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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전북문화관광재단

정호윤 전북도의회 문화건설안전위원장 출범 5년차에 접어든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표류하고 있다. 문화와 관광의 융복합을 선도해나가겠다며 문화로 싹트고 관광으로 꽃피는 전라북도를 비전으로 내세웠지만 지금까지의 궤적으로 볼 때 당분간은 공허한 전망에 그칠 공산이 커보인다. 도 차원의 종합적인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재단 문제는 민선 4기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전라북도예술위원회와 출연기관 형태 중 어느 것이 좋을지에 대한 지역예술계의 고민이 있었고, 재단 설립이 거의 가시권에 들어왔을 즈음에는 소리문화의전당과 소리축제를 재단 산하로 편입해야 할지의 문제가 큰 논란이었다. 전자가 지역예술계의 희망을 설계하는 차원의 생산적인 논쟁이었다면 후자는 도민의 피로도만 높인 소모적인 논쟁에 가까웠다. 이후 민선 5기 들어 갑론을박만 이어가던 재단 설립은 갑자기 물거품이 돼버렸고, 민선 6기 들어 문화와 관광을 아우르는 문화관광재단으로 전격 출범하게 되면서 커다란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이미 문화재단이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전북은 후발주자도 아닌 후후발주자로 가세한 상황이었지만 문화와 관광의 융복합을 지향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선도적이고 도전적인 시도였다. 하지만 재단은 공식 출범하기도 전부터 불요불급한 연구용역을 수의계약으로 발주하면서 논란을 자초했고 심지어는 일감 챙겨주기 의혹까지 자초하더니 급기야 노골적인 용역 표절 문제가 드러나면서 논란의 정점에 달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원칙 없는 전보인사와 퇴사자 양산, 잦은 사무처장 교체가 더해져 불안정한 조직운영을 키우는 요인들로 작용했고, 부당해고와 직원 비위에 대한 징계 등으로 노동위원회에 제소되는 일까지 더해졌다. 이러한 일련의 문제점을 두고 신생기관의 불가피한 한계라는 동정론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신생기관 프리미엄이 사라진 출범 5년차에도 개선될 여지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관광기능 확충에 대한 요구를 외면하면서 전라북도 위탁사업 대행기관이라는 비판을 아직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도의회에서는 재단의 조직운영과 사업추진 전반이 문화와 관광을 아우르겠다는 재단 설립 취지나 고유목적사업과 불일치한다며 지속적으로 개선책을 요구해왔다. 과감하게 관광 관련 사업을 추가로 재단에 이관하는 것부터 관광 분야 조직확대 등을 검토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여기에 대한 도와 재단의 반응은 파편적이고 산발적이었다. 재단운영의 전반적인 기조나 방향성을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조직개편을 핵심 과업으로 하는 중장기발전방안 연구용역을 의뢰해서 문화와 관광의 부문별 책임본부제 형태를 거쳐 개별 관광기구로 독립하는 방안까지 도출됐지만 이마저도 오리무중이다. 지역문화진흥과 예술인 창작여건 조성 및 예술인 복지사업, 문화예술교육 지원, 관광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 등 재단에 주어진 역할은 많다. 이제라도 재단의 전반적인 운영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을 통해 도의 실질적인 의지가 담긴 구체적인 처방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범 이후 5년째 계속되는 재단의 표류를 끝내지 않으면 재단의 연착륙은 더 짙은 안갯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정호윤 전북도의회 문화건설안전위원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0.02.12 16:49

개성공단 폐쇄 4년, 조속한 재개 돌파구 찾길

개성공단을 폐쇄한 지 지난 10일로 4년째를 맞았다. 지난 2016년 북한이 4차 수소탄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와 한국의 안보에 위기를 조장하자 당시 박근혜 정부는 그해 2월 10일 개성공단 가동의 전면 중단을 발표했다. 북한도 이에 응수해 공단 폐쇄와 남측 자산 동결, 우리측 인원 추방 조치를 내렸다. 이후 개성공단 국내 124개 입주 기업들은 철수한 뒤 기업 존폐 위기에 몰리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전북지역의 기업들도 7개 업체나 된다. 대부분 의류 제조업체들이다. 업체들은 몸만 빠져 나오다시피 했다. 이후 정부 차원의 충분한 보상이 이뤄진 것도 아니다. 일부 업체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에서 공장을 가동하거나 국내에서 공장을 추가 가동하는 등 생산라인을 정비해 운영하고 있는 곳도 있지만 아직도 개성공단 폐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여전히 경제난에 직면해 위기를 겪고 있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전북에 본사를 둔 7개 업체의 개성공단 생산액은 2015년 기준 312억 7700만원으로, 국내 생산액의 두배에 이를 만큼 개성공단 의존도가 높았다. 개성공단에 남아있는 시설과 장비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 제공도 필요하고 시설점검반 등의 방북도 절실하다. 이런 실정에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범국민국민운동본부와 개성공단기업협회가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단 재개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의미가 있다. 전북의 업체들도 개성공단 생산활동 재개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개성공단은 북한 주민들의 삶에 도움을 주고, 북한 경제에 단초를 제공하며, 남북한이 공동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개성공단 사업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정책의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 국제사회의 제재가 계속되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한미 양국이 북핵 문제 및 남북관계 제반 현황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건 고무적이다. 정부도 개성공단 가동 중단 4년을 맞아 개성공단의 조속한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남북관계와 정치환경이 달라진 만큼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이 재개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찾길 바란다. 국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2.12 16:49

