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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공무원노조 “내란 동조 의혹은 공직자 낙인찍기”
전북특별자치도 공무원노동조합이 ‘내란 동조’ 의혹 제기와 관련해 허위 주장을 즉각 중단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북자치도 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송상재)은 5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해 11월 일부 단체가 제기했던 의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제기되고 있다”며 이 같이 꼬집었다. 앞서 전날 이원택 의원은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관영 지사가 윤석열 내란을 방조했다”고 주장하며 당시 행정안전부의 청사 출입 통제 지시 이행 등을 거론하며 대응을 문제 삼았다. 
전북 시민단체 “‘내란 프레임’ 정치공세 중단해야”
전북 시민단체가 최근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제기되고 있는 ‘내란’논란을 중단해야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김남규 김영기 박경기 윤찬영 이강주)는 5일 성명을 내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란 방조’, ‘내란 동조’ 등의 표현은 도민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는 심각한 언어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총리 “현대차 새만금 투자, 대한민국 산업지도 바꿀 것”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에 로봇 공장 등 9조원을 투자해 ‘AI 수소시티’ 조성을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한민국 산업 지도를 바꾸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를 재차 밝혔다. 김 총리는 불투명한 중동 상황의 여파에도 5일 새만금개발청 웰컴스페이스를 찾아 현대차그룹의 투자 계획과 새만금 기본계획(MP) 재수립 관련 업무보고를 받았다. 
현대차 9조 투자 ‘새만금 새판짜기’ 어떻게 해야하나
현대자동차 새만금 9조원대 투자협약 이후 새만금의 새로운 미래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열렸다. 새만금도민회의와 더민주전북혁신회의, 전북환경운동연합, 전북지속가능발전 협의회,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균형발전 특위는 5일 전북자치도의회 1층 세미나실에서 ‘AI·반도체·신산업 전환시대, 새만금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재보선 현장]조국 군산 출마설에 전수미 "정정당당하게 겨루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군산·김제·부안(갑)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설이 정가를 강타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유력주자인 전수미 변호사가 조 대표를 향해 “정정당당하게 겨루자”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9조원대 새만금 투자라는 초대형 현안을 마주한 군산이 중앙정치의 핵심 승부처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호사와 ‘중량감 있는 혁신’을 내세운 조 대표 측의 가치 대결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조 대표의 최종 결단 여부에 따라 군산은 물론 전북 전체의 정치지형이 송두리째 흔들릴 것으로 관측된다. 군산=문정곤 기자
군산새만금 ESS 실증사업 중단···수십 억 예산 매몰 위기
국비가 투입된 새만금국가종합실증연구단지 ESS 구축사업이 잇따른 지연 끝에 협약 해지와 정부지원금 환수 절차에 돌입하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정부가 새만금 재생에너지 확대를 공식화한 가운데, 정작 현장에서 추진되던 실증사업은 좌초 수순을 밟으면서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위 20% 선정 공정했나”···민주당 군산시의원 평가 논란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의 지방의원 평가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군산지역 정가를 뒤흔들고 있다. 최근 실시된 지방의원 평가에서 군산시의원 4명 이상이 하위 20%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평가 기준과 절차의 투명성을 둘러싼 의문이 당 안팎에서 확산하고 있다. 하위 20% 통보를 받은 의원들에 따르면 이번 평가는 개별 통보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구체적인 정량·정성 평가 비율과 항목별 배점, 감점·가점요소 등 세부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올릴 땐 ‘선반영’·내릴 땐 ‘후반영’···기름값 구조 논란
전북지역 주유소 기름값이 국제유가 상승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빠르게 오르면서 가격선정 구조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분은 ‘선(先) 반영’하면서도 유가가 하락할 때는 ‘후(後)반영’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두바이유 가격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배럴당 81.1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5일 약 68달러보다 약 17% 상승한 수준이다. 
울퉁불퉁 덜컹덜컹...기온 풀리자 다시 고개 든 ‘포트홀’
겨울이 지나고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도로에 다시 찾아온 불청객 ‘포트홀’(도로 파임)로 인해 운전자들이 불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5일 오전 7시께 찾은 전주시 덕진구의 한 도로는 포트홀과 아스콘 임시 포장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해당 구간은 차량의 정상적인 주행이 어려워 보일 정도로 훼손된 상태였으며, 실제 해당 도로 위를 주행하던 차량이 덜컹거리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남원 모노레일 배상금 504억…시민단체,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남원관광지 민간개발사업 패소로 남원시에 500억 원이 넘는 재정 부담이 발생하자 시민단체가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남원발전연구포럼(이하 포럼)은 지난 4일 남원관광지 민간개발사업과 관련해 시민 402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청구는 남원관광지 민간개발사업의 추진 과정 전반과 협약 해지 이후 이어진 소송 결과로 발생한 재정적 손실에 대해 감사를 요청하는 내용이다. 
전북출신 정을호 의원, 신임 정무비서관 임명
전북출신 정을호(55)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와대 신임 정무비서관으로 임명되어 5일부터 정식 업무를 시작했다. 전북 고창군 성내면 출생으로, 고창 성내중-호남고-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참여연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시민사회에서 역량을 쌓은 정 신임 비서관은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창당에 합류하면서 정계에 입문한 뒤 18년 동안 민주당 중앙당의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오피니언

