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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개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4일 오전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763명으로 늘었고, 7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정부도 위기 경보수준을 지금 까지의 경계 단계서 심각 단계로 격상시켰다. 지난 2009년 11월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 이후 11년만에 최고의 방역 수준이다. 세계적으로도 발원지인 중국을 포함 32개 국가에서 7만8800여명의 확진환자가 집계되고 있다. 자칫 팬데믹(대유행)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위세가 이처럼 만만치 않다보니 백신에 대한 관심과 갈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공인된 치료제 없이 백신 개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더욱 막막하게 느껴진다. 코로나19 처럼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날 경우 바이러스 분리에서부터 백신을 개발해 임상과정을 거쳐 투약하기 까지 적잖은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류는 그동안 여러 백신을 개발해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대처해 왔다. 1796년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개발된 천연두 백신은 당시 사망률 40%에 달하던 천연두 극복에 성공하면서 천연두를 지구상에서 퇴출시키는 개가를 올렸다. 이후 계속된 연구 개발로 19세기 들어 장티프스, 콜레라 백신등이 선보이고, 백신의 대명사 격인 결핵 예방백신 (BCG)까지 개발됐다. 이같은 노력에도 아직까지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감염병도 있다. 에이즈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 질환이 인류를 여전히 괴롭히고 있고, 최근에 메르스나 사스도 유행했지만 아직껏 백신 개발에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수시로 변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백신을 개발했다 해도 바로 실용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몇 단계의 임상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잘돼서 성공한다 해도 인체 투약이 가능하려면 빨라야 1년, 그 이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리도 국립 보건과학원과 한국 화학연구원등이 백신 개발에 착수하고,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기업들도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희망을 가져야겠지만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WHO 사무총장도 코로나19 백신 완성에 적어도 18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빠른 시일내 코로나19 백신을 공급 받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지금은 현실적으로 어떻게든 확산을 막는데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미국질병예방센터(CDC)는 손 씻기 등의 셀프 백신(doityourself vaccine)이 현재 최고의 코로나19 예방법이라고 권장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감염 예방 행동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최선의 예방 백신이라는 얘기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2.24 16:46

전주 한옥마을 관광트램에 대해

장태연 전북대학교 교수 전주 한옥마을 관광객 감소에 따른 대비책으로 내부순환 관광트램이 고려되고 있다. 과거 전주시가 추진했던 대중교통 경전철과는 다른 관광교통수단이다. 슬로우시티(slow city) 한옥마을 정체성과 상업화를 위한 관광트램과의 관계가 좀 어색하지만 순수하게 교통계획 측면에서 생각해 본다. 교통의 주목적은 접근성이다. 외국의 경우 낙후된 구도심의 재생을 위해 트램, 버스 등의 교통시스템을 구축하고 접근성을 높여 지역을 상업적으로 성공시킨 사례는 많다. 상업화된 지역을 운행하는 교통은 관광교통수단이 된다. 미국 덴버가 거의 폐허가 된 구도심 2.0km 구간에 무료 하이브리드 버스를 도입하여 하루 평균 관광객 10만여 명을 유치한 것은 구도심 활성화의 대표적 사례이다. 전주시는 트램을 참고하기 위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관광트램을 견학하고 왔다. 크라이스트처치는 인구 약 38만명, 면적은 전주의 7배로서 인구 밀집도가 낮고 여유로운 가로와 쾌적한 도시경관을 갖고 있다. 이 도시의 트램은 국내 시티투어 버스와 유사하게 도심의 관광지점을 50분 정도 순환한다. 영국식 건물과 조화를 이루면서 박물관, 미술관, 식물원, 대성당, 쇼핑 및 식당, 광장 등 주요 관광명소 접근을 위해 17개 정류장을 운행한다. 교통을 파생수요(derived demand)라고 한다. 주요 목적지에서 어떤 이익을 얻기 위해 교통을 이용한다는 의미로서 교통은 주목적이 될 수 없고 주요 활동을 돕는 수단이다. 즉, 트램은 그 자체가 관광이 아니라 주요 관광명소 접근이나 방문을 돕는 교통수단이라는 것이다. 크라이스트처치 관광객은 트램을 타보려고 이 도시를 방문하기 보다는 주요 관광명소의 접근을 위해 트램을 이용하며 도시 분위기와 맞게 빈티지 트램이 관광화가 되었다. 물론 놀이기구처럼 행위 자체를 즐기는 경우도 있지만 관광명소 없이 트램만을 타보려는 관광객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옥마을은 충분히 보행으로 관광이 가능도 하지만 외국 사례처럼 되려면 트램에 탑승하여 한옥 주변을 구경하거나 승하차하면서 체험할 정도로 지금과 차별화되는 매력적이며 강한 관광요소가 있는지 우선 파악해야 한다. 좁은 도로에서 운행이 가능해도 언론에 보도된 태조로, 전동성당길, 경기전길, 전주천동로, 향교길, 은행로 등의 트램노선은 그동안 보행을 기준으로 정비되어 왔다. 관광계절에 사람과 차량의 혼잡에 트램까지 더해지는 상황과 골목형태의 가로, 한옥, 트램의 어울림도 검토되어야 한다. 파생수요 개념에서 한옥마을도 여러 관광명소 중의 하나이다. 전주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한옥마을 콘텐츠를 보강하거나 전라감영, 성곽발굴 및 쇼핑, 기타 도심에서 관광거리들을 찾아내는 등 관광 성장동력에 대한 노력이 선행되고 접근성을 높이는 수단으로서 관광교통을 고민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지. 당연히 관광교통은 도로여건에 따라 다양한 수단이 응용될 수 있다. 한옥마을 트램과 관광객 증가는 공학이나 기술 외에 관광 및 사회경제학적 측면에서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트램이 단기간의 관심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서는 신중한 검토와 공감대도 요구된다. 여전히 한옥마을 정체성이 무엇인지 궁금하면서, 교통이 파생수요 개념에서 벗어날 경우 투자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장태연 전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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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4 16:33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농업농촌의 영향 및 대응

