기 위해 산양 두 마리를 보급한 것이 국내 치즈 역사의 첫 발자국이 되어 우리나라 최초로 치즈 제조가 시작된 곳이다. 하지만 요즈음 농촌은 산업화의 물결 따라 도회지로 몰려가 예전 같지가 않다. 아기들의 울음소리, 젊은 아낙들의 웃음소리가 멈춘 지 오래며 먹고 살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싱그럽고 풋풋했던 자연환경도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다. 동네 고샅도 시멘트로 덮여있고 도랑마다 쓰다 버린 농약병이나 폐비닐로 많이 오염되었다. 마을 앞을 흐르는 개천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가재나 미꾸라지, 송사리 같은 작은 물고기들을 구경하기란 옛날이야기다. 이러한 시점에서 임실군 심민 군수는 앞으로 행정과 주민 협의체를 중심으로 깨끗하고 살기 좋은 농촌 환경 가꾸기를 통해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 및 <오고 싶고 찾고 싶은 농촌 마을>을 만들겠다고 밝히고 유관기관과 이장협의회, 부녀회를 비롯한 모든 주민들이 협의체를 구성하고 연차적 활동계획을 세워 지속적으로 야심차게 추진한다고 한다. 우선 폐비닐, 폐농약병 수거와 하천과 마을 안길 정비 등 손쉬운 일부터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는 꽃 심기, 태양광 조명 설치 등 경관 조성사업을 추진한 결과 운암 상운 마을과 임실 정월 마을은 큰 성과를 거두었다. 마을의 환경이 깨끗하고 길가 언덕과 가로수 밑에 심은 꽃 잔디가 화사하게 피어 장관을 이루는 등 가고픈 농촌 만들기 사업이 해를 거듭할수록 튼실한 꽃을 피우고 있다. 요즈음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다 보니 사람들이 많이 답답해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국민들은 이 사태가 지나고 나면 제일 하고 싶은 일이 우리 국토사랑 여행을 하고 싶다는 설문조사가 있다. 코로나를 계기로 여행 패턴도 많이 변하고 있다. 떠들썩한 유명 관광지를 찾는 것보다 한적한 농촌, 잘 가꾸어진 둘레 길을 걷고 농촌의 맛 집을 찾아 고유의 음식을 먹으며 여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 임실군은 때맞추어 <가고픈 농촌 만들기 사업>을 조성하여 고샅마다 들길 마다 낯익은 꽃들이 반겨주고 냇가에는 피라미 송사리 다슬기들이 어서 꾀 벗고 들어와 추억 속을 첨벙대보라고 손짓을 하니 얼마나 선경지명이 있는 사업인가? 나는 지난 일요일 아내와 함께 운암 상운 마을에 갔다. 동네 주변 길가와 가로수 밑 언덕에 심은 꽃 잔디가 활짝 피어 온 동네가 꽃으로 가득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성미 급한 도시민들이 많이 찾아와 조용하던 농촌이 활기를 되찾은 느낌이었다. 낯익은 둘레 길은 안전하고 걷기 편하게 잘 만들어져 노소가 마음 놓고 다닐 수 있었다. 발길닿는 곳마다 눈길이 머문 곳마다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고 있었다. 자연의 싱그러움과 꽃향기에 취하여 아름다운 추억을 한 아름 담으며 아, 내 고향 임실이 오늘 따라 더욱 좋다. △최기춘 수필가는 〈대한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수필집 〈머슴들에게 영혼을〉이 있다. 대한문학작가회, 영호남수필 회원이다. 전북수필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임실문학회 회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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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1 18:48