왜 지사경선판을 내란프레임으로 흔들어대는가

기가 막힐 일이다. 지역살림을 책임질 전북도지사 선거 과정에서 정책과 비전, 도민의 삶의 질은 오간데 없고 오직 갈등과 분열, 혐오와 적개심만 번뜩이고 있다. 보수와 진보가 극한대결을 벌이는 전국단위 대통령선거라면 몰라도 전북도지사 선거, 그것도 이념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민주당원들끼리의 경선과정에서 급기야 내란동조세력이라는 극한 표현까지 등장했다. 12.3계엄이 발생한지 무려 1년도 훨씬 지난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한 적폐논란은 그 의도와 배경이 어디에 있든 금도를 넘어섰음에 틀림이 없다. 후보들간 유불리나 승패는 별개로 하고 제아무리 막가는 정치판 이라고 하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금도가 있을진대 그 선을 넘은게 분명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승자와 패자가 갈리겠으나 그 앙금은 두고두고 남을 것이라는 점에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결국 최근 진행되는 민주당 도지사 경선 과정을 보면 왜 전북이 낙후됐고, 분열을 거듭하면서 쇠퇴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타 시도와 달리 유독 전북 선거에서만 내란 논쟁이 화두가 되는 것을 보면 전북 정치의 후진성과 이념적 편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급기야 시민사회단체나 노조 등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후보들끼리 싸우더라도 이건 아니라는 거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5일 성명에서 “자신만의 이익을 위한 내란 프레임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 ‘내란 방조·동조’ 등의 표현은 도민사회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는 심각한 언어 남용”이라며 "전북의 선거에서 네거티브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 분열과 혐오가 아닌 품격과 책임의 언어로 선거가 치러져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전북도공무원노조 또한 5일 성명서를 통해 “내란의 밤에 동조가 있었는지는 일선 현장을 지켰던 우리 공무원들이 잘 안다”며 “현장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왜 소모적인 정치적 공방을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반헌법적, 반국가적 의미를 가진 표현을 정치 공세로 쓰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도민들은 이제 흑색선전, 선동이나 네거티브 정치에 식상해 있다. 지금이라도 지역 살리기, 민생 안정과 같은 실질적 대안을 제시해서 마음을 얻어라. 정치권의 맹성을 촉구한다.

