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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위기, 특별한 정책보다는 일관성 있는 정책을

우리나라 0.78의 출산율을 접하고 “와,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며 양손으로 머리를 부여잡는 반응을 보여 화제를 모았던 미국 캘리포니아대 법대교수이자 노동 분야 석학인 조앤 윌리엄스 교수가 EBS 교육방송 50주년을 맞아 방송된 ‘조앤 윌리엄스와의 대화’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조앤 교수는 한강의 기적을 만든 고강도 노동이 이제는 한국 사회를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돌봄의 책임까지 져야 하는 한국 사회의 일-가정 양립의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아이를 낳은 후에도 남녀 모두 사회 경력을 유지할 수 있게 전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합계 출산율은 15~49세 가임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출생아 수를 말한다. 쉽게 말해 합계 출산율 1.0은 평균적으로 가임기 여성이 평생 아이 한 명을 낳는다는 이야기로 남녀 둘이 만나 아이를 낳으니 보통 2.1이 되면 인구가 유지된다고 하니 인구 유지에 필요한 출산율의 3분의 1정도 수준이다. 급격한 출산율 감소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국가발전의 추력을 상실하게 되어 경제적 위기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생산가능인구의 심각한 재정부담을 유발해 세대 간 갈등을 넘어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국가의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해 5월 한국지방세연구원이 2009∼2021년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의 출산 지원 예산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출산장려금 100만 원 지급 시 합계 출산율은 0.03명 증가했지만, 아동 1인당 인프라 예산을 100만 원 늘리면 합계 출산율은 0.098명 증가한다고 한다. 현금성 출산장려금은 일시적 효과는 가져올 수는 있지만 보육 여건이 함께 개선되지 않는다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이다. 지자체 간 출산장려금 경쟁은 인구를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에 그치므로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완주군은 2022년 7월 9만 1545명이었던 인구가 2024년 7월 9만 8950명으로 등록외국인 4390명을 포함하면 10만 3340명으로 이미 10만 시대에 돌입했다. 전북 귀농귀촌의 3분의 1이 넘는 약 37%를 차지하는 완주군 귀농귀촌인의 증가, 주거환경 등 정주여건의 변화 등이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완주군에서는 아이돌봄 서비스, 공동육아나눔터, 방과후 지원, 외국어 방학캠프 등 실질적인 지원책으로 보육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저출산 위기를 극복한 프랑스, 싱가포르, 아이슬란드, 헝가리 등 대표적인 나라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출산과 육아를 경제적, 사회적으로 강하게 지원하고, 출산을 지지하는 문화가 조성되었으며, 무엇보다도 오랜 시간 동안 강도 높은 대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해 왔다는 점이다. 특히, 데이비드 콜먼 영국 옥스퍼드대 인구학과 명예교수는 무엇보다 대통령과 정권이 바뀌어도 저출산 대책의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과 강력한 메시지 전달을 통해 사회 전반에 일-가정 양립 문화가 보편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삶의 질을 높여 출산과 육아에 대한 실질적인 사고를 개선해 나가고, 결혼과 출산이 전사회적으로 환영받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인내와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유희태 완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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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8 18:20

보수정권에서 가망 없는 전북

지금도 중앙정부가 전북을 바라다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특히 보수 쪽 지지자들의 시각이 전혀 바꿔지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점철돼 있다. 선거 때마다 민주당만 줄기차게 지지한다는 이유에서다. 그쪽 지지자들은 전북의 정서를 이해할려고 들지도 않고 무조건 싫다는 생각이다. 보수 심장부인 서울 강남 3구에서는 전북 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아예 정치 얘기를 꺼내지도 않는다. 왜 전북이 사면초가가 되어 고립무원 상태로 빠져들었는가. 산업화 과정 때 농업의 틀을 벗지 못한 탓이 크다. 생명산업에 종사한다는 자존심보다는 농업의 경제성 저하로 낙후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전북은 산업화가 미진해 기업들과의 이해관계가 타 지역에 비해 낮다. 1991년에 착공한 새만금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도 전북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몰고갔다. 타 지역인들은 전북에 새만금 사업 이외에는 다른 개발 사업이 없느냐 면서 오히려 사업 다각화를 일러준다. 해마다 정기국회가 열리면 전북도는 국가예산 확보로 걱정이 태산 같다. 문재인 전 정권때는 새만금 SOC 확충을 위해 1조 이상씩 투입되었지만 윤석열 정권 들어서 사상 유래가 없는 국가예산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왜 그랬을까. 지난해 새만금잼버리 실패에 따른 책임을 전북도에다가 똘똘 몰아씌운 후 새만금 예산을 칼질했기 때문이다. 무려 당초 예산의 78%를 삭감 도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쳐 나중에 부분적으로 살려주었다. 특히 타당성 조사를 통해 흠잡을 때가 없는 새만금사업을 무려 8개월이나 중단시켜 도민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힘 없는 약자의 설움을 되뇌인채 칼자루 잡은 쪽의 눈치를 지금도 살핀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감사원이 새만금잼버리 대회 전반을 감사했기 때문에 잘잘못이 있으면 그 실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물으면 되는 것이다. 대회가 끝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감사원에서 가타부타 감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아 의혹만 증폭시켰다. 집행위원장을 맡은 김관영 지사도 기자회견을 통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짓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조직위 여가부 전북도 부안군 잼버리 측의 잘잘못을 가려내야 한다. 지금도 잼버리 파행에 따른 암운이 전북도에 짙게 드리워져 전북도가 국가예산 확보 활동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박상우 국토부장관이 대광법을 개정해서 전북도한테 도움주고 싶어도 키를 쥔 기재부에서 미동도 안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이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상 불이익을 받는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때 14.4%밖에 얻지 못했고 지난해 전주을 재보궐선거 때 국힘 후보가 6명의 후보 중 8%로 5등한게 문제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과거 유흥주점에서 일했다는 이른바 줄리 의혹을 안해욱 후보가 재보궐선거 때 집중적으로 제기한 게 악영향을 끼쳤다는 말도 나온다. 아무튼 지난 총선 때 3선에 도전했던 국힘 정운천 후보가 20.63%로 낙선하면서 국힘 지도부가 완전히 등돌렸다는 후문이다. 전북은 보수정권에서 영 가망이 없단 말인가.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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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4.09.08 18:18