전북의 생명수 용담호

전춘성 진안군수 경치 좋은 자리. 진안 출신의 한 젊은 감독이 용담댐 수몰지역을 배경으로 제작한 장편독립영화의 제목이다. 지난해 미국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장편 영화부문 금상을 받은 이 영화는 용담호의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댐 건설로 고향을 잃은 수몰민에 대한 아픈 기억을 고스란히 녹여냈다. 지난 2001년 용담댐이 건설되고 담수가 시작되자 이곳은 진안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었다. 새벽녘 피어오르는 몽환적인 풍경을 담기 위해 전국의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용담호를 찾는다. 하지만, 용담호는 단지 경치 좋은 곳이 아니다. 도민들에게 생명수를 공급해주는 전북의 젖줄이다. 과거 전주와 익산, 군산, 군장지역 등 이른바 전주권은 물이 부족해 봄 가뭄 때만 되면 제한급수가 되풀이 되곤 했다. 용담댐 건설사업은 이와 같은 전주권 용수난 해결을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2001년 완공된 용담댐은 국내 댐 중에서 다섯 번째로 크다. 물 8억1500만 톤을 가둘 수 있다. 이 물은 전주익산군산김제완주충남 서천금산 등 120만 명의 생활용수(수돗물)로 사용된다. 8개 시군에 1일 평균 138만 톤을 공급하며 무공해 수력 에너지를 연간 209.9gwh(기가와트) 발전 공급한다. 금강 중하류지역의 홍수 등 물 관련 재해예방에도 기여하고 있다. 1조원대의 사업비가 투입된 용담댐. 지난 1995년 댐을 짓는 공사가 시작되면서 한 집 두 집 고향을 떠나 뿔뿔이 흩어졌다. 댐 건설로 진안군 6개 읍면 68개 마을이 물에 잠겨 주민 2864가구, 1만2000명이 조상 대대로 살아온 터전을 떠나야 했다. 진안은 용담댐 건설 이후 인구 감소, 농업임업 생산기반 상실, 안개 등에 따른 주민 건강 문제와 농작물 피해, 개발행위 제한, 지방세 감소 등 지속적인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 이런 아픔 속에서도 진안군민들은 전북도민의 생명수인 용담호를 지난 20년간 지켜왔다. 민관이 용담호 수질관리 자율실천을 다짐하고 대청결 운동에 적극 동참하며 친환경 제품사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초제 안쓰는 우렁이농법은 물론 쓰레기 3NO운동 추진, 친환경 제설재 사용 등 청정환경 지키기에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쳐왔다. 그 결과 용담호는 현재 좋음 등급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호소내 부영향화 등 수질오염 원인이 되고 있는 총질소(TN)는 담수초기 1.96ppm에서 1.43ppm으로, 총인(TP)은 0.02ppm에서 0.007ppm으로 줄었다. 단순 산술적으로 보면 상류 지역의 지속적인 예방활동과 더불어 자율적인 관리체제에 의한 노력이 효과를 본 셈이다. 상류 유입하천의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도 담수 이전 1.3ppm에서 최근 0.9ppm으로 좋아졌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용담호 맑은 물의 안정적인 공급능력을 지속적으로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수혜지역의 관심과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치단체간 협력과 공조체계를 구축하고 오염원 제거 및 차단에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무엇보다 댐 지원사업 출연금 비율 현실화 등 중앙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 농산물 팔아주기 등 수혜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뒤따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다. 물이 없으면 생태계가 존재할 수 없다. 풍부하고 맑은 물이 없다면 개인의 건강도, 국가의 발전도, 삶의 질 향상도 기대할 수 없다. 또한 물은 우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대체할 수 없는 귀중한 자원이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진안군민 모두는 용담호 맑은 물 지키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전춘성 진안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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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1 18:48