사설

전북 보훈의료 공백, 언제까지 방치할 텐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예우하는 일은 국가의 기본 책무다. 그중에서도 의료복지는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의 삶의 질을 지키는 최소한의 장치다. 그런데 전북지역은 여전히 보훈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전북권 보훈병원 설립의 필요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지자체에서 수차례 의지를 밝히기도 했지만 수년째 진전이 없다. 이 때문에 지역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은 광주나 대전 등 타 지역 병원으로 원정 진료를 다니고 있다. 고령의 유공자들이 장거리 이동을 감내해야 하는 현실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의료 접근권의 제약으로 이어진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에게 국가가 제공해야 할 최소한의 의료서비스가 지역에 따라 차별받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정부가 보훈병원 이용이 어려운 지역에 거주하는 국가유공자들의 진료 공백을 줄이자는 취지로 ‘준보훈병원’ 제도를 도입해 오는 8월부터 운영하기로 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보훈병원이 없는 지역의 국립대병원이나 지방의료원을 지정해 보훈진료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전북은 또 빠졌다. 국가보훈부가 우선 강원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를 시범사업 대상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추후 시범사업 평가를 통해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보훈의료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전북권 보훈병원 설립 계획은 제자리걸음이다. 부지 선정과 예산 문제,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협의 등 여러 이유가 거론되지만, 결국은 정책적 의지의 문제다.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실질적인 결정을 미루는 사이 국가유공자들의 삶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상당수 유공자들이 이미 고령에 접어든 상황에서 보훈의료 인프라 구축을 더 미루는 것은 사실상 예우를 뒤로 미루는 일과 다르지 않다. 보훈은 선언이 아니라 실질적 지원으로 완성된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더 이상 논의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이재명 정부 국가보훈부는 ‘보훈의료·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국정과제로 정했다. 전북권 보훈병원 건립은 단순한 지역 숙원사업이 아니라 국가유공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국가의 책무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조속히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사설

네거티브 선거와 피해 회복 비용

점입가경(漸入佳境). ‘갈수록 점점 재미 있어진다’는 긍정적 의미와 ‘시간이 지날수록 하는 짓이나 몰골이 더욱 꼴불견’이라는 부정적 비유를 함께 담고 있는 말이다. 긍정적 의미의 표현은 드라마나 영화, 소설, 스포츠 경기 등에서 주로 등장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몰입감이나 긴장감이 고조될 때 사용된다. 반대로 부정적 비유는 정치나 사회 이슈에 등장한다. 선거나 사회 스캔들의 논란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치달을 때 풍자적으로 쓰인다.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등장한 ‘내란 방조’, ‘내란 동조’ 논란은 막장 선거의 점입가경이다. 오죽했으면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가 5일 “자신만의 이익을 위한 ‘내란 프레임’ 정치 공세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성명까지 냈을까 싶다. 참여연대는 성명에서 “전북 도민은 편가르기가 아닌 책임 있는 정책 경쟁을 원한다. 정책과 실력, 비전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공정한 경선 관리 책임을 다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선거는 ‘축제와 전쟁’의 극단으로 표현된다. 중앙선관위는 선거를 시민이 즐겁게 참여하는 놀이·문화·이벤트처럼 만들면 민주주의가 건강해지는 축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선거는 축제다”는 공식 슬로건을 사용한다. 이에 반해 언론은 선거를 전략·전술이 총동원되는 전투에 비유해 “선거는 전쟁”이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선거 보도에서 ‘격전지’, ‘총력전', ‘혈투’ 같은 단어를 사용해 비판받는다. 선거가 축제가 아닌 전쟁이 되면 분열과 갈등이라는 깊은 상처를 남긴다. 주민들의 이익을 대표할 공직자를 선출하는 선거가 국가 간 싸움을 의미하는 전쟁으로 변하면 그 과정에서 유권자의 존재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유권자는 선거에 나선 후보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하는데 정작 후보는 자기의 좋은 이야기가 아니라 남의 나쁜 이야기를 먼저 한다. 상대방은 너무 잘 알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잘 모르는 정치인이다. “네거티브와 마타도어(흑색선전)는 비겁하고 야비한 구태정치입니다. 남이 잘못 돼 반사적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제가 더 잘해 시민의 인정을 받겠습니다. 경쟁자의 약점을 들추기 보다 보듬어 안아 함께 화합하는 통 큰 선거를 하겠습니다. 오직 정책과 비전, 실천적 고민으로 선거를 채우겠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국민의힘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한 김상욱 국회의원(울산 남구갑)은 지난달 울산시장 선거 출마선언에서 ‘네거티브 선거’ 대신 ‘포지티브 선거’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의원은 “내용은 없고 조직만 만들어 선거에 나서는 구태정치 대신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선거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분열과 혐오의 언어로 치러지는 네거티브 선거는 승패를 떠나 갈라진 민심을 치유하는데 필요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청구한다. “경쟁자의 약점을 들추기보다 울산의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김 의원 같은 정치인이 더 많이 등장해 대한민국의 선거문화가 혁신됐으면 좋겠다. 강인석 디지털미디어국장

