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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미래 청사진 내놓은 도지사 후보군…새로운 정책 안보여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본선이 다가오면서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들도 새만금 개발과 행정통합, 미래산업 육성 등을 앞세워 본격적인 비전 경쟁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특히 13일 무소속 김관영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가 각각 전북 발전 공약과 새만금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네거티브 공방에 가려졌던 정책 경쟁이 본격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원택 “도민이 전북의 주인”…‘도민주권시대’ 선언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예비후보가 도민 참여형 도정 운영 구상을 내놨다. 이 예비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선대위 사무실에서 도민주권참여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도민주권시대’ 실현을 위한 활동에 들어갔다. 도민주권참여위원회는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도민 105명으로 구성되고 위원들은 정책참여단, 도민소통단, 현장실천단 등 3개 분야에서 활동한다. 
“올림픽 유치·체육예산 독립”…김관영, 전북체육계와 정책 공감대
김관영 전북도지사 예비후보가 전북체육인들과의 정책 간담회에서 2036 하계올림픽 유치와 체육예산 독립 필요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전북 체육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12일 열린 ‘전북도지사 예비후보 초청 전북체육정책 간담회’에서 김 후보는 “올림픽은 단순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국력이 집중되는 국가 프로젝트”라며 “전북이 반드시 성공적으로 준비해야 할 미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전북 체육인 놔두고 '김어준 방송' 달려간 이원택…거세지는 '노쇼' 후폭풍
이원택 전북도지사 예비후보가 전북체육인들과의 정책 간담회에 돌연 불참한 것을 두고 전북 체육계 안팎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같은 날 오전 8시30분 서울에서 진행된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출연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전북체육인과의 만남보다 방송 출연이 더 중요했던 것"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만금 상수도 공급 ‘스타트’…간선관로 설치사업 본격화
새만금 지역에 안정적으로 생활·산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새만금 상수도 간선관로 설치사업’이 12일 확정됐다. 이날 국무총리 소속 새만금위원회는 제34차 위원회를 서면으로 개최하고 ‘상수도 간선관로 설치사업의 개발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새만금 지역은 현재 산업·관광·항만·주거 기능이 복합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안정적인 물 공급 체계 구축이 필수 과제로 꼽혀왔다. 
학부모 악성 민원에 교감 안면마비⋯법원 “3000만 원 배상하라”
법령을 위반한 학부모의 반복된 민원으로 교사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면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전주지방법원 민사3부(부장판사 황정수)는 전주시의 한 초등학교 교감 A씨가 학부모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고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3000만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새만금공항 항소심 2차 변론…전북도·환경단체 법정 공방 재점화
전북 최대 숙원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사업을 둘러싼 항소심 두 번째 변론이 13일 열린다. 전북특별자치도와 국토교통부는 사업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강조하는 반면, 환경단체 등 원고 측은 철새도래지 훼손과 조류 충돌 위험 등을 이유로 사업 중단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어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유성동 정책국장 거래 의혹 ‘정치적 거래냐, 허위 폭로냐’
유성동 전 전북교육감 예비후보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천호성 후보와의 정책연대·단일화 과정에서 어떠한 정치적 거래나 대가 약속도 없었다”고 재차 강조하며, 오히려 자신에게 구체적인 거래 조건을 제시한 것은 이남호 측이었다고 주장했다. 유 전 후보는 이날 “8일 기자회견에서도 분명히 밝혔듯 천호성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어떠한 정치적 거래도 없었다”며 “그럼에도 사적인 대화 내용이 본질과 다르게 왜곡돼 악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내 밥그릇 넘보지마”…종합·전문건설 ‘업역전쟁’ 재점화
종합건설업계와 전문건설업계의 갈등이 ‘생존권 싸움’으로 번지며 다시 격화하고 있다. 종합건설업계는 전문공사 보호구간(종합업체 진출 제한)의 추가 연장·확대 요구가 현실화되면 지역 중소 종합업체가 줄도산할 수 있다며 정부에 탄원서 69만8357부를 제출했다. 전문건설업계는 영세업체 보호를 내세우며 보호구간을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업계 간 ‘업역전쟁’이 재점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력 누락 vs 정치공세”…남원시장 선거 양충모·강동원 정면충돌
남원시장 선거가 ‘청와대 경력’을 둘러싼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조국혁신당 강동원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양충모 예비후보의 경력 누락과 직함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자, 양 후보는 “사실 왜곡 정치공세”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강 후보는 12일 남원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후보의 공식 프로필에서 2014년부터 2016년 3월까지 경력이 빠져 있다”며 “같은 기간 청와대 선임행정관 근무 이력이 확인되는데도 이를 밝히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부안군수 선거 ‘4자 구도’…단일화가 최대 변수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부안군수 선거가 4자 구도로 진행되면서 단일화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현재 선거판은 더불어민주당 권익현, 국민의힘 김성태, 조국혁신당 김성수, 무소속 김종규 후보 등 4명이 맞붙는 구도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같은 4자 구도가 유지될 경우 현직 프리미엄과 민주당의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권 후보를 꺾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단일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피니언