이승형 삼농연구소장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치사율은 낮지만 초기 전파력이 매우 강해 사람들의 다양한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결국 문재인대통령이 주재한 범정부대책회의에서 위기경보를 기존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하기로 하여 사회, 경제 분야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위기경보 격상 이후 좁은 실내공간에서 개최되는 행사나 대중이 밀집하는 행사는 자제하고, 특히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에서도 가급적 식사제공을 자제할 것을 부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초중고 개학 및 입학식 연기 등이 이어지다보니, 농산업, 외식업, 관광업을 비롯한 중소상공업이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화훼산업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졸업식과 입학식 및 각종 행사까지 대부분 취소연기돼 화훼 수요가 급격하게 줄면서 가격까지 폭락하여 큰 위기에 빠져있다. 덩달아 외식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하였고, 설상가상 학교까지 휴교 및 개학 연기로 인해 급식업체의 원료농산물 발주량까지 뚝 떨어졌다. 양돈농가도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이후 소비가 위축고, 현재 돼지 한 마리를 도축할 때마다 10~15만 원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외식업계의 불황과 연계되어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 수요가 많은 상추깻잎 등 엽채류는 올겨울 일조량 부족으로 생산량이 줄었음에도 시세가 평년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향후 코나로-19 바이러스 사태가 조기에 진작되지 않을 경우, 각종 행사 취소 및 개학 연기로 인한 농산물 수요 감소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른 한편 딸기를 비롯한 각종 농업체험 및 숙박활동을 포함한 농촌관광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농업인 학습단체 행사 모임은 물론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대부분 잠정 연기된 상태다. 게다가 고령화, 여성화 등으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농촌 현장에서는 고질적 인력난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 우려로 노동력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시군이 외국 지자체와 협의해 노동자 도입의향서를 제출하면 법무부에서 90일~5개월간 단기취업 비자를 발급,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계절 외국인 근로자제도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추이를 살피며, 외국인노동자들의 입국시기를 조정해야 하는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농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반찬가공, 밀키트, HMR(가정간편식) 및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가 온라인에서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위기상황에서 스스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농업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 정부 및 소비단체가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또한 농산업 종사자 스스로의 대응전략이 모색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우리 농산업은 상품, 소비자, 채널의 세가지 특성 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농가 및 농식품 경영주는 자신의 상품, 소비자, 채널에 대해 아주 미세한 혁신들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농산업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지만, 변화를 이끌어가는 선도적인 농산업 종사자들이 새로운 툴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것이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 갈 것이다. /이승형 삼농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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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4 16:33

경계할 민심왜곡

민주당이 어렵게 1차 공천작업을 끝냈다. 전주병과 군산은 추가모집까지 했으나 후보적합도에 앞선 당초 후보를 단수공천했다. 전주갑 등 6군데는 당내 경선을 3월초 쯤 실시해 공천자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각 후보들이 이렇게 공천작업에 목을 맨 이유는 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해서 젖 먹던 힘까지 쏟아냈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여론조사를 통해 얻은 후보적합도와 5개항에 걸친 면접조사를 통해 1차 공천자를 결정했다. 어떤 원칙과 기준도 보편타당성을 내세워 만든다. 하지만 제도를 만든 것이나 운용하는 것도 모두 사람이 하기 때문에 완벽할 수는 없다. 각계에서 대표성을 지닌 18명이 심사위원이 돼서 공천작업을 마쳤지만 낙천자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수 있다. 납득할 수 없다고 이미 재심을 청구한 후보도 있다. 하지만 공천작업은 정치행위다. 어떻게 해야 민주당 지지가 높은 전북에서 전원 당선시킬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웠을 것이다. 그래야 민주당이 제1당 지위를 그대로 유지, 문재인 정부가 후반부에 안정되게 국정을 이끌어 갈 수 있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평가지표를 계량화해서 객관화시켰어도 당의 목표가 설정돼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은 있게 마련이다. 1차관문을 통과한 경선자들은 거의 친문이며 청와대 출신이다. 노무현정부 때는 친노가 중심세력으로 당정을 좌지우지했다. 지금은 친노보다는 친문이 훨씬 세다. 살아 있는 권력으로 당의 중심세력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동지적 연대감과 정권을 창출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친문은 금으로 따지면 순도가 99.9%로 이념이나 충성도가 보통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네트워크가 형성돼 피아 구분을 잘 한다. 솔직히 말해 6개월 이상 당비를 납입해서 권리당원이 된 당원들도 자신의 후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가를 잘 모른다. 인간적 관계로 당원가입해 달라고 요구해서 응해줬기 때문에 세부적인 것은 모른다. 전화여론조사를 통해 당심과 민심을 각각 50%씩 합산해서 최종 공천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전화 한통에 공천이 왔다갔다 한다. 지금 걱정스러운 것은 민심왜곡으로 안되어야 할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 전주경선은 당심과 민심이 한 방향으로 같게 나왔다. 하지만 전주갑과 다른 지역에서 역선택이 예상되면서 민의가 왜곡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 이유는 일부 선거기술자들이 외지인들의 스마트폰을 대거 전주 통신사를 통해 등록을 마쳐놓아 여론조사 때 안심번호 채택가능성을 높여 놓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우는 비단 전주뿐만이 아니고 다른 지역구도 그렇다는 것. 또 일부 후보가 교묘하게 조사된 여론조사 결과를 갖고 민심을 왜곡시키고 있다.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서 표 도둑질을 획책하고 있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이번 총선 때 역량있는 일꾼을 뽑아야 전주와 전북을 확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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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0.02.23 16:05

새만금, 새로운 문명의 시작과 그린인프라

김현숙 새만금개발청장 변산반도 국립공원에서 고군산군도로 이어지는, 새만금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광축을 방문한 사람들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감탄한다. 국립공원의 특성 상 잘 보존된 자연이 이곳을 찾아온 손님들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보는 새만금은 나무와 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섬과 가슴을 탁 트이게 만드는 넓고 푸른 바다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새만금 내부로 들어가서 주위를 둘러본다면 조금 다른 상황이 전개된다. 동서도로와 남북도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만들어진, 새만금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교차로에 서면 반경 10km의 허허벌판, 광활한 공간을 만나게 된다. 풀숲 하나 제대로 없는 그 광활함이 당혹스러울 정도다. 우리나라는 산지가 70%를 차지한다. 신도시를 건설할 때에도 이런 특성을 활용하여 손쉽게 자연환경과의 조화를 도모한다. 그러나 새만금은 사정이 다르다. 전주의 2배에 이르는 넓은 간척 매립지인 새만금은 거센 해풍과 토양 속 염분으로 인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양호한 녹지 환경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초속 22m의 강한 해풍과 하 등급의 토양으로 큰 나무의 이식은 물론 어린 묘목을 10m의 큰 나무로 키우는 데에도 20여 년 이상을 소요하게 만든다. 이런 취약한 자연환경 속에서 「새로운 문명을 여는 도시, 새만금」의 비전을 실현하기는 어렵다. 꿀을 품은 꽃에 나비가 찾아오듯, 새만금에 녹색 자연환경이 있어야 새로운 문명을 열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글로벌 명품도시 새만금의 그린인프라 조성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해외 간척지는 이전부터 그린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네덜란드 플레볼란트는 도시개발 이전에 숲을 조성하고, 개발수요가 생기면 점차적으로 건축면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토지를 활용한다. 외부 토사의 유입 없이 자연적인 제염을 실시하며 지역 안에 양묘장을 지어 묘목을 공급하고 있다. 벨기에 호보킨의 경우 매립된 준설토 지역의 저지대는 습지로, 주변은 숲으로 조성하여 자연천이를 유도했다. 조성된 생태숲에서는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천이가 지속되고 있다. 새만금도 답답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다. 이번 정부 들어 새만금 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면서, 2020년 정부 예산 1조원 돌파와 함께 새만금개발청의 예산도 작년대비 29.2% 증가한 3,310억 원으로 대폭 확대되었다. 올해 새만금개발청에서는 향후 10여 년 간의 새만금을 그려낼 새만금기본계획 재정비와 병행하여 새만금 그린인프라 기본구상 수립을 추진한다. 새만금기본계획의 비전과 목표에 따른 녹색 수변도시 실현을 위해, 공원녹지경관에 대한 세부 공간계획을 수립하고 방풍방재림 등 핵심 사업을 재정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다. 새만금의 첫 번째 그린인프라 조성지는 올해 준공될 동서도로다. 가로식재를 동서축의 녹지대로 설정하고, 주변 녹지를 최대한으로 확보하면서 꽃, 나무와 도로의 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스의 작가 샤토브리앙(1768~1848)은 문명 앞에는 숲이 있고, 문명 뒤에는 사막이 남는다.는 말로 자연의 희생을 요구하는 문명을 묘사했다. 그러나 새만금에서는 새로운 문명 앞에 놓인 이 황량한 매립지가 훗날 울창한 숲이 되기를 기원한다. /김현숙 새만금개발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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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3 15:48

