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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체육 종목단체 탐방] (18) 전북자치도양궁협회

인류가 활을 손에 쥔 순간부터 양궁의 역사는 시작됐다. 활은 생존을 위한 사냥 도구였고, 문명의 발전과 함께 변모해 왔다. 스포츠로서 양궁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것은 16세기 유럽의 귀족들이 이를 사교와 놀이의 문화로 활용하면 서다. 이 시기 활쏘기 클럽이 대거 설립되었고, 활쏘기 대회는 사회적 신분과 품격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사로 발전하며 현대 양궁의 기틀로 이어졌다. 1972년 뮌헨 올림픽부터 양궁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전 세계는 ‘정밀 스포츠’의 새로운 영역이 시작되었다. 현대 양궁은 단순한 ‘정확한 화살’의 경쟁을 넘어선 지 오래다. 미세한 손 떨림, 바람의 영향, 활의 세팅 조정, 심리적 안정까지 모든 요소가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선수들은 화살 한 발에 수백 번의 반복 훈련을 쏟아붓고, 한 점을 향한 긴장감은 극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정확성의 예술’로 불린다. 21세기에는 과학·기술·멘털 스포츠가 결합된 복합 경쟁 종목으로 진화했다. 장비의 소재 혁신, 데이터 기반 코칭, 생체역학 분석 등 과학 기술이 더 해질수록 ‘10점 과녁’은 더욱 좁게 느껴진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활을 들어 올리는 순간의 고요함, 화살을 떠나보내는 찰나의 집중, 그리고 과녁에 꽂히는 명중의 짜릿함이다. 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 활은 변화해 왔지만, 그 묵직한 아름다움은 오늘날 세계 무대에서 빛나고 있다. 대한민국 양궁의 역사는 1922년 ‘조선궁술연구회’ 창립을 시작으로, 1948년 ‘대한궁도협회’ 개칭, 1954년 대한체육회 가맹, 1963년 국제양궁연맹 가입, 1983년 ‘대한양궁협회’ 창립으로 이어진다. 초창기 한국 양궁은 대중적 스포츠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궁의 전통은 존재 했지만 국제 규격의 양궁과는 다른 종목이었기에 육성 체계는 물론 장비 부족과 훈련 환경은 열악했다. 이전 대한민국 양궁의 전환점은 1980년대부터 교보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시작으로 체계화된 엘리트 양궁 시스템이 구축됐다. 그 결과 1984년 LA 올림픽에서 서향순이 한국 양궁 최초의 올림픽 메달(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양궁은 국제무대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어 1988년 서울 올림픽은 한국 양궁의 정체성을 완성한 대회였다. 김수녕, 박성수등 한국 선들은 홈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한국 양궁 시대의 막을 올렸다. 1990년대는 ‘김수녕의 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독보적인 스타가 탄생했다. 김수녕은 올림픽에 4회 연속 출전하며 금메달 4개를 포함해 총 6개의 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양궁 역사에 유례없는 기록을 쌓았다. 박성수도 서울 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획득하고 2024년 파리 올픽 감독까지 활동하며 대한민국 양궁의 올림픽 10연패의 신화를 만들었다. 이 시기 한국은 남녀 모두 국제대회에서 꾸준한 우승을 이어가며 세계가 인정하는 ‘양궁의 교과서’를 완성했다. 이후 윤미진·김남순·추윤실 등이 세계대회와 올림픽 단체전 등에서 활약했다. 2000년부터 한국 양궁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월드컵까지 모든 대회를 지배하던 시대였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박성현을 시작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의 기보배는 2016년 리우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추가하기도 했다. 남자부에서는 오진혁이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인 금메달에 이어 2020년 도쿄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까지 획득했다. 이어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안산이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양궁 3관왕을 기록했고, 김제덕도 혼성과 단체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전북자치도양궁협회는 1980년대 창립돼 현재 이의명 회장과 부회장, 전무이사, 감사 등 25명의 임원들이 전북 양궁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문 육성팀으로는 전주신동초와 기린초, 오수초 등 초등부와 전주온고을중, 솔빛중, 오수중 등 중등부가 있고, 전북체육고와 전북펫고의 고등부, 한일장신대와 원광대에 대학부에서 전문선수들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전북원스포츠단과 전북도청에 일반부와 동호인 클럽으로는 임실군양궁스포츠클럽에는 전문선수 10명과 동호인 80명이 활동하고 있다. 대회개최도 활발하다. 전북자치도협회장기 양궁대회와 화랑기 전국시도대항 양궁대회, 임실N치즈배 전국생활체육양궁대회, 한국대학연맹회장기 양궁대회 등 많은 대회를 유치하며 실력을 쌓고 있다. 올해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서는 전북도청 소속의 신정화가 리커브 30m에서 금메달 1개를 오유현이 컴파운드 720R, 김수홍과 오유현이 컴파운드 혼성에서 은메달을 추가했고, 동메달은 8개를 획득하며 종합 8위의 성적을 거뒀다. 도내 군산 출신의 양궁 스타인 박성현은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보유하고 있다. 전주 출신의 최현주도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전주 출신의 최용희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과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2025년 광주세계양궁선수권대회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하며 전북 양궁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전북자치도양궁협회 이의명 회장은 “전북자치도양궁협회는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의 균형 있는 발전을 통해 도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나아가 2036 전주올림픽 유치 도전에 발맞춰 전북 양궁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종목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선수 육성과 저변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늘날 한국 양궁 선수들은 단순히 ‘명중의 정점’에 머물러 있지 않다. 장비 연구 참여, 데이터 기반 자기 분석, 멘털 관리 기술 등을 통해 전 세계스포츠 과학을 선도하는 모델로 평가된다. 국제무대에서는 한국 출신 지도자들이 각국을 이끌고, 한국 선수들과의 맞대결이 곧 세계정상의 기준을 의미하게 됐다. 대한민국 양궁 선수들의 역사는 끝없이 확장되고 있다. 매년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해야만 대표가 될 수 있고, 이 과정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혹독하다. 하지만 바로 그 경쟁 속에서 한국 양궁은 늘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켜 왔다. 그 스타들이 이어온 ‘기술·멘털·시스템’의 유산은 오늘의 한국 양궁을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대한민국 양궁은 메달을 위한 싸움을 넘어선 지 오래다. 선수들의 한발 한발이 새로운 기록을 쓰고, 세계 양궁의 기준을 다시 세우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항상 한 명의 인간, 한 명의 궁수가 있었다. 한국 양궁의 역사는 결국 이 위대한 선수들이 쏘아 올린 화살의 궤적과 함께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오세림 기자