네거티브 싸움보다 지역현안 두고 경쟁하라

6·3 지방선거 후보등록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의 공천작업이 마무리되고 본선 경쟁을 앞두고 있다. 전북지역은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네거티브가 난무했다. 지역발전에 대한 비전이나 정책보다 상대후보에 대한 흠집잡기와 고소·고발로 일관했다. 이제 본선은 어떤 색깔의 옷을 입었는지보다는 누가 지역발전의 적임자인지를 가려냈으면 한다. 정책과 공약에 초점을 두고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지방선거는 14-15일 이틀간 후보자 등록이 실시되고 공식 선거운동은 21일부터 6월 2일까지 13일간 진행된다. 이 기간 동안 후보자들은 거리 유세와 방송 토론 등을 통해 정책과 자질을 검증받게 된다. 사전투표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실시되고 본투표는 6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그동안 벌어진 전북지역 민주당 단체장 경선과 교육감 선거는 정책과 공약이 실종된 진흙탕 싸움이었다. 선거 초반 뜬금없이 내란동조 의혹이 제기된 도지사 선거는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이원택 의원과 김관영 지사가 모두 결과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으나 이를 제기한 이 의원 측부터 슬그머니 꽁지를 내렸다. 이어 김 지사가 술자리에서 택시비를 건넨 사건이 터지고 곧바로 이 의원의 식사비 대납의혹이 불거졌으나 민주당 중앙당은 이중 잣대를 들이대 논란을 키웠다. 김 지사는 제명되고 안호영 의원은 재감찰을 요청하는 등 반발이 거셌다. 결국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현직 도지사가 무소속 출마를 감행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네거티브 공방과 책임 떠넘기기 논란이 계속되고 도민들의 피로감만 쌓이고 있다. 정치 중립으로 진행되고 있는 교육감 선거 역시 극명한 진영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초 6명의 후보가 나왔으나 단일화 등을 통해 이남호 후보와 천호성 후보로 압축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표절 논란과 정책국장이라는 주요 보직 거래설이 폭로되었다. 여기에 극과 극으로 맞섰던 김승환과 서거석 전임교육감까지 나서 과거 회귀형 선거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도민들은 안중에 없고 선거캠프를 중심으로 한 네거티브와 진영간 대립만 남은 셈이다. 지방선거는 4년마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비전과 실천력을 갖춘 후보를 선택하는 게 핵심이다. 정당과 후보는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공약을 제시하고 유권자는 매의 눈으로 이를 가려냈으면 한다.

사설

진화하는 ’사칭 사기’, 공공기관의 결단이 필요하다

공공기관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끈질기게 이어지면서 도민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도내에서만 지난해 481건(95억 원), 올해 4월 말까지 178건(34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하루 평균 1~2건의 피해가 꼬박꼬박 일어나는 셈이다. 이 정도라면 사칭 사기가 특정 취약계층이 아닌, 우리 이웃 누구나 쉽게 당할 수 있는 사회적 재난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범죄 수법은 갈수록 정교하고 악랄해지고 있다. 단순한 전화 사기를 넘어 실제 공무원의 직함을 도용하고, 위조된 공문서와 명함까지 들이밀며 피해자를 속인다. 특히 최근 리튬 배터리 화재에 대한 불안감을 악용해 “소방법이 개정됐으니 리튬 소화기를 사야 한다”며 자영업자들에게 소화기 구매를 강요한 사례는 범죄자들이 사회적 이슈를 얼마나 기민하게 범죄에 활용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가장 심각한 점은 이들이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권위’를 범죄의 수단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검찰, 소방서, 지자체라는 이름은 시민에게 신뢰인 동시에 거부하기 힘든 공권력이다. “당장 조치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는 식의 고압적 압박으로 피해자의 순간적인 판단력을 마비시킨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피해의 문제를 넘어 국가 행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매우 위중한 사회적 해악이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철저한 확인 습관이 무엇보다도 우선이다. 어떤 공공기관도 전화나 방문을 통해 즉석에서 현금 송금이나 물품 구매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그러나 범죄가 기업형으로 지능화되는 상황에서 개인의 주의력에만 기대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이제는 공공기관이 “조심하라”는 경고 대신, 사기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근본적인 시스템 구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선 통신사와 협력하여 관공서 발신 전화·문자의 인증 식별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고, 현장에서 공무원 신원을 검증할 수 있는 인증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신종 수법 발생 시 재난 문자 발송 등 실시간 경보 체계를 강화해야 하며, 무엇보다 공공의 신뢰를 무너뜨린 사칭 범죄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단죄가 병행되어야 한다. 사칭 사기는 사회적 신뢰라는 공동체의 근간을 파괴하는 중대범죄다. 이 범죄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개인의 경각심은 물론, 행정 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응과 실천 의지가 절실하다.