투표도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

김선미 전주시 완산구 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요즘 소셜미디어에서 자주 보이는 문구가 있다. 오늘도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 오늘도 플렉스 했다 등의 문구로 주로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고가의 자랑할 만한 물건을 구매한 후 인증샷과 함께 사용하는 문장이다. 대강의 의미가 아니라 정확한 뜻을 알고 싶어서 자세히 검색해봤더니, 미래 전문가들이 제시한 올해 대표 키워드 중 가장 핫한 용어라고도 한다. 플렉스(flex)의 사전적 의미는 준비 운동으로 몸을 풀다이다.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을 구부리며 몸매를 자랑할 때도 쓰이면서 과시하다라는 의미가 더해졌고, 1990년대에는 주로 재력, 귀중품 등을 과시하다란 뜻이 되었으며, 지금에 이르러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자랑하거나 과시한다는 뜻으로 그 의미가 점차 확대되었다. 기본적으로 플렉스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기꺼이 돈을 더 지불하는 가심비를 충족해야 한다. 이 가심비만 충족해준다면 플렉스 할 대상은 주변에 차고 넘치게 된다. 아직도 욜로욜로(현재의 행복을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하는 나의 트렌디하지 못함을 잠시 탓해보며 그럼 내가 플렉스 할 만한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해봤다. 단순한 자랑이라면 모를까 타인이 봤을 때 과시한다고 느낄 만한 일은 언뜻 떠오르지 않았는데 불현듯 플렉스 할 만한 일이 떠올랐다. 바로 투표이다. 플렉스의 의미를 꼭 금전적인 성공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가심비를 충족하는 자랑할 만한 일로 확대해서 생각해 본다면 투표 역시 플렉스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현실적으로 투표권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긴 어렵지만, 후보자 선택에 있어 자신만의 명확한 기준을 지닌 투표는 그 효능감을 높여 만족할 만하게 하고 이를 통해 투표도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라는 문장을 완성케 한다. 다만, 투표가 플렉스 되려면 단순히 투표라는 행위를 했다는 것을 넘어서 투표를 아주 신중히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마치 명품을 소비하는 자세로 각 세대로 발송되는 선거공보에 담겨있는 후보자의 정견공약, 재산병역사항, 세금납부 및 체납사항전과기록 등의 자세한 정보를 두루두루 살피고, 후보자TV 토론을 통해 후보자 간의 정책을 비교 검증해 올바른 정책결정을 하는 최고의 주권행사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면 가심비를 충족하는 아주 플렉스한 투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더욱이 다가오는 2020년 4월 15일은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얼마 전 이루어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인해 대한민국 최초의 교복 입은 유권자의 첫 투표가 이루어진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이 역사적인 첫 투표를 투표도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 한다면 그런 기우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질 것이다. 햇빛을 보지 못한 꽃은 얼마 지나지 않아 생기를 잃는 것과 같이 투표 없는 선거는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을 잃게 만든다. 우리의 아름다운 미래를 투표를 통해 직접 결정하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로 플렉스 해주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김선미 전주시 완산구 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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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3 15:48

문학의 길에서 꽃심은 피어나고

문지연 최명희문학관 학예사 어느 장소든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힘이 있다. 그 힘은 그곳에 애착을 갖게 하고, 그곳에서 자란 이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기도 한다. 전주시는 도시에 자연스레 쌓인 얼을 탐구해 전주 사람들의 고유하고 특별한 성질인 대동풍류올곧음창신의 정신을 찾았다. 그리고 전주의 정신을 꽃심이란 단어에 담았다. 그중 올곧음은 의로움과 바름을 소중히 여기는 정신으로, 부당함에 맞섰던 민족정신을 상징한다. 임진왜란 때 안의손홍록오희길 등이 지켜낸 조선왕조실록이 있던 전주사고, 동학농민군 집강소를 두었던 전주성, 을사늑약 이후 서문 밖 일본인들에게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전주한옥마을, 31 만세운동이 열렸던 남문장터 등 눈에 닿는 곳곳이 기억해야 할 역사의 현장이다. 하지만, 전주를 찾는 관광객은 물론 이곳에 사는 우리조차 그 가치를 잘 모르고 있다. 역사는 문학을 매개로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작품은 머무는 공간에 대한 뚜렷한 정체성을 각인시킨다. 현실감 있게 버무려진 기록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역의 역사가 전해지고, 작품에 새겨진 삶의 자리를 보며 내 고장의 지난날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 시절을 살아냈던 우리의 문인들은 현실과 역사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고, 시대의 아픔을 글로 남겼다. 전주에서 고독의 굴레를 벗은 시인 박봉우(19341990)는 1975년 전주에 정착해 인생의 마지막을 보냈다. 전주에서 펴낸 시집인 『황지의 풀잎』(창작과비평사1976)에서 독재와 혁명의 6070년대를 시인이 어떻게 몸부림하며 부딪쳐왔는가를 엿볼 수 있다. 오늘은/완산칠봉/내일은/풍남문 근처에서/아직/전주를 알기는 이르다/당분간/시가 되지 않은/이 밤/울고만/울고만 싶어라(「전주에 와서」 중) 1987년 6월 항쟁부터 1991년까지 전주의 민주화운동을 대하서사시로 형상화한 시인 최형(19282015)도 꾸준히 시대의 아픔을 토해냈다. 그의 대표작인 『다시 푸른 겨울』(시와사회2000)에는 이윽고 모두가 중앙성당 앞에 이르러서/촛불 행진은 끝낸 셈이지만/누구라 없이 그대로 거리와 광장을 메우고 있었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시위행렬로 넘쳐나던 팔달로와 관통로, 코아백화점(현 세이브존) 광장 등 그 장소에서 함께 한 이들의 진솔한 기록이다. 작가 최명희(19471998)의 소설 「혼불」에도 의병활동, 우리말우리글 쓰기 운동, 독서회 조직, 독립만세운동 등 일제강점기 전주의 수난사와 항일투쟁의 행적이 세세하다. 기미년 삼월에 독립만세 운동이 거국적으로 벌어졌을 때, 사람들은 이 용머리 고개를 하얗게 넘어오며 목메어 만세를 불렀지.(「혼불」 10권 296쪽 중) 완산칠봉, 풍남문, 중앙성당, 팔달로, 용머리 고개 등 작품에 등장하는 장소는 대부분 우리에게 낯익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낯설다. 전주시는 이병기신석정유진오하근찬이태 등 우리 고장과 깊은 인연을 맺은 올곧은 문인들을 조명하고, 문학 속 전주정신을 일깨워야 한다. 청년예술가들과 함께 전주문학지도를 만들어 도시의 정체성을 품은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면, 역사와 문학을 사랑하는 많은 이의 발길이 전주로 향할 것이다. 꽃심의 향기가 널리 퍼질 때, 국가관광거점도시 전주는 더 활짝 피어날 것이다. /문지연 최명희문학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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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3 15:46