기생충 신드롬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과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등 4관왕을 휩쓸면서 전 세계가 봉 감독과 기생충 영화에 열광하고 있다. 겸손하고 재치있게 의미를 함축하면서도 마틴 스코세이지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같은 영화 거장들을 존중하는 수상 소감에 LA 돌비 극장을 가득 메운 청중과 전 세계 시청자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미국 LA에선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축하 인사를 받고 워싱턴포스트는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했다면 당장 나가서 보라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북미지역에서 개봉 당시 단 3곳에 불과했던 스크린 수는 아카데미 수상 후보에 오르자 1060곳으로 늘었고 4관왕을 차지하면서 아카데미의 역사를 새로 쓰자 2300여 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에서도 아시아 영화 사상 최대 규모인 1500여 개 상영관을 확보한 데 이어 개봉 당일 관객 수도 외국어 영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기생충은 앞으로 130여 개 국가에서 개봉할 예정이어서 지금까지 벌어들인 흥행 수입 2000억 원은 예고편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봉 감독의 삶과 영화에 대한 열정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공감을 끌어 낸 기생충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회적 불평등이라는 무거운 주제 속에 블랙코미디를 덧입혀 영화가 주는 재미와 메시지를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그가 이러한 빈부격차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도 조명되고 있다. 그 역시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뜨기 전까지 생활고를 겪었고 결혼식 비디오나 물건 사용설명 촬영 알바로 생계를 꾸린 적이 있었기에 기생충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 기생충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폭발하면서 영화 촬영지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에선 마포구의 돼지쌀슈퍼와 기택의 집 주변 계단, 종로구에 있는 자하문 터널 계단, 동작구 피자집과 스카이피자 등 기생충 촬영지 탐방코스를 소개했다. 하지만 영화의 60% 정도를 촬영한 전주영화종합촬영소의 박 사장집 야외세트장은 스포일러 방지차원에서 이미 철거된 상태라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에 기생충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은 온오프라인 서점가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고 제시카 송 바꿔 부르기와 빈부격차를 은유적으로 보여준 짜파구리 요리법, 영화 포스터 패러디물 등 유쾌한 신드롬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그렇지만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을 통해 전 세계에 던진 계층간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결코 잊어선 안 될 것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2.12 16:49

황방산 터널

전주 서부권의 교통대란 해소책으로 황방산 터널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터널을 뚫어 꽉 막힌 교통흐름을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실효성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6일 공동성명에서 황방산 터널은 자동차 이용객의 비용과 편익을 넘어 숲과 하천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권리나 가치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부신시가지와 혁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서부권 교통대란은 예견됐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만성지구와 여의지구까지 도시팽창이 가속화되면서 한계상황에 이르렀다. 구도심과 연결 도로는 교통지옥을 방불케 함으로써 운전자들은 뚜껑이 열릴 지경이다. 특히 출퇴근 교통체증 스트레스는 만성화된 지 오래다. 실제 하루 23만 8700여대가 혁신도시를 통과하고, 퇴근시간대는 2만 4800여대가 지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도시 주변 도로는 남북방향으로만 펼쳐져 있어 폭증하는 교통량을 제때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동서방향으로 연결된 도로망확충이 절실한데 황방산 터널이 해법이라는 것. 서곡지구의 황방산(해발 217m)은 서부권과 구도심을 동서로 가로막아 차량들은 서전주IC 방향 지방도와 서부우회도로를 우회 통행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2012년 10월 전북연구원은 혁신도시 제2 진입로를 위해 황방산 터널을 제안한 바 있다. 2014년 이후 시의회에서도 교통체증 해결방안으로 황방산 터널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그때마다 번번이 환경훼손을 우려하는 환경단체 반대로 제대로 된 논의조차 못했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총선을 앞두고 이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이상직 예비후보가 지역구인 황방산터널 개통을 총선 1호 공약으로 내걸며 추진의사를 밝혔다. 그는 전주 도심과 혁신도시를 잇는 구간의 교통체증이 방치할 수 없는 상태에서 황방산 터널만이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제기되는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교통체증으로 미세먼지 등 심각한 대기오염을 오히려 터널 건설로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방산을 둘러싼 전주천 삼천에는 멸종위기 2급인 흰목물떼새와 천연기념물 330호 수달 등 7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한다고 한다. 이를 보호하는 게 환경단체의 반대 명분이다. 그렇게까지 환경보존 가치가 중요한 만큼 교통체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도시균형개발 당위성도 존중하자는 것이다. 매일 출퇴근때 겪는 운전자의 정신적 고통도 환경보호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언론을 통한 소수의 반대 목소리뿐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소리없는 외침도 귀 기울여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0.02.11 17:55

전주를 글로벌 스튜디오로 조성 바람직하다

봉준호감독의 영화기생충이 아카데미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 4개 부문상을 수상하면서 영화도시 전주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기생충주요 장면의 60% 이상이 전주시 상림동에 위치한 전주 영화종합촬영소에서 촬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국제 영화제가 개최되면서 영화제가 열리는 도시로 알려졌던 전주가 이제는 영화기생충이 촬영된 도시라는 영예가 추가됐다. 한국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영화 기생충은 2018년 4월 부터 5개월에 걸쳐 전주 영화종합촬영소에서 촬영됐다. 전체 촬영일정 77회차 가운데 46회차에 달하는 분량이다. 특히 영화의 중심 공간인 박사장(이선균 분)의 호화 저택은 부지내 야외세트장에 가건물이 아닌 실제 거주할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하게 지어졌다. 아름다운 정원 조경도 정원수를 직접 식재해 조성했다. 영화의 핵심공간인 저택은 촬영이 끝나면서 바로 철거됐다. 스포일러를 막기 위한 제작사의 요청과 촬영소의 공간활용 때문이었다. 지난해 기생충이칸 영화제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많은 영화 관계자나 기자들이 촬영지를 찾아 철거를 아쉬워한다는 후문이다. 기생충이 92년 역사의 아카데미상 역사까지 다시 쓰게 하면서 촬영현장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더 많은 영화인들이나 팬들이 스크린속 장면의 실제 모습을 보기 위해 전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 세트장 복원등으로 기생충 특수(特需)를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트장 복원과 콘텐츠 개발등으로 지역 관광자원으로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영화 제작사및 감독과의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긍정적인 방향에서 복원 방안을 검토해보길 바란다. 일부에서 다른 야외 세트장이 반짝 특수가 끝나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사례를 들어 우려를 표하지만, 그 문제는 너무 넓은 규모와 관리 부실 탓이 크다. 건물 한채 정도는 그같은 문제에서 충분히 자유로울 수 있다. 전주 영화종합촬영소는 5만6800여㎡의 넓은 부지에 2층 규모의 스튜디오, 야외 세트장등을 깆춘 국내 손꼽히는 촬영소다. 전주시는 기생충의 쾌거를 계기로 전주 촬영소를 글로벌 스튜디오로 조성하는 발전전략을 마련하기 바란다. 관광거점도시로 지정된 전주시의 훌륭한 관광 인프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2.11 17:55

