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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체코의 하벨대통령퇴임의 변을 보며...

 

 

 

2월에 있는 입춘도 우수도 지나는걸 보니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2월 초에 옛날 동부유럽을  지금은 새롭게 중부유럽이라는 개념에 속하는 폴란드, 체코, 항가리를 다니면서 정말 우연히 체코의 대통령궁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체코는 한반도의 삼분의 일에 해당하는 면적에 겨우 천만명이 넘는 중부유럽의 내륙국이다. 헌법상 국가수반은 대통령이고, 주권을 대표하는 최고기관은 상·하양원으로 구성된 의회, 최고행정기관은 수상이 이끄는 내각이며, 국민투표제를 인정하는 등의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채택하고, 지방자치원리를 도입하고 있었다.

 

 

대통령궁을 돌아보면서 깊은 인상을 가졌다. 어딘가 모르게 추운 겨울임에도 북구하고 친근감과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상하다 생각하던차 하벨대통령에 관한 사진 전시회를 관조하면서 그 의문점을 풀 수 있었다. 이어 5분간의 짧은 퇴임의 변을 시청하면서 한참동안이나 생각에 잠겼다. 말로만 듣던 그가 아님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감동적인 연설 "제가 실망시킨 국민, 저의 행동에 동의하지 않았던 국민, 그리고 저를 미워했던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용서하십시오.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지만 앞으로는 동료 시민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다.”며 후임자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 시민으로 돌아가는 프라하성 대통령궁을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말로 형언키 어려운  지워지지않을 깊은 인상이 나에게 주어졌다.

 

 

하벨은 1989년 41년간의 공산주의를 무너뜨린 체코 벨벳혁명에 의해 대통령에 올랐으나 1993년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됐을 당시 분리를 반대했던 그는 대통령직을 스스로 물러나기도 했다. 다시 체코공화국의 초대대통령으로 뽑혀 두 번이나 연임 후 이번에 퇴임하게 된 것이다.

 

 

그 기간동안 체코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발전을 거듭하였고, 99년 NATO에 가입했으며, 내년에는 유럽연합(EU)에 가입한다. 한편으로는 의전적 역할의 한계를 뛰어넘어 지나치게 비판을 받기도 한 그는 폐암으로 폐의 삼분의 일을 제거한 병든 몸을 무릅쓰고 조국을 위하여 끝까지 최선을 다한 모습은 사진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도 지금 한 대통령을 보내고 새로운 대통령을 맞는다. 보내는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간단하지 않고 역사가 평가하리라 믿는다.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5년의 기간으로는 섣부른 판단은 너무나 큰 짐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새 정부는 참여정부라는 아젠다로 출발하는데 이는 능동적인 시민들이 공적생활에 자유롭게 관여하고 이타주의와 연대감을 표하는 시민사회로 가는 민주주의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본다. 더나아가 시민의식의 성숙과 함께 동반자적인 책임도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현 21세기 패러다임의 상황속에서 대통령에게 주어진 역할이 무엇이든 성실하게 정직한 마음으로 역사와 국민앞에 부끄럽지않고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우리를 감동시키라고 본다.

 

 

퇴임할 때도 당당하고 자신있게 그리고 실정에 대해서는 국민들을 향해 겸손한 마음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빌면서 낙향하여 소박한 시민으로 돌아가는 지도자에게 박수와 칭찬을 보내는 그런 대통령을 가지고 싶은 국민이 되길 체코 여정에서 바라고 있었다.

 

 

/이병렬(우석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 독일 슈파이어 행정대학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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