민주당 공천 참신성 퇴색, 말뿐인 ‘인재영입’

민주당이 지난 21일 전북 10개 지역구 공천작업을 마무리해 본선경선 후보자를 발표했다. 당초 약속한 참신한 인물을 통한 세대교체와 정치혁신 의지는 크게 퇴색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층에 대한 정치적 배려와 인재발굴 노력이 말로만 그쳤다는 평가다. 공천자의 면면을 보더라도 지역발전을 이끌 국회의원 후보라는 점에서 개인역량과 중량감이 다소 떨어져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첫 관문을 힘겹게 통과한 후보는, 전주갑 김금옥김윤덕, 전주을 이덕춘이상직 후보와 익산갑 김수흥이춘석, 익산을 김성중한병도 후보에 이어 완주진안무주장수 안호영유희태, 남원임실순창 박희승이강래 후보가 경선을 치른다. 반면 전주병 김성주, 군산 신영대, 김제부안 이원택. 정읍고창 윤준병 후보가 단수후보로 결정됐다. 공천작업을 앞두고 중앙당에서는 지난 총선 민심이반으로 인한 뼈아픈 참패를 교훈삼아 전북의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 이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계 전문영역에서 새 얼굴 영입을 통해 정치혁신을 이루겠다며 이른바 개혁공천 을 천명해왔다. 대표적으로 여성후보 30%를 공천함으로써 국회의 유리천장을 깨뜨리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하지만 전북 유일의 여성인 전주갑 김금옥 후보마저 경선후보로 결정, 정치적 약자이자 신인에게 높은 벽을 실감케 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4년 전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낙선하거나 공천탈락했을 뿐 아니라 올드보이까지 포함돼 있어 그 밥에 그 나물 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총선시계는 빨라지는데 민주당 선거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다.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비상사태 국면으로 접어들자 잔뜩 긴장하고 있다.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 코로나사태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대책마련에 골몰한 모습이다. 후보들도 예기치 않은 악재를 만나 유세전략을 점검하는 등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공천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탈락 후보들의 반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관심사다. 대부분이 중앙당 결정에 납득할 수 없다며 공천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사태 여파로 민심까지 술렁이고 있다. 민주당이 정당지지도에만 안주할 수 없는 변수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2.23 15:46

민간금융사 속속 입주, 금융중심지 발돋움 기대

지난해 세계 12위 수탁은행이 전북혁신도시에 입주한 이후 국내 민간금융사들도 속속 들어서면서 전주가 금융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해 8월과 9월 글로벌 수탁은행인 뉴욕멜론은행(BNY Mellon)과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SSBT)이 전주에 둥지를 튼 이후 연말에는 SK증권과 우리은행이 전주사무소를 열었고 이달에는 무궁화신탁과 현대자산운용이 전주로 본사를 옮겼다. 무궁화신탁은 18조5000억 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부동산신탁 전문업체로 전략부문 본사를 옮겨왔고 주식 위탁운용사인 현대자산운용은 대체투자 전담 조직을 본사 형태로 이전시켰다. 이들은 연평균 성장률이 36~24%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하는 금융업체다. 이처럼 전북혁신도시에 국내외 굴지의 금융사들이 잇따라 입주하면서 금융산업 기반이 튼실히 구축되어 가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들 대규모 금융업체들이 전북혁신도시에 속속 들어서면서 여타 민간금융사의 전주 이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전라북도와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30개의 민간금융사 유치 목표를 세우고 연기금자산운용의 특화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 첫 걸음으로 무궁화신탁과 현대자산운용이 옮겨온 만큼 앞으로 국내 금융사 유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금융산업 불모지나 다름없던 전북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이전을 계기로 2년여 만에 금융생태계 조성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전라북도는 한국의 금융 트라이앵글 구축을 위해 내년 10월 전북테크비즈센터 건립과 2023년까지 전북국제금융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다. 이들 전북테크비즈센터와 국제금융센터에 자산운용사와 금융빅데이터블록체인핀테크 등 첨단금융 관련 기업들이 들어서면 특화된 금융중심지로 발돋움이 가능하다. 여기에 국민연금공단이 올해 2사옥 건립을 통해 대체투자 등 자산운용 전문가를 대폭 증원하면 우리나라 자산운용 산업의 글로벌 거점으로도 자리매김하게 된다. 관건은 국내외 자산운용사 추가 유치와 함께 첨단금융 관련 기업 육성에 있다. 전라북도와 국민연금공단이 계획한 대로 금융산업 기반이 구축되면 전북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당연한 결과가 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2.23 15:46