우리사회 더 낮은 곳을 돌아보며

'사회복지의 날'은 사회복지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높이고 사회복지사업 종사자들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로, 2000년 9월 7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제정되어 공포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사회복지의 날로 하고 이 날로부터 1주간을‘사회복지주간’으로 정하였다. 1948년 제헌헌법에‘생활무능력자 보호규정’을 둠으로써 시작된 우리나라 사회복지정책은 이후 사회 발전과 경제 성장에 따라 점차 변화‧발전했지만, 여전히 약자에 대한 보호와 시혜 차원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90년대말 IMF와 2000년대말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대규모 기업도산, 대량실업, 가정해체 등으로 인해 사회복지는 더 이상 특정 계층과 대상의 문제가 아닌 국가 차원의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되었고, 최근들어 코로나 19와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연령·계층에 관계없이 사회복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북특별자치도도 민선 8기 출범 이후‘함께 누리는 행복복지’실현을 위해 사회복지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2024년 사회복지 예산이 3조 9978억원으로 도 전체예산의 42%를 사회복지사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보다 두터운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통해 촘촘한 복지를 적극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소외받는 사람이 없는 촘촘한 돌봄서비스를 구축,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에 돌봄에서 제외되었던 청‧중장년층과 가족돌봄청년 대상 일상돌봄과, 75세이상 노인에 대한 의료-돌봄 통합지원사업을 전 시군으로 확대하는 한편,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1:1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중이고, 학대피해 아동 보호를 위해 학대 판단 전 생필품‧의료비 등 긴급지원사업을 하반기부터 추진 중에 있다. 또한, 1인가구 증가 ‧ 고령화 등 인구‧사회구조 변화에 따른 새로운 복지수요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현재 시범사업중인 고독사 예방관리사업을 하반기 전 시군으로 확대시행하고, 새로운 복지사각지대로 주목받는 가족돌봄 및 고립은둔청년에 대한 자립지원과 일상회복을 촘촘히 지원하는 한편,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도민에게 전문 심리상담서비스를 지원하는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중에 있다. 이러한 다양한 복지혜택의 내용부터 지원방법까지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도민 맞춤형 복지정보 검색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북복지자원 플랫폼”을 하반기부터 본격 운영중인데, 단순한 복지정보뿐 아니라 도움요청‧상담‧돌봄연계 등 도내 복지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지원하여 도민의 복지체감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가오는 추석에도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이 편안하고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노인·장애인·아동 등 분야별 담당 공무원들이 복지시설과 저소득세대를 직접 방문하여 어려움을 직접 살피고 위문품을 전달할 계획이며, 결식우려 아동 및 재가노인 등에 대한 음식배달지원와 맞벌이·한부모 및 장애아 가정에 대한 돌봄지원 등 도내 소외계층들이 어려움 없이 편안하고 안전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길 계획이다. 아울러,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복지 최일선 현장에서 투철한 사명감으로 많은 어려움을 감내하며 묵묵히 헌신하고 계신 사회복지종사자분들에게 진심어린 존경과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사회복지인들의 헌신과 노력이 더욱더 빛나고, 보다 나은 환경에서 보람과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처우개선 등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황철호 전북특별자치도 복지여성보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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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5 17:26

'호남 동행' 에 감춰진 진실

호남이 아니라 전북이 만만하게 보이는 모양이다. 아쉬울 땐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다가 돌연 언제 그랬느냐 식으로 180도 안면몰수 했다가 다시 러브콜을 보내는 경우다. 국민의힘 호남 동행 의원제가 그것이다. 지난 21대 국회 때 이른바 서진 정책의 일환으로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이벤트성 정치 실험이었다. 당시만 해도 민주당 일색인 호남에서 국민의힘과의 소통 창구가 아쉬운 상황에서 나름 설득력을 가졌다. 집권 여당으로 변신한 지금의 위상에 비춰 보면 더더욱 절실한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잼버리 파행과 전북특별자치도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동행 의원들의 이중적 태도에 심한 배신감을 느낀 건 사실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최근 재추진 의사를 보이자 진정성 여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20년 정운천 의원 제안으로 추진했던 동행 의원제 취지는 호남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다. 민주당 쏠림이 심했던 이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현안 해결에도 앞장서는 노력을 통해 지지를 얻고자 한 것이다. 이런 배경 속에 영남과 충청 출신 의원 48명이 호남 지역 자치단체와 자매결언을 맺고 '제2의 지역구' 활동을 시작한 셈이다. 실제 도내 14개 시군도 동행 의원과 소통하며 법안 처리와 예산 확보에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여기에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권의 25%를 호남 몫으로 정하는 등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호남 지지 기반이 없으면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에 의해서다. 고령의 김종인 위원장도 5.18 묘지 앞에 무릎을 꿇으며 진정성을 보였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 전북과의 동행을 자처한 그들 의원들이 그동안 애써 보여줬던 동반자 노력이 한낱 허구였음을 드러낸 것이 바로 잼버리다. 송언석 의원 등이 극단적 언사를 서슴지 않으며 저격수 역할을 통해 파행 책임을 전북에 떠넘기는데 앞장섰다. 한술 더 떠 새만금 SOC 예산을 무려 78%나 칼질했던 추경호 기재부장관도 마찬가지다. 서병수, 김병욱 의원은 전북특별자치도법에 반대했다.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동행 의원들이 되레 전북을 헐뜯고 지역 발전을 가로막으며 제도 취지를 무색케 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주 호남동행 특별위원장에 조배숙 의원을 임명했다. 그동안 가교 역할을 해왔던 정운천 의원이 총선에서 낙마, 사실상 핫 라인이 끊기자 교두보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국민의힘 여론이 바닥인 데다 동행 의원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획기적 민심 수습 카드가 전제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분위기다. 잼버리 파행과 특별자치도 추진을 통해 이 제도의 순수성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추진한다고 해서 등 돌린 도민 마음을 얻기란 쉽지 않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단순히 호남 표심만 자극하지 말고 민심을 얻기 위한 진정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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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4.09.05 17:26

