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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새만금사업에 거는 국민의 기대 - 박헌주

박헌주(주택도시연구원장)

우리는 지금 경제의 시대에 살고 있다. 다음의 인류역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 즉 미학 또는 환경의 시대로 보고 있다. 철학자 오길비(Jay Ogilvy)의 이야기다. 환경가치는 이미 개발이나 산업생산과 같은 경제적 활동에서 가장 먼저 고려되고 있다. 사람의 머리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흥미와 재미, 세련된 디자인도 유행하고 있다. 마음을 끌어내는 감성 마케팅이 생활에 들어온 것이다. 국토관리도 마찬가지다. 아름답고 풍요로운 국토환경과 지역문화가 지역경제를 살찌우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자산가치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40여 년간 우리는 효율성과 기업논리로 압축성장을 이루면서 물질적으로 풍요한 경제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삶을 담는 그릇인 국토와 도시는 경제성장의 도구가 되었다. 그 결과 감성을 키우는 심미성과 쾌적성, 인간성은 사라지고, 오직 도시적 기능만 존재하는 메마른 공간으로 변했다. 새로 개발한 곳은 도시나 농촌 할 것 없이 아파트 숲이다. 오래된 도시는 고층 고밀도의 아파트가 저층 건물의 기성시가지를 둘러싼 도너츠 형이 되었다. 아파트 공급이 건설자본의 축적이라는 상업주의에 묻혀 도시개발의 주인이 된 것이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산천이 탁하고 나쁘면 뛰어난 인물이 적고, 심지도 깨끗해지지 못 한다’고 했다. 시대를 뛰어넘어 국토환경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잘 나타낸 말이다. 경제적 이익만을 좇아서 경쟁적으로 개발한 국토와 도시를 사람의 감성에 맞게 뜯어고쳐야 한다. 인간의 물질적 욕구와 함께 정신적 욕구도 만족시켜야 풍요로운 곳, 살고 싶은 곳이다. 경제적 합리성은 그 다음이다. 늦기는 했지만 정부도 건축의 예술성과 품격을 높이기 위한 건설기술 및 건축문화 선진화에 나섰다. 살고 싶은 도시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가시화되고 있다.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은 모두 건축물이다. 이 때문에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건축물을 짓는 것이 경쟁력이 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가 대표적이다. 중동의 두바이는 세계적으로 독특한 건축물을 지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스페인 빌바오는 소규모의 쇠락한 공업도시를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탈바꿈시켰다. 유럽의 많은 도시들은 도심의 자동차 통행을 줄이고, 보행자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주차장을 폐쇄하고 있다. 미국의 포틀랜드 시는 고속화도로와 주차장을 없애고, 이를 시민이 쉴 수 있는 공원과 광장으로 만들었다.

 

외국의 이러한 예가 단순히 부자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넘겨 버릴 수는 없다. 모두 다 경제적 논리에서 벗어나 사람 위주의 공간 환경을 만들기 위한 감성적 논리에 기초한 것이다. 이제는 경제적 효율성보다는 사람 위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사람이 사람답게 대접 받으며 살 수 있고,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건축물을 짓도록 생각과 행동의 변화가 필요하다.

 

△박원장은 스웨덴 스톡홀름대에서 인문지리학박사학위를 받고 국토연구원 기획조정실장과 한국주택학회 회장, 재경부 국유재산관리위원회 자문위원등을 거쳐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박헌주(주택도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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