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추운 날인데 뜨신 국말이밥이래도 먹구 가렴
고개 너머 모과나무 선 조막손이네 들러
아궁이 앞에서 몸이래두 좀 데우구 가렴
이 빠진 사기그릇에 술 한사발 하며
서리 묻은 날개래두 털구 가렴
불이나 쬐며 이야기래두 하다 가렴
우리는 마중하는 일에도 배웅하는 일에도 참 다정한 족속인가 보다. 한 철 들렀다가는 기러기를 보내는 일에도 못내 아쉬워 공중에 대고 이렇게 말추렴을 보탠다. “하 추운 날” “몸이래두 좀 데우구 가”면 남아서 보내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훈훈해질 것이다. 우리의 성정이 이렇듯 다감한 건 철마다 들고나는 생명들이 많은 터에 살아서일 것이다. 계절이 돌아오듯 이제 보내면 영영 작별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가렴”이라고 다정한 마음을 얹어 보내는 게 아닐까? 아마도 기러기가 돌아오는 철이 되면 우리는 이렇게 마중할 듯싶다. ‘아랫목 데워놨어, 어서 오렴’ / 문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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