사설

전략공천과 사라진 검증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의 공천이 마무리됐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이번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선택이 적지 않다. ‘인재 영입’과 ‘전략공천’의 기준이 무엇인지 다시 묻게 되는 이유다. 정치는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학벌이나 직업 경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특정 분야의 성공 이력이나 기업 경영 경험이 하나의 조건은 될 수 있어도 그것만으로 정치의 자격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정치는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지역의 문제를 읽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미래의 방향을 설득하는 일이다. 그래서 정치에서는 그 사람이 살아온 궤적이 중요하다. 무엇을 오래 고민해왔는지, 어떤 현장에서 활동해왔는지, 그리고 어떤 말과 글로 자신의 철학과 태도를 드러내 왔는지가 정치인의 자격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에서는 그런 검증이 사라지고 있다. 정당들은 선거 때마다 ‘새로운 인재’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대중적 인지도나 직업적 이미지, 선거 전략상 활용 가능한 상징성을 앞세운다. 정치인을 오랜 시간 성장시키기보다 선거에 투입할 후보를 선택하는 구조다. 정치 선진국에서는 정치인이 하루아침에 등장하지 않는다. 지역 활동과 정책 경험, 지방의회와 시민사회 활동 등을 통해 오랜 시간 검증받으며 정치인으로 성장한다. 반면 우리는 선거가 가까워지면 갑작스러운 ‘인재 영입’이 시작된다. 전략공천도 다르지 않다. 정당이 먼저 “이 사람이 적임자”라고 판단해 유권자 앞에 내세운다면 최소한 지역에 대한 이해와 활동, 현안에 대한 고민 정도는 확인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후보는 갑자기 등장하고 토론과 검증 과정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 경선은 사라지고 유권자는 이미 좁혀진 선택지 안에서 투표를 요구받는다. 특정 정당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일수록 이 문제는 더 깊어진다. 선거보다 공천이 사실상의 본선이 되는 구조에서는 유권자의 선택 이전에 정당의 선택이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게 된다. 정치인은 시민보다 공천 권력을 바라보게 되고, 지역 정치는 장기적 비전보다 중앙정치의 판단에 흔들린다. 전북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전북의 두 지역은 농업의 위기와 지역소멸, 재생에너지와 새만금 개발 문제 등 복합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민주당은 두 곳 모두 전략공천 후보를 내세웠다. 그들이 지역 문제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었는지, 어떤 관점과 철학을 가졌는지, 무엇을 말해왔는지 충분히 검증되기도 전에 공천은 끝났고 후보들은 유권자 앞에 섰다. 그러니 이제 중요한 것은 정당이 붙여준 ‘인재’라는 이름을 스스로 증명해내는 일이다. 정치의 자격은 공천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오목대

