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울타리서 음악으로 하나 돼"...23일 소리문화전당서 연주회
전기초(64) 은경자(63)씨에겐 늘 음악가 가족이라는 호칭이 따라붙는다.
아들·딸, 며느리까지 줄줄이 서양음악 전공자. 이들 부부가 "꼭 이 길만을 가야만 한다"고 했던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하나같이 뛰어난 연주자로 성장했다. 비결이 대체 뭘까.
전씨는 아주 덤덤하게 "그냥 하고 싶은 공부 하라고만 했다."고 답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통해 음악과 친숙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한 것.
바이올리니스트 전강호씨(36·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객원악장), 첼리스트 전경원씨(35·클나무 오케스트라 첼로 수석 단원), 피아니스트 전정숙씨(33·뮤직 아이 음악학원 원장)는 어렸을 때부터 손을 잡고 피아노 학원에 다녔다. 클래식을 비롯해 트롯트까지 모두 아우르는 아버지 전씨의 공이 컸고, 아내 은씨 역시 한 번도 피아노 학원에 가라는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초등학교에 들어서면서부터 아이들은 제각각 길을 찾았다. 아버지 전씨는 자기 자신에 대해 지독하게 철저한 큰 아들 전씨는 바이올린에서 피아노, 다시 바이올린으로 되돌아갔다. 은희천 전주대 교수가 그의 외삼촌. 은씨는 "은 교수가 어렸을 적 그의 재능을 보고, 지도했다"고 설명했다. 둘째 아들 전씨는 사람의 목소리가 가장 닮았다는 첼로의 편안한 음색이 좋아 주저없이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들 형제는 한때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동시에 입학하면서 주목을 모으기도 했다.
딸 전씨는 "다른 장르를 하지만, 음악적 조언 만큼은 아주 솔직하게 하는 편"이라며 "자존심이 상할 수 있더라도 오히려 자극제가 되는 것 같아 따끔한 소리를 듣는 날이면 모두들 방에 틀어 박혀 연습만 했었다"고 말했다. 특히 "아버지가 자식들이 모이기만 하면 '악기 펴봐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며 "자식들도 모르는 소리를 잡아내 자녀들이 초심으로 돌아가도록 이끌었다"고도 했다.
자녀들은 오는 2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교단을 떠나는 아버지 전씨의 38년 퇴임을 기념하는 연주회 '갈 봄 여름없이'를 갖는다. 훌륭하게 성장한 아들·딸 외에도 피아니스트인 두 며느리 김정은, 박진나씨가 함께하는 의미있는 자리.
이들 부부는 "소원의 80% 이상은 이룬 것 같다"며 행복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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