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이 최근 사회적으로 심각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는 소식은 우리를 바짝 긴장하게 한다. 유럽에만 있는 병인 줄 알았던 병이 이웃에서 발생했으니, 우리도 안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구제역으로 받은 타격이 회복되기도 전에 광우병까지 덮친다면, 축산농가뿐 아니라 국가경제에도 큰 시련이 닥쳐올 것이다. 광우병은 구제역과 달리 인간에게 비슷한 증세의 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경계가 필요하다.
광우병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 보건당국도 광우병과 그 증상이 유사한 크로이츠 펠트 야코브병(CJD)과 함께 ‘인간광우병’으로 불리는 변종 크로이츠 펠트 야코브병(vCJD)을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해 광우병에 대한 국가적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의료계 역시 아직 국내 발생환자는 없더라도 그 잠복기간이 5∼15년으로 길고 현재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는 점에서 인간광우병을 에이즈(AIDS)보다 더 치명적인 병으로 보고 있다.
의학적인 공식명칭이 우해면양뇌증(牛海綿樣腦症:BSE)인 광우병은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물성사료를 먹여 단백질 변이를 가져온 것으로 소의 뇌에 생기는 신경성 질환이다. 뇌가 스펀지처럼 듬성듬성 구멍이 뚫리면서 전신마비와 시력상실을 일으킨 뒤 곧 죽는 치명적인 전염성 뇌질환으로,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를 먹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광우병과 같은 증세를 가리켜 크로이츠 펠트 야코브병(CJD)이라고 한다.
CJD는 장기간의 잠복기를 거치지만 일단 발병하면 3개월에서 1년 안에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현재의 치료 수준은 증세를 완화시키는 정도에 국한되어 있다.
광우병은 아직까지 과학자들이 그 정체를 규명해내지 못하고 있는 수수께끼같은 전염인자인 프리온(Prion:단백성 전염분자)에 의해 발병하며 또 전염된다고 한다.
프리온은 생물의 체내에서 합성되는 단백질과 매우 비슷하다는 점에서 아주 희한한 물질이다. 단백질은 아미노산 수십∼수백 개가 한 줄로 연결된 분자로 기능은 3차원 구조에 따라 좌우되는데, 프리온은 비정상적인 형태로 접힌 꼬깃꼬깃 뭉쳐진 단백질이라고 과학자들은 생각한다.
프리온은 바이러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작으면서도 그 행동은 고온, 프로말린, X선같은 조건 아래서도 죽지 않고, 세상에 알려진 그 어떤 박테리아가 유발하는 증상과도 공통된 점이 없다.
그러기 때문에 프리온 분자 하나가 아미노산 배열이 동일한 단백질을 만나면 그 단백질은 모양이 바뀌어 프리온으로 변하고, 인체가 프리온을 분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프리온이 신경조직에 침입해 퍼지기 시작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 처음에 음식과 함께 위장으로 들어간 프리온은 신경망을 돌아다니다 뇌까지 도달하면 서서히 속도를 높여가며 뇌를 쓸모없는 스펀지 덩어리로 만들어 뇌조직이 침해돼 모두 죽는 것으로 보고됐다.
일부에서 음식물쓰레기 사료에 쇠고기를 포함한 동물성 사료가 포함되어 있고, 이 때문에 광우병이 발생할 수 있는 것처럼 보도하면서 국민들이 극도의 불안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 확인된 ‘인간광우병(vCJD)의 감염경로는 광우병에 걸린 소를 인간이 먹어야 걸리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광우병에 걸린 소가 한 마리도 없고, 유럽에서 수입한 소도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가까운 일본에서 최근 발병한 이후 국내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는 것이 의료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광우병은 에이즈에 이은 새로운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취약한 환경을 갖고 있는데다가, 광우병 자체가 전염성이 높고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관찰을 하여 우리도 광우병에 대비해야 한다.
특별기고
전북대병원 신경과 서만욱 교수
최근 일본에서 광우병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멀리도 아닌 일본에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 우리에게도 광우병 문제가 강 건너 불이 아닌 것 같다.
77세 남자 환자는 급격히 진행하는 언어 및 보행 장애로 모병원에 입원하였다. 배뇨조절 및 식이 섭취 기능을 소실한 이 환자는 입원 한 달 후부터 팔다리를 휘젓기 시작했고, 입원 5개월째 식물성 상태에 빠져 발병 1년만에 사망했다.
환자 뇌파 검사상 초당 1회 정도의 이상 뾰죽 파형이 전반적으로 나타났고, 뇌자기공명영상 검사상 뇌 위축이 뚜렷하게 관찰됐다. 또 뇌 생검상 스폰지와 같은 공포가 대부분의 뇌 조직에 생긴 소견이 관찰되었다. 이들 소견은 크로이츠펠트 야곱병의 전형적인 이상 소견들로 1997년 국내 학계에 보고된 사례이다.
크로이츠펠트 야곱병은 프리온이라는 새로운 병원체 의해 발생한다고 학계에 보고돼 있다. 프리온은 단백질성 감염 입자로서 체내 정상 단백이 병원력을 갖는 물질로 변화된 것이다.
이 질환의 특징은 치매, 전반적인 간대성 근경련, 운동실조, 시각적 장애, 기타 여러가지 신경 장애 등이 나타난다. 뇌파상 초당 1 내지 1회 정도의 뾰족한 파형들이 주기적으로 나타난다. 주된 뇌 병변은 주로 대뇌와 소뇌이며, 신경원이 소실되고 신경교증이 나타나면서 공포화(vacuolation)가 되어 스폰지와 같은 모양을 하게 된다. 크로이츠펠트 야곱병은 10% 정도에서 유전성을 보이나 대부분 산발적으로 발생한다.
크로이츠펠트 야곱병은 매년 백만명당 1-2명 발생할 정도로 매우 드문 질환이지만 일단 발병하면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최근 이 질병이 문제가 되는 것은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고 크로이츠펠트 야곱병과 유사한 질환이 사람에게 발병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이를 '새변종 크로이츠펠트 야곱병'이라고 명명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수십례가 보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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