탄소법·공공의대법 2월 임시국회 통과 총력을

20대 국회가 총선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사실상 마지막 회기가 될 2월 임시국회에서 탄소소재법과 국립공공의료대학설립법 등 전북 현안 법안의 국회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 전북의 3대 현안 입법 중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은 지난 1월 초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만큼 나머지 탄소법과 공공의대법 통과에 전북정치권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북발전에 필수적인 이들 법안이 20대 국회에서 물 건너 간다면 21대 총선에 나서려는 현역의원들은 아예 출마할 생각을 접어야 한다. 지역발전에 꼭 필요한 법안 하나 만들지 못하고서 어떻게 도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설립을 위한 탄소법은 집권당인 민주당이 책임을 져야 한다. 법사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민주당 간사와 기획재정부 관계자가 탄소법 입법을 반대해서 보류되었던 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지난해 12월 탄소법이 보류됐을 당시 전북도민이 강력 반발함에 따라 민심 수습에 나섰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적극 통과를 약속했던 사안이다. 여기에 자유한국당도 탄소소재법 통과에는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정치권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는 국립공공의료대학설립법 역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만큼 2월 임시국회 상정에 나서야 한다. 사스와 메르스 사태에 이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공공의료 인력 확보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국립공공의료대학 설립에 대한 당위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공공의료대학 설립은 도시와 농촌지역간 의료격차 해소와 공공보건의료인력 확충에 필수적인 민생법안이다. 자유한국당과 의료관련 단체도 더는 반대 논리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증 같은 국가적 재난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해야 한다. 비록 전북정치권이 현재 한 지붕 다섯 가족으로 분열됐지만 전북발전에 꼭 필요한 탄소법과 국립공공의대 설립법안의 2월 임시국회 통과에 초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파적 이해만 따져 관망하거나 뒷짐만 진다면 4월 총선의 심판대에 설 수밖에 없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2.11 17:55

졸업식, 그 풍경과 상처

김판용 임실 지사중 교장시인 졸업 시즌이다. 일찍 마친 학교도 있지만, 다수의 학교가 이번 주에 졸업식과 종업식을 치르고 학년 말 방학에 들어갈 것이다. 졸업은 통과의례다. 대학교는 다르지만, 초중등학교의 경우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학교 과정을 마친데 대한 격려와 축하의 자리가 결코 작아 보이지 않는다. 다른 것들이 그렇듯 시간이 지나면서 졸업을 임하는 자세 역시 많이 바뀌고 있다. 생애 처음 맞던 초등학교 졸업식장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하고 노래가 시작되면 여기저기서 훌쩍이곤 했었다. 특히 이 초등학교를 끝으로 더는 책가방을 들 수 없는 친구들에게 이날은 특히 남달랐다. 정든 학교, 그리고 친구들과 헤어져 대처로 나가 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이니 졸업식은 어쩌면 황량한 삶의 사막으로 가는 의식 같았을 것이다. 결국, 식장은 울음바다가 돼 축하하러 온 부모님들까지 눈물을 훔치시던 기억이 난다. 중고등학교는 조금 가벼워진 마음으로 졸업식을 맞았다. 까만 교복이 지겨웠던 것일까? 식이 끝나기가 무섭게 교복에 밀가루를 뿌리고 계란을 던지곤 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계란과 하얀 가루를 뒤집어쓴 행색은 무슨 귀신영화의 주인공처럼 괴기가 감돌았다. 그런 몰골로 교복을 찢으며 한풀이를 하듯 학교를 벗어나던 친구들의 모습도 눈에 선하다. 이 풍경은 필자가 교사로 있던 시기에도 이어졌다. 졸업식 당일 학생부 교사들이 단속을 벌여 밀가루와 계란을 미리 압수하기도 했지만, 식이 진행되는 가운데 다시 들여오는 건 막을 수가 없었다. 작별의 서운함에 눈물에 젖었던 졸업식이 바뀌어 억압의 생활을 끝내고 해방을 맞는 그들만의 축제처럼 보여 씁쓸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무엇이든 지나치면 화가 된다. 졸업식의 분위기가 학교 밖으로 이어져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해방감에 술을 마시고, 알몸으로 시내를 질주하는 추태로 번졌고, 결국 이런 광란의 파티로 목숨을 잃은 사건이 터진 것이다. 그러자 경찰까지 나서 졸업식 일탈을 단속하게 되자 졸업식 파티는 조용해졌다. 졸업식장 풍경도 바뀌었다. 학교장 회고사에 이어지는 내빈들의 축사, 그리고 상장 수여식과 장학금 전달식까지 결국 상도 장학금도 못 받는 학생들은 기가 죽어 앉아 있다가 나와야 했다. 그러던 졸업식이 점점 권위적인 관행을 걷어내고, 학생들의 축제가 돼 간다. 부모들 앞에서 스스로 이렇게 성장했노라고 보여주는 무대는 따뜻하다. 그러나 올해는 어떤 졸업식 풍경도 볼 수 없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졸업식이 취소되거나 축하객 없이 종례를 하듯 각 교실에서 치르게 된 것이다. 번거롭게 졸업식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홀가분한 일일 것이나, 서로 격려하고 감사하는 자리를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여간 서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계기는 또 다른 변화로 이어진다. 취소했거나 외부인 없이 간소하게 치른 졸업식이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 모르겠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학생들을 격려하고 축하하며, 또 그들의 앞날을 축복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어떤 형태가 되었든 그 마음만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록 초라한 졸업식일지라도 졸업생 모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김판용 임실 지사중 교장시인