곱슬머리와 정체성 찾기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 한 그 해 가을, 부인 미셸 오바마가 자신의 곱슬머리를 그대로 찍은 사진이 잡지 화보로 공개됐다. 그즈음 SNS에는 미셀이 흑인들 특유의 아프로 헤어를 한 모습도 올라왔다. 오바마 대통령 임기 동안 공식석상에서 단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미셸의 곱슬머리는 자연스럽고 발랄했으며(?) 아름다웠다. 2018년 가을, 미국 중간 선거에서 당선된 아야나 프레슬리 민주당 하원의원은 매사추세츠 첫 흑인여성 의원으로도 화제가 되었지만 그가 고수했던 브레이즈 헤어 로 더 큰 주목을 모았다. 미셀과 프레슬리의 곱슬머리는 왜 관심의 대상이 되었을까. 미국사회, 특히 고위층(?) 흑인들 사이에서는 오랫동안 드러나지는 않지만 흑인들의 곱슬머리를 상징하는 아프로 헤어나 레게머리가 금기시되어 왔다. 미셸이 대통령 임기 8년 동안 지켜왔던 곧게 편 생머리 스타일 대신 자신의 곱슬머리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나 프레슬리가 이 머리를 했을 때 진정한 내가 됐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곱슬머리 지켰던 것은 이러한 인종 차별에 맞선 정체성 찾기였던 것이다. 뉴욕시 인권위원회가 최근 흑인들의 머리카락이나 머리 모양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 시행을 발표했다. 머리카락과 관련한 인권 보호지침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다양한 계층, 다양한 분야에서 시작된 머리카락 차별 금지 운동은 다양한 형식으로 확대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매튜 A 체리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다. 유튜브에 올라온 지 2개월 만에 18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이 작품은 7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영상이지만 블랙헤어와 블랙 대디에 대한 고정된 인식과 편견을 일깨운다. 이 애니메이션은 미국사회의 고정된 관념을 바꾸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다. 감독은 제작비 7만 5000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킥스타터를 통해 펀딩을 했다. 모금액은 목표액을 훨씬 뛰어넘는 30만 달러. 전 세계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1위 기업인 킥스타터의 단편 애니메이션 분야 역대 최고 액수였다. 그만큼 프로젝트의 목적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증거다. 지난해 봄, 소니 픽처스 배급으로 극장에서 상영된 는 올해 오스카상(단편애니메이션 부문)을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그 여세가 만만치 않다. 인터넷에는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제작한 패러디 영상까지 올라오고 있다. 변화의 힘이 어디까지 이를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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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0.02.20 19:46

‘코로나19’ 지역 감염, 최적 방역체계 갖춰라

코로나19 확산세가 대구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번지면서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20일오전 환자 31명이 추가 발생하면서 전날 신규 환자 20명에 이어 연일 환자가 무더기로 나오고 있다. 국내 확진자는 총 82명으로 늘었다. 20일발생된 31명중 30명이 대구경북에서 발생했으며, 1명이 서울이다. 30명중 23명은 31번 환자가 다니던 교회 발생 사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회 관련 환자는 전날 14명 포함 37명으로 늘어났다. 신규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은 해외 여행력과 확진자 접촉 사실이 없는 지역사회 감염이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은 환자 본인도 감염사실을 모른채 일상생활에서 바이러스를 전파했음을 입증한다. 중앙 방역당국도 지역사회 감염을 공식인정했다.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에서 첫 슈퍼전파자가 발생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31번 확진환자인 이 슈퍼전파자는 교통사고로 대구의 한 한방병원에 입원해 있던중 고열증세 등이 나타나 의사로 부터 코로나19 검사를 권유받았지만 "해외에 나간 적이 없고, 확진자를 만난 사실이 없으며, 증상이 경미하다"는 이유로 검사를 거부했다고 한다. 의심상태에서 교회, 호텔, 뷔페식당 등을 돌아디닌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에서 수백명의 신도와 함께 예배를 보면서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이다. 추가로 확진 환자의 대량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환자가 발생하면서 발생 초기 유입차단 위주의 방역 체계에서 이제는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 증상의 경중에 따라 적절하게 대처하는 피해 최소화 체계로의 전환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도 어제부터 해외여행 여부와 상관없이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의사 판단으로 적극적 진단검사를 시행하도록 했다. 지금까지 군산에서 확진자 1명이 발생했으나 감시자 까지 모두 해제돼 한숨 돌리던 전북도 방역당국은 20일 오후 1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함으로써 비상사태에 접어들었다. 지역사회 유행을 막기 위해 더욱 긴장해야 한다. 유행에 대비해 격리병실 추가 확보등 최적의 방역 대책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도민들도 손씻기, 마스크 쓰기, 기침 예절 등 개인위생과 시민의식을 더욱 철저히 지켜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2.20 16:50

전북혁신도시 지역인재 전형 확대방안 마련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혁신도시 시즌2 정책에 대한 2019년 성과를 보면 전북혁신도시의 지역인재채용 비율이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전국 혁신도시의 지역인재채용 비율은 평균 25.9%이지만 전북혁신도시는 25.5%에 그쳤다. 지역인재 의무채용 목표인 21%는 넘겼지만 부산혁신도시 35.7%, 대구 28.7%, 울산 27.2% 등에 비하면 미흡하다. 혁신도시의 지역인재채용마저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게 한다. 지난 2018년에도 전국 혁신도시 지역인재채용 실적을 보면 지역별 편차가 뚜렷하다. 전북혁신도시의 지역인재채용 인원은 총 109명에 불과한 반면 광주전남 396명, 강원 231명, 경북 185명에 달했다. 전국 혁신도시 10곳의 평균 채용인원 122명에도 크게 미달했다. 이렇듯 전북혁신도시의 지역인재채용이 부진한 것은 혁신도시 이전기관 12곳 중 의무채용 대상기관은 6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과 산하기관 4곳, 지방자치인재원 등 6곳은 지역인재 의무채용 대상이 아니다. 게다가 국민연금공단과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3곳을 제외한 한국식품연구원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은 박사급 이상 연구 인력이 필요한 연구기관이기에 지역인재 채용효과도 미미하다. 반면 광주전남 혁신도시의 경우 한국전력공사와 한국농어촌공사 등 대형 공기업들이 포진해 지역인재채용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전과 산하 계열사의 경우 지난해 2500여 명이 넘는 인원을 채용하면서 지역인재 의무채용 인원만 330여 명에 달했다. 공기업 한 곳에서 채용한 인원이 전북혁신도시 전체 채용인원을 크게 웃돈다. 따라서 전북혁신도시의 지역인재채용 인원을 획기적으로 늘리려면 제3 금융중심도시 지정과 함께 연기금농생명화 특화 금융타운 조성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여기에 금융산업관련 기관과 기업들을 적극 유치해서 고용창출 효과를 높여야 한다. 아직 시행이 안되고 있는 혁신도시의 권역별 지역인재채용 방안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전북의 2030대 청년 10명 중 6명은 전북에서 일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매년 8000~1만여 명에 달하는 청년들이 전북을 등지도 있는 만큼 전북혁신도시를 통해 지역인재 채용의 문을 넓혀 나가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2.20 16:50

