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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말의 비행 - 고은주

말라부르튼 입술과 갈라진 혓바닥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들이 광풍에 밀려

선 없는 공중으로 흩어집니다

가을날 무성한 안개처럼

짝짓지 못한 수개미의 비행처럼

매달려 꽃 피울 가지도 없이

머물러 앉을 빈터도 없이

벼랑 끝으로 떨어져 내립니다

비바람 몰아치는 여름날 폭포처럼

남자는 하루에 대략 7,000단어, 여자는 20,000단어를 말한다는 보고를 본 적 있다. 가감이 있겠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참 많은 말을 한다. 그중에 쓸데 있는 말은 얼마쯤 될까? 시인은 의미가 되지 못한 말을 “꽃피울 가지도 없”고 “머물러 앉을 빈터도 없”다고 비유한다. 우리가 쏟아낸 말이 “벼랑 끝으로 떨어져 내”린다고 하니, 우리는 하루에도 수천 단어를 무의미하게 죽이는 셈이다. 새삼 말의 무서움과 엄중함을 생각한다. 말이 “공중으로 흩어”져 소비되지 않도록 영혼과 온기를 담아내는 말 연습을 해야겠다./문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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