난 웹툰작가이다

나는 현재 웹툰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10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여러 작품을 연재하고 에세이툰도 출간했으며, 여러 공모전 수상 경력도 있다. 예전부터 만화는 존재했었고, 만화의 대표적인 나라를 떠올리면 일본이라는 건 웬만한 일반인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김산호, 김광식 같은 작가분들께서 초반 일본 만화의 형식을 보고 배우면서도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만들어가며 한국 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70년대 군부정권 시대의 개막과 함께 만화를 사회 5대 악 중 하나로 규정하면서 심한 탄압과 함께 만화 불태우기 운동까지 했었다. 하지만 어디 깊이 자리 잡힌 문화란 것이 쉽게 죽으랴. 이후에 이현세, 김수정, 이두호, 허영만 등으로 대표되는 신진 작가들이 등단하여 보다 다양한 장르를 개척하였으며, 90년대 후반에 들어서서 만화 대여점이 생기면서 일반인들이 좀 더 쉽게 만화를 만나게 될 수 있었다. 물론 대여점을 통한 유통이나 인세, 등 문제점들도 꽤 있긴 했었다. 그러다 2000년대에 들어서서 마린블루스 등을 필두로 웹툰이라는 콘텐츠가 나오기 시작했고, 강풀, 강도영 작가님들의 작품이 흥행하면서 웹툰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만화는 앞서 이야기했듯 일본을 보고 모티브 삼아 배워온 것들이 많았다면, 웹툰은 그 만화를 보고 즐기며 성장해온 젊고 새로운 작가들이 만들어낸 우리나라에서 처음 나온 콘텐츠이다. 나는 만화를 보며 컸고 고등학생 시절에 웹툰을 접하고 두 장르를 다 경험하며 자란 세대이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가라는 꿈이 있었지만, 가정환경으로 인해 꿈을 접고 입시만화학원에서 전임강사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유명 만화작가분의 어시생활과 웹툰에서도 어시로 일한 경험이 있는 형을 만나게 됐고 그 형의 여러 번의 권유로 같이 웹툰 작가가 되보기로 결심했다. 30이라는 젊지도 늙지도 않은 애매한 나이였고, 모아놓은 돈도 없을 떄였다. 당시 웹툰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 작가로 등단하는 게 꽤나 어려울 때였다. 그걸 알기에 형과 나는 학원을 그만두고 등단이란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작업실이란 이름의 원룸을 하나 구했고, 그곳에서 우리는 숙식과 작업을 같이 했다. 방을 구하고 작업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컴퓨터와 모니터 타블렛을 마련하고 나니 우리에게 남은 돈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 작품을 만들어서 플랫폼에 연재 제안을 하려면 못해도 석 달은 필요했는데 당장 생활비가 없었다. 이때 형이 개인적으로 대출을 받아 조그만한 생활비를 마련했다. 그렇게 작품을 만들던 중에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지원사업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지원사업을 살펴보던 중 우리가 만들고 있는 작품과 맞는 지원사업이 있는 걸 보고 지원하게 됐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제2의 각시탈과 같은 만화작품을 찾는 지원사업이었다. 운이 좋게 당선이 됐고, 우리는 원고료를 받으면서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정말, 생활비가 딱 떨어질 때였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의 미팅이 있을때는 진흥원 여러 담당자님, 관계자분들께서 잘 대해주셨고 덕분에 부천에서 작품 전시도 할 수 있었다. 작품 전시회는 우리 말고도 당선된 작가분들의 프로필이 적혀 있었는데 너무나도 화려했었다. 반면, 우리의 프로필은 전시된 작품 딱 한 줄. 우리는 그렇게 시작했다. 이렇게 고마움으로 시작됐으나, 일이 좋은 일만 있으랴. 이후에 웹툰 시장의 씁쓸함을 느끼는 경험도 있었다. 다음 예찬에서 이어서 하도록 하겠다. /홍인근 웹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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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5 16:53

비자를 발급받으려고 합니다. 영문으로 된 병적증명서를 받을 수 있을까요?

병무청에서는 해외 이민 또는 장기체류 등에 필요한 영문으로 된 병적증명서 발급을 요청하면 영문 병적증명서를 발급해 드리고 있으며, 여권상의 영문 이름을 제시하시면 여권의 영문 이름과 동일한 이름으로 병적증명서를 발급해 드립니다. 병적증명서는 다음과 같이 신청하면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첫째, 본인 또는 가족(직계 존비속, 형제자매 또는 배우자), 본인의 위임장을 받은 대리 신청인이 지방병무(지)청을 방문해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 지방병무(지)청 방문이 어려우신 분들은 가까운 시·군·구,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어디서나 민원(팩스)으로 신청하셔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발급을 원하시면 정부민원포털 '정부24' 민원 신청을 통해서도 병적증명서 신청 및 발급이 가능합니다. 또한, 군복무를 마친 사람으로 발급일 기준 약 1개월 전 전역자와 1989년 이후 병역판정검사 받은 사람은 농협, 법원, 구청,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과 터미널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KIOSK)에서도 발급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인민원발급기에서는 영문으로 된 병적증명서는 불가하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병적증명서 신청 시에는 주민등록증 등 그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을 꼭 지참해주시기 바랍니다. 가족(직계 존비속, 형제자매 또는 배우자)이 신청 시에는 방문자 신분증 및 가족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준비하여 주시고, 본인의 위임을 받은 대리인이 신청하는 경우에는 병적증명서 발급 위임장 및 위임한 사람과 위임을 받은 대리 신청인의 주민등록증 등 그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위임장 서식은 병무청 누리집 민원서식에서 ‘병적증명서 발급 위임장’을 다운로드 받아 작성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병역사항이 기록된 주민등록표 초본으로도 병적증명서를 갈음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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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5 15:59

대통령이 위험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다. 8월 초부터 30% 전후에서 내림세를 보이며 ‘주별 평균 33% 31% 30% 29%’로 이어진다. 4월 총선 직후의 주별 평균 28%에 접근한다. 윤 대통령 취임부터 8월 하순까지 총 1,076개의 여론조사 결과를 주별로 보면 일정한 흐름이 보인다. 1,076개 중 면접조사가 356개 ARS가 720개로 120주 동안 주별로 평균 9개의 여론 조사가 있었다. ‘대통령 국정운영의 긍정(부정)평가’로 측정되는 지지율은 윤 대통령 취임 직후에서 지방선거까지 주별 평균 50%를 넘었다가 바로 30%대로 추락 한다.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까지 2022년 말과 2023년 초 그리고 작년 6월 잠시 주별 평균 40% 언저리까지 올랐던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30% 초반에 머문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세는 주요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조사 기관마다 최저치 기록에 육박하는 모양새다.갤럽 기준으로 보면 지난주 대통령 지지율은 5월 마지막 주 21%이어 두 번째로 낮은 지지율 23%를 기록한다.3월 마지막 주 30% 중반까지 올랐던 지지율은 이후 20% 중반에서 횡보한다. 갤럽 조사도 1076개 조사의 주별 평균흐름과 유사하다.대통령 지지율은 2022년 6월 평균 49% 7월 평균 32%였지만 8월 이후 20%대로 하락한다.2023년 대통령 지지율은 30% 초중반까지 오르지만 2024년 4월 총선 후 계속 20%대다. 갤럽조사는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의 여론을 반영하지 않았다.조사는 국정브리핑 있었던 날까지 이뤄졌는데 여론에 영향을 일부 미쳤다 하더라도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리얼미터 조사결과를 보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조사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은 8월 중순 이후 계속 하락하다 이번에 반올림으로 간신히 30%를 기록한다. 같은 조사의 2년 만의 최저치로 30%가 무너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주 전국지표조사(NBS)가 주목된다.여기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세로 ‘30% 29% 27% 흐름’이다.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성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응답이 줄어드는 양상도 같은 맥락이다. 주별 평균이든 최근 조사든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윤석열 지지층의 붕괴’다.보수층과 영남 그리고 70대 이상의 일부가 지지를 철회하면서 대통령의 핵심 지지그룹이 해체되는 양상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지지자의 57%,70대 이상에서 50%의 지지”를 받는다.특히 충청 지지세의 약화가 주목되는데 ‘대통령 지지율 20% 하향 돌파의 관건’이다.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세는 ‘구조적 요인과 상황변수의 복합적 결과’다. 민생과 체감 경기의 어려움이 더 악화되는 양상이다.특히 자영업자의 고통이 심각하다. “응급실 뺑뺑이”로 상징되는 의료대란은 돌발 변수다.지금 ‘응급실 위기’를 진화할 수 있느냐가 의료개혁의 아킬레스건이 된 상황이다. 의료계 곳곳에서 “정부 발표와 다르다.”는 아우성이 이어졌다. 하지만 정부는 “응급실 붕괴 상황 아니다.”라며 맞섰다가 결국 “현장의 어려움을 인정한다.” 대통령실의 입장은 확고하다.“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한다.“정치적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국민의 생명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있다.”면서 “문제는 대국민 홍보”라고 믿는다. 핵심은 대통령이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비정상적인 국회”고 “소설 같지도 않은 계엄령설”을 퍼트리는 야당이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개혁은 험난한 과정으로 쉬운 길을 가지 않겠다”는 다짐을 정치적으로 실천하는 대통령을 원한다. 대통령의 국회 개원식 불참은 “감정적 거부감”이다.대부분의 신문으로부터 “도를 넘었다,”“납득하기 어렵다,”“이해하기 어렵다,”“협량하다”는 비판을 받는다.대통령이 과연 정치와 대한민국 공동체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의심이다. ‘마이웨이의 독선 리더십’은 지지했던 사람들을 하나 둘 떠나가게 하고 지금 지지하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한다.샐러리맨이 되어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하는 여당의원들의 비겁함도 사람들을 화나게 한다. “여의도 장총찬”은 “국민감정 못 따라가는 정치인은 역사의 간신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대통령과 여당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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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5 15:59