  • 스포츠일반
  • 오세림
  • 2025.12.22 18:35

‘체조 요정’ 서연희·부친 서정기 씨 ‘전북체육상’ 수상

우석대 체육학과 서연희 교수의 부친 서정기(90)씨가 ‘2025 전북체육상 시상식’에서 전북체육발전 기여 공로로 감사패를 수여 받았다. 전북자치도체육회는 매년 한 해 동안 전북체육 발전과 진흥을 위해 헌신한 유공자 등에 대해 전북체육상을 수여하고 있다. 1980년대 ‘체조 요정’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서연희 교수의 부친인 서정기씨는 3남 2녀 중 넷째인 서 교수가 선수 시절 활동했던 모든 자료를 수집·보관해 전북체육의 발전상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딸이 체조를 시작했던 초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 은퇴까지 신문 기사와 각종 메달, 상패, 사진, 현역시절 사용했던 용품 등 모든 기록을 스크랩한 자료에는 개인의 성장사를 넘어서 전북체육 발전사까지 담겨 있다. 이 소중한 자료는 지난 10월 전북체육역사기념관 조성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는 뜻으로 약 250점을 전북자치도체육회에 전달했다. 이 공로로 이번 전북체육상 시상식에서 감사패를 수여 받게 됐다. 서연희 교수 역시 체육발전 공로로 연구상과 감사패를 수여 받았다. 서 교수는 익산 출생으로 익산초와 이리여중을 졸업하고 전북체고 1학년 시절인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다리 부상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중국 선수들을 제치고 이단평행봉에서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고 단체전에선 은메달을 추가하며 개인 종합 4위에 올랐었다. 또한 1984년 대만에서 열린 국제체조선수권대회에서는 도마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1985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평균대에서 은메달,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1985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상위권 성적으로 출전권을 획득했었다. 은퇴 후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 그는 서울 수유여중과 유현초 코치를 했고, 대한체조협회 심판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현재는 우석대 체육학과 교수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서연희 교수는 “아버님이 건강을 회복하셨으면 좋겠다”며 “선수 생활동안의 기록을 남겨 주신 아버님께 감사드리고 꼭 전북체육역사기념관 건립으로 귀중한 자료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며 전북 체육의 발자취와 위상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세림 기자

  • 스포츠일반
  • 오세림
  • 2025.12.22 17:17

제18회 전북자치도장애인체육상 시상식 개최

전북자치도장애인체육회(회장 김관영)는 지난 19일 전주 그랜드힐스턴호텔에서 ‘제18회 전북자치도장애인체육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한 해 동안 전북자치도 장애인체육 발전을 위해 헌신한 선수와 지도자, 단체 및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장애인체육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는 전북자치도장애인체육회장인 김관영 도지사를 비롯해 도장애인체육회 임원 및 수상자, 가족 등 150여 명이 참석해 수상자를 축하했다. 최우수선수상에는 전북자치도사이클연맹 박찬종 선수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박찬종 선수는 지난 10월 열린 제4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고, 2025 파라 사이클링 트랙컵 등 각종 국내·외 대회에 출전해 빛나는 성과를 거뒀다. 최우수단체상에는 전북자치도장애인펜싱협회가 수상했다. 전북자치도장애인펜싱협회는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획득해 종목 순위 종합 2위에 이어 올해 대회에서는 금메달 3개와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종합 순위 1위로 한 단계 상승하는 저력을 보여주며 전북자치도장애인 체육 위상을 높였다. 이 외에도 우수선수상에 조민(수영), 서형석(승마), 김나영(승마), 강창민(역도), 안병제(론볼), 신동훈(육상), 박인화(육상), 정병호(탁구), 이근우(탁구), 김준오(탁구)가 수상의 영애를 안았다. 우수단체상에는 도장애인사이클연맹이 수상했다. 또한 지도자상과 봉사상, 감사상, 공로상 등에 대한 시상도 이어졌다. 전북자치도장애인체육회장인 김관영 도지사는 “수상자 여러분의 열정과 도전은 전북 장애인체육의 자긍심이다”며 “오늘의 성과가 더 큰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세림 기자

  • 스포츠일반
  • 오세림
  • 2025.12.21 17:21

전북자치도체육회, 여자 철인3종팀 창단한다

전북자치도체육회가 남자 철인3종팀에 이어 여자 철인3종팀을 창단한다. 전북자치도체육회(회장 정강선)는 17일 2026년도 예산에 팀 창단 관련 예산이 반영돼 여자 철인3종팀을 내년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창단되는 여자 철인3종팀은 지도자 1명과 선수 3명으로 총 4명으로 구성 될 예정이다. 철인3종 종목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올림픽 유치에 나선 전북에게는 의미가 크다. 전북에서 올림픽을 유치할 경우 부안 변산해수욕장 일원에 펼쳐진 천혜의 자연경관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아울러 IOC 평가 기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전북 체육 위상까지 드높이는 시너지 효과가 전망된다. 현재 전북자치도체육회는 남자 철인3종팀을 운영하고 있는 데 남·녀팀을 함께 운영할 경우 기존 개인전과 단체전을 물론 혼성경기에서도 좋은 실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이 두팀은 앞으로 익산 국제철인3종경기장에서 함께 훈련하며 팀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종목이 활성화될 경우 각종 국내·국제 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게 돼 스포츠마케팅도 이뤄질 수 있으며 유소년부터 실업팀까지 이어지는 연계 시스템도 구축하게 된다. 전북자치도체육회 정강선 회장은 “팀 창단은 실업팀이 부족한 전북 체육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며 “창단되는 철인3종팀이 국내대회를 넘어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자치도체육회는 이번 여자 철인3종팀 창단으로 육삼, 카누, 바이애슬론, 수영, 롤러, 세팍타크로, 양궁, 검도 등 10개팀을 운영하게 됐다. 오세림 기자