민주당 공천 ‘그 밥에 그 나물’의 도돌이표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민주당 공천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관심이 모두 중앙당으로 향해 있다. 하지만 현재 전북지역 경선에 참여한 인사들의 면면이 과거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도돌이표이다. 지난 총선에서 도민들의 심판으로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여 말뚝만 박아도 당선되던 지역에서 완패를 당한 인사들이 대부분 다시 나섰고 몇몇 인사들을 제외하면 새로울 게 거의 없는 인사들이다. 서울시 공무원을 오래 한 인사와 얼마 전까지 정무부지사로 송 지사와 함께한 인사가 단수 공천을 받았다. 익산지역과 완주 무진장 지역은 25일 경부터 3일 동안 경선을 치르게 되었다. 여타 지역은 21일 민주당 공관위의 결정을 앞두고 있다. 촛불 혁명으로 등장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능한 과거의 인물이나 하자가 많은 인사가 아니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데 당원 모집과 권리당원 경선을 방패 삼아 버티는 과거 인물들이 아직도 산재해 있다. 과거형 인사들의 공천으로 전북도민의 높은 지지를 유지할 수 없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의 지표를 보면 신인의 정치적 진출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고 이들이 무능하고 부패한 기존 정치를 그나마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경향이다. 그만큼 과거 구태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고 있고 새로운 인물들로 정치가 채워지기를 원한다는 반증이다. 이미 수십 년 동안 지역의 높은 민주당 지지를 등에 업고 양지만 쫓아 누릴 것 다 누린 인사들을 걸러내라는 것이다. 하지만 영입 인물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대부분 이미 생채기가 난 인사이거나 하자 투성이 인물이어서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전국적 인물이라면 자신의 생활 터전인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경쟁하면 될 것인데 유령처럼 지역을 서성이는 것은 전북을 아직도 자신들의 텃밭쯤으로 우습게 보는 처사일 뿐이다. 아직도 말뚝만 박으면 무조건 당선되는 지역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아무리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높은 지역이라 해도 사회적 지탄을 받았거나 최소한의 지역 활동도 없었던 무능한 인사들의 놀이터가 아니다. 경선이 당선이다.는 인식은 당내 경선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전쟁을 치르는 것처럼 진흙탕 싸움으로 일관하고 가짜 뉴스와 네거티브들이 판치고 있다. 결국 이러한 갈등과 반목이 쌓여 본선에서의 지지를 좀먹게 될 것이다. 21일 민주당 공관위에서 전북지역 공천이 대체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현재 득세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선거는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헛발질로 일관하는 중앙 정치인들이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있고 대북 정세는 물론이고 미국과 일본, 중국을 비롯한 국내외의 여건도 녹록하지 않다. 코로나19는 원만히 해결되는 듯하다가 지역사회 감염이라는 복병을 만나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경제에도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현재까지 전북지역 민주당 공천의 결과만으로 전북도민의 높은 지지를 유지하며 본선에서 경쟁력 있는 무소속 후보나 타당 후보에 맞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전북도민은 이제 한 당에 모 아니면 도 식의 묻지 마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지난번 총선으로 과거 일당 시대와 달리 소속 정당이 다른 국회의원들이 상호 경쟁하며 지역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맛보았다. 특히 (4+1)의 정당 연대로 수십 년 현안이었던 개혁 입법을 이룬 것도 알고 있다. 정당을 떠나 인물과 능력, 참신함으로 승부하는 선거일 확률이 높다. 스스로 변화하고 바꾸지 않는다면 도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특히 집권당인 민주당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만큼 실망도 클 수 있다. 민주당의 개혁 공천을 기대하는 이유이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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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0 16:15

통합 보수 정당이 나아가야 할 길

김형준 명지대 교수 자유한국당과새보수당, 전진당이 합당해서 미래통합당(통합당)으로 17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 2017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보수가 뿔뿔이 흩어진지 3년 만이다. 통합당 지도부는 한국당 체제가 사실상 그대로 유지되고, 기존 한국당의 김형오 공관위원장 체제도 이어받기로 했다. 일단 야권 정계개편의 가장 큰 축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주목 받을 만하다. 총선을 두 달 정도 남기고 그동안 파편화된 보수 정당들이 하나로 통합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보수가 힘을 합치라는 국민의 뜻에 부응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설 연후 직전에 KBS와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1월 18일-21일)에 따르면, 선거 전에 보수 야당 간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필요하다(50.7%)는 응답이 필요하지 않다(37.5%)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는 통합 필요성에 각각 59.9%와 55.3%가 동의했다. 통합당은 일단 탄핵의 강을 건너 새로운 집을 짓고 개혁 보수를 향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진전이다. 그러나, 여전히 넘어야 할 산도 많아 보인다. 통합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벌써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통합의 한축이었던 유승민 의원은 통합당 출범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지역구 공천을 둘러싼 통합 세력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유 의원은 김형오 위원장이 갈수록 이상해 진다라며 총선 공천 작업에서 새보수당 인사들이 부당 대우를 받고 있다는 취지의 불만을 표출했다. 여하튼 유승민 의원의 전략적 두문불출이 길어지면 그만큼 통합의 시너지 효과는 반감된다. 통합의 화룡점정을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황교안 대표, 유승민 의원, 김형오 위원장간의 3자 회동이 추진되어야 한다. 공천을 포함해 정치로 풀어야 할 것을 정치로 풀어야 통합의 강을 건널 수 있다. 단언컨대, 흩어졌던 보수 세력이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는 보수가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다. 정당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확보하고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통합당이 다시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선 정당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 표출된 국민들의 이해를 잘 집약해서 좋은 정책을 만들고,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어 나갈 인재들을 충원하고 육성해야 한다. 정파적 이익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민생을 챙기고, 국익을 위해 봉사하는 국민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할 것이 아니라 대안과 정책을 갖고 경쟁하는 정책 정당이 되어야 한다. 낡은 이념에서 벗어나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미래통합당이 당명과는 달리 미래로 나가지 못하고 과거에만 얽매이거나, 통합에 앞장서지 않고 분열에만 치중한다면 오히려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원내 113석의 통합당 출범으로 이번 총선은 1여다야 구도가 아니라 진보 대 보수간에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은 본질적으로 현 정부에 대한 중가 평가의 성격이 강하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통합당이 내세운 정권심판론이 보수 세력 결집과 중도표심 확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가 최대 관심사다. 한국갤럽의 2월 둘째 주 조사(11-13일)에 따르면,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지원론(43%)보다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견제론(45%)이 앞섰다. 한 달 전 조사(1월 7-9일)에서는 정부 지원론이 견제론보다 무려 12% 포인트 앞섰으나, 이번에 역전됐다. 민주당의 잇단 악재에 불만이 쌓인 중도층에서도 지원론(39%)보다 견제론(50%)이 훨씬 많아졌다. 보수 통합으로 지금까지 진보로 기울어졌던 운동장이 이제 겨우 평평해졌다. 선거는 통상 새로움의 경쟁이다. 어느 정당이 더 큰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지가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변화가 최상의 전략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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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0 16:15