  • 오피니언
  • 기고
  • 2020.02.11 16:51

지역경제에 찬물 끼얹은 감사원 감사

권순택 논설위원 얼마 전 지역에서 수십 년째 회사를 운영해 온 건설기술업체 대표를 만났다. 그는 요즘 회사 경영이 너무 버겁다면서 자신을 짐을 잔뜩 싣고 언덕길을 오르는 짐자전거와 같다고 전했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페달을 밟고 있지만 돌부리 같은 장애물이 많아 더는 오르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초 감사원은 전국 자치단체 23곳에서 시행하고 있는 건설기술용역의 지역업체 공동도급 의무화는 불공정 행위에 해당된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방계약법과 건설기술진흥법 등 관계 법률상 근거가 없는 부당한 요구라는 이유에서다. 전라북도에선 전주와 남원 김제 완주 무주 진안 장수 순창 고창 부안 등 10곳이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역업체 공동도급 의무화는 건설공사 계약에만 적용되는 규정일 뿐 건설기술용역 계약까지 확대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적시했다. 이어 자치단체들이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위법한 지방조례와 공고는 모두 개정하라고 주문했다. 사실 지역업체 공동도급 의무화 조례는 전라북도가 궁여지책으로 제정했다. 갈수록 피폐해지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조례를 만들었고 10개 시군은 이를 근거로 지역에서 발주하는 건설기술용역사업에 40~49%씩 공동도급 의무화를 적용해왔다. 이 같은 조치 덕분에 중앙의 메이저 업체가 독식해 온 설계 감리 등 건설용역시장에서 도내 업체들이 그나마 버텨 올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정은 외면한 채 오로지 법 규정만을 내세워 지역업체의 공공 건설공사 참여에 제동을 건 감사원의 조치는 존폐 위기에 처한 업계의 현실을 간과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공동도급 의무화가 지역경제 활성화 및 중앙과 지방업체의 상생 취지에 맞는다면 되레 적극 권장해야 할 사항이다. 10년 전 대형마트가 전주시내에 우후죽순처럼 진출하면서 골목상권이 붕괴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와 전주시가 대형마트 의무 휴업제를 도입했지만 업체 측에선 강력히 반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결국 정부가 나서서 대규모 점포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만들기에 이르렀고 소상공인과 지역 상권을 보호하는 제도로 자리 잡았다. 현행 국가계약법 시행령에는 지역에서 발주하는 건설공사에 대해선 지역업체에 40% 이상 배정하도록 지역의무 공동도급을 규정해놓고 있다. 그렇지만 건설공사와 함께 진행되는 기술용역사업만 지역의무 공동도급을 못 하도록 막는다면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우리나라 건설기술용역시장 역시 양극화가 심각하다. 수도권의 대형업체와 지방의 중소업체간 수주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2018년 매출 실적을 보면 10억 미만 소기업은 전년대비 3.1% 감소한 반면 100억 이상 중대기업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전체 업체의 5%에 불과한 300억 이상 대기업이 국내 수주실적의 51.1%를 차지했다. 결국 지역업체 공동도급 의무화를 없애면 수도권 10여개 메이저 업체의 배만 불려주는 꼴이 된다. 나머지 3000여 개에 달하는 지역업체는 설 땅을 잃게 되고 10만여 명에 달하는 종사자들은 벼랑 끝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공정한 룰은 이러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하다. 이미 수도권 대형업체와 지역의 중소업체는 출발점부터 공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지역업체 공동도급 의무화가 법률상 근거가 없다는 점을 들출 것이 아니라 대형마트 의무 휴업 도입처럼 관련 법안을 개정하면 된다. 그리고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제정한 공동도급 의무화 조례안도 지방자치제 시행 취지를 살리고 자치단체의 행정재량권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존치시켜야 마땅하다. 아흔아홉 마리의 양을 소유하고도 남은 한 마리 양마저 빼앗으려 한다면 지나친 탐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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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택
  • 2020.02.11 16:46

국토 백년대계를 책임지다

김형우 전북도 건설교통국장 작년 여름부터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따라 시작된 불매운동은 주도 세력 없이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이전과 결을 달리한다. 이는 일본에 대한 국민감정이 공감대를 형성하여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기업들은 일본산 부품 또는 원자재 교체, 일본제품 판매 중단 등 일본과 거리 두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불매운동의 모습은 일본색(色) 지우기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인 일제 잔재 청산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일제의 잔상이 깊게 남아 있다. 우리와 밀접하면서도 체감하지 못했던 일제의 잔재가 바로 우리나라의 토지대장이다. 우리나라의 지적제도는 1910년 일제강점기에 도입됐다. 당시 토지 수탈과 과세를 목적으로 토지조사를 시행하여 현재까지도 일부에서는 당시 제작된 도면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낙후된 측량 방법과 종이로 만들어진 지적도는 100여 년간의 사용으로 신축(伸縮)과 훼손(毁損)에 따른 오차를 갖게 되었고, 그 결과 지적도와 토지의 실제 이용현황이 일치하지 않는 지적불부합지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지적불부합지로 인한 토지 경계분쟁 행정소송 비용만 연간 약 4천억 원에 이른다. 이러한 지적불부합지는 전국적으로 554만필지(전체 15%)이고, 전라북도에는 370만 필지 중 약 15%인 56만 필지에 달하고 있다. 이로 인한 이웃 간 소송과 분쟁으로 도민들에 피해가 적지 않아 해결이 시급하다. 지적불부합지 해결을 위해서 지적재조사사업이라는 국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적재조사사업을 통한다면 토지의 경계가 분명해짐에 따라 경계분쟁 해소 및 재산권 보호를 할 수 있고, 불규칙한 토지의 모양을 정리하여 토지이용을 편리하게 만들 수도 있다. 또한, 맹지(땅에 진입로가 없는 토지)의 경계 조정을 통해 도로를 확보하여 건물을 짓는 등 토지의 이용 가치를 증대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전북도는 이런 지적불부합지 해결을 위해 2012년부터 총 116억원을 투입, 총 147개 사업지구를 지정하여 120개 지구(51,448필지, 36.7㎢ 불부합지 해소)를 완료하였고, 2019년 사업으로 27개 지구를 추진하고 있다. 주민의 동의가 필수적인 사업의 특성상 전북도와 시군에서는 주민설명회 및 동의서 징구를 통하여 사업의 이해를 도왔고, 그 결과 긍정적인 효과가 알려지면서 마을의 요청에 따라 사업이 진행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토지를 측량하는 기술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발전되어 왔지만, 지적제도는 아직 100여 년 전에 머무르고 있다. 지적재조사사업은 일제 잔재 청산과 함께 우수한 국내 측량기술을 세계적으로 알릴 좋은 기회이다. 대한민국의 미래 국토를 다시 쓰는 백년대계의 사업인 지적재조사가 성공리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전 도민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김형우 전북도 건설교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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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11 16:46

전북문화관광재단 임추위원장 소회(所懷)