오목대

대치동이 아니어도 괜찮은 전북을 바란다

얼마 전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친구에게서 묘한 이야기를 들었다. 결혼 전만 해도 자녀들을 학업 스트레스 없이 키우겠다던 대학원 동기들이, 막상 자녀가 학교 갈 때가 되자 약속이나 한 듯 수도권 학군지 입성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친구는 전북이 좋다면서 전북에서 자녀를 키우겠다고 했지만, 내년에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지는 본인도 장담하지 못했다. 아이의 미래가 걸린 문제 앞에서 소신은 쉽게 흔들린다. 학군지는 도대체 어떤 힘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것일까. 학군지의 힘은 유명 학원의 밀집에만 있지는 않아 보인다. 입시 관련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재생산되는 거점이라는 데 본질이 있다. 또한 그 안에서 형성되는 면학 분위기와 학업 습관, 비슷한 목표를 가진 또래 사이의 인적 네트워크는 쉽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유무형의 자산이다. 아무리 역량 있고 뛰어난 학업 성취 경험이 있는 부모라 하더라도, 주요 학군지의 촘촘한 교육 인프라를 상대하기란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인재전형의 확대가 필수적이다. 같은 실력을 갖추고도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면 공정한 경쟁이라고 할 수 없다. 지역의 인재가 전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꿈의 크기를 제한받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균형추가 필요하다. 다만 입학의 문턱을 낮추는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지역 안에서 정보와 지혜가 선순환하는 교육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먼저, 지역에 이미 존재하는 인적 자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북에는 은퇴 후 정착한 다양한 직종의 시니어들이 적지 않다.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긴 호흡으로 학습 습관을 잡아주고 삶의 방향을 함께 고민해 줄 수 있는 멘토들이다. 이들의 경륜을 지역 교육 현장으로 끌어들인다면, 학군지의 속성 교육이 결코 줄 수 없는 깊이 있는 배움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입시 기술을 단기간에 주입하는 학군지의 방식과는 결이 다른,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교육이 가능해진다. 동시에 빠르게 변하는 입시정보를 지역에서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려야 한다. 학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매일 마주하는 일선 교원들이 입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연수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여기에 수도권 입시 전문가 초청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학부모들이 굳이 대치동으로 향하지 않아도 입시 제도의 변화를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각 학교가 졸업생 네트워크를 체계화하는 것도 빠뜨릴 수 없다. 현재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선배들의 멘토링은 대개 명문대 합격생이라는 상징성에 치우친 일회성 강연에 그친다. 학생 개개인의 꿈과 목표 대학이 다름에도 천편일률적인 성공담만 들려주는 식이다. 이제는 학생이 목표로 하는 진로를 선택한 다양한 선배들이 전북에서 어떤 정보와 자원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가감 없이 나누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교육은 한 사람의 미래를 결정하는 열쇠이자 지역 사회의 생존이 걸려있는 문제다. 우리가 구축해야 할 교육 생태계는 환경의 격차가 개인의 가능성을 가리거나 억누르지 못하게 하는 든든한 보루가 되어야 한다. 지역인재전형이라는 제도적 토대 위에, 시니어들의 지혜와 전문가의 정보, 선후배 간 유대가 결합한 연대가 필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이른바 ‘대치동’이 아니어도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우며 머무는 전북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청춘예찬