정치인 메르켈 총리의 덕목

독일에서 유학중인 지인 부부가 안부를 전해왔다. 부부는 젊은 신학도 들이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로 위기를 맞은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보며 그들의 안부가 궁금했었다. 신학대를 막 졸업한 이들은 목회활동으로 연고가 없는 전주에 와서 살았다. 전주의 작은 교회 소속 교역자였던 남편과 같은 길을 가면서도 경제적 여건을 위해 또 다른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 했던 아내는 두세 가지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꾸렸다. 부부는 지난해 연말,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목회활동을 하며 신학을 더 공부하고 싶다는 꿈을 안고서였다. 한 달이 지나고서야 시간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간신히 찾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럽에도 코로나가 닥쳤다.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여러 국가들의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이들의 안부였다. 주거와 일자리 등 어느 것 하나도 안정되지 않았을 초짜(?) 유학생 부부에게 코로나가 몰고 온 상황이 얼마나 큰 고통을 안길까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의외로 침착했다. 이유가 있었다. 그즈음 독일 메르켈 총리가 대국민 기자회견을 했다. 2005년 총리가 된 이후 처음으로 전국 방송으로 중계된 메르켈 총리의 기자회견 내용은 세계적으로도 관심사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백신도 없고 치료약도 없다는 것, 국민의 60~70%가 감염되어 항체가 생길 때야 비로소 끝날 수 있다는 것, 지금이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의 위기상황이라는 총리의 회견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면서도 단호하고 명징했다. 그럴듯한 수사나 몸짓을 사용하지 않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진정성 있게 설명했다는 독일 언론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국민들을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지 않도록 침착한 어조를 유지했다는 평까지 더해졌다. 그즈음 메르켈 총리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는 80%를 훨씬 웃돌았다. 두 달여 지난 지금 독일의 코로나 확진자는 178,473명(5월 21일 기준)에 이른다. 세계 최고의 의학과 제약기술을 갖고 있는 국가임을 감안하면 코로나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사망자는 8144명에 그친다. 독일 정부의 단호한 조치가 이어지면서 주요도시에서는 공공생활 조치에 대한 항의와 시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독일 국민 다수는 여전히 정부의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는 보도가 주목을 끈다. 메르켈 총리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두텁다는 증거일 터.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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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0.05.21 18:44

한 사람의 힘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 이탈리아 작가 파올로 조르다노는 <전염의 시대를 생각한다>(2020)라는 책에서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새로운 전염병은 어쩌면 지금 꼭 필요한 생각으로의 초대일지도 모른다. 유예된 활동, 격리된 시간들은 그 초대에 응할 기회이다. 무엇을 생각해야 하느냐고? 우리는 단지 인간 공동체의 일부가 아니라는 것. 섬세하고 숭고한 생태계에서 우리야말로 가장 침략적인 종이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생각의 시간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여기에 이르렀는지, 어떻게 되돌아가고 싶은지 등을 생각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서 이 모든 고통이 헛되이 흘러가게 놔두지 말자.고 말한다. 정확한 지적이다. 이 전염의 시대에 우리는 생각을 하지 않거나 쓸모없는 생각을 한다. 그저 매일 업데이트되는 정보를 보면서 불안과 안도의 감정에 솔직하게 반응할 뿐이다. 그리고 불안을 야기하는 바이러스 확산 주범을 찾아 분노하고 비난한다. 그런가하면 알 수 없고 어찌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에 빠져 있기도 한다. 사람들은, 언제쯤이면 상황이 나아질 것인지, 우리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묻는다. 하지만 묻는 이들도 알고 있다. 여기에 정확한 답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그저 서로에게 정답 없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잠시나마 불안을 떨쳐보려고 애쓸 뿐이다. 수많은 예측은 빗나가고, 막연한 희망은 무너진다. 상황이 바뀌는 것은 없다. 우리가 원하는 일상으로의 복귀가 지연될 뿐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듯하지만 다시 제자리에 서 있다. 이 지연과 반복을 견디는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의 대부분이다.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의 한 복판에서 그나마 생각한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 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건너가고 있는 이 시간의 흐름을 생각하고, 여기까지 이르게 된 인류의 삶을 생각하고, 언젠가 종식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상황 이후의 세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으면서 국가의 역할과 정체성, 기본소득의 필요성에 대해, 수많은 방역과 검사와 역학조사, 진료 등을 통해 지방정부와 공공의료에 대해 생각한다. 일상의 변화에 따라 삶과 인생, 가족, 공동체, 생태환경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감염과 전염의 근본적인 의미를 생각해본다. 언론에 보도된 학원강사발 코로나19 감염 확산이라는 감염 경로는 한 사람이 어디까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것인지 새삼 깨닫는다. 일터와 삶터를 통해 만나는 타인에게 일종의 감염이 진행되고, 감염된 주체는 또 다른 타인을 감염시킨다. 이렇게 반복되는 감염이 결국 전염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모든 전염은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 한 사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 사람의 생명이 귀하다는 말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무서운 전염병 대란이 고작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뜻한다. 지금 우리가 주목하는 한 사람은 대구 신천지 신도나 인천 학원강사의 사례처럼 부정적인 사례인 것은 맞지만, 역설적으로 한 사람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생각해보면 다른 상상이 가능하다. 바이러스 감염의 주범으로서 한 사람이 아니라 전혀 다른 사회적 가치들을 감염시키고 확산시키는 한 사람을 상상하는 것이다. 결국 한 사람의 힘을 생각하자는 말이다. 이때 힘은 일방적인 권력이라기보다는 일종의 효과에 가까울 것이다. 한 사람이 무제한적인 힘을 행사함으로써 어떤 일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구조와 관계, 우연성, 상호성 등으로 구성된 복합적인 것이다. 한 사람이 의도하거나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시작점을 찍는 행위에 가깝다. 한 사람은 악하고 부정적인 것의 숙주가 될 수도 있지만 선하고 아름다운 것을 나누는 최소이자 최선의 단위이다. 그 한 사람의 힘을 주목해보자. 내가 오늘 하루 만나는 사람, 동물, 풍경에 보내는 눈빛과 몸짓, 말이 모여 그 사람이 감염되고,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또 다른 사람을 감염시킨다고 상상해보자.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라 공존과 협력, 연대와 희망, 우정과 환대, 공감과 위로, 감동과 찬사를 전파하고 전염시키자.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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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1 18:44