LA 은대구 조림

LA 한인 지역에 가면 서울에 없는 은대구 조림을 꼭 먹어보라는 말을 따라서 은대구탕과 조림을 맛보았다. 한입 떠 넣으면서 단순한 요리를 넘어서 하나의 문화 실험을 생각하게 된다. 북태평양 깊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 은대구는 한식 간장조림의 깊이를 거쳐, LA라는 다문화 도시의 감각 속에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 시원한 탕이나 조림 맛은 문화적 변용과 적응의 산물이다. LA의 은대구 조림은 이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이민자의 노곤함과 향수로 졸여낸 은대구는 갈치의 대체이자 확장으로 시작되었음직 하다. 오늘날 K컬처의 지속적 확장은 바로 이 지점에서 다시 생각해 날개를 펼쳐야 한다. 정체성의 보존과 현지화는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다. 은대구 조림처럼 고정된 본질이 아니라 끊임없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변형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지키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 움직이게 하느냐이다. 문화는 문류(文流)다. 음악은 특정한 언어와 감정의 결을 지니지만,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는 보편적 울림을 가진다. 한국적 선율과 정서는 각 지역의 리듬과 만나며 변주될 때, 비로소 세계인의 감각 속에 스며든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원형의 고수’가 아니라 ‘변형의 역량’이다. 이는 일방적 문화수출이 아닌, 문화 본연의 유기적 생존 전략이다. K-컬쳐 역시 이제 한 방향으로 흘려보내기 보다 확산을 지켜볼 때다. BTS가 보여준 글로벌 저력을 바탕으로,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레게톤과의 리듬적 혼종을, 동남아에서는 현지 정서와의 감성적 융합으로 새로운 문화적 하이브리드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한국 음악성의 본질을 희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본질을 더 풍부하고 보편적인 것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이다. 우리 음악이 세계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단순한 수출 모델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각 지역의 리듬, 언어, 감정 구조와 접속하며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문화로 기능을 한다. 이는 ‘현지화’라는 단어로 환원되기에는 부족하다. 오히려 그것은 서로 다른 문화가 긴장과 공명을 반복하며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가는 공진화의 과정이다. 문화는 살아 있는 유기체다. 본토의 뿌리를 견고히 하면서도 현지의 기후와 감수성에 창조적으로 적응하지 못하면, 결국 고사한다. 진정한 문화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문화적 공진화’다. K-컬처가 현지 문화를 받아들이고 재해석하면, 현지 문화 또한 K-컬처를 통해 자신을 새롭게 발견한다. 이는 일방적 전파가 아닌, 서로를 고양시키는 상호 창조의 장이다. 그러나 혼종화가 지나치면 정체성 상실로 이어진다. 한편, 소극적 적응에 머문다면 시장의 한계로 이어질 수 있다. 핵심은 정교한 균형 감각이다. 한국성의 핵심 가치에 진솔한 감정, 정교한 퍼포먼스, 강렬한 스토리텔링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청중의 심미적·문화적 코드를 존중하고 승화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K-컬처가 글로벌 문화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으려면, LA 은대구 조림이 보여준 그 고급진 맛내기의 지혜가 절실하다. 한국 음악이 세계 곳곳에서 ‘집밥처럼’ 깊이 스며드는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다. 문화의 미래는 이동과 접촉 속에서 열린다. 본토와 글로벌은 서로를 확장시키는 관계다. 은대구 조림 한 접시에 스며든 그 깊은 맛처럼, K컬처 역시 세계의 다양한 감각과 만나며 더 넓은 생태계로 진화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문화 확장의 길이며, 공진화 시대의 진정한 전략이다.

문화마주보기

창업가에게 필요한 좋은 멘토의 조건

누구나 일생에 있어 한번 이상 창업을 고민하는 시대가 되었다. ‘창업’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많은 이들이 IR 피칭, 시리즈 투자, 유니콘 같은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창업의 본래 모습은 훨씬 다양하다. 창업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큰 성장을 추구하는 창업이다. 액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아 빠르게 규모를 키우고, 상장이나 인수합병을 통해 투자자와 창업가가 함께 자본을 회수하는 모델이다. 둘째, 안정적인 수익과 이익 창출을 추구하는 창업이다. 무리한 외부 투자 없이 꾸준한 매출과 이익을 내며 오래 운영되는 기업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셋째, 개인이 자신의 전문성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일하는 프리랜서 또는 솔로프리너 창업이다. 문제는 창업의 길이 이렇게 다양한데도, 멘토링은 종종 한 가지 성공 공식만을 전제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안정적인 창업이 맞는 사람이 빠른 성장을 추구하다가 큰 손실을 보거나, 반대로 빠른 성장이 가능한 창업가가 투자 유치 기회를 얻지 못해 성장의 시점을 놓치는 일은 모두 피해야 한다. 창업가가 자신이 어떤 유형에 맞는지 명확히 아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안정성 추구 창업을 했다가 혁신형 창업으로 옮겨가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 결국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적합한 조언을 얻고, 적시에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된다. 좋은 멘토를 만난다면 창업가가 자신에게 어떤 길이 최적인지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잘못된 조언을 받는다면, 자신에게 맞지 않는 길을 맞는 길이라고 착각하게 될 수 있다. 멘토의 역할은 자신의 성공 경험을 모범답안처럼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첫 번째 유형으로 성공한 이가 모든 창업가에게 같은 길을 권하거나, 두 번째 유형으로 자리 잡은 이가 외부 투자 유치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면, 그 조언은 창업가의 길을 좁힌다. 좋은 멘토는 자신의 경험을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하나의 사례로 내어놓고, 창업가가 스스로 자신의 길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자다. 이를 위해서는 멘토 한 사람의 경험만으로는 부족하다. 세 가지 유형을 두루 경험하거나 깊이 이해하는 멘토 풀이 지역에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멘토가 창업가의 길을 자신의 이해관계와 분리해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투자자가 멘토를 겸할 때, 자신의 투자 회수 구조에 맞는 길만을 권하게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지난 3년여간 액셀러레이터를 유입하고 벤처펀드를 결성하면서 첫 번째 유형의 창업을 위한 인프라를 빠르게 갖춰왔다. 이제는 그 다음 단계가 필요하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유형의 창업가들에게도 적합한 조언과 자본이 닿을 수 있는 길을 함께 마련하는 일이다. 전주 원도심에서 자기 브랜드를 단단히 키워온 로컬 경영자, 농식품·문화콘텐츠 분야에서 견고한 사업을 일군 선배 창업가들이 후배의 안내자가 될 수 있도록 멘토 생태계를 두텁게 만들어가야 한다. 창업가의 길은 정답이 정해진 길이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가는 여정이며, 그 여정에서 시기마다 유형이 바뀔 수도 있다. 멘토가 그 여정의 안내자로 자리할 때, 창업가는 자기 길을 잃지 않고 걸어갈 수 있다. 전북이 진정한 창업의 땅이 되려면, 좋은 창업가만큼이나 다양한 길을 이해하는 좋은 안내자가 많아져야 한다.

