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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버락 오바마의 'Yes We Can' - 권태홍

권태홍(사회디자인연구소 상임이사)

Yes We Can

 

8월말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흑인대통령후보가 선출되었다. 오바마혁명이라 할만하다.

 

YouTube에서 버락오바마의 뮤직 비디오 yes we can을 보았다.

 

약 1000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본 이 동영상은 미국의 희망을 다시 실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오바마의 연설과 가수들의 노래로 울림을 만들어낸다.

 

마지막에 Hope와 Vote라는 자막이 뜬다.

 

왜 미국은 오바마에 열광하는가? 이런 역동성의 근원은 어디인가? 뿌리 깊은 인종의 벽을 과연 넘을 수 있을까? 오바마현상은 그 자체로도, 한미관계라는 차원에서도 관심거리이다.

 

오바마가 전혀 새로운 얘기들을 하고 있는가?

 

오바마가 즐겨쓰는 협소한 선택, 거짓된 선택, 희망, 하나의 국가 등의 얘기들은 이미 힐러리와 클린턴 등 민주당의 지도자들이 즐겨 썼던 말들인데 언론은 위대한 키워드라고 극찬하고 젊은이들은 자발적으로 선거에 대거 참여하고 있고 수십만의 사람들이 소액 다수의 기부금을 내서 불가능해 보였던 미국 큰손들의 금권정치, 금력정치의 높은 벽을 넘었다.

 

미국정치와 민주당, 자유주의자들을 잘 이해 하는데는 웨스트윙(NBC정치드라마, 2000년~2003년까지 4년 연속 '에미상 최우수 TV 드라마 시리즈상'을 수상, 국내에서 번역되어 DVD로 출시)만큼 재미있고 완성도 높은 교재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정치 전공자인 안병진 박사는 "미국정치를 잘 이해하려면 웨스트윙을 폐인이 될 때까지 보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한다. 미국 자유주의자의 총아인 아론 소킨이 제작한 웨스트윙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일까?

 

'Real Thing'

 

진짜배기(real thing)가 가능한가가 웨스트윙이 탐색하는 화두이고 문제의식이다.

 

케네디, 클린턴이 real thing으로 자유주의자들에게 환호 받았고 역설적으로 흑인 오바마가 미국의 위기와 갈구에 대한 real thing으로서, 자타가 인정하는 천하의 정책통이면서도 기성체제내적 이미지가 고착된 힐러리를 경선에서 누르고 후보가 된 것이다.

 

real thing은 대중의 고통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한다.

 

새로운 희망을 실현할 방법을 구체적인 대중의 현실로부터 보여주고 내가 뭘 해주겠다가 아니고 우리가 함께 싸우자고 한다. 오바마는 You보다는 We라는 단어를 쓴다.

 

이는 참여, 공유, 개방의 웹 2.0시대흐름에도 부합한다.

 

오바마는 8만 4천명의 민주당원들 앞에서 한 대선후보수락 명연설에서 그의 인생역정의 구체적인 얘기들과 미국 보통 사람들이 겪는 일상의 애환을 소재로 피부에 와 닿게 자신의 가치와 비전을 역설했고, 미국민의 꿈과 희망에 대한 갈구에 대해 함께 싸우고 함께 풀어갈 정치지도자로서 강한 울림을 불러일으킴으로서 공감과 동행, 공명의 정치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정치현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한국정치는 미국보다도 역동적인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정치부재를 길거리 투쟁과 운동이 상당부분 끌어왔고 변화시켜왔지만 제도화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비록 아직 제대로 연구도 안되었지만 2002년 개혁당의 실험과 오랫동안 대중의 고통을 함께 해오면서 호흡하고 싸워왔던 정치인 노무현의 실험은 real thing을 갈구하는 한국 민중의 갈구와 반응성을 잘 보여준다.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몰표를 받아 대통령이 된 이명박 정부의 지난 6개월을 보고 있노라면 이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을 고도의 균형감을 가지고 어떻게 헤쳐나갈지, 고통받는 대중의 생활을 어떻게 지켜줄지 한숨이 절로 나온다. 좌우의 입장을 떠나서 대중과 고통을 함께 하고 진정으로 we가 되어서 희망과 비전을 보여줄 한국의 real thing은 없는 것일까? yes we can을 소리 높여 함께 외칠 그런 진짜배기 정치지도자의 성장과 출현을 우리들은 목메어 기다린다.

 

/권태홍(사회디자인연구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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