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의 첫 번째 추석을 맞이하면서 그 유래와 풍습을 더듬어 본다.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계절에 따라 관습적으로 되풀이되는 전래 민속을 세시풍속이라 하며,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사회를 이루고 오랫동안 생활하다보면 하나의 관습이 생기게 되고, 이러한 관습들이 지역적인 특성과 사회적인 변천, 계절의 특성에 의하여 나름대로의 모습으로 정착되어 행하여진다.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은 태음력에 의하여 시계(時季)를 산출하였으므로, 중국 하대(夏代)의 역법(曆法)인 음력 정월을 설로 삼는 역법을 채택, 계승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추석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명절 가운데 하나며, 음력 8월 15일로 한가위· 가위 ·중추절 이라고도 한다. 이웃 중국에서는 중추절이나 월석(月夕) 추중(秋中)이라 하여 명절로 삼는다.
정확한 연대는 전하지 않으나 <삼국사기> 에 신라 3대 유리왕 9년 나라안 6부(六部)의 부녀자들을 두 편으로 가르고 두 왕녀(王女)를 각각 우두머리로 삼아 음력 7월 기망(旣望ː16일)부터 한달 동안 베를 짜게 하고, 마지막 8월 15일에 승부의 판정이 나면, 진편에서 이긴 편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회소곡(會蘇曲)을 부르며 밤새도록 노래와 춤을 즐겼는데 이를 가배(嘉俳)라고 하였다는 기록이 전한다. 삼국사기>
이 가배가 오늘날(한가위)의 <가위> 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 뜻은 가운데(中) 또는 반(半)의 어근(語根)인 <갑> 에 명사형 접미사< ― 이>가 붙어서 가을의 반, 즉 중추(仲秋)의 우리나라식 표기가 된 것으로 짐작된다. 갑> 가위>
승려 원 인(圓 仁 일본인 793-864)의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 에는, 산동(山東)지방에 사는 신라인들이 신라가 발해와 싸워 이긴 8월 15일을 명절로 삼아 음식을 만들어 먹고 가무를 즐겼다고 기록되어 있다.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
추석에는 햅쌀로 밥을 짓고 송편을 빚으며, 새로 지은 옷을 입는데 이것을 추석빔이라 하며, 햅쌀과 오색 햇과일로 차례를 지내는 것을 천신(薦新 ― 새로 나온 물건을 먼저 신위(神位)에 올리는 일)이라 한다. 차례를 지낸 후 모인 사람들이 음복(飮福)한 후 조상의 묘를 찾아 벌초하고 성묘(省墓)한다.
세시풍속으로는 농악과 춤 줄다리기, 씨름, 소놀이(기호지방), 강강술래(서해안 지방의 놀이), 가마싸움(경북 의성지방)거북놀이(경기남부와 충북지방), 조리희(照里戱-제주도 지방)가 있으며, 남도 지방에서는 닭싸움과 소싸움을 즐겼다고 한다.
전래되는 풍습은 그 해에 지은 농사 중 가장 잘 익은 곡식을 잘라 묶어 기둥이나 벽 또는 방문 위에 걸어두는 올게심니(추석 또는 중양절을 전후하여 벼· 수수·조 등의 이삭을 묶어 방문 위나 기둥에 걸어두는 풍습)는 다음해 농사 짓는 씨앗으로 쓰이며, 민가(民家)에서는 조왕신( 王神―부엌신) 성주신(城主神)에게 햇곡식을 올렸으며, 어촌(漁村)에서는 뱃고사를 지내 안전과 만선(滿船)을 기원하였다.
음식으로는 송편 외에 햅쌀로 빚은 백주(白酒)와 봄부터 기른 닭으로 만든 황계(黃鷄) 안주가 있으며, 몸보신용으론 토란국과 감·밤·대추·호두·은행·모과 등이 요긴하게 쓰인다. 며느리는 떡·술 ·닭·달걀 등을 준비하여 친정에 근친(覲親 -친정의 부모를 뵈러 감)을 가며, 반보기(中路相奉-친척 부인네들의 반나절 만나보기)롤 회포를 푼다.
/ 김형중 (벽성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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