쌀값 폭락, 신음하는 농민 목소리 들어라

국제경제는 철저히 비교우위의 논리에 의해 가격, 품질 등에서 경쟁력을 지닌 상품은 더 생산하고, 반대로 비교열위에 있는 것은 외국의 것을 사는게 이득이다. 하지만 현실사회에서는 비교우위를 갖지 못하는 상품도 어떤 경우에는 정부 차원에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라도 더 육성해야만 한다. 해마다 이맘때면 반복되는 쌀값 논쟁이 바로 그것이다. 지속되는 쌀값 하락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벼 재배 면적 감축, 쌀 수급 예측 통계 개선 등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수출과 수입으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의 경우 외국산 값산 쌀을 수입하지 않을 도리가 없으며, 특히 가공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국산을 선호한다면 이를 막을 길이 없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는 신음하는 농민들의 입장을 귀담아 듣고 특단의 쌀값 정상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6월 말 쌀값 안정을 위해 15만t 규모의 재고를 소진한다는 대책을 발표했으나, 8월 25일 현재 쌀값은 10개월째 지속해서 하락해 80㎏ 기준 17만6628원까지 추락했다. 이는 지난해 고점 당시 80㎏ 기준 21만222원과 비교해 16%나 떨어진 가격이다. 농민들로서는 한숨이 나올법한 수치다. 8월 26일 현재 전국 재고 물량(농협RPC 기준)은 33만t으로 전년비 20만t이나 많다. 오는 10월까지 2023년산 미소진 물량은 전국적으로 10만t이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근본적으로는 전략작물직불제 지원 확대 등에 따른 벼 재배 면적 감축이 불가피하고 수입쌀 전량 사료화 전환이나 쌀 소비문화 조성 등도 필요하다. 전농 전북도연맹과 전여농 전북연합, 쌀생산자협회 전북본부, 전북도의회가 지난 4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값 현실화를 위해 △2023년 구곡 최소 15만톤 이상 시장 격리 △쌀수입 농업 정책 중단 △수확기 쌀값 20만원부터 시작하는 대책 수립 △식량주권을 사수하기 위한 농업정책 수립 등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해가 된다. 실제로 1977년 식량 통계 이래 쌀값이 최저로 폭락했던 해가 2022년이었는데 단 2년만에 다시 역대급 쌀값 폭락세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1999년 1가마 수매가가 19만 원이었는데 이보다 더 떨어진 현실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뚜렷한 해법이 없다지만 정부는 우선 당장 신음하는 농민들의 하소연을 조금 더 성의있게 경청하고 일부라도 정책에 즉각 반영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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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9.05 12:20

위축된 교단, 교원 처우개선·사기진작 대책을

교단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교원들의 사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20~30대의 젊은 교사 상당수는 처우 문제로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권이 추락하면서 예전과 같은 사명감이나 자긍심을 갖기 어려워진 것도 이유다. 여기에 학령인구 감소로 신규 교원 채용 규모가 줄면서 아예 교직을 포기하는 예비 교사들도 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전국 교대 10곳과 대학 초등교육과 3곳에서 총 667명의 중도 이탈자가 나왔다. 예비 초등교사의 중도 포기는 최근 5년간 꾸준히 늘었다. 전국 교대 10곳의 중도이탈자는 2019년 233명, 2020년 272명, 2021년 370명, 2022년 478명, 2023년 621명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한때 선망의 대상이었던 교직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이제는 교대에서도 신입생 모집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중·고교에서는 정규직 교사들의 ‘담임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교사들의 사기가 떨어졌다. 전북교총이 지난달 도내 유·초·중고교 20∼30대 교사 204명을 대상으로 ‘월급 만족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월급 때문에 이직을 고민한 적 있느냐’ 는 질문에 79.9%가 ‘고민한 적 있다’고 답했다. 전국적으로는 20~30대 교사 86%가 ‘월급 때문에 이직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일부터 교원 처우개선 등 7대 과제를 내걸고 전국 교원 청원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했다. 교육 현장을 떠나는 교사가 늘어난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암울해진다. 실력과 인성을 갖춘 젊은 교사들이 교단에서 열정을 쏟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우선 시급한 것은 ‘교권 회복’이다. 월급이 적다는 불만이 많지만 이 같은 불만은 추락한 교권과 맞물린다. 지난해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권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지만, 개선된 교권보호 제도를 체감하는 교원은 그리 많지 않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었다. 일선 교육현장에서 교권침해 사례는 올해도 끊이지 않았다. 완전한 교권회복까지는 어쩌면 시간이 더 걸릴지도 모른다. 이런 가운데 학교와 우리 교육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교원 처우개선과 사기진작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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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9.05 11:46