[금요수필] 기억을 줍다

김재희 무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내 눈길을 끄는 것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화려한 조명을 받는 배우의 성근 머리칼이었다. 배우의 목소리는 각각 다른 감정의 기복에 따라 머리칼 사이로 보이는 살결을 채색했다. 박력 있는 목소리일 때는 땀방울을 밀어 올려서 자르르한 윤기를 내기도 하고 떨리는 음성일 때는 파르르한 핏줄이 돋는 듯 하기도 했다. 무대의 분위기를 달콤한 크림 같은 말이 아련하게 휘감아 돌 때는 미끄러질 듯 아슬아슬한 빛이 퍼진다. 그러다가 말을 다 뱉지 못하고 침묵으로 무대가 잠시 숨을 멈출 때는 그 살빛에서 감정이 울컥 배어 나왔다. 삶의 온갖 흔적들이 공연 내내 고스란히 내게 옮겨오면서 왠지 모를 깊은 울림이 마음 안으로 파고들었다. 성근 머리칼은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이며 상징이기도 하다. 물론 유전적인 요소가 아니고 신체의 변화에서 생기는 자연적인 과정을 전제로 하는 말이다. 그 외에도 주름이나 몸놀림에서도 나타나는 현상도 있지만 나는 유독 성근 머리카락의 모습에서 나이 들었음을 느낀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는 것과 가장 밀접한 것은 기억력 아닐까. 나이와 기억력은 평행선을 이루어 날이 갈수록 감퇴해 가는 기억력은 어쩔 수 없음을 느낀다. 나 역시 이 선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싶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기억력과 관계된 책이나 영화에 관심이 쏠린다. 오래전에 보았던 중국 영화 <5일의 마중>이 새삼 감동으로 떠오른다. 문화대혁명으로 감옥살이하는 남편과 아내의 이야기다. 20년이 넘도록 남편을 기다리던 아내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그러면서도 남편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막상 돌아온 남편을 알아보지 못한다. 남편은 그런 아내의 기억을 온갖 정성으로 되돌려 보려하지만 모두 허사다. 아내는 5일에는 돌아갈 것이라는 남편의 편지만은 기억하고 매달 5일이면 역으로 마중을 간다. 그럴 때면 곁을 지켜주던 남편도 이웃집 아저씨인 양 동행을 한다. 옆에 있는 사람이 자기가 기다리는 남편인 줄을 모르고 매 달 외롭게 돌아서는 가슴 아픈 사연의 순애보다. 어느 간병사의 이야기도 있다. 우연히 치매 환자의 간병을 맡았는데 그 환자는 바로 첫사랑이었다. 비록 그동안 맺어지지는 못했지만 살면서 마음 한구석에 희미한 그림자로 남아 있었던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정을 이루어 다복하고 평온한 삶이어서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가정을 지키며 자신의 본분을 다하는 올곧은 여인이었다. 그래서 상대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을 퍽 다행으로 여기며 오로지 환자와 간병인의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면서도 온갖 정성을 다하여 그의 마지막을 지켜주고 싶은 연민으로 마음속 깊이 염원하고 예전의 건강한 모습이 되어 주길 빌고 또 빌었다. 위 두 이야기의 공통점은 비록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을 수는 없지만 은근한 정이 어려 있는 아름다운 사연이다. 서로 통하지 못하는 정의 깊이를 어느 것으로 재어 볼 수 있을까. 물이 보이지 않는 우물 속으로 내려 보내는 두레박줄이 끝없이 풀리는 깊이다. 그래도 언젠가는 한 줌의 물을 퍼 올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살아갈 것이다. 무대 위의 배우를 보면서 또 다른 인물을 만난다. 주름살과 성근 머리칼이 말해주는, 실로 오랜만에 만난 눈은 잊힌 세월이었다. 긴 세월 동안 묻어 두었던 침묵에서 뚜욱 떨어진 물방울 하나. 배우 떠난 무대의 허공을 훑으며 누군가의 눈빛에서 사라진 기억을 찾아 줍는다. *김재희 수필가는 전북 정읍 출생으로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성했으며 수필과 비평문학상, 전북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 수필집 <그 장승이 갖고 싶다>, <꽃가지를 아우르며>, <하늘밥>을 펴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0.02.20 16:15

‘상생모델’ 전주시, 품격의 문화도시로 우뚝 서야

전주시에 최근 경사가 겹쳤다. 지역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더니, 전주에서 상당부분을 촬영한 영화가 세계적인 영화상을 휩쓸었고, 코로나 19와 관련해 상생협력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전주에 대한 대외적인 평판과 이미지가 좋아지고 시민들의 자긍심도 높아졌다. 이러한 경사를 계기로 전주가 전북은 물론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는 감동 있는 문화도시로 우뚝 섰으면 한다. 정부는 지난달 전주시를 강릉시, 목포시, 안동시와 함께 지역관광거점도시로 선정했다. 앞으로 5년간 국비 500억 원 등 1300억 원이 투입돼 국제관광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되었다. 전주시는 한옥마을 리모델링과 외연확장 등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150만 명 유치와 관광일자리 4만개를 창출키로 했다. 또 이달 9일에는 미국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4관왕에 올라 우리나라 영화역사를 새롭게 썼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전체 100회 차 이상의 촬영 중 60회 차를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야외 세트장에서 촬영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아쉽게도 세트장이 철거된 상태여서 전북도와 전주시는 제작사 등과 협의를 거쳐 주요 무대인 박사장의 저택을 복원키로 했다. 사실 전주는 20년 동안 대안독립예술영화의 산실인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영화 인프라를 갖춰왔다. 2018년 기생충과 나랏말싸미 등 12편, 2019년 남산의 부장들 서복 등 9편이 촬영됐고 후반부 작업도 지원해 주고 있다. 더불어 전주시와 지역사회는 중국에서 발원한 감염증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불안해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선진사례를 내놓아 정부정책 마련의 단초를 제공해 주었다. 감염증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생선언이 그것으로, 건물임대인들이 임대료를 10%이상 내리기로 한 것이다. 처음 한옥마을 건물주 14명이 시작해 전통시장, 대학로 등 19일 현재 78개 건물 135개 점포로 확산되었다. 이러한 전주발(發) 착한 임대인운동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두 차례에 걸쳐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정부도 법적 뒷받침에 나섰다. 이처럼 전주가 모범적인 도시로 각광을 받고 있으나 전주종합경기장 활용 방안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전주시는 쾌거에 자만하지 말고 내실을 다져 전주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스스로 채찍을 가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2.19 17:19