  • 스포츠일반
  • 오세림
  • 2025.12.17 17:39

[전북체육 종목단체 탐방] (19) 전북자치도사이클연맹

사이클(Cycling)은 인류의 이동 욕구와 기계 기술의 진보가 만나 탄생한 대표적인 근대 스포츠다. 두 개의 바퀴 위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인간의 힘으로 전진하는 단순한 원리는 시대와 기술의 변화 속에서 다양한 경기 종목과 문화로 확장되었다. 사이클 종목의 발전사는 곧 산업혁명, 교통혁신, 대중 스포츠의 성장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자전거가 보급되면서 자연스럽게 속도와 기술을 겨루는 경쟁이 시작되었다. 1860년대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트랙에서의 경주가 유행했고, 이는 현대 사이클 경기의 출발점이 되었다. 1896년 아테네에서 열린 제1회 근대 올림픽에서 사이클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국제 스포츠로의 위상이 확립되었다.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으로 규칙의 표준화와 군제 연맹의 탄생을 촉진했고, 사이클은 체계적인 경기 종목으로 성장했다. 20세기 초에는 장거리 도로 경기가 큰 인기를 끌었다. 1903년 시작된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는 사이클 역사에서 전환점이 된 대회로, 극한의 체력과 전략을 요구하는 스테이지 레이스의 표본을 제시했다. 이후 3주 동안 3500Km를 달리는 지옥의 레이스인 ‘지로 디탈리아(Giro d‘Italia)’와 ‘부엘타 아 에스파냐(Vuelta a España)’와 함께 3대 그랜드 투어의 체계가 자리 잡으며 도로 사이클은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스포츠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팀 전술, 페이스 조절, 산악·개인 타임트라이얼 등 세분화된 경기 방식이 정착됐다. 사이클은 도로 경기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분화했다. 실내 벨로드롬에서 펼쳐지는 트랙 사이클은 스프린트와 기록 경쟁의 묘미를 강조했고, 1970년대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BMX가 등장해 점프와 기술 중심의 문화로 발전했다. 한편 산악자전거(MTB)는 자연 지형을 활용한 경기로 각광받으며 크로스컨트리, 다운 힐 등 세부 종목을 낳았다. 이러한 다변화는 사이클이 연령과 취향을 아우르는 종합 스포츠로 자리 잡는데 기여했다. 현대에 이르러 사이클은 엘리트 스포츠를 넘어 생활 체육과 친환경 이동 수단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도시의 자전거 인프라 확충과 건강, 웰빙에 대한 관심 증대는 생활 사이클 문화를 확산시켰다. 각국에서는 마라톤형 사이클 대회와 동호인 레이스가 활성화되며, 스포츠와 레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사이클은 1946년 ‘조선 자전차 경기연맹’ 창립했고, 1968년 ‘대한사이클경기연맹(KACF)’으로 개칭했다. 세계무대 진출은 1947년 ‘세계 사이클 연맹(UCI)’에 가입하면서 부터이다. 이후 1948년 제14회 런던 올림픽부터 선수를 출전시키기 시작했다. 1958년 제3회 도쿄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흥복이 남자 단체도로와 개인도로에서 우승하며 대한민국 최초의 아시안게임 다관왕으로 기록됐다. 전북자치도사이클연맹은 2016년 통합 출범해 현재 유정환 회장을 비롯해 부회장과 이사 등 16명의 임원이 연맹 발전과 사이클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육성 학교로는 전라고와 전북체중·고 팀이 있고, 실업팀에는 삼양사 여자팀과 전주시청, LX국토정보공사의 남자팀이 있다. 이외에도 도내 시·군에 등록된 동호인만 2000여 명이 넘을 정도로 사이클을 즐기는 동호인이 많다. 이미 대중화되어 있는 사이클은 각종 대회에 대규모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다. 올해 4월 열린 임실옥정호그란폰드대회에는 1000여 명이 참가했고, 10월 열린 무주그란폰드·메디오픈도대회에는 3000명이 넘는 사이클 동호인과 선수들이 참가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또한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서는 LX국토정보공사 소속의 구성관이 개인도로와 개인도로단체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남자고등부 단체스프린트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했고, 삼양사 이주희도 도로독주 25Km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6개를 목에 걸었다. 전북자치도사이클연맹 유정환 회장은 “내년에는 중학교에 육성팀 창단과 우수선수 영입에 최선을 다해 전북에서 올림픽이 열리면 꼭 메달을 획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엘리트 선수와 동호인 간의 융합을 위해서도 노력해 사이클 대중화와 생활화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현대 사이클은 첨단 기술과 과학 훈련의 결합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카본 프레임, 공기역학적 설계, 전자식 변속기, 데이터 분석 기반 훈련은 경기력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오늘날 사이클은 엘리트 스포츠를 넘어 생활 체육과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의 가치도 함께 인정받고 있다. 두 바퀴 위에서 시작된 인간의 도전은 앞으로도 스포츠와 문화, 환경을 잇는 중요한 축으로 남아 사이클의 역사를 계속 써 내려갈 것이다. 오세림 기자

