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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람] "자연이 벌이는 굿판에 애정을" 산림생태학자 차윤정씨

'2007 초록 시민강좌' "열매는 숲 생태계의 작은 거울"

“굿판이나 보고 떡이나 얻어먹으려면 최소한 굿판은 벌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숲이 만들어 내는 신비로운 과정과 열매, 신선한 공기, 아름다운 풍경 등 해마다 무상으로 숲이 제공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서 인간은 숲과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북일보와 전북환경운동연합이 공동으로 연 2007초록시민강좌의 첫 강연을 맡은 산림생태학자 차윤정씨는 ‘열매는 숲, 생태계의 작은 거울’이라는 강의 내내 ‘굿판’을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씨는 “숲이 변해가는 과정과 식물이 열매를 보호하고 번식하는 과정을 잘 살펴보면 ‘숲의 탐정’이 될 수 있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메마르고 거칠어 식물이 살기 힘든 땅을 뜻하는 쑥대밭. 이 척박한 땅에 맨 처음 발을 내딛고 촉촉한 흙이 살아 숨 쉬는 곳으로 만들어 가는 식물은 쑥대밭이라는 말처럼 쑥이라고 차씨는 설명한다. 쑥이 매년 자라고 죽기를 거듭하면서 건조한 땅은 식물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변하고 이어 찔레와 산딸기밭 등 덤불이 생긴다. 이쯤 되면 새들이 열매를 먹기 위해 날아들고 살아난 땅에 새들이 배설물과 함께 뿌린 씨앗들을 통해 산벚나무 등이 들어선다. 본격적으로 숲의 모양새를 갖추는 것이다. 어느 날 도토리를 문 다람쥐가 이 땅을 찾았다가 흘리고 간 도토리를 통해 참나무 등이 들어서고 우거진 숲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벚나무와 관목 등 키 작은 나무들은 보다 많은 햇빛을 받기 위해 숲의 언저리로 밀려나고 숲의 중앙은 참나무 등 키 큰 나무들이 장악한다.

 

이 과정이 차씨가 말하는 숲의 천이다.

 

“열매는 한여름에는 잎과 같은 초록색을 띕니다. 아직 씨앗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들에게 먹히면 안 되기 때문이죠.”

 

차씨는 이어 식물이 열매를 보호하고 열매를 통해 씨를 뿌려가는 과정을 설명했다.

 

식물들은 번식수단인 열매를 보호하기 위해 씨앗이 성숙하기 전까지는 보호색으로 위장하거나 과육에 과다한 탄닌 등을 담아 떫은 맛을 내고 때론 독소를 담거나 가시와 털 등을 사용한다.

 

그러나 “열매는 어차피 떠나가야, 먹혀야 하는 숙명”이라는 차씨의 설명. 가을이 돼 씨앗이 성숙하면 초록색이던 열매는 새의 눈에 잘 띄는 빨간색으로, 보호장치였던 밤송이는 저절로 벌어지는 등 식물은 번식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차씨는 “자연은 수십억년간 지구와의 싸움에서 살아남은 진화의 최강자들이 살고 있는 곳”이라며 “사람들은 지구가 망한다고 걱정하지만 사실 멸망위기에 처한 것은 인간”이라고 꼬집었다.

 

차씨는 이어 “인간이 망하는 것은 사필귀정이겠지만 불행한 것은 인간으로 인해 멸종을 맞는 다른 종들”이라며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굿판을 보존하기 위해 인간은 자연과 숲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혜화여고와 서울대 산림자원학과, 동대학원을 마치고 산림환경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차씨는 유네스코 장백산 생태계 조사단 연구원을 거쳐 현재 조경설계 ㈜서안 부설 환경설계연구소에서 연구원, 생명의 숲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숲의 생활사’, ‘신갈나무 투쟁기’, ‘차윤정의 우리 숲 산책’ 등이 있다.

 

임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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