등교 개학 불안 여전, 생활방역 빈틈없게 해야

코로나19 사태로 다섯차례나 미뤄졌던 등교 개학이 20일부터 고3 학생들을 시작으로 이뤄졌다. 개학 첫날 도내 133개 고등학교 3년생 1만7천여명과 60명 이하 유치원중고등학교 404곳 등 모두 2만6천여명이 예정 개학일을 80일 넘겨 학교를 찾았다. 그리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긴장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개학 첫날 부터 수도권 학교에서 확진자 발생으로 학교내에서의 집단감염 우려를 가중시켰다. 인천과 경기도 안성시 75개 고교에서는 학생들의 확진자 접촉 가능성 때문에 개학 첫날 등교 중지 또는 귀가 조치가 내려졌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에 따른 확진자 발생 여파다. 교육부가 고3생 부터 등교수업을 시작한 것은 이태원 집단감염으로 급증했던 신규 확진자 발생이 방역당국이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고3 학생들의 수능등 학사일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고3 학생들의 개학을 더 미룰 경우 대학입시 일정 변경까지도 불가피해진다. 등교 개학 첫날 도내 각 학교는 등교때 부터 마스크 착용과 발열체크, 교실급식실에서의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 지키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교사들의 통제 밖 공간인 복도나 화장실 등에서의 방역수칙 준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다 보니 순간적으로 방역수칙을 놓치기 마련이다. 식사후 양치하면서는 마스크를 벗고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등교 개학은 학교에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장기적으로 코로나19에 대처할 수 있는 생활방역의 정착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시험대라 할 수 있다. 학교 특성상 학교에서의 감염은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고, 감염된 학생은 증상이 없더라도 가족을 감염시키는 조용한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학부모와 학생 모두가 불안감 속에 등교 수업을 하는 만큼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 다음주 부터 1주 간격으로 나머지 학생들의 등교도 이어진다. 교육당국과 학교는 학생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방역에 빈 틈이 없도록 해주기 바란다. 지역사회도 학교 방역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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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5.21 18:44

무산된 공공의대법, 21대 국회 첫 입법 돼야

남원 서남대 의대 폐교에 따른 대안으로 추진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안이 결국 20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자 보건복지부에서 남원에 대학 설립 부지까지 마련해 놓았지만 야당과 의료단체의 반대로 인해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감염병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방역의료망 구축이 시급한 시점에서 공공의대법 제정이 정쟁의 희생양이 된 것은 전북도민을 분노케 만들고 있다. 문제는 21대 국회에서도 남원 공공의료대학법 제정이 순탄치만은 않다는 데 있다. 공공의대법 입법이 20대 국회에서 무산되자마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체적으로 공공의대 설립을 공언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메르스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사태에 따른 공공 의료인력 확충 필요성을 이유로 공공의대 설립 명분을 내세웠다. 서남대 의대 인수전에 나서기도 했던 서울시는 직접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안과 다른 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설립하는 안 등을 검토하면서 21대 국회에서 공론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권에서도 의대 유치전에 발 벗고 나선 것도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이번 21대 총선에서 목포와 순천광양곡성구례 지역구의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각각 자기 지역구에 의대 유치를 1호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재인 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도 이들 당선자와 제각각 의대 설립을 위한 정책연구 협약을 맺어 의대 유치전을 가열시켰다. 이제 남원 공공의대법 국회 통과는 21대 국회의원 몫이 됐다. 20대 국회는 전북 정치권의 사분오열로 결집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21대 국회는 집권당인 민주당이 지역구를 거의 독차지 했다. 그만큼 민주당 당선자의 역할이 중요하고 기대 또한 크다. 분명한 것은 남원 공공의과대학 설립은 서남대 의대 폐교에 따른 정부의 후속 대책이다. 대통령과 민주당에서도 약속한 사안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공의대의 중요성과 시급성이 제기되면서 설립 당위성도 충분하다. 따라서 21대 국회의 첫 입법 과제로 남원 공공의료대학 설립법이 제정되어야 마땅하다. 또한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기 위해선 공공의대 소재지에 관한 규정을 법안에 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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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5.21 18:44

