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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뉴질랜드 바람길 따라 부안의 미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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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선 기자

뉴질랜드 북섬 와이카토, 래글란 인근 구릉지대에서 바람이 쉼 없이 불어왔다. 28기의 풍차 날개가 회전하며 초원을 가로지르는 모습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었다. 테 우쿠 풍력발전단지는 연간 6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한다. 숫자로만 보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직접 눈으로 보면 달랐다. 거대한 날개가 돌아가는 소리와 바람을 타고 흐르는 전기의 숨결이 느껴진다.

뉴질랜드는 이미 전력의 87%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 수력, 지열, 풍력, 태양광이 만들어내는 이 ‘녹색 전력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국가 전략이다. 2035년 100% 재생에너지 목표는 먼 미래가 아니라, 이미 달성 가능한 현실처럼 느껴졌다.

한국의 부안군은 지금 같은 길 위에 서 있다. 서해의 바람을 활용한 3GW 해상풍력단지, RE100 전용 국가산업단지 추진. 권익현 부안군수는 이를 단순한 기업 유치가 아닌, 지역경제 구조를 바꾸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주민 1만6000명이 참여한 산업용지 전환 서명부는 그 열망을 보여준다.

뉴질랜드 사례에서 배울 점은 분명하다. 단순히 풍력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주민 참여형 수익공유까지 결합해야 한다. 바람은 누구에게나 부는 것 같지만, 이를 전력으로 바꾸고, 지역과 공유하는 전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테 우쿠 풍차의 굉음, 타우포 지열지대의 김이 나는 증기, 서울 정부청사에서 총리에게 전달된 서명부까지. 멀리 떨어진 풍경과 장면이지만, 모두 같은 메시지를 말한다. ‘청정에너지로 미래를 만들겠다’는 결심 말이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힘이 국가를 바꾸고, 지역을 바꾸고, 사람들을 움직인다. 부안이 그 바람을 제대로 탈 수 있을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졌다.

홍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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