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러지란 말을 들었을 때 우리는 ‘싫다’, ‘지긋지긋하다’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알러지 질환을 앓아보지 않은 사람들은 실감나지 않겠지만 막상 이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겐 그야말로 지긋지긋한 고통의 연속인 것이다. 오죽하면 어떤 것이 무작정 싫은 경우에 ‘알러지 반응’을 보인다고 표현하게 되었을까?
의학 용어가 통상적인 사회심리학 용어로 널리 사용되게 된 까닭은 알러지의 ‘험오성’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알러지가 싫은 이유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잘 낫지 않는다는데 있는 것 같다. 알러지 질환은 몇 년 심각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이질환은 많은 경우에 가려움증을 수반한다. 가려움증은 인류에게 주어진 몇 가지 고통 중의 하나이다.
우스개 소리지만 가려운 곳을 속시원하게 긁어주지 못해서 생기는 부부싸움도 적지 않다 들었다. 문제는 이 가려움증이 쉽게 해소되지 못한다는 데에 고통의 심각성이 있다. 대중요법으로 임시 해결책을 써보지만 얼마 있다가 다시 불청객처럼 얼굴을 내민다.
물론 염증을 일이키는 부위와 질환의 종류에 따라 다른 수많은 증상들을 동반한다. 불청객들이 하는 짓거리가 보통 그런 것처럼.
알러지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대개 항원 항체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기본적인 알러지 검사에서는 원인 물질을 찾는데 많은 노력을 들인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알러지 요법중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1차적인 회피요법을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한 음식이나 물질에 대한 알러지가 있다면 피하면 그만인 것이다. 이러한 회피요법은 약물 알러지인 경우는 절대적인 사항이다. 생명의 위협에 직결될 수 있는 쇼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한국인이 많이 가지고 있는 알러지 비염이나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의 경우에 회피요법 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원인 물질 중 많은 경우를 차지하고 있는 집먼지 진드기 같은 경우 아무리 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근본적으로 제거하기는 힘이 들며, 설렁 제거한다고 하여도 여러 원인 물질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토피 같은 경우는 유전적 경향이나 체질적 경향에 따라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회피요법 반으로 치료하기는 힘들다.
알러지는 일종의 과민반응이며, 이로 인한 염증반응이다. 면역의 과민반응과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는 효과적인 약물이다. 그러나 이 약은 장기간 사용할 때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고, 인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역작용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의사들은 사용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한다. 더구나 알러지는 일시적 증상해소의 치료방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질환이기 때문에 더욱 고질적으로 만성화 되어간다. 알러지가 싫은 이유이다.
생각해 보자. 30년 전에도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알러지로 고통을 받았는지를, 우리 기억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현대 생활에서의 문제점인 각종 공해, 아파트 생활이나 각종 냉난방기의 발달로 인하여 외부의 기온 변화에 무감각해지면서 외부의 변화에 내치하는 면역체계가 약화되지 않았는지, 각종 인스턴트 식품이나 항생제 등의 약물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는 것이 면역체계에 이상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존경쟁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의 엄청난 양이 우리의 면역체계를 뒤흔들어 놓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자. 이러한 요인들이 증가하면서 알러지 질환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알러지를 생각하면서 우리의 감독 히딩크를 떠올려 본다. 유럽 축구에 징크스(알러지)를 갖고 있던 한국 축구가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유럽의 강호들을 잇따라 격파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던지 굳이 말을 안해도 다 알수 있을 것이다.
체력강화 프로그램 그것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아주 단순한 원리였다. 프랑스, 체코에 연달아 5대0의 스코어로 짐으로써 오대영이란 별명과 함께 무수한 비난을 받아야 했던 히딩크가 만일 체력강화라는 기본적 프로그램을 접고 한 순간의 승리를 위하여 내중요법을 써왔다면 과연 지금의 영광을 이룰수 있었을까? 고통을 감내하며 기본을 기켜온 그 용기를 생각해 보자.
알러지로 고생하는 수많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자신만의 체질강화 프로그램을 찾아서 고통을 참고 끈질기게 노력하는 지혜와 용기를 가지라는 것이다. 체질이 강화되면 면역체계의 안정이 이루어질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알러지의 고통도 점차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체질 강화 프로그램의 시작은 흙을 밟고 싱싱한 음식을 먹으며 마음이 평화로운 생활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항상 그렇듯이 기본을 지키는 것처럼 어려운 일은 없지만 말이다.
/송정모(우석대 한방병원 시상체질과 교수,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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