안도 전 전북문화관광재단 임원추천위원장 문화와 예술이 힘차게 살아서 맥박 치는 우리 전북이다. 이러한 문화예술에 더욱 비중을 두어야 할 당위성은 바로 소득증대와 직결되는 관광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6년 문화로 싹트고 관광으로 꽃피는 전북이라는 비전으로 전라북도 문화관광재단을 출범시켰다. 그리고 4년 동안 지역의 열악한 문화예술 분야의 창작환경을 조성하다가 금년 전라북도에서는 새로운 대표이사와 이사, 감사를 선임하고자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모를 했다. 접수가 시작되자 많은 인재들이 지원을 했다. 따라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여 공모자들의 도덕성, 경영 능력, 정책수행 능력 등을 서류 및 면접을 통해 평가를 했다. 그러나 공모자를 2명으로 압축해서 이사회에 올렸으나 부결이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필자는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중책을 맡아 나름대로 중립적 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부결이 됨에 따라서 위원장인 필자를 비롯해서 위원 모두가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런데 여기서 분명히 밝혀둘 것은 추천위원 전체가 2명을 찬성한 것이 아니라 위원 모두 1/N의 추천권만 행사했다는 점이다. 임추위원들에게 쏟아진 비난 중 지역성을 고려하지 않고 업무능력만을 따진 것이 아쉽다 또는 대표이사 임무는 문화관광 정책 제안과 수행 그리고 전북도와 문화예술인을 잇는 가교 역할이기 때문에 스펙보다는 전북을 잘 아는 인물이 적합하다는 것들이었다. 필자도 애당초부터 이에 대한 공감을 가지고 담당자에게 처음부터 응모자격을 전북 출신으로 한정하거나 전북 인물 1명, 타 지역 인물 1명을 추천의 가이드라인으로 하자고 했더니 인권조례 차별금지법에 위반된다고 했다. 그런데 결국 우려했던 상황이 분출되고 말았다. 또한 이사회를 통과했더라도 도의회의 인사검증과 도지사의 최종 임명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절차가 있다. 필자는 이 기회에 개인의 소견이지만 다시 선정을 해야 할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가급적이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전북사람이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피력하고자 한다. 첫째, 전북의 전통과 문화를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막상 우리고장 사람들도 전북의 전통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그런데 하물며 예술현장에서 진두지휘를 해야 할 대표이사가 그 실상도 잘 알지 못하고 표피적 정책으로만 예술지원, 예술교육, 문화 공간 조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어떻게 전개할 수 있겠는가? 둘째는 지역예술가들과 지역 주민들이 많은 호응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공감을 해야 한다. 그런데 소통은 뒤로하고 보여주기식 실적행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셋째는 과거답습 탈피라는 미명아래 지역문화의 특수성이나 지역 예술가들의 향유에 대한 고려 없이 타 지역에서 각광 받고 있는 문화 사업들을 모방함으로써 임시방편이나 행정 편의적 진흥이 될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전북에서 태어나 전북을 잘 알고 전북을 걱정하는 애향 정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런 이유들이 한낱 우려일지 모르지만 전임 임추위위원장으로서 또한 전북문화예술계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중앙무대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타 지역 인물보다는 서툴더라도 전북 문화를 사랑하는 고장의 연고 인물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얘기다. /안도 전 전북문화관광재단 임원추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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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10 18:54

안전한 현장으로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가자

김태경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장 산업의 첨단화로 각종 분야에서 자동화 및 각종 프로그래밍, 코딩 등으로 무인화가 가속되어 사람의 직접적인 손길이 필요치 않은 현장이 많아졌다. 동네 가게만 해도 당장에 키오스크 주문과 셀프서빙으로 관련 종사자를 볼 수 없으며,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주차장에서조차 무인정산기가 설치되어 있어 주차요금징수원을 볼 수가 없는 요즘이다. 이처럼 자동화로 인한 무인화로 다양한 현장 안전에 대한 인식이 낮아졌지만, 건설현장에서는 이야기가 확연히 다르다. 장비와 시설이 발전되어 첨단의 공법과 시공으로 건설문화가 개선되고 발전되고 있지만, 결국에 현장의 첫 삽을 뜨는 것부터 마지막 타일 한장의 마감까지 사람의 손이 직접 닿지 않는 것이 없는 것이 건설산업이다. 산업재해율이 높은 광업이나 제조업보다 재해자, 사망자 수가 많은 업종이 건설업이다. 이에, 사람이 직접 작업에 참여하는 건설현장에서의 안전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중요한 가치로 여겨진다. 건설현장에서는 추락, 전도, 협착을 3대 재해로 지정하고 이를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현장 안전 교육과 안전에 대한 인식을 철저히 교육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재해 예방 활동에 제도적인 조치 중 하나로 산업안전보건관리비가 있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는 현장근로자의 안전을 위하여 사용하는 비용으로 산업재해예방과 근로자의 안전을 위한 비용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제도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관련법 개정을 꾸준히 진행한 결과, 최근 산업재해를 줄이고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조성을 위하여 법의 보호대상 확대, 유해위험 작업 원칙적 도급 금지, 도급인의 산업재해 예방 책임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이 30년 만에 전부 개정되어 금년 1월 16일부터 시행되었다. 건설업 안전관리비제도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건설업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및 사용기준도 개정되어, 사망사고가 나면 도급인은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이러한 강력한 조치에도 고질적인 안전관리비배달사고는 여전하다. 업계에 따르면 근로자의 안전에 필요한 안전시설비의 설치해체 비용을 계상했지만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한다. 또한, 안전보건교육에 필요한 빔 프로젝터 구입비용, 화재예방을 위한 소화기 구매 비용을 받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며, 현장설명 단계에서부터 하도급업체에 안전관리자를 선임하라고 해놓고안전관리비 정산 불가라고 못 박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개정 산안법을 비롯한 여러 대책들은 오랜 시행착오 끝에 나온, 단지 규제의 강도만을 높인 고육지책으로 느껴져 규제범위나 처벌수위가 너무 엄격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개정 산안법의 취지는 좋지만 너무 엄격하고 일방적인 책임 전가는 건설업체에게 억울한 희생을 강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현실과 맞지 않는 역효과나 부작용은 개정 산안법 시행과정에서 바로 잡는 것이 마땅하다.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는 법과 규제의 문제이전에 발주자, 건설업자, 근로자 모두의 책임이다. 안전에 대한 작업자 개개인의 인식과 사업자와 발주자의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안전사고 예방에 힘써야 한다. 국토부도 올해를 건설현장 안심일터안전의 원년으로 삼아 건설사고 예방감소에 주력할 방침이다. 우리도 새해에는 더더욱 안전한 현장으로 국민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태경 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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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10 18:54