국가 균형발전은 교육으로부터

국가 균형발전은 단순한 지역 지원 정책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성장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국가 전략이다. 수도권 집중의 효율을 넘어 각 지역의 산업·환경·지리적 특성을 연결해 국가 전체의 회복력을 높여야 하는 시대다. 이러한 전환의 중심에는 언제나 ‘교육’이 놓여 있다. 근대사를 돌아보면 교육은 국가 흥망을 좌우해 왔다. 독일은 체계적 직업교육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했고, 일본은 근대적 공교육 제도를 정비하며 국가 체질을 바꾸었다. 우리 역시 해방 이후 문해 교육과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통해 산업화를 이뤄냈다. 공자가 말한 “배우고 때때로 익히는 기쁨”은 개인의 수양을 넘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플라톤이 지적했듯, 국가의 방향은 교육의 방향과 맞닿아 있다. 오늘날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 인재 양성, 첨단산업 육성, 지역혁신 중심 대학체계 강화 정책 역시 이러한 맥락에 있다. 그러나 산업단지와 연구 인프라 확충만으로는 균형발전이 완성되지 않는다. 모든 지역 전략 사업에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이 구조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시설을 세우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시설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발전시킬 사람을 길러내는 일이다. AI와 자동화 기술은 제조·조선·건설·물류 산업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단순 기능 중심 교육은 한계에 직면했다. 데이터 이해력, 현장 문제 해결 능력, 안전 관리 역량을 갖춘 실무형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독일의 이원화 직업교육처럼 기업과 교육기관이 함께 과정 설계에 참여하고, 현장 실습을 병행하는 체계는 참고할 만하다. 성인 재교육과 전환 교육을 제도화해 산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오랜 기간 현장에서 경험을 축적한 인적 자산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직업 군인은 인력 운용상 비교적 이른 나이에 전역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위기관리와 조직 운영 경험을 갖춘 인력으로 평가된다. 이는 특정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인적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순환·재배치할 것인가의 과제다. 지역 안전, 재난 대응, 산업 안전 교육 등 분야에서 일정 역할을 모색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각 분야의 경험을 재교육과 연계해 지역사회에 환류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한편 균형발전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윤리와 신뢰를 쌓는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 국가사업이 특정 집단이나 지역 카르텔의 이해관계에 좌우된다는 인식이 형성되면 정책의 정당성은 크게 약화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업 기획·선정·평가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해충돌 방지와 공공윤리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 지역 대학과 연계한 공공 리더십·윤리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예산 집행자와 참여 기관이 정기적으로 교육을 받는 구조도 필요하다. 핀란드가 공교육을 통해 시민 신뢰 문화를 축적해 온 사례는 시사점이 크다. 제도적 장치와 함께 시민의 정책 이해도를 높이는 교육이 병행될 때 사회적 신뢰는 강화된다. 균형발전은 단순한 예산 배분이 아니라 공동체의 미래 설계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시민 대상 예산 이해 교육과 정책 참여 프로그램 확대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는 반복하는 것을 통해 우리가 된다”고 했다. 균형발전 역시 반복 학습과 점검을 통해 완성된다. 자격증 취득에서 끝나는 형식적 교육이 아니라, 실습과 단계별 숙련 인증, 윤리 교육을 포함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결국 균형발전은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다. 산업 정책, 안전 정책, 행정 정책 속에 교육과 신뢰 구축 시스템을 내재화할 때 대한민국은 지속 가능한 성장축을 확보할 수 있다. 교육이 곧 균형발전의 심장이다.

금요칼럼

지렁이도 치매인가?