전북, 노후계획도시특별법 적용에 대한 소고

최근 국토부도 지자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10년 단위로 수립하는 노후계획도시 기본계획 수립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다가올 10월에서 11월 중에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특별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기본방침을 수립할 계획인데, 이에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적용을 받을 수 있는 도시들은 최근 기본계획 공청회 및 설명회로 바쁜시기를 보내고 있다. 1기 신도시에 해당하는 지자체는 현재 정비기본계획안을 수립하고 현재 주민공람을 진행하고 있다. 부천 중동, 군포 산본에 있어 추석이후 안양 평촌, 성남 분당과 고양 일산 등이 주민공람을 앞두고 있는데, 부천과 군포의 경우 각각 기준용적률을 220%와 200%에서 350%, 330%로 제시하고 있고 늘어난 용적률을 통해 부천 중동은 2만4000가구, 군포 산본은 1만6000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산, 인천, 용인 등 1기 신도시에 해당하지 않는 도시들도 노후계획도시 적용이 가능한 택지지구의 경우 노후계획도시특별법 적용에 대한 정비사업을 목표로 설명회와 세미나가 활발하다. 전북의 경우 △전주 아중지구 △전주 서신2지구 △전주 서신, 서곡일대 △전주 삼천, 효자지구 △군산 나운, 조촌지구 △익산 영등2지구로 총 6곳이 해당된다. 전주시 4곳의 평균 용적률은 약 225%인데, 전주시는 2023년 도시계획조례를 일부 개정하여 제3종일반주거지역의 경우 이미 300%까지 상향하였고, 용적률 상향에 따른 도시문제를 고려해서 '전주시 지구단위계획 수립지침'을 마련하는 등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례를 도입했다. 이번 활성화 방침에 따라 기존 25층 이하였던 층수 제한을 최고고도지구 등 관계 법령에 정하는 고도 제한이 있는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경우 층수 제한이 해제됐다. 정비 기본계획이 기반시설 기부채납 시 추가 용적률을 부여하는 용적률 체계를 개편하고, 지역업체 참여와 친환경 건축 등 용적률을 완화할 수 있는 인센티브 항목도 추가했다. 정비기반시설이 열악한 서원초교 등 재개발 정비예정구역 2곳과 송천롯데2차 등 재건축 정비예정구역 6곳 등 총 8개소를 신규 정비예정구역으로 설정하고 반대로 기존에 정비예정구역으로 설정돼 있었으나 정비사업이 추진되지 않은 효동 재개발 정비예정구역을 해제하는 등 정비예정구역 정비에 대한 사항도 담아냈다. 용적률 상향은 공공기여와 연동하여 결정되고, 최근 급등한 건설비와 시장에서 수용가능한 분양가를 고려할 때 사업지구별로 도시정비법에 의한 사업의 가능성은 차별적이다. 이에 용적률외 도시정비법에 의한 사업과 노후계획도시특별법에 의한 사업을 비교해볼 때 노후계획도시특별법으로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도시건축규제완화, 안전진단완화 등 특례를 적용받고, 선도지역으로 지정시 재정적·행정적인 지원과 기반시설을 우선 설치할 수 있는 등의 특례적용이 가능한 점이 장점이다. 특히 공공이 나서서 선이주대책과 12조의 미래도시펀드를 통해 원활한 사업지원을 한다는 점이 차별적이다. 이에 전북도 노후계획도시특별법 적용을 통해 자생적 정비사업이 힘든 지역의 정비사업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둘러 특별법 적용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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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4 18:22

숫자가 의미하는 바

‘2500, 3160, 3500, 3500’ 네 숫자는 무엇을 의미할까? 각각 새만금국제공항, 무안국제공항, 가덕도신공항,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활주로 길이다. 보고서 속 적힌 네 숫자를 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활주로 길이가 각 지역의 파워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영남권은 3500, 전남권은 3160, 전북권은 2500만큼의 힘을 가진 것이다. 씁쓸하지만 이것이 우리 전북의 현주소이다. 공항 활주로 길이가 왜 중요할까? 활주로 길이에 따라 운항할 수 있는 항공기와 노선이 달라진다. 길이가 길수록 더 멀리까지 비행할 수 있는 큰 항공기도 오르내릴 수 있다. 즉, 활주로가 긴 공항일수록 더 큰 발전 가능성을 가지는 것이다. 최근 국토부가 새만금국제공항 사업을 정상화한다고 밝혔다. 활주로의 길이는 여전히 2500m, 사업은 8개월이나 지연됐다. 사업 정상화가 단순히 환영하고 끝낼 일인가. 지난해 윤석열 정부는 잼버리 사태의 책임을 전북에 뒤집어씌우며, 아무 상관도 없는 새만금 SOC사업에 손을 댔다.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사업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그렇게 지난 8개월 동안 새만금 SOC사업 적정성을 재검토했지만 문제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추진근거의 적법성, ▲유관계획과의 연계성, ▲추진절차의 준수성, ▲평가방법의 합리성, ▲자료의 공신력 등 재검토에 활용된 지표들이 앞서 실시한 사전타당성조사,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이미 검증한 내용과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윤석열 정부가 의도적으로 사업을 방해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사업 전면 재검토 당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에 나와 ‘재검토해서 문제가 없으면 지체된 시간을 보상할 방안까지 마련해 추진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필자는 지난달 국토위 회의에서 해당 발언을 언급하며 후임인 박상우 장관에게 질의했다. 상처 입은 전북도민께 사과하고 보상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앞으로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형식적인 답변뿐이었다. 재차 사과를 요구했지만, 박 장관은 끝내 외면했다. 새만금이 영남이나 수도권에 있었어도 이런 대접을 받았을까. 전례 없는 일이었다는 사실만큼은 박 장관도 시인했다. 윤석열 정부는 마치 채찍질 이후 당근을 주듯 ‘사업 정상화’ 카드를 내밀었다. 우리 전북은 ‘감사합니다’하며 덥석 받아야 할까. 환영 일색인 전북 분위기에 필자는 찬물을 끼얹고자 한다. 전북 정치권에서는 부당하게 사업을 중단했던 윤석열 정부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 사업이 중단된 8개월 동안 입은 피해를 보상받아야 한다. 아울러 다른 지역 공항과 비교해 턱없이 짧은 새만금국제공항 활주로 길이를 늘이라고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2500m의 활주로로는 일본, 중국, 동남아 국가까지밖에 운항할 수 없다. 우리 전북에 제대로 된 공항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활주로 길이를 3000m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당초 무안국제공항에는 2800m의 활주로가 설치됐다. 그러나 대통령이 직접 나서 활주로 연장 검토를 지시해 활주로 연장이 결정됐고, 현재 360m 연장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결국, 3160m의 활주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존 공항의 활주로도 늘리는 판인데, 새로 만드는 공항의 활주로 길이가 2500m에 불과하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한마디로 말도 되지 않는다. 우리 전북은 지금 환영이 아니라 분노할 때다. 윤석열 정부의 치졸한 사업 방해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을 한목소리로 요구해야 한다. 새만금국제공항의 무한한 가능성을 싹둑 잘라버리는 활주로 길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현재 전북의 파워는 2500, 분발이 필요하다. /이춘석 국회의원(민주당·익산시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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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4 16:41

기차를 탔다! 그리고 놀랐다!