세상을 바꾸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회장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이 조그마한 물체가 이렇게 세상을 시끄럽게 할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사스(SARS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메르스(Mers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때와 유사한 바이러스지만 그 당시 이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이렇게 세상을 심각하게 만들었는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더욱 지금이 어느 시기입니까? 21세기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이지 않습니까? 18세기 영국에서 제 1차 산업혁명이 일어난 이래 100년 후 제 2차 산업혁명이 오고, 그 이후 100년이 지나 제 3차 산업혁명이 왔고, 이후 50년도 채 안돼 2010년대에 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아마도 30년 후엔 제 5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지 않을까 추정됩니다. 제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기술, 드론,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바이오테크놀로지 등이 주도합니다. 컨셉으로 말하면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의 기술로 모든 산업을 이끌어 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기에 바이러스와 미생물에 막혀 세상이 돌아가지 않게 되는게 더욱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런 연유로 필자가 생각해보니 우주 자연의 원리 속에서 이러한 현상들이 발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첫째는 정반합의 원리인 것 같습니다. 지구상의 여러 생물이 존재하지만 인간이 지구를 점령하여 엄청난 속도로 번창하면서 지구를 괴롭히고 있고 더 나아가 우주로의 진출 등 매크로(macro)한 일들이 크게 진행되고 있어 마이크로(micro)한 것들이 우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바이러스와 미생물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하나는 사이클링의 법칙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별들도, 사람도, 기업도, 모든 생물도, 모든 제품도 태어나면 흥망성쇠를 거쳐 결국은 사라져 버린다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코로나 사태 비슷한 일들이 많이 존재했습니다. 천연두 등 역병이 전 세계를 휩쓸고 간 적도 있었습니다. 역사는 돌고 도는 것입니다. 따라서 바이러스의 지구 점령은 이번뿐만이 아니고 꾸준히 있어왔다는 사실입니다. 또 하나 생각해본 화두는 우주의 모든 물체는 변한다는 것(Change) 입니다. 앞으로 코로나19도 변종이 예상되고, 모든 물체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화합니다. 이 변화의 속도는 과거 우리가 경험했던 것보다 앞으로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될 것입니다. 아마도 이와 같은 우주자연의 원리 속에서 우리는 제 4차 산업혁명도 겪고 있고 코로나19 사태도 겪고 있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제 4차산업과 코로나19의 시사점은 우리가 이 지구의 자연 현상을 잘못 건드리면 이런 대가를 치른다는 교훈을 주는 사건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이러한 현상들은 우리 삶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큰 변수라는 사실입니다. 현재 지구에 살고있는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역동적 변화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잘 대처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세계 속의 리더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더군다나 전북 지역은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살기 좋은 전북, 선진사회의 표본 전북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봅니다. 우리 모두 이 시기를 현명히 대처하여 행복한 우리 미래가 펼쳐지길 기대해봅니다.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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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0 17:54