한 달 살이

이재규 우석대 교수 새해 첫 달을 제주에서 살았다. 요즘 트랜드라는 한 달 살이를 해본 것이다. 매일 제주 곳곳의 숲과 오름, 바다를 발길 닿는 대로 가보았다. 시간이 많아지니 눈에 담는 장소도 늘어났지만 일주일 이내 짧게 머물렀던 이전의 여행에 비해 무엇보다 마음의 자세가 달랐다. 겨우 한 달에 현지인이 될 수는 없으나 주마간산으로 다닐 때 놓쳤던 것들을 보게 되고 그곳에 대해 더 깊은 애정을 갖게 되었다. 풍광과 사람 모두가 새롭게 다가왔던 것이다. 국내 여행지 중에 제주는 한 달쯤 살아보는 데 최적의 장소다. 일단 섬이라는 특성상 일상에서 떠나왔다는 고립감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고 동서남북 적당한 면적에 숲과 해변, 오름마다 개성이 있어 돌아볼 거리가 충분하다. 들어서는 순간 식생대와 바다 물색이 바뀌면서 이역(異域)에 왔다는 느낌을 제주만큼 주는 곳도 없을 것이다. 거기에 제주만의 신화, 생존과 수난의 역사가 가세하며 뭍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주는 해안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는 올레코스 총 26구간, 425km를 개발하면서 더 많은 이들이 찾게 되었다. 오로지 올레 완주를 위해 한 달 살이를 계획하는 이들도 상당수라 들었다. 실제 걸어보니 곳곳의 표지와 안내 시스템(책자, 사이트, 스탬프, 안내센터, 자원봉사자)이 잘 되어 있어 불편함이 없다. 디지털 지도 등의 기술 발전도 낯선 여행자에게 든든한 도우미 역할을 한다. 지자체에서 대중교통을 촘촘히 연결한 것도 평가할 대목이다. 먹고, 자고, 풍광을 즐기는 것. 여행지 품평에서 중요한 요소인 이 3박자를 골고루 갖춘 곳을 찾아서 사람들은 후기를 공유하며 여행정보의 빅데이터를 자율적으로 구축해간다. 정해진 패키지 구간을 가이드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여행은 이제 올드한 것이 되었다. 낯선 곳에서 장기 체류하며 지극히 개인적인 여정의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들이 대세를 이루어간다. 여행은 SNS 채널을 통해 개인사의 기록으로 남겨지고 공유된다. 장소의 인증과 감정, 정보의 공유를 빼놓고서는 폰카를 들고 여행지를 득템하듯 표류하는 현대인의 여행 방식을 설명할 수 없다. 한 달 살이는 좋은 곳에 조금 더 머무르고 싶다는 여행 트랜드 너머의 것을 말해준다. 삶에 대한 태도의 변화가 밀물처럼 밀려오고 있는 것이다. 붙박이로 한 곳에 묶여 신분과 재산에 따라 하나의 직업으로 평생을 살던 시대는 갔다. 그때의 여행은 일생에 한두 번 어렵게 나갔다 생존하여 돌아오는 귀향의 길이었다. 기본적으로 정주(定住)가 모형이었다. 이제 농경시대, 산업혁명을 거쳐 노마드의 세기가 왔다. 끔찍할 정도로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고 한 사람의 생애 주기도 2막, 3막으로 길어졌다. 고용과 노동의 형태도 급속한 변화를 거치면서 우리가 기준점으로 삼는 성취, 생의 목표도 이전 세대와는 아주 다른 모습이 되고 있다. 국가와 민족의 경계로 나뉘어 반목 대립해온 이 지루한 낡은 전쟁도 가까운 몇 세대 안에 종식될 수 있을지 모른다. 언어와 지역의 장벽이 무너지고 가족의 전통적 형태, 애정의 결합 방식도 바뀔 것이다. 옛 시대 낡은 감정과 관념들은 언제 그런 시기가 있었냐는 듯 썰물처럼 퇴조해갈 것이다. 집단의 결속보다 주체적 개인이 더 소중해지고 지금 여기가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는 전환의 시대. 제주 바다로 지는 단 한 번의 노을을 바라보며, 이번엔 또 어디로 건너뛸까 미래를 당겨 사는 사람처럼 다음 한 달 여행지를 궁리해봤다. /이재규 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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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10 18:50

'기생충' 오스카상 수상 쾌거

한국 영화 기생충이 전 세계 영화인들의 가장 큰 축제인 아카데미 역사를 새로 썼다. 어제 미국에서 열린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후보에 오른 6개 부문 중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 감독 각본 국제영화상까지 4개 부문 트로피를 거머쥐는 쾌거를 달성했다. 봉준호 감독이 헐리우드 스타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한국말로 수상소감을 말하는 감동을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아카데미 역사상 비(非)영어 영화의 작품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후보에 오른 외국어 영화는 1938년 프랑스 영화를 시작으로 지난해 까지 9편이 작품상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직껏 수상한 적이 없었다. 기생충이 백인 남성 중심의 헐리우드 높은 장벽을 처음으로 넘은 셈이다. 또 각본상 역시 아시아 영화 최초 수상이다. 감독상 수상도 대만의 이안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역대급 기록의 파란을 예고했다.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작품도 1995년 이후 두 번째다. 기생충은 칸 영화제 이후 전 세계 57개 영화제에서 공식 초청받았고, 124개의 트로피를 챙겼다. 그 사이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북미에서도 3개 영화관 개봉을 시작으로 지난달 1000개 상영관을 돌파했다. 작품성과 흥행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최하는 가장 권위있는 영화시상식이다. 영화인들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무대다. 1929년 첫 시상식이 열려 올해 92회를 맞았다. 아카데미상을 오스카라고도 하는데 이는 트로피 이름이다. 손에 긴 칼을 쥐고 필름 릴위에 선 기사 형상의 트로피가 오스카로 불린다. 트로피는 높이 34.5㎝ , 무게 3.85Kg로, 윗 부분은 브리타늄 재질에 금박을 입혔고, 아래는 검은 대리석으로 제작됐다. 제작비용은 우리 돈 45∽50만원선이지만 수상 가치는 돈으로 따질 수 없다. 수상하는 감독이나 배우는 명예와 함께 몸값도 크게 치솟는다. 아카데미상의 선정은 영화인들로 구성된 회원의 투표로 이뤄진다. 올해는 회원 8469명이 수상작을 결정했다. 아카데미상에 대한 한국영화의 도전은 1967년 신상옥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로 처음 두드린 이후 57년간 쉼없이 도전했지만, 수상은 커녕 본선에 오른 적도 없다. 지난해 이창동감독의 버닝이 외국어영화상 부문 예비후보에 포함된게 유일하다. 한국영화가 올해로 101년째를 맞았다. 기생충은 이번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지난해 부터 시작된 수상 퍼레이드의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하면서 한국영화의 오랜 숙원을 풀었다. 기생충의 쾌거를 계기로 한국영화의 새로운 100년을 여는 신기원이 이룩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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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환
  • 2020.02.10 18:50

