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매주 일요일 밤을 기다린다. JTBC 예능프로그램 ‘뭉쳐야 찬다’를 보기 위해서다. 맥주 한 잔 마시며 아내와 이동국과 안정환 팀 승부를 내기하는 맛이 쏠쏠하다. 축구를 통해 리더십과 공동체에 대한 선택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이들이 한 팀으로 뭉치기까지 필요한 것은 기술보다 신뢰이고, 개인의 이익보다 공동의 미래다. 이 장면이 지금 전북이 마주한 현실과 겹쳐 보이는 건 필자만일까.
프로그램 속 이동국 감독은 긴 호흡으로 팀의 미래를 설계한다. 당장의 승패보다 구조와 지속 가능성을 먼저 고민한다. 안정환 감독은 결단의 순간을 미루지 않는다. 흐름이 막히면 과감한 선택으로 판을 바꾼다. 방식은 다르지만, 두 리더십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팀을 살리기 위한 불편한 선택을 회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가 제시한 ‘5극 3특’ 국가 성장 전략 역시 같은 질문을 던진다.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벗어나 광역 경제권과 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지방 주도 성장을 이루겠다는 방향이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기조 또한 지역을 국가 성장의 주변이 아닌 주체로 세우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문제는 구상이 아니라 실행이다.
광역지자체 통합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그래서 통합을 현실적인 선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분명한 유인이 필요하다. 광주·전남 통합 논의 과정에서 약 20조 원 규모의 국가 재정지원이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특혜가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투자다.
전북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전주·완주 통합을 전북의 미래 전략으로 제시하며 일관된 소신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이동국 감독처럼 전북의 구조와 장기 경쟁력을 고민한 선택이다. 통합이 쉽지 않은 과제임을 알면서도, 이를 피하지 않고 전면에 올려놓은 책임 있는 판단이다. 여기에 완주 지역을 대표하는 안호영 국회의원의 결단 또한 중요하다. 지역 정치인에게 통합 논의는 가장 부담스러운 선택일 수 있다. 그럼에도 전북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필요한 논의를 이어가는 모습은, 안정환 감독이 결정적인 순간 변화를 선택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소신과 결단이 맞물릴 때 변화는 가능해진다.
전북이 당당한 ‘5극 3특’의 한 축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실질적 동력이 필요하다. 자치권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최소 10조 원 이상 규모의 재정·정책 인센티브가 함께해야 통합과 성장이 촉진된다. 산업 유치, 교통·생활 인프라 확충, 미래 산업 투자가 연결될 때 도민들은 통합을 미래의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필자는 ‘인구감소, 지역 소멸 시대에 통합만이 답이다.’ 라는 소신으로 25년 1월 「전북특별자치도 통합 시・군 상생발전에 관한 조례」에 찬성표를 던졌고, 반대 여론에 맞서 찬성토론에 나서기도 했다. 균형발전은 선언이 아니라 제도와 재정, 그리고 책임 있는 결단이 함께할 때 가능하다. 전주와 완주는 이미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다. 이제 행정과 정책이 현실을 따라가야 할 때다. ‘뭉쳐야 찬다’의 선수들이 결국 하나의 팀이 되었듯, 전북도 그래야 한다.
통합을 말하려면, 통합이 가능해지는 조건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소신 있는 리더십과 결단이다. ‘뭉쳐야 찬다’ 시즌5가 기다려진다. 뭉쳐야 살기 때문 아닐까.
염영선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수석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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