임을 위한 행진곡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한국학 박사 문재인 대통령은 재임 원년인 2017년에 제37주년 5.18 기념식 제창곡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지정해 부르도록 관련 부처에 지시했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정부가 1997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정부 기념일로 지정한 후 2008년까지 제창 형식으로 불린 민중가요이다. 이후 제창은 2009년부터 종북 논란의 이유로 합창 형식으로 전환되었고 2010년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 대신 경기민요인 방아타령을 식순에 넣어 거센 비난을 받고 철회하기도 했다. 제창은 참석한 모든 이가 함께 부르는 음악의 형식이다. 그리고 합창은 여러 화성을 만들어 함께 부르는 노래 형식이긴 하지만 이 또한 누구나 다 같이 부를 수도 있는 형식이 바로 합창이다. 그러나 정부는 별도의 합창단이 노래를 부르면 나머지 참석자는 따라 부르지 않아도 무방한 형식이라 공지하며 의식적인 동참을 회피했었다. 이후 이러한 제창과 합창은 각각의 논리와 변(辯)으로 서로의 정치적 의미를 내포했고 화합을 추구하는 민주적 추모 행사에 전대미문의 음악적 궤변이 만들어졌다. 그 결과 국가가 인정한 민주화 추모 행사에 애매한 음악의 갈래로 의미 부여를 혼란시켰으며, 때아닌 경기민요의 등장으로 성급한 정책의 혼돈만을 남겼다. 다시 돌아온 5월 18일. 옛 전남도청 앞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온 세계로 울려 퍼졌다. 코로나19의 어려운 시국에도 국민들은 한마음으로 마음속 깊이 응어리졌던 노래를 부르며 선열(先烈)의 정신을 세상 밖으로 용출시켰다. 우리나라에 전해 오는 음악은 대부분 마음에서 나온다. 우리 선조들은 소중한 분을 잃었을 때 그 앞에서 곡을 했고, 힘든 일을 할 땐 노동요로 그 고됨을 이겨 냈다. 이렇듯 우리 민족은 공동체 삶 속에 희로애락의 노래를 자생적으로 만들어 불렀고, 그 멜로디와 가사를 통해 더 나은 세상,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런 이유로 우리의 역사는 한 시대를 대변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만들었고 그 노래는 국민들 가슴속에 자리 잡아 한 시대의 위안이자 노래로 남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지나간 아픈 역사적인 산물로 만들어진 노래이다. 비장한 단조의 멜로디는 역사의 뒤안길이요, 흐르는 곡의 4/4박자는 우리들의 맥박이다. 그리고 외치는 간결한 가사는 우리 역사의 심장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통해 처절하게 돌아가신 유공자들의 영혼을 달래 줄 수 있다면, 또한 우리의 후대들로 하여금 다시 이러한 역사의 불행이 오지 않게 동기 부여를 한다면 제창이 중요하리요, 합창이 뭐 그리 중요하리요. 우리의 대통령은 지난 후대 정부의 정책에 대해 많은 개혁을 실행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소중히 함께 부르고 싶어 했던 임을 위한 행진곡의 울림이다. 다시금 국가적 추모 행사에 때아닌 방아타령이 언급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또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과 합창이란 음악적 논쟁 앞에 멈추지 않고 아픔 없는 나라를 위한 민중의 노래로 남아 그 의를 돌아보며 영원히 함께하는 역사적 산물이 되기를 소원해 본다.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한국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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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0 17:54

