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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영웅 賞으로 기린다

 

진안 주천면 출신 고(故) 김영조선생(金永祚,1923-1981).

 

그는 한국야구계의 거목이었다. 195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포수 출신으로, 또 60년대에는 지도자로 한국야구계를 풍미했던 인물이다.

 

46년 전주공립중학교(지금의 전주고)를 창단하고, 전주대표선수로 활약하며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이끄는 등 고향과의 야구인연도 각별하다. 특히 고향사랑은 남달라 서울에서 활동하면서 본적을 옮기지 않으며 '전북인'임을 늘 자랑스러워 했다.

 

진안에서 인삼밭을 운영하던 아버지 김길현과 어머니 박성녀의 1남 3녀 중 아들로 태어난 그는 8살 되던 1930년 어머니, 세누이와 함께 3년 전 미리 일본으로 건너간 아버지를 쫓아 일본으로 갔다.

 

44년 야구를 배워 돌아온 뒤 전주대표팀으로 활약하고, 후배들을 기르며 야구를 전했던 그는 국가대표와 감독 등을 통해 한국야구계의 영웅으로 남아있다.

 

고인의 야구 열정을 기리기 위해 제자들과 유족들이 뜻을 모은 '김영조 야구상'(상 명칭은 미정)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고인의 맏딸인 김양수 여사(59·문희상 대통령 비서실장 부인)와 제자들 역시 기금마련 등 상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방 이듬해부터 전주야구팀을 구성해 46년 6월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전국도시대항 대회를 시작해 그해 가을 전국체전에서 당당히 우승을 이끄는 등 49년 금융조합중앙회(농협전신) 전북지부에서 서울로 올라가지 전까지 지역 야구계의 씨앗을 뿌렸다.

 

금융조합중앙회에 투신, 명포수 겸 강타자로 이름을 날렸으며 73년 정년 퇴직 때까지 농협에서 외길을 걸으며 감독으로 팀을 정상에 올려 놓았다. 1954년 제1회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를 비롯 55년 2회, 59년 3회 대회에서 부동의 4번 타자 겸 포수로 국가대표선수생활을 했다. 1963년 국가대표팀 코치로 발탁, 아시아선수권대회(서울) 첫 패권을 일궈냈고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던 1971년에는 대표팀 감독으로 제9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의 감격을 맛보았다. 후학양성은 물론이고 지난 73년 한국 최초의 야구저서인 '야구교본'을 집필하는 등 야구이론가로서도 명성을 날렸다.

 

고인으로부터 직접 야구를 배운 전북지역 생존 원로 야구인 3∼4명은 뒤늦게 소식을 접하고 상제정 움직임에 박수와 함께 고향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던 그를 회상하며 상제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

 

전주고(당시 전북공립중학) 시절 함께 야구를 배웠던 이용재씨(77)는 "당시 정서상으로 서울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전라도 출신을 숨기는 게 보통이었지만 고인은 농협팀에 있을때도 매년 하계훈련지로 진안을 고집할 정도로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늦은 감은 있지만 상제정으로 야구에 모든 정열을 바쳐온 그의 인생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조선생은 지병인 당뇨병으로 숨을 거두기 4년전인 지난 77년, 전북일보에 '못잊을 명승부'라는 시리즈(사진)를 13회 동안 연재하며 자신의 야구인생을 정리했다. 그는 시리즈 첫회 마지막 부분에 '나는 지금도 본적을 전북으로 놓아두고 있다. 조금 불편함이 있다고 고향을 잊어서야 되겠는가. 정년이 되어서는 고향에 내려가 뭔가 남길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은 것이 지금의 심정이다'고 밝혔다.

 

그가 세상을 달리한지 이미 20여년, 하지만 한국야구계, 그리고 고향의 사람들은 영원히 그를 잊지 않을 것이다.

 

이성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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