나이 들어 피하고 싶은 병이 치매가 아닐까? 지난 세월의 생사고락을 까맣게 잊고 자식도 몰라보니 얼마나 슬픈 일인가? 존경을 받아야 할 인생 끝자락에서 의미 없는 황혼은 측은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요즘 맨발 걷기를 하면 심폐기능을 높여주고 혈액순환도 도움이 되어 치매 예방에도 좋다기에 인근 학교 운동장을 갔다. 거친 모래 때문에 발바닥이 따끔거려 살금살금 조심스럽게 걷는데 젓가락만 한 지렁이도 힘겹게 꿈틀대며 몸을 움직인다. 몸통에 달라붙은 모래는 아교 풀로 붙인 듯 떨어지지 않는다. 살갗으로 호흡하는 지렁이는 피부가 건조해 숨이 가빠 괴로운 듯하다. ‘분명 길을 잘못 들었다’는 안쓰러운 마음에 손에 든 부채로 조심스럽게 떠서 풀밭으로 옮겨줬다. 다음 날,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지렁이를 보았다. 기어 나온 흔적을 보니 고작 두 뼘도 안 되었다. 그 역시 많은 모래 위를 기고 있다. 나는 순간 ‘지렁이도 이제 살 만큼 산 것인가?’ 하다 문득 ‘지렁이도 혹시 치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살피는 순간, 작은 개미들이 그 옆을 바쁘게 오가고 있어 위험해 보였다. 요즘처럼 흔한 요양원 하나 없던 옛날, 우리 마을에 치매를 앓는 할머니가 있었다. 다리가 약해 걸을 수 없는데도 자꾸만 길로 나오셨다. 젊은 시절 그 고운 모습은 어디로 가고 비녀도 없이 헝클어진 머릿결과 노쇠한 육신을 바라보니 무척 애처롭다. 힘이 없어 걷지도 못해 길바닥을 엉덩이로 밀며 자꾸만 집 밖으로 나오니 며느리가 기저귀를 채워줬고, 엉덩이 부분에 옷감을 덧대어 두툼하게 해줬다. 자동차 길이라 위험하기도 했다. 이웃 사람들이 반워 “식사하셨어요?”라고 인사하면 “응, 장에 간다고? 하며 엉뚱한 말로 답변했다. 아들 며느리가 논밭으로 일하러 나가면 집에 혼자 있는 것이 갑갑한 모양이다. 평범한 일상을 잊어버려 참 안타까웠다. 젊은 시절엔 부지런하고 깔끔하기로 소문난 여인이었다. 설날 세배하러 가면 정성 들인 음식들을 내놓았고 웃음 섞인 덕담도 잘해주셨다. 시부모님 모시고 자식들도 잘 키웠다. 동기간 도우애가 좋아 화목했다. 그런데 그는 지금 그 기억들이 완전히 사라졌다. 동네 사람들도 아예 ‘치매 환자’로 인정했다. 그는 이제 함께 이야기 나눌 사람조차 없고 혼자 본능적 행동으로 몸을 유지할 뿐이었다. 노인성 치매는 뇌의 활력이 떨어져 인지능력(認知能力)과 기억력(記憶力)이 사라진 병이다. 출생아보다 노인 인구가 더 많아지는 요즘 우리 사회의 시급한 선결 과제다. 더욱이 의료 혜택이 적은 농촌에선 매우 심각한 문제다. 누구나 살아온 삶은 위대하다. 숭고한 삶의 끝자락에 이웃과 가족들로부터 존경받아야 할 텐데 모든 인격이 무너지고 빈껍데기처럼 취급받는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건강한 생활을 위해 주기적 건강체크와 치매 검사는 필수적이다. 원인을 조기 발견하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건강한 삶의 지름길이다. Δ신팔복 수필가는 중등교사로 퇴직하여 대한문학으로 등단했다. 전북문협 회원, 진안문협 회장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수필집 <마이산메아리> <내 생활의 좌표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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