전주시 ‘착한 집세운동’ 확산에 동참하자

전주시가 착한 집세운동을 시작했다. 원룸, 오피스텔, 아파트, 단독주택 등 세입자들의 고통을 분담하고, 주거 안정을 돕기 위해 집세를 내리자는 내용이다. 코로나19의 습격으로 온 나라가 어려운 가운데 전주시가 전국에서 처음 시도한 재난기본소득 지급과 착한 임대료운동, 해고 없는 도시선언에 이어 4번째 시리즈다. 전주시의 이러한 시도는 중앙정부의 발상을 뛰어넘는 정책으로 칭찬받을 만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크게 공감을 표했다. 과거 관치시대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의 지시를 획일적으로 따르는 게 당연시되었다. 하지만 지방자치가 일정 궤도에 오르면서 자치단체의 참신한 정책이 중앙정부에 반영되고 전국으로 확산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이번 전주시의 사례가 그러하다. 전주시내 주택 건물주 33명이 참여한 착한 집세 상생협약은 전주시가 지난 2월 전국에서 처음 시도한 착한 임대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협약체결로 385세대 임차인은 앞으로 3~5개월 동안 집세의 10~30%를 덜 내게 되었다. 착한 임대운동처럼 나비효과를 일으켜 전주시는 물론 전북, 나아가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실제로 착한 임대운동은 다른 자치단체, 공공기관, 기업, 종교계, 연예계까지 번져 위기 극복의 출구역할을 톡톡히 했다. 중앙정부도 이에 호응해 내린 임대료의 절반을 세액공제로 돌려주기로 했다. 전주시내 175개 사업장이 참여한 해고 없는 도시 상생협약은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단 한명의 근로자도 해고하지 않고 고용을 유지키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전주시는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기업들에 6개월간 보험료를 지원키로 했다. 이러한 운동은 코로나19로 인한 초유의 위기를 강력한 사회적 연대를 통해 이겨나가기 위한 지혜라 할 수 있다. 비록 전주시라는 관이 불씨를 지폈으나 결국 사업주와 건물주 등 민이 적극 참여하지 않으면 꽃피울 수 없다. 또 추진과정에서 의욕이 너무 앞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령 전국에서 가장 먼저 횃불을 치켜든 재난기본소득의 경우 당초 중위소득 80%이하로 잡았다가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 기준으로 바꿨다. 그리고 4월 24일까지 접수를 받기로 했으나 신청이 저조해 5월 1일로 연장하는 등 현장에서는 혼란이 만만치 않았다. 이번 착한 집세 운동도 좋은 취지에서 출발한 만큼 모두가 동참해, 위기극복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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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5.20 17:47

5조원 재개발사업 지역업체 참여 제도화하라

언제부턴가 지역의 재개발사업 시장을 대기업이 독식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큰 데다 중앙의 아파트 브랜드를 선호하는 주민 정서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에 지역 건설업체들이 참여하지 못한 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해야 하는 실정이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제도적인 개선대책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현재 전주에서 추진되는 재개발사업은 13개 구역 1만5000세대에 이른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2006년 16개 구역이 예비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물왕멀구역 등 일부 사업지구는 마무리되고 현재 진행되고 있거나 향후 추진될 재개발사업 규모다. 바구멀1구역(1390세대), 태평1구역(1319세대), 효자구역(1266세대), 감나무골(1980세대), 기자촌구역(2100세대), 동양아파트 인근 구역(686세대), 하가지구(1828세대 예정) 등이 대상 지역들이다. 나머지도 추진중 또는 사업인가 단계에 있다. 이같은 재개발 사업지구의 시공사는 현대산업,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금호산업, 포스코, 한라건설, 롯데건설 등 중앙의 대기업들이다. 모두 대단위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조합원들로부터 기본 분양물량을 확보한 이른바 황금시장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10년 이상 지역에서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데도 도내 업체는 단 한건도 없다는 사실이다. 재개발사업 규모가 5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같은 막대한 지역자금이 역외 유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전북지역 아파트시장은 도내 주택건설업체들의 자본력 취약 때문에 중앙과 광주전남 업체들이 좌지우지했다. 혁신도시, 에코시티, 만성 법조타운, 효천지구 등이 그런 곳들이다. 가뜩이나 지역업체들의 박탈감과 상실감이 큰 마당에 5조원 규모의 지역자금이 역외 유출된다면 지역경제는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게 뻔하다. 따라서 재개발사업에 지역업체가 시공에 참여할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을 제도화해야 마땅하다. 도내에도 유명 브랜드업체와 기술경쟁에서 뒤지지 않을 업체가 많다. 대형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에 참여하거나, 최소한 5% 범위에서 의무적으로 건립해야 하는 임대아파트를 지역업체가 시공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정치권과 전북도는 흘려듣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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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5.20 17:47