지방 강연을 다녀오는 길에 기차를 탔다. 과거에 기차를 떠올리면 달걀, 가락국수, 구멍 뚫린 차표 같은 것이 떠오르는 반면, 오늘날 기차를 타면 보이는 건 99% 스마트폰(나야 수중자판기(手中自販機라는 표현을 고집하지만, 다른 분들이 모르실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상품을 개발한 자가 팔기 위해 붙인, 장사용 명칭을 그대로 쓴다)이다. 오늘날 기차를 타면서 느끼는 또 다른 하나는 시간 관념이다. 초등학교 때 서울 유학 중 고향 군산에 가기 위해 탄 장항선은, 기억이 맞다면 적어도 6시간 이상을 달렸다. 오늘날 KTX는 전주까지 2시간이면 족하다. 그런데 왜 오늘날 기차가 훨씬 지루한지 모르겠다. 더 빨리 다가오는 풍경과 더 빨리 사라지는 풍경은 파노라마적인 경험을 주어야 할 텐데, 전혀 그렇지 못한 듯하다. 경험이 카이로스로 승화되지 못한 채 죽은 크로노스의 시간에 멈추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잘 모르겠다. 여하튼 호두과자 상인도 없고, 이동식 매장을 끌고 다니는 종사원도 없는 요즘 기차는 참 지루하다. 그래서 모두 수중자판기, 아니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차! 이런 꼰대 같은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었는데...... 앞자리에 붙은 주머니에 잡지가 한 권 꽂혀 있다. 서둘러 꺼내 본다. 그러자 몇 가지가 나를 놀라게 한다. 우선 정말 잘 만든 잡지인데 보관 상태가 너무 깨끗하다. 공중이 사용하는 물건이 이토록 깨끗한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다. 그것이 책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시민 모두의 공중도덕 관념이 향상되어서라면 참으로 좋을 텐데....... 그런 건 아닐 것이다. 2년 전인가? 나라를 다스리겠다고 나선 한 사람이 기차 앞좌석에 구두를 신은 채 발을 턱 걸쳐 놓은 모습을 보고 경악한 적이 있었다. 대한민국을 통틀어, 아니 전 세계를 통틀어 다른 사람이 앉을 게 분명한 좌석에 구두를 신은 채 발을 올려 놓을 사람은 내 다섯 손가락으로 꼽기에도 부족할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행동을 문제삼는 이는 국민의 절반이 안 되는 듯하다. 그러니 시민 의식 덕에 책이 깨끗이 보관되는 것은 아니리라. 그렇다면 승객 대부분이 수중자판기에 관심을 집중하고 책은 멀리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렇다고 해도 정말 안타깝다. 이렇게 잘 만든 책이 이렇게 도외시되다니! 한 5분에 걸쳐 펼쳐만 보더라도 삶에 도움이 될 텐데. 특히 승객이 젊은이라면 더더욱 그럴 텐데. 왜? 우선 디자인이 워낙 뛰어나다. 그러니 넘겨만 보더라도 디자인적 감각을 키울 수 있다. 국내 여행지 순례부터 맛집 탐구, 나아가 전국의 행사 정보까지 신나는 것 투성이다. 그런 정보 구하려면 열심히 검색해야 하지 않나? 반면에, 책 한 권 다 넘기는 데 고작 5분이면 족하니,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이른바 크로노스 시간의 카이로스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를 더욱 감동시킨 것은 따로 있었다. <‘책 향기 따라’-전북 전주에서 특별한 테마로 꾸민 작은도서관에 들렀다>라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기사다. 사진은 또 왜 이리 멋진가!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을 가진 주민들은 선택받은 시민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런데, 이런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을 매주 토요일 운영한단다. 이런 문화적인 일이! 그래! 이번 토요일에는 시간을 내는 거야. 그래서 학산숲속시집도서관에 가서 백석 시 한 편 필사하고 와야지. /김흥식 도서출판 서해문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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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4 16:41

충암사단과 전북의 특정사단

국내 프로기사의 수준은 가히 세계 최고다. 현대바둑을 도입한지 얼마되지 않는 대한민국은 부안 출신인 조남철 초대 국수이래 소위 조-서시대(조훈현 서봉수)를 거치면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긴 했으나 오랫동안 중국, 일본에 밀렸다. 하지만 전주 출신 이창호가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한국은 중국, 일본을 제압하면서 뚜렷하게 세계 최강자로 등극한다. 이처럼 한국바둑의 중흥을 이끌었던 구심체는 바로 ‘충암사단’이다. 충암사단은 충암학원(초·중·고) 출신 프로기사 그룹을 지칭하는 바둑계 통용어인데 이들의 누적 단위(段位) 합계는 무려 1000단이 넘는다. 한국기원 집계에 따르면 22년 8월 22일 현재, 충암사단 출신 프로는 157명, 단위 합계는 1018단에 이른다. 은퇴·작고 기사를 제외한 현역 프로 숫자만 그렇다는 거다. 국내 전체(408명·2146단) 대비 38.5%, 47.4%에 달한다. 어느 분야가 됐든 특정 집단이 전체 구성원의 40% 안팎을 점유한 경우가 있었던가. 일본 바둑계의 경우 기타니 미노루(木谷実) 도장이 20세기 후반 각국 영재들을 프로로 육성하는 신화를 남겼으나 배출된 기사 및 단위 합계는 53명, 384단에 불과한 것만 봐도 대한민국 프로 바둑계에서 충암사단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충암사단은 총 122회에 걸쳐 열린 세계 메이저 대회에서 이창호(17회), 유창혁(6회), 박정환(5회), 신진서(3회) 등 10명이 무려 38회나 우승했다. 충암사단의 기원은 개교 2년 만인 1971년 국내 최초로 바둑부를 창설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런데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부쩍 충암사단 얘기가 나도는 웃픈 일이 있다. 얼핏 들으면 충암 출신이 다시 바둑계를 평정했나 싶은데 실은 그게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국방부 장관으로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을 지명한 것이 결정적 도화선이 됐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학도호국단장이었다고 한다. 김 후보자가 '제2의 하나회'처럼 충암파 계보를 만들어 군 세력을 장악했고 계엄에도 대비하고 있다는게 야당의 공세 요지다. 때마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계엄령 준비설'을 흘리면서 시끌벅적하다. 이에대해 정부여당은 "선동·괴담정치를 중단하라"며 역공에 나섰다. 김 후보자는 400명 가까운 군 장성 가운데 충암고 출신 4명을 두고 '충암파' 운운하는 것 자체가 군의 분열을 조장하는 거라고 반박했다. 양의 동서와 시대의 고금을 막론하고 특정 지역, 특정 학교, 특정 단체 출신들이 요직을 꿰차는 현상은 낯선 일이 아니다. 다만 능력과 노력은 도외시한채 특정 그룹이 독식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면 그 조직의 미래는 어두울 뿐이다. 누가 한국 프로바둑 활성화에 커다란 기여를 했던 충암사단에게 돌을 던지겠는가. 이와달리 하나회처럼 특정그룹이 과실을 독식하는 구조는 혁파해야 한다. 지역 정치권이나 교육계, 문화예술계도 마찬가지다. 특정사단 얘기가 나돌면 안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4.09.04 14:46

전북 빈곤노인 위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노인 인구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빈곤 노인이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특히 전북은 노인 인구 비율도 높고 취약 계층마저 많아 더욱 그렇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인일자리의 양적·질적 확대가 최선으로 꼽힌다. 국가는 물론 지자체들도 양질의 노인일자리를 창출하는데 힘을 모았으면 한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는 지난 7월로 1000만명을 넘었다. 내년 초에는 전체 인구의 20.3%가 65세 이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전북은 노인 인구 비율이 전남과 경북의 뒤를 잇고 있으며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율이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다. 수급자 중 40% 가량이 노인이다. 이에 대한 유력한 대책 중 하나로 노인일자리를 들 수 있다. 일자리를 통해 소득 증가와 함께 의료비 절감, 자기효능감 회복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현행 노인일자리는 한계가 뚜렷하다. 첫째, 양적으로 일자리가 부족하다. 올해 정부가 추진하는 노인일자리는 103만개로, 지난해 88만3000개보다 크게 늘었다. 또 2025년에는 110만개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자리는 노인인구의 70%가량이 일하기를 원하는데 비해 턱없이 모자란다. 희망자의 15%에 불과하며 민간 일자리를 합해도 고용률은 40%를 밑돈다. 일자리를 희망하는 이유는 55%가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생계형이 절반을 넘는다는 뜻이다. 둘째, 일자리의 질이 높지 않다. 일자리는 공익활동형과 사회서비스형, 민간형으로 나누는데 모두 양질의 일자리라 보기 어렵다. 일자리의 65%를 차지하는 공익형은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에 한하며 하루 3시간씩 일하고 한달 29만원을 받는다. 사회서비스형은 하루 3시간씩 20일을 일하고 76만원 가량을 받는다. 이들 수입은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공익형 일을 하는 노인의 경우 일해 받은 29만원과 기초연금 32만원을 더해도 1인 가구 최저생계비 133만원의 절반도 못된다. 문제는 양질의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고학력의 베이비 붐세대에 맞는 일자리라든지, 노인·청년 간의 세대통합형 일자리, 환경·기후위기 관련 일자리 등에 대한 개발이 절실해졌다. 일자리 미스매치를 비롯해 교육훈련,구직자의 경력관리 등 노인일자리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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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9.04 14:23