  • 스포츠일반
  • 오세림
  • 2025.12.17 17:38

2025 전북체육상 수상자 선정

2025 전북체육상 수상자가 확정됐다. 전북자치도체육회(회장 정강선)는 매년 한 해 동안 전북체육 발전과 진흥을 위해 헌신한 유공자 등에 대해 전북체육상을 수여하고 있다. 올 해에는 체육대상과 전문체육, 생활체육, 학교체육 등 8개 부문에 대해 시상할 계획이다. 이번 수상자로는 체육대상에 전북원스포츠단 수영팀과 전주성심여고 배드민턴팀이 선정됐다. 전문체육상으로는 전주대 축구부와 전북제일고 핸드볼팀 등 20명이 선정됐고, 생활체육상에는 전주시체육회 직원 등 17명이, 학교체육상에는 완주중 축구부와 전주풍남중 씨름부 등 14명이 수상하게 됐다. 지도자 부문에는 전문지도자에 익산시청 펜싱 양뢰성 지도자 등 16명이, 생활체육지도자에는 임실군체육회 지도자 등 9명이 선정됐다. 이외에 연구부문과 표창, 감사패 등이 수여될 계획이다. 체육대상으로 선정된 전북원스포츠단 수영팀은 한다경 선수를 앞세워 이윤정, 김혜진, 박나리, 이송은 등이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등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전북 수영의 위상을 높였다. 특히 한다경은 올해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자유형 800m에서 8분37초88의 기록으로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며 종전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신기록을 1초10 앞당겼다. 이어 출전한 400m에서도 4분09초69로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또한 전주성심여고 배드민턴팀은 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정소영 지도자의 지도로 지난 3월 ‘2025 독일주니어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대한민국 주니어 국가대표로 출전해 복식(문인서·천혜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9월 충남 보령에서 열린 ‘전국연맹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는 단체전과 복식(이가현·천혜인), 단식(이가현)까지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10월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서는 단체전과 개인복식에서 각각 금메달을 획득하며 배드민턴 명가임을 입증했다. 시상식은 오는 15일 전주 더메이호텔에서 수상자와 체육회 관계자 등 600여 명이 참석해 열릴 계획이다. 오세림 기자

  • 스포츠일반
  • 오세림
  • 2025.12.11 17:18

[전북체육 종목단체 탐방] (17) 전북자치도역도연맹

역도는 ‘신체 능력의 정점’을 상징하는 종목이다. 단순히 무게를 올리는 행위로 보이지만, 역도는 속도·균형·유연성·전신 협응을 정교하게 결합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 스포츠다. 스포츠로서 역도의 가치는 힘의 크기를 넘어 인간이 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를 측정하는 특별한 종목이다. 역도는 크게 스내치(Snatch·인상)와 클린앤저크(Clean&Jerk·용상) 두 동작으로 구성된다. 스내치(인상)는 바벨을 바닥에서 머리 위까지 한 번에 들어 올리는 동작이며, 클린앤저크(용상)는 바벨을 어깨까지 ‘클린’으로 끌어올린 뒤 다시 머리 위로 ‘저크’해 완성한다. 언뜻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두 동작 모두 1초 남짓한 순간에 폭발적인 힘과 정밀한 궤적 조절이 동시에 요구된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체중의 두 배, 세 배에 달하는 중량을 들어 올리기 때문에 기술이 조금만 어긋나도 기록은 실패로 돌아간다. 이처럼 역도는 ‘힘 50%, 기술 50%’라는 말이 통할만큼 섬세한 종목이다. 역도는 또한 전략 스포츠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대회에서는 세 번의 시기에서 어떤 중량을 선택하느냐가 승부를 좌우한다. 선수와 코치는 상대의 기록을 확인하며 중량을 ‘심리전’처럼 조정하고, 최적의 타이밍에 도전해야 한다. 중량 선택 실패로 기회를 날릴 수도 있고, 과감한 선택으로 역전을 노릴 수도 있다. 단순한 힘 겨루기가 아니라 경기 운영 전략이 강하게 작용하는 점에서 역도는 생각보다 훨씬 복합적인 스포츠다. 역도가 국제 스포츠로 나아간 결정적 전환점은 1896년 아테네에서 열린 제1회 근대 올림픽이었다. 당시 역도는 단 두 종목 시행되었지만 ‘남성의 힘을 상징하는 스포츠’라는 명확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여성 역도는 1980년대 이후 각국에서 점차 연맹이 조직되고 국제대회가 열리면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는 역도가 근대적 남성성의 상징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성별을 초월한 전문 스포츠로 확장되는 계기가 되었다. 대한민국에 역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1940~50년대 미군정을 거치면서 서구식 체력 훈련법이 국내 체육계에 유입되었고, 바벨과 중량 장비가 소개되면서 역도 인프라가 조금씩 갖춰지기 시작했다. 이후 1947년 대한역도연맹이 창립되면서 한국 역도는 공식적인 첫 발을 내딛었고, 1948년 제14회 런던 올림픽에 첫 선수단을 파견하며 국제무대에 등장했다. 이 시기 국가대표 1세대였던 김성집은 1948년 제14회 런던 올림픽과 1952년 제15회 헬싱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1956년 제16회 멜버른 올림픽에서는 김창희가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역도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역도의 기틀을 세웠다. 1960~70년대에는 체급별 유망주들이 등장해 아시아권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대한민국 역도 황금기인 1980~90년대에는 전북 진안 출신의 ‘작은 거인’ 전병관 선수를 빼놓을 수 없다. 