바람직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의회의 역할

정성균 순창군의회 의장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는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되었으나, 5ㆍ16 군사정변으로 지방의회가 강제 해산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완벽한 지방자치제도가 제대로 시행된 건 기초의원, 자치단체장을 주민의 투표로 뽑았던 1995년 6월부터이다.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출범한지도 어느덧 25년이라는 청년의 나이를 넘으면서 이제 주민들은 지방자치의 필요성보다도 어떻게 하면 진정한 민의를 반영하면서 지역을 선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에 더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갖고 있다. 이러한 군민의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여 청년의 지방자치가 더욱 성장하고 아름다운 중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발전을 기반으로 하는 성숙한 지방자치의 실현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현재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제도적 한계 속에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방의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방의회는 자치단체와 상호 견제 및 균형 속에서 합리적인 지역 발전이라는 명제로 상생의 노력과 더불어 주민의 참여 속에 지역특성을 고려한 발전 계획을 함께 논의하는 등 지방자치가 풀뿌리 민주주의로 성장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며, 우리의 역사적 사명 또한 이에 있다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자치단체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중앙과 지방의 관계를 협력적 동반자 관계로 전환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조속한 시일 내에 통과되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의 불균형적인 구조와 제도적으로 불합리한 지방자치 구조 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기초의원 정당권 배제, 조례 청구제도 개선, 자치분권 영향평가제 도입, 주민자치회 근거 마련등 지방자치제도의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내용을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자치는 의회와 군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으로 군민들의 지방자치에 대한 욕구와 기대는 더욱 높아 가는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의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세와 태도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본다. 충실한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다양한 법률 지식을 습득하여야 하고, 이에 필요한 전문성과 의정 능력 향상을 위하여의정 연찬회, 퓨처마킹, 전문 교육등을 통해 부단한 공부와 연구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3선 의원을 거치고 의장으로 선출되면서 동료 의원들에게공부하는 의원의 자세를 강조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지방자치의 제도적인 문제와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요인들도 분명 존재하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덕목을 갖추고 지역 발전을 위한 발전적인 방안과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지역발전의 비전과 희망을 군민과 함께 한다면 이 시대가 진정으로 요구하는 지방자치가 실현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퓨처마킹(벤치마킹을 넘어 미래지향적이고 창조적인 것을 찾는 것) /정성균 순창군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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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0 17:47

시·군 소멸 위기

매년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표하는 지방소멸지수를 보면 전북의 미래는 암울하다. 지난해 말 발표한 지방소멸지수에 따르면 전라북도는 14개 시군 중 11개 시군이 소멸위험 지역에 포함됐다. 전주 군산 익산을 제외하곤 모두 소멸 위기에 처한 게 현실이다. 전북의 지역 성장동력으로 타 시군의 부러움을 샀던 완주군도 지난해부터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완주산업단지와 완주과학산업단지 완주테크노밸리산업단지 삼례농공단지 등 대단위 산업입지를 구축하고 전라북도의 내륙산업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완구군 인구는 한때 10만 명에 육박하면서 남원 김제를 추월해 정읍시를 바짝 뒤쫓았지만 현재는 9만1000명 선으로 내려앉았다. 시군 소멸 위기는 전북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2015년부터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지방소멸지수를 도입한 이래 소멸 위기 지역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5년 75곳에서 2018년 89곳, 지난해 말에는 97곳으로 증가했다. 전국 228개 시군구 중 42.5%가 소멸위험 지역이다. 전라북도 역시 소멸위험지수가 광역자치단체 중 세 번째로 낮았다. 전남이 0.44로 가장 낮았고 경북 0.50에 이어 전북이 0.53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는 강원 0.54, 충남 0.63 순이다. 비교적 소멸위험이 덜한 곳은 세종(1.56) 울산경기(1.09) 서울(1.02) 정도다. 소멸위험지수는 한 지역에서 20~39세의 여성 인구 수를 해당 지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수로 나눈 값으로, 지수가 0.5 미만이면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즉 인구 재생산 주기인 30년 뒤 현재 인구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지역의 공동체 기반이 붕괴하고 사회경제적 기능을 상실한다는 의미다. 소멸위험지수는 일본 도쿄대 마스다 히로야 교수가 지난 2014년 일본 내 지방이 쇠퇴해가는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 내놓은 분석 기법에 기초해 개발됐다. 지역 소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남과 경북은 지난해 상호협력 협약을 맺고 인구소멸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에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재경 전북도민회를 비롯해 전국 7개 도민회가 참여하는 전국도민회연합도 지난해 11월 여야 국회의원을 초청해 지방소멸 대응 특별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도 가졌다. 시군의 소멸 위기 해소는 지역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범국가적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 지방의 소멸을 방치하면 국가가 공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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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20.05.2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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