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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외국어 간판 유감

‘옥외광고물등관리법시행령’에는 ‘문자·도형 등을 목재·아크릴·금속재 등의 판에 표시하거나 입체형으로 제작하여 건물의 벽면에 가로로 길게 부착하거나 벽면 등에 직접 도료(색상이 표시된 천·종이·비닐·테이프 등을 포함)로 표시하는 광고물’이라고 가로형 간판을 정의해 놓고 있다. 돌출간판은 ‘문자·도형 등을 표시한 목재·아크릴·금속재 등의 판이나 이·미용업소의 표지 등을 건물의 벽면에 돌출되게 부착하는 광고물’로 정의한다. 그리고 광고물등의 일반적 표시방법으로는 ‘광고물의 문자는 한글맞춤법·국어의 로마자표기법·외래어표기법등에 맞추어 한글로 표시함을 원칙으로 하되, 외국문자로 표시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한글과 병기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1900년대부터 간판에는 한글 표기가 사용되었다. 끝이 뽀족하고 둥근 전통적인 붓으로 종이에 가게 이름이나 물건 이름을 써서 가게에 붙여 놓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한글이 사용되었다고는 하지만 주된 표기는 한자여서 이를 보조하는 역할에 머물렀다. 해방 이후의 간판에는 사각붓으로 페인트 칠을 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리고 새마을 운동이 시작된 60년대에는 한글전용의 분위기를 타고 한글간판이 대세를 이루게 되었다.

 

70년대 간판에 아크릴 소재가 등장하기는 하였지만 이런 간판제작 방식이 주류를 이룬 것은 80년대에 들어와서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칠과 글씨등의 방식과는 달리 오려내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덕분에 평면적인 간판에서 입체적인 간판으로 생동감을 더하게 된 것도 이때이다. 하지만 글씨체는 다양성이 오히려 감소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기계에 의존하는 제작방식이 그 이유였는데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컴퓨터가 간판제작에 활용되면서 이런 글씨체의 정형화는 더 심화되었다.

 

간판은 도시의 미관에 심대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그 도시의 특성과 도로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간판들은 지나가는 이들에게 미적인 즐거움을 지나 심리적인 안정감까지 준다. 그런데 서울 노원구청에서 간판에 외국어표기를 병기하도록 고시했다고 해서 소란스럽다. 외국어 표기와 로마자 표기는 격이 다르다. 그리고 우리나라 특정지역 전체에 영어간판을 달아야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또한 노원구청에서 말하는 외국어가 영어인 듯 싶은데 굳이 영어여야 하는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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