민주당 공천작업 착수, 옥석 제대로 가려내야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작업에 돌입하면서 얼마나 인적 쇄신이 이뤄질까 여부에 전북 유권자의 이목이 집중된다. 중앙당 차원에선 각계각층의 인물 영입을 통한 세대교체와 정치 혁신에 방점을 찍고 현역의원 20% 탈락이라는 물갈이 가이드라인도 정해놓고 있다. 하지만 전북은 현역의원이 단 2명에 불과한데다 지난 20대 총선 때 낙선자들이 대거 재도전에 나서면서 중앙당의 공천 향배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정치 혁신을 위해선 대대적인 물갈이도 중요하지만 지역발전을 촉진하기 위해선 역량있는 중진의원의 역할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민주당의 공천작업이 전북민심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21대 총선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 지난 20대 총선 때처럼 지역민심과는 거리가 먼 공천이 이뤄질 경우 선거판 자체가 다시 요동칠 수 있다. 물론 현재까지 여당인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전북의 지지도를 보면 지난 총선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당 지지도에만 안주해서 전북 유권자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인물들을 내세우면 민심은 언제든지 배를 뒤엎을 수도 있다. 지난 10일부터 진행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전북 예비후보자 면접 상황을 보면 10개 지역구에서 20명이 공천을 신청해 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나홀로 공천 신청을 한 전주병과 군산을 제외하면 지역구별로 2명, 또는 3명이 공천경합을 벌인다. 예전에 비하면 공천 경쟁률이 크게 낮아졌다. 아무래도 전북정치권이 분열되면서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 무소속 등으로 선택지가 넓어진 탓도 있지만 민주당이 새로운 인물 발굴 및 영입에 소홀히 한 측면도 있다. 특히 예비후보자 면면을 보면 지난 총선에서 낙선자들이 대거 얼굴을 내밀었다. 후보경선에서 탈락한 인물도 재도전장을 냈다. 정치 신인들도 참신성이나 중량감이 떨어지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런 인물들을 어떻게 집권당의 간판 후보로 내세울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북발전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이번 총선에서 옥석을 잘 가려 제대로 된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 지역민심을 아우르고 전북과 국가발전의 미래성장 비전을 세우며 지역의 정치적 구심체로서 역할을 할 만한 인물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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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2.10 18:50

'신종 코로나' 속 행사 권장, 전북교육청 제정신인가

전북교육청의 오락가락 행정이 도마에 올랐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축소 운영하라는 초중고 졸업식을 가족친지들이 참석하는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라고 다시 공문을 내려보냈다. 불과 8일만에 지침이 180도 바뀜에 따라 학교현장은 이래저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교육청이 자체 결정한 이번 졸업식 정상운영 지침이 코로나 비상사태에 오히려 역행한다는 지적도 있다. 바이러스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교육부는 여전히 대규모 행사 자제 지침을 유지하며 이에 따른 후속대책을 강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 수업감축까지 허용하고 있는 데다 대학도 개강을 2주간 연기한 가운데 이런 지침이 내려와 학교 현장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교육청은 지난 5일 일선 학교에 보낸 공문에서 군산이외 지역에서는 졸업입학식을 처음 계획한대로 정상 운영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당초 대규모 행사 자제 지침을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교육청은 한 번뿐인 졸업식에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는 민원이 수차례 들어왔다 며 과잉 대응하는 것도 문제라고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교육청의 이런 안이한 상황인식은 정부의 코로나 발생 우려지역에 대한 원천봉쇄 방침과는 괴리가 있어 보인다. 전국적으로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개학을 미루거나 휴업에 들어간 유치원과 초중고가 5일 만에 336곳에서 647곳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도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적이던 한옥마을 등 유명 관광지와 극장백화점이 한산할 정도다. 가정에서도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바깥 출입할 때는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을 생활화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서 일선 학교에서는 당초 도교육청 지침에 따라 학부모에게 졸업식 방문을 자제 해달라 는 통지문까지 보냈는데 다시 참석 권장의 지침이 내려와 난감한 표정이다. 최근 정기 교원인사까지 발표되면서 신학기 학사일정 준비 등 인수인계도 안 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일손이 잡히지 않는 분위기다. 일선 학교 행사 축소가 감염에 따른 후속 조치가 아닌 예방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엄중한 비상사태에 자칫 학교현장의 느슨한 분위기로 이어져 학생들의 감염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북교육청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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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2.10 18:50

신종 코로나 영향 국외여행 취소 급증

2019년 1월, 21건이던 국외여행 상담건수가 2020년 1월 158건으로 약 7.5배 증가했다. 원인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불안감으로 계획했던 여행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위약금 관련 상담 문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내 태국여행자가 감염확진 판결을 받은 상황으로 국외여행을 꺼리는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우한시를 포함한 후베이성 전역의 여행경보는 3단계(철수권고-여행예정자 여행취소,연기)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을 포함한 중국여행은 위약금 없는 계약 취소가 가능하지만 그 외 지역(대부분 베트남, 태국, 싱가폴 등)의 경우 여행사에서 예정대로 여행을 추진할 경우 계약조건에 따라 취소 위약금이 청구되고 있다. 여행계약 취소시 일반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위약금이 청구되나 계약서상 특약사항이 있는 여행계약은 계약취소 시 과다한 위약금을 부담할 수 있으므로 특약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전북소비자정보센터는 계속되는 국외여행 상담에 적극 응대하기 위해 여행관련 집중피해상담 창구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과다한 위약금 피해를 본 소비자에 대해 해당사업자와 중재조정을 통해 피해처리를 진행하고, 취소시 위약금 기준 등 정확한 소비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는 여행 계약을 체결할 때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서 국가별 안전정보를 사전에 확인하고, 위험지역 여행은 자제해야 한다. 위험시 대처요령을 숙지하고, 유사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영사콜센터 번호(+82-2-3210-0404)를 메모해 두는 게 좋다. 여행상품을 선택할 때 지나치게 가격이 저렴한 상품보다는 일정 구성, 숙소, 옵션 등 여행사별 상품 정보의 종합적인 비교를 통해 신중하게 결정한다. 특약사항이 있는 여행계약은 계약해제 시 과다한 위약금을 부담할 수 있으므로 특약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해야한다. 여행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이용하려는 여행사가 등록된 업체인지, 영업보증보험에 가입했는지 여부를 해당 여행사 관할 지자체나 여행정보센터를 통해 확인한다. 국외여행관련 소비자 상담은 전북소비자정보센터(282-9898)로 문의하면된다. /전북소비자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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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10 18:41

“예비예술인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워야 합니까?”