전병관은 1992년 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출전해 인상 132.5Kg, 용상 155Kg으로 대한민국 역도 최초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1988년 제24회 서울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고, 1990년 베이징과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991년 도나우에싱겐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등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한국 역도는 정산권으로 세계를 휩쓸었다. 2008년 제29회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서재혁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1년 파리 세계선수권 동메달 등을 획득했다. 전북 순창 출신의 이배영은 제27회 시드니, 제28회 아테네, 제29회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해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부상으로 용상에서 넘어지며 실격 됐지만 끝까지 바벨을 놓지 않고 미소를 지어 ‘살인 미소’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한 한국 여자 역도의 역사적인 인물도 나왔다. 바로 세계와 대한민국 체육계에 깊은 울림을 남긴 장미란이다. 장미란은 2004년 제28회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을 시작으로 2008년 제29회 베이징 올림픽 합계 326Kg으로 한국 여자 역도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최강 여성 역도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4개의 금메달과 1개의 동메달,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개의 아시안게임 은메달 등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장미란의 시대는 ‘기록의 시대’이자 ‘존재감의 시대’였고, 여성도 역도에서 세계 최고가 될수 있다는 인식을 만들어 내며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안겨줬다. 현재는 박혜정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박혜정은 2024년 제33회 파리 올림픽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박 선수는 2023년 진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개인 기록을 경신하며 금메달을 획득하고 그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3관왕에 오르며 역도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또한 2023년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장미란 선수의 금메달 이후 13년 만에 정상에 올라섰다. 올해 10월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도 3관왕에 오르며 세계 최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전북자치도역도연맹은 김태건 회장을 비롯해 부회장과 대의원 등 41명의 임원들이 전북자치도 역도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현재 전북체육중과 순창북중 등 중학교 4개팀과 순창고·진안역도스포츠클럽 등 고등학교 3개팀, 진안군청·하이트진로(주)·순창군청 등 3개의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다. 동호회도 전북역도동호회와 진안역도스포츠클럽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올해 제5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는 순창북중 전태양 선수가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서는 하이트진로 문민희 선수가 용상 64Kg급과 합계 64Kg급에서 각각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회 2관왕 올랐고 인상 64Kg급에서는 동메달을 추가했다. 전북체고의 이도영은 용상 81Kg급과 합계 81Kg급에서 각각 은메달을 획득했고, 진안군청 김요한도 용상 67Kg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진안군청 유동주, 한국체대 홍유빈, 순창고 박가빈, 전북체고 박재인도 동메달을 획득했다. 전북자치도역도연맹 김태건 회장은 “연맹은 선수 발굴과 체계적인 육성, 지도자 전문성 강화 등을 통해 전국대회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전북 역도의 저력을 입증해 왔다”며 “학교·체육회·클럽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도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역도 대중화 등에도 힘쓰며, 전북 역도의 더 큰 도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포츠로서 역도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은 인간의 한계를 기록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들수 없을 것 같았던 무게를 머리 위로 고정하는 순간, 경기장은 폭발적인 환호로 뒤덮인다. 그 순간은 단순한 승부를 넘어 인강의 가능성과 도전 정신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는다. 힘과 기술, 속도와 균형, 정신력과 전략이 집약된 스포츠 ‘역도’는 지금도 세계 무대에서 그 존재 가치를 증명하며 진화하고 있다. 전북의 수많은 선수들이 바벨을 들어 올리며 이뤄낸 성취는 지역의 명예를 넘어 대한민국 역도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전북 역도는 앞으로 새로운 선수 발굴과 과학적 훈련을 바탕으로 대한민국과 세계 무대를 향해 또 한 번의 도전을 이어 나가고 있다. 오세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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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0 17:37