경제칼럼

대학도 이제 ‘연구 기술 산업화와 일자리 창출’로 지역과 상생, 성장해야

대학은 오랜 세월 지식의 창출과 교육적 확산을 사명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오늘날 대학을 둘러싼 환경은 그야말로 급변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일자리 수도권 집중, 재정 압박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지방 대학은 생존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전북대학교 역시 예외가 아니다. 국립대육성사업, 등록금, 산학협력수익, 대학발전기금에 의존하는 현 재정 구조로는 수도권 대학은 물론 세계적 대학들과 경쟁은커녕 지속 가능한 성장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문제는 ‘재원의 부족’이 아니라 ‘재원 구조의 한계’에 있다. 한정된 예산을 나눠 쓰는 방식으로는 연구 경쟁력도, 구성원 복지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없다. 이제 대학은 전통적 교육기관을 넘어 ‘가치를 창출하는 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 다시 말해 대학도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발표된 “1년 만에 전북 인구가 1만 3000명 유출. 전북, 지방소멸 가속화”라는 소식은 충격이다. 지역과 함께해온 대학교수로서 자괴감이 몰려왔다.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은 무엇을 했는가. 미국 스탠포드 대학은 교수와 연구자의 기술을 기반으로 수많은 스타트업을 배출하며 실리콘밸리 산업 생태계를 형성해 지역에 기여했다. 매사츄세츠 공과 대학 역시 연구 성과를 기업과 연결해 막대한 “기술 이전 수익과 지분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 ‘방울토마토’, 테크니온공대 ‘USB’와 같은 산업 브랜드를 전북대학교도 창출하는 것이다. 이들 대학은 연구 결과가 ‘논문’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화·산업화로 연결하여 지속가능한 재정 확보는 물론 지역과 도시 발전에 기여 해왔다. 핵심은 ‘지분 확보형 산학협력’이다. 대학이 기술을 이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기술을 활용한 기업에 일정 지분을 참여함으로써 장기적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기적 기술료 수입을 넘어 지속적인 배당과 자산 축적을 가능하게 한다. 연구자에게는 동기부여를, 대학에는 재정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구조다. 이제 이러한 전략을 전북대학교에 적용할 시점이다. 전북대학교는 농생명, 식품, 탄소 소재, 방산 그리고 피지컬 AI 분야까지 차별화된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 성과들이 산업과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 성과의 사업화, 기술지주회사 활성화, 창업 지원, 그리고 지분 참여형 투자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더불어 문화산업 시대를 맞아 K-컬처 문화자원이 풍부한 전북의 문화유산을 콘텐츠 산업화하는 데에도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특히 새만금 개발과 연계한 산업 생태계 조성은 전북대학교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대학이 연구개발의 중심이 되고, 기업은 생산과 시장을 담당하는 ‘공동 성장 모델’을 구축한다면 지역과 대학이 상생 번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재정 확보를 넘어 지역 경제를 살리는 전략이기도 하다. 이제 대학 재정을 외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지역 거점대학 전북대학교 스스로 기술 연구 성과를 산업화하여 돈도 벌고, 일자리 창출로 지역과 상생 발전하는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전북 지역과 함께 세계로 나갈 수 있는 대전환을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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