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모(전주시의원)
울음에도 유형이 있다. 호(號)가 있는데 소리를 내어 슬피 우는 것을 말한다. 호(號)는 큰소리로 한탄하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눈물은 흘리지 않고 크게 탄식하며 소리 내어 우는 것을 말한다. 또한 곡(哭)이 있다. 곡(哭)은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우는 것을 말한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초상집에는 망자를 위로하기 위하여 곡장이라는 전문 울음꾼이 있었다. 호곡을 하면서 밤새 울어주고 돈을 받는 직업울음꾼이다. 여기에 읍(泣)이 있다. 소리 내지 않고 눈물을 흘리며 우는 것을 읍(泣)이라고 한다. 부모가 세상을 버렸을 때는 호곡(號哭)을 해야 하지만 친구가 세상을 버렸을 때는 읍(泣)을 해야 한다. 울 때도 격식(格式)이 있는 것이다.
제갈량(諸葛亮)이 읍을 하고 있다. 마속이 죽었기 때문이다. 훗날 진나라를 세운 사마염의 조부 사마의 중달과 천하를 다투고 있던 삼국시대 초엽 가정(街亭)이라는 곳은 유비군의 후방 보급로로서 이곳을 잃으면 중원진출의 웅대한 꿈이 사라지는 곳이었다. 요충지를 지키는 장수를 누구를 보낼것인가. 고민하는 제갈량 앞에 마속이 나타났다. "저를 보내 주십시오" 마속은 제갈량이 아끼고 아끼는 젊은 장수 이었다. "그대는 안된다" "저는 몇 년 동안 전쟁터를 누빈 사람입니다.""만약 패하면 목을 내놓겠습니다."마속의 결심에 제갈량도 감동 하였다. 그를 가정을 지키는 장수로 임명하였다. 그러나 마속은 위나라 용장 장합의 적수가 되지 못하였다. 장합의 계책에 말려들어 가정을 내주고 말았다. "마속을 잡아 들여라"노한 제갈량은 마속을 참하려고 하였다. 장완이 달려가 제갈량에게 간하였다. "마속 같은 장수를 잃으면 촉나라에 크나큰 손실입니다." 제갈량이 이르기를 "마속은 아까운 장수입니다." " 그러나 사사로운 정에 이끌리어 군율을 어기면 마속이 지은 죄보다 더 큰 죄가 됩니다." 연희삼국지 마속편에 나오는 이야기 이다.
전주시의회가 시민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다. 전의장의 탈세 현역의원의 구속으로 편치 않다. 시의회는 2008년 정례회에 시정의 감사와 2009년 예산의 심의 의결등 한달 여간을 매달렸다. 당연한 직무를 수행함에 칭찬을 듣고자 함이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시의회는 시민이 믿음직한 상(像)을 유지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현직 전주시의원으로서 참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의기소침(意氣銷沈) 해 버린 작금의 참담함 앞에 우리들은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동료의원을 탄핵하는 일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적어도 2년 반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형님 동생하면서 시정을 의논했고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가 ( ! ) 경험에 귀 기울였으며 가정에 애사가 있으면 함께 안타까워했다. 전주시의회 8대 의회에 당당히 당선되어 들어와 시민을 위하여 시정을 견제하고 1조원이 넘는 예산을 심의 의결 한 것에 대하여 자부심을 느끼면서 열심히 하고자 했다. 조금이라도 시의회를 개혁하고자 의회직 선거제도를 바꾸고 의원윤리강령을 만들고 직업과 관련되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임위에 가지 못하게 하고 의회 내의 직무판공비를 공개하게 하였다. 스스로를 다스리는 일에 소홀함이 없는가를 항상 반성하면서 그래도 있는 역량 것 나를 경계 하였다. 이런 노력은 다 어디로 갔는가. 오늘의 현실은 우리를 더욱 시민 앞에 무릎 꿇게 한다. 이제 대성통곡을 하면서 마속의 목을 베는 아픔을 감내하여야 한다. 우리를 뽑아준 시민으로부터 반듯이 실천해야 하는 과업을 이행하여야 한다.
/양용모(전주시의원)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