중국인 유학생 관리 사각지대 있어선 안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해외여행 경력이 없는 사람이 어제 코로나19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고,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10여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동산병원 3곳의 응급실은 폐쇄 조치됐다.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북지역에서도 내달 대학 개학을 앞두고 중국인 유학생 입국이 예정돼 있어 비상이 걸렸다. 도내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은 2400여 명에 이른다. 이 중 절반 가량이 기숙사에서 관리 받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A대학은 중국인 유학생 500여 명 중 90%, B대학은 519명 중 20%, C대학은 600여 명 중 50% 정도만 기숙사에서 2주간 격리 수용되고, 나머지 대학들도 대부분 자가 격리 형태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한다. 교육부는 1인 1실 격리를 권고하고 있지만 기숙사 사정상 이 원칙은 전북대만 가능할뿐 대부분 학교가 다인실이어서 공동 수용에 따른 감염 전파 우려가 뒤따른다. 또 기숙사에 입소하지 않고 자가 격리하는 유학생들 관리도 문제다. 학교 밖 거주 유학생까지 관리하기엔 인적재정적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고 강제력도 없기 때문이다. 상당수 중국인 유학생들은 잠재적 바이러스 보균자로 분류되는 것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고, 실제로 격리 권고에 대해서도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교는 대학 대로 과부하를 호소하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들의 기숙사 수용 거부, 한국 학생의 역차별 민원, 시설과 예산 부족 등으로 자체적인 관리 운영이 한계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지역사회의 불안감도 높아질 것이다. 만약 지역 내에서 확진자가 나온다면 그 폐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국가적인 현안이다. 정부와 자치단체, 교육당국이 공조해 극복해야 할 사안이다. 관리 사각지대가 있어선 안될 일이다. 더구나 문제점이 드러나 있는 데도 보정하지 못하고 방역망이 뚫린다면 자치단체나 대학, 교육당국 모두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중국인 유학생 관리를 대학에만 맡겨서는 안된다. 자치단체 차원의 시설 수용과 관리 지원이 뒤따라야 마땅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2.19 17:19

정운천의 승부수

21대 총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인 전주을이 현역인 정운천 의원의 갑작스러운 진로 변경으로 다소 맥 풀린 분위기다. 지역 정가에선 연초부터 정 의원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정치적 행보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결국 그는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선택했다. 그를 향해 일부 민주당 예비 후보가 꼼수 정치, 구태 정치인이라는 비난을 쏟아냈지만, 선거용 제스처에 불과하다. 그는 본래의 친정집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물론 정 의원은 자신의 행보에 대한 비판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욕먹을 일이라고 실토했다. 그렇지만 본인의 확고한 신념 때문에 선택했다고 당당히 밝혔다. 사실 정운천 의원이 정치 전면에 나서기 전까지는 그를 아는 도민들은 많지 않았다. 참다래를 재배, 유통하고 세척 고구마를 백화점에 납품하는 전문 농업경영인으로서 신지식 농업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와 인연을 맺어 농업 현안에 조언한 것을 계기로 MB정부 초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오르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여파로 촛불 시위 책임을 떠안고 5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이후 정 의원은 전북의 새벽을 열겠다며 보수정당 간판으로 쌍발통 슬로건을 내걸고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0년 도지사 선거에 나서 15만 여표를 얻는 기염을 토했고 2012년 411 총선에선 전주을에서 3만여 표를 득표하고도 석패했다. 하지만 4년간 절치부심 끝에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111표 차로 누르고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14대 때 황인성 양창식, 15대 때 강현욱 의원에 이어 20년 만에 전북에 보수의 깃발을 꽂았다. 정치 1번지 전주에선 임방현 의원에 이어 32년 만에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실로 전북 정치사의 풍운아가 아닐 수 없다. 그런 그에게 미래한국당으로 옷을 갈아입었다고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그의 정치적 신념은 지역장벽 극복과 전북 발전이라고 누누이 천명했다. 비록 새누리당과 바른미래당 옷을 입었지만 전라북도 예산 확보와 지역 현안 해결에 큰 역할을 해왔다. 전북에서 보수의 궤멸을 막고 전북 정치판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겠다고 다시 정치적 명운을 건 그에게 과연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2.19 17:19

현실이 되어야만 하는 ‘청소년수당’

최영규 전북도의회 교육위원장 4차 산업혁명과 저출산고령화 등 경제사회구조 변화를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전북도내 청소년 모두에게 공정한 출발선을 제공하여야 한다. 즉, 도 미래에 대한 선 투자 개념으로 청소년 사회보장을 전략적으로 마련하고 추진하자는 것이다. 이를 두고 청소년수당이라고 한다. 청소년수당은 도 미래의 자산인 도내 청소년들이 행복하고, 꿈을 키울 수 있는 청소년친화정책으로 이들의 건전한 육성과 자기계발, 복지향상,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완화 등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수당은 모든 국민의 교육 기본권을 실현하고, 가정환경지역계층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들에게 고교 단계까지 공평한 교육기회를 보장하는 고교 무상교육 실현에 보탬이 되는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소득과 자산에 기반하지 않고, 연령 등 인구학적 특성에 따라 복지급여가 지급되는 보편적 사회수당을 미래자원인 도내 청소년들에게 지원함으로써 이들의 기본 권리를 보장할 수 있어서다. 이와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본인은 지난해 말 500명의 도민을 대상으로 청소년수당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도민 64.6%가 청소년 기본소득 정책인 청소년수당 지급에 대해 찬성했고 또, 60.6%의 도민들이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도 같은 수당을 지급해 보편적 사회수당 정책을 찬성하는 목소리를 냈다. 도민들이 모든 국민은 권리가 있고 그것을 수당의 형태로 받는 것이 기본소득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이를 찬성했다는 뜻으로, 현 시대에서 말 그대로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배움의 영역에서 사회로의 진입을 위한 디딤돌을 마련해 주자는 것을 동의한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90세에 육박한다. 이를 달리 더 깊이 풀어 해석하자면, 청소년들이 초 고령화 시대를 살면서 불과 20~30년의 노동시간을 위하여 12년간의 배움의 영역에서 국민으로써, 도민으로써 마땅히 받아야 할 복지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중 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16~18세 청소년들은 더욱 그러한 상황이다. 보편적 복지냐 아니냐의 차원이 아니라, 우리 전북의 생존이 걸린 절체절명의 문제로 인식하고 청소년들이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존재만으로도 존중받는 경험이 필요하고, 걱정과 불안에 잠식되지 않을 경제적 안정 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다 같이 팔 걷어 부치고 나서야 한다. 청소년들은 말한다. 나는 청소년수당이라는 기본소득을 원한다. 그렇게 된다면 배움이라는 즐거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받으면서 내가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이다. 기본소득은 살아있으니까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이들 역시 알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조건을 충족시키기 때문에 혹은 어떤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 아니라, 살아있기 때문에 청소년수당이라는 기본소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청소년들도 잘 알고 있기에 앞으로 더 뜨거운 청소년수당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실패와 좌절이 계속되면 성공하는 법, 아니 살아남는 법을 잊어버리게 된다. 우리 전북도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 세대가 그 이상의 희망을 갖고 배움의 즐거움과 사회로의 진입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튼튼한 정책을 만드는 등 이들에게 연대의 사다리 정책인 청소년수당을 마련해주자. /최영규 전북도의회 교육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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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1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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