‘고의 사고’ 보험사기, 확실히 뿌리뽑아라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골라 고의로 사고를 낸 뒤 수억 원대의 보험금을 타낸 일당이 최근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들은 2018년부터 최근까지 서울과 경기, 전북 등 전국을 돌며 무려 67차례에 걸쳐 고의 교통사고를 내고 5억2600여만 원의 보험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보험사기가 사회문제로 부각된 지 오래다. 특히 전북지역에서 보험사기 범죄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우리 사회 보험사기가 늘어나는 것은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손쉽게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다 다른 범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처벌 기준으로 인해 범죄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회사원과 주부, 학생 등 평범한 일반 국민의 보험사기 가담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비슷한 유형의 범죄가 늘어나면서 지난 2016년에는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까지 제정됐다. 그런데도 이 파렴치한 범죄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특별법 제정 이후 사기 수법이 더 교묘해지고 피해액이 커지면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리고 이 같은 요구를 담은 법률 개정안이 올 2월 국회를 통과해 지난달부터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범죄를 근절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 보험사기죄는 일반 사기죄와 비교해 그 처벌 수준이 낮은 편이다.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 금융감독원과 보험사들이 ‘보험사기 신고센터’를 운영하면서 신고 포상금까지 지급하고 있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다. 보험사기는 직접적인 피해자는 물론 대다수 선량한 운전자들의 손해로 연결된다.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결국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에게 보험료 인상이라는 경제적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보험사, 수사기관의 긴밀한 공조와 함께 사법기관의 더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필요하다. 또 보험사기 범죄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과 함께 해당 업무나 직업에 대한 영업정지·면허취소 등의 행정제재를 가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경찰이나 보험사뿐 아니라 운전자들도 교통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기가 의심되면 주저 없이 신고해야 할 것이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조직화·흉포화하는 보험사기를 이제는 정말 확실하게 뿌리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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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9.04 12:29

전북은 군산항을 포기했나

올 여름 장마로 밀려든 토사때문에 군산항이 직격탄을 맞았다. 가뜩이나 준설이 제대로 안된 항만인데 설상가상으로 장마의 영향으로 엄청난 토사가 항내로 몰려들면서 수심이 최고 2.5m나 낮아져 항만 운영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자동차 선사들은 기항 취소나 기피를 하며 환적 화물의 다른 항만 이전을 검토하고 있고 부두운영회사들은 임차한 부두에서 하역을 하지 못하고 다른 부두를 다시 빌려야 하는 상황도 야기됐다. 이같은 상황은 올해가 더 심해서 그렇지 사실 매년 장마 후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보니 이를 심각하게 여기는 공무원이나 항만인들조차 거의 없다. 이제는 불감증으로 넘어 당연시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군산항은 점점 침몰해 가고 있다. 무려 125년이란 유구한 역사를 가진 항만에 걸맞지 않게 초라하다. 총 31개 선석의 중견 종합 항만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부가 준설 의무를 이행치 않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전국 항만 물동량의 1.5% 처리, 입출항 선박수 전국의 2%, 도내 항만 수출 물동량의 약 10% 소화, 도내 항만 수입 물동량의 약 60% 처리, 도내 수출입 업체의 군산항 이용율 5% 미만, 전국 12위 항만.... 오늘날 군산항의 현주소이다. 부산, 인천, 목포항에 이어 마산항과 함께 4번째로 문을 연 군산항이 왜 이같이 왜소한 모습으로 추락했을까. 문제는 심각한 토사매몰 현상에 대한 정부나 지자체의 대처 소홀이다. 매년 군산항에는 300여만㎥씩 토사가 매몰되고 있지만 정부가 지원하는 유지준설예산은 고작 100억 원 안팎. 이로써는 약 100만㎥밖에 준설을 하지 못한다. 결국 매년 200만㎥의 토사는 쌓여가면서 수심악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1990년 금강하구둑의 준공으로 서해 바다의 물길이 차단되면서 심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군산항은 계획 수심을 만족하는 부두는 한 곳도 없다. 항로 수심은 선석 수심보다 낮다. 대형 선박들은 물 때를 기다리면서 항내를 오가야 한다. 입항 선박의 70% 이상이 조수 대기를 경험했다고 한다. 화주들은 대기에 따른 물류비용 부담으로 인천, 광양, 평택, 부산항 등 다른 항만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입항 외항선의 절반이 1만 톤급 소형선이다. 선박의 대형화 추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심각한 토사매몰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고는 도내 유일의 무역항인 군산항은 연안항이나 어항으로 전락하지 않을 까 우려된다. 그런데도 현안인 근본적인 준설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곳은 없다. 관심이 있어도 반짝 그때뿐이다. 묻고 싶다. 해양수산부는 수조원을 들여 군산항을 건설해 놓고 왜 준설 의무를 소홀히 하는가. 도내 국회의원과 전북 자치도는 왜 귀중한 자산인 군산항에 방관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가. 군산항이 자신들의 소유라면 이같이 방치할 것인가. 군산항을 포기했나. 낮은 수심으로 외항선들의 바닥이 뻘에 얹히지 않을 지, 행여 선사가 기항을 기피하지 않을 지, 노심초사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는 항만인들의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전북특별자치도와 군산해수청 그리고 도내 정치인들은 TF(Task Force)를 구성, 군산항의 토사매몰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과 대책 강구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더 이상 주저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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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봉호
  • 2024.09.03 18:13