우석대 태권도 정유나, 전국우수선수선발대회 ‘금빛발차기’

우석대학교 태권도부 정유나가 전국우수선수선발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출전권을 확보했다.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경남 창녕군 군민체육관에서 열린 ‘2025 전국남여우수선수선발대회’에서 우석대학교 태권도부 겨루기단 정유나 학생이 여자대학부 +73Kg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정유나 학생은 예선부터 결승까지 흔들림 없이 경기에 집중하며 침착한 운영으로 상대 선수를 압도했다. 특히 결승전에서는 정교한 득점과 심리전으로 완성도 높은 경기를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우승으로 2026년 국가대표 최종선발대회 참가 자격까지 획득하게 됐다. 이미 졸업 후에는 김제시청 태권도 실업팀에 입단이 예정돼 있어 선수로서의 성장세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우석대학교 태권도부 김정호 감독은 “정유나 학생은 꾸준한 성실함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선수이다”며 “이번 금메달은 노력의 결실이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격려했다. 정유나 학생은 “국가대표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더 치열하게 준비하겠다”며 2026년 국가대표 선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오세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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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09 16:16

[전북체육 종목단체 탐방] (16) 전북자치도승마협회

인류가 말을 길들이며 시작된 승마의 역사는 곧 문명의 확장과 교류의 역사였다. 말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농경과 사냥의 동반자였으며, 사회적 지위와 문화적 상징의 핵심 요소였다. 승마는 이러한 변천 속에서 단순한 생활 기술을 넘어 스포츠, 예술, 산업으로 발전하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약 5000 년 전 카자흐스탄과 몽골 일대를 중심으로 한 유라시아 초원에서 말이 최초로 길들여지기 시작했다. 집단 이동과 가축 방목을 중심으로 살아가던 유목민들은 말을 통해 이동 능력을 극적으로 확장했고, 이는 생존 방식의 혁신을 가져왔다. 유목 사회에서 승마는 단지 기술이 아닌 문화 그 자체였다. 승마의 발전은 곧 국가의 확장이기도 했다. 기원전 2000년대 이후 말과 전차는 고대 중동과 이집트에서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이후 이시리아와 페르시아 제국은 기병 부대를 전략적으로 운용해 군사력을 극대화했다. 특히 승마는 유라시아 전역의 역사적 혁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스키타이 기마민족은 말 위에서 자유롭게 활을 쏘는 전술을 발전시켜 전 세계 문명에 충격을 줬고, 이후 흉노, 돌궐, 몽골 제국 등의 기마민족은 광대한 영토를 단시간에 장악할 수 있었다. 칭기스칸의 몽골군은 고도로 훈련된 말과 기마술을 기반으로 ‘세계 최강의 기병’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승마가 스포츠로 공식적인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문명은 고대 그리스다. 기원전 680년 올림피아 제전에서 전차 경기와 경마가 정식 경기로 채택되었고, 이는 승마가 경쟁 스포츠로 발전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승마 경기의 속도, 기술, 관중 문화는 이후 로마 제국에 계승되며 더욱 대중화되었다. 로마의 원형 경기장에서 벌어진 전차 경주는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오락이었고, 유명한 마부는 현대 스포츠 스타 못지않은 명성을 얻었다. 중세 승마는 ‘기사도 문화’의 중심에 있었다. 기사는 말 훈련을 통해 무예뿐 아니라 신분적 위계를 형성했으며, 마상창시와 같은 경기 문화는 전투 기술을 예술적 퍼포먼스로 승화시켜 현대의 ‘마장마술’의 원형이 됐다. 18~19세기 승마는 스포츠로 본격 전환되는 시기였다. 영국은 승마 규정을 체계화하고 경마와 기승술을 표준화해 현대 승마 스포츠의 기반을 마련했다. 1760년부터 영국 경마 규칙이 통일되었고, 이는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근대 승마의 발전에는 군대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유럽 각국의 기병학교는 마장마술, 장애물, 종합마술의 기술을 학문화하고 훈련 체계를 정립했다. 승마는 1900년 제2회 파리올림픽에서 처음 등장했고, 1912년 제5회 스톡홀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당시에는 군인만 출전이 가능했지만, 1952년 제15회 헬싱키올림픽부터 민간인도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본격적인 국제 스포츠로 확장됐다. 대한민국 승마의 역사 또한 세계 승마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한국 승마의 원형은 기원전 삼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물, 벽화, 무던 마구류 발굴 등 고고학 자료는 한반도에서 이미 기원전부터 말 사용이 확산됐음을 증명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전국에 100여 개의 목장을 운영하며 국가 군사 전략과 조련기술, 기마술 등 군사 훈련의 필수 항목이었다. 개항 이후 서구식 경마와 승마 기술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 1898년 한성 경마구락부가 설립되며 근대적 경마가 시작됐고, 일제강점기에는 조선마사회가 조직되어 마주와 기수 제도 등 서구식 제도가 도입됐다. 한국 승마가 본격적 시스템을 갖춘 시기는 1970년대였다. 대한승마협회가 국제승마연맹(FEI) 가입을 추진하며 국제 규정이 도입되었고, 전국승마대회와 학생승마대회가 정례화되며 선수층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 들어 승마장은 서울과 대전, 부산, 전북, 경북 등 전국 곳곳으로 확산 되었으며, 대학 승마 인구와 실업팀 선수도 크게 증가했다. 1986년 제10회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제24회 서울 올림픽은 한국 승마가 국제 기준을 학습하고 대규모 경기장을 구축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 시기 한국 승마의 1세대 간판 스타인 서정균이 있었다. 서정균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부터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까지 4차례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만 6개를 안겼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마장마술 개인전에서 10위에 오르며 우리나라 승마 개인전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후 한국 승마는 아시아 경기대회에서 꾸준히 강세를 보여왔다. 특히 마장마술 부문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김균섭이 마장마술 팀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송상욱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다. 황영식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마장마술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전북자치도승마협회는 2016년 통합 출범했다. 2022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박영재 회장과 부회장, 이사 등 25명의 임원이 전북자치도 승마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영재 회장은 승마 발전은 물론 전북체육 발전에도 앞장서며 2036 하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몽골 등 해외 체육회 관계자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육성 팀으로는 한국마사고등학교 등 2팀 30명의 선수와 전주기전대학 등 2팀 50명의 선수가 활동하고 있다. 동호회 클럽도 호남승마클럽 등 34개 클럽이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전북자치도승마협회는 대회 개최 및 유치도 활발히 하고 있다. 2022년부터 새만금 전국지구력승마대회, 전북자치도지사배 전국승마대회, 장수 사과랑 한우랑 전국지구력승마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2023년부터는 완주군수배 승마대회를 신설했다. 2024년에는 국제대회로 제1회 한일국제교류전 승마대회를 개최하며 전북 승마의 위상을 되살리고 있다. 전북자치도승마협회 박영재 회장은 “전북 승마는 대한민국 승마의 주축으로 다수의 국가대표 선수들을 배출하며 승마계의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우수 선수 영입 등으로 전북 승마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2036 하계 올림픽이 전북에서 꼭 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북 승마는 지금 새로운 변곡점에 서 있다. 경기력 향상뿐 아니라 말산업, 관광, 재활, 교육을 결합한 종합 승마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 마필 관리 기술, 재활 승마 전문센터, 국제대회 유치 등 미래 성장 동력이 명확하다. 전북 승마의 역사는 단순히 말과 함께한 지역의 기록이 아니다. 전북이 가진 지리적, 문화적 자산 위에 구축된 산업과 스포츠, 그리고 미래를 향한 비전이 응집된 길이다. 말과 사람, 지역이 함께 만들어온 전북 승마의 역사는 앞으로도 한국 말산업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오세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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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림
  • 2025.12.03 17:40

