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귀(대한결핵협회 전북지부장)
해마다 연말이면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한 모금이 여기저기서 실시되고 있다. 그중 구세군의 자선냄비와 결핵퇴치사업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크리스마스실은 민간 차원에서 범국민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모금운동이다.
크리스마스실의 유래는 19세기 초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의 우체국장 아이날 홀벨(Einal Holbell)이 수많은 어린이들이 결핵으로 고통 받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데서 비롯하게 된다. 우체국장인 그는 크리스마스 무렵이 되자 우체국에 쌓이는 어마어마한 양의 우편물이 쌓이는 것을 보면서 '저 많은 우편물에 동전 한 닢짜리 실을 붙어 보낸다면 많은 돈이 모아지겠구나. 그 돈면 수많은 결핵환자, 특히 어린 환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겠지.'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의 생각은 국왕은 물로 온 국민의 열렬한 지지와 성원을 얻어 크리스마스카드를 실이라는 조그만 우표모양의 딱지로서 봉하게 하는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그 때가 바로 1904년 12월 10일이었다.
이 운동은 곧 세계적으로 확산되었고 크리스마스 실은 사랑과 나눔의 실천운동으로 인식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32년 캐나다인 선교의사 셔우드(Sherwood Hall)이 처음으로 크리스마스실 판매운동으로 시작하였다. 그는 이 모금의 목적이 결핵퇴치 사업의 기금을 모으는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 당시의 한국에는 결핵이 상당히 많이 퍼져 있었고, 이는 거의 불치의 병으로 결핵에 걸리면 패가망신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는 한국 사람들에게 결핵도 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려주는 한편 크리스마스실의 값을 싸게 하여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 모두 모금운동에 동참할 수 있게 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을 항결핵운동에 참여시키고자 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모여진 성금은 실제로 결핵환자를 치료하는 동시에 예방백신(BCG)을 생산하여 시군보건소에서 무료로 주사하고 있으며, 북한의 결핵퇴치사업에도 쓰여지고 있다.
1953년 대한결핵협회의 창립과 함께 현재까지 크리스마스실은 범국민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모금운동이다. 1960년대 초 우리나라는 인구 5.1%가 결핵환자였다. 따라서 정부는 1967년에 결핵예방법을 제정하고, 그 자금 마련을 위하여 전국적으로 크리스마스실의 판매를 추진하였다. 그 결과 2007년에 결핵 신환자로 등록된 수는 전 국민 10만 명당 약 72명이엇고, 그 가운데 전라북도는 10 명당 78명의 비율이었다. 최근에는 20∼30대의 젊은 층에서 결핵환자의 발생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결핵에 대한 무관심에서 야기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결핵이 더 이상 이 사회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크리스마스 실속에 우리의 사랑을 모아 결핵으로 고생하는 이웃들에게 희망의 손길을 내미는 일이다. 이는 작은 불씨가 모여 커다란 화톳불을 이루는 것처럼 우리들의 조그만 사랑들이 모여 큰 사람이 되어 결핵이라는 병마에 시달리는 여러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게 될 것이다.
내가 사는 크리스마스실 한장 한장이 모이면 이렇게 큰일을 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그럼으로 크리스마스 실은 어떤 면에서 남을 도움을 물론 나의 삶에 보람을 주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은 크리스마스 실 모금운동에 많은 분들의 참여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강성귀(대한결핵협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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