송원 배우다컴퍼니 대표 지난 2월 5일 전북지역 문화예술교육계 박00 교수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 이후 50여개의 여성단체가 모여 열었던 기자회견의 회견문에는 박교수의 공판 과정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2년전 2018년 3월 지역 방송사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박교수의 성추행은 2018년 9월 10일에 사건이 접수되었고 2019년 4월 15일에 첫 공판이 시작되었다. 무려 7개월을 기다린 공판의 시작이었다. 네 번의 공판 끝에 2019년 8월 12일. 드디어 선고기일이 잡혔다. 그러나 피고인은 또 다른 변호인을 추가로 선임하였고 세 번의 공판을 지나 바로 오늘 2020년 2월 5일, 사건접수 514일 만에 전북지역 문화예술교육계 박OO교수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유죄가 선고 되었다.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단 한번도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의 행실을 운운하며 억울함과 분노로 일관한 가해자의 태도를 비춰보았을 때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의 유죄선고는 가르침을 주는 판결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그저 재판의 결과만을 기다리던 피해학생들의 긴 시간의 고통들이 이 판결로 보상될 수 있을까? 그 자리에 피해자들과 함께 있던 나는 판결문을 듣는 내내 울분과 눈물을 참아야 했다. 처음 방송을 통해 자신의 피해사실을 용기 있게 고발한 사람들은 다름 아닌 박교수의 제자들이었다. 그 아픔에 연대의 뜻을 밝힌 몇몇의 선배들은 지지문과 성명서 발표, 서명 등으로 박교수와 학교에 사과를 요구했고 이를 통해 총장의 사과와 총학생회의 움직임 등 조금의 변화가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얼마못가 학교의 입장은 달라졌다. 1심판결을 기준으로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며 자체 조사위를 꾸리지 않은 것이다. 지극히 당연하게 보장되어야 할 안전하고 평등한 교육환경 조성에 대하여, 이를 침범한 행위자에 대한 처벌과 재발방지에 대해 학교는 친절한 방관자로 일관한 것이다. 재작년 언젠가 피해학생을 돕던 졸업생이 내게 고민을 토로했었다. 용기 냈던 사람들이 좌절하고 있다. 당연히 해야 되는 말을 하는데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이러다가 우리만 다치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이 무력감이 무섭다 학교는 학생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학생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교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이 원초적 질문이 우습게 들리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당연한 것인가? 작년에 발제자로 참여한 토론회에서 이런 질의를 받았다. 성폭력에 취약한 예비 예술인들을 돕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는 대답했다. 그들이 마땅히 싸워야 할 것들에 목소리 내어본 경험, 그리고 그것에 대해 사과 받고 보상 받아본 경험은 정말로 소중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에서는 언제나 실수와 오해, 잘못이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성찰하고 공감하며 자신의 잘못에 사과하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나는 예비예술인들이 학교에서 그 건강한 과정을 배우고 익히기를 소망한다. 누구도 패배감과 무력감에 갇혀 자신을 수동적인 도구로 인식하는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를, 그리하여 자신의 예술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발화해도 충분히 괜찮다는 것을 배우기를. /송원 배우다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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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0.02.09 16:08

성폭력 가해자 잇단 실형, 여성 인권개선 계기

단원들과 선배들에게 도와 달라고 말했지만 강간을 당하지 않았으니 다행이다며 그들은 침묵했습니다 지난 2018년 2월 26일 여성 연극배우가 극단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기자회견을 했다. 여성으로서 수치스럽고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하며 전북지역 첫 미투(#Me Too) 운동에 불을 댕겼다. 당시 미투 운동이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번지는 상황이었다. 여배우는 극단 동료들에게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모두 외면했다며 속절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 이후 여배우들을 상습적으로 추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극단대표에게는 법원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그는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 판결에 대해 여배우는 강제 추행을 당하고 법의 심판이 내려지기까지 8년 10개월의 끔찍한 세월을 견뎌왔다며 오열을 토해냈다. 지난 5일 전북지역 미투운동의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대학교수에게도 법원은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학과장과 입학처장 등을 역임하는 등 상당한 영향력을 가졌던 만큼, 설령 성적 만족이 없었더라도 강제추행으로 볼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처럼 미투운동의 가해자들이 잇따라 법의 심판대에서 실형이 선고된 점에 주목한다. 피해자들이 죽도록 힘든 상황에서도 진실을 폭로함으로써 같은 이유로 고통 겪는 여성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줬다.미투운동을 계기로 각 분야에서 여성에 대한 성 인식과 인권 개선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에 때맞춰 법원에서도 가해자들이 저지른 인권유린에 대해 철퇴를 내림으로써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이와 같이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행위에 따른 피해자가 재발하지 않도록 법의 엄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 판단한다. 전북 여성 및 시민사회단체는 여전히 미투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가해자들에 대한 제보를 받고 피해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등 여성의 인권신장에 앞장서고 있다. 가해자에 대한 법원 선고직후 50여개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 우리 사회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유무형의 영향력으로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고, 침묵으로 더 많은 피해가 양산되지 않도록 계속 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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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2.09 16:03

한국당, 전북 패싱하고도 표 달라 할 수 있나

자유한국당이 21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전북 몫 비례대표 배정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6대 총선 이후 전북 몫 비례대표 국회의원 배정을 외면해온 터라 이번에도 전북 패싱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21대 총선에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 47석 중 30석은 연동형 캡을 적용해 정당별 득표 비율을 조정해 배분한다. 나머지 17석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단순 배분하는 병립형 배분방식을 시행한다. 따라서 정당마다 지역구 의석 배출 못지않게 비례대표 의석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미래한국당이라는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까지 창당했다. 그렇지만 자유한국당은 지난 17대 총선 때부터 전북 몫 비례대표 배정은 철저히 외면해왔다. 16대 총선 때 전주여고를 나온 김정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이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달았으나 그의 출신지는 전남 나주였다. 16대 국회가 파장에 들어갈 무렵 비례대표 의원 탈당으로 김영구 전 전북애향운동본부 부총재가 국회의원직을 승계받아 석 달여 동안 금배지를 달았을 뿐 그 이후 전북 몫 비례대표는 전무했다. 자유한국당 전북도당 내부에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됐음에도 전북 몫 비례대표가 당선권에 배정되지 않으면 이번 총선 치르기가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정당 득표율 3%를 넘기면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게 되지만 당선권에 전북 인사가 없으면 선거 치르기가 힘들다는 푸념이다. 지난 대선에서 득표율을 보면 19대 대통령선거 때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전북에서 3.34%를 얻었다. 다자구도로 치러진 선거이기에 표분산으로 득표율이 떨어졌지만 양자구도인 18대 대선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3.2%를 득표했고 17대 대선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9% 이상 얻었다. 지난 20대 총선에선 새누리당 후보로 전주을에 출마한 정운천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나왔고 전북 비례대표 득표율도 7.55%를 기록했다. 19대 총선 비례대표 득표율은 9.6%에 달했다. 이러한 전북도민의 지지에도 자유한국당이 전북 몫 비례대표 배정을 또 외면한다면 무슨 염치로 표를 달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전북도민들은 자유한국당의 진정성을 가늠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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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2.0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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