[전북체육 종목단체 탐방] (15) 전북자치도사격연맹

사격의 역사는 인류가 처음으로 멀리 있는 목표물을 맞히기 위해 도구를 사용한 순간부터 시작됐다. 활과 화살, 투석구 같은 원시 무기들은 생존과 사냥을 위한 수단이었으며, 동시에 인간의 정확성과 집중력을 시험하는 행위이기도 했다.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사격(Shooting)’의 근대적 의미는 화약 기술의 발달과 함께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16~18세기에는 군사 훈련의 연장선에서 사격 연습이 체계화되었고, 민간에서는 사격 클럽과 조합이 설립되기 시작했다.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사격협회’가 생겨났고, 지역 축제나 경기 형태의 사격 대회가 열리며 스포츠 사격의 초기 형태가 등장했다. 근대 스포츠 사격이 국제적 기준을 갖추게 된 시점은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이다. 고대 그리스 정신을 계승해 올림픽을 부활시키면서 사격은 5개 종목이 정식 채택됐고, 이는 사격이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로 인정받는 전환점이 됐다. 이후 1907년 ‘국제사격연맹(ISSF)’의 전신인 ‘국제총포사격연맹(UIT)’이 창설됐다. 연맹은 장비 규격과 경기 규정, 심판 기준 등을 표준화하면서 사격이 전묵 스포츠로 자리 잡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는 국제대회의 통일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였고, 국제사격연맹(ISSF)은 현재도 세계 사격의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조직적인 사격이 시작된 것은 해방 이후인 1947년 ‘조선사격연맹’이 창립되면서 스포츠 사격의 기반이 마련됐다. 이후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였다. 익산 출신의 박종길은 1974년 제7회 테헤란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시작으로 제8회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 제9회 뉴델리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 등 2번의 올림픽과 4번의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3개의 금메달과 은메달 4개, 동메달 7개를 획득하며 한국 사격을 국제무대에 알렸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여갑순이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고 산탄총 종목에서는 이은철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한국 사격의 아이콘 진종오가 50m 권총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특히 진종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012년 런던 올림픽,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3개 대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10m 공기권총까지 석권하며 한국 사격 역사상 가장 많은 올림픽 금메달 4개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안 게임에서는 전 종목을 통틀어 최다 메달을 보유하고 있는 박병택이 있다. 박병택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부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금메달 5개, 은메달 9개, 동메달 4개를 쓸어 담으며 총 18개의 메달을 보유하고 있다. 전북자치도사격연맹은 1968년 창립돼 현재 고상철 회장을 비롯한 19명의 임원들이 전북자치도 사격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임실군청의 실업팀과 우석대·한일장신대 등 대학팀, 전북체고·남원용성고·전주상업정보고 등 고등팀, 전주중앙중·전주기린중·전주남중·남원하늘중 등 중등팀 및 전주사격클럽까지 육성팀이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정읍과 익산, 임실, 장수, 순창에서는 생활체육 동호회도 활동 중이다. 협회는 전북자치도 사격 발전을 위해 각종 대회도 활발히 유치하고 있다. 전국 대회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학생사격대회와 2022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한국중고등학생 사격연맹 회장기 전국학생사격대회를 유치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각종 대회에서의 성적도 우수하다. 2025년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여자일반부 10m 공기권총과 남자대학부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했고, 여자고등부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여자일반부 25m 권총 개인전에서 남원하늘중 출신으로 한국체대에 재학 중인 양지인이 42.0의 기록으로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대회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서선화가 2004년 제28회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했고, 서선화는 2023년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2024년 제33회 파리 올림픽에서는 양지인이 25m 권총 개인전 금메달, 김예지는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양지인은 지난 14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2025 ISS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차지하며 2관왕에 오르는 등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김예지는 파리 올림픽 출전 당시 시크하고 무심한 모습이 방송 중계카메라에 잡히면서 일약 스타에 올라서기도 했다. 또한 전주 출신의 김효빈(남부대)은 올해 8월 ‘제16회 아시아 사격 선수권대회’에서 10m 공기소총 금메달에 이어 지난주 막을 내린 ‘제21회 헝가리 오픈 국제 공기총 사격대회’에서도 10m 공기소총 개인전에서 또다시 금빛 총성을 울리며 국제대회 2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전북 사격은 꾸준히 성장해 가며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사격 강도’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전북자치도사격연맹 고상철 회장은 “전북 사격 선수들이 각종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기쁘다”며 “이러한 성적은 많은 연습에서 나온 결과로 시설이 잘 갖춰진 전북자치도종합사격장에서 사회인과 학생들이 주말을 이용해 마음껏 연습할 수 있도록 전북도에서 환경을 조성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늘날의 세계 사격은 집중력의 스포츠이자 기술의 상징이다. 사격은 단순한 ‘총 쏘는 경기’가 아닌, 인간의 집중력·호흡·컨트롤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종목이다. 대한민국 사격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꾸준히 메달을 획득하며 전통적인 강국으로 자리잡았다.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과 안정된 지원 체계는 앞으로도 한국 사격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이어갈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그 안에서 세계 최고 선수들을 길러 왔고, 앞으로도 또 다른 전설의 등장을 기대할 만하다. 오세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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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림
  • 2025.12.01 18:49

이형철 WBA 세계챔피언, 전북체육회에 소장품 기증

WBA 주니어 밴텀급 세계챔피언인 이형철 체육영웅이 전북 체육 소장품 기증에 동참했다. 전북특별자치도체육회(회장 정강선)는 27일 체육회관 대회의실에서 체육 소장품 기증식을 열고 이형철 챔피언이 선수 시절 획득한 세계 챔피언 벨트와 현역 시절 사진 등을 기증 받았다. 전북체육역사기념관 조성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값진 소장품을 기증해 준 이 선수에게는 깊은 감사를 전하며 기증증서를 전달했다. 김제 출생인 이형철 챔피언은 1987년 프로로 데뷔해 1989년 주니어 밴텀급 우수 신인상을, 1991년 대한민국 주니어 밴텀급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후 1994년 일돈 도쿄에서 열린 당시 챔피언이자 6차 방어전에 나선 일본의 간판 복서 오니즈카 가쓰야를 시종일관 몰아치며 9회 2분55초만에 TKO승을 거두고 WBA 주니어 밴텀급 세계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그의 승리는 당시 세계타이틀 무관이었던 대한민국 복싱의 한을 말끔히 씻어내렸다. ‘노력은 재능을 이긴다’는 신념으로 선수 생활을 했던 그는 25전 19승 6패(15TKO)의 전적을 남기고 은퇴했다. 이형철 챔피언은 “고향에 챔피언 벨트를 기증하게 돼 매우 기쁘고 영광이다”며 “체육역사기념관이 성공적으로 건립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체육역사기념관 TF 위원장인 문승우 전북자치도의회 의장은 “체육인들의 땀과 열정,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체육으로 행복하고 발전하는 전북이 될 수 있도록 전북도의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자치도체육회 정강선 회장은 “역사적 가치가 높은 챔피언 벨트를 흔쾌히 기증해 준 이형철 선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전북 체육이 발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특별자치도체육회는 올림픽 메달 리스트를 비롯해 프로·실업 선수, 원로 체육인, 지도자(감독), 도민 등을 대상으로 체육 소장품 기증 릴레이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오세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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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림
  • 2025.11.27 16:57