지리산 청소년 자유공간 청온(ON)과 사회적경제

막내아들이 중학교 시절, 학교에서 수목원으로 소풍 가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농촌에서 태어나 자랐으니 늘 자연 속에서 살고 있지만 그래도 수목원은 좀 특별한 공간이지 않냐고 물으니, 본인에게는 전라북도 자체가 거대한 수목원처럼 느껴진단다. 그때 아이 마음속에 우리 지역이 답답한 이미지라는 것을 깨닫고 마음이 꽤 무거웠었다. PC방도 독서실도 마트도 완행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야 해결이 되는 시골이란, 사춘기 청소년에게 별 매력 없는 자연만 가득한 황무지 같은 곳이었을까. 귀농해서 두 아이를 낳아 성인이 되도록 키워보니, 공교육의 물적 자원은 농촌이 도시보다 훨씬 풍요롭다고 느낀 적이 많았다. 대부분의 교육비가 지원되고, 초등학교 때는 혁신학교로 지정되어 다양한 현장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지역아동센터와 마을학교를 통해서 돌봄도 가능했다. 하지만 농촌의 청소년들에게는 그들이 숨 쉴 공간이 없다. 중심지 활성화 사업을 통해 면 소재지에 도서관과 코인노래방이 생기고 카페도 생겼지만, 누구네 자녀라는 보이지 않는 명찰을 찬 아이들에게는 숨은 끼를 발산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도모해볼 수 있는 안전하고 섬세한 아지트가 필요하다. 지난 8월초 남원시 인월면 지리산 SOC에 청소년 자유공간‘청온(ON)’이 개관했다. 남원에서 지리산권으로 불리는 운봉읍과 인월면, 아영면, 산내면에 사는 9세부터 24세까지 청소년들의 전용공간으로 4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조성한 공간이다. 댄스와 밴드 연습실, 커뮤니티룸, 스터디카페 등의 다목적 공간으로 9월부터 이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청온(ON)은 운영 특성을 ‘청소년의 자치와 참여에 중점을 둔 특화 공간’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청소년을 일방적인 이용자가 아니라 공간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주체이자 파트너라고 표현한 것이다. 또한 4개 읍면의 거점으로서 지리산권이라는 공감대를 가진 청소년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다양하게 교류하여 동네에서 확장된 경험을 갖게 할 수 있다. 농산촌지역에 청온(ON)을 싹 틔우기까지 오랜 시간에 걸친 주민 활동이 있었다. 학부모 단체로 시작하여 2019년에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창립한 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는 이동거리가 멀어 고질적으로 방과 후 교사 구인이 어렵던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만든 주민 조직이었다. 지리산권 읍면 8개 초·중등학교의 방과 후 교육을 위탁받아 귀촌인 중에 전문성을 가진 이들을 강사로 발탁하여 학교와 마을을 연결하고, 권역 안에서 학교와 학교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또한 권역 내 4개 중학교 자유학년제 교육을 통해 지역의 아이들이 읍면 단위를 넘어 서로 협력하고, 서울 수도권 학생들과 교류하는 특별한 경험을 만들기도 했다. 교육을 통한 지역의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는 학부모 및 교육활동가들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함께 배우고 소통하며 성장할 수 있는 큰 그늘 역할을 하였다. 공교육 위탁 및 자체 활동만으로는 재정 안정이 어려워 2023년에 사회적협동조합은 해산하였지만, 지리산 SOC에 청소년 공간이 안착할 지지대 역할을 하였고 함께했던 이들은 여전히 마을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듯 주민들이 만들어낸 사회적경제 조직은 그 소임을 다하더라도 지역에 의미있는 변화와 사람들을 남긴다. 사회적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단순하게 설립과 해산으로 재단하지 말고 지역에서 창출한 협력의 자산으로 가늠해야 할 것이다. /최규혜 남원시공동체지원센터 사회적경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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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3 16:15

홀대 받는 전북, 중진 국회의원 존재감 보여라

“전북, 18년간 광역교통망서 배제‧‧‧대중교통 편의성 전국 최악” “대광법은 탄력, 공공의대법은 동력 둔화” “홀대 받는 전북 주력산업, 국회 차원 고강도 검증 시급” “SOC 건설에 지역균형발전 의무화를” “청년 몰리는 첨단산업 비중, 전북 최하위권” “대통령공약 전주 탄소산업, 정부예산 한푼도 반영 안돼” “간첩 발언, 전북 폄훼 망언까지 버젓이” “전북 홀대 만성화‧‧‧도민들 답답” 최근 지역언론에 보도된 기사 제목이다. 전북의 현실을 말해주는, 답답하기 짝이 없는 내용들이다. 모두 정치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정치권은 무얼 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9월 정기국회가 문을 열었다. 향후 100일 동안 상임위 활동과 국정감사, 예산심의가 국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게 된다. 전북 정치권의 정치 역량도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지난 4∙13총선의 중진소환론은 초‧재선의 전북 국회의원들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불거졌다. 이를테면 남원 공공의대, 대광법(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 대통령 공약사업 등 현안들이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인사‧ 예산‧ 사업 등에서 우리 몫을 챙기지 못했다. 또 잼버리대회 파행에 따른 새만금 SOC예산 무더기 삭감이라는 전무후무한 해코지를 당했다. ‘대국민사기극’ ‘새만금 SOC 예산 빨대’라는 등의 허위 정치공세로 도민 자존심이 짓밟혔다. 이런 요인들이 결합돼 중진 필요성으로 작동했다. 응답의 신호일까. 4선의 이춘석 의원(국토교통위)이 지난 7월 국토부의 올해 전북지역 신규사업은 고작 6건(19억8000만원)에 불과했고 광역교통망과 초광역 메가시티 계획에서도 빠져 있는 등 전북이 철저히 소외당하고 있는 현실을 들춰냈다. 전북은 과연 대한민국의 나라인가 따졌고 명백한 지역차별, 노골적인 전북홀대의 문제를 비판했다. 사실 정부가 이처럼 특정 지역을 대놓고 차별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교육‧ 문화‧ 체육‧ 산업‧ 금융‧ 과학기술 등 다른 분야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면 이에 못지 않을 것이다. 전북의 내년도 국가예산은 9조600억원 규모다. 전년 대비 430여 억원 늘어난, 빈약한 수준이다. 강원의 그것은 9조7000억원에 이른다. 충북은 9조 93억원으로 '9조원 시대'에 들어섰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2년째 강원에 뒤진 전북은 하위그룹에서 도토리 키재기 하고 있는 꼴이다. 다시 중진소환론을 상기할 수밖에 없다. 자꾸만 쪼그라들고 홀대 받는 전북. 오늘날 전북이 왜 이렇게 됐는지 규명하고 성과를 내는 것이야말로 중진들이 소환론에 화답하는 길이다. 민주당의 정동영(5선) 이춘석(4선) 김윤덕(3선. 사무총장) 안호영(3선. 환경노동위원장) 한병도(3선) 의원, 국민의힘 조배숙(5선. 비례대표) 의원. 선수(選數)로 본다면 전북의 정치역량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이른바 ‘역발산 기개세’(力拔山 氣蓋世)의 힘과 기운을 발휘해야 맞다. 국가예산은 강원과 비교할 때 10조원을 넘기고, 그동안 지체된 사업들을 정상화시킨다면 중진으로서의 체면이 설 것이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중진이 대거 보강된 전북 정치권이 9월 정기국회에서 과연 어떤 성적표를 낼 것인가 하는 데에 있다. “호남 국가예산 확보 최선 다하겠다”(조배숙 국민의힘 호남특위위원장) “도민 압도적 지지, 성과로 보답하겠다”(전북을 찾은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들) 두 다짐이 또 립서비스로 끝나는 건 아닌지 눈을 부릅 뜨고 지켜볼 일이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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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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