전주 출신 사격 김효빈, 또 다시 ‘금빛 총성’

대한민국 사격 국가대표 후보 선수단이 헝가리 오픈 국제 공기총 사격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5개 등 총 11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제21회 헝가리 오픈 국제 공기총 사격대회’에서 전주 출신 김효빈(남부대) 선수가 금메달에 이어 은메달까지 추가했다. 김효빈은 여자 10m 공기소총 시니어·주니어 통합 부문 결선에서 252.4점으로 개인 국제대회 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어 열린 여자 주니어부 10m 공기소총에서는 은메달을 추가했다. 김효빈은 지난 8월 열린 ‘제16회 아시아 사격 선수권대회’에 자비로 출전해 여자 주니어부 10m 공기소총 부문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전주 중앙중학교 1학년 시절 사격을 시작한 김효빈은 수 많은 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만 국제대회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획득, 2관왕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효빈 선수는 “내년에도 좋은 성적으로 꼭 국가대표로 선정되기를 바란다”며 “국가대표로 제20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한국 사격 위상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사격 국가대표 후보선수단 이병준·여갑순 감독은 “주니어 선수들이 다양한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이번 대회에서 쌓은 경험이 향후 국가대표 선발전 및 국제대회 대비 훈련계획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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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림
  • 2025.11.27 16:09

[전북체육 종목단체 탐방] (14) 전북자치도배구협회

배구는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대표적인 구기 종목이다. 단결력과 빠른 판단력을 요구하는 스포츠로 네트를 사이에 두고 공을 주고받는 단순한 경기지만, 그 안에는 100년이 넘는 역사가 담겨 있다. 배구는 운동량이 많지 않으면서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경기를 고안하다 1895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YMCA체육부장 윌리엄 모건(William Morgan)에 의해 창안됐다. 초기에는 ‘미노넷(Mintonette)’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며, 이후 네트를 넘겨 공을 치는 방식이 강조되면서 ‘배구(Volleyball)’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국에는 1910년대 일본 유학생과 선교사 등에 의해 전해졌다. 1916년 조선중앙기독교청년회(YMCA)와 세브란스병원 직원들의 시합이 국내 첫 배구경기였다. 이후 1920년대에는 학교 체육의 정규 종목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해방 후인 1945년 조선배구협회가 창립됐고, 전국체육대회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1947년에 대한배구협회로 재정비됐고, 1949년 국제배구연맹(FIVE)에 가입되면서 국제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1955년 제1회 아시아 배구 선수권대회와 제3회 대회에서 남녀 모두 은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올림픽에서는 1968년 제19회 멕시코올림픽에서는 여자 4위, 남자 7위의 성적을 거뒀으며, 1976년 제21회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여자대표팀이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조혜정, 마금자, 박미금, 이순옥 등 뛰어난 선수들이 활약하며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1980년대 실업팀 중심의 리그가 활성화되며 배구의 저변이 확대됐다. 기업들이 배구단을 운영하면서 팀 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전북 출신의 장윤희와 이도희, 장윤창, 김상우 같은 스타 선수들도 등장했다. 2005년 한국 배구는 프로리그 ‘V-리그’가 출범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출범 당시 남녀 7개 구단이 참여한 V-리그는 안정적인 리그 시스템과 방송중계, 팬 서비스 확대를 통해 첫 시즌부터 큰 호응을 얻었고, 이후 리그는 꾸준히 성장해 현재 한국 프로 스포츠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프로 무대는 많은 스타 선수들을 탄생시켰다. 남자부에서는 한선수, 문성민, 여자부는 김연경, 양효진, 김수지 등이 활약하며 배구의 인기를 끌어올렸다. 특히 ‘배구 여제’ 김연경 선수는 터키, 중국, 일본 등 해외 리그를 석권했고, 2020년 제32회 도쿄 올림픽에서는 여자 대표팀이 4강에 오르며 한국 배구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전북자치도배구협회는 2016년 통합 창립해 현재 제25대 김형식 회장과 7명의 부회장 등 31명의 임원이 배구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12세이하부터 대학부까지 육성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12세이하는 남원중앙초, 이리부송초, 흥덕초, 전주중산초가 있고, 15세이하는 남성중과 전주근영중이 운영되고 있다. 18세이하는 남성고와 전주근영여고가 대학부는 우석대에서 운영 중이다. 전주 A-QUCK 등 100여 개의 동호회 클럽도 왕성히 활동중이다. 대회 개최도 활발하다. 제5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전북선발전과 제20회 전북자치도지사배 남녀배구대회, 제15회 전북자치도지사배 실버배구대회, 익산보석배 전국중고배구대회 등을 주최했고, 전북자치도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배구대회 등을 주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북 선수들은 전국대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익산 남성고등학교 배구부는 올해 3월 춘계중고연맹전과 5월 종별선수권대회, 8월 제58회 대통령배 대회,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4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전주근영여자고등학교 배구부도 올해 9월 제36회 CBS배 전국중고배구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정솔민, 오은채 선수는 2025-2026 시즌 여자 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전주근영중학교도 2025 익산보석배 전국중고배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전북자치도배구협회 김형식 회장은 “올해 익산 남성고와 전주 근영여고 배구부가 좋은 성적을 거둬줬지만 얇은 선수층으로 인해 이를 이어받을 선수들이 부족하다”며 “선수 발굴과 체계적인 훈련을 위해 학교체육과 스포츠 클럽 활성화를 통해 두꺼운 선수층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오늘날 한국 배구는 프로리그 안정화와 더불어 유소년 선수 육성과 기술 현대화,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한 세기를 넘어 이어져 온 한국 배구의 역사는, 도전과 성장의 기록이자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여정이었다. 공 하나로 이어진 그들의 열정은 여전히 코트 위에서 빛나고 있다. 